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정부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허용키로 하면서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부터 거래절벽이 해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남4구부터 거래가 활성화되면 주변 지역까지 파급력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해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15억원 초과 아파트를 거래할 때도 주담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집값과 무관하게 50% 일괄로 적용하는 방식은 파격적이란 분석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내달에도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그 이전에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다만 다주택자는 이같은 규제 완화를 적용받을 수 없다. 집값을 자극하고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어서다. 이같은 긴급 조치에도 전문가를 비롯한 업계 등은 금리 안정화 및 DSR 규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강남4구 15억원 이상 매매 물건 10건 이상 주요 단지(30일 기준 아실 통계) 구 동 아파트명 건수 평균가격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21건 16억원~48억원 개포래미안포레스트 19건 16억5천~44억원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2단지 16건 32억7천만~55억원 대치아이파크 11건 21억~52억원 은마아파트 24건 19억~24억2천만원 도곡동 도곡렉슬 15건 18억5천만~47억원 래미안도곡카운티 10건 22억5천만~36억원 일원동 래미안개포루체하임 28건 21억5천만~43억원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10건 26억~45억원 래미안리더스원 10건 28억5천만~50억원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21건 28억~85억원 반포자이 42건 23억5천~85억원 래미안퍼스티지 20건 25억~85억원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22건 16억~35억원 잠실주공5단지 14건 21억8천~25억원 가락동 헬리오시티 121건 10억7천~50억원 래미안파크팰리스 13건 14억9천~20억원 문정동 올림픽훼밀리아파트 23건 15억~30억원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14건 12억~18억5천만원 고덕그라시움 10건 11억~30억원 ◇ 강남4구 15억 초과 아파트 적체 매물 해소될까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발표에 대해 "규제지역과 대출 규제 완화로 시장 연착륙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일부 집주인이 급급매물 내놓은 것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강남4구 중 강남구에선 개포동, 대치동, 도곡동 중심으로 매물이 적체돼 있었다. 서초구에선 서초동과 반포동 위주로, 송파구에선 잠실동과 가락동, 강동구에선 고덕동 위주로 매물이 10건 이상 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본지가 아실을 통해 구체적으로 집계한 결과 강남구에선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21건), 개포래미안포레스트(19건)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6건), 은마아파트(24건) 등이 있다. 서초구에선 △서초동 서초그랑자이(10건) △반포동 반포자이(42건) △래미안퍼스티지(20건)가 있다. 송파구에선 △잠실동 레이크팰리스(22건), 잠실주공5단지(14건) △가락동 헬리오시티(121건), 고덕동에선 △고덕그라시움(14건) 등이 나와 있다. 참고로 중복매물을 제외했으나 일부 허위매물이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이를 두고 시장에선 강남4구라도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강남구와 서초구 공인중개업소에선 대출 규제완화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실수요자 장애물 걸러내는 수준이다"며 "거래절벽을 허물려면 다주택자가 처분 조건 없이 추가로 사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3억원에서 17억원 사이 걸쳐있는 송파구 아파트에선 일부 긍정적 반응을 내비치기도 했다. 잠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발표 당일 저녁에만 몇 차례 전화문의가 오긴 했다"고 전했다.◇ 강남4구, 가격 떨어지고 매수심리 더 얼어붙고…현재 강남4구는 금리인상 전망과 급매물 중심 거래로 인해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매수심리도 크게 위축돼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송파구(-0.38%→-0.43%)였다. 잠실동 및 가락동 대단지 위주로 낙폭을 벌렸다. 특히 잠실 대단지 아파트 하락세가 심각하다. 강동구(-0.31%→-0.35%)는 암사동, 천호동, 둔촌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세를 보였다. 서초구(-0.16%→-0.18%)와 강남구(-0.20%→-0.23%)도 하락폭이 확대됐다.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매매수급지수도 떨어지는 등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5.4로 지난주 76에 이어 0.6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 매매수급지수가 79.4를 기록하며 지수 80선이 무너졌다. 강남권의 수급지수가 7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9년 6월 둘째주(78.7) 조사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침체기가 지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시장 내 영향은 제한적으로 전망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 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은 극소수 실수요자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부동산경기 하락기조에서는 이정도 규제완화 가지고는 시장을 정상화하기에는 요원하다"며 "부동산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 매수 세력으로 몰리는데 아직까진 글로벌 경기 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박 위원도 "치솟는 금리 때문에 매수자들이 내 집 마련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시기다"며 "시장 냉각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므로 서울 강남과 수도권 핵심지역을 제외하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서둘러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kjh123@ekn.kr반포동 일대 한 아파트 단지. 사진=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