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김윤덕 국토장관 후보자 “구체적 주택공급 대책 추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29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은 6·27 대출 규제로 일시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 억제가 아닌 또 다른 공급 대책을 통해 양질의 주택이 제대로 공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에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며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왔고, 장관이 되면 곧바로 준비해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는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급 확대를 추진했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재건축 등 도시정비 활성화를 통해 서울 중심의 공급 확대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신도시 분양이 지연되고 착공이 줄어들면서 시장의 신뢰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착공이나 분양 완료 등 각 공정별로 어떤 자료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입주 물량 눈속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입주 기준을 중심으로 국민들께 가감 없이 대책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공급 확대를 위해 제시한 신도시 물량 지연 해소 방안으로는 “문재인 정부 당시 과천청사 일대 등 여러 유휴 부지가 선정돼 있었는데, 장관이 이런 곳을 직접 찾아가 주민들과 대화하거나 협상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적극 행정과 현장 행정이 어떻게 작동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지연 요인 중 하나인 인허가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 시스템을 바꾸는 문제라기보다 지자체가 반대하는 요인의 상당수가 주민들과의 갈등이나 민원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적극 행정을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허가 지연은 금융 부담을 크게 증가시키고 이는 결국 경제 활성화에도 장애가 된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규제 완화는 일률적인 접근보다는 시기와 상황에 맞춰 적절한 대책을 적용해야한다는 시각이다. 김 후보는 도시정비 활성화를 위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와 관련해서도 원론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재초환 폐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재개발·재건축이 지나치게 장기화되는 문제를 고려해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용적률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편 및 공공분양 방식 변경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계산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아파트 공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로드맵과 매우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공공적 성격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분적립형이나 이익공유형 등 다양한 공급 형태도 수요자의 특성에 맞게 다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전세대출 보증 및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이 전세사기를 유발해 주거 안정을 해친다는 지적에는 “장관이 된다면 이 제도에 대해 TF를 구성해 국토부에서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김 후보자는 △부동산 세제·공시지가 현실화 등을 통한 시장 안정화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재정 투입 △TK신공항 적극 추진 위한 TF 마련 △지하 공간 통합 지도 공개 위한 서울시와 협의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에 대한 검증도 진행됐다. 김 후보자는 장녀에게 아파트 전세금 6억5000만원을 빌려줬으나 이를 재산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는 국회의원이자 공직자인 만큼, 부부 간이나 자녀와의 금전 거래가 있으면 사실대로 정확히 등록해야 한다"며 “재산 등록을 허위로 했거나,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금전 거래로 위장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국회 재산신고 과정에서 제가 가진 큰딸에 대한 채권과 딸의 채무가 정확히 신고되지 못한 것은 명백히 저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인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李 정부서 분기점 맞은 국토부, 교통복지정책관 생길까?

이재명 정부 들어 국토교통부 내부에서 교통 안전과 근로자 환경 등 복지 요소를 강화하려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존 정부들이 교통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안전과 복지 측면에서의 정책 보완 필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그간 국토부가 주거복지에는 비교적 적극적이었던 반면, 교통 분야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지적이 있어 조직 개편과 기능 강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국토부 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화물차 운전자에게 최소한의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교통복지 기조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 산재사고 등에 민감한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국토부 내부에서도 이전과는 달리 교통 분야 안전 및 복지가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를 정도이다. 