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中企 수출, 정치 리스크 뚫고 3년만에 반등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액이 3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는 '2024년 중소기업 수출동향'을 통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이 1151억달러(약 165조원)로 전년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기록은 역대 최대 수출 성과를 낸 지난 2021년(1155억달러)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2023년 4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3.3%, 2분기 4.7%. 3분기 5.6%, 4분기 5.9%로 집계됐다. 이같은 중소기업 수출 상승세는 지난해 연말 계엄령 파동과 탄핵 정국, 초유의 대통령 구속 등 굵직한 정치 리스크에 따른 국가 신인도 하락 등 우려를 딛고 거둔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5905개사로 전년(9만4463개사) 대비 1.5% 증가했으며, 신규 수출기업 수는 2만5000개사로 전년(2만4825개사) 대비 0.7% 늘었다. 수출 지속기업은 7만905개사로 전년(6만9638개사) 대비 1.8% 증가하는 등 수출 중소기업 관련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증가를 이끈 품목은 단연 화장품이었다.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27.7% 증가한 68억달러로, 단일 품목 중에서는 최초로 60억 달러 고지를 넘겼다. 특히, 화장품은 중국 시장에선 전년대비 수출액이 4.7% 감소한 1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미국 수출액이 전년대비 46.5% 증가한 13억4000만달러를 찍으면서 선방했다. 화장품 등 'K-뷰티'가 해외시장에서 선전한데 힘입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을 역대 2위로 끌어올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이다. 화장품과 함께 두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보인 반도체 제조용 장비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과 해당 품목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수요 증가의 덕을 봤다. 구체적으로는 중국(16억9000만달러, +18.9%)과 대만(5억2000만달러, +55.0%), 미국(5억1000만달러, +42.2%), 네덜란드(5억달러, +30.5%) 등 상위 교역국이 대부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내면서 연 기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최대 수출 시장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뒤바뀐 점도 주목된다.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제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우리 수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대비 온라인 수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액은 10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2.3% 증가하며 처음으로 10억달러 선을 돌파했다. 국내 온라인 총 수출액 중 중소기업 수출액 비중은 73.2%로 중소기업이 온라인 수출 분야를 이끌고 있다. 최원영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최근 고금리, 고물가 등 어려운 대외환경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수출은 선방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고환율 상황 지속 등 중소기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커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최 정책관은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러한 대외환경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중소기업의 애로를 신속하게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경남도 ‘작은영화관’, 최초로 관광객에 관람료 지원...지역경제 도울까

경남도가 전국 최초로 '작은영화관'의 문을 다른 시·도 관광객과 도민에게 저렴하게 연다. 이를 통해 관광객 유입을 도모해 지역경제 살리기에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3일 경남도는 “의령·함안·창녕·고성·남해·하동·산청·합천 등 군 지역의 '작은영화관'을 대상으로 3000원의 영화관람료를 지원하는'작은 영화관 영화관람료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최근 대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산업과 '작은영화관'을 활성화하고자 마련됐다. 약 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예산 소진 때까지 운영된다. 경남도가 도민을 포함해 다른 시·도 주민에까지 영화관람료 혜택을 제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일부 지역에서 노인 등 특정 연령대 주민을 대상으로 영화관람료를 지원한 바 있다. 혜택을 받는 방법은 경남도민의 경우 신분증 등을 제출하면 된다. 타 지역 관광객은 영화관람일 전후 3일 기간에 지역 숙박 영수증을 제출하면 멀티플렉스 극장보다 훨씬 저렴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해당 지역의 대표 관광지인 창녕 우포늪, 합천 해인사 등을 둘러본 뒤 영화까지 색다른 국내여행으로 활용 가능하다. 일부 '작은영화관'에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 첫 상영 타임에 한국독립영화를 상영하고 관객에게 아메리카노를 증정하는 '시네브런치'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로 각 영화관의 위치와 주변환경, 관광지 등을 연계해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작은영화관'은 지역 간 문화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극장이 없는 중소 시군 지역에 국고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들여 건립·운영하는 문화시설이다. 2010년 1호 '작은영화관' 전북도의 장수한누리시네마를 시작으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개관했다. 2019년 코로나19 타격을 입어 2020년 44개에서 18개로 크게 줄었다. 이후 1년 만에 53개로 회복한 뒤 지난해까지 68개가 운영 중이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작년 농가 경영여건 2년 연속 개선…청과물 가격 크게 뛴 영향

