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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입자치료, 췌장암·폐암·간암 등으로 확대한다

연세암병원이 올해 하반기 중입자치료기 전체 가동을 계기로 '통합형 암 치료 플랫폼'의 비전을 본격화한다. 최진섭 병원장(간담췌외과 교수)은 지난 17일 연세의료원 차원의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암의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케어시스템을 구축하고, 난치암 극복을 위한 신약 임상과 중개연구, 다학제 진료, 로봇수술 그리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방위 암 치료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연세암병원에 따르면 2015~2019년까지 5년간 국내 폐암의 상대 생존율은 34.7%인데 반해 연세암병원의 상대 생존율은 43.7%다. 같은 기간 간암의 경우 국내 상대 생존율은 37.7%, 연세암병원은 39.9%로 나타났다. 췌장암의 경우 연세암병원의 상대 생존율은 16.5%로, 국내 상대 생존율 13.9%보다 높다. 폐암은 기존 표준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 주기에 걸친 신약 임상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기존 면역, 표적 및 세포독성 항암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를 위한 치료 대안을 제시하는 중개연구를 진행 중이다. 중입자치료는 어려운 폐암 환자에게 있어 기존의 방사선 치료법인 '정위체부방사선치료(SBRT)' 보다 부작용 발생 위험이 적어 긍정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립선암에 이어 지난해 6월 폐암 환자에게 적용을 시작한 중입자치료는 지금까지 30명의 폐암 환자를 치료했다. 간암은 간 기능과 종양의 진행 정도, 심장이나 신장 질환 동반 여부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적용한다. 근치적 치료 방법인 수술과 간이식, 국소 소작술(고주파 열치료, 냉동치료)과 함께 간동맥 화학색전술, 방사선 색전술, 외부 방사선 조사, 전신 치료(항암치료, 면역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병행하며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중입자치료기 도입으로 근치적 치료 효과 또한 상승하고 있다. 갠트리(회전형) 치료기를 가동하며 중입자치료를 시작한 간암 부문에서는 간 부분 절제술 후 간 내 재발 환자 등 기존에 치료가 제한적이었던 사례를 포함해 총 17명의 간암 환자들이 치료받았다. 췌장암은 다양한 신약·항암치료를 통해 생존율을 크게 높였다. 췌장암 신약·항암치료에는 현재 연세암병원에서 120명 이상의 임상시험 전문가들이 참여해 연 400건 이상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췌장암 환자 100명이 중입자치료를 받았다. 연세암병원은 그간 쌓아온 임상·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난치 암 정복을 위한 인프라 확대와 함께 치료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입자 갠트리 치료기 1대를 추가 가동한다. 이로써 총 3대의 치료기가 모두 가동되며 두경부암, 골육종암 등으로 치료 암종이 확대된다. 로봇수술 영역도 강화한다. 로봇수술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도 짧아 환자 만족도가 높다. 연세암병원은 로봇수술 분야에서 국제표준을 이끌고 있으며, 2023년에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4만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빅데이터 기반의 치료 지원 시스템 또한 구축했다. 현재 연세암병원은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 암 빅데이터 플랫폼 'CONNECT'를 활용하고 있다. CONNECT는 연세암병원과 국립암센터 등 10개 암 치료 기관에서 생산한 표준화된 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암 특화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이에 더해 연세의료원의 통합 연구 플랫폼과 암 정밀의료DB 등을 함께 활용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적의 치료를 제공 중이다. 난치 암 정복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의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로봇수술 영역에 AI 딥러닝 기술을 접목해 정밀한 수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수술 보조 시스템을 개발하고, 최근에는 암 환자의 조직 병리 사진을 분석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약 2만3000여 유전자 중 단 4개만 활용해 예측 정확도를 15%까지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암질환 임상연구 경쟁력 제고·연구참여자 보호 강화”

대한암학회(이사장 라선영)은 22일 “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KAIRB·회장 김병수)와 '암질환 임상연구 발전 및 연구참여자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요 협력 사항은 △암질환 극복을 위한 임상연구 및 참여자 보호 관련 국내·외 최신 정보 공유 및 대응 △인간대상연구 관련 윤리성과 전문성을 갖춘 암질환 연구자 양성 △의료기관·산업계 그리고 관련 정책기관 간의 협조 강화를 통한 암질환 임상연구 경쟁력 및 참여자 보호 역량 제고 등이다. 