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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너지+] 봄날 피로감 오래 간다면 춘곤증 아닌 ‘질병성 피로’

곧 4월이다. 본격적인 봄날이다. 봄 날씨가 고양이 솜털처럼 부드러워지면 몸도, 정신도, 마음도 흐느적거리게 되는 불청객 '춘곤증'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겨우내 추위로 움츠러들었던 신체가 따뜻한 날씨의 변화에 쉽게 적응을 못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신진대사의 부조화 현상이 바로 춘곤증이다. 졸림, 노곤함, 어깨와 목의 통증, 식욕부진, 소화불량, 우울감 등 다양한 신체 및 정신·심리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대표 증상이 피로감으로, 일상적인 활동 이후 기운이 없어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단순한 과로나 스트레스로 갑자기 발생하고 대개 1~2일 푹 쉬면 호전된다. 반면에 2주~1개월 이상 피로가 이어지면 질병에 의한 피로일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춘곤증인지 아니면 결핵이나 만성피로증후군, 간염, 갑상선질환, 당뇨병이나 간질환, 콩팥질환, 정신질환 등이 생긴 것인지를 구별하는 차원에서라도 '춘곤증 퇴치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춘곤증이 2~3주 계속되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 만성피로증후군, 결핵·당뇨·우울증 등 전조증상 의심해야 결핵은 알 수 없는 피로감과 함께 2~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가래·객혈 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다. 주로 오후에 열이 나고 취침 후 식은땀,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등 전신 증상도 나타난다. 국내 결핵 발생의 특징은 노인 결핵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65세 이상 노인 결핵 신규 환자율은 10만명당 100.6명으로 65세 미만 신규 환자율 10만명당 17.0명 대비 5.9배 높은 수준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일반적인 피로나 만성피로와는 다른 것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천근만근 무겁고 피곤이 가시지 않는 증상이 원인과 관계없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6개월 이상 반복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결핵이나 당뇨병, 콩팥병, 우울증 같은 만성질환의 전조증상일 가능성도 크다. 갑상선(샘) 기능 저하증은 초기에 몹시 피로하고 우울하며, 따뜻한데도 추위를 잘 타고 땀이 적게 난다. 별 이유없이 체중이 증가하고, 변비가 생기거나 쉰 목소리가 난다. 말과 동작이 느려지고, 얼굴 표정이 둔하고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얼굴과 눈 주위가 붓는 증상도 생긴다. 우울증은 수면장애나 식욕 부진,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등과 흔히 동반된다. 우울한 기분뿐 아니라 불안하거나 아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의욕이 떨어진다. 콩팥병은 만성적인 피로와 함께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이 탁하고 거품이 많이 날 때, 눈 주위나 손발이 붓는 증세, 몸 전체의 가려움증 등이 주요 증상이다. 간염 또한 피로감과 함께 구역, 근육통, 미열을 동반하기도 하며 소변색이 진해지거나, 피부나 눈이 노랗게 되는 황달을 동반할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당뇨병도 피로의 온상이다. 소변의 양이 늘어나고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증, 물을 많이 마시는 증상인 다음증, 체중 감소가 특징적인 증상이다. 이밖에 △최근 갑자기 발생한 피로 △설명할 수 없는 체중 감소 △만성적인 기침이나 호흡곤란과 객혈 △음식 삼키기가 곤란한 증상 △항문에서 출혈이 있을 때 △유방에 종괴가 있을 때 △생리 이외의 질출혈이 있을 때 등과도 관련이 있다. ◇ 하버드대 “춘곤증 줄이는 낮잠, 심장병 발병위험도 37% 낮춰" 다음의 방법들은 춘곤증이 생겼을 때뿐 아니라 평소에 꾸준히 해주면 증상 완화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첫째, 지압과 쫙쫙 스트레칭을 자주 해준다. 눈이 피로하면 예풍혈을 눌러준다. 귓불의 뒤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다. 머리가 무겁고 맑지 않을 때는 태양혈(관자놀이)을 눌러준다. 어깨가 뻐근하고 피곤할 때는 견정혈을 지압하면 좋다. 목 뒤에 튀어나온 목뼈와 어깻죽지의 중간부분이다. 스트레칭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쭉쭉 늘여주는 다양한 방법을을 수시로 해주면 된다. 둘째, 채소와 과일 듬뿍 먹기다.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 C와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해 춘곤증 해소뿐 아니라 피부미용,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가 중금속과 결합해 체외로 쉽게 배출된다. 양배추를 먹으면 소화를 도와 식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B1이 부족해도 춘곤증이 쉽게 오고 심해진다. 비타민 B1은 돼지고기나 현미밥에 풍부하다. 셋째, 꾸준한 운동이다. 가벼운 달리기나 걷기, 무리하지 않는 등산 등이 효과적이다. 특히 식사 후 가벼운 산책은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매우 좋다. 반면에 식후의 강도 높은 운동은 소화기능을 떨어뜨리고 피로하게 만들 수 있다. 