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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톺아보기] 친환경 키우고, 성분 더하고…생수도 변해야 산다

국내 생수업계가 친환경 패키지와 기능성 성분을 양 날개 삼아 '먹는 물의 진화' 경쟁을 재촉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 물병의 재활용성을 극대화해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 수분충족의 단순 기능을 넘어 신체 활동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능성분을 더한 혼합음료를 강화해 '먹는 물'의 틈새시장까지 공략하기 위해서다. 9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8일 국내에서 생산되는 생수 제품 최초로 질소 충전 방식을 적용한 '초경량 아이시스'를 선보였다. 500㎖ 페트병 기준 기존 11.6g에서 9.4g으로 18.9% 무게를 줄인 낮춘 것이 특징이다. 용기 경량화를 통해 연간 127톤(t)의 플라스틱 배출량을 감축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내부 압력을 보강한 만큼 패키지 안전성을 높인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제품 내부에 액체 질소 충전 시 액체 질소가 기체로 전환돼 내부 압력이 만들어져 용기 강도가 강화되는 구조다. 패키지 디자인도 물 넘침 현상을 방지하도록 중간 부분이 잘록하게 들어간 원형 페트병을 적용했으며, 음용 후 적은 힘으로 쉽게 구길 수 있어 재활용 편의성을 높였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질소 충전에 따른 생수 맛 변화는 없다. 페트병 경량화에 따른 물류 안정성도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걸쳤다"면서 “이번에 500㎖ 한정으로 선보이나 향후 다양한 용량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샘물도 최근 파우치 형태의 워터팩 패키지를 앞세운 신규 먹는샘물 브랜드 '풀무원투오'를 출시했다. 이 워터팩은 별매품으로 판매하는 전용 디스펜서와 연결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캠핑·야외 활동 등 실외 공간에서도 워터 저그를 통해 음용할 수 있다. 개당 4.2ℓ 용량의 천연 광천수 워터팩으로 진공 방식으로 만들었으며, 3중 구조로 쉽게 찢어지지 않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재활용 분리배출이 가능하며, 현재 회사에서 판매 중인 2ℓ 먹는샘물 페트병형 대비 폐기물 발생량도 54% 절감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색다른 패키지 도입 외에도 기능성 성분까지 더해 혼합음료로 탈바꿈한 제품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수는 크게 먹는샘물과 혼합음료로 구분되는데, 먹는샘물은 수원지에서 취수한 원수를 여과 과정을 거쳐 판매하는 물이다. 혼합음료는 지하수·수돗물 등을 여과한 정제수에 미네랄·비타민 등 기타 성분을 넣어 만든 물이다. 특히, 건강관리 열풍에 따라 면역 관련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생수업계 신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오리온 '닥터유 제주용암수', 빙그레 '아연워터', 한도그린F&B '제주 한라수' 등 후발주자들중심으로 일찌감치 관련 제품을 내놓은 상황이다. 시장 흐름을 반영해 동아오츠카도 지난달 신규 생수 브랜드 '더(THE) 마신다'를 내놓았다. 앞서 2008년 출시한 먹는샘물 브랜드 '마신다'의 라인업 확장 버전이다. 브랜드 첫 제품으로 355㎖ 용량의 기능성 캔 제품답게 면역 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아연 성분도 더했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통상 페트보다 캔의 재활용률이 더 높은데다 캔 특유의 햇빛 차단 효과로 보온과 보냉에 유리하다"면서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더 마신다는 기존 플라스틱 페트 제품과 달리 처음으로 알루미늄 캔 용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이슈&트렌드] 쿠팡·컬리에 무신사·알리까지…이커머스 ‘온라인 뷰티’ 경쟁

이커머스 업계가 최근 뷰티 서비스 확대와 함께 앞다퉈 오프라인 행사까지 동원하며 '온라인 뷰티 시장'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 뷰티 시장은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 비해 미개척지로써 아직 뚜렷한 우위 사업자가 없는데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화장품 거래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 조사결과, 최근 3개월간(6~8월) 온라인 화장품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최대 6.1% 증가했다.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월 6.1%(증감액 586억원), 7월 4.6%(증감액 433억원), 8월 2.5%(증감액 244억원)를 기록하며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의 뷰티 카테고리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컬리가 2022년 뷰티전문관 '뷰티컬리'를 론칭한 후 뷰티 매출이 컬리 전체 매출의 10%까지 확대됐다. 무신사도 2021년 선보인 뷰티 전문관(무신사 뷰티)의 매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뷰티 페스타 이후 지난달 10일부터 22일까지 무신사 뷰티 거래액은 전년 대비 10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무신사 뷰티 방문자 수는 2.3배 늘었고, 신규 첫 구매자 수는 전년보다 2.7배 이상 많았다. 