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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힐스테이트’도 ‘디에이치’처럼 고급화

현대건설이 일반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의 고급화에 힘쓰고 있다. 자사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도 있지만, 최근 들어 주요 경쟁사들이 브랜드 고급화에 나선 것에 대응해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힘을 쏟겠다는 취지다. 1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06년 론칭한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고급화하는 전략 실행에 착수했다. 2015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 만큼은 아니지만 이에 근접할 정도로 시공, 인프라, 커뮤니티, 조경, 인테리어 등을 고급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단지가 오는 20일 분양에 착수하는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을 재개발 하는 이 단지는 일반 아파트 브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프라이빗 영화관과 스카이 라운지를 커뮤니티에 갖춘다. 외관 또한 디에이치 단지에서 적용되던 물결의 흐름을 컨셉으로 한 특화설계가 적용되고 커튼월룩으로 지어진다. 단지 공용 시설도 디에이치 단지에서 보던 특화 문주 설계와 유선형 옥상구조물이 들어선다. 현대건설은 대조1구역 재개발 시공 퀄리티를 끌어 올려 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이처럼 힐스테이트 고급화에 힘쓰는 것은 자사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경쟁력이 디에이치와 대비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다. 디에이치 단지가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힐스테이트 이미지가 현대건설에서 디에이치 다음의 2급 브랜드로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굳혀질 수 있는 리스크도 커졌다. 실제로 일부 강남3구나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만 사용되던 디에이치 브랜드가 지방광역시와 수도권에도 들어서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물산이 '래미안' 단일 주거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에이치 뿐만 아니라 힐스테이트 품질을 높이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대부분의 아파트는 '디에이치'가 아닌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달고 지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를 디에이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고급화 수준'을 디에이치에 근접하는 정도로 강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우선 현대건설은 이달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시공 퀄리티를 디에이치에 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려 브랜드 강화에 힘쓸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아파트의 고급화를 더욱 강화해 브랜드 가치와 선호도를 올리는데 힘쓰고 있다"며 “힐스테이트가 디에이치에 가려지는 브랜드가 아니라 힐스테이트와 디에이치 브랜드가 다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브랜드 유지 전략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3조 분양에 잇딴 수주…HDC현산, 반등 신호탄 쐈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자체개발사업과 도시정비사업 양축에서 성과를 거두며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과거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라는 위기를 겪었던 상황에서 핵심 사업 흥행과 신규 수주가 연이어 이어지며 실적 회복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HDC현산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이 꼽힌다. 주거시설 '서울원 아이파크'는 현재 분양률 95%를 넘기며, 약 3조 원 규모의 분양대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산 관계자는 “광운대 개발사업은 이미 일부 매출로 인식되고 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 반영이 이뤄지고 있다"며 “전체 사업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면서 실적에 지속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회복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HDC현산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057억 원, 영업이익 5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9.