달리기나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할 경우에는 식후 30분 정도에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넷째, 15~20분의 낮잠은 춘곤증을 줄이고 신체적, 심리적 회복효과도 있다. 30분 이상 자면 오히려 무기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하버드대와 아테네대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낮잠을 자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병 발병 위험이 37%나 낮아진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환우회, 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한국뚜렛병협회, 한국기면병환우협회 등 4개 희귀난치질환 환자단체는 “오는 4월 제 22대 총선을 맞아 4개 희귀난치질환 환자단체 공동으로 정책제안서를 개발해 주요 정당 선거캠프에 차례로 전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4개 단체는 희귀난치질환자의 특성과 현실, 요구에 대한 보건의료 정책전문가 및 주요 정당의 이해를 높이고, 이를 정책개발과 시행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취지에서 이번 정책제안서를 공동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정책제안서는 장애인정 정책 개선, 치료 접근성 강화, 치료환경 개선 등 3개 방향을 골자로, 각 질병별 특성과 현안을 반영한 총 9개 요청사항을 담고 있다. 세부 내용으로 △CRPS, 뚜렛증후군, 기면증의 장애판정 대상과 기준의 개선 △마약성진통제 관리 시스템 개선 통한 오남용 방지 △다발성 경화증 선제 치료에 대한 보험인정 △기면증 증상완화제 접근성 강화 △CRPS 치료 급여대상의 확대 △희귀난치질환 관련 학교 내 정보 인프라 구축 △뚜렛증후군 환자의 일상과 사회활동이 가능한 환경 마련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정책제안서에서 4개 단체는 그동안 정부와 관계당국의 노력에도 희귀난치질환자들을 위한 정책이 충분한 실효성을 가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장애정책에 질환의 특성과 현실이 반영되지 않아 그 혜택이 일부 환자에만 제한적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한적으로 존재하는 치료법조차 경제적 부담이나 절차적 문제로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질병에 대한 낮은 이해로 사회적 편견과 환자들의 사회 이탈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4개 단체는 강조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 이용우 회장은 “이번 정책제안서는 지난 20일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전달되고 있으며, 향후 4개 단체의 공식적인 정책 입장과 요구를 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환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내용으로 정책제안 자료를 만들었다"면서 “22대 국회에서 환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되어 치료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3차원 맥영상 검사기, 한의학 맥진+양학 로봇 합작품

맥진(脈診)은 한방에서 병을 진찰하기 위하여 손목의 맥을 짚어 보는 의료행위를 말한다. 맥박의 수나 강약으로 병세를 판단한다. 요골 동맥(손목 동맥)의 박동을 다양한 압력으로 눌러 혈액의 흐름에 따른 맥상을 추출한다. 환자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를 얻는 전통적인 한의학 진단 방법 중 하나로서 소화기 질환, 호흡기질환, 사상체질, 부인과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과 변증을 대상으로 맥진기를 활용한 진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한의사의 감각으로 미세한 맥동의 변화와 차이점을 감별해 내야 하는 전통적 방법의 맥진법을 기계가 대신 진단하고 컴퓨터에 파형을 분석해서 보여주는 맥진기가 도입돼 관심이 모아진다. 대요메디(대표 강희정)는 24일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9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 2024'(KIMES 2024)에 참가, 3차원 맥영상 검사기를 이용한 다빈도 처방 한약의 복용 전후 비교 연구결과 등 다양한 임상적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3차원 맥영상 검사기는 한의진단기술 최초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기술평가를 거쳐 보험행위로 등재된 기술이다. 맥진기의 ISO 국제표준까지 인증받았다. 이 맥진기는 맥파 또는 '수양명 경락검사'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기기로서, 손목 뿐만 아니라 발목이나 머리에 기기를 착용하고 결과를 그래프로 확인이 가능하다. 대요메디에 따르면, 3차원 맥영상 검사기는 한의 맥진의 기본요소인 위수형세(맥의 깊이, 빠르기, 형태, 세기)를 물리적으로 정의하고 단계별로 세밀하게 결과를 제공한다. 환자의 심혈관 시스템 상태 정보인 혈관, 혈압, 심장기능 정보와 전체적인 혈액순환정보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맥 특성이 나타나는 원인을 한의사가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한다. 따라서, 환자가 호소하는 불편한 증상, 피로감, 대사질환과 같은 생활형 질환의 원인을 추적하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건강상태 평가나 치료효과 확인 등 활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강희정 대표는 “전통한의학의 맥진과 현대의학의 심혈관 건강 평가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융합의료기기"라며 “정밀 로봇이 적용된 측정시스템을 통해 손목에서 쉽고 간편하게 한 번의 측정만으로 맥진 정보와 심혈관 시스템의 탄성정보, 혈액순환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젊은 여성 빈발 ‘삼중음성 유방암’ 조기치료제는?