이처럼 지속된 온라인 뷰티 거래액 신장세에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은 뷰티 사업 확대에 더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벽배송 업체 컬리는 뷰티 사업 확대를 위해 이달 10~13일 나흘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컬리 뷰티 페스타 2024'를 연다. 컬리의 대규모 오프라인 뷰티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 90여 개 국내외 뷰티 브랜드가 참가한다. 무신사도 오는 18~20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 성수 스퀘어4에서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개최한다. 앞서 지난 8월19일부터 3주 동안 온·오프라인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진행했고, 지난달 6~8일 사흘간 성수동 일대에서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어 뷰티 수요의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온·오픈라인 병행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뷰티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전문관과 별도 앱을 선보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 쿠팡은 이달에 고급 화장품 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로켓럭셔리서비스를 별도로 선보이는 전용앱 '알럭스(R.LUX)'를 내놓았다. 알럭스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고급)의 합성어로 SK-II와 르네휘테르를 비롯해 에스티로더, 설화수, 비오템, 더 후 등 20개 이상 럭셔리 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쿠팡은 향후 입점 브랜드를 추가할 계획이다. 한국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도 지난달 국내 뷰티 브랜드 전문관 '뷰티탭(Beauty Tab)'을 선보였다. 뷰티탭은 스킨케어, 메이크업, 클렌징, 헤어케어, 바디케어 등 총 10개 카테고리로 구성했다. 현재 입점한 브랜드는 비비랩, 투쿨포스쿨, 바비리스, 스킨푸드, 에스쁘아, LG생활건강, 에뛰드 등 총 20개다. 알리는 인기 브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뷰티 브랜드 존과 시즌별 오픈런 특가 및 단독 타임 딜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온라인 뷰티 시장은 오프라인 시장에 비해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아직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사업자가 없다. 따라서 이커머스 기업 뷰티 사업 확대가 현재 CJ올리브영이 독주하고 있는 국내 화장품 유통 시장 판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리브영은 국내 헬스앤뷰티(H&B)스토어 시장 1위 업체로,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1조8603억원이던 올리브영은 매출은 2023년 3조8612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 매출 역시 역대 가장 많은 2조287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온라인 뷰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큰 요인으로 최근 뷰티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꼽는다. MZ세대(1980~2000년 초반 출생) 중심으로 개인별 맞춤형 화장품을 찾는 수요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뷰티 시장 성장세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전 유통학회장 출신)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눈·코 등 특정 부위를 꾸밀 수 있는 원포인트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이처럼 K뷰티 시장이 퍼스널(개별화)화 되면서 AI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화장품이 나오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공간이 한정돼 다양한 제품군을 소화하지 못한다"면서 “반면에 이커머스는 무한대로 매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만큼 화장품사업 확대가 이커머스의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기자의 눈] ‘티메프 규제’, 이커머스 생태계도 고려해야

“규제는 한 번 생기면 없애기 힘들잖아요. 취지는 이해하지만 우려도 큽니다." 대규모 정산 지연사태를 촉발한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 규제가 조만간 가시화될 조짐에 이커머스업체 한 관계자의 우려 섞인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제2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를 만들어 판매자와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규제라는 게 특정기업을 넘어서 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온라인 플랫폼산업 성장과 유망 스타트업의 신규 진입을 가로막는 '허들(장애물) 역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걱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티메프 사태 방지를 위해 대규모유통업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등 개정안의 여론수렴 공청회를 열었다.