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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혜성 아닌 동반성장 위한 ‘상생금융지수’ 절실”

중소기업계가 은행권에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중소기업의 은행 의존도가 높은 자금시장 상황에서 단순한 시혜성 금융 지원을 넘어 중소기업과 은행이 실질적으로 동반성장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와 공동으로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중소기업과 은행의 동반성장 노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첫 토론회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은행들은 정부의 금융기관의 사회적 역할 강화 요구에 부응해 상생금융 전담부서를 신설·강화했고, 올해 초 상생금융을 올해의 경영전략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그럼에도 은행권의 상생금융 움직임을 바라보는 중소기업들의 눈길은 차갑다. 여전히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은 정책금융 위주로 이뤄지고 있고, 은행권의 상생금융은 취약계층 금융소비자나 소상공인에 치우쳐 있어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금융은 까다로운 자격요건 등 활용도가 낮다는 평가이다. 실제로 최근 중기중앙회의 상생금융 실태 의견조사 결과에서, 중소기업들은 현재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상 상생금융 제도에 대해 △잘 모른다 64.3% △알고 있지만 이용하지 않(못)했다 23.3%로 드러난 반면, '이용했다' 응답은 12.3%에 그쳤다. 중소기업계는 실물부문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노력을 평가하는 '동반성장지수'와 같이 금융부문에서 은행권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노력을 평가하는 '상생금융지수'를 신설해 시혜적 지원을 넘어 은행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을 체계화하자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노용환 서울여대 교수는 “은행의 상생금융 대상이 금융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에 치우쳐있어 중소기업에 대한 상생금융 실적은 미흡한 상황"이라며 “실물부분에서의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더해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통해 실물·금융·공공부문이 지탱하는 균형적인 경제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교수는 “금융위원회가 은행의 상생금융 실적 등을 평가하고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의 은행이용 체감도 등을 평가해 이를 합산해 매년 상생금융지수를 발표하고, 이를 4대 금융지주부터 시작해 전 금융기관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나아가 노 교수는 “동반성장지수에서 우수평가를 받은 기업은 명예에 그치지만, 상생금융지수 우수평가를 받은 은행에게는 공공기관 주거래 금융기관 선정시 우대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또다른 발표자 임채운 서강대 교수도 “은행이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도록 은행 영업방식을 기존의 단기실적, 담보대출, 이자수익 중심의 '거래금융'에서 기술평가, 지식재산권 등 장기적 관점에서 은행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수립하는 '관계금융'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대다수 패널들이 상생금융지수 도입 취지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은행과 중소기업이 협력사 관계라기보다는 기업과 고객의 관계인 만큼 동반성장지수와 같은 지수를 도입하기 어렵다는 점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금융을 강조하면 대기업, 소상공인 등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 △국제금융기준에도 부합해야 한다는 점 등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 실현을 위해 상생금융지수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며 “은행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오늘 토론회에서 논의된 중소기업과 은행의 의견을 적극 검토하고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계속해서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다이슨, ‘지능형 열제어’ 헤어드라이기 한국서 첫 공개

글로벌 가전테크 기업 다이슨이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지능형 열 제어 기능' 헤어드라이어 신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제임스 다이슨 회장이 5년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직접 신제품을 시연할 정도로 다이슨이 얼마나 신제품과 한국시장에 신경쓰고 있는 지를 보여줬다. 다이슨은 18일 서울 성수동 다이슨코리아 팝업매장에서 세계 최초로 신제품 '슈퍼소닉 뉴럴' 헤어드라이어를 소개했다. 슈퍼소닉 뉴럴 헤어드라이어는 모발과 헤어드라이어가 가까워지면 바람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두피 손상을 줄이는 이른바 '지능형 열 제어 기능' 혁신제품이다. 