3월은 '삼중음성 유방암의 달'이다.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지난 2013년 미국의 '삼중음성 유방암 재단'(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Foundation)이 질환 인식 증진을 위해 삼중음성 유방암의 숫자 특징을 따서 3월 3일을 삼중음성 유방암의 날, 3월을 삼중음성 유방암 인식 증진의 달로 지정했다. 유방암은 호르몬과 'HER2 유전자' 발현 양상에 따라 크게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호르몬 수용체와 HER2의 발현이 모두 음성인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삼중음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10∼15%를 차지하고 있다.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국소 단계에서 91%, 전이 시 12%로 전체 유방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이 국소 단계에서 99%, 전이 단계에서 31%인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종양 크기가 크고 진단 이후 1~3년 사이 재발률이 매우 높아 환자들의 불안감도 매우 크다. 젊은 환자가 많은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삼중음성 유방암과 다른 아형의 유방암 환자의 진단 연령을 분석한 결과, 삼중음성 유방암의 50세 미만 환자 비율은 36.6%로 다른 아형의 유방암(24.4%)보다 젊은 환자군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경은 교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통상적으로 사용되던 세포독성 항암제 외에 호르몬 치료나 표적 치료 등의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고 항암화학요법에 내성이 빠르게 생겨 예후가 좋지 않아 사망률이 높은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옵션으로는 한국MSD의 '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있다. 키트루다는 2022년 7월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로서 '수술전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수술전후 보조요법은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을 통해 미리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키거나 미세 전이를 조절한 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고, 수술 뒤 보조요법으로 몸 속에 남아있을 수 있는 미세종양까지 사멸시킴으로써 전이와 재발을 방지하고 생존율 향상을 도울 수 있는 치료법이다. 이경은 교수는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새로운 치료법을 필요로 하던 소외된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혜성처럼 나타난 치료법"이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삼중음성 유방암의 달을 맞아 키트루다로 치료받고 싶지만 비용 문제로 그러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도 면역항암제 치료 기회가 생길 수 있도록 질환뿐만 아니라 치료 접근성 향상에 대한 관심도 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귀에서 ‘삐~, 윙~’ 소리…이명환자 해마다 30만명 이상

주변은 조용한데 갑자기 귀나 머리 쪽에서 매미소리, 바람소리, 사이렌소리 같은 것이 일시적으로 들리다가 사라지는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흔히 '귀울림'이라고 하는 이명(耳鳴)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통계를 보면, 지난 2018∼2022년 동안 이명으로 진료받은 환자 숫자는 매년 약 30만∼35만명에 이른다. 전문의들은 많은 이명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명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귀 질환 분야를 다루는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이명이란 특정한 질환이 아닌 귀 혹은 머릿속에서 들리는 어떤 소리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을 말한다. 대개 느끼는 '삐~' 하는 고음이나 '윙~' 하는 잡음소리인데, 외부로부터의 소리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증상이다. 특히, 고음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들었을 때 유쾌한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지속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한 불편감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 장시간 큰 소음 노출, 청각기관 손상 등 원인 다양 이명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내이 질환 △장시간 과도한 소음 노출 △중이염 등 청각기관의 손상으로 오는 것부터 고혈압·동맥경화·빈혈 등 청각기관 주위 구조물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럼에도 이명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이명은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청력의 변화에 따른 일종의 '잘못된 청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청력에 감소함에 따라 듣지 못하게 되는 소리가 생기고, 그 부분을 우리 뇌에서 가짜소리로 채워주면서 듣지 못하게 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명은 개인적으로 청력이 가장 많이 떨어진 주파수의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고음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음쪽 소리, 즉 '삐~' 하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저음 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소라에서 나는 소리와 같은 '웅~' 하는 저음의 소리가 느껴진다. 