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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내년 정책 핵심에 중소기업 두겠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중소기업계가 여·야·정 비상점검회의에 경제계 참여를 공식 제안한 가운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17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았다. 탄핵 정국에 중소기업 대표 경제단체를 방문한 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가 되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업계의 경제 불안 심리를 해소시키고, 내년에 공정거래 개선을 통한 상생경제를 공정위 정책 설계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한기정 공정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온기를 기대했던 경기가 급격히 싸늘해졌다"며 “연말 특수를 기다리던 소상공인들은 실의에 빠졌고, 11월까지만 해도 일본을 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수출 실적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계는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서도 중소기업을 위한 법안과 정책의 추진은 원만하게 추진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김기문 회장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여·야·정 비상점검회의에 경제계 참여를 제안했고, 전날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다른 경제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말모임에 각종 행사를 정상으로 진행해 줄 것도 당부했다. 연말특수를 기대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워주자는 취지다. 중기중앙회는 여당인 국민의힘과도 접촉을 시도했으나, 탄핵 충격을 받은 당내 사정으로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소상공인 지원과 투자 활성화 등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민생 법안부터라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다"며 “혼란스러운 정국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활동이 자칫 흐트러지거나 불공정거래로 어려움이 처하지 않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심을 잡고 적극적으로 중소기업을 도와달라"고 공정위원장에 요청했다. 이같은 중소기업계의 건의에 한기정 위원장은 공정위가 내년도 정책설계에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화답했다. 특히, 내년도 공정위의 정책 목표의 핵심에 '중소기업'을 두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우리의 전망도 밝지 않다"면서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그림자가 더 깊게 드리워져 있다.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위는 내년 우리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 핵심 성장동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며 “내년도 업무계획 설계를 앞두고 있는데 현장의 중소기업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정책, 더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하도급대금 연동대상 확대 및 실태조사 강화 △불공정거래 과징금을 활용한 피해 중소기업 지원 △협동조합 공동사업 관련 '공정거래법' 적용 배제 보완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부당특약 무효화 규정 조속 신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 등 불공정거래 관련 현장애로 19건을 전달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장] ‘장사 성공’ 비결 배우자…배민 외식컨퍼런스 ‘장사진’

“와~ 사람 많네!" “줄 서야 되나봐" 우아한형제들이 1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한 '배민 2024 외식 컨퍼런스 현장. 행사장 일대는 장사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찾아온 점주·예비 창업자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행사장 입구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긴 대기 줄이 형성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배민 외식컨퍼런스는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이 보유한 배달, 상권, 주문 등의 데이터 기반 통계 정보와 외식업 전문가 강연, 성공한 사장님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외식업 전문 행사다. 현재 외식업을 운영중인 사장님은 물론 예비 창업자들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2020년 온라인 행사로 시작해 올해 다섯 번째 행사를 열었다. 오프라인으로는 벌써 두 번째 행사다. 그만큼 예비 창업자와 점주들의 호응도 컸다. 올해 배민 외식 컨퍼런스 행사장엔 2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이번 배민 외식컨런스는 '2025년 장사 성공 전략'을 주제로 고물가·저성장 시대의 외식업 장사 전략과 성공 노하우를 공유했다. 특히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도량 오너 셰프를 비롯한 27명의 외식업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주목을 받았다. 행사는 '외식업 인사이트'와 '배민 인사이트', '베스트 클래스', '사장님 클래스' 총 네 가지 코너로 강연장을 나눠 각 코너별 4~9개씩 총 25개 강연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행사에 참가한 가게 사장님과 예비창업자들은 판매전략, 광고, 마케팅, 손익관리, 레시피 등 필요에 따라 알맞은 강연을 선택해 들을 수 있었다. 