지난해 청과물·축산물 등 가격이 오른 가운데 재료비 등 투입가격은 감소하면서 농가 경영 여건이 2년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4년 농가판매 및 구입가격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농가 판매가격 지수는 전년보다 6.5% 상승했다. 판매가격 지수는 청과물(15.6%), 축산물(1.6%)에서 오름세가 컸다. 청과물은 배(90.6%)·감귤(50.2%), 사과(32.9%)·배추(58.5%)·무(45.3%) 등이, 축산물은 수컷한우(6.3%)·성돈(2.7%)·우유(5.5%)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농가 구입가격 지수는 전년보다 0.3% 하락했다. 재료비 중 비료비(-17.8%)·사료비(-6.5%), 경비 중 판매자재비(-3.4%), 영농광열비(-1.9%), 자산구입비 중 가축구입비(-0.8%) 등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는 지난 2022년 급등한 재료비 등 가격이 안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임차료(11.3%)·종자종묘(6.4%) 등은 다소 올랐다. 농가 구입가가 하락한 가운데 판매가가 상승하면서 농가 교역 조건 지수(판매지수/가격지수)는 전년보다 6.8% 상승했다. 지수상으로는 농가의 경영 여건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교역 조건 지수의 전년대비 증감률은 지난 2022년 -14.9%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뒤 2023년 0.7%로 전환한 뒤 작년 2년 연속 증가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작년 1인당 쌀 소비량 55.8kg 또 역대 최소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이 전년보다 55.8kg로 감소하면서 역대 최소 기록을 경신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평균 55.8㎏으로 1년 전보다 0.6kg(-1.1%) 감소했다. 농가(83.3kg)와 비농가(54.5kg) 각각 2.3%, 0.9% 줄었다. 이는 약 30년 전인 지난 1994년 소비량(120.5㎏)의 절반 수준이다. 이로써 1인당 쌀 소비량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62년 이래 역대 최소치를 재차 경신했다. 1인당 연간 양곡(쌀·기타 양곡) 소비량 역시 64.4kg으로 전년 대비 0.2kg(-0.3%) 줄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반면 식료품·음료 제조업 부문 쌀 소비량은 87만3363톤(t)으로 전년보다 6.9%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주정 제조업이 26.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은 떡류 제조업(22.9%),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18.6%), 기타 곡물가공품 제조업(10.0%) 순이었다. 특히 에틸알코올을 비롯한 주정 제조업의 쌀 소비량이 지난 2023년 19만7102t에서 작년 22만8595t으로 16.0% 증가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12월 사업체 종사자 증가폭 석달째 10만명대 아래…코로나 이후 최악

지난달 사업체 종사자 수 증가세가 계속 둔화해 석달 연속 10만명을 밑돌았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2001만7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1993만2000명)과 비교해 8만4000명(0.4%)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020년(-1.6%)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사업체 종사자 수는 코로나19 당시 감소하다가 지난 2021년부터 다시 증가해 2022년 4.2% 늘었지만 이후 2023년 2.1%, 2024년 0.7%로 증가 폭이 둔화하는 추세다. 사업체 종사자는 인구 구조 변화 등과 맞물려 2022년 이후 증가세가 계속 둔화하고 있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는 전년보다 5만명(0.3%), 임시 일용 근로자는 1만8000명(1%)이 각각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상용 300인 미만은 1667만7000명으로 5만8000명(0.3%)이, 300인 이상은 334만명으로 2만6000명(0.8%)이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3.9%),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1.7%) 등에서 종사자가 늘었고, 건설업(-5.3%)과 도매 및 소매업(-0.8%)에선 감소세가 이어졌다. 전 산업 중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의 경우 종사자 수가 1년 전보다 5000명 증가했다. 작년 12월 중 입직자와 이직자는 전년 대비 각각 1.4%, 1.3% 줄었다. 채용의 경우 상용직은 1.6% 증가했으나 임시일용직은 3.9% 감소했다.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연간 월평균 종사자 수는 2008만2000명으로 재작년과 비교해 14만3000명(0.7%) 증가했다. 상용근로자는 전년 대비 5만9000명(0.4%), 임시 일용근로자는 6만2000명(3.2%) 늘었다. 한편 작년 11월 기준으로 상용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임금 총액은 380만원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3% 증가했다. 물가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332만2000원으로 전년 동월 329만6000원과 비교해 0.8% 늘었다. 1인당 월 평균 근로 시간은 159.3시간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 감소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경기 침체 속 설 명절을 대하는 소비 스타일은? “가성비 중심”

그 어느 때보다 팍팍한 가계살림에 민족 최대 명절 설날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 명절 소비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1.6%는 “작년보다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는 답변은 22.0%에 그쳤다. 지출을 줄이는 이유로 지속되는 고물가가 5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불황 지속(36.7%), 가계부채 증가(31.0%), 소득감소 29.1%, 세금 등 부담 증가 26.6%, 고용사정 악화 10.1% 등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생활에 여유가 적지만 설날인 만큼 주변에 마음을 전하려는 훈훈함은 컸다. 설 연휴에 가족이나 친적, 지인에게 선물을 할 계획이 있다는 답변이 61.0%를 차지했다. 현재 계획 중인 선물의 가격대로는 개 당 3~5만 원(52.1%)을 최다 선택했다. 6~9만 원은 21.3%, 10만 원대는 13.4%, 20만 원 이상은 3.9%로 집계됐다. 고가보다 10만 원대 이하에 집중됐다. 이는 선물 구입 기준으로 가성비(68.2%)를 가장 중요한 고려요인으로 꼽은 것과도 연결된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실속 있는 상품을 더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이외에 받는사람 취향(33.1%), 건강관련(31.1%), 고급스러움(22.0%), 디자인(9.5%) 등 상대적으로 주관적인 요소는 비중이 낮았다. 