특징적으로 맥박이 뛰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경우를 '박동성 이명'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귀 주변 혹은 머릿속 혈관의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이명이 지속될 경우 심리적으로 예민해지면서 정서적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증가할 수 있고, 집중력 및 인지기능의 저하가 동반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면서 “어지럼과 난청, 이명이 같이 동반되는 메니에르병과 잦은 두통도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 불치병 아닌 '호전가능 증상'…자가진단 아닌 이비인후과 치료 우선 이명은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우선 청력 기본검사를 하고 환자가 느끼는 이명을 객관적인 수치로 정량화하는 '이명도 검사'가 가장 일반적인 검사다. 또한, 이명의 크기나 이명으로 인해 괴로운 정도를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문진표나 설문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심리적 불편감을 느끼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환자가 스스로 본인의 증상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다 보니 정확한 진단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명을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개선해야 할 요소들을 설명 듣는 상담치료인 '이명 재훈련치료'도 큰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뇌를 자극하는 치료나 다양한 약물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 이명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이명은 실제 귀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라 청력의 변화에 대해서 우리 뇌가 잘못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잘못된 청각 인지이기 때문에 이명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무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명 재훈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전문가들은 주변이 너무 고요하면 상대적으로 이명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음악, 라디오, 선풍기 소리 등 생활소음을 이용해서 이명을 상대적으로 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송 교수는 “증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송 교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이명은 '고칠 수 없는 질병'이 아닌 '좋아질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이라며 “최근에는 심한 난청과 이명으로 고통받다가 '인공와우 이식술'이라는 수술을 받은 후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 고통 받는 환자분들은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반드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 실내도 안심 못한다

입춘에 이어 경칩이 지나고 기온이 서서히 오르면서 미세먼지 '나쁨' 등 공기의 질이 불량한 날이 늘어날 전망이다.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의 일상화에 황사와 꽃가루의 공습이 겹치면 몸도 마음도, 정신도 피부도 악화되고 황폐해지기 쉽다. 미세먼지 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인체 호흡기다. 수목류의 꽃가루까지 겹치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기관지천식(천식) 환자들은 자칫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보통 3월은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다. 기상청은 “올해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고기압 영향을 주로 받아 대기 정체로 인한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정부도 이달 31일까지 관계부처 합동 총력 대응 체제를 가동한다. 대기오염물질에는 가스상 물질과 입자상 물질이 있는데 미세먼지는 대기 중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리는 아주 작은 '입자상 물질'(PM, Particulate Matter)을 말한다. 보통 PM10(10㎛, 0.01㎜) 이하를 미세먼지라고 한다. PM2.5 이하는 초미세먼지, PM1 이하는 극초미세먼지다. 죽음의 먼지, 잿빛 재앙, 은밀한 살인자 등 미세먼지를 표현하는 말만 보아도 그 폐해를 짐작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구강·호흡기 점막을 통해 체내로 침투해 염증반응을 비롯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고 사망률 위험성을 높인다. 대표적으로 천식과 COPD(만성폐쇄성 폐질환)의 발생이나 악화를 유발한다. 수개월 동안 장기 노출뿐 아니라 며칠이나 몇 주일 내의 단기 노출도 매우 위험하다. ◇ 기상청 “올해 기온 높고 고기압 영향 '고농도 초미세먼지 빈발 가능성" 10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COPD는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겨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로 인해 숨이 차는 등 호흡곤란 증상이 생기고 폐활량이 감소하는 질환이다.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사를 하지 않을 경우 진단이 늦어지기 쉽고, 방치하면 계속 진행하면서 호흡 기능을 잃게 되는 병이다. COPD로 인해 숨쉬기가 어려워지면 이미 폐 기능이 50% 이상 감소한 상태에 접어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세먼지가 심하고 건조한 날씨에는 기도(氣道)의 말단 부분이 좁아지는 기관지 수축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COPD 증상이 쉽게 악화할 수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COPD의 악화란 갑자기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은 경우나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심한 호흡곤란 상태(급성 악화)뿐 아니라 증상이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심하게 나타나는 것을 악화로 본다. 급성 악화란 '증상이 매일매일의 일상적인 변화 정도를 벗어나서 약제(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를 변경하거나 추가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갑자기 나빠진 상태'를 말한다. COPD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막는 일이다.