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6%로 집계됐다. HDC현산 측은 “어려운 부동산 시장 환경 속에서도 건설 시스템 혁신과 기술 경쟁력 강화 등 내실 있는 경영의 결과"라며 “특히 '서울원' 매출 증가와 '수원 아이파크시티 10단지' 준공 등 자체주택사업 부문에서의 이익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3년부터 실적 회복세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2023년에는 매출 4조1908억 원, 영업이익 1953억 원을 기록했고,지난해는 매출 4조2562억 원, 영업이익 1846억 원으로 전년에 이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HDC현산의 자체주택사업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도 병행하고 있어 중장기 실적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현금성 자산 확대, 안정적인 부채비율 유지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주주 환원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장 신뢰 제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수주 성과도 눈에 띈다. 최근 HDC현산은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삼청동1가 705번지 일원 오성대우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공사비 1369억 원)을 수주했으며, 서울 방배동 신삼호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는 조경 특화 설계안 '더 스퀘어 270'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단기 수주 성과를 넘어서 서울 핵심 지역 내 브랜드 시너지 확대와 포트폴리오 전략 강화를 동시에 노린 행보다. HDC현산은 앞으로도 본사가 위치한 용산을 중심으로, 광운대역세권 개발과의 연계 시너지를 꾀할 계획이다. 성수전략1지구, 방배 신삼호, 압구정 등 서울 핵심 지역과 전국 주요 도시에서 랜드마크 사업 수주를 통해 아이파크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개발과 관련해 “세계적인 설계·구조·컨설팅 기업들과 협업해, 해당 지역을 글로벌 상권이자 비즈니스 허브로 탈바꿈시킬 마스터플랜을 준비 중"이라며 “본사를 중심으로 용산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개발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실적 반등과 함께 안전·품질관리 체계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 모바일 기반 품질관리 시스템(I-QMS) 개선, 협력사 대상 안전 교육 강화 등 전사적인 프로세스 혁신이 병행되고 있다. 업계는 HDC현산이 자체주택사업 중심의 내실 강화와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속화하며 실적 반등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부동산 경기 회복 여부, 대규모 수주 성과, 정비사업 안정화 여부가 중장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상계주공 5단지 재건축 표류…“서울도 1급지 외엔 어렵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5단지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를 찾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이탈과 중견사의 소극적 참여 속에 유찰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지는 우수하지만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늘어나 협의가 쉽지 않다.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도 표류의 원인이 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상계 5단지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은 전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오는 20일 두 번째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재건축사업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721번지 일대에 위치한 노후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하며 지하 3층~지상 35층, 5개 동(총 996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립이 계획돼 있다. 총 공사비는 약 3772억 원(VAT 별도)이며, 3.3㎡당 예정 단가는 770만 원이다. 입찰은 도급제로 진행된다. 입찰 보증금은 70억 원을 요구하는데 컨소시엄은 불허된다. 이 같은 조건은 중견 건설사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밖에 없고, 대형 건설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을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상계주공5단지는 2023년 GS건설과 시공 계약을 체결했지만, 공사비와 조합원 분담금 조율에 실패해 같은 해 11월 계약이 해지됐다. 조합은 인당 5~6억 원에 달하는 분담금 부담과 불리한 계약 조건에 반발했고, 세부 조건에서도 이견이 커지자 GS건설은 수익성 검토 끝에 철수를 결정했다. 이후 지난 3월 열린 1차 현장설명회에 한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쌍용건설 등 10여 개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4월 28일 마감된 본입찰에서는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아 자동 유찰됐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설명회에는 참여하지만 실제 입찰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단독 입찰 조건, 높은 보증금, 불확실한 수익성 등 여러 요소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컨소시엄 참여 불허는 중견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건설사도 계속 관망세다. 한화건설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고, 롯데건설과 쌍용건설은 “참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의 소극적 참여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계 업계의 분석이다. 가장 큰 이유는 공사비와 분담금 간 이견이다. 