앞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 후보자도 취임 시 “국토교통 전 분야의 안전 관리 강화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며 “이동권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이동권을 담당하는 교통 역시 주거만큼이나 복지와 직결되지만, 그간 교통망 확충 외의 영역에서는 정책 추진이 미미했다"며 이번 기조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역대 정부가 교통 인프라에 집중해온 만큼, 안전 및 근로자 환경 등은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느렸기 때문이다. 특히, 걸음이 느린 노인의 사고가 빈번해 고령층 및 아동,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이동 복지 정책의 고도화도 필요하나, 현재는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관련 단체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장애인 정책 중심으로만 추진해왔다는 내부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국토부의 기존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 △철도 개량비 증가 △노선버스 주 52시간제 도입 △광역버스 국가사무화 등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도 GTX-A 노선을 개통하고 2023년 신공항 예산 1366억원에서 올해 1조1752억원으로 대폭 확대하며 공항 중심의 정책을 폈다. 전반적으로 인프라 확충에 초점이 맞춰졌던 셈이다. 국토부 내부 조직만 봐도 교통복지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대우를 받아왔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비교적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는 평가를 받는 국토부 내 주택토지실은 △주택 공급 확대 △수급 균형을 통한 시장 안정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거복지 강화 △임대주택 체계 개편 등을 주요 업무로 담당한다. 그 아래 주거복지정책관도 청년주거정책과, 주거복지지원과, 공공주택정책과, 민간임대정책과 등 5개 과를 거느리며, 정책을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반면, 교통복지 관련 업무는 교통물류실이 일부 맡고 있지만, 이곳은 △종합교통체계 구축 △대도시권 교통난 해소 △광역교통체계 개선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 △교통약자 이동편익 증진 △교통사고 감축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복지 분야는 부수적인 업무에 그친다. 즉, 교통물류실 산하 생활교통복지과와 교통안전정책과에서 일부 실무자가 △교통약자법 △특별교통수단 △이동편의 증진사업 △교통수단 안전점검 등을 담당하는 수준이다. 철도안전정책관 등 각 교통수단별로도 안전 담당 부서가 마련돼 있긴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고도화된 정책 제정 및 대응을 시행하기에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의 한 실무진은 “주거복지 분야는 인원도 많고 중요도도 높게 인식되기에 주거복지정책관에 다수 인력이 배정돼 다양한 복지 정책 추진이 가능하지만, 교통은 생활교통복지과 등에서 몇몇 실무자만 담당하고 있어 정책 진전 속도가 훨씬 느릴 수밖에 없다"며 “교통도 그 자체로 복지 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영역임에도, 안전 및 편의 확대를 위한 전담 조직이 없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능 강화와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첫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 지구, 입주 1.5년 늦춰진다

이재명 정부에서 최초로 공급되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의 입주 시기가 2022년 사전청약 때 고지한 것보다 1년 반 가량 늦춰진다. 당국의 안일한 행보에 사전청약 당첨자들만 애꿎은 피해를 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 지구 본청약(A-1‧A-2블록)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남양주왕숙 A-1, A-2블록 공급 규모는 총 1030세대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 강동하남 남양주선(지하철 9호선 연장선), 경춘선의 3개 철도노선이 연결될 예정이다. 또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세종 포천 고속도로 진입 나들목과도 접근이 용이해 서울 및 수도권 주요지역까지 빠르게 접근 가능하다. 실제로 2022년 사전청약 당시 남양주 왕숙 지구는 11.7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곳이다. 국토부 등 당국에서도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진행되는 3기 신도시 공급이라는 상징성에 남양주 왕숙 본 청약에 홍보에 힘을 싣고 있다. 25일 오후 2시에 개관하는 남양주 왕숙 견본주택 개관 행사에 1차관 참석을 고려할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이 때 당시 사전청약으로 당첨된 입주자들 상당수는 이번 본청약 모집 공고에서 안내된 입주 시기가 상당 부분 늦춰져 여러 유무형의 피해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사전 청약 당시 국토부는 남양주 왕숙 입주 예정 시기를 2027년 3월로 고지했다. 그러나 이날 국토부는 남양주 왕숙의 입주 시기를 2028년 8월로 안내했다. 입주 예정 시기가 1년 반이나 뒤로 미뤄진 것이다. 2027년 초 입주에 맞춰 자금 및 거처 마련을 준비해 온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당국의 안일한 사업 추진 행보에 사전청약 당시 세운 계획 상당수가 틀어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에 입주 시기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관련 당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추진 중에 토지 보상 문제 등 기존에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 사정이 발생해 피치 못하게 입주 시기가 늦춰지게 됐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신도시 공급 예정지에 비닐하우스 등 여러 지정물이 다수 존재해 입주 시기가 늦춰졌다"고 해명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사전청약 제도를 이용해 공급을 앞당기려 했지만 결국 제대로 정책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애꿎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애당초 사전청약 제도를 실시한 3기 신도시 자체가 기존의 공기를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상습 체증’ 평택~시흥고속道, 6~8차로로 확장한다