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특별히 없으므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마스크를 꼭 쓰고, 금연과 더불어 처방받은 약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국내 천식 입원환자 비율, OECD 평균보다 2배 높아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천식이란 폐로 연결되는 통로인 기관지의 질환으로, 특정한 유발 원인 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기관지의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심하게 좁아져 기침, 천명 (숨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기관지의 염증으로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기관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점액이 분비되고 기관지가 막혀 숨이 차게 된다. 미세먼지는 항산화 물질 감소를 초래하고 체내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산화 스트레스에 의한 염증을 유발하며, 기도 내 염증성 손상과 알레르기를 유발해 천식에 영향을 미친다. 발작적 기침 등 천식 증상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한 악화로 인해 입원이 증가한다. 미세먼지(PM10) 40μg/m 증가 시 천식 관련 입원 위험도를 4% 증가시킨다. 2019년 데이터 기준으로 천식이 악화돼 입원하는 비율은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6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4.2명과 비교해 2배 가량 높다. 미세먼지에 시달려 민감해진 기관지는 4~5월 수목류 꽃가루가 심하게 날리면 천신 발작의 위험성이 몇 배로 증가한다. 처방받은 약물을 꾸준히 사용하면서 천식을 잘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약물치료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면역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 물마시기·가글·식염수세척 자주 하고, 녹황색 과일·채소 섭취 권장 미세먼지·부유먼지가 많은 날은 가급적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한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가글과 양치질, 비강 내 생리식염수 세척 등을 해준다. 충분한 수분은 코와 호흡기 점막의 수분량을 유지해 먼지를 잘 흡착해 배출시켜준다. 항산화 기능이 큰 녹황색 채소, 과일, 해조류의 적당한 섭취도 도움이 된다. 환기할 경우에는 3∼5분 이내로 하고, 환기 후에는 먼지가 쌓이기 쉬운 부분들을 물걸레로 깨끗하게 청소해준다. 농도가 급증하는 시간대(출퇴근 시간 등)에는 환기를 피한다. 미세먼지를 증가시키는 흡연 또한 당연히 금지다. 고기나 생선을 굽는 등 음식물을 조리할 때도 미세먼지가 유발되므로 환기를 적절히 한다. COPD나 천식같이 대기오염에 민감한 환자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때까지 가급적 창문을 열지 말아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연간 430만명이 실내 공기오염 노출로 조기사망한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실내 공기도 상당히 좋지 않다. 실내공기 오염의 주범은 환기 과정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흡연, 촛불, 조리 등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과 탈취제, 접착제, 스프레이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환자, 노인, 아동, 임신부 등 건강에 취약한 사람들은 실내라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미세먼지 대비책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여성, 같은 양 술 마셔도 男보다 ‘위험’

3월 들어 신학기를 맞은 대학가나 각종 행사가 활발해지는 직장·단체에서 술자리 모임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나친 음주로 건강을 해칠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젊은 여성들의 폭음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남성보다 피해가 크고, 더 짧은 기간에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절제된 음주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지난 2022년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월간 폭음률은 19~29세 44.5%, 30~39세 30.2%로 나타났다. 남성은 주로 50~59세 57.2%, 40~49세 57%로 높게 조사됐다. 폭음률에서 남성과 달리 여성들은 젊은층에서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월간 폭음률이란 월 1회 이상 한 번에 7잔 이상(여자 5잔 이상) 마시는 것을 말한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안민철 원장(정신건강의학과)은 “생리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에 훨씬 예민하다"면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서 지방의 비율이 높고 수분 비율이 낮아서 같은 양의 음주를 하더라도 흡수된 알코올의 농도는 남성에 비해서 훨씬 더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성의 폭음은 생리불순을 비롯해 불임, 자연 유산, 조기 폐경은 물론 유방암 같은 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알코올은 골 대사 및 비타민D 대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골다공증의 위험도 높인다. 안 원장은 “여성은 음주로 건강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자체를 감추고, 남성과 비교해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와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학생들 음주 문제가 심각하다. 조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형준·김승곤 교수팀의 '의과대학생에서 고위험 음주와 흡연, 자아탄력성과의 연관성' 연구논문에 따르면, 국내 본과 의대생 10명 중 절반가량이 고위험 음주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고위험 음주란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여자 5잔) 이상으로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경우'로 정의된다. 