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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기 직전 총알 영끌? 영풍·고려아연, 자금 모은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수천억원 자금을 조달하며 현금 확보 경쟁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풍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금전 대여를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대여 금액은 3000억원, 대여 기간은 1년, 이율은 5.70%다. 영풍은 금전 대여 목적을 “대여 상대 공개매수 결제자금 조달 및 기타 투자활동을 위한 자금 대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대여 실행액은 대여 상대 인출요청에 따라 정해진다"고 덧붙였다.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온 고려아연도 이례적으로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4000억원을 확보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2000억원 규모 CP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 추가 CP 발행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발행한 CP는 만기 6개월에 금리는 연 3% 중후반대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이번 CP 발행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예정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영풍·MBK 공세에 맞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BK 현금 차입을 두고는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키 위해 자금을 추가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간 MBK는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주가가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상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MBK와 영풍이 제시한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는 66만원이다. 그러나 이날 종가는 이를 훌쩍 넘은 70만 4000원을 기록했다.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 기간을 바꾸지 않고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오는 26일까지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AI 기반 금융 분석 플랫폼 ‘AI데이터맵’ 론칭… 투자자에게 강력한 분석 도구 제공

증권트레이딩 '아임차트' 서비스 기업인 이에스플랜잇(주)은 금융 통계 및 레포팅 플랫폼 'AI데이터맵(AI-dataMap.com)'을 론칭했다. 이 플랫폼은 투자자들이 복잡한 금융 데이터를 쉽게 분석하고, 맞춤형 차트와 보고서를 생성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며, 특히 AI 기반 기술을 통해 투자 판단에 유용한 통찰을 신속하게 도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AI데이터맵은 투자자들이 복잡한 경제 지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특히 다양한 지표를 선택하고 즉각적인 차트 구현 및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주식, ETF, 외환, 원유, GDP 등 다양한 경제 지표를 사용자가 손쉽게 조회하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시각화와 통계 분석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도구들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 금융 통계에 대한 빠르고 직관적인 분석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손쉽게 데이터를 이해하고,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AI데이터맵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사용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직접 보고서를 생성해주는 '생성형 레포팅' 기능이다. 사용자는 복잡한 통계와 분석 기법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AI의 도움을 받아 전문적인 통계 분석과 보고서를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다. 특히, 이동평균(MA)이나 시계열 분석과 같은 고급 기술 통계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또한 사용자가 선택한 데이터에 따라 자동으로 차트를 생성하고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데이터 조회, 차트 시각화, 기술 통계 등의 기능을 이용하여 신속하고 효율적인 금융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차트 기능은 단순한 데이터 조회를 넘어 이벤트 분석, 오버랩 분석, 프로젝션 분석 등 고급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경제 이벤트와 시장 동향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이에스플랜잇 황인환 전무는 “AI가 금융 시장 분석에 접목된 혁신적 사례로, 이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맞춤형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AI 기반 금융 분석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라고 했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신성환 금통위원 “집값 모멘텀 꺾였지만...10월 금통위 모르겠다”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올해 2~3월부터 상승하던 주택가격 모멘텀이 최근 들어서는 소폭 꺾였다"며 “그러나 아주 초기 단계로, 데이터를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25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위원은 “6월부터 집값이 급등하는 신호가 오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급등할 지 솔직히 예상 못했다"며 “7월 물가, 내수 관계를 보면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집값, 금융안정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최근 전주 대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주춤해졌지만, 아주 초기 단계"라며 “집값이 꺾이는 게 추세적인지, 일시적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저라고 기준금리를 내리고 싶지 않았겠나"라며 “(집값 급등 관련)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지만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주택 가격 급등,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거듭 강조했다. 