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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파업에 시민 불편 가시화···수도권 교통 대란 우려

5일 수도권 전철과 KTX 등 철도를 운영하는 전국철도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을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운행 차질과 시민 불편이 발생했다. 여기에 지하철 1~8호선을 담당한 서울교통공사노조 등도 다음날부터 전면 파업을 예고해 출퇴근길 교통 지옥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열차 운행이 파행됐다. 수원역에서는 오전 10시10분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서울 수도권 전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 등 열차도 오전 9시를 전후로 속속 지연됐다. 파업 예고기간 열차 종류별 평시 대비 운행률은 수도권전철 75%, KTX 67%, 새마을호 58%, 무궁화호 62% 등으로 예상된다. 인력은 필수유지인력 1만348명과 대체인력 4513명 등 모두 1만4861명으로 운용된다. 이는 평시의 60.2% 수준이다. 철도노조 파업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3개월만이다. 노조 측은 임금인상, 임금체불 해결, 성과급 정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서울역을 포함해 부산역 광장, 대전역 국가철도공단 앞, 경북 영주역 광장, 광주송정역 광장 등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코레일 사측은 노조 총파업 돌입에 따라 이미 구축해둔 비상 수송체계 시행에 들어갔다. 코레일은 정정래 부사장을 중심으로 24시간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는 한편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코레일은 열차 이용객 혼란을 막기 위해 모바일 앱 코레일톡과 홈페이지, 역 안내방송, 여객안내시스템(TIDS), 차내 영상장치 등을 통한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다. 파업으로 운행 중지된 열차 승차권 예매 고객에겐 지난 3일 오후 6시부터 개별 문자메시지(SMS)와 코레일톡 푸시 알림을 발송하고 있다. 추가로 운행이 조정되는 경우 실시간으로 코레일톡과 홈페이지 팝업을 업데이트하고 문자메시지로 안내하기로 했다. 파업 예고 기간 중 승차권을 반환 또는 변경하는 경우 모든 열차의 위약금은 면제된다. 운행이 중지된 열차 승차권은 따로 반환신청을 하지 않아도 일괄 전액 반환된다. 다음날로 예정된 서울 지하철 총파업 실행 여부는 막판 본교섭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5일 늦은 시간까지 대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제1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이날 오후 4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본교섭을 시작한다.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와 본교섭도 오후 5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1·3노조는 최종 교섭 결렬 시 총파업에 나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날 늦은 시각까지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이 예상된다. 제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도 역시 이날 오후 4시30분 공사 본사에서 본교섭을 벌인다. 2노조는 앞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건이 부결돼 1·3노조와는 달리 단체행동에 나서지는 않는다. 공사가 3개 노조와 개별 교섭을 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하철 노사 간 협상 핵심 쟁점은 임금인상률이다. 1노조는 6.6%, 2노조는 5.0%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3노조는 가장 높은 7.1% 인상을 요구 중이다. 사측은 정부 지침에 따라 2.5% 인상 카드를 제시했다. 협상이 결렬되면 노조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철도노조 무기한 총파업과 맞물려 수도권 '교통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은 ‘빛좋은 개살구’?

