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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이만한 대형주 없다”...목표가 27만원 ‘상향’ [상상인증권]

상상인증권이 13일 보고서를 내며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를 27만원으로 상향했다. 지난해 4분기 크래프톤은 매출 5346억원, 영업익 1643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된 요인은 모바일 매출액"이라며 “4분기는 중국 비수기로 지난 3년간 매출이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는데, 이번 4분기는 오히려 성장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의 트래픽, 매출 증가가 예상을 뛰어넘었으며,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롱런할 수 있는 IP임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또한 시작성과에 따라 올해 증익 가능성도 열려있다. 최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매년 영업권 상각 규모가 높아 EPS 단에서 업사이드가 압도적으로 높지는 않지만, 숫자를 기반으로 논리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국내 대형게임주"라며 “의미있는 대형신작 공개와 출시 시에는 업사이드가 더 크게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KT, 올해도 이익성장은 제한적이나 주가 수준은 부담 [하나증권]

하나증권은 KT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3만3000원을 유지한다고 13일 밝혔다. 이익상승이 제한적인 데다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 수혜로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서비스매출액 및 주요 영업비용 흐름을 감안할 때 2024년에도 영업이익 및 세전이익 감소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최근 저 PBR 관련주로 부상하는 모습이지만 시장 기대와 달리 2024년 주당배당금(DPS) 증가 및 대규모 자사주의 취득·소각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통법 시행령 개정, 제4 이통통신 정책 자금 지원 및 펀딩 진행, 5G 요금제 다양화 등 국내 규제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최근 시장 금리와 가장 믿을만한 지표인 기대배당수익률로 보면 부담스러운 주가 수준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4분기 KT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 늘어난 26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종 비용 등 반영으로 낮춰진 시장전망치(2803억원)를 밑도는 실적이다. 이는 이동통신망사업(MNO) 및 초고속인터넷 매출 정체와 더불어 물가 상승에 따른 제반 영업비용 증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KT에 대한 단기 투자 전략은 보수적으로 가져갈 것을 권한다"며 “특히 최근 주식 시장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저 PBR 열풍에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BR이 낮은 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향후 주주이익환원 정책 강화를 기대하기 때문이지만 다. KT를 비롯한 국내 통신주들의 경우엔 실질 배당 성향이 50%를 넘고 있으며 이익 흐름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2023~24년과 달리 2025년도에는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며 “따라서 주주이익환원 규모를 늘리라는 요구가 높아진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라 배당금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냉정한 투자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쌀 때 사자”…서학개미, 테슬라에 올라탔다

올 들어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를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 테슬라 주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지난 9일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은 테슬라로 5억7461만달러를 사들였다. 테슬라 외에도 테슬라 관련주 3개가 순매수 10위권에 올랐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 ETF'(T-REX 2X LONG TESLA DAILY TARGET ETF)가 순매수 규모 1억1239만달러로 4위로 집계됐고 테슬라 주가가 오르면 1.5배의 수익을 거두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도 같은 기간 서학개미가 1억143만달러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의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고배당 상품인 '테슬라 커버드콜 ETF'(TD YL TSL IN ETF)도 9위(6661만달러)를 차지했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특정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다소 비싼 가격에 팔아 위험을 안정적으로 피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옵션 없이 주식만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투자자의 손실은 커지지만 커버드콜 상품의 경우 콜옵션을 지니고 있어 동시에 팔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서학개미 보관금액도 테슬라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8일까지 집계된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107억6326만달러다. 보관금액 2위인 엔비디아(63억5711만달러)보다도 약 40억달러 더 많은 수준이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를 매수하기 시작한 데는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 전략이 작용한 영향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부진에 지난해 4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으면서 연초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급감한 20억6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진에 지난해 말 248.48달러였던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200달러선이 무너졌다. 지난 5일에는 지난해 5월 이후 1년여만에 처음으로 181.06달러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200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9일 193.57달러에 마감하며 올해만 22.1%가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지난 9일 기준 6165억달러(약 821조7677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7914억달러 수준이던 시총이 올 들어 1800억달러가량 증발한 셈이다. 