이날 다이슨 관계자는 “서울은 뷰티 분야에서 가장 흥미롭고 혁신적인 도시 중 하나로, 소비자들의 기술 이해도가 높고 트렌드 반영도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서울에서 신제품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제임스 다이슨 회장은 “신제품은 최신기술이 집약된 ToF(Time of Flight) 센서가 내장돼 적외선으로 제품과 모발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고, 모발에 가까워질수록 열을 줄여 두피와 모발의 열 손상을 방지하는 제품"이라며 장점을 강조했다. 다이슨의 슈퍼소닉 뉴럴은 기존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머리스타일을 내기 위해서는 바람이 나오는 기기 입구에 머리카락을 눌러 열을 가해야 한다. 그러나 두피와 모발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어 다이슨은 헤어 스타일링이 가능하면서도 두피 손상이 적은 55도의 온도를 헤어드라이어 이용시간 내내 유지하는 기술력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 슈퍼소닉 뉴럴을 이용했더니 헤어드라이어와 모발 거리에 따라 멀어지면 빨간색, 일정 이상 가까워지면 주황색, 모발에 닿으면 노란색 등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온도도 거리와 빛의 색상에 따라 변화해 빨간색은 손을 댔을 때 뜨거웠고, 노란색은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또한, 다이슨의 기존 인기상품 '에어스트레이트너' 등은 머리카락을 펴는 기능에 집중했다면, 이번 신제품은 △젠틀 드라이 △스무딩 △스타일링 콘센트레이터젠틀 등 모두 5개 노즐을 탑재해 컬(곱슬머리)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머리스타일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행사에서 제품을 시연한 정선우 우선 헤어살롱 원장은 모델 두 명을 대상으로 머리카락이 구불거리도록 하는 C컬펌과 앞머리가 눈썹을 덮지 않도록 하는 댄디컷을 연출했다. 특히 댄디컷의 경우, 정 원장이 남성 모델의 머리카락 앞 부분을 잡고 3~4번 문지르자 빠르게 댄디컷이 완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제임스 다이슨 회장은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깊이 해결하려는 집념으로 두피와 모발을 이해하는 새로운 스타일링을 개발하기 위해 5억 파운드(약 8488억원)를 헤어케어 미래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애슬레저 1·2위 젝시믹스·안다르, 해외서 ‘진검승부’

일상복처럼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레저 패션인 애슬레저의 국내 대표 브랜드인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특히, 지난해 국내 실적에서 두 브랜드는 똑같이 연매출 2000억원대 진입에 성공한 터라 애슬레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해외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간주하고 매장 출점, 현지 물류센터 가동 등 사업 확장에 나란히 공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외형 격차가 좁혀지면서 매출 1위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안다르가 젝시믹스에 1위 자리를 뺏긴 이후 매년 약 200억~300억원대의 매출 차이를 유지해 오다 지난해 100억원대로 격차가 좁혀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젝시믹스 매출은 전년보다 14% 오른 2214억원을 기록하며 애슬레저 1위를 고수했다. 안다르도 같은 기간 20% 늘어난 2026억원을 올리며 선두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슬레저 두 라이벌은 올해도 국내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회사 모두 '해외 수익 창출'에도 전력을 쏟고 있어 그 성과에 따라 1,2위 역전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젝시믹스는 최근 중국·대만 등 중화권 중심으로 사업 무대를 넓히고 있다. 중국 사업은 2020년 현지 최대 스포츠 기업인 천마스포츠와 'B2B(기업 간 거래)'계약을 맺어 온라인 시장 위주로 입지를 다져왔다. 이어 2022년 현지법인 설립을 기점으로 오프라인 확장도 서두르고 있는 젝시믹스는 지난해 상하이에서 정규매장을 출점한 데 이어 팝업매장 2곳도 선보였다. 올해는 2분기부터 파트너사 YY스포츠와 손잡고 중국 내 50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목표이다. 대만시장 볼륨 키우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대만 매출만 54억원을 거둬 전년보다 41% 급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젝시믹스는 올해 대만에서 연매출 100억원 달성을 내걸고 현지고객 접점 확대에 집중하고, 최근 가오슝시 한신아레나 쇼핑플라자에 팝업매장을 입점시키는데 성공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글로벌 100개 매장 운영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올해 해외 고객 전용 상품 개발과 선제적 물량 확보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안다르는 올해 일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하고 일본에 첫발을 내디딘 안다르는 팝업매장 운영도 더하며 고객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 정식매장 출점도 추진하고 있다. 안다르가 일본 시장에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안다르 일본 온라인 스토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10% 대폭 신장했다. 높은 객단가도 한 몫 한다. 지난달 22일~27일 오사카 한큐백화점 우메다본점에서 팝업 매장을 운영한 결과, 일본 고객들의 1인 당 매출이 한국 평균 대비 43% 높았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행사 기간 동안 하루 최대 100만엔이 넘는 매출도 냈다. 일본고객 반응에 고무된 안다르는 매장 확대 외에도 유통망 확보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일본 기업들과 업무 제휴는 물론, 상반기 현지 물류센터를 가동해 빠른 배송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안다르 관계자는 “일본 온라인 공식 쇼핑몰에서 매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만큼 시장 경쟁력을 확인했다"면서 “현지 물류와 오프라인 매장을 구축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K-스타트업의 도약 78] 휴젝트 “버려지는 에너지 재생산 기술력 세계 1위”