정부가 최근 1기 신도시 선도지구를 지정하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계획대로 2030년 입주 등 재건축이 성공하면 주거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예정된 일정 준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사업성·추가분담금 등 걸림돌이 많고 선도지구에 주어질 혜택들도 이미 메리트를 상실해 '빛좋은 개살구'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당수의 선도지구에서 재건축 추진 자체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4일 정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에 13개 구역, 3만5987가구를 지정했다. 국토부는 2026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거쳐 2027년까지 13개 구역의 이주를 마치고 착공에 들어가 2030년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사업 일정 자체부터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수억원의 추가 분담금이 예상되는 등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고 있고, 이주 대책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선도지구가 지정됐다. 실제 재건축 돌입시 조합내 찬반 갈등과 이주 지연 등으로 정부가 제시한 2027년 착공과 2030년 입주는 이미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사업을 진행하려면 기본계획수립, 정비계획수립, 이주, 철거, 착공 등 10여 단계의 과정이 필요하다. 추가 분담과 관련해 주민간 이견이 예상되는 만큼 조합 설립에만 최소 1~2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주에서 상당한 시간이 예상된다. 3만6000가구가 한꺼번에 이사를 해야 해 해당 물량의 공급이 쉽지 않고, 이주한다고 해도 수요로 인해 매매 및 전세 가격이 급등할 수 있어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선도지구가 이미 메리트를 잃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사업성 확보를 위해 선도지구에 안전진단 완화·면제를 비롯해 용도지역 변경, 용적률 상향, 인허가 통합심의, 도정법 등 타법상 정비구역 지정과 같은 혜택을 줄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 및 개별 지자체들이 재개발 규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 사실상 선도지구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가장 큰 걸림돌은 추가 분담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자잿값이 상승하고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재건축시 추가 분담금은 필수가 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4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4년 전인 2020년 9월(100.64)과 비교하면 30% 이상 오른 수치다. 이처럼 추가 분담금 없이는 재건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수억원 수준의 분담금이 요구된다면 계획된 사업 진행 속도에 차질이 생기며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내에서도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재건축에서 가장 걸림돌이 될 문제는 수익성 문제"라며 “선도지구 신청 과정에서 주민들의 동의율이 높았던 것은 신청 및 재건축 자체에 대한 동의였기 때문이며, 추가 분담금이 수억원 발생할 경우에도 찬성할 것인지는 별도의 문제"이라며 “신청 과정에서 현실적인 부분들을 많이 생각하지 않고 '일단 무작정 선정되고 보자'라는 분위기로 진행됐기 때문에 추가 분담금 규모가 최대의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재건축 사업은 구조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없다"며 “2030년 입주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아무리 빨라봐야 10년 이상 걸려 2030년대 초중반까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리얼+스타]10년 만에 60억↑…카라 한승연의 ‘똑똑한’ 꼬마빌딩 투자

2007년 데뷔한 아이돌 그릅 카라의 한승연은 노래와 연기를 넘나들며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그녀는 부동산 재테크에서도 성공해 100억원대의 건물주로 잘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그녀의 성공이 '기본에 충실한' 똑똑한 투자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연 한승연이 지킨 '기본'은 무엇이었을까? 3일 한씨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건물을 찾아가봤다. 위치상 이 건 물은 서울 지하철 7·수인분당선 강남구청역과 7호선 청담역 사이에 위치한 초역세권이었다. 두 역에서 모두 도보 5분 거리에 불과해 접근성이 뛰어났다. 비록 청담역 대로변 학동로 근처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었지만 사거리 코너에 있어 큰 길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가시성이 좋았다. 대로변 바로 안쪽에 있는데다 차도가 좁지 않아 차량으로 직접 접근도 가능했다. 건물 디자인도 매우 세련된 모습이었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은 현재 한 연예기획사에서 통째로 임대하고 있었다. 인근에는 강남세무서와 강남구청이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았고, 아파트 단지도 여럿 있어 활발한 골목 상권이 형성돼 있었다. 한씨는 2014년 4월 개인 명의로 1988년 준공, 대지면적 307.4㎡(약 93평), 연면적 867.32㎡(약 263평)의 건물을 매입했다. 당시 매입가는 45억5000만원이었다. 이를 3.3㎡(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4900만원 수준이다. 한씨는 매입가 중 27억을 대출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씨는 낡은 건물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2014년 건물 매입 후 이듬해 6월 곧바로 새 건물을 짓기 시작해 2017년 1월 공사를 끝냈다. 