조합은 분담금 인상에 민감하고, 건설사는 급등한 공사 원가를 반영해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가 어려운 시장 상황도 걸림돌이다. 시행사와 시공사 모두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성이 불분명한 재건축 사업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입지만 좋으면 건설사들이 앞다퉈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공사비, 분양가, 금융 리스크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한다"며 “상계5단지처럼 강남권 외 지역은 분양가 전망이 불확실해 건설사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분형 주택, 리츠 등 새로운 금융모델 도입이나, 조합과의 유연한 조건 협상이 병행되지 않으면 유찰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상계5단지는 입지 면에서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이 지나는 노원역이 인근에 있고, 상계초·노원고 등 학군도 양호하다. 상계백병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생활 인프라도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 장점만으로는 시공사를 끌어들이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분양 수익성, 조합의 협상 태도, 금융환경 등 외부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입지만 좋은 단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시장 환경에서는 조합이 과거처럼 '을 입장'인 시공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기 어렵다"며 “공사비 단가 조정이나 유인책 마련 등 현실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구글에 지도 꼭 줘야 돼?”…국내 경쟁자 육성이 급선무

정부가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을 두고 결정을 유보한 가운데,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지도 데이터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구글의 진입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지도 데이터의 상업화를 서둘로 국내에서 구글과 경쟁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에 대해 오는 8월 11일까지 심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구글은 5000: 1 축적의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자사 해외 서버로 이전할 수 있도록 요청한 바 있다. 지도 반출은 안보 시설에 대한 우려와 구글의 국내 데이터센터 마련 거부 등으로 여러 번 중단됐으나, 이번에 재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데이터 반출 요구로 인해 국내 데이터 및 모빌리티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지도 데이터는 단순한 위치 정보가 아니라, 자율주행차 경로 설정과 환경 인식, 드론 항로 설계, AI 학습 등의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는 만일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입수하면 네이버, 카카오, 티맵을 비롯해 국내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모빌리티 서비스들은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구글은 자회사 '와이모(Waymo)'를 통해 자율주행차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만큼,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의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지리정보원의 고정 정보는 외국 기업에 제공하지 않는 게 원칙으로, 만일 구글에 제공할 경우 다른 해외기관의 요청 시에도 명분이 없으니까 정보를 전달해야 해 중소기업을 비롯한 국내 자율주행 업체의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정훈 대한교통학회장도 “구글 지도 서비스가 들어오면 사실상 경쟁이 안 된다"며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데이터가 국가 핵심 자산인 만큼, 한국국토정보공사 등 정부 기관이 직접 나서 투자해 고품질 지리정보를 확보하고, 중소기업에게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도 데이터 확보를 위한 환경도 열악하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는 주변 환경 데이터 수집이 필수적이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이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어서다. 유 회장은 “자율주행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주변 환경을 스캔해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거리뷰 등 지도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교통 분야에서 활용되는 통신 기반 데이터는 암호화된 형태로 제공돼 익명성이 보장되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산업적 활용이 제한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데이터가 자유롭게 활용되고 있으나, 국내는 산업 규제가 강력해 모빌리티 산업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도가 개선되는 게 업계의 숙원이라 불릴 정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국가중점데이터 개방사업 등을 통해 연안여객선 교통정보, 교통카드 이용내역 등의 공공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도로 및 주변 시설에 대한 3차원 고정밀 데이터 지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민간 산업계의 정보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율주행 관련 한 기업 관계자는 “현재 고속도로나 일부 시범지구에 한해서만 국가 데이터가 제공되는 상황으로, 전체적으로 정보가 부족하다"며 “인프라는 한 번 구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갱신돼야 하나 갱신 속도도 굉장히 느린 만큼 국토부에서 인력과 비용을 다수 투입해 바짝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광양지아이, 황금일반산단 2단계 분양…“신성장 산업 핵심 거점으로”

