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모바일·인터넷 뱅킹의 자동이체 수수료 면제를 빠른 시일 안에 추진하겠다고 30일 밝혔다. 고객 중심에 대한 신한은행의 철학을 이어간다는 취지다. 한용구 행장은 앞으로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디지털 부문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객중심 철학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모바일·인터넷 뱅킹의 자동이체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그는 "전임 진옥동 행장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취지에서 추진해온 방향이며 저도 적극 동의한다"며 "제 의사결정으로 시행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회에 하나의 메시지가 될 것 같다"며 "모든 은행들이 같이 동참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그는 또 "신한은행의 고객 중심 철학을 어떻게 계승·발전시킬 것인가가 최대 고민이며,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고 했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열린 취임식에서도 한 행장은 가장 먼저 고객중심을 언급했다. 그는 "고객중심은 흔들림 없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모든 접점에서 고객에 대한 진정성이 오롯이 전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리딩뱅크 수성 전략을 묻는 질문에서도 한 행장은 고객 중심을 강조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1등 은행도 중요하지만 고객 중심 철학에 기반한 일류 은행으로 가기 위한 초석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진옥동 행장이 재임하던) 지난 4년 동안 고객 중심 부분들을 전략, 평가체계, 업무 프로세스에 다 녹였다. 하드웨어적인 변화 이후 소프트웨어적으로 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며 "문화, 인력 등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리소스 투입을 통해 일류 은행으로 가지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했다.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와 관련해서는 모든 직원과 인프라를 투입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는 "올해 신한은행도 횡령, 외환이상거래 등이 발생하며 예외는 아니었다"며 "선진 금융기관으로 가려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준법경영부, 준법감시부를 더 강화했다"며 "직업의 윤리의식을 고취하고 내부통제에 대한 프로세스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한 행장은 내년에 개인 고객뿐 아니라 기업 고객, 그 중에서도 소상공인들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내년에는 특히 소상공인들이 더 어려워지고 건전성에 대한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취약차주에 대한 이슈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 고민하고,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연착륙이 되도록 하는 것이 은행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또 "은행권 공동으로 하는 지원과 별개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보증기관의 출연료를 늘려서 대출이 가능하도록 한다든지 등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답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역할을 어떻게 할 건지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강화도 강조했다. 한 행장은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접근해 금융 편의성을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디지털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오늘 조직개편을 통해 BaaS 사업부를 출범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컨택트 센터를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온전히 구축하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신한은행의 배달 앱 ‘땡겨요’에 대해서는 자신도 20여 차례 이용을 했다며 "출시된 지 1년 밖에 안됐는데, 그동안 회원 수 등을 보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 행장은 "땡겨요는 금융의 힘으로 혁신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는 취지"라며 "소상공인, 배달 노동자, 소비자들에게도 더 나은 서비스로 다가가고 있다. 2~3년 정도 진행이 되면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모델과 금융 혁신서비스의 좋은 사례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희망퇴직과 영업점 통·폐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희망퇴직과 관련 "젊은 인재들이 채용의 어려움을 덜어낼 수 있도록 제 1금융권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신한은행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인 약자들을 채용하는 사회적 가치 채용도 시행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희망퇴직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희망퇴직의 전체적인 규모 등은 내부 구성원들과 협의해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또 은행권의 영업점 통폐합으로 금융소외층이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영업점 통폐합은 하지 않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라며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해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정확하게 하고 있는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행장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출장소를 포함해 150여개 영업점을 통폐합했으며, 내년 초에 10여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그는 "신한은행은 오프라인 채널이 없는 지역에 디지털 라운지를 수십 개 이상 오픈했고, KT·GS편의점·우체국·KB금융과 공동 협업에 다양한 형태의 점포를 개점했다"며 "고객 중심 점포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관심을 가지겠다"고 언급했다. 한 행장은 1966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91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2019년 신한금융지주 원신한전략팀 본부장, 2020년 신한투자증권 부사장(경영지원그룹장), 2021년 신한은행 부행장(영업그룹장)을 거친 후 지난 20일 신한은행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이날 취임식을 가진 후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dsk@ekn.kr신한은행과 한용구 신한은행장(오른쪽).30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신한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