이 공사에는 약 18억4000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고려하면 한씨가 이 건물에 투자한 총 금액은 약 64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건물 매입 당시 인근 매입가가 평당 3000만~400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씨가 다소 과도한 투자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건물의 가치는 2배 이상 상승해 한씨가 최소한 6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인근의 한 건물은 2020년 4월 321억원(평당가격 약 1억3800만원)에 거래됐으며, 또 다른 건물은 지난 1월 410억(평당가격 약 1억6900만원)에 매도됐다. 앞선 두 건물의 거래 시기가 1년 여 전으로 이후 다소 가치가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씨의 건물은 최소 평당 1억4000만원 이상, 총 13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게 인근 부동산 업소들의 전언이다. ​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씨 건물 인근 시세는 1종 일반주거지역이 평당 1억원, 2종 일반주거지역이 1억4000만원, 3종 일반주거지역이 1억5000~2억원 정도 된다"면서 “위치와 지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씨의 건물은 2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해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매입 당시 대비 최소 60억원의 차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비싸게 샀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대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똑똑한 투자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담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용도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씨의 건물은 2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해 평당 최소 1억4000만원 수준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건물의 10년 사이 3배 가량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학군은 배신 안한다” 지방 아파트 ‘입시 요충지’ 주목

지방 아파트 시장 침체에도 '입시 요충지'로 분류되는 일부 단지는 상승세를 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학군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지역의 경우 수요가 워낙 탄탄해 매매 뿐 아니라 분양 시장에서도 흥행이 예고되고 있다. 3일 업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등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에 있는 '힐스테이트 범어' 전용면적 84㎡ 매물이 지난 10월 16억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5월 나온 역대 최고가 기록을 3년5개월여만에 회복했다. 범어동은 대구 지역 대표적인 학군지로 꼽힌다. 힐스테이트 범어는 414가구 수준 소규모 아파트임에도 2020년 준공된 신축 매물이라는 이유로 인기를 끌고 있다. 10월 기준 대구 수성구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3.3㎡당 1667만원이다. 이는 대구 전체 평균가(1179만원) 대비 40% 이상 높은 수치다. 울산광역시 상황도 비슷하다. 대표 학군지 중구 신정동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남구 대비 2배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문수로 대공원 에일린의 뜰'은 지난 8월 전용면적 84㎡가 9억4700만원으로 거래됐다. 84㎡ 기준 울산 남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과 천안 서북구 불당동에서도 학군을 앞세워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에 '크로바 아파트' 전용면적 84㎡가 지난 6월 10억800만원으로 거래됐다. 대전 서구 평균 가격(약 4억1000만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천안 불당동 '천안불당지웰더샵' 전용면적 84㎡는 7월 8억47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천안 서북구 평균 시세(약 3억7000만원)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분양 시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전라북도 전주 완산구 서신동 '서신더샵비발디'에는 지난 2월 644가구 일반공급에 3만5797명이 몰렸다. 대표 명문 학교인 서신중, 상산고 등이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면에 공급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는 1~3차에 걸쳐 총 6만4086명의 청약자를 모았다. 인접한 배방읍에서도 8월에 분양한 '아산배방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가 1순위 평균 경쟁률 약 15대1을 기록했다. 읍·면 지역이지만 농어촌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생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졌다는 점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달 분양을 앞둔 '아산탕정 자이 퍼스트시티'의 경우 농어촌특별전형에 도전할 수 있으면서도 천안 불당동 일대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축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지방에서는 교통만큼이나 교육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특정 (학군) 지역이 주목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너무 비싼 서울 집값’ 역효과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신축 아파트 인기가 높은 서울 강북권에서 분양가 15억원대 아파트들의 미분양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수요자들이 “집값이 너무 비싼데다 앞으로 오를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다"며 선뜻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새 치솟은 공사비와 소득 대비 너무 오른 집값이 부동산시장 침체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평)당 평균 2041만원으로 전년(1800만원) 대비 241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분양가(5297만원)는 평당 2657만원이 올라 전용 84㎡ 기준 9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양가 급등은 부아파트들의 청약 미달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단지는 총 64개 단지이며, 이 중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된 단지는 34.38%(22곳)에 불과했다. 