설 명절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는 현금·상품권(48.2%)이 가장 높았다. 또 정육(32.8%), 과일·농산물(31.5%), 수산물(12.5%), 건강식품(11.8%), 주류(8.9%), 가공식품(8.5%), 디저트(7.9%), 생활용품 (7.2%), 미용용품(3.3%) 등이 올랐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소비심리가 주춤한 상황에서 이번 설 연휴가 내수 활성화의 디딤돌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韓성장률 2% 턱걸이...“올해 1%대 각오해야” [깊어진 불황의 늪]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민간소비 부진과 건설투자 침체 등으로 전년 대비 2% 성장하는데 그쳤다. 특히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간소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비롯한 각종 경기부양 대책들을 신속하게 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23일 한국은행은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1%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 성장했다. 분기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3%를 기록한 후 2분기 0.2% 역성장했다가 3분기와 4분기 각각 0.1%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분기 1.5%에 이어 4분기 1.2%에 그치며 경기가 하강하는 모습이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와 의료, 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0.5% 늘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1.6% 늘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0.3% 늘었으며, 수입은 자동차, 원유 등이 줄어 0.1%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설비투자(0.2%p)였고, 정부소비와 순수출도 각각 0.1%포인트(p)씩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반면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내렸다. 내수성장 기여도는 3분기 0.8%포인트에서 4분기 0.0%로 크게 축소됐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건설경기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건설 수주 등의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신규 분양 등의 실적도 저조했다"며 “건설원가나 인건비가 많이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착공, 분양마저 지연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6%로 실질 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GDP는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 증가폭이 2023년 1.8%에서 지난해 1.1%로 축소되고, 건설투자는 1.5%에서 -2.7%로 역성장했다. 그러나 정부소비(1.3%→1.7%), 설비투자(1.1%→1.8%), 수출(3.6%→6.9%)은 증가 폭이 확대됐다. 실질 GDI 증가율은 3.9%로 교역조건이 전년 대비 개선되면서 실질 GDP 성장률(2.0%)을 웃돌았다. 문제는 올해다. 올해는 정치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경제정책, 통상정책에 대규모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저성장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특히 작년 1분기 성장률이 1.3%로 깜짝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최근 2025년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신승철 국장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에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사들이 예정돼 있어 건설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나, 연간 전체로는 2024년에 이어 올해도 건설투자 중심으로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서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구조적으로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만큼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가 작년 11월 22일부터 29일까지 국내 주요 대학 상경계열 교수 111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6%가 2025년 한국 잠재성장률을 2% 미만으로 잡았다. 1.7~1.9% 구간이 전체 응답의 31.5%를 차지했고, 1.1~1.3% 구간이 13.5%, 1.4~1.6% 구간이 12.6%였다. 응답자의 66.7%는 한국 경쟁력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들어섰다는 의미의 '피크코리아' 시각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신승철 국장은 “올해 상반기 경기하방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 추경 등 정부의 경기부양 대책을 신속하게 실시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상반기 가시화되고 집행된다면, 민간소비 위축이나 건설투자 부진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1월 소비심리 소폭 ‘상승’...기업심리 여전히 ‘하락’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탄핵 정국까지 덮치면서 소비자와 국내 기업의 경기가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소비심리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한국은행은 1월 기업경기조사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나란히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지난해 12월보다 1.4포인트 떨어져 85.9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9월(83.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 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로 2022년 10월부터 장기(2003~2024) 평균 기준값 100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로 11월 91.8에서 12월 87.3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때 지수가 100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의미한다. 제조업 CBSI는 89.0으로 지난달보다 1.9포인트 상승했지만 탄핵 정국 이전 11월(90.9)의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했다. 