신 위원은 “주택은 개인에게 가장 필요한 자산이자 구매력을 보존해주는 투자 자산이고, 레버리지를 수반한다"며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봐도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간 상관관계가 높은데,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것도 주택가격 상승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로 인해 7월 이후 금통위가 의사결정을 하는 게 매우 어려웠다"며 “지금은 주택이 위험 요인으로 등장해서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브레이크를 떼고 엑셀로 옮길거냐 하는 건 주택, 내수,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주택가격, 가계부채 증가 모멘텀이 완벽하게 둔화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여유가 없다고 했다. 신 위원은 “한국은행은 리스크 매니저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역할만 하는 건 아니다"며 “최대한 균형잡힌 시각으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같이 조절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주택가격, 가계부채) 모멘텀이 확실하게 둔화된 후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우리나라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데 대해서는 “선제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며 “미국은 고용과 물가 간에 상관관계를 볼 때 물가 우려가 많이 해소된 상황으로, 이는 우리랑 비슷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물가 부담이 덜하고, 고용도 나쁘지 않다"며 “그럼에도 미국이 빅컷을 단행한 건 선제적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기에는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 위험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분명한 위험요인이 부각됐는데, 내수만 보고 금리를 인하하면 위험이 통제 불가능한 범위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런 결정(기준금리 동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위원은 “10월 금통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저도 모른다"며 “(10월 금통위까지) 경제상황, 시장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나"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8월 인구이동 5.1% 줄어…48년만에 최소

8월 인구 이동이 작년보다 5.1% 줄면서 48년 만에 가장 적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8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입신고 기준으로 집계한 인구 이동자 수는 51만1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만7000명(5.1%) 감소했다. 이는 같은달 기준으로 지난 1976년(47만1000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동자 수는 3월에 4.4% 감소한 뒤 4월(17.1%), 5월(0.1%)에 늘었다가 6월(-7.1%) 다시 줄고 7월(6.2%)에 반등한 뒤 다시 줄었다. 인구 이동은 장기적인 시계에서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며 단기적으로는 주택 거래량과 입주 예정 아파트 물량 등에 따라 변화한다. 올해 7∼8월 입주 예정 아파트가 5만6000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약 1만건 줄어들면서 이동자 수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인 인구이동률은 11.8%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p) 감소했다. 이는 8월 기준 지난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전입 인구에서 전출 인구를 뺀 순이동을 시도별로 보면 서울(-3848명), 부산(-1460명), 경북(-799명) 등 12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반면 경기(6234명), 인천(1785명), 충남(711명) 등 5개 시도에서 순유입을 기록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7월 출생아 12년만에 최대폭 늘었다…결혼 증가율도 ‘역대 최대’

7월 태어난 아기가 1년 전보다 7.9% 늘며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결혼 건수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생아 수는 2만601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16명(7.9%) 늘었다. 올해 4월 18개월 만에 반등했다가 5월까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다 6월에 다시 1.8% 감소한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7월 출생아 증가 폭은 같은 달 기준으로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의 최대치다. 증가율로 보면 지난 2007년 7월 12.4% 증가한 이후 가장 높다. 코로나19 때문에 지연됐던 결혼이 지난 2022년 8월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집중되면서 출생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1∼7월 누적 출생아 수는 13만7913명으로 작년보다 1.2% 줄었다. 4월과 5월, 7월은 전년보다 출생아가 늘었지만 나머지 기간 감소 폭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7월 시도별 출생아 수는 서울·부산 등 14개 시도에서 증가하고 전북, 제주는 감소했다. 강원은 전년과 유사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組)출생률은 4.8명으로 작년(4.4명)보다 0.4명 늘었다. 7월 사망자 수는 2만824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99명(0.4%) 증가했다. 지난달(0.5%)에 이은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인구는 7639명 자연 감소했다. 인구는 57개월째 줄고 있다. 다만 출생아 수가 반등하면서 감소 폭은 전년 같은 달(-9056명)보다 줄었다. 7월 혼인 건수는 1만8811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4658건(32.9%) 증가했다. 지난 1981년 월간 통계 작성 이후 7월 기준 가장 큰 증가율이다. 전체 월로 봐도 지난 1996년 1월 50.6% 증가한 이후 가장 높다. 7월 이혼 건수는 7939건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442건(5.9%) 증가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ADB, 韓 성장률 전망 2.5%로 유지…“반도체·자동차 수출 증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종전과 같은 2.5%로 유지했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이런 내용의 '2024년 9월 아시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ADB는 매년 4월 발표한 연간 전망을 토대로 7월 보충 전망과 9월 수정 전망을 내놓는다. ADB는 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7월 전망대로 2.