사람들이 산책로에서 걸어만 다녀도 전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면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를 해소하는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스타트업 휴젝트는 이같은 친환경 에너지 필요성에 맞춰 사람이 이동하거나 움직일 때 생기는 이른바 생체 에너지 등을 '수확'해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에너지 하베스팅(Harvesting) 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이다. 휴젝트에 따르면, 현재 생산되는 에너지 중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비중이 약 88%에 이른다. 이처럼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하기 위해 휴젝트는 운동에너지 등을 활용한 전자기 유도 기술과 자성을 활용한 발전인 압전 기술 등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성모세 휴젝트 대표는 “압전 기술 기준 휴젝트의 에너지 발전량은 759.5 ㎽/㎤"이라며 “현재 기술 효율이 세계 1위로, 2위 기업과 비교했을 때도 발전량이 약 15배 높다"며 휴젝트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했다. 현재 휴젝트의 주력제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에너지 블록으로, 사람이 밟을 때의 압력과 진동으로 자가발전해 밟으면 빛이 나는 제품이다. 일반적인 LED 등의 밝기와 비슷할 정도로 빛이 밝다고 성 대표는 설명했다. 내년부터 민간 공동주택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의무화가 시행돼 공공 300세대 이상 주택은 에너지 자립율을 20~40%를 충족해야한다. 그런 만큼, 에너지를 자체 수급해 자립률을 충족할 수 있는 에너지 블록이 건설사나 지자체에 각광받을 것으로 성 대표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블록은 여성안전귀가길과 낙후화된 지역을 발전된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등 안전·디자인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향후에는 단순히 길을 밝히는 것 뿐 아닌 에너지블록을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다른 곳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두 번째 제품은 전력 케이블 폭발사고를 방지하는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전력 케이블 근처에 흐르는 전기로 인해 형성된 자성을 활용하는 제품이다. 토양 부패, 케이블 노후화, 음식물 쓰레기나 과일 등의 유입에 따른 지하에 가스가 차오르면 화재가 나 큰 사고가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해 일산에서 정전이 발생해 50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던 것도 이 때문으로, 휴젝트는 지하 터널에 가스가 차거나 온도가 올라가는지 확인해 사고를 방지하는 자가발전 센서를 선보이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한 만큼 휴젝트는 에너지블록과 IoT 센서의 사업화를 마친 후 사람이 움직일 때 생성되는 에너지를 활용해 빛을 내는 안전의복이나 시각장애인용 지팡이 등 다른 제품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성 대표는 “휴젝트는 한양대 실험실 창업기업으로 부친인 성태현 교수가 누적 418억원의 연구비를 소요해 대학에서 13년, 한전에서 13년 연구한 기술이 바탕"이라며 축적된 기술력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기술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휴젝트는 특허를 43건 보유한 데 이어 지난 2020년 글로벌 최대 가전 IT기술 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등 다양한 수상 기록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에는 '파워풀 스타트업 페스타'와 '제 6회 지식재산의 날'에 참가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과 표창을 받았고, 중기부가 기술력이 우수한 업체를 선정해 3년간 최대 15억원의 기술 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딥테크 팁스에도 함께 선정됐다. 