최근 서울에서는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는 아파트 분양에서 마저 높은 가격을 이유로 대형 평형이 미달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약 15억원 수준으로 형성된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는 최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1414가구 모집에 2만1129명이 몰리며 약 14.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용면적 105㎡ 이상인 중대형 타입은 16개 중 무려 8개 타입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 및 집값이 급등하자 외지인 투자 또한 감소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거주자 외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전체의 22.7%로 지난해(24.6%) 대비 약 2%포인트(p)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24.9%)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22년 집값 하락 당시 상대적 안전 자산이라고 평가되는 서울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지난해(24.6%) 2006년 관련 통계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지연과 더불어 집값 급등으로 인한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1년 만에 다시 하락하는 모양새다. 서울의 집값은 전 세계 기준으로 봤을 때도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주요국 가격 통계 비교사이트 '넘베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지난 6월 기준 25.1인 것으로 집계됐다. PIR이란 서울 지역의 연평균소득을 모아 중간값 수준의 주택을 구입할 때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중위권 소득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25년 정도 걸린다는 얘기다. 이는 파리(17.8), 로마(15.1), 런던(14.8), 뉴욕(14.0) 등 세계 각국 주요 도시보다 두배 가깝게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2013년 10.4배에 그쳤던 서울의 PIR은 2017년에는 17.8배까지 오르더니 2019년에는 20.7배로 집계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현재 우리나라 집값이 높은 측면도 있지만,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다 보니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모든 가격이 다 오르는데 임금만 안 오른다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르포]전시·행사는 강남?…서울 서부 ‘코엑스 마곡’이 뜬다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건물이 보이니 찾아오기 편해요. 내부도 너무 깔끔하게 조성됐네요."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30대 여성의 말이다. 서울 최대 규모 MICE 복합단지가 서부권에도 조성됐다. 롯데건설이 시공한 '르웨스트' 일부인 코엑스 마곡이 문을 열면서다. 코엑스 마곡은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가 교차하는 마곡나루역 바로 앞에 자리잡았다. 지하 통로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이 있다. 역 앞 광장으로 나가면 눈앞에 큼직하게 'COEX'라는 글자가 보인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다. 인천·김포공항에서 공항철도를 타거나 강남권에서 9호선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공항고속도로나 올림픽대로를 이용해 방문하기도 수월하다. 코엑스 강남과 비교해 전시 공간으로 진입이 훨씬 편리했다. 1층 입구로 들어서면 곧바로 홀 입구가 보인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5분 안에 표를 발급받고 내부로 입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르웨스트 연면적은 84만㎡로 코엑스 강남(46만㎡)의 약 1.8배 규모다. 단지는 총 4개 블록으로 나뉜다. 코엑스 마곡은 4개 블록 중 규모가 가장 큰 CP1에 위치한다. 지하 2층~지상 5층에 7452㎡ 규모 전시장을 갖췄다. 최대 2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르웨스트홀 등 회의실도 마련됐다. 1층부터 5층까지 뻥 뚫린 구조라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건물 양쪽에 위치한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이동이 수월하다. 2층에 마련된 운영사무실에서는 4~5명 가량 직원들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5층까지 다양한 규모 회의실이 마련돼 있다. 각종 세미나, 콘퍼런스, 학술회 등 개최가 용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1층 전시공간은 '서울리빙디자인페어 in 마곡' 현장을 찾은 인파로 붐볐다. 1994년부터 디자인하우스와 코엑스가 공동 주최해온 행사다. 가구·가전, 인테리어자재·설계, 조명, 침구·패브릭,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130여개 브랜드가 부스를 꾸몄다. 관람객은 어린 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됐다.