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취임 후 3개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의 ‘회원사의 해외 진출 지원’ 행보가 눈에 띈다. 이를 위해 서 회장은 외국 주요 정부 인사들과 소통하고, 금융투자사의 해외 경쟁력 강화를 논의하는 세미나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단됐던 회원사들과의 해외 순방도 서 회장 지휘하에 본격 재개된다. 국내 시장에서 금투사의 성장이 한계를 보이고, 서 회장 스스로도 해외 시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당연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27일 뺀 티롱 캄보디아 재경부 차관과 만나 한국-캄보디아 간 금융투자 산업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서 회장은 캄보디아와의 자본시장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국내 회원사들의 캄보디아 진출을 현지 정부 협력하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서 회장은 지난달에도 유리코 베케스 룩셈부르크 재무장관과도 간담회를 가지며 양국 간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베케스 장관은 국내 운용사의 룩셈부르크 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룩셈부르크 시장은 미국에 이은 글로벌 2위 자산운용 허브로 불린다.지난 16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도 서 회장은 "10년 내 아시아 톱(top) 3 증권사 탄생이 필요하다"며 "해외 진출 관련 규제 개선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적극적인 ESG 대응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투협회장이 직접 세미나의 기조 발표를 한 것을 두고 금투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서 회장은 다음 달부터 회원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해외 순방길에 오를 예정이다. 지난 2020년~2021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중지됐던 금투협 주관 NPK(New Portfolio Korea)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것이다. 작년에도 출장이 있었지만, 코로나 여파가 계속되며 출장지역이 미국 등 일부로 한정됐다. 그러나 올해는 유럽 등 다양한 국가로 범위를 넓혀 자본시장 환경을 직접 확인하고, 현지 기업과의 투자 협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서 회장의 ‘금융투자 외교’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서 회장이 몸담았던 미래에셋그룹은 독보적인 글로벌 투자 역량을 기반으로 증권·자산운용업계에서 톱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당시의 경험이 서 회장의 임기 초반 행보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작년 금투협회장 선거 때도 서 회장은 ‘국내 운용사 해외투자 확대’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정부도 금투사들의 해외 진출을 강조하고 있어 서 회장의 행보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육성을 올해 주요 업무추진 과제로 꼽으며 금융사의 해외 진출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최근 금융산업 글로벌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기도 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국내 시장의 포화상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금융산업의 외연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금투협 관계자는 "금투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해외 시장 진출 및 이미 진출한 회원사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며 "자금경색 극복, 세제 개편 등 다른 시급한 현안에도 두루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서 회장의 의도처럼 회원사들도 해외 시장 영향력 확대에 몰두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인사에서 설경석 베트남 호치민사무소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베트남 펀드를 기관 및 일반 투자자에 적극 홍보하며,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베트남 해외연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기관 중 유일하게 진출한 인도, 두바이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suc@ekn.kr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협회에서 뺀 티롱 캄보디아 재경부 차관과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1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