성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국가가 워낙 많다보니 해외 확장은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친환경 기술을 중시하는 미국이나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중국 등의 시장 진출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이 휴젝트의 목표"라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절감과 탄소 중립 등 이슈가 발생하는 가운데 휴젝트는 트렌드에 적합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만큼, 우리 기술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성 대표는 전망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알리, 한국상품 역직구로 정부 규제·反정서 ‘정면돌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중인 중국 초저가 온라인몰 대표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최근 정부의 가품 방지 등 '中온라인몰 집중단속' 조치에 재빠르게 한국 제품의 해외진출을 돕는 '역직구' 카드로 대응하며 '반(反)중국' 또는 '반(反)알리' 정서 잠재우기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한국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불거진 가품(짝퉁) 논란, 소비자 보호장치 미흡에 따른 반감과 동시에 국내시장에서 빠른 성장세에 긴장한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견제 등으로 형성된 '반 알리 정서'에 정면돌파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알리 “한국기업 입점·해외진출 지원 등 상생에 집중"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 한국지사는 최근 '글로벌 오픈마켓' 사업을 위한 채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오픈마켓은 일종의 역직구 플랫폼으로 한국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업자에 해외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중개하는 서비스이다. 알리는 더 많은 판매사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상품 전문관 '케이베뉴(K-베뉴)'처럼 입점·판매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는 알리의 글로벌 오픈마켓 전략이 우수한 상품·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중소 판매사를 알리 플랫폼으로 적극 유입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시장 판매 지원을 유인책으로 활용해 케이베뉴 상품군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리 관계자도 “한국 셀러들의 해외 진출을 돕거나, 한국 셀러들이 케이베뉴에 입점해 같이 할 수 있는 걸 만드는 등 한국 셀러들을 지원하고 상생하는 것에 앞으로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알리가 역직구를 키우는 배경에는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세 한계와 '반알리 정서' 대응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먼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는 쿠팡을 포함한 대부분의 이커머스기업들이 이미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벽배송과 익일배송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알리가 연내 물류센터를 설치하더라도 기존 국내 이커머스기업들을 넘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인 만큼 당분간 한국에 물류센터 등 서비스 인프라 확충과 투자에 집중해 지속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정부가 최근 중국 온라인몰의 불법 마케팅을 집중단속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국내 셀러들의 해외수출을 돕는 역직구 사업 확대로 우회해 알리의 국내 활동에 부정적인 여론을 호전 또는 불식시키겠다는 기업 이미지 개선 병행전략으로 읽힌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수출하는 역직구를 한다고 하면 우리 정부도 발벗고 나서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투자를 많이 해서 한국 중소기업들한테 중국 진출의 길을 확 열어드릴 테니까 예쁘게 봐달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한국에 투자 늘리고, 중국으로 수출 도우니 '예쁘게 봐 달라'는 제스처" 유통업계가 최근 들어 알리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는 것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의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알리는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올해도 이용자 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실제로 앱시장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리의 이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쿠팡(3010만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또다른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의 이용자 수도 581만명으로 11번가(736만명)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의 해외 온라인몰 규제 조치가 나오자 알리는 물류센터 설립 등을 포함해 3년간 11억달러(약 1조4471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나 오히려 한국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알리의 한국시장 공들이기 움직임에 향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가 쿠팡과 네이버에 이은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 유통학회장 출신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알리는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한국과는 지리적 거리도 가까운 천혜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알리가 쿠팡·네이버와 더불어 '한국(이커머스)의 빅3'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제과 ‘감자칩 대전’…관건은 ‘남다른 맛’