국토교통부가 출퇴근시 정체가 심한 평택~시흥 고속도로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민간투자방식의 도로 확장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국토부는 25일 평택시흥 고속도로의 서평택JCT~남안산IC 구간 차선을 왕복 6~8차로로 확대하기 위한 제3자 제안공고를 낸다. 기간은 오는 11월 24일까지 120일간이다. 이 고속도로의 총 연장(길이)는 42.6㎞로, 확대 공사 구간은 이중 약 85% 수준인 36.4㎞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내년 1월 경 사업시행자인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 예정이다. 이후 2028년 하반기 착공을 시작해 2033년 말 도로를 개통한다는 목표이다. 이번 확장 사업은 수도권 서남부 교통난을 완화하고, 송산그린시티 등 장래 교통수요와 인천항, 평택·당진항의 물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평택~시흥 고속도로는 출퇴근 시간 시 정체가 극심해 10분~15분 거리가 1시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업은 기존 민자도로를 확장하고 기존 시설과 통합 운영하는 '개량운영형 민간투자사업'의 첫 사례다. 그간 민간투자 도로사업은 신규 노선 건설에만 집중했으나, 지난해 10월 제도가 개선돼 현재 운영 중인 도로도 개량운영형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해당 사업을 시작으로 개량운영형 민간투자사업을 활성화해, 노후·혼잡 시설에 대한 대응을 고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국토 면적 16.5%에 국민 92.1%가 몰려 산다

국토 면적의 16.5%에 해당하는 도시지역에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92.1%인 4715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도시화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으며,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국토정보공사는 도시 인구 비율과 개발행위허가 건수 등을 분석한 '2024년 도시계획현황 통계'를 23일 발표했다. 주민등록상 총인구 5122만 명 중 도시 지역 거주 인구는 92.1%(4715만 명)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도시 면적은 1만7639㎢로, 전체 국토의 16.5%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행정구역상 도시 인구 비율은 2000년까지 급속히 증가하다가 2005년 90.1%를 기록한 이후, 안정기에 접어들어 현재까지 90% 초반대를 유지 중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유엔(UN)에서 권고하는 인구 격자(1㎞×1㎞)를 활용한 통계적 지역분류체계에 따라 작성해 발표한 평균 도시화율도 2021년 기준 90.7%로 비슷한 수준이다. 유엔이 2020년 OECD 국가 평균 도시화율을 75%로 산정해, 2050년까지 OECD 평균 도시화율이 약 84%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것보다 높은 수치이다. 지난해 기준 주요 선진국인 미국의 도시화율도 83.52% 수준으로, △프랑스 82.04% △캐나다 81.98 % △일본 92.13%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았다. 아울러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도시·군계획시설은 총 36만6000개소, 면적으로는 7196㎢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교통시설(도로·철도 등)이 2302㎢(32.0%)로 가장 많았고, 방재시설(하천·유수지 등) 2242㎢(31.2%), 공원·녹지·광장 등 공간시설이 1208㎢(16.8%)로 뒤를 이었다. 불필요한 시설은 지속 해제돼 10년 이상 토지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장기 미집행 도시·군계획시설은 지난해 340㎢로 1년 전보다 36㎢ 줄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개발행위허가 건수는 3년 연속 감소해 10만 건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개발행위허가는 18만6080건으로, 전년(20만5464건) 대비 9.4% 줄었다. 개발행위허가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토지 형질변경, 건축물 건축, 공작물 설치 등을 할 때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를 뜻한다. 연간 허가 건수는 2016∼2018년 30만 건대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개발행위허가 유형별 비중은 △건축물 건축 9만769건(48.8%) △토지 형질변경 5만949건(27.4%) △공작물 설치 2만7,401건(14.7%)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4만2225건으로 전체의 22.6%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전남(2만651건), 경북(2만5건)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국토 전체의 용도지역 면적은 간척사업 등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했다. 주거·상업·공업·녹지 등으로 나뉘는 용도지역 총 면적은 전년보다 0.3%(356㎢) 늘어났다. 