BS한양의 자회사 광양지아이가 전남 광양시 황금동 일원에 조성 중인 황금일반산업단지 2단계 산업용지 분양에 본격 나선다. 광양지아이는 13일 “총 2926억 원을 들여 111만5000㎡(약 33만7000평) 규모로 조성되는 황금일반산단의 2단계 부지를 분양한다"며 “내년 말 준공 예정으로 2026년부터 입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황금일반산단은 1차금속, 금속가공, 전기장비 제조업 등 신소재 기반 산업 유치에 특화된 단지다. 1단계 산업용지(14만 평)는 이미 60% 이상이 분양돼 입주가 진행 중이며, 잔여 부지는 계약 즉시 입주할 수 있다. 2단계 부지 분양가는 3.3㎡당 97만원 수준으로, 인근 산업단지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광양지아이는 황금일반산단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의 산업용지 부족을 해소할 핵심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GS칼텍스,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이 입주한 여수국가산단과 인접해 B2B(기업간거래) 수요에 최적화된 입지로 꼽힌다. 교통과 물류 인프라도 강점이다. 단지는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와 가장 가까운 산업단지로, 서측배후도로를 통해 광양항과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망을 연결한다. 여수공항, KTX순천역도 10km 내에 위치해 있다. 정주 여건도 갖췄다. 인근 2km 내에는 주거·상업지로 조성된 황금택지지구가 있어 근로자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도 마련돼 있다. 입주 기업에는 지방세 감면이 적용되며, 20억 원 이상 투자 시 기업당 최대 50억 원까지 입지·시설·고용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광양지아이는 오는 26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서 투자자 대상 분양설명회를 개최한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 맞춤형 필지 분할이 가능해 기업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양만권 경제벨트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SK에코플랜트, ‘반도체 종합 서비스’ 포트폴리오 강화

SK에코플랜트가 SK㈜ 반도체 소재 관련 자회사 4곳의 신규 편입을 추진한다. 반도체 및 AI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매출 증가 및 수익 다변화, 재무 건전성 개선 등 질적 성장을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SK에코플랜트는 SK㈜의 사내독립기업(CIC · Company in Company)인 SK머티리얼즈 산하 자회사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총 4개 소재 기업의 자회사 편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SK㈜는 SK트리켐(65%), SK레조낙(51%),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의 보유 지분을 SK에코플랜트에 현물출자한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에 대해서는 SK에코플랜트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한다. 자회사 편입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올해 말 완료될 예정이다. 새로 편입되는 4개 기업은 기술 및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했다. 4곳 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약 3500억원에 이른다. 포트폴리오 확장과 더불어 우량자산 내재화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향상 등 내실을 다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자회사 편입으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제조 주요 공정 중 △포토공정 △식각공정 △증착 및 이온주입 공정 △금속배선공정 △패키지공정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와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공정인 OLED 증착 공정의 소재 공급 역량을 내재화 하게 됐다. SK트리켐은 박막을 반도체용 웨이퍼에 부착하는데 필요한 프리커서 소재 전문 기업이다. SK레조낙은 반도체 회로 패턴 외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식각공정용 특수가스를 공급한다. 또한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는 OLED용 발광 소재인 블루 도판트(Blue Dopant)를 생산, 공급하는 회사다.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형성하는 공정에 활용되는 포토 소재 전문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포토 공정용 세정제도 국산화해 양산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전력·용수·도로 등 기반시설과 FAB(제조공장) 등 반도체 인프라 EPC(설계·조달·시공) 구축 노하우를 기반으로 SK에어플러스(산업용 가스), 에센코어(반도체 모듈), SK테스(리사이클링) 등 기존 포트폴리오에 더해 반도체 소재 부문까지 강화하는 반도체 종합 서비스 밸류체인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SK에코플랜트는 환경과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 쌓아온 역량까지 더해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본격화 할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대형 건설사 본사 줄줄이 ‘도심서 외곽’으로… ‘생존경쟁’ 치열