제과업계가 국내 감자칩 시장을 놓고 창과 방패처럼 팽팽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색 시즈닝(분말 스프)과 특이한 재료를 활용해 시장에서 입지 확대를 노린 업체가 나오는 한편, 같은 방식으로 점유율 방어에 나선 업체도 눈에 띈다. 17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향후 선보일 신제품 감자칩에 적용될 분말스프 개발에 한창이다. 네 가지 치즈맛·오리지널·하바네로 라임맛 등 기존 불닭볶음면 라인업을 바탕으로 만든 시즈닝인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기와 제품명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추후 생산에 돌입해 실제 제품에 스프를 입혀보는 작업 등을 남겨둔 상황이다. 삼양식품이 감자칩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3년 삼양식품은 국내 최초로 식물성 기름을 활용한 '감자칩'을 선보였지만, 제1차 석유파동 여파로 1년 만에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취급하는 스낵과자류는 라면과자 뽀빠이, 구멍 뚫린 모양의 짱구, 팝콘 형태의 사또밥 등으로 해당 제형에 맞는 생산 설비만 갖춰진 상태"이라며 “감자칩 생산 설비가 부재한 만큼 이를 담당할 협력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태제과도 최근 새 전략 제품으로 '가루비(Calbee) 감자칩 오리지널'을 꺼내 들었다. 그동안 허니버터칩을 앞세워 단짠 감자칩 판매에 집중했다면, 건강한 짭짤함을 골자로 짠맛 감자칩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1년 해태제과는 일본 가루비와 함께 합작 투자로 '해태가루비'를 설립했는데, 2014년 해태가루비에서 선보인 제품이 바로 허니버터칩이다. 사실상 짠맛 감자칩 첫 포문을 열게 된 이번 신제품은 기름기를 덜고 소금 함량도 30% 이상 줄이되 짭짤함은 살린 것이 특징이다. 주 재료로 일반 소금 대신 남극 바닷물로 만든 남극해염을 넣어 차별화한 것이 주효했다. 13일 출시 당시 “(남극해염은)햇빛과 바람으로만 2년 동안의 숙성 과정을 거치고, 큰 일교차로 가장 단단하고 순도가 높은 결정으로 만들어진 프리미엄 소금“이라며 "일반 소금보다 적게 넣어도 풍성한 짭짤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해태제과가 내세운 장점이었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농심 30%대, 오리온 60%대로 각각 시장을 양분해왔으나 옛말이 된 눈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소매점 매출관리시스템(POS) 기준 지난해 국내 스낵과자 소매점 매출 상위 10위권 브랜드 내 오리온 포카칩·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은 이름을 올렸으나 농심 포테토칩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농심은 제품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이색 시즈닝을 활용한 제품군 확대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프랜차이즈와 손잡고 출시한 포테토칩 엽떡오리지널맛·잭슨페퍼로니맛, 자사 제품 레시피를 접목한 포테토칩 육개장사발면맛 등이 대표 사례다. 특히, 올 초에는 안주과자로 히트작 반열에 오른 먹태깡을 응용한 '포테토칩 먹태청양마요맛'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5주 만에 420만봉 판매고를 달성하며 먹태깡 초기 판매량을 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감자칩 시장 1위를 수성 중인 오리온도 포카칩 위주로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군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블랙트러플맛·레드스파이시맛 2종을 출시하는 등 안주과자 열풍에 편승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이 같은 제품력 강화와 함께 지난해 포카칩 누적 판매량만 20억만 봉지를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오리온 관계자는 “정기적인 블라인드 테스트로 제품 품질을 꾸준히 모니터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소비자 조사 활동도 겸해 고객 입맛에 맞도록 제품을 최적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가천대 길병원,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초청 치료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이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들을 초청해 치료하고 지난 14일 병실에서 완치를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길병원이 인천시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인천시-아시아권 교류도시 의료지원사업'의 하나이다. 17일 길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치민시를 방문해 심장병 의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정밀 검진을 실시하고, 이 가운데 수술이 시급하지만 현지의 의료 수준 및 경제적 사정 등으로 인해 치료 받지 못하는 5명의 어린이를 초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베트남 어린이 5명은 지난달 26일 우리나라에 들어와 차례로 수술을 받았다. 병실에서 첫돌을 맞이한 응웬 레바오넉을 위해 의료진들은 병실에서 작은 돌잔치를 열어주기도 했다. 