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 Veracone 투자컨설팅 대표
우려와 걱정이 많았던 한-미 정상회담이 별 탈 없이 무사히 끝났다. 젤렌스키 등 트럼프와 만났던 세계 정상들이 그 앞에서 망신을 당한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한국과 특히 한국 좌파 정권에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가 우리 대통령을 홀대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무사히 성공적으로 첫 상견례를 마쳤다. 우리와 미국은 동맹이지만 여전히 사대주의가 우리 몸에 배여 있어 기성세대와 보수 세력들의 시각은 우리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회담 분위기와 성과를 마치 과거 조선 시대 왕들이 중국 황제에게 책봉을 받는 의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회담을 앞두고 우리가 걱정했던 것들은 우리 대통령이 홀대를 받지 않을까였고 한미 방위분담금을 GDP 대비 5%까지 올리라고 요구할 지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미국이 다시 우리에게 추가적인 투자와 관세협상 시 우리가 제시한 3,500억 달러의 구체적 명세표를 달라고 하지 않을까였다. 특히 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에 올린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라는 글로 인해 한미 정상의 만남이 무산 내지 파투가 나지 않을까 마지막까지 긴장을 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이런 오해는 정상간의 만남에서 풀렸다. 트럼프가 항상 정상들과 만남 전에 쓰는 고도의 전술인지 모르지만 평택 기지 소유권을 얘기하려고 밑밥을 깔았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트럼프가 우리 조선산업에 관심을 보여주면서 미국내에서 제조한 군함 외에도 한국에서 제조한 배를 사 주기로 한 것은 영내 건조를 원칙으로 하는 미국의 법 개정과 동시에 좀 더 많은 배를 우리 땅에서 만들 수 있게 해 줘 우리 조선 업계에게는 커다란 선물을 준 셈이다. 앞으로도 조선 산업은 우리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계속해서 사용할 비장의 무기가 될 것이다. 물론 우리도 보잉 항공기 100대 추가 구입과 한국 기업들의 1,500억 달러 투자를 선물로 가지고 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또 다시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조인트 벤처를 트럼프가 다시 꺼내 어떻게든 일본과 같이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에 발을 담가야 할 것이다. 현재는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앞으로 열릴 북극항로와 연계한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면 새옹지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수산물 추가 개방과 우리가 가장 걱정했던 관세협상 타결 시 우리가 제안한 3,500억 달러에 대한 구체적 명세표 요구를 받지 않은 것도 크나큰 성과다. 우리도 일본처럼 투자금 중 상당부분은 금융과 담보 제공의 형식으로 끌고 갈 예정인데 이번에 미국이 이런 간접투자 말고 공장을 세우는 것과 같은 직접 투자를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일본과 EU와 동조를 맞출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고 이 또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거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과 부를 가지고 있는 정통 보수 세력들이 우려하는 것은 변치 않는 한미 동맹과 결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위대한 지도자'라는 찬사를 받고 미국의 완전한 지원을 받을 거라는 트럼프이 말을 듣게 된 이상 정통 보수 세력들의 우려와 걱정도 한꺼번에 날려 버린 성과가 되었다. 정치적 변수를 제거했으니 이제 다시 경제에 올인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민생지원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0.8-0.9%로 끝날 거라 예상된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AI 산업에서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제 성장율은 주변국인 대만과 일본 그리고 OECD 평균에도 많이 뒤쳐진다. 내수를 진작시켜야 성장율을 높일 수 있다. 가처분 소득을 끌어 올려야 한다. 결국은 부동산이 해결의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