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시니어 등을 겨냥한 다양한 리빙 콘텐츠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문객들은 넓고 쾌적한 공간 배치가 마음에 든다고 입을 모았다. 한 60대 여성은 “화장실도 깨끗하고 실내 공간도 쾌적해 만족스럽다"고 했다. 코엑스 마곡 주변에는 서울식물원, LG아트센터, 스페이스K 서울 미술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비즈니스 출장객이나 여행객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볼거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르웨스트 CP1에는 4성급 호텔 '머큐어 앰버서더 서울 마곡', 쇼핑몰 '더 스퀘어', 업무시설 '르웨스트 시티 타워' 등도 들어섰다. 코엑스 마곡은 입지부터 시설까지 다양한 국내외 행사 개최에 유리한 조건을 두루 갖춘 공간이었다. 앞으로 서울 강남에 쏠린 MICE 수요를 서부권으로 분산시키는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분양탐방]“학세권에 설계 좋지만, 강북권 14억은 부담”

“집이 면적에 비해 넓게 나와서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가격이 조금 높은 것 같긴 하지만 발코니 확장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된다." 29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마련된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견본주택에서 만난 50대 여성의 말이다. 이날 찾은 창경궁 롯데캐슬 견본주택은 주중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 강북권에 새로 들어설 신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을 대변했다. 롯데건설이 선보이는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성북구 삼선5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파트 단지로 지하 4층~지상 18층, 19개 동, 총 1223가구(일반분양 509가구)로 조성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모두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와 84㎡로 공급되는 데 타입별로 △59㎡A 54가구 △59㎡B 97가구 △59㎡C 218가구 △84㎡ 140가구로 구성된다. 분양 관계자는 “1단지는 한성대입구역과 가까워 편리한 교통을 누릴 수 있고, 2단지는 지형 자체가 높아 전망이 좋다. 3단지의 경우 초등학교가 들어서 있어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선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 2km 반경에는 지하철역과 관공서들이 위치해 있고 1km 내에는 수많은 학교들이 있어 교육툭구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여타 견본주택과 다르게 곳곳에 아파트 관련 설명글이 부착돼 있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질문이나 적극적인 설명 응대를 꺼리는 우리나라 방문객들이 안내원들의 방해 없이 정보를 손 쉽게 취득하도록 배려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니트가 위치한 층에는 스마트패스 시스템(스마트키, 스마트폰 소지만으로 공동현관 개폐와 엘리베이터 호출이 가능한 시스템), 스마트주차 시스템(주차장 빈 공간을 알려주는 시스템) 등 아파트가 갖춘 각종 기능에 대한 설명이 있는 부스가 크게 마련돼 있었다. 견본주택에는 59㎡C와 84㎡ 유니트가 마련돼 있었다. 유니트 내에도 각종 유·무상 옵션에 대한 설명이 곳곳에 부착돼 있어 방문객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느낌이었다. 이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이 기본으로 적용돼 타사 동일 면적 아파트 대비 넓어 보인다는 점이 가장 큰 설계상 특징이었다. 특히 거실폭은 4.5m로 가시성을 확보했고 천장 또한 2.3m로 일반적인 아파트에 비해 층고가 높은 편이다. 분양사나 관람객들이 꼽은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입지였다. 40대 남성 예비수요자 A씨는 “지하철역과 가까워 서울 어느 곳으로도 이동이 편리하고, 인근에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위치해 있어 이사를 가지 않고 오랜 기간 거주할만한 아파트 단지"라고 평했다. 실제 단지 건너편에는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으며, 인근에는 다수의 중·고·대학교가 있어 '학세권'이라는 홍보 문구가 어울릴 만 했다. 종로생활권에 위치한 단지는 광화문을 포함한 중심업무지구(CBD)로의 이동이 편리하고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호선·우이신설선 보문역이 도보권에 위치해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자랑했다. 다만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4200만원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평가도 있었다. 50대 여성 방문객 B씨는 “각종 비용 인상으로 분양가가 아무리 올랐다지만 강남도 아닌 지역의 분양가가 14억원 수준이라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4호선 한성대입구역이 인근에 있고 직주근접 또한 가능한 위치라 1순위에서 준수한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오는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0일 1순위, 11일 2순위 청약을 받으며 17일 당첨자 발표, 28~30일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입주는 2027년 4월 예정이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전국 아파트값 2주 연속 ↓…하락폭 확대