비제조업 CBSI 경우 전월 대비 3.9포인트 하락해 83.6으로 떨어졌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보다 3포인트 상승해 91.2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 전월 대비 12.5포인트 급락한 수준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성급하게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12.6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에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을 웃돌면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으로 전망한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3%로 전월과 동일했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작년 4분기 경제 0.1% 성장…연간 성장률 가까스로 2%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가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가 부진했고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커진 정치 불확실성이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2%에 그쳤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속보치)은 0.1%로 나타났다. 분기 성장률은 2023년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성장하다 지난해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0.2%)을 했다. 이후 3분기와 4분기에도 0.1%씩 성장하는 데 그쳤다. 4분기 성장률은 한은의 전망치인 0.5%보다 0.4%포인트(p)나 낮다. 4분기 반등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며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에 불과했다. 연간 성장률도 한은의 예상인 2.2%보다 0.2%p 낮다. 지난해 4분기 부문별 성장률을 보면 민간소비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의료·교육 등 서비스 위주로 0.2%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 사회보장현물수혜 중심으로 0.5% 늘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 성장에 따라 1.6%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2%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0.3% 증가했다. 수입은 자동차, 원유 등이 줄어 0.1% 뒷걸음질 쳤다. 4분기 GDP에 가장 기여한 항목은 설비투자로 0.2%p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순수출과 민간소비, 정부소비 모두 0.1%p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투자는 -0.5%p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0.1% 증가했다. 금속가공제품 등이 줄었으나 화학물질과 화학제품,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등이 늘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으나 금융·보험업, 의료,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 0.3% 증가했다. 농림어업(-3.9%), 전기·가스·수도업(-2.9%), 건설업(-3.5%)은 모두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6%로 실질 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연간 실질 GDI 증가율은 3.9%로 교역조건이 전년 대비 개선되며 실질GDP 성장률(2%)을 웃돌았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창용 한은 총재, 정치적 발언 논란에...국민의힘 “꼭 필요한 목소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만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비롯한 경제 상황에 대해 청취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을 내는 것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목소리"라며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박수영 기재위 간사, 구자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채병득 부총재보 등이 참석했다. 이 총재는 권 원내대표에 “최근 경제가 외부 충격, 정치적 충격때문에 많이 불안해지고, 경기도 침체되는 면이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총재의 발언에 공감하며 “빨리 정국을 안정시키고, 국정을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했다고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다만 현재는 정치적 격변 상태로, 국민의힘이 모든 걸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국민의힘은 민생 안정, 경제 안정에 최대한 노력하고,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권 원내대표에 추경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추경에 대한 계획이 빨리 가시화돼야 대외신인도에 좋다"고 제언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 총재의 추경 언급 배경을 들어본 결과, 일단 조기 집행이 민생과 경제를 위해 중요하고, 집중할 일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며 “(추경)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대외적으로는 이 총재가 '추경을 빨리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총재는 가시화 측면에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이 총재의 생각을 듣고, 알려진 것과 간극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 총재가 공개석상에서 다방면으로 의견을 내는 것과 관련, 박 원내대변인은 “우리나라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목소리를 내주고 있다"며 “우리는 당연히 긍정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이에 대해서는 이 총재가 더 적절히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권 원내대표에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 총재가 그 부분을 오늘도 언급했기 때문에 우리도 오해의 여지가 없다"며 “정치적으로 국민들이 예민해진 상황이어서 걱정이 있었는데, (이번 만남으로) 이 총재와 생각의 간극이 짧아졌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