조선대병원 연구는 국내 한 의과대학 의학과에 재학 중인 408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으로, 고위험 음주 유병률은 47.1% 로 나타났다. 1학년이 50%로 가장 높았고, △3학년 49.0% △2학년 44.7% △4학년 43.6% 순이었다. 대상자 성별은 남학생 62.5%, 여학생 37.5%였고, 평균 연령은 26.3±4.4세였다. 특히, 여학생 고위험 음주 유병률은 49.0%로 남학생 45.8%보다 더 높았다. 고위험 음주는 우발적 상해나 사고·폭행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오랜 기간 지속되면 지방간·간경변을 일으키고, 간암·구강암·위암 등 각종 암 발생률을 증가시키는 등 많은 건강 문제를 발생시킨다. 더욱이 과음이나 폭음 뒤엔 숙취 문제가 뒤따른다. 흔히 겪는 숙취 증상으로는 메스꺼움·구토·현기증·두통 등이 꼽힌다. 하루 종일 졸립고 몽롱하며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기도 한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개인별 알코올 처리(해소) 능력에 따라 숙취의 정도가 달라지지만 숙취해소 방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우선, 음주 뒤에는 가능한 한 일상생활은 그대로 유지하고 업무량을 평소보다 줄인 상태에서 피로를 이겨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과도하게 사우나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땀이 나면서 체내 수분을 급격하게 감소시키고, 몸의 에너지 소비만 증가시켜 그리 좋은 숙취방법이 아니다. 대신에 체온과 비슷한 따뜻한 물로 목욕하는 것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며 간의 해독에도 이롭다. 무엇보다 수분을 많이 섭취해 몸에서 알코올 성분을 빨리 배출시키는 것이 좋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누구나 겪는 편두통, 오래 방치땐 우울증 ‘적신호’

두통은 현대인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하는 증상이다. 그 원인은 수백 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 질환이 많은 것처럼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 또한 매우 다양하다. 두통은 원인 질환 유무에 따라 크게 '원발두통'과 '2차 두통'으로 분류된다. 원발두통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두통으로, 이 중 편두통이 대표적인 난치성 두통으로 꼽힌다. 2차두통은 뇌졸중·뇌종양 등 특정질환 때문에 두통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 빛·소리에 불편감, 소화장애·어지럼 동반 일상생활 파괴 두통이 발작적,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편두통은 △한 쪽 머리가 아프거나 양쪽 머리가 번갈아 아픈 경우 △머리에서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박동이 나타남 △두통이 있을 때 움직이면 더 악화함 △계속되는 중등도 및 심도의 두통 등(4가지 중 2가지 이상)과 함께 동반증상인 '구역 또는 구토가 같이 나타나거나 빛 공포증·소리공포증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통이 한 달에 15일 이상 지속되고, 이 중 편두통 증상이 8일 이상 발생한다면 만성편두통이다.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편두통은 두통의 고통뿐 아니라 동반되는 빛·소리·냄새에 대한 불편감과 소화장애· 어지럼으로 인해 일상생활뿐 아니라 업무와 학업 등 사회생활에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주 회장은 “부작용이 적고 효과적인 새로운 편두통 치료제들이 개발돼 예방과 증상 개선에 큰 발전이 이뤄진 만큼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만성두통으로 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진통제 복용이 잦은 경우 빠르게 전문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편두통은 크게 △전구기(두통 전) △조짐기 △두통기 △후구기(두통 후) 단계로 구분한다. 한쪽 머리가 아픈 경우는 환자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절반 정도는 한 쪽 머리가 아픈 상태가 교대로 나타난다. 따라서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한 쪽으로만 두통이 계속된다면 뇌졸중이나 종양 등 뇌의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 꼭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일상활동에서 두통 악화도 중요한 편두통의 증상이다. 두통이 있을 때 움직이면 대개 두통이 더 심해져서 꼼짝 않고 누워 있는 경우가 많다. 빛 공포증이란 두통이 있을 때 빛이나 밝은 곳이 힘들어서 피하는 것을 말한다. 소리 공포증은 두통이 있을 때 소리에 민감해지고 통증이 더 심해지는 증상이다. 아울러 편두통 환자는 두통이 없을 때도 빛이나 소리에 민감하다. 빛 공포증과 소리 공포증 이외에도 냄새에 과민해지는 냄새 공포증, 붕 떠있거나 빙빙 도는 것 같은 어지럼, 맛 변화도 흔히 관찰되는 증상이다. ◇ 두통 때마다 발생시간·동반증상·섭취음식 등 '두통일기' 쓰기 권고 편두통 치료는 기본적으로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치료는 편두통이 발생했을 때 증상을 감소시키기 위한 급성기 치료와 편두통의 강도와 빈도를 감소시켜 환자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예방치료로 크게 나뉜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조수진 교수(신경과)는 “편두통을 '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는 증상'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은 편두통이 아니라 '찌름 두통'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예방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치료는 최소 2개월 이상 치료를 시도해 본 뒤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두통 발생의 빈도와 강도를 줄여주는 예방치료는 편두통 관리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수이다. 두통일기를 작성하는 것은 편두통에 대처하는 기본에 속한다. 두통시작 날짜와 시간, 두통이 발생할 당시 먹었던 음식, 통증이 심해지는 때, 동반증상 등을 자세히 기록해 두면 평소 통증관리는 물론 향후 주치의와 치료계획을 조율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편두통에서 우울증은 향후 만성편두통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이러한 경향은 우울증이 심할수록 더 뚜렷하다. 또한 우울과 불안증을 가진 환자는 일반인보다 자살 시도의 가능성이 높다. 