서학개미들이 주가 상승에 베팅하며 테슬라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올해 성장 전망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업황이 불확실해 단기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델 Y 판매량과 연관 있는 베를린 공장 가동이 부품 조달 문제로 지난달 말부터 2주간 중단된 것과 차세대 플랫폼 기반의 신형 모델 생산 목표 시점이 내년 상반기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매우 낮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그러면서 “UAW 파업 여파로 전반적인 인건비 상승 영향이 불가피하고 경쟁 심화와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광고비 집행을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 부분도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주요기업 배당 2조4000억원 늘렸다… 삼성전자 여전히 1위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배당 규모가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 8일까지 현금·현물배당을 발표한 76개 기업의 배당액을 조사한 결과 총액은 28조4486억원으로 전년 대비 9.3%(2조4306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76개 기업 중 45개사는 전년보다 배당액이 증가했고 12개 기업은 동일한 금액을, 19개사는 전년 대비 감소한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체 배당액 증가에 기여했다. 현대차는 결산배당과 반기·3분기 배당을 합산한 총액이 전년보다 63.8%(1조1683억원) 증가한 2조9986억원을 기록하며 배당금 증가 1위에 올랐다. 기아는 전년보다 58.1%(8155억원) 늘어난 2조2188억원을 결산배당하기로 결정했다. 배당 규모가 가장 크게 감소한 기업은 LG화학이다. LG화학은 2022년 7831억원을 배당했으나 최근 공시한 지난해 결산배당금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 2743억원이다. 전체 배당액 순위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적자에도 전년과 동일한 9조8094억 원을 배당하기로 해 1위를 차지했다. 배당액을 가장 많이 받는 개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전년 대비 195억 원 증가한 3237억원을 받는다. 이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2307억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1762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549억원을 받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주가도 이익도 줄어드는 와이지엔터… 주주마음 어떻게 달랠까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이하 와이지엔터)가 블랙핑크의 완전 재계약 실패 여파로 주가가 휘청이는 가운데 신규 걸그룹의 대박 기대감마저 낮아지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은 모양새다. 라이벌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가 주주 달래기에 나선 반면, 와이지 측이 내놓을 만한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아 향후 주가 흐름도 '시계제로'인 상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와이지엔터 주가는 지난 8일 전 거래일 대비 4만22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5만900원 대비 17.09%(8700원)가 감소한 수치다. 와이지엔터 주가는 지난 1월 18일 4만1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블랙핑크 재계약에 대한 실망감과 기대를 모았던 베이비몬스터의 흥행에 대한 불안심리가 더해진 탓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블랙핑크의 멤버 4인(제니, 리사, 로제, 지수)은 모두 소속사를 떠나는 대신 블랙핑크 팀 활동만 함께 한다고 밝혔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복적인 활동 지연으로 신뢰도가 낮아진 가운데, 블랙핑크 재계약 내용에 대한 실망감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블랙핑크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베이비몬스터의 흥행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따른다. 와이지엔터는 지난해 11월 베이비몬스터의 신곡 뮤직비디오인 'BATTER UP'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촌스럽다'는 의견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15년 전 데뷔한 투애니원(2NE1)과 다를 게 없다는 거다. 또 2월에 공개한 두 번째 싱글도 차트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1일 발매된 두 번째 디지털 싱글 'Stuck in the middle' 이후 여전히 여론의 흥행 가능성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싱글 영상 공개 당시 유튜브 동시 접속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서는 등 초기에 확보한 팬덤의 강도는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와이지엔터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와이지엔터의 평균 목표주가는 6만9250원으로 지난해 말(8만1000원) 대비 14.5% 하향 조정됐다. 특히 교보증권이 8만원에서 5만6000원으로 30%를, 대신증권은 9만원에서 6만5000원으로 27.77% 낮췄다. 최근 기업밸류 프로그램 도입에 따라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에 나서고 있지만 와이지엔터는 꺼넬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에스앰엔터는 지난 7일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자사주 24만1379주를 소각해 주가부양에 나선다고 밝혔다. 예정 소각예정금액은 149억5368만원이다. 반면 와이지엔터는 자사주 14만4171주를 보유 중에 있으나 전액 소각에 나선다 해도 금액은 7일 종가 기준 60억원이 불과하다. 현금성자산 1205억원을 보유중인 만큼 이를 재원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공동구매 감소에 따른 이익 저하 및 신규 아티스트의 부진 등으로 미래가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적개선이 동행해야 주주환원 정책도 힘을 받는 만큼 드라마틱한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K팝 그룹의 초동 판매량에서 중국 공동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50~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일본과 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성장의 보폭을 넓히고 있는 보이그룹 '트레저'와 작년 말 데뷔한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를 통해 성장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외국인 저PBR株 열풍에 동참…현대차·금융지주 담았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 수혜 종목을 위주로 매수세를 올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대형주 밸류에이션이 낮았던 만큼 국내 증시서 대형주 위주의 매수 흐름을 보이던 외국인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454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현대차를 1조2520억원을 사들였다. 