도시지역 내 용도지역별 비중은 녹지지역이 7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주거지역(15.8%), 공업지역(7.2%), 상업지역(2%)이 뒤를 이었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도시지역 내 주거지역 83㎢(3.1%↑), 상업지역 10㎢(2.8%↑), 공업지역 58㎢(4.8%↑)은 증가하고, 녹지지역은 다소 감소 (76㎢, 0.6%↓)했다. 비도시지역에서는 농림지역이 55.6%로 가장 비중이 컸으며, 계획관리지역(13.7%), 자연환경보전지역(13.4%), 보전관리지역(11.6%) 순이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단독] 국회 예산정책처 “6·27 대책, 출산·양육 가구엔 예외 둬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책'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택 공급에는 예외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2일 '주거지원 사업 종합 평가' 보고서를 통해 출산·양육 가구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예정처는 획일적인 현행 LTV·DSR 제도가 신혼부부와 자녀 양육 가구의 주거 접근성을 가로막고 있다며, 자녀 수에 따라 주담대 비율을 최대 8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출생 대응과 실질적 주거 지원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금융 규제의 생애주기 맞춤형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예정처는 “현행 LTV·DSR 제도는 신혼부부나 자녀 양육 가구의 주거 접근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생애주기와 자녀 수에 연계한 차등적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지난 6·27 대책 이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LTV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무주택자나 1주택자(처분 조건부)는 규제지역 50%, 비규제지역 70%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자녀 1명을 둔 가구에는 LTV를 75%, 2명 이상인 경우 최대 80%까지 올려주는 등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다만 무분별한 대출 확산을 막기 위해 7억원 이하 대출한도 등 안전장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DSR 산정 방식도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연소득 기준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 비율을 산정하지만, 출산·육아로 인한 일시적 소득 감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구조다. 예정처는 “복직 예정 소득이나 과거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연소득을 재산정하는 방식으로 DSR 산정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정처는 신생아 특례 대출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이 제도는 출산 가구에 특례금리를 적용해 주택구입·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고소득층의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 시절 소득요건을 계속 완화했다다. 정부는 2023년 1억3000만원이던 기준을 2024년 맞벌이 기준 2억원까지 상향했다. 예정처는 “2024년 대환 대출 중 8000만원 초과 소득자의 비율은 약 51%로, 신규 대출보다 고소득 집중도가 높다"며 “정책이 저출생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책 목표와 수단 간 괴리를 점검하지 않은 채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정책의 정당성과 지속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환 구조도 문제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구입자금의 경우 특례금리 적용이 5년, 전세자금은 4년으로 한정돼 있다. 이후 일반 정책금리나 시중금리로 전환되면서 금리 변동 위험과 상환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은 최장 30년간 장기 채무 상태에 놓일 수 있으며, 이는 소비 여력을 제약하고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예정처는 “향후 대출 정책은 단기적 수요 자극이나 양적 확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정책 간 연계성과 상환능력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특례금리 종료 시점에 대한 사전 고지 의무, 소득 기반 상환 유예 장치 마련 등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특검 수사 조직적 방해 국토부…행정 신뢰 어디로

국토교통부가 '김건희 특검'의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수사 방해' 저격으로 벌집을 쑤셔 놓은 분위기다. 대대적인 수사와 감사가 예고됐고, 행정 신뢰를 초래했다는 자성론이 나온다. 반면 정치인 등 윗선의 지시를 따랐을 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애먼 공무원만 때려잡는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국토부 안팎에 따르면, 오정희 김건희 특검보는 지난 18일 브리핑을 통해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의혹 사건을 조사하던 중, 국토부 직원들의 조직적인 수사 상황 공유와 대처 행위가 포착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토부 A 과장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수사와 관련해 말을 맞추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특검팀은 국토부 2차관을 지낸 김희국 국민의힘 전 의원이 수사가 본격화된 이달 초 국토부 도로정책과 직원을 불러모은 사실을 확인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검이 조사 중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은 지난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노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2023년 5월 김건희 일가의 땅이 포함된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변경안을 발표해 불거졌다. 