치료를 마친 어린이들은 15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완치 축하 행사에는 병원 의료진을 비롯해 윤현모 글로벌비지니스협력단장 등 인천시 관계자들과 후원기관인 밀알심장재단 이정재 회장,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류원기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이번 아이들의 초청 치료를 후원했다. 김우경 병원장은 “아이들이 태어나 선천성 심장병을 진단받은 후로 부모님들께서 무거운 마음을 안고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텐데, 이렇게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건강을 되찾게 돼 다행이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귀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길병원은 1992년 베트남 심장병 환자 치료를 시작으로, 매년 해외 심장병 의료봉사 및 초청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초청치료까지 448명의 해외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생명을 선물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귀에서 ‘삐~, 윙~’ 소리…이명환자 해마다 30만명 이상

주변은 조용한데 갑자기 귀나 머리 쪽에서 매미소리, 바람소리, 사이렌소리 같은 것이 일시적으로 들리다가 사라지는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흔히 '귀울림'이라고 하는 이명(耳鳴)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통계를 보면, 지난 2018∼2022년 동안 이명으로 진료받은 환자 숫자는 매년 약 30만∼35만명에 이른다. 전문의들은 많은 이명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명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귀 질환 분야를 다루는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이명이란 특정한 질환이 아닌 귀 혹은 머릿속에서 들리는 어떤 소리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을 말한다. 대개 느끼는 '삐~' 하는 고음이나 '윙~' 하는 잡음소리인데, 외부로부터의 소리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증상이다. 특히, 고음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들었을 때 유쾌한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지속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한 불편감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 장시간 큰 소음 노출, 청각기관 손상 등 원인 다양 이명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내이 질환 △장시간 과도한 소음 노출 △중이염 등 청각기관의 손상으로 오는 것부터 고혈압·동맥경화·빈혈 등 청각기관 주위 구조물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럼에도 이명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이명은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청력의 변화에 따른 일종의 '잘못된 청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청력에 감소함에 따라 듣지 못하게 되는 소리가 생기고, 그 부분을 우리 뇌에서 가짜소리로 채워주면서 듣지 못하게 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명은 개인적으로 청력이 가장 많이 떨어진 주파수의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고음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음쪽 소리, 즉 '삐~' 하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저음 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소라에서 나는 소리와 같은 '웅~' 하는 저음의 소리가 느껴진다. 특징적으로 맥박이 뛰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경우를 '박동성 이명'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귀 주변 혹은 머릿속 혈관의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이명이 지속될 경우 심리적으로 예민해지면서 정서적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증가할 수 있고, 집중력 및 인지기능의 저하가 동반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면서 “어지럼과 난청, 이명이 같이 동반되는 메니에르병과 잦은 두통도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 불치병 아닌 '호전가능 증상'…자가진단 아닌 이비인후과 치료 우선 이명은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우선 청력 기본검사를 하고 환자가 느끼는 이명을 객관적인 수치로 정량화하는 '이명도 검사'가 가장 일반적인 검사다. 