최근 서울 사대문 도심에 위치해 있던 대형 건설사들이 외곽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현금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오랫동안 터를 닦아왔던 전통적인 종로 및 광화문 도심 인근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외곽 지역으로 사옥을 옮기는 등 경영효율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가운데 본사 이전이 당장 가시화 된 곳은 DL이앤씨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오는 8월 말부터 본사 이전 작업을 시작해 올해 10월 경 마곡 원그로브 사옥으로 이전을 완료활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DL이앤씨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평동 디타워 돈의문 사옥은 2020년에 완공된 신축 건물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이 펀드를 조성해 매입한 돈의문 사옥은 DL이앤씨가 지분 투자자로 매입에 참여했고, 준공 이후 곧바로 입주해 현재까지도 사용 중이다. 5년째 돈의문 사옥에 머무르고 있는 DL이앤씨의 임차 계약은 당초 올해 연말까지였다. 사옥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DL이앤씨는 2027년까지 임대 계약 연장을 2년 늘릴 예정이었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작년 11월 마스터투자운용이 돈의문 타워 매각에 나섰고, NH농협리츠운용이 8953억원에 돈의문 디타워를 사들이면서 건물주가 바뀌었다. DL이앤씨는 사옥 매각에 따라 약 13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했지만 높아진 임차료로 인해 임대차 계약을 연장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작년 10월 완공된 마곡 '원그로브 빌딩'으로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 연면적 약 46만3000㎡ 규모로 마곡 지구 최대 오피스빌딩인 원그로브는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바로 연결돼 있는 초역세권 입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다수의 대기업 본사가 진입한 마곡 지역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업무지구로서 입지가 우수한 만큼 본사 이전지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잠원동 본사 매각 및 개발을 검토 중인 롯데건설도 본사 사옥 처리 계획에 맞춰 마곡 지구로의 이전을 추진 중이다. 롯데건설은 마곡 지구에 시공 중인 '르웨스트 시티타워'와 '케이스퀘어 마곡'을 본사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두 곳 모두 롯데건설이 지분 투자자로 참여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잠원동 본사 외부 건물에서 근무 중인 플랜트사업본부와 토목사업본부의 임차 계약이 올 연말 만료되는 만큼 이들 사업부부터 마곡으로 이전할 예정"이라며 “전체 본사 차원의 이전은 잠원동 현 본사 매각 및 개발 계획에 따라 추후 진행될 계획인만큼 이전 타임라인은 아직까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잠원동 본사 매각 및 개발 계획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지분을 들고 있는 건물을 완공시킨 후 해당 건물에 직접 입주해 임대료를 절감하고, 공실 리스크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용산구 아이파크몰 사옥에 본사가 위치한 현대산업개발도 대기업 본사 사업지로는 이례적인 노원구로 2028년 본사 이전을 추진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자사의 자체 개발 사업이자 광운대역세권 개발지구인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에 아예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라며 “이는 현산이 책임지고 광운대역 개발 사업을 성공시키고,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종로구 수송스퀘어에 본사가 위치한 SK에코플랜트는 2027년 7월경 자사가 시공 중인 양평동 4가 오피스 빌딩이 완공되면 그곳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함께 양평동 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해 시너지 효과를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 전통 도심에서 외곽 지역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인 대형 건설사들은 공통적으로 자사가 지분을 들고 있거나 직접 개발 및 시공 중인 새 건물에 본사 이전을 꾀하고 있다. 임대료가 상승 중인 도심 지구에 본사를 둔다는 전통적인 시각에 갇히지 않고, 비용 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외곽 지역이라도 과감하게 본사를 이전하는 '효율 경영'에 나서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고위 임원은 “사실 전국에 현장이 존재하는 만큼 본사 사무실의 위치가 꼭 서울 한 가운데에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본사 위치가 어디가 됐던 업무 효율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건설업 미래는 ‘모듈러 주택’, 활성화 지원 필요”