이는 이달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다. 삼성전자(3757억원)와 기아(3242억원), SK하이닉스(2537억원), 삼성물산(2366억원)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은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도 이달 들어 각각 2224억원, 1806억원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6위, 8위의 기록이다. 7위, 9위 10위는 각각 삼성전자우(2169억원), SK스퀘어(1426억원), 한미반도체(1010억원)이 차지했다. 외국인의 매수세 덕에 주가도 상승세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들어 각각 16.8%, 6.95% 올랐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9.31%, 8.12% 상승했다. 외국인 순매수 10위권 종목 중 주목되는 점은 자동차주와 금융주 등 대표적인 저PBR 종목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정부가 이달 중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증시의 PBR은 평균 1.05배에 불과해 선진국(3.10배)보다 월등히 낮다는 평가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1주당 순자산의 몇 배로 매매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저PBR 종목에 대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저PBR주 모멘텀은 적어도 총선이 예정된 4월까지 유효할 것"이라며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되면 저PBR 테마에 더 이목이 집중될 텐데, 이익 모멘텀과 배당 등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나 금융업종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발표와 외국인 수급으로 인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세부 정책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저PBR주 찾기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배당성향 확대 및 PBR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PBR주의 추세적 상승은 유효하나,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고 기업들이 적극 동참하면 자동차, 금융, 운송, 에너지 등 업종은 재평가가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한 템포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차익실현 매물 나오면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저PBR 종목 중 자기자본이익률(ROE)가 우수한 기업 등을 주목해야 할 시기란 조언이 나온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PBR주가 테마주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단기간에 과열된 측면이 있었던 만큼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배당 모멘텀 등을 고려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밸류업 프로그램’ 이달 중 윤곽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이달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확정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이 작동되면 각 상장사는 한국거래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업 가치 개선계획을 공표해야 한다. 계획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 밖에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응 전략을 밝히게 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일본의 선례를 벤치마킹 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도교증권거래소가 주당순자산가치가 1 이하인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증시에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공표한 상장사는 프라임시장 1656개사 중 39.9%인 660개사에 달한다. 앞으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 공표를 검토하겠다는 상장사들을 포함하면 그 비율은 49.2%까지 확대된다. 추가로 도쿄증권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기업에 가중치를 둔 JPX 프라임 150지수도 운용 중이다. ROE가 자본비용보다 높은 상위 75개 기업과 PBR이 1을 초과하는 상위 75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이미 일본 공적기금(GPIF)과 일본 중앙은행은 2014년부터 ROE가 높은 상위 400개 기업을 편입해 만든 닛케이 400지수를 벤치마크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도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나 상장지수펀드(ETF)에 연기금이나 기관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지난 1월 2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를 비교공시하고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를 권고할 예정"이라며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3강 1약’, 실적 개선 키워드는 ‘리스크 관리’