라선영 이사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은 “우리나라 암질환 임상연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연구의 과학성뿐 아니라 참여자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할 윤리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본 협약이 우리나라 암질환 임상연구 경쟁력 향상으로 귀결되도록 노력하면서 KAIRB와 MOU 관계인 국가임상시험재단(KoNECT) 등 관련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수 회장(고려대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은 “KAIRB 설립 취지에 따라 윤리적이고도 과학적인 암질환 임상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면서 대한암학회에 지향하는 관련 기관과의 네트워크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암학회는 발족 후 50년 동안 암환자들에 대한 새로운 연구 기반의 치료법 개선을 통한 항암효과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다학제 연구와 치료가 기본인 암의 특성에 따라, 위암학회·간암학회·폐암학회 등 암 관련 학회들의 모집단으로서의 중심 역할을 해오고 있다. KAIRB는 국내 유일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비영리 법인으로, 임상연구 등 인간대상연구가 과학적이고 윤리적으로 수행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유방암, 진단-수술 기간 늦으면 생존율 ‘악영향’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자호 교수,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정성훈 교수 공동 연구팀이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정원 갈등으로 빚어진 의료 공백이 암과 같은 중증 질환 환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암과 같은 중증 질환 환자들은 전공의의 병원 이탈과 의료진 부족으로 수술과 치료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애간장을 태워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의료 공백이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짐작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조기 유방암에서조차 '진단부터 수술까지 얼마나 빠르게 치료가 이뤄졌는가'가 생존에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중앙암등록사업 통계 자료를 이용해 2008∼2015년 조기 유방암 진단을 받고 1년 내 수술한 환자 4350명을 대상으로 '진단-첫 치료(수술)'가 60일 이내 이뤄졌는지에 따른 사망률을 비교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 유방암의 진단부터 수술까지 걸린 기간이 60일 미만인 환자는 3625명, 60일 이상인 환자는 725명이었다. 초기 유방암 환자에서 '진단 수술' 기간이 60일 이상일수록 사망위험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연령, 소득, 지역, 의료기관 유형 등의 다양한 변수를 보정한 후 두 그룹 간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진단 후 수술이 60일을 넘긴 환자들의 사망률은 6.1%로, 60일 미만인 그룹의 2.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로 볼 때 60일 이상 수술 지연 그룹의 사망 위험이 60일 미만에 견줘 2.09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치료 기준을 45일로 낮춘 분석에서도 두 그룹 간 사망 위험비는 1.49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치료의 지연이 환자의 생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경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치료 지연의 영향은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농촌 거주자(3.12배), 저소득층(2.99배),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2.66배)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의료 접근성의 불균형과 사회경제적 요인이 암 환자의 치료 결과를 얼마나 심각하게 좌우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BMC Women's Health) 최근호에 발표됐다. 이자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방암 환자에게서 '얼마나 빨리 암을 발견했느냐'는 사실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암 치료를 시작했느냐'가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전국 데이터를 통해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교수는 “다만 치료가 60일 이후로 지연된 유방암 환자의 비중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1.2%에 불과했다"면서 “이는 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이 매우 높은 수준임을 방증하는 것이지만, 향후 의료공백 상황에서 이 비율이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유방외과 이한별 교수는 “조기 유방암의 경우 수술이 가능한 병원에서 하루라도 빨리 수술받는 것이 예후에 중요하다"면서 “60일이라는 기준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생존의 경계선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60일 또는 45일 이내 수술 착수라는 명확한 치료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정책(교통·숙박 지원, 거점 병원 확충 등) 마련, 다른 암종과 치료 단계(수술·항암 등)에 대한 후속 연구로 확산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유방암 신규 환자는 3만명을 넘어선 3만665명(여 3만536명, 남 129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국내 여성 암 발생의 21.8%를 차지하는 수치다. 한국인 유방암은 평균 진단 연령이 53.4세로 서구 국가보다 10년 정도 젊을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이 활발한 40대에서 유독 발생률이 높은 게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알코올·니코틴·카페인, 심장박동 들쭉날쭉 ‘부정맥’ 부른다