우선 외식업 인사이트에선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사장님을 위한 강연들이 주를 이뤘다. 최규완 경희대 교수는 '2025 외식업 성공전략'을 통해 “외식 산업의 구조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식 경영 효율화가 필요하며 이는 '고유성' 확보를 통한 매출 증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철가방 요리사 성장 스토리'라는 주제로 발표한 임태훈 셰프는 배달 직원에서 오너 셰프가 되기까지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를 통해 사장님들에게 동기 부여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임 셰프는 독학으로 중식을 배워 반지하에서 첫 가게를 열고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도 현재 가게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며 “모든 과정에서 '긍정과 끈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스트 클래스 코너에선 자신만의 브랜드로 성공 사례를 만든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공유해 관심을 끌었다. '딤섬 여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티앤미미 정지선 오너 셰프는 매출을 올리는 사이드 메뉴 레시피 노하우를, 프릳츠커피 송성만 이사는 프릳츠의 10년 생존 스토리와 커피 메뉴 노하우를 공유했다. 사장님 클래스 코너에선 '우리 가게를 어떻게 잘 알릴까', '많이 파는데 왜 남는 게 없을까' 등 많은 사장님들이 평소 궁금해하던 고민과 경험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밖에도 HSM 차승희 디렉터, 다이어리알 이윤화 대표, 창톡 노승욱 대표의 '2025 외식업 트렌드 치트키', 고반홀딩스 이만재 대표의 '27년차 외식업 대부의 손익관리 노하우' 등 최신 인사이트와 실질적인 경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강연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뚜레쥬르, 새 브랜드 ‘TJR’로 활로 찾기

CJ푸드빌이 주력 브랜드 '뚜레쥬르' 고급화 전략으로 답보 상태인 국내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매장 리뉴얼과 메뉴군을 강화해 기존의 '빵집' 콘셉트를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 탈바꿈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7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지난 13일 핵심 상권인 서울 강남역 인근에 새 BI(브랜드 정체성)을 적용한 직영점을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이 매장은 올해 8년 만에 착수한 점포 리뉴얼 작업의 첫 결과물로, 기존 매장과 매장 구성·메뉴 구색 등을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공간 경험을 강조한 점포답게 내부 구조부터 빵 구매 공간과 카페 공간으로 나눠 동선을 효율화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수용하도록 여러 유형의 좌석을 배치했다. 간판에는 브랜드 아파트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펫네임(Pet Name, 별칭)도 적용했다. 기존 브랜드명(Tous les jours)의 줄임말인 'TJR'을 새겨 보다 직관적인 형태로 소비자 눈길을 끌겠다는 구상이다. 고급 베이커리 카페를 키워드로 앞세운 만큼 커피와 어울리는 시그니처 제품 육성도 목표로 삼고 있다. 강남직영점의 경우 현재 여러 가지 맛의 패스트리, 생과일 생크림 케이크, 양과류 상품 등을 판매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음료군의 경우 본점인 제일제당센터점 외 다른 직영점·가맹점에서 맛볼 수 없는 얼그레이크림라떼 등도 들여왔다"면서 “향후 베이커리 카페 매장에만 출시하는 음료군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비용까지 불사하며 올해 CJ푸드빌이 뚜레쥬르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것은 성장 정체기인 국내사업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위해 추가 가맹점 확보가 불가피하지만 대기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특성상 '제과점업 상생협약' 등 출점 규제 탓에 뚜레쥬르의 국내 매장 수는 최근 몇 년 간 답보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1291개였던 뚜레쥬르 국내 매장 수(직영·가맹 합산)는 5년 새 1323개로 늘었다. 다만, 계약종료·해지 등으로 수년 째 1300개 안팎에서 제자리걸음하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업계 라이벌인 파리바게뜨(3400여개) 국내 매장 규모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밀리는 실정이다. 내수 부진 탓에 눈 돌린 해외사업 실적이 고공행진 중인 점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다. 지난해 CJ푸드빌은 연매출 8446억원, 영업이익 453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 이 가운데 해외사업이 영업이익 비중의 60%를 차지한다. 뚜레쥬르가 유일한 해외 진출 브랜드인 만큼 사실상 해외 사업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국내 매장 출점 속도가 더딘 것과 달리 2021년 337개였던 해외 매장 수는 지난해 443개까지 100개 이상 증가하는 등 쾌속 순항하는 추세다. 특히, 2018년 흑자 전환 후 6년 연속 성장세를 그리는 미국법인의 경우 현지에서만 오는 2030년까지 매장 수를 1000개까지 늘린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뚜레쥬르는 국내 사업의 성장 정체를 극복할 묘수로 당분간 직영점 위주로 고급 베이커리 카페 전환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강남직영점을 시험대로 삼아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내년 일부 직영점도 신규 콘셉트의 베이커리 카페 형태로 개점할 계획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직영점 외 기존 가맹점주들도 매장 콘셉트 전환 의사를 드러낼 경우 해당 점포 리뉴얼을 단행할 것"이라며 “향후 새 가맹점 출점 시 점주 의견을 반영해 베이커리 카페 매장으로 선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CDMO 경쟁력, 삼바보다 우위”