이후 논란이 되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돌연 사업을 백지화했다. 국토부는 특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수정된 노선이 교통량이 많고 환경 문제와 주민 수용성 면에서도 기존안보다 낫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자체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종점 변경안이 담긴 타당성 조사에서 용역 업체가 경제성 분석과 종합평가를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용역 대금을 지급한 점이 드러났다. 국토부 직원들이 국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때 종점부 위치 변경 검토가 담긴 4페이지 분량을 고의로 제외한 사실도 확인됐다. 더욱이 최근 추가 의혹이 폭로되면서 국토부 직원들의 개입 정도도 더 확인될 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유튜브에 출연해 “실은 이렇게 본인 땅으로 고속도로를 휘게 시도했던 사례가 또 있다"며 “강원 쪽에도 김건희 씨네 땅이 또 있어 그쪽으로도 고속도로를 휘게 하다 문제가 제기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토부는 양평 고속도로 의혹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전 정부 당시 국책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에 처할 전망이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자성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의 한 관련 인사는 “아무리 위에서 강하게 압박을 했어도 너무 무리한 행정 행위라면 거부했어야 한다"면서 “12·3 비상계엄이 군인들의 소극적 저항 때문에 무위로 그친 반면 국토부에서는 윗사람들의 전횡을 누구도 견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 바람이 불고, 대대적인 감사, 정책 뒤집기 등이 반복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토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부터 문재인 정부 이후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까지 연이어 정책 감사 대상이 됐다. 특히, 4대강 사업 관련 감사원 감사는 다섯 차례나 진행됐으나 결과는 정권에 따라 상이했다. 통계 조작 사건 역시 부동산원 직원들의 진술이 감사원의 회유와 협박에 의해 허위로 조작됐다는 증거가 제시된 만큼, '정치 프레임'에 시달릴 만큼 시달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대통령 중심제나 삼권분립, 행정 관료제라는 원론적 틀 아래에서 대통령이나 장관의 결정을 관료가 거부할 수 없는 데다, 형식적으로 거부권을 보완한다고 해도 결국 윗선에서 담당자를 바꿔버리면 그만인게 현실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권력자가 비리를 저지르려 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관료가 그런 지시를 거부할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고위층에서 누구에게 득이 되게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건지, 다른 정치 판단인지 실무자인 관료가 판단해 업무를 거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나 감사, 국회의 감시 기능 등을 통해 행정적 절차나 정치적으로 통제하는 메커니즘으로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이슈는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반복되지만, 공무원의 저항권이나 정치적 결탁 문제를 일관되게 이야기하긴 어렵다. 본인이 괴롭기는 하겠지만 많은 경우에 그러려니 하고, 일신상의 이득을 얻고 싶은 자가 자청해서 한 후 승진해 있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주택시장 교란 ‘주범’ 몰린 HUG…“공급 보증에만 주력해야”

이재명 정부가 주택 시장은 물론 자산 구조 개편 등 한국 경제의 '근본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전세 제도의 사실상 '퇴출'을 예고하면서 전세보증 관련 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택용 토지 공급에 주력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땅 장사꾼' 소리를 들으며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된 것처럼 HUG 또한 '개혁 대상'으로 제도 개편, 업무 조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HUG의 전세대출보증을 주택 시장을 교란시켜 온 '주범'으로 지적하면서 공급자 보증이라는 본인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UG는 주택도시기금의 운용·관리를 담당하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비사업 자금대출, 모기지 보증 등을 수행하는 주택 보증 전문기관이다. 주거 안정을 위해 분양보증과 전세대출 보증,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등도 함께 맡고 있다. 문제는 HUG 등의 전세대출 보증이 오히려 전세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다, 전세보증금 반환제도의 허점이 오히려 전세사기를 늘렸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토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 보증이 3.8% 증가할 때 전세가격은 연간 8.2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주거비 완화 효과가 줄어드는 데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오히려 주거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최근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가 전세보증금을 부풀리는 역할을 해 집값 상승기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파트보다 시세 산정이 어려운 빌라에 '전세금 100% 반환 보증'을 제공한 2017년 