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인 리츠 주가가 연일 고전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저금리 기조 속에 리츠의 매력도가 부각되면서 주가도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금리 인상으로 예금상품의 금리가 높아졌고, 시장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리츠 투자심리도 급속도로 냉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츠에 편입된 실물자산의 가치는 변함이 없고,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 자체는 높아진 만큼 현재 주가를 저점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의견도 있다.◇ ‘중위험 중수익’ 매력도 퇴색...리츠 신저가 경신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리츠는 전일 대비 2.8% 내린 401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3995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NH올원리츠(3.75%), ESR켄달스퀘어리츠(3.63%), 제이알글로벌리츠(2.14%), 이지스레지던스리츠(1.9%) 등도 약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리츠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유동 시가총액으로 가중해 산출한 지수인 KRX 리츠 TOP10 지수는 이달 4일 866.47에서 이날 현재 620.36으로 28% 급락했다. KB스타리츠는 영국 파운드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로 상장 첫날인 이달 6일 4340원에서 13일 3980원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4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리츠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주식회사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운용 중인 리츠 전체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6.2%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금리 기조로 인해 리츠의 중위험, 중수익 매력도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배당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오른 점도 리츠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다. 리츠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주가 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리츠에 투자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4~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은행 예금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작년과 비교했을 때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리츠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리츠별로 배당수익률, 임대료 수익 등은 천차만별이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리츠 외에도 투자할 수 있는 대안들이 많아진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 언제까지...리츠 반등 ‘물음표’업계에서는 리츠 주가가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정점이라는 확신이 있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완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리츠의 중위험, 중수익 매력도는 부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신자산신탁은 당초 연내 ‘대신글로벌코어리츠’를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상황을 반영해 이를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대신글로벌코어리츠는 대신증권, 대신자산신탁 등 계열사가 협업해 내놓은 상품으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설립 인가까지 완료된 상태였다. 공교롭게도 대신자산신탁은 최근 리츠 전문가인 김철종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함에 따라 김송규 대표가 단독 체제로 회사를 이끌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급속도로 냉각됨에 따라 대신글로벌코어리츠 상장도 연기한 걸로 알고 있다"며 "현재는 시장에 변수가 많은 만큼 상장 시기를 지켜보자는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현재의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바라보는 국내외 부동산의 밸류에이션과 리츠 주가 간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며 "리츠가 담고 있는 자산들의 본질 가치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리츠를 무리하게 매도하기보다는 전체 포트폴리오 내에서 일정 수준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