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안은 재화·용역 거래를 중개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에 정산기한 준수 및 대금 별도관리 의무 부여'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전자결제대행(PG)사의 미정산자금 전액에 별도관리 의무 부과'와 'PG사 건전경영 유도를 위한 실질적 관리·감독 장치 마련'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정부는 아직 개정안의 △적용 대상 기준 △정산기한 △대금 별도관리 비율 등 세부사항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법 적용 기준을 '중개거래 수익'으로 할 것인지, '중개거래액 전체'로 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논의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규제 움직임을 바라보는 이커머스업계는 '과잉규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에 시행될 규제가 전자상거래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단 이유에서다. 앞서 티메프 사태 여파가 일파만파 확산되며 이커머스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당시에도 업계 한켠에선 섣부른 규제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티메프 사태의 본질이 결국 티몬·위메프 두 기업의 재무 건전성 악화로 초래된 것인만큼 향후 이커머스기업 재무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재무적 관점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산주기 규제에도 비판적이다. 정산주기 규제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적용하는 경우로 일괄 규제 시 판매자 성장에 장기적으로는 방해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규제 움직임과 업계 일각의 역효과 우려가 혼재하는 가운데 국민 여론은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규제가 만능이 되어선 안된다. 자칫 '빈대(티메프) 잡으려다 초가삼간(이커머스 생태계) 다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정부의 더 신중하고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2024 국감] 여야, ‘배달앱·티메프’에 칼날 세운다

8일 열리는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는 배달 앱의 수수료 일방적 인상과 티몬·위메프(티메프)발 대규모 미정산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 대책을 놓고 여야 의원의 집중 질타가 가해질 전망이다. 배달앱 수수료 인상과 티메프 사태는 불경기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중기부 국감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매서운 추궁과 함께 정부의 실질적이고 신속한 지원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8일 중기부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 배달 앱 3사의 대표이사들을 모두 증인으로 채택했다. 피터얀 바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김성환 의원을 비롯해 총 5명의 의원들로부터 출석을 요구받았고, 전준희 요기요 대표와 강한승 쿠팡 대표, 부장판사 출신으로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전격 영입된 함윤식 대외 및 법무총괄 부사장도 증인 명단에 올라 있다. 다만, 7일 본지 취재 결과, 요기요 대표는 증인 출석이 취소됐고, 쿠팡 대표도 자회사 쿠팡이츠 관계자로 대체될 것으로 확인됐다. 배달 수수료에 따른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갈등은 해결의 접점보다 갈등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 앱과 입점업체 간 상생협의체가 발족했으나,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배달 앱 보이콧'에 나서면서 점점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배달 앱 1위인 배민은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상생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입점업체들이 배민의 안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기까지 다소 간 진통이 예상된다. 배달 앱과 입점 업체 간 상생협의체 6차 회의는 국감 당일인 8일로 예정돼 있으며, 협의체는 이달 중 결론을 낼 계획이다. 국회 산자위는 '티메프' 사태와 관련된 증인도 채택했다. 조성호 전 공영홈쇼핑 대표이사는 티메프 사태 관련 공영홈쇼핑의 부실경영 문제로 증인대에 서게 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티메프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8억4000만원을 받지 못했다. 또 신정권 베스트커머스 대표 겸 티메프 사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양인철 푸드조아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해 피해자들의 입장을 밝힌다. 다만 티메프 사태를 촉발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이시준 재무본부장은 정무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구 대표는 큐텐그룹 계열사·자회사 임직원의 임금·퇴직금 미지급 등 임금 체불과 관련해 환경노동위원회에도 증인으로 참석한다. KT&G와 일동후디스 대표도 이날 산자위 국감장 증언대에 선다. 방경만 KT&G 대표는 전자담배 소매 마진율과 관련된 개선책과 불공정 판매 강요 문제를, 이준수 일동후디스 대표는 광주지역의 기업 '아이밀'의 상표권을 침해한 문제를 추궁받을 전망이다. 또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도 주요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지 교육 스타트업 텐덤의 유원일 대표는 중소기업 기술 탈취 피해 사례를 증언할 전망이다. 텐덤은 진학사와 아이디어 탈취 피해 소송을 벌여 손해 배상금 2000만원을 인정받았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제약 빅2 유한양행·녹십자, ‘성장 저력’ 과시