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7월 전망은 4월 전망에 비해 0.3%포인트(p) 상향 조정된 바 있다. 내년 경제 성장률도 7월 전망과 같은 2.3%를 유지했다. 물가상승률 역사 올해 2.5%, 내년 2.0%로 모두 지난 7월 전망 수준을 유지했다. ADB는 또 이번 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성장률을 각각 5.0%, 4.9%로 제시, 모두 지난 7월 전망과 같다. 전자제품 수출 증대, 반도체 사이클 전환 등으로 아태지역 수출이 지속해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우려, 중동지역 지정학적 긴장 심화,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 기후조건 악화 등을 부정 요인으로 꼽았다. 아·태지역 물가 상승률은 긴축통화 정책, 국제 식료품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7월 전망보다 0.1%p 하향한 2.8%로 전망했다. 내년 물가상승률도 7월보다 0.1%p 낮춘 2.9%로 예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3년 전 그때처럼”…부동산 ‘불장’ 믿음 한층 굳건

1년 후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믿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약 3년 만 최고치까지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9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p 상승한 119였다.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일 뿐 아니라 넉 달 연속 상승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반영한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한은은 아파트 매매거래가 늘고 수도권 중심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조사 기간 당시 7∼8월 매매거래와 가격 상승 뉴스들이 나오면서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최근에는 거래량과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고, 9월부터 가계대출 관리 강화 정책들이 나오면서 지수 상승 폭 자체는 둔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월 100.0으로 전월보다 0.8p 하락했다. 한은은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내수 회복 지연 우려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 지수는 지난 5월 98.4에서 6월 100.9로 올라선 뒤 7월 103.6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8월 100.8로 떨어진 이후 9월에는 100선까지 내렸다. CCSI는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으로 구성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8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향후경기전망(79·-2p)과 현재경기판단(71·-2p), 소비지출전망(108·-1p)은 내렸다. 현재생활형편(90)과 생활형편전망(94), 가계수입전망(98)은 전월과 동일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에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 우려가 이어지면서 전월과 동일한 93을 기록했다. 물가수준전망지수는 공공요금 상승 우려에도 농산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1p 내린 144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2.8%로 전월보다 0.1%p 내렸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2.9%로 내린 이후 8월에도 2.9%를 유지했다. 이달에는 지난 2022년 2월(2.7%)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75년 우정 기업이 친일·친중 진흙탕까지…영풍·고려아연 비난 여론전

지난 75년간 동업 관계를 유지해오다 최근 경영권 분쟁이 격화한 고려아연과 ㈜영풍 간 갈등이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양측은 서로를 향해 “중국 자본에 기업을 판다", “일본 전범 기업과 손을 잡는다"는 등 비난까지 가하는 상황이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이날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기자회견에서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 경영권이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측에 넘어갈 경우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투자 회사들이 돈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에서 팔아먹을 기술이 엄청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마다 수백개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어떤 것은 몇천억원짜리도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인데, 이게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뒤에도 회사를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믿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 부회장은 “중국이 세계 비철 생산의 절반을 하고 있고, 관련된 분야 생산의 절반을 전부 중국이 하는데, 당연히 (기술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장형진 영풍 고문은 언론 인터뷰에서 “고려아연은 주인이 어떻게 바뀌든지 영원히 잘 가길 바라고 또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개매수에 성공해도 “(고려아연의)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MBK가 최 회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그대로 이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풍은 오히려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옛 전범 기업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풍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고려아연은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중국계 자본'이라는 거짓 프레임을 씌워놓고 본인들은 일본의 대표적 전범 기업, '라인야후 경영권 강탈' 논란을 일으킨 일본 기업과 손잡으려는 모순적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이 종합상사 스미토모 등 일본 기업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 데 대한 공격이다. 