이후,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역전세·전세사기 피해가 잇따랐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HUG가 2013년부터 2023년 말까지 집주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총 9조8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회수된 금액은 2조5000억원에 불과해 미회수율이 74%에 이르렀을 정도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HUG의 대위변제액은 1조2376억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손실 구조는 HUG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미흡(D)' 등급을 받은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세금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적용 등 제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HUG가 대신 지급하는 '손해보험' 형태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보증금 반환 의무를 보다 명확히 하는 등 전세 관련 보증의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아울러 한 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업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전세 관련 보증은 주택금융공사에 이관하고, HUG는 공급자 보증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임대보증보험에 가입했음에도 시행사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공사대금으로 유용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주택조합이나 협동조합 사업에서는 HUG의 보증이 악용되거나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강원도 춘천 입주예정자대표회의 측은 시온토건과 새마을금고, HUG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시작한 바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HUG는 공급자 보증을 담당하는 기관인데, 전세는 소비자 대상인지 공급자 대상인지 애매하게 들어와 있는 구조"라며 “소비자 보증은 주택금융공사가 담당하는데 두 기관 업무가 중첩되는 부분이 있어 하나는 소비자, 하나는 공급자 보증을 나눠 맡게 하도록 새 정부 차원에서 역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정권 교체해도…” 국토부 산하기관에 ‘尹의 사람들’ 가득

지난 6.3 조기 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에는 여전히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기관장들이 다수 재임하고 있어 새 정부 국정 과제 실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정관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토부는 건설부동산 관련 공기업 등 15곳의 산하기관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국토부 산하 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국내 공기업 중에서도 인력 및 예산규모 측면에서 손꼽히는 대형 기관들이 많다. 그만큼 국토부 산하 기관은 국민 실생활과 밀접히 관련돼 있을뿐더러 국가 정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따라서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지휘 아래 산하기관들의 일사분란한 업무 수행 능력이 중요하다. 문제는 현재 15개 국토부 산하 기관 수장 가운데 현 정부가 임명한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사장과 이사장들은 대부분 전 정부 당시 선임됐다. 다만 이 가운데 몇 곳은 자진사임 등의 사유로 수장이 공석인 경우가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0일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경평)'를 발표하면서 경평에서 미흡(D) 등급을 받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유병태 사장이 최근 자진 사임했다. SR도 D등급을 맞아 이종국 사장이 국토부에 사표를 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양영철 이사장도 미흡한 경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썼다. 문재인 정부서 임명됐다가 윤 정부 임기 도중 물러나 현재까지 수장이 공석인 국토부 산하기관도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윤형준 전 사장이 문재인 정부 임기 말기인 2022년 2월 취임한 후 전 정권 임기 중인 2024년 4월 자리에서 물러나 현재까지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의 경우 손재락 원장이 문재인 정부 당시였던 2021년 2월 임명돼 2024년 2월 임기를 마쳤지만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일환 국토안전관리원 원장도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임명된 후 현재까지 재임 중이다. 나머지 국토부 산하 기관 9곳은 여전히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인사들이 수장 자리를 맡고 있다. 우선 국토부 관할 공기업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대표기관인 LH와 코레일의 사장들이 대표적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2022년 5월 윤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그해 11월 LH로 자리를 옮겨 현재도 여전히 LH를 이끌고 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도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2023년 7월 코레일 수장에 임명돼 현재도 코레일을 대표하고 있다. 