50대 초반의 직장인 A씨는 음주 후나 과로 시 심장박동이 약간 느려졌다 빨라졌다 하는 불규칙한 증상으로 2∼3년간 말 못할 고민 속에 살아왔다. 증상은 반나절에서 길게는 1∼2일 지속되기도 한다. 가만히 맥을 짚어보면 박동이 약해졌다 강해졌다 반복하는 느낌이 들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한다. 긴장할 때, 어떤 때는 특별한 이유 없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갑자기 맥박이 빨라지는 증상이 있어 “이러다 심장이 멎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생겼다. 증상이 점점 나빠져 최근 병원을 찾은 이씨는 기본 심전도 검사와 홀터 검사(24시간 심전도) 결과 부정맥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정상 성인의 심장은 1분에 70번 내외로 박동하며 하루 약 10만회, 1년 약 3650만회, 80년 동안 약 30억회 박동한다. 매우 규칙적으로 단 한 번도 쉬지 않는다. 심장이 멎으면 곧 죽음이다. 심장은 자체에서 나오는 전기신호에 의해 박동하는데, 전기 전달 체계에 변화나 이상으로 심장의 정상 리듬이 깨진 상태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심장박동이 빨라도, 느려도, 불규칙해도 '부정맥 의심' 신호다. 1분에 60회 미만으로 심장이 뛰는 서맥성 부정맥, 100회 이상으로 심장이 뛰는 빈맥성 부정맥, 맥박이 불규칙적으로 아주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 등 3가지로 크게 구분한다. 서맥과 빈맥이 함께 나타나는 빈맥서맥 증후군도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위험하면서도 대표적인 것이 '심방세동'이다. 심방이 '파르르' 떨리기 때문에 심장혈관(관상동맥)이나 경동맥(목에서 뇌로 연결되는 혈관) 등에 붙어 있던 피떡(혈전)이 떨어져 나갈 위험이 높다. 혈전은 돌아다니다가 심장이나 뇌의 혈관을 막아 협심증·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국내 부정맥 환자는 2019년 39만 8497명에서 매년 증가해 2013년에는 48만 6956명에 이르렀다. 이러한 심방세동 유병률 증가에 따라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적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학계와 전문가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특히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심전도 검사의 국가건강검진 항목 도입과 보건지소에도 심전도 검사장비를 확대 운용하는 필요성은 주요 국가적 과제가 됐다. ◇위험한 부정맥 1순위 '심방세동', 연 11만명 이상 신규환자 발생 대한부정맥학회(KHRS)는 지난 20∼22일 열린 제17회 대한부정맥학회 정기국제학술대회(KHRS 2025) 첫날인 20일 의학기자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심방세동 현황과 향후 치료 전략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며 이런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학회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2024 심방세동 팩트시트'와 새로운 진료지침을 공개했다. 픽트시트에는 국내 심방세동의 유병률이 2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고령 인구에서 유병률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은선 홍보이사(강동걍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오세일 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부정맥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은 의료진은 물론 환자나 일반인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며 “각고의 노력 끝에 집대성한 팩트시트와 진료지침을 통해 의료가 더 발전하고 국민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최의근 학술이사(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2013년 1.1%였던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이 2022년 2.2%로 두 배로 증가했으며,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13%, 60세 이상에서는 5.7%에 달한다"면서 “2022년 새롭게 심방세동으로 진단된 환자는 약 11만 5000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특히 60세 이상 인구에서의 유병률은 10년간 2.3배로 증가했으며 이 같은 수치는 고령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심방세동이 점차 주요 심혈관계 질환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최 교수는 말했다. 2022년 기준 심방세동 환자의 평균 연령은 70.3세로 확인됐다. 