정부의 주택 대출 규제로 6개월여 만에 하락전환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3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상승폭은 감소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이 계속됐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지난 2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내려가며 전주(-0.01%) 대비 하락폭이 늘었다. 지난 5월 셋째주(0.01%) 이후 26주 만애 하락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상승해 3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은 지난주(0.06%)보다 소폭 줄었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0.13%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송파구(0.05%), 서초구(0.09%) 등 강남권에서도 강세가 계속됐다. 종로구와 용산구도 각각 0.08% 올랐다. 성동구 또한 0.08% 오르며 상승폭이 주춤한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도는 2주 연속 보합(0.00%)을 유지했으며 수도권(0.01%) 또한 전주 대비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일부 신축 단지와 재건축 사업 추진 단지에서는 상승거래 발생하고 있으나, 그 외 단지에서는 가격급등 피로감과 대출규제 영향으로 매수자가 관망세를 보이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세가격은 0.02% 오르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수도권(0.03%) 또한 상승폭이 감소했다. 경기의 경우 0.03% 오르며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 전세가격은 0.01% 올랐으며 지방은 2주 연속 보합을 유지했다. 서울 내 지역별로는 강남·서초·중구 등이 각각 0.10%·0.09%·0.08%로 가장 큰 폭 상승했다. 반면 광진·동대문구는 0.01% 내려가며 하락전환했고, 송파(-0.11%)·구로(-0.02%)는 각각 4주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동(-0.05%)·동작구(-0.01%)는 각각 3주·2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 부동산원은 “역세권 및 신축 등 선호단지 위주로 전세가격 상승 지속되고 있으나, 일부 단지에서 가격상승 피로감으로 전세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등 혼조세를 보이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0.03% 오르며 전주(0.05%)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이천시(-0.21%)는 공급물량 영향 지속되며 증포동 및 부발읍 위주로, 안성시(-0.14%)는 공도읍‧당왕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했으나, 구리시(0.17%)는 교통환경 양호한 인창·갈매동 위주로, 남양주시(0.12%)는 다산·별내동 역세권 위주로, 여주시(0.11%)는 주거환경 양호한 교‧천송동 위주로 상승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철로를 가다⑧]쇠락한 청량리의 변신…동북권 신도심 된다

정부와 서울시가 도심 내 주요 철도 지하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성공할 경우 거주민들 삶의 질이 개선되고 도시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절된 도시가 이어지고 소외된 곳들이 개발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엄청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관건이다. 철도 지하화 주요 거점들을 직접 찾아가 현장의 반응과 실태, 예상되는 개발 효과와 풀어야할 숙제 등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청량리는 여러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고 버스환성센터도 있어 동북권 교통의 요지로 꼽힌다. 하지만 청량리는 머물고 싶은 공간보다는 단순히 거쳐가는 공간이란 인식이 강하다. 철도 지하화 사업과 일대 재개발이 본격화되면 동북권 경제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오전 청량리역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의 말이다. 청량리역 일대는 서울 동북부 지역의 교통 요지이자 상권 중심지로 이날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청량리역은 현재 지하철 1호선·수인분당선·경의중앙선·경춘선·KTX 강릉선·중앙선 등 6개 노선이 운행 중이며, 향후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B 노선(송도-마석), GTX-C 노선(덕정-수원), 면목선(청량리-신내동), 강북횡단선(청량리-목동) 등 4개 노선 신설이 예정돼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청량리역은 하루 평균 약 15만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약 3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청량리역 일대가 머물고 싶은 곳보다는 거쳐가는 공간이란 인식이 강하다는 점이다. 현재 청량리역 상권은 롯데백화점 청량리역점과 맞은편 경동시장·농수산물시장 같은 전통시장이 전부였다. 역 주변은 정비사업 추진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상권이 쇠락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와 서울시가 청량리역과 주변 철로 등 철도 지하화를 본격 추진하고 나서면서 주변 상인들이나 주민들의 기대가 매우 컸다. 철로를 공원화하는 한편 역부지를 복합개발할 경우 유동인구를 크게 늘릴 수 있고, 무엇보다 철도로 인한 소음과 진동, 지역간 단절을 해소해 주민들의 삶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청량리역에서 만난 40대 주민 A씨는 “청량리가 교통이 좋고 경동시장과 농수산물시장 같은 큰 전통시장이 있어 생활 인프라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동북권 대표주자라는 인식을 감안했을 때 상권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50대 주민 B씨도 “청량리역사를 봐도 동서 간의 격차가 있고 문화도 다르다. 지상 철도가 지역을 단절시키고 있다"며 “철도지하화는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청량리역 일대 철도지하화는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량리역 일대는 그동안 노후 주택과 전통 시장, 성매매업소 밀집 지역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서 부동산 시장에서 저평가 받아왔다. 하지만 현재는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들로 탈바꿈하며 부정적인 인식을 지운지 오래다. 대표적인 단지들로는 △주상복합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최고 65층·1425가구) △주상복합 '청량리역 한양수자인그라시엘'(최고 59층·1152가구) △아파트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최고 40층·220가구) 등이 있다. 