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과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으로 손실액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1분기 연결 순이익은 2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27% 증가했다. 이는 시장추정치(1996억원)를 928억 상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3890억원)도 82.4% 증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삼성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5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518억원) 대비 66%, 직전 분기(119억원) 대비 2340%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보다 60.99% 증가한 3416억원, 시장 전망치 2793억원을 22.3% 웃도는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동기(1023억원) 대비 166%, 직전 분기(291억원) 대비 80% 증가한 184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증권업계 순익 예상치를 30% 이상 상회한 결과다.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382억4000만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전 분기 대비 152%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816억98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1% 감소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252.8% 급증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연결기준 지배주주 자기자본이 11조원을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도 2621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171.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87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메리츠증권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기자본 6조원을 넘어섰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9.2% 줄어든 1998억원이지만, 2018년 1분기부터 21분기 연속 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증권사들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 이유는 올 초부터 2차전지 종목의 투자가 급증한 덕이 크다. 1분기 코스피 거래대금은 8조9348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6조9682억원) 대비 28.2% 늘어났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올 3월말 기준 12조7382억원으로 작년 말(6조1731억원) 대비 106.35%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증권사 2분기 실적에 대해 CFD 미수 채권 비율에 따라 증권사 실적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다수의 증권사들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직격탄을 맞아 CFD 미수 채권 수천억을 떠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CFD 고객이 추가 증거금을 못 낸 경우, 주식을 반대매매하고 남은 손실액은 증권사의 빚으로 남게 된다. 이에 충당금 적립이 늘면서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부진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관련 리스크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12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2021년 말 연체율(3.7%)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3배 뛰었다. 앞서 지난해 증권사들은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실적이 급감한 바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가 충담금을 쌓을 예정인 만큼 CFD 관련 위험 노출도에 따라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로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확대 지속 여부도 미지수인데다, 부동산 PF 건전성 문제도 변수이기 때문에 1분기와 같은 양호한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다만 CFD 고객 채권 미회수에 따른 손실 규모가 증권사 재무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김예일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인한 손실은 국내 증권사의 전반적인 자본완충력을 감안하면 감내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CFD의 직간겁 손실규모가 커지고, 고객이탈이 심화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증권사들의 신용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yhn7704@ekn.kr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