전통제약사 매출 1·2위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나란히 올해 3분기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룬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보이다가 주력 신약의 미국시장 진출을 통해 상위 5대 제약사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매출 5516억원, 영업이익 347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4.2% 늘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9억원에서 3755.6%나 증가한 성적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6% 증가에 그치고 영업이익은 61.7%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성적으로 올해 전통제약사 첫 매출 2조원 돌파 기대감도 더욱 높였다. 이러한 호실적은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가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음으로써 얀센 모회사 존슨앤드존슨(J&J)으로부터 6000만달러(약 804억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받게 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달에는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에 1077억원 규모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매출 4969억원, 영업이익 433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1%, 32.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0% 줄고 영업이익도 74.3%나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반등에 성공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성장은 지난 7월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미국에서 출시된 것이 주효했다. 알리글로는 미국 3대 처방급여관리업체(PBM)와 계약을 체결하고 주요 보험사 3곳의 처방집에 등재되는 등 현재까지 미국 내 사보험 가입자의 80%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며 지난 8월부터 현지에서 환자 투여가 시작됐다. 또한 GC녹십자는 지난달 독감백신 '지씨플루'가 2년 연속 태국 정부의 입찰 물량을 전량 수주하는 등 해외 백신 사업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상위 5대 제약사 중 매출 성장률 1·2위를 차지하며 올해 전체 매출 1·2위 자리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매출 격차를 줄여온 것과 달라진 양상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수년간 마땅한 신약 출시가 없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3.1%에 이어 올해 상반기 1.9%에 그쳤다. 상위 제약사 평균 7~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렉라자의 1년 약값이 국내 약가의 3배가 넘고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보다도 높은 2억9000만원으로 책정돼 수익성을 개선할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0월 실적 저조 영향으로 희망퇴직 접수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 개최한 창립 57주년 기념식에서는 알리글로의 미국 FDA 승인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차경일 R&D부문 MSAT 본부장 등 2명이 지난해 수상자가 없었던 '녹십자 대장' 포상을 받았고 이밖에 300명의 임직원이 각종 표창을 받는 등 지난해와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업계는 렉라자가 현재 표준 치료제인 타그리소보다 우수한 효능을 보이고 있고 알리글로 역시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한 만큼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실적 반등은 오는 4분기와 내년에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CJ제일제당, 기내식·극장식으로 ‘B2B 키우기’

CJ제일제당이 맞춤형 메뉴를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K-푸드를 키워드로 내·외항사 대상으로 기내식 공급을 확대하고, 영화관 등 비(非) 식음료(F&B) 공간까지 B2B 편의식 납품처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7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이달부터 K-만두를 앞세워 호주 콴타스항공 기내식으로 비비고 만두 2종(돼지고기∙돼지고기&김치맛 찐만두)을 납품하고 있다. 영국과 싱가포르, 필리핀 마닐라, 일본 도쿄 등을 오가는 국제선은 물론 퍼스(Perth)행 국내선 고객들의 간식으로 제공 중이다. 