또한, 이명의 크기나 이명으로 인해 괴로운 정도를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문진표나 설문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심리적 불편감을 느끼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환자가 스스로 본인의 증상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다 보니 정확한 진단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명을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개선해야 할 요소들을 설명 듣는 상담치료인 '이명 재훈련치료'도 큰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뇌를 자극하는 치료나 다양한 약물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 이명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이명은 실제 귀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라 청력의 변화에 대해서 우리 뇌가 잘못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잘못된 청각 인지이기 때문에 이명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무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명 재훈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전문가들은 주변이 너무 고요하면 상대적으로 이명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음악, 라디오, 선풍기 소리 등 생활소음을 이용해서 이명을 상대적으로 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송 교수는 “증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송 교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이명은 '고칠 수 없는 질병'이 아닌 '좋아질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이라며 “최근에는 심한 난청과 이명으로 고통받다가 '인공와우 이식술'이라는 수술을 받은 후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 고통 받는 환자분들은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반드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출간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가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를 펴냈다. 이 책은 생애주기와 사회·환경적 상황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우울증의 원인과 형태,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백 교수가 진료실에서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마음 처방전도 주목해 볼 만하다. 백 교수는 “가정과 직장 내 인간관계, 우울증, 트라우마 등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하고 싶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두려워 정신과 문을 선뜻 두드리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출간했다"면서 “대부분 우울증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만, 우울은 뇌가 생활방식을 바꿔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라고 보내는 신호로,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좀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백 교수는 우울증과 트라우마 환자를 진료할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정신의학자이다. 중증 정신질환자와 가족, 사회적 재난 피해자, 천안함 생존 장병, 자살유가족을 만나 관련 연구와 정책을 개발했다. 국회자살예방포럼 자문위원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경정신의학 정책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톡톡! 3분 건강] 당뇨 채혈한다면 ‘손끝’은 피하세요

국내 당뇨환자가 약 600만명, 당뇨 전단계가 약 15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당뇨병이거나 당뇨 고위험군들은 가정에서 수시로 자가혈당측정기를 이용해 혈당을 측정하며 변화를 확인해보는 것이 혈당 관리의 기본이다. 이 때 채혈을 하기 위해 손가락 끝부분(그림의 빨간 동그라미 부분)을 채혈침으로 찌르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통증이 적고 찌른 자국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가락 끝부분의 채혈은 자칫 당뇨 관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고려수지침학회(회장 유태우)는 “수지침을 이용한 채혈 위치에 따른 당뇨조절 분석 결과, 찌르는 부위에 따라 당뇨가 악화될 수도 있고 당뇨 조절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7일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고려수지침요법은 손에 있는 14개의 기맥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14개 기맥 중에서 손끝마디와 손끝, 손톱부분이 '태성혈'이다. 자가혈당측정기를 이용해 혈당을 재기 위해 채혈을 할 때는 태성혈(손 끝 제외)에서 채혈하는 것이 좋다. 다른 곳을 찌르는 순간 맥박 상태에 나쁜 영향을 미쳐(음양맥상 부조화) 장·단기적으로 당뇨 조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고려수지침 및 서금요법의 창시자인 유태우 회장은 “채혈침으로 찌르는 순간 '음양맥상'에 편차가 생기면 혈당 조절에 나쁘다"면서 “태성혈의 손끝 부분이나 태성혈 이외의 부분에서 채혈하면 음양맥상의 편차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음양맥상이 흐트러지지 않고 정상적으로 조절되면 당뇨 조절도 더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채혈침의 선택 또한 중요하다. 유 회장은 “침의 끝이 중앙에 있는 '원암출혈침(서암출혈침)'을 사용하면 보다 정확한 채혈이 가능하다"면서 “시중에 나와 있는 채혈침은 침의 끝이 중앙에 위치하지 않고 비뚤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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