해외 시장 대비 발전 속도가 느렸던 국내 모듈러 주택 기술이 최근 컨테이너 박스 대신 산불 현장 대안으로 떠오르는 등 점차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다만 생산 시설 마련을 위한 초기 투자 부담, 비싼 가격 등이 장애물이다. 전형적인 3D산업인 건설업을 현대화·효율화할 수 있고 자원 절약·탄소 배출 저감 등의 장점이 큰 만큼 정부가 시장 확대를 위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삼성물산 건축부문을 비롯한 국내 주요 건설사들과 한국주택토지공사(LH)에서 앞다퉈 모듈러 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주택 부재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뜻한다.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공사 기간이 짧은데다 공정 중 발생하는 탄소 및 폐기물 저감 효과가 크며, 현장 작업량이 줄어들어 인력난 해소와 안전사고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모듈러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해 막대한 초기 투자가 요구돼 발전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모듈러 공법은 2000년대 처음 국내에 도입됐으나 아직 시장 규모가 작아 생산 공장 설립 및 운영에 드는 고정비 부담이 크며, 시장 수요 예측도 어렵다. 운송 문제 등으로 인해 기존 공법 대비 약 30% 정도 공사비가 높게 추산되는 데다 규제 기준 변화라는 불확실성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도로 사정상 대형 모듈을 운반하기에는 제약이 많고, 이로 인해 정체나 운송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모듈러 기술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는 PC 공법에서도 제한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장 조립의 완성도도 관건이다. 이 연구위원은 “핵심은 모듈 간 부재와 부재가 맞물리는 결합 부위 시공의 정밀도"라며 “과거 조립식 공법이 실패했던 원인도 접합 부위의 품질 저하 때문으로, 지금은 기술이 많이 향상됐지만 품질 문제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모듈러가 얼마나 '의미 있는' 장점을 제공할 수 있는냐도 확산 여부를 결정할 핵심 요소다. 건설업계는 지금도 현장 타설 방식으로 주택을 짓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이 있고, 현장 인력도 이 방식으로 일하는 게 더 익숙하다. 반면 모듈러는 여전히 낯선 방식이어서 가격, 시공 편의성, 운송 용이 등 뚜렷한 이점이 있어야 확산될 수 있는데, 아직은 그것이 도드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건축물에는 하자 보수 책임이 따르는 만큼,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을 선뜻 도입하는 데는 큰 부담이 따른다는 문제도 있다. 모듈러는 공장에서 제조업처럼 생산한 뒤 조립만 건설업이 맡는 구조다 보니, 전통적인 건설사의 역할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 중 하나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건설업체와 설비업체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과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 위주로 사업이 진행돼 시공업체간 기술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는 데다, 수요가 증가하고 대형 프로젝트가 확산되면 현재의 일부 조립식 방법에서 벗어나 완전한 공장 제작형 방식으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신규 공법을 민간에서 먼저 추진하기엔 부담이 큰 만큼, 공공 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LH를 중심으로 공공 발주가 확대되며 긍정적인 시장 흐름이 형성되고 있으나 여전히 단가 부담이 크고, 운송과 설치 과정에서 고가 장비가 사용돼 진입 장벽이 높다"며 “운송 지원, 관련 행정 절차 간소화 등 정부 차원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임대 전문기업 블루그라운드, 국내 임대사업자 대상 사업설명회 개최

주거 임대 프롭테크 글로벌 기업인 블루그라운드(Blueground)가 임대사업에 관심있는 주택(준주택 포함) 소유주와 공인중개사, 기업,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오는 14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블루그라운드가 국내에 본격 상륙한 것을 알리고 서울 지역 임대시장 관련인들과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기획됐다. 최소 1개월 이상 체류자만 이용이 가능한 블루그라운드는 '짐 하나만 가지고 와서 내 집처럼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을 표방한다. 번잡함을 피하고 집처럼 요리도 할 수 있는 편안한 집을 원하는 국내외 출장자는 물론 한달 살이 여행객 등 단기 체류자들에게 적합하다. 비용도 호텔 대비 20~30% 저렴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국내 1호점을 오픈하며 공식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번 사업설명회는 블루그라운드가 국내에서 추구하는 비즈니스 방향과 브랜드 가치를 공유하고, 부동산 소유주, 공인중개사 등과의 협업 모델을 소개하는 자리다. 1차 설명회는 이달 14일, 2차 설명회는 23일에 오후 2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진행된다. 장소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22 태성빌딩 2층 '상연재 별관'이다. 설명회에서는 블루그라운드의 글로벌 운영 모델과 국내 확장 계획, 플랫폼을 통한 임대 혜택 등이 소개되고 질의응답 시간도 함께 마련된다. 참여 대상은 임대사업에 관심있는 주택(준주택 포함) 임대사업자, 공인중개사, 기업, 기관투자자 등이고 회차당 선착순 30명까지 사전 등록을 통해 참석할 수 있다. 