외항사가 국제 노선에서 기내식으로 비비고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현지 원재료·생산을 중시하는 호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현지 공장에서 만드는 만두를 선보이기로 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업계는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기내식 사업을 본격화하는 이유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꼽는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336억달러를 기록한 세계 기내식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오는 2031년 474억3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콴타스항공 공급 외에도 CJ제일제당은 올 들어 하늘길에 오른 내·외국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기내식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 5월부터는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업계 최초로 유럽 노선을 취항한 티웨이항공과 손잡고 인천-자그레브(크로아티아) 노선 이용객들에게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노선에 제공되는 기내식은 양사가 공동 개발한 소고기 버섯죽·소시지&에그 브런치 등 '원밀형(One Meal) 제품이다. 통상 유럽행 노선은 비행시간만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장거리 이동에도 부담이 없는 메뉴 위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기내식 개발 역량을 발판으로 CJ제일제당이 눈여겨보는 또 다른 시장은 극장식이다. 지난달에는 그룹 계열사인 CJ CGV와 협업해 엔터테인먼트 식음료(F&B) 솔루션 브랜드 '씨네밀(Cinemeal)'을 선보였다. 조리 전문가가 상주하는 F&B공간 외에도 비식음료 공간까지 트레이푸드(Tray-food)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특히, 영화관 등 까다로운 조리 조건을 요구하는 공간 특성을 고려해 데우기만 해도 외식 수준의 맛 품질을 구현하도록 메뉴 구색도 힘줬다. 현재 CGV 직영점 101곳에서 판매하는 불고기 김치볶음밥, 소시지 에그브런치, 떡볶이, 비프스튜, 소고기 버섯죽 5종이 대표 제품이다. 간편식에 무게를 둔만큼 메뉴 모두 조리 시간이 5분을 넘지 않도록 설계했으며, 취식 시 뜨거움·쏟음을 고려해 별도의 사각 쟁반을 제공함으로써 떠먹기 편한 제품 위주로 구성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내식은 K-기내식을 대표할 수 있는 맛 품질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진화, 발전하고자 한다"면서 “급식과 외식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공간에서도 제공이 편리하고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B2B 편의식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무선청소기 ‘다이어트’로 로봇청소기 득세 막는다

로봇청소기가 국내 신혼가전 필수품으로 떠오르며 가정청소기의 대세로 자리잡자 국내외 가전 브랜드들이 1~2㎏급 초경량 무선청소기를 대항마로 내세우고 고객잡기에 나섰다. 로봇청소기는 바닥청소에 특화됐다는 한계를 안고 있어 한 손으로 가볍게 들고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기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을 겨냥해 잇따라 초경량 무선청소기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7일 쿠쿠홈시스에 따르면, 지난 7월 1.2㎏ 경량 무선청소기인 '파워클론 Slim'을 출시한 이후 청소기 라인 전체 판매량이 8월에 35.6% 급증하는 등 신제품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쿠쿠홈시스의 '파워클론 Slim'은 기존 모델 대비 무게를 30% 줄인 것이 특징으로, 연장관과 브러시 롤러를 본체에 모두 결합해도 총 무게가 1.85㎏ 수준이다. 가로 24㎝, 세로 26㎝의 작은 크기와 얇은 흡입 통로, 고성능인 BLDC 모터 탑재로 작은 틈새 청소에도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쿠쿠홈시스는 장롱 위나 커튼 봉과 같이 높은 곳을 청소하기 용이하도록 2단 길이 조절 연장관과 흡입 헤드를 더한 '파워클론 미니'도 출시해 함께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가전 브랜드인 테팔도 최근 핸디형 1.2㎏, 총 무게 2㎏로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무선청소기 '화이트포스'를 새로 내놓았다. 테팔은 “기존 제품 대비 크기는 줄였되 140W의 강화된 파워로 흡입력은 40% 높였다"며 “더욱 강력한 청소가 필요할 때는 별도 부스트업 버튼으로 최대 15분까지 흡입력을 높여 사용할 수 있다"고 신제품을 소개했다. 부드러운 핸들링이 가능한 좌우 180° 회전 헤드와, 원터치 먼지통 비움 기능, 소파 브러쉬 및 틈새 브러쉬 등 악세사리 추가 등으로 활용성을 높인 것도 '화이트포스'의 특징으로 꼽았다. 미국 가전기업 샤크닌자의 청소기 브랜드 샤크도 한국 주거 환경에 맞춰 청소기 헤드 크기를 줄인 신제품 '에보 파워 시스템 네오/네오+'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에보 파워 시스템 네오'와 '네오 플러스'는 각각 1.5㎏와 1.7㎏의 가벼운 무게로 출시했다. 먼지의 양을 인식하여 흡입력을 자동 조절하는 'IQ 센서'와 바닥재의 종류를 자동 인식해 브러시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플로어 센서' 등 지능형 센서도 탑재했다. 먼지를 긁어내는 데 용이한 미니 모터 헤드와 이불용, 틈새용 노즐도 함께 제공한다. 최근 신혼부부와 1~2인 가구에게 로봇청소기가 필수 가전으로 떠오르며 지난 2022년 로봇청소기 시장은 3000억원 규모로 확대된 데 이어, 올해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바닥 청소의 경우 로봇청소기가 대세로 떠올랐으나, 좁은 틈새나 커튼 봉, 장롱 위 등은 로봇청소기로 청소가 어렵다. 그런 만큼 가전기업들은 크기 부담을 줄이고 바닥 뿐 아닌 좁은 틈새나 가구 위 부분을 청소하기 용이한 초경량 무선청소기를 출시해, 기존 타겟층 뿐 아닌 로봇청소기 하나만으로는 아쉬움을 느끼는 가구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을 내세우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와 1~2인 가구에게 맞춰 선보인 초경량 무선청소기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3분기 실적 부진 면세점, 中경기부양에 혹시나…