고혈압, 당뇨병, 심부전 등의 만성질환 동반율 또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는 점수는 평균 3.6점으로, 뇌졸중 예방이 필요한 2점 이상 환자 비율이 83%에 달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 항응고제 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심방세동 치료에서 리듬 조절 전략의 핵심인 항부정맥제 처방률은 2022년 기준 16.4%로, 10년 전 12% 대비 증가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 교수는 “심방세동은 뇌졸중, 심부전,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발견 및 적극적인 치료 전략이 필수"라며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심방세동 선별 검사(심전도 검시)를 포함시켜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지역별 불균형 해소 및 리듬 조절 치료 전략 강화를 위한 보건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악성 심방세동, 심부전·심장마비 유발…금연 필수, 술·카페인 줄여야 부정맥학회는 부정맥 유병률 증가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진료표준화를 위해 심방세동, 상심실성 빈맥, 실신 등 7개 부정맥 분야의 약물·시술치료 등을 포괄하는 진료지침을 최근 발간했다. 2023년부터 1년 이상에 걸쳐 국내 부정맥 전문가 80여 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성정훈 진료지침이사(분당차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두 번째 발표에서 “이번 진료지침은 단순한 참고서가 아니라, 최신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진단·치료·추적관찰 전 과정을 포괄하는 실용적인 임상 가이드라인"이라며 “심장 전문의는 물론, 일차 진료 현장에서 부정맥 환자를 진료하는 모든 의료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장에 부정맥이 발생하면 혈액이 뇌에 들쭉날쭉 공급되면서 어지럼증, 현기증 등이 나타난다. 세포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호흡곤란이 생기기도 한다. 심장이 바르르 떠는 악성 심방세동이 생기면 심부전이나 심장마비(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은 필수다. 심장 박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술이나 카페인 음료 섭취를 줄이는 것 또한 기본이다.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 규칙적인 운동을 가볍게,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부정맥 유발 원인은 심장질환, 폐질환, 자율신경계 이상, 약물, 전해질 이상 등 다양하다. 운동, 커피(카페인), 흡연(니코틴), 흥분상태, 술(알코올)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부정맥은 일정하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특정 시간이나 외부 자극 등 경우에 따라 잠깐 생겼다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부정맥 증상이 뚜렷하거나 의심될 때는 우선 심전도 검사를 시행해 1차적으로 진단을 한다. 그러나 심전도 검사를 통해 부정맥 진단이 어려운 경우 일상생활 속에서 24시간 계속 심전도를 체크하는 기기를 가슴에 차고 다닌 후 그 결과를 토대로 정밀 분석을 하게 된다. 또 전기생리학 검사는 사타구니에 있는 큰 정맥을 통해 전극선을 넣어 심장의 전기신호를 관찰하는 전기생리학 검사를 받으면 부정맥의 원인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환자 상태에 따라 심초음파 검사,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 등을 적용할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made in 차이나 쓰나미④] 수입차·PB제품 ‘알고보면 중국산’···품질 불안감 여전

중국 소비재 기업들은 브랜드를 새단장하거나 국내 유통사와 협업하는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프리미엄 모델, 롯데하이마트·쿠팡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B) 가전제품도 알고보면 중국에서 만든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대표사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의 자회사인 MOKA는 쿠팡과 협업해 '홈플래닛 43형 TV'를 한국에서 판매 중이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마켓 1위인 쿠팡에서 '로켓배송' 등 혜택을 받으며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삼성·LG전자가 만든 동급 TV의 반값 이하다.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선보인 '플럭스' 브랜드 제품 대부분도 중국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43인치 이동형 TV, 75인치 4K TV 등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만든 '일렉트로맨'이나 '노브랜드' 상품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기업들이 월마트 PB 등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던 '성공 방정식'을 한국에서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가전보다 가격대가 더 높은 자동차 분야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테슬라는 '모델 Y' 등 주력 제품 대부분을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볼보와 폴스타 역시 S90 등 최고급 차량들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 가전기업들이 한국 유통사와 손잡는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기업들은 애프터서비스(AS)나 소비자 상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유통사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면서 실적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노린다. 