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향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대한 외압의 의도가 아니라면 말을 아껴라"라고 촉구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18일 성명서를 내고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 펀드 사태에 대한 제재를 법원의 판결이 나온 후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며 심사를 1년 넘게 미루다 갑자기 제재를 한 것에 대한 말들이 무성하다"며 "그리고 이복현 금감원장의 행보와 말은 그것이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날리고 외압을 통해 낙하산 인사를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금융위원회가 이달 9일 정례회의에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내린 것을 언급한 것이다. 손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중징계로 손 회장의 연임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박 위원장은 "이 원장은 ‘기본적으로 정치적이건 어떤 것이든 외압은 없었다. 혹여 어떤 외압이 있다면 제가 정면으로 그것을 막겠다’며 자신의 ‘외압에 맞서는 전문성’까지 언급했다"며 "그러면서 징계 대상자인 CEO(손 회장)가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무언의 압력을 통해 법과 원칙에 의한 방어권도 억누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이 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향해 "유능한 경영진의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이는 특정인을 지칭한 말로 이사회 의장에게 ‘감히 후보로도 내지 말라’고 경고한 것과 다름없다"고 짚었다. 박 위원장은 "(이 원장은) 대체 무슨 권한으로 가볍게 입을 놀리는가. 감독당국 수장의 가벼운 발걸음, 입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해당 전직 관료의 입명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금감원장의 말 한마디면 기존 CEO 육성 및 승계, 규정 프로그램은 모두 무시돼도 되는가"라며 "내부통제 기준은 마련해 본 적도 없는 전직 관료는 자격이 있는가. 없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이 원장은 사모펀드 사태처럼 감독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급격한 시장 변동에나 집중하길 바란다"며 "외압을 행사하는 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투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복현 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