국내 면세점업계가 3분기에도 2분기와 비슷한 저조한 실적이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쳐 업황 회복에 일말의 기대감을 거는 분위기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면세점을 찾는 내외국인 구매 객단가가 예전과 달리 높지 않은데다,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점 육성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기조여서 국내업황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들은 올 3분기에도 지난 2분기와 유사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기업 면세점들은 지난 2분기 줄줄이 적자를 면치 못하거나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됐다. 호텔롯데는 2분기 25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70% 이상인 183억원이 롯데면세점에서 발생했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 면세점 부문은 영업이익이 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3.8%, 면세점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의 2분기 영업이익은 86억원으로 86%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사업 부문은 39억원 영업손실로, 전년 동기 대비(8억) 적자폭이 더 커졌다. 이러한 흐름은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업황 회복을 기대할만한 뚜렷한 호재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면세점들은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끝났음에도 핵심 고객인 중국 단체관광객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방한 외국 관광객의 소비 패턴도 달라져 면세점을 찾는 관광객이 줄고 구매 객단가도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떄문에 일각에선 공항면세점 사업도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국제 공항공사는 지난해 임대료 체계를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당 임대료로 바꿨다. 즉, 여객수 증가에 비례해 임대료를 납부하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6월 인천국제공항 여객 실적은 약 3400만 명으로 1년 전(2440만 명)과 비교해 40%가량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상반기(3525만 명)와 비교하면 97%가량 회복한 수치다. 현재 내외국인들의 면세점 구매 객단가가 예년과 같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매출과 비례하지 않는 여객 수 임대료 체계는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단 분석이다. 앞서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빠진 가운데 지난해 진행된 인천공항 입찰에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현대면세점에 비해 높은 금액을 임대료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업구역별 품목 차이가 있는 만큼 일괄적인 비교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최근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치면서 시장 한켠에선 면세점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국인민은행(PBC)은 주요 정책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주택담보대출 조정, 주식시장 지원을 포함한 전면적인 경기부양 패키지를 발표했다. 또한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행장은 필요하다면 통화완화 정책을 추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면세점 육성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만큼 국내 면세점의 업황 회복 여부를 점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도시 내 면세점 관리에 관한 임시 조치'를 시행하고 주요 도시에 시내면세점 8곳 신설 작업에 착수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 시내면세점은 기존 6곳에서 27곳으로 늘어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경기부양을 하면 경기가 좀 더 좋아질 테니 씀씀이도 좋아지고 한국 면세품에 대한 니즈도 더 커지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기대감도 있다"면서도 “오히려 지금 중국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지금 면세 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반대로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어 (업황 회복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홈플러스, 이번엔 강정…당당치킨 메가히트 잇는다