셀트리온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출범시켰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기존 CDMO에 임상시험수탁(CRO)을 결합한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서비스로 차별화해 2031년 매출 3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17일 오전 국내 언론과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 온라인 간담회'를 갖고 CDMO 사업의 본격 출발을 알렸다. 이 간담회에서 서정진 회장은 “오늘(17일) 오전 10시부로 셀트리온 지분 100% 자회사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법인 등기를 마쳤다"며 “본사는 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 인근이며 대표이사는 제품 개발·생산 경험을 갖춘 이혁재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이 맡는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우선 1단계로 내년 상반기 국내에 10만리터 규모의 위탁생산(CMO) 신규공장 건설을 시작해 2028년부터 CMO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위탁개발(CDO)과 임상시험수탁(CRO)은 내년부터 곧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은 현재 캐파(용량) 경쟁에 따른 설비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CMO, CDO, CRO를 모두 결합한 통합 서비스를 제시했다. 서 회장은 “제품만 만들어 주는 서비스인 CMO 분야는 설비과잉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CMO에 더해 임상 전단계까지 개발해 주는 CDO, 임상 허가를 수행하는 CRO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 (스위스의 세계 최대 CDMO 기업) 론자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2년 아시아 최초로 CMO 사업을 시작했던 셀트리온은 2000년대 중반까지 론자 다음으로 큰 CMO 회사였다"며 “오랫동안 항체의약품 사업을 해오면서 CDO, CRO 역량도 쌓아왔고 바이오벤처, 병원들의 CDMO 서비스 요청도 많이 받아온 만큼 CMO, CDO, CRO를 모두 원스톱으로 제공해 차별화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서 회장은 기존 항체의약품에 더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마이크로바이옴(인체내 미생물) 치료제 △현재 글로벌 열풍이 불고 있는 펩타이드 기반 비만 치료제까지 광범위한 바이오의약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매출을 2030년 1조5000억원, 2031년 3조원까지 올린다는 목표다. 특히 서 회장은 “1단계 10리터 규모 공장을 8000억원 안팎의 비용으로 건설할 계획"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우리보다 저렴하게 건설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항체의약품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로 증설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에 우선 자본금 100억원을 투자했고 향후 총 2조~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면 외부자금도 조달하겠지만 셀트리온 지분이 5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자체재원 위주로 투자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에 투입하는 자금은 매입 후 소각하고 남은 자사주를 활용하기 때문에 CDMO 사업에 투자한다고 신약개발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은 아니다"며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해 CDMO와 함께 신약개발에도 매진할 방침임을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에 ‘주문 취소’ 도입

스타벅스 매장에서 메뉴를 모바일로 주문 결제하는 서비스가 더 편리해진다. 음료를 주문했더라도 음료를 바꾸고 싶다면 매장 승인 전에 취소가 가능해진다. 스타벅스코리아(SKC컴퍼니)는 오는 19일부터 자체 모바일·주문 결제 서비스 '사이렌 오더(siren-order)'의 신규 기능을 강화한다고 17일 밝혔다. 사이렌 오더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음료나 케이크 등을 주문한 뒤 준비가 완료되면 수령하는 서비스다. 그동안 사이렌 오더 주문이 승인되면 매장에서 즉시 음료가 제조돼 취소가 제한됐다. 그러나, 이번에 스타벅스 전용앱에 '주문 취소하기' 신규 기능이 추가돼 매장측이 주문을 승인하기 전이라면 앱으로 취소할 수 있게 된다. 제조음료가 아닌 원두나 굿즈 등도 당일에 고객이 수령하지 않으면 주문이 자동취소된다. 주문 취소기능은 배달 서비스인 '딜리버스' 주문에도 적용된다. 매장에서 주문을 승인하더라도 배달 라이더가 배차되기 전이라면 취소할 수 있다. 사이렌 오더와 마찬가지로 주문 상태 안내 화면에서 취소하면 된다. 주문이 몰릴 때 음료 실수령까지 예상 대기시간을 알려주는 사전 알림 서비스도 강화합니다. 기존에는 20분 이상 대기시간이 소요될 때 알림 팝업을 띄웠는데, 15분 이상 예상될 때도 팝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백지웅 스타벅스코리아 기획담당은 “예상 대기시간 알람 기능과 사이렌 오더 주문 취소 기능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건강e+ 삶의 질] 겨울철 허리통증 관리, 체온조절·스트레칭이 ‘기본’