일부 PB상품의 경우 중국산임에도 무상 AS나 무료 반품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가 눈여겨보는 포인트는 중국산 소비재의 '품질 이슈'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소형 가전이나 저가 제품은 새 제품으로 교체하면 되지만 대형가전과 자동차는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TV가 화질이 떨어지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해상도를 갖췄다고 '거짓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로봇청소기 브랜드는 해킹에 취약하다거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자동차는 기본적인 조립 자체가 안돼 있는 신차가 판매되고 있다는 제보까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은 여전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안감을 잘 보여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막 내린 ‘바이오 USA’…韓, 글로벌 파트너십·수주 ‘성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가 막을 내렸다. 역대 최다 참가를 기록한 우리나라 기업과 단체들은 현지서 수주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미팅·홍보 활동을 펼치며 하반기 추가 기술수출 및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32회째를 맞은 올해 바이오 USA 행사에는 16~19일(현지시간) 나흘간 70여 개국에서 2만여명이 참가했다. 이중 한국인 참관객 수는 1300명 이상으로 한국은 개최국 미국을 제외하고 3년 연속 최대 해외 참관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행사에서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 운영한 한국관에는 총 51개 기업들이 참여해 위탁개발생산(CDMO)과 임상실험대행(CRO), 소부장, 신약개발, 플랫폼 등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친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소개했다. 특히 450여 건의 상담이 전시장 곳곳에서 진행된 가운데, 한국관 내 오픈스테이지에서는 사전 신청한 24개 기업이 기술발표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주목받았다고 한국바이오협회는 전했다. 단독 부스를 마련한 셀트리온은 잠재적 파트너십 협력 가능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올해 핵심 업무인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항체 신약, 펩타이드 등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약 150건 이상의 미팅을 진행하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 1800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부스를 방문했다고 셀트리온은 추산했다. 현재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직판망을 통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을 공급하고 있는 셀트리온은, 행사에서 의약품 운송·보관 등 유통 관련 협업 요청을 제안받았다고 알리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동아쏘시오그룹 등은 각각 단독 부스를 꾸려 잠재 고객사와의 미팅을 이어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0건 이상, SK바이오팜은 200건 가량의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번 행사에선 현장에서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나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USA 셋째 날인 18일 자사 부스에서 영국 바이오기업 '오티모 파마'와의 항체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뉴욕 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서 오티모 파마의 항체신약 '잔키스토미그'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국내 기관 주도 하에 기업간 네트워킹도 활발히 진행됐다. 한국바이오협회 등이 공동으로 개최한 '코리아 바이오텍 파트너십(KBTP)'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영상 축사를 보낸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벤처캐피탈(VC)·투자은행(IB)·법무회계법인 등 국내외 주요 관계자 700여 명이 참가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공동 주최한 '코리아 나잇 리셉션'도 역대 최대 규모인 1000여 명이 참석하면서, 국내외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이번 바이오 USA 참여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위상이 급상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협회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민·관 협력의 허브로서 국내 산업계의 국제화를 선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관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많은 기업과 기관들의 노력이 협회와 코트라를 중심으로 모인 결과"라며 “한국관과 더불어 KBTP 네트워킹 리셉션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알리고 더 많은 해외 파트너들과 연결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이상엽 KAIST 특훈교수, 세계적 대사공학상 ‘스테파노폴로스상’ 수상