신청은 네이버 폼을 통해 가능하다. 블루그라운드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블루그라운드의 주거 임대 모델은 기존 월세, 전세 중심의 시장과는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이번 설명회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 장기적 협업의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블루그라운드는 전 세계 48개 도시에서 약 1만5000개의 주거 유닛을 직접 운영 중이며, 지금까지 누적 이용 고객은 12만 명, 파트너 건물주도 5000명이 넘는다. 구글·애플·넷플릭스 등 4000여 개 글로벌 기업들이 출장자 등의 주거 임대 솔루션으로 블루그라운드를 선택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비용·투자 감안 수도권 vs 환경 때문에 바닷가”…데이터센터 입지 논란 가열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 등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어디에 짓느냐는 입지 조건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냉각 효율과 환경 영향을 고려해 심층수를 활용할 수 있는 동해안 등 해안가가 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부동산 가치와 통신 효율성을 이유로 수도권 인근 입지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의 약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문제는 기후 변화로 수도권 물 자원이 줄어들 경우 냉각을 위해 많은 물이 필요한 데이터센터들을 유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강수량이 여름에 집중되는 데다, 수자원 대비 물 수요가 높은 '물 스트레스 국가'라서다. 현재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냉각수를 활용해 물을 증발시켜 서버의 열을 낮추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러 냉각 방법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은 대규모 사용이 어려워 센터 내부의 열을 식히는 냉각수가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냉각수의 양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데이터센터 시스템의 물 사용량과 IT 장비의 에너지 소비량을 비교하는 지표인 물 사용 효율(WUE, Water Usage Effectiveness)에 따르면, 1KWh당 평균 1.8L의 물이 소비될 정도이다. 2023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연간 소비한 평균 전력량인 57.2GWh를 물 사용 효율(WUE) 지표 평균에 따라 단순 환산할 경우, 연간 약 1억296만L의 냉각수가 증발한 셈이다.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3 버전에서도 단 10~50개의 질문에 응답하는 데 약 500㎖의 물이 사용됐다. 전력 사용량은 앞으로도 급증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6년 최대 1050TWh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KDCEA)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 전력량도 2023년 540㎽에서 2026년 1850㎽로 24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냉각수 공급이 쉽고 환경 오염 우려가 적은 동해안, 서해안 등에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원철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환경 영향을 생각했을 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벗어나 심층수를 활용할 수 있는 동해안 등 바닷가에 집중적으로 지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섭씨 0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심층수를 끌어올려 냉각수로 활용하면 냉각 효율이 증대할 뿐더러, 수자원 소모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반면 부동산 업계는 센터가 단순한 산업 기반 시설이 아닌 장기 투자 자산으로도 평가되는 만큼, 지나치게 외곽 지역으로 밀어내는 방식은 기업 자산과 투자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수민 NH 부동산 전문위원은 “부동산을 사업 가치로 투자한다고 했을 때 무작정 지방에 배치하는 건 장기적인 가치의 측면에서 부적합하다"며 “데이터도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로스가 있는 만큼 너무 외곽으로 빼는 것도 능사가 아닌 데다, 산업 분야인 만큼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산업 논리로 접근하는 게 적합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빈도 거래와 실시간 서비스 등에서는 단 몇 밀리초의 지연도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층수 활용 시 발생하는 비용은 물론, 40㎽ 규모 데이터센터 1개를 수도권에서 100㎞ 떨어진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에도 회선요금은 1년에 50억원이 더 소모된다고 데이터업계는 강조했다. 건설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버와 냉각기 사이에 지속적으로 물을 순환시켜 재활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인 폐쇄형 냉각 루프 기술 도입 가속화와 외부 공기 유입을 제어한 고효율 냉방 기술,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비롯한 대응 전략 및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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