겨울철이면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만성 통증이 악화되는 환자들이 많다. 이유는,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져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 몸을 충분히 풀지 않은 상태에서 허리에 무리한 힘을 가하면 통증이 악화되는데, 이럴 때 주로 발생하는 허리 질환이 바로 급성요통이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도 추운 날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순간이나 빙판길과 같이 미끄러운 곳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허리에 힘을 주었을 때 허리를 삐끗하는 '급성요추염좌'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우 보통은 단순한 근육통일 수도 있지만 평소 척추가 약해진 상태라면 허리 디스크로 진행될 수도 있다. 낮은 기온은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뜨리고 혈액순환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만성 척추질환 환자들 역시 다른 계절에 비해 통증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민성훈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충분한 휴식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급성요통을 예방하고 허리 통증을 줄이기 위해선 체온 조절이 중요하다. 외출할 때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허리와 배를 따뜻하게 감싸거나 온찜질을 하는 등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추워진 날씨에 몸을 움츠리면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므로 자주 허리를 쭉 펴주고 돌려주는 등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이완시켜주면 혈액순환도 잘돼 건강에 이롭다. 적절한 운동으로 허리 근력을 단련하고 급작스러운 동작은 피해야 한다. 민 원장은 “뼈가 약하고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노년층이라면 가벼운 낙상에도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 등의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내리거나 길이 얼어 미끄러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고 보폭을 평소보다 줄이고 천천히 걸어야 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장갑을 착용하면 넘어졌을 때 고관절이나 척추 등의 큰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삼성바이오로직스, 고환율 직격탄에도 ‘나홀로 미소’ 이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고환율이 제약바이오업계의 짓누르고 있다. 다만, 수출비중이 97%를 차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호적인 환율에 호재를 맞으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오후 1시 기준 원·달러 환율(매매기준율)은 1436.60원으로 직전 거래일 종가 1436.20원보다 0.4원 상승했다. 금융권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정국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환율이 다소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상승 압박은 여전한 셈이다. 더욱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등 아직 불확실성이 높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고환율로 원료의약품 수입 비용과 해외 임상시험 비용이 증가하는 부담에 직면해 있다. 지난 10월 초부터 환율이 급상승한 만큼 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5.4%에 머물러 있으며 나머지는 중국, 인도 등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완제의약품 자급도도 70% 가량에 그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수 비중이 높은 전통 제약사들은 고환율이 지속될수록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다. 전통 제약사 매출 1위인 유한양행 역시 올해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원화 환율이 10% 상승하면 해당분기 손실은 89억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유한양행은 제산제, 항생제 등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고 GC녹십자는 원료 혈장, 대웅제약은 호르몬제, 광동제약은 청심원 원료 등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환율 수혜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수출 비중이 97%에 이를 뿐 아니라 위탁개발생산(CDMO) 특성상 원·부재료 수입비용을 고객사로부터 환급받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항체의약품 위탁생산을 위해 머크 등 해외 제약사로부터 연간 수천억원대 원·부재료를 수입하지만 CDMO 산업은 일반적으로 생산을 의뢰한 고객사로부터 원·부재료비 전액 및 취급 수수료를 환급받는다. 이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원·달러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1129억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밖에 수출비중이 90%를 넘는 셀트리온 역시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수출 기반으로 실적을 형성하고 있는 셀트리온에도 일정기간 동안 긍정적 영업여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마일스톤, 로열티 등을 받는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기업도 고환율의 수혜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정국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쳐 바이오벤처의 해외투자 유치, 글로벌 빅파마와의 신약 공동개발 제휴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탄핵 리스크 넘겼지만…식품업계, 이젠 ‘고환율 걱정’

