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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세미나-토론] “공급망 다변화, 에너지물류항로 개발 위해 인프라 구축 및 선사 지원 필요”

“북극항로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에너지 물류항로'로 개발하기 위해 울산 남신항을 중심으로 인프라 건설이 필수다." “선사들이 북극항로를 개발하도록 쇄빙선 건설을 지원해야 한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언주·문대림 국회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사·한국석유공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해양진흥공사 주관, 해양수산부 후원으로 열린 '북극항로와 자원안보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 토론에서 정부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북극항로 개발에 필요한 대책들을 제안했다. 한국석유공사에서는 울산 남신항을 중심으로 터미널 건설 등을 통해 북극항로 물류 허브 역할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일태 석유공사 에너지인프라사업처장는 “북극항로는 일반화물 물류항로보다 에너지 물류항로로 개발하는 것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가격 경쟁력 있는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과 정부가 참여해 장기 공급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건설' 달성을 위해 북극항로 주변 자원개발 참여와 울산 남신항 지역에 대규모 에너지 물류허브 조성을 위한 인프라 건설은 필수"라며 “국가 재정 투입과 공기업 주도로 남신항 에너지 물류 거점 터미널 건설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가 재정 투입 없이 민간의 수익성 논리에만 의존하면 안정적·장기적 물류 인프라 서비스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사들이 북극항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영두 해양진흥공사 해상공급망기획단장은 “북극항로를 선사들이 왜 안가냐면 배와 화물이 없고 위험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주요 자원 수입은 남방 항로 쪽으로 고착돼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문제가 생기면 휘발유 값이 오르고 난리가 난다. 한군데가 막혀도 다른 경로로 수입할 수 있도록 북극항로를 뚫어줘야 한다. 이는 단순히 선사들에게 가라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가 없다면 금융을 제공하고, 화물이 없으면 안정적으로 화물을 제공해야 선사들이 간다"며 “러시아 제재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보험 등으로 보완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해서 자원안보를 실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단장은 “북극항로 운항 선박은 친환경 연료 선박이 될 것"이라며 “암모니아, 수소, 메탄올 등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에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지호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 사무관은 “북극항로는 실제로 운영 중인 항로다. 중국은 지난해에 총 35회 북극항로를 운항했고 올해도 운항할 예정"이라며 “북극해 해빙 면적은 계속 감소 중으로 현재는 연 3~4개월만 운항 가능하나 점차 운항 가능 기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는 2035년까지 북극항로 개발에 총 39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 8월에 러시아 아르한겔스크항 건설 투자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미국은 쇄빙선 15척 구매를 발표해 북극항로 진출을 준비 중"이라며 “우리나라는 지난 2013~2016년 시범운항 이후 정기 운항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류 사무관은 “내년부터 내빙선을 건조하는 선사에 대해서는 최대 110억원의 선박 건조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지원금이 들어가면 배는 약 3~4년의 건조기간을 거친다. 2030년 전후로 정부 지원으로 5척을 건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북극항로 운항 선박에는 항만 사용료를 50% 감면하기로 했고, 항만공사와 협의해 감면 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며 “북극항로를 제2수도권 남부권역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키우겠다는 정책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극 자원에 대한 정밀 조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병엽 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본부장은 “북극에 자원이 얼마나 있는지 좀 명확하게 조사해봐야 한다. 북극에 미발견 에너지 자원의 22%가 있다는 건 2008년도에 조사한 자료"라며 “이 자료는 지질학적인 추정치이지 실제로 자원 탐사를 하면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에는 석유와 가스뿐만 아니라 희토류, 우라늄, 철광석 자원도 풍부하다"며 “과거에는