작년 실적을 두고 주요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KB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은 위탁매매·운용 수익 등에서 선방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반면 하나증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 규모와 부동산금융·대체투자 자산 비중이 커 리스크 관리에 실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77.6%, 109.2% 증가했다. 금리·환율이 안정세로 전환되고, 증시 거래대금이 다시 커지며 위탁매매 수수료 및 운용손익이 회복된 영향이다. 실제로 KB증권의 운용손익은 2022년 2350억원 손실에서 작년 3633억원 이익으로 흑자전환했고, 수탁수수료 수익도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의 자기매매 수익은 242.5%,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5.9% 커졌다. 단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주력 수익 사업인 투자금융(IB) 부문은 약세였다. 업계에서 'IB 강자'로 꼽히는 KB증권의 IB 수수료 수익(3125억원)은 전년 대비 17.5% 감소해 수탁수수료 수익(4495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신한투자증권의 IB 수익은 21.4% 감소한 1991억원에 그쳤다. 특히 KB증권은 부동산 및 CFD 관련 충당금으로만 1441억원을 인식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신한투자증권도 라임·젠투 등 사모펀드 관련 충당부채 적립으로 영업외손실 규모만 1160억원에 달했다.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성장세는 전년 대비 39.21% 커지는 데 그쳤으나, 규모면에서는 7258억원으로 가장 컸다. 위탁매매 수수료 및 운용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은 앞선 2개사와 같지만, PF·CFD 관련 충당금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아 리스크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코프로머티·DS단석 상장 주관 등으로 ECM 인수부문 및 회사채 대표주관 1위를 달성, 전통 IB 부문 강화에 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의 IB, 기타 수수료 수익은 9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9% 증가했으며, 파크원 리파이낸싱 관련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약 350억원의 IB 수익을 내기도 했다. 실적성장세가 가장 뒤쳐진 건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작년 한 해 영업손실 3340억원, 순손실 2673억원으로 동반 적자전환했다. 이 실적은 하나금융지주 산하 계열사 가운데서도 최하위다. 지난 2018~2019년 당시 부동산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이 리스크로 돌아왔다.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하나증권이 보유한 자산가치 평가가 하락했고, 전통 IB 부문에서의 경쟁력도 크게 상실했다. 더불어 외화·유가증권 등 자기매매 부문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실패해 379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CFD 등 충당금으로만 2126억원을 지출한 것이 적자폭을 키웠다. 하나증권은 지난 4분기에만 124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그룹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적립했다. 이처럼 '충당금'이 하나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들의 실적을 크게 갉아먹은 만큼, 올해 관련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실적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작년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이 이어진 영향으로 올해는 관련 손실이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내 완만한 금리 하락으로 부동산 대체투자 관련 손실도 함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증권사 구 NCR 비율의 경우 PF 사태 이후 개선세를 보인다"며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손실 인식, 큰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는 오히려 빠른 정상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배당에 자사주 소각까지...4대 금융지주, 역대급 주주환원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가 주당배당금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를 확대하는 등 역대급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환원 확산 등으로 주가가 평균 21% 급등했다. 이들 회사는 올해 각종 경영 불확실성에도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어 이러한 주가 강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까지 포함한 4대 금융지주는 작년 4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총 4310원을 결정했다. 투자자가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금융 주식을 1주씩만 보유해도 4310원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별로 분기배당을 포함한 작년 연간 배당금을 보면 하나금융이 주당 3400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금융 3060원, 신한금융 2160원, 우리금융 1000원 순이었다.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상생금융 지원,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실적이 대체로 부진했음에도 주주환원에는 공을 들였다. KB금융만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11.53% 증가한 4조6319억원을 기록하며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실적이 성장했다. 이 회사는 4분기 순이익이 2615억원에 그치며 당초 시장 기대치인 순이익 5조원 시대는 열지 못했지만, 여전히 굳건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냈다. 금융지주사들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도 역대급이었다. KB금융은 오는 2월 8일부터 8월 7일까지 6개월간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85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한 데 이어 1분기 중 1500억원을 추가로 소각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2월 7일부터 8월 7일까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기로 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급감한 우리금융지주는 연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1.24%(1380억원)를 매입 후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사들이 향후 주가의 적정 가치 확보, 주가 저평가 해소 등을 위해 주주환원에 더욱 힘쓰겠다고 공언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올해 들어 금융주 주가는 급등세다. 하나금융지주는 연초 4만2800원에서 이달 8일 현재 5만6600원으로 32.24% 급등했다. KB금융(26.12%), 우리금융(13.79%), 신한금융(12.20%)도 10% 이상 급등했다. 4대 금융지주의 올 들어 평균 주가 상승률은 21.09%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생금융 지원 비용 인식,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등 순이익 감소 사유에도 불구하고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총주주환원율 목표 달성은 상장 금융사로서 주주들에게 신뢰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로 전반적으로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통해 친주주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 회사별 상황에 따라 방식, 규모는 다르더라도 전반적인 기조는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첫 ‘연간 성적표’ 받아드는 보험사들…올해 M&A 시장 분위기는