대통령 탄핵 가결로 정치사회 리스크 장기화를 우려했던 식품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외 경제 전반에 드리운 짙은 불확실성 그림자 때문에 경영 불안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 대목에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원재료 수입 물가를 자극하는 환율마저 출렁이고 있어 식품업계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환율에 민감한 식품산업의 특성상 탄핵안 가결 전후로 원·달러 환율의 불안정성이 이어지고 외환시장도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어 식품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사태 전 1400원대 초였던 원·달러 환율은 16일 오전 기준 달러당 1434.6원을 기록하며 1400원 중반대에 고착돼 있는 형국이다. 식품사들이 이미 수립한 내년 사업계획마저 불투명해지면서 현재로선 환율상승 전·후별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원료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품업계 특성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구매 단가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라면 고환율 기조에도 수출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차익을 노릴 수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못한 업체가 대다수다. 한 종합식품사 관계자는 “탄핵정국에서 촉발된 정치 리스크가 일부 해소됐다고 현재 원·달러 환율 방향성이 크게 바뀔 것이란 기대감은 낮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내수침체 돌파구로 해외로 눈 돌리는 업체가 많아지는 시점에서 (탄핵 가결로) 대외신인도 저하 우려는 그나마 덜게 됐다"고 부연설명했다. 단기적 관점에선 시즌성 상품 판매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인 만큼 연말연시 대목 실종을 우려하는 업계 내부 의견도 많다. 패션·화장품 등 다른 분야과 비교해 식품은 객단가가 낮은 편이나 명절 선물세트 등 성수기에는 짧은 기간 동안 세트로 많은 양을 판매할 수 있는 시즌성을 갖고 있다. 홈파티·송년회·신년회 등 각종 모임이 많아 주류업계의 매출 확대 기대감도 유독 높은 시기로 꼽힌다. 탄핵 가결 이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주관 축제나 행사를 정상 운영하고, 각종 송년모임도 예정대로 추진하라고 당부하며 소비 활성화 물꼬를 트려는 분위기지만 업계에선 소비 구매력을 높이기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실질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진작 선결과제로 '환율 안정화'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돈을 푸는 정책으로 유동성을 촉진하면 소비심리가 일시 회복되지만 단편적인 내수진작책에 그친다고 지적하면서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전반적인 산업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미 계엄령 파동 이전부터 환율·금리가 올라 내수 침체가 진행돼 왔고, 그 여파로 물가가 지속해 오르면서 소비자 지갑이 닫힌 것"이라고 현재의 내수경기를 분석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내수진작 방향은 돈을 푸는 방식의 유동성 공급보다는 산업체질 개선으로 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산업 전반의 일자리 창출로 고용 불안정을 해소하는 소비 구매력 확충 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탄핵 일단락에 유통업계 ‘연말·명절특수 회복’ 기대감

지난 14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탄핵정국'이 일단락되면서 유통업계는 연말연시 대목경기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12.3 계엄령 파동과 탄핵정국으로 이어진 정치 리스크 발생 때만 해도 '올해 연말연시 특수는 날아갔다'는 우려가 팽배했지만 탄핵안 통과로 일단 정국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백화점·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기업들은 연말연시와 새해 설명절로 이어지는 대목특수 잡기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두 차례 탄핵 리스크로 매출 직격탄을 입은 아픈 전례가 있었던 만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기 전까지 소비 위축이 이어질 가능성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매년 12월은 일년 중 매출이 가장 많이 나오는 대목 시기로 꼽힌다. 그러나 12.3 계엄령 파동이 일어나면서 12월 대목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행히 백화점의 경우 12월 3일 이후 약 일주일간 매출에서 큰 변화가 없거나 겨울 추위로 일부 제품은 매출이 늘어나는 사례도 있었다. 오히려 겨울이 비수기인 편의점의 경우 탄핵정국 12일 동안 여의대 등 일부 시위 장소 일대의 점포에선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12.3 계엄령 파동과 탄핵정국이 유통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은 이유로 계엄령 발동 이후 단시간 내에 국회의 계엄령 해제 결의가 나온 점을 꼽고 있다. 극도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결정적 작용을 했다는 풀이였다. 이같은 분위기는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잘 드러나고 있다. 