대통령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엽 카이스트(KAIST) 특훈교수가 세계적 대사공학상을 수상하고 현지에서 기념강연을 펼쳤다. 22일 KAIST에 따르면 KAIST 연구부총장 겸 특훈교수인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지난 15~19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대사공학회(IMES)의 제16회 정기학회 'ME16'에서 '2025 그레고리 N. 스테파노폴로스 대사공학상'을 수상하고 기념강연을 펼쳤다. 이 상은 대사공학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진 그레고리 스테파노폴로스 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미국화학공학회(AIChE) 재단과 동료들의 기부로 제정된 상으로, 대사공학 분야의 기초연구를 성공적으로 사업화하거나 대사 경로의 정량적 분석 및 설계, 모델링에 탁월한 공헌을 한 과학자에게 2년마다 수여된다. 국제대사공학회(IMES)는 미국화학공학회 산하의 전문 학회로 대사공학을 통해 의약품, 식품첨가물, 화학물질, 연료 등 다양한 바이오 기반 제품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회다. 미생물이나 세포의 대사경로를 조작해 의약품, 바이오연료, 화학제품 등 유옹한 물질을 생산하고 시스템 생물학, 합성생물학, 컴퓨터 모델링 등의 도구를 활용해 생물기반 공정의 경제성 및 지속가능성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상엽 교수는 770편 이상의 저널 논문과 86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사공학 및 생명화학공학 분야에서의 선도적인 연구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31년간 KAIST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사공학 기반의 다양한 기술과 전략을 개발했고, 이를 활용해 벌크 화학물질, 고분자, 천연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생산하는 기술들을 산업체에 기술 이전했다. 직접 창업한 경험도 있으며 다양한 기업들과의 자문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앞서 이 교수는 2008년에 대사공학 분야 국제적 대표 상인 머크 대사공학상, 2018년에는 에너지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니상'를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수상한 바 있다. 이상엽 교수는 “대사공학은 현재와 미래의 생명공학을 선도하는 학문으로 바이오 기반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 뜻깊은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기초연구와 기술 상용화를 모두 아우르는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made in 차이나 쓰나미①] 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車·가전 한국시장 뒤흔든다

직장인 A씨는 최근 유행하는 국내 L사의 TV 제품을 보러 가전제품 매장을 방문했다가 의도와 달리 중국산 TV를 구매했다. 더 큰 화면에 화질도 좋은 제품이 가격은 절반 이하였기 때문이다. A씨는 “레노버 태블릿 PC를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라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가전제품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코리아는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국내 첫 공식 오프라인 스토어를 연다. 직영 판매와 AS 서비스가 결합된 60평 규모 매장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TV, 청소기, 생활 가전 등을 우선 선보인다. 샤오미는 올해 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유통·AS 체계를 갖춘 뒤 '포코 X7' 등 신제품을 무서운 속도로 출시하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과 경쟁하는 TCL과 하이센스도 삼성·LG전자의 '안방'을 노리고 있다. 온·오프라인 영토를 빠르게 넓혀가며 고객 접점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제품을 진열하거나 오픈마켓에서 특정 제품을 단독 출시하는 식이다. TCL은 '아이팔콘(iFFALCON) 98인치 QD-MiniLED TV'를 국내에 론칭하며 지난 19일까지 쿠팡에서만 사전판매를 진행했다. 하이센스는 지난달 300인치 4K 빔 프로젝터 'C2 울트라'를 쿠팡에 단독 출시해 호응을 얻었다. 한국 도로를 달리는 중국산 자동차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미 전기버스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산이 점령한 가운데 승용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포인트다. 테슬라, 볼보, 폴스타 등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일부 또는 모든 제품을 중국에서 만들어 한국으로 들여온다. 테슬라는 중국산 모델Y를 앞세워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 1위'(6570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중국 완성차기업의 직접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업체 BYD는 지난 1월 한국법인을 만들고 승용차를 팔고 있다. 지난달 1000번째 국내 고객에게 '아토 3'를 인도했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하고, 오는 7월 20일까지 전국 전시장에서 시승 이벤트를 전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전기차 신제품 '씰'도 내놓는다. 로봇청소기 시장은 이미 중국산이 점령한 상태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는 로보락이 차지했다. 50% 안팎에 육박해 삼성·LG전자를 압도하고 있다. 2020년 국내 진출 당시 291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2414억원까지 성장했다. 상품성 측면에서도 로보락은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 최초로 '로봇 팔'이 탑재된 '사로스 Z70'을 지난달 출시했다. 