보험사들이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첫 연간 성적표를 속속 받아들고 있다. 실적 불안정성이 일부 소멸됨에 따라 올해는 매각에 나선 보험사들의 M&A(인수합병) 딜이 성사될 수 있을지 분위기에 시선이 모인다. ◇ 매각 대상 보험사, 연간 실적 반영한 가치책정 가능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설 명절을 전후로 보험사들이 IFRS17를 적용한 첫 연간 실적 발표 시즌에 들어갔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전년 대비 84.2% 증가한 1조5748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고 7일 잠정 공시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7일 발표한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순이익으로 7529억원을 나타내며 전년 대비 약 35.1% 상승했다. 신한라이프도 지난 8일 작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1%(230억원) 증가한 47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이 새 회계제도를 반영한 지난해 결산 실적으로 선방한 성적을 나타내자 올해 매물로 나와 있거나 잠재매물로 지목되는 보험사들의 실적에도 기대감이 실린다. 현재 매각절차를 공식화했거나 대상으로 꼽히는 보험사는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KDB생명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등이다. 연간 실적이 나왔다는 점에서도 지난해와 달리 보험사 인수 환경상 적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간 실적비교가 가능해져 IFRS17 도입으로 인한 변동성이 일부 걷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IFRS17의 계리적 가정을 낙관적으로 적용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하반기 금융당국이 내놓은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반영된 연간 실적이 나오면 인수자들이 가치책정에 있어 보다 명확한 수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반영했을 때 오히려 충격파가 생긴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IFRS17 도입 후 산출한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성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 누적 순익 1130억원, 보험계약마진(CSM) 약 2조원을 기록하며 '적자회사' 딱지를 뗐다. 지난해 3분기 실적도 소급법의 허용으로 2629억원의 누적 순익을 거둔 것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적용(전진법)한 실적은 적자(-57억원)를 기록했다. MG손보의 경우 지난해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액수가 계속 변동됐다. 연초 기준 CSM은 8414억원이었지만 같은 해 9월 말 3300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어든 것이다. 이 역시 당국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인한 충격이었다. 일부 매물의 경우 자본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금감원이 발표한 '2023년 9월 말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에 따르면 MG손보와 KDB생명의 9월 말 기준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K-ICS)은 각각 64.5%, 134.1%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미치지 못했다. 지급여력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KDB생명의 인수를 검토했다가 포기하며 여섯 번째 매각 시도의 무산을 겪었다. MBK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수천억원대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진다. ◇ BNK금융 인수작업 시동…인수자들 매각 전략 판도는 지난해와 비교해 인수자들의 의지나 상황도 매물 입장에서 변화가 생겼다. 보험계열사가 없거나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이 유력한 인수자로 꼽힌다. 지주사 전환을 꾀하는 교보생명도 손보사 매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은 올 들어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M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BNK는 과거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2026년까지 신사업 진출과 자회사 인수가 제한돼 있어 사모펀드가 조성하는 펀드의 출자자(LP)로 참여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우리금융은 증권사를 우선적인 인수합병 대상으로 보겠다고 밝힌 만큼 보험사를 당장 사들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자본확충 규모를 4000억원 수준으로 증액한 만큼 자기자본 700억원 수준의 소형사인 포스증권을 인수하고도 보험사를 추가 인수할 여력이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EZ손보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새 손보사 인수를 검토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지만 내부에서는 당분간 현재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선을 그었다고 전해진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KDB생명에 대해 인수를 포기한 만큼 우량 매물이 시장에 나올 때 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IFRS17 적용 연간 실적으로 보험사 체력 민낯이 드러나면 인수자들의 의지도 달라질 수 있다. 건전성 문제와 보험사 인수를 고려하는 금융사들의 인수 전략에 따라서도 실제 M&A로 성사될지 전망은 불투명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그동안 깜깜이 기업가치에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미온적인 태도가 시장에 있었지만 실적상 불확실성이 걷힌 만큼 보험사가 필요한 인수자들은 서서히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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