최근 설 명절 선물세트 사전예약 행사에 돌입한 대형마트는 탄핵정국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당장 매출 타격을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명절 선물세트는 평소에 고맙게 생각했던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인 만큼 (탄핵정국의)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과거 2차례의 '탄핵 학습효과'로 급격한 소비 위축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미 탄핵정국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에게 학습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예전보다는 소비심리 위축 정도가 덜하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 타격을 입은 전례가 있어 유통업계는 여전히 우려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0월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 당시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이듬해 3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에 이르는 기간 동안 국내 소매판매액지수는 97.0(2016년 4분기)에서 89.7(2017년 1분기)로 뚝 떨어진 바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비상계엄 사태로 이미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140조 원이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온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당분간 생계형 소비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좀더 관망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서 교수는 “문제는 박근혜 탄핵 당시에는 3.2% 경제성장률에 상승기류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2% 밖에 안되고 내년에 더 떨어진단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일본의 경우 과거에 디플레이션으로 소비를 워낙 안 살아나니까 국민들에게 상품권을 뿌려준 것처럼 우리 정부도 전통시장 상품권을 제공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하루 손님 한팀 받았다”…소상공인, 탄핵정국 피해 호소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소상공인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면서 매출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특히 숙박업의 경우 내국인은 물론이고 해외 관광객의 발길마저 끊겨 공실률이 치솟아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1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외식업과 숙박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실태조사 결과 비상계엄 및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가 46.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로 당장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정국 불안으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향후 피해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 응답자도 46.6%에 달했다. 외식업계의 경우 송년회 등 연말 단체회식이 취소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고, 숙박업의 경우 국내 관광수요 감소 및 아시아권 국가의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투숙 취소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세종시 소재 한 복합건물에 입주한 음식점 점주는 “공무원 손님이 다수인데, 지금은 공무원의 소비 자체가 정지된 느낌"이라며 “건물 내 다른 매장들도 문을 일찍 닫으니 상가 분위기가 어두워져 손님이 더 안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남 무주군 스키장 인근에서 12년째 펜션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스키장 시즌권은 보통 개장 전 마감이 되는데, 시즌권이 다 팔리지도 않았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취소건만 40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의 경우 12~1월 객실 예약이 다 찼었는데, 올해는 평일 기준 공실률이 50%에 달한다"며 “객실 취소율은 20% 정도"라고 했다. 특히 주 고객이 외국인인 숙박업체는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대규모 행사와 국제회의 등이 전면 취소됐고, 동남아 및 중국 단체 관광 예약도 취소돼 신규 예약 역시 전무한 상황이다. 주로 아시아권 외국인 관광객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대전 소재 관광호텔은 예약이 아예 없다고 전했다. 해당 호텔은 예년 기준 12~1월 예약률이 100%였다. 지리산 인근의 한 숙박업체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예약 10건이 모두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숙박업체는 고객이 오든 안 오든 인건비와 전기료, 난방비 등을 계속 내야 해 어려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40.4%는 이 같은 경제 불확실성이 1~2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고, 2년 이상 장기화 될 것이라는 응답도 17.8%에 달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연말 특수를 고대하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기대감까지 무너진 상황으로, 국회와 정부·중소기업계가 머리를 맞대어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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