홈플러스는 9일 강정 브랜드 '솥솥'을 새롭게 선보이고 '제 2의 당당치킨' 히트를 노린다. 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솥솥은 '가마솥 비법, 한솥 강정'의 약자로, 가마솥에서 조리한 것 같은 강정의 맛과 식감을 마트 델리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강정 브랜드다. 상품 포장도 가마솥을 형상화 한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솥솥은 100% 닭다리살과 특대 크기 새우를 사용했으며, 식어도 바삭함을 유지하는 꾸덕한 특제 소스와 정통의 맛부터 최근 마라맛까지 전문점을 능가하는 다채로운 맛을 자랑하는게 특징이라고 홈플러스는 소개했다. 특히, 솥솥은 총 6종의 다양한 메뉴 구성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한판닭강정'은 국내산 청양고추와 조청쌀엿을 고온에서 장시간 끓여 깊고 진한 맛을 자랑하며, '허니닭강정'은 국내산 사양벌꿀을 함유하여 '단짠단짠(달고 짜고)' 남녀노소 좋아하는 맛을, '매콤깐풍닭강정'은 매콤새콤 질리지 않는 특제 깐풍기 소스로 고급 중식당의 맛을 구현했다. 또한, '버라이어티 닭강정'은 한판·갈비왕·꿀마늘닭강정 3가지 맛을 한 번에 담았다. 가격은 각 1만5990원이다. 홈플러스는 강정 브랜드에 새롭게 새우 메뉴를 추가했다. 특대 크기 새우를 사용해 꽉찬 식감을 자랑하는100% 수제 새우강정은 청양고추와 조청쌀엿으로 끓여 낸 '한판새우강정'과 마라 마니아층을 위한 '마라새우강정' 2종으로 선보인다. 가격은 각 1만7990원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2년 델리 상품 '당당치킨'을 당시 5990원의 저렴한 가격에 출시해 큰 인기를 끌며 누적 1000만 팩 이상 판매량의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관련 신제품을 이어가고 있다. 한아름 홈플러스 델리사업팀장은 “마트 델리 상품은 집에 가져가서 먹더라도 맛이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마트 델리로서의 본질에 충실함은 물론 맛과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솥솥' 강정을 통해 당당치킨의 성공 계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종근당, ‘메세나 경영’ 제약업계 선도

종근당이 국내 신진 미술작가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통해 제약업계의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활동을 총칭하는 용어)'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6일 종근당에 따르면 지난 9월 27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제2회 종근당 예술지상 역대 선정작가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회는 지난 2017~2021년 5년간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된 작가 총 15명의 신작 81점을 선보이는 행사로 지난 2019년 제1회 역대 선정작가전에 이어 2회째 개최됐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2012년 종근당이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신진 미술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매년 45세 이하 신진작가 3명을 선정해 1인당 매년 1000만원씩 3년간 창작지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미술계에 따르면 매년 수많은 신진작가가 배출되지만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프로그램이 부족해 유망 신진작가가 한국 미술계 중심에 진입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종근당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유망 신진작가를 3년간 지원하고 3년째 되는 해에는 기획전 기회도 제공해 체계적으로 돕는다는 점에서 미술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회처럼 5년마다 역대 선정작가전도 개최함으로써 작가와 관람객이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전시회장에는 2017~2021년 선정작가 15명의 작품 81점 외에 2012~2016년 선정작가 15명의 특별전과 2022~2024년 선정작가 9명의 최근작품 특별전도 함께 열려 총 39명의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작가 모두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난 13년간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된 작가들의 인터뷰 영상과 도록, 작가 개인 출판물 등을 전시하는 아카이브 구역도 마련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이번 역대 선정작가전과 별도로 종근당은 지원 3년차를 맞은 선정작가들에게 기획전 기회를 주기 위해 오는 10~21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2022년 선정작가인 박시월, 오세경, 최수정 3인의 3년간 창작 작품을 선보이는 '제11회 종근당 예술지상 기획전'도 개최한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 3월 2024년 올해의 작가로 박노완, 박웅규, 장파 등 3인을 선정했다. 이밖에 종근당은 2011년부터 전국 병원을 순회하며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을 위해 성악가, 뮤지컬배우, 오페라단이 참여하는 오페라와 콘서트 공연 '오페라 희망이야기 콘서트'와 어린이환자를 위한 '키즈 오페라' 공연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등 꾸준히 공연을 선보여 현재까지 희망이야기 콘서트 70여회, 키즈 오페라 220여회 개최했으며 지난달에는 전남대병원과 전남대어린이병원에서 '희망이야기 오페라&콘서트'와 키즈 오페라 '룰루랄라 매직 해적단' 공연을 각각 선보였다. 종근당 관계자는 “역대 선정작가전은 가능성을 인정받은 신진 회화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동료 작가들과 회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선정작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으로 현대미술 작가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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