을지대 을지병원 김병건 교수(신경과)는 “두통학회 조사 결과, 국내 만성편두통 환자의 절반 정도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잦은 두통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유발하고,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두통을 악화시키는 등 서로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두통학회 홈페이지(www.headache.or.kr)는 편두통 및 편두통 의심 환자들이 우울증과 불안증을 '자가 선별검사'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편두통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더불어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전구기=두통이 시작하기 며칠 전에서부터 몇 시간 전의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에는 불안, 우울, 갈증, 목 뻣뻣해짐, 소변량 증가, 설사, 식욕저하 또는 식욕증가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조짐기=두통이 발생하기 5분~1시간 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조짐 현상은 편두통 환자의 약 20%에서 생기며, 일시적으로 시각·감각·언어·운동 증상이 50~60분 지속된다. 시각 조짐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으로, 빛이 반짝이거나 까맣게 보이는 맹점이 점차로 커지는 증상이다. 감각 조짐은 입 주위 또는 팔다리에서 바늘로 찌르는 듯한 증상이나 먹먹한 느낌이 나며, 언어 조짐은 말이 어둔해지거나 잘 안되는 증상이다. 운동 조짐은 일시적으로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두통기=전구기와 조짐기를 지나면 본격적인 두통이 발생한다. 두통 이외에 가장 흔하고 중요한 증상 중 하나가 구역이다. 두통이 있을 때 속이 불편한 증상이 같이 나타난다. 체함, 메슥거림, 속 울렁거림, 욕지기 등이 생긴다. 편두통 환자의 85%에서 구역이 동반된다. 중간 강도 이상의 두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구역과 같이 나타날 경우 편두통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구토가 나타나는 편두통 환자는 두통 강도가 더 심하고, 입으로 약물을 섭취할 수 없어 치료약을 복용하기조차 힘들다. ▲후구기=두통기가 지나면서 졸림, 집중 곤란, 피곤함, 짜증스러움, 생기 없음, 음식물에 대한 갈망 등 복잡한 증상이 나타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자녀 어깨·몸통 한쪽으로 치우쳤다면 ‘척추측만증’ 의심

어깨 높이가 다르고 몸이 한 쪽으로 쏠리는 척추측만증은 10대(10~19세) 환자가 40% 이상을 차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받은 9만 4845명 가운데 10대가 3만 9482명(41.6%)으로 가장 많았다. 목부터 엉덩이 부근까지 길에 이어지는 척추뼈는 정면에서 봤을 때 일(1)자, 측면에서 봤을 때 완만한 S자의 만곡형이 정상이다. 그러나, 여러 원인으로 척추가 틀어지고 휘어지게 되면 정면에서 볼 때 C자나 S자의 형태가 나타나는데, 이때 '10도 이상 척추 변형'이 나타나면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증상을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에 부모들이 자녀의 자세나 성장, 신체 변화에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측만증이 발생하면 골반이나 어깨의 높이가 서로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김재원 가톨릭대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척추측만증 진단이 늦어지거나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되면 척추가 더욱 휘어지고 심한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좌우 어깨높이가 확연히 차이가 나거나 한 쪽 등이 튀어나왔다면 척추측만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척추측만증은 크게 △특발성 △선천성 △신경-근육성 등 세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특발성, 즉 원인을 알 수 없는 척추측만증이 전체의 85~9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주로 사춘기 전에 발생하고 여아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조기에 발견하면 보조기를 통해 치료할 수 있지만, 성장기가 지난 이후 아주 큰 각도로 휘어진 상태에서는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척추가 20도 이하로 휘어진 경우 보통 4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엑스레이로 추적 관찰한다. 이때 각도가 20도 이상으로 증가하면 보조기 착용이 필요하다. 보조기의 착용 여부, 종류, 착용 시간은 환자의 나이, 위치, 심한 정도에 따라 다르다. 보조기는 더 이상 휘어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조기 착용 후에도 재활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척추측만증에서 모두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은 아니다. 김재원 교수는 “앞으로 척추측만증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이 보조기 착용의 대상"이라며 “치료 목표는 성장이 남아있는 아이들에서 더 이상의 측만 진행을 막는 데 둔다"고 설명했다. 척추가 40~50 이상 휘어진 경우에는 심폐기능 저하, 통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나이와 만곡의 정도, 진행속도 등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적 치료는 환자의 나이, 성장 정도, 척추의 휘어진 정도 등을 고려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음주·기름진 음식 많은 설 명절…‘통풍’ 조심하세요