청량리역 일대 인근 정비사업들도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청량리6구역(GS건설), 7·8구역(롯데건설), 제기4구역(현대건설), 6구역(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에 더해 미주아파트와 전농9·12구역에서도 재개발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며 지역의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청량리역 일대는 이미 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하철뿐 아니라 광역 교통 중심지로 기능하면서 철도지하화가 이뤄지면 도심과 연결된 새로운 생활 거점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재개발 구역과 철도 지하화 상부 개발이 시너지를 내며 청량리 일대는 중대형 상업 시설과 주거지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도 많다는 평가다. 여러 노선을 지하화하기 때문에 엄청난 예산이 필요하고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공사 과정에서의 소음, 진동은 물론 기존의 선로 등 기반시설이나 역사 등 운영시설 축소로 인해 이용객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청량리는 여러 노선이 지나기 때문에 지하화하는데는 엄청난 기술력과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랜드마크? 흉물?…압구정 현대 재건축 ‘한강 조망권 논란’ 시끌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최고 70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63빌딩보다 높은 250m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주변 경관을 해치고 다른 시민들의 한강 조망권을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근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한동안 시끄러운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소위원회를 열고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정비계획을 가결했다. 지난해 이 일대 신속통합기획이 수립된 이후 16개월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압구정동 434일대 현대아파트를 용적률 300% 이하, 12개 동 2606세대(공공주택 321세대 포함) 주거단지로 만드는 게 골자다. 최고 높이는 250m로 정했다. 동호대교 남단 논현로 주변은 20∼39층으로 낮게 계획했다. 이밖에 타워형 건물을 계획하는 등 디자인 특화구간을 설정했다. 너비 8m의 공공 보행통로도 만들 방침이다. 최대 관심사였던 높이 규제는 사실상 조합안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조합은 당초 264m 70층을 주장했지만 시는 14m 줄인 250m로 기준을 정했다. 14m는 당초 조합안에 있던 1층 필로티 높이를 깎은 수준이라 '70층 초고층아파트'를 만드는 데 제약이 안 된다. 시는 이번 위원회를 통해 성수전략정비구역(1∼4)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도 통과시켰다. 지난 2009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돼 2011년 재개발 정비계획이 수립됐지만 오랜 기간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어온 곳이다. 시는 지난해 이 지역도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 일대는 용적률 300%(준주거지역은 500%) 9428가구(임대주택 1792가구) 규모 아파트로 재개발된다. 최고 높이의 경우 창의혁신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맞게 건축 계획을 짠다는 전제 아래 250m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한강변에 63빌딩(249m) 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도시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변 저층 아파트나 주택에 사는 시민들은 원치 않는 '아파트 뷰'를 강요받을 수 있다.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할 한강이라는 자원을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독점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결정이 앞으로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즉 나머지 압구정 1~6구역 등이 모두 250m짜리 아파트를 짓겠다고 나서면 한강이 거대한 아파트산으로 둘러 싸일 수 있다. 이 지역만 집값이 지나치게 뛰며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공사비 부담 탓에 계획안이 성사될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건물이 높아질수록 공사비는 느는데 재건축초과이익 환수금 제도 등이 있어 수익 규모를 당장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70층 이상 아파트 건립을 추진해온 목동 등에서도 공사비 등 현실적인 문제 탓에 층수를 자발적으로 내렸다. 시는 한강 조망 확보 등을 위해 주동을 분리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는 입장이다. 최고층 아파트가 단지 한가운데 가도록 설계를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체적인 개발안은 추가적인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재건축 아파트 층수가 높아진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닐 수 있다. 장미아파트 사례 등에서 보듯 시장에서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사회적 합의 과정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층수가 (높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기 때문에 장벽이 될 거라는 예상은 할 수 있지만 부여되는 조건들이 있으니 어떤 답이 나올지는 (지금 상황에서) 알 수 없다"며 “주동의 형태, 이격 등을 통해 개방감을 줄지 여부 등 다양한 측면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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