이 밖에 어명소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 이성해 국가철도공단(KR) 이사장, 정용식 한국교통안전공단(TS) 이사장, 김정희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 원장, 김복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앞서 열거한 기관 수장은 국토부나 관련 공기업에서 내부 승진한 경우로, 업무 관련성이나 전문성 측면에서 인정을 받은 경우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민의힘 중진 출신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의 '보은성 인사'로 국토부 산하 기관 중에서도 노른자위 핵심 공기업 수장 자리를 꿰차 논란이 크다.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국민의힘 출신 2선 의원으로 19대(2012년 총선)와 20대(2016년) 국회의원을 거쳐 윤석열 정부 임기 중인 2023년 2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도로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국민의힘 출신 3선 의원으로 18대(2008년), 19대, 20대 국회의원을 거쳐 2023년 6월 윤 전 대통령이 인천공항 사장으로 내정했다. 국토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업무를 수행하는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들의 책임자들이 전혀 성향이 다른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 차원에서 임기를 끝까지 수행하는 것도 명분이 있지만 정책의 일관성과 대국민 책임성 차원에서는 알아서 자리를 비우던가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이재명-김윤덕 ‘LH’ 겨눈 쌍끌이 칼날…대수술 신호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출근 첫 일성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하면서 LH의 미래에 관심이 쏠린다. 대수술을 앞에 둔 LH 내부 분위기는 결국 올 것이 왔다며 처분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16일 부동산시장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전날 정부과천청사로 첫 출근을 하면서 “LH에 대해 능동적, 적극적인 개혁을 해달라는 주문을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데뷔전의 첫 상대로 LH를 지목한 것은 그만큼 이 대통령이 LH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LH가 토지를 매입하고 이를 민간 업체들에 팔아 이득을 보는 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생각을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LH가 결국 땅 장사를 하고 있고, 이는 투기의 일종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LH가 택지를 조성해 민간에 매각하는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사실상 LH의 전통적인 사업구조에 대해 전면적인 검토 지시를 내리면서 LH의 개혁은 확정된 상황이다. 문제는 방향이다. 이 대통령 문제의식이 'LH의 땅 장사'에 꽃혀있는만큼 해당 기능을 덜어내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LH가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합병으로 인해 탄생한만큼, 다시 이를 쪼개는 것이 유력하다. 전통 수익구조인 민간 대상 토지 매각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선 기존 조직을 유지한 채로는 LH가 수행하는 토지사업 행태가 획기적으로 전환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조직을 아예 해체하고 LH의 토지업무 부문 조직 및 인력은 자체 공공개발에 집중하는 한편으로, 기존 공공주택 업무는 새로운 조직이 전담해 공급확대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김 후보자의 발언이 나온 당일 후보자의 일성이 LH의 조직 분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아직 명확하게 대통령의 LH 개혁방안이 공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LH 관할 정부 부처인 국토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서 선을 그은 상황일 뿐이다. 이 대통령이 LH에 대해 가진 문제의식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LH의 분리는 아직도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2021년 LH 직원 땅 투기 사건으로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를 받은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여론도 아직 몇 년 전의 투기 사태로 LH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에야말로 LH 대개혁을 확실하게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조직 해체 카드까지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새 정부 들어 대통령과 국토부장관이 연이어 메스를 들고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하면서 LH 내부 분위기는 사기 저하와 함께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체념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LH 직원은 “투기 사건으로 인해 공사 차원에서 여론을 상대로 할 말도 크게 없는데다, 새 정부 들어 개혁의 최우선 타깃이 되면서 내부 분위기도 침체된 것 같다"며 “그냥 일반 직원들은 하루하루 맡은 업무를 하면서 새 정부의 처분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LH가 혁신을 이루려면 먼저 솔선수범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기존의 전통적인 민간 대상 토지 매각 사업이 아닌 자체 사업을 통해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LH의 공공 기능 강화를 위해선 재원 확보가 최우선 사항"이라며 “국민 리츠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공공성을 확보한다던가, LH의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공공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