■ 연휴기간 음식 조절이 통풍 예방 지름길 혈액 속 쌓인 요산 결정체, 관절 조직 자극 통증·염증 유발 유발물질 많은 맥주 등 과음 삼가야, 주스·탄산음료도 자제 '몸짱 만들기' 단백질 과다섭취 금물…비만인 발병률 높아 20~30대 MZ세대 환자 증가율, 50대보다 무려 7배 급증 40대 직장인 A씨는 며칠 전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발가락이 찌릿찌릿하면서 아팠다. 발가락이 벌겋게 부기를 띠고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급기야 엄지발가락이 멍든 것처럼 약간 시커멓게 변하면서 심하게 부어올라 겁이나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단번에 통풍을 의심했고, 약간의 검사를 시행했다. X-레이 검사에서 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혈액검사에서 요산 농도가 높아 통풍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혈액 속 요산 수치가 높아지고 이것이 결정체를 형성해 관절 주위 조직을 찌르는 것이 통풍의 기본 메커니즘이다. 심한 경우 응급실에 갈 정도로 극심한 통증과 염증이 발생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통풍(痛風)이라는 질환명이 생겼다고 알려져 있다. 팔다리 관절, 특히 발이나 손의 작은 관절에 요산이 쌓이는 통풍 환자가 매년 늘고 있다. 환자는 40~50대 남성이 가장 많다. 30대와 60대에서도 흔하다. 전체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에서 환자가 몇 배나 많은데, 그 이유는 남성호르몬이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진료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연간 통풍 환자 수는 2018년 43만 953명에서 2022년 50만 9699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 연령대에서 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 최근 들어 20~30대 MZ세대 '젊은 통풍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대비 2022년 환자 숫자 증가 비율에서 20대 48.5%, 30대 26.7%로, 40대 22.6%, 60대 17.1%, 50대 6.9%, 70대 3.8% 등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통풍은 단순한 관절염이 아니라 요산(단백질의 찌꺼기)이 몸속에서 과잉 생산되면서 핏속 요산 농도가 높아지고 관절과 관절의 주위 조직, 그리고 콩팥이나 다른 여러 장기에 침착되면서 발생되는 다양한 질병을 모두 일컫는다. 발에 많이 생기고 심한 사람은 손에도 자주 나타난다.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 물질'이라는 뜻으로,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퓨린(요산의 전구물질)이라는 아미노산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소변을 통해 그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물질이다. 요산 찌꺼기가 몸속에서 100개가 만들어지면 100개 모두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몸에서 빠져 나와야 정상이다. 예를 들어, 신장에서 50~60개밖에 배출하지 못하면 남은 요산이 몸 속에 쌓인다.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보통 증세가 나타날 정도라면 15∼20년 동안 축적된 셈이다. 이렇게 남은 요산은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 요산 결정이 되어 관절이나 신장, 혈관에 쌓인다. 몸의 면역계, 특히 백혈구가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을 한다. 그러면 염증반응이 일어나면서 통풍 증상을 초래한다.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는 “일반적으로 통풍은 지방질이나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잘 먹고, 술을 많이 마시는 40~50대 비만 남성에게 주로 많이 생긴다"면서 “요즘 들어 20~30대 젊은이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통풍이 유발하는 연령층이 점점 어려지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고기류 등의 배달음식과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습관, 신체 활동은 줄고 고지방 고단백 위주의 음식 섭취가 늘어나는 식습관이 비만 증가뿐 아니라 통풍이 늘어나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송 교수는 다가오는 설 명절 연휴의 과음과 기름진 음식 섭취에 주의를 당부한다. 통풍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이지만 음식 조절도 중요하다. 술의 종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섭취한 알코올의 양이다. 우선 모든 종류의 술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맥주 주성분인 호프에는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의 전구물질(퓨린)이 아주 많이 들어있다. 따라서 맥주를 많이 마시면 체내에 요산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통풍이 잘 생길 수 있다. 단순당이 다량 첨가된 주스나 탄산청량음료에 들어있는 과당 또한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비만 상태에 통풍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높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급격한 다이어트나 심한 운동은 오히려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송 교수는 충고했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몸무게 1㎏당 0.8~1g 정도이다. 체중이 70㎏인 성인 남자라면 하루에 56~70g 정도만 섭취하면 충분한데, 몸짱이 되려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개 권장량보다 더 많은 단백질만을 먹는다. 필수 영양소는 제대로 섭취하지 않고 단백질을 단독으로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은 통풍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단백질은 소화될 때 찌꺼기를 많이 발생시키는데 단백질만 과잉섭취하게 되면 이 단백질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요산이라는 단백질의 찌꺼기 성분을 과다하게 생성하기 때문이다.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나트륨과 만나 결정화된 요산염이 관절 및 주위 연부조직에 쌓여 자가 염증반응과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이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부터 통풍에 취약해진다. 폐경 전까지는 에스트로젠(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몸에서 나와 요산 배출을 강력하게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폐경기와 그 이후에는 에스트로젠의 분비 감소와 거의 중단으로 인해 혈중 요산이 잘 높아진다. 통풍의 발병 기간을 감안할 때, 여성들은 50대 이후부터 요산 생성을 줄이는 생활습관에 보다 철저를 기하고 특히 60~70대가 되면 통풍 발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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