가격대 150만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 분야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70%에 육박한다. 중국기업들은 국내 기업 인수합병(M&A)에도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고 있다. 중국 빅테크 텐센트가 넥슨 인수를 검토한다는 외신 보도로 국내 게임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비록 텐센트가 공식부인했지만 국내 게임업체 크래프톤, 넷마블, 시프트업 등의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텐센트의 발표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중국기업의 한국 공략 수위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소비재 기업들은 중국 본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10%를 넘었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현지 점유율은 1%대로 떨어진 상태다. 2016년 160만대에 달했던 현대차 중국 판매량도 지난해 15만4000대로 쪼그라들었고, 그 여파로 현대차는 아예 2021년 베이징 1공장, 지난해 충칭공장을 매각해 버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온라인 셀렉트숍 29CM ‘이구홈 성수’ 오픈…오프라인 넓히기

온라인 셀렉트숍 29CM(이십구센티미터)가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29CM는 20일 서울 성수동에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29HOME SEONGSU)를 오픈했다. 매장명은 기존 온라인 서비스와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리브랜딩한 홈 카테고리의 '이구홈'을 사용했다. 매장은 294㎡(약 89평) 규모의 단층 형태로, '취향 만물 상점' 콘셉트에 맞춰 △홈데코 △가구 △조명 △주방 △뷰티 △문구 등 6000여 개의 아이템을 선보인다. 또 내부에 별도 팝업존을 운영해 다양한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 새로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매장이 위치한 성수동은 내국인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주목을 받는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광지로 급부상해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성수동에서 프리미엄 리빙 셀렉트숍 TTRS(티티알에스)를 운영하며 오프라인 공간 관리 및 고객 구매 데이터 등 노하우를 얻어 '이구홈 성수'를 오픈하는 과정에 동력으로 작용했다. 29CM는 이번 '이구홈 성수'을 계기로 패션과 뷰티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취향 중심의 브랜드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온라인 중심으로 해온 운영 방식을 오프라인으로 넓힘으로써 고객에게 소비 경험 서비스를 강화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틀을 마련한다. 29CM 관계자는 “'이구홈 성수'는 취향 중심 소비를 선호하는 2030대 고객과 성수동 상권의 특성을 반영해 기획됐다"며 “기존 온라인 서비스에 오프라인을 더해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달라진 장수 아이스크림…‘한입 쏙~’ 미니 버전 ‘속속’

최근 주요 빙과 제조사들이 기존 장수 아이스크림 바의 크기를 확 줄인 미니 버전을 출시하고 있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 자회사 해태아이스는 최근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 바밤바 신제품으로 '바밤바이트 미니'를 선보였다. 한 박스 당 10개의 낱개 포장 제품이 들어간 구성으로, 바밤바 만의 밤 맛 크림을 그대로 살리되 밤 맛 코팅까지 더해 맛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해태아이스가 미니 사이즈의 아이스크림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누가바이트 미니'를 출시한 바 있다. 기존 누가바의 초코와 바닐라 맛은 유지하고, 크기는 먹기 편하도록 한 입 크기로 줄인 제품이다. 해태아이스 관계자는 “누가바이트 미니, 바밤바이트 미니를 잇는 다양한 미니 사이즈의 멀티 카톤류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롯데웰푸드도 지난달부터 대표 빙과 브랜드 '스크류바'와 '죠스바'의 미니 버전을 판매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의 달콤하고 청량한 과일 맛은 살리되 용량을 약 3분의 1로 먹기 부담 없게 줄인 제품들이다. 한 박스 당 낱개 포장된 12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출시 배경이다. 이번에 선보인 미니 버전은 지난 만우절(4월 1일) 당시 롯데웰푸드가 공식 소셜 서비스(SNS)계정에 올려 화제가 된 '믿거나 먹거나' 시리즈에서 비롯됐다. 당초 소비자들과 소통 목적으로 6개의 아이디어로 기획한 단순 흥미성 콘텐츠였지만, 공개 하루 만에 '좋아요'와 댓글, 게시글 공유 등이 총 1만2000회 이상 발생할 만큼 인기를 끈 것이다. 예상치 못한 성원에 힘입어 회사에서도 실제 출시를 결정했다. 특히, 여러 아이디어 가운데 미니 스크류바·미니 죠스바에 대한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댓글에는 “기존 제품을 다 먹기 힘든 자녀에게 사주고 싶다“,“'다이어트 중 간단한 간식으로 좋겠다" 등의 고객 반응이 이어졌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제품일수록 고객 수요가 안정적이지만, 동시에 신규 소비자 유입이 어렵다는 장·단점이 있다"며 “갈수록 재미와 경험을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만큼 기존 제품들도 변화에 합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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