영풍은 “스미토모는 2012년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 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발표한 일본 전범 기업 287개사 명단에 포함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양측 신경전이 고조되고, 지분 확보 경쟁 과열이 계속되면 누가 이번 싸움에서 승리하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지분 매수 경쟁 이슈로 급등했던 영풍과 고려아연은 둘 모두 주가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영풍 주가는 고려아연 기자회견이 열린 이날 전날보다 11.68% 내린 35만 5500원으로 마쳤다. 전날 29.39%보다는 낙폭이 줄었으나 이틀째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주요 관계사로 역시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 영풍정밀도 0.70% 내린 2만 1250원을 기록해 이번 분쟁 이후 처음으로 약세 전환했다. 영풍과 영풍정밀은 전날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돼 매수 시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하고, 신용융자로 매수할 수 없게 되는 등 매매에 제한이 걸렸다. 고려아연도 3.32% 내린 69만 9000원으로 마감해 전날(-1.63%)에 이어 이틀 연속 약세였다. 이에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시한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66만원에 가까워졌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한포기 2만원’ 金배추 잡는다…정부 “중국서 수입”

폭염과 가뭄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한 배춧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2년 만에 중국산 배추를 수입한다. 또 유통업체에 장려금을 지원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다음 달 2일까지 할인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출하되는 여름 배추는 재배 면적이 1년 전보다 줄었고 폭염, 가뭄 등의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해지면서 공급량이 줄었다. 이달 중순 배추 도매가격은 상품(上品) 기준 포기당 9537원으로 치솟았다.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소매가격은 2만∼2만3000원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다음 달부터 해발 600m 이하 지역에서 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중순께 경북 문경시, 경기 연천군 등으로 출하 지역이 늘어나면 배추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평년 공급량 보다는 적은 수준인데다, 최근 내린 비로 병해충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김장에 쓰는 가을배추의 재배 면적은 1만2870㏊(헥타르·1㏊는 1만㎡)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2%,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일단 당분간 배추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해 수급 안정을 위해 중국에서 신선 배추를 수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수입 배추를 시장에 공급하는 식이다. 정부 차원의 배추 수입은 지난 2010년(162t), 2011년(1811t), 2012년(659t), 2022년(1507t)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다. 현재 배추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할당관세(0%)를 적용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우선 오는 27일 수입 배추 초도물량 16t(톤)을 들여온다. 이후 중국 산지 상황을 보면서 수입 물량을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수입 배추의 수요처는 외식업체, 식자재업체, 수출 김치 업체 등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서 수입한 물량 중에서도 가정용 소비로 풀린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국내산 배추는 산지 출하량이 많은 시기에 단계적으로 수매하고, 정부 가용 물량을 상시적으로 확보한 뒤 산지 상황에 따라 시장에 공급한다. 아울러 산지 유통인과 농협이 물량을 시장에 조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출하 장려금을 지속 지원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다음 달 2일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 40%까지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정부가 보유한 물량을 시장에 직접 공급하고, 농협은 계약재배 물량을 하나로마트 등에서 할인 판매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8월 생산자물가 0.1% 하락…폭염에 채소값은 상승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 폭염에 농림수산물 가격은 크게 올랐으나, 공산품 가격은 떨어졌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생산자물자지수를 보면 8월 지수는 전월 대비 0.1% 떨어진 119.41(2020년=100)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지난 6월 119.23으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p) 하락했는데, 7월에 119.56로 반등한 후 다시 8월에 떨어졌다. 지난해 8월(117.50)과 비교하면 1.6% 상승했다. 전월 동기와 비교하면 지난해 8월부터 13개월 연속 올랐다. 품목별로 전월 대비와 비교해보면 농림수산품이 5.3% 상승했다. 농산물 7.0%, 축산물 4.2% 등이 올랐다. 8월 폭염에 따라 채소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단 햇과일이 출하되며 과실 가격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도 1.2% 높아졌다. 주택용 도시가스(7.3%) 등이 상승한 영향이다. 반대로 공산품은 0.8% 하락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4.0%), 1차 금속제품(-1.5%) 등이 내렸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서비스(-1.3%)가 내렸으나, 운송서비스(0.4%) 등이 오르면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이 지수는 국내에 공급(국내출하·수입)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의 생산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지수다. 원재료는 0.3%, 중간재는 0.8% 각각 내렸는데, 최종재는 0.1% 올랐다. 국내 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해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7% 하락했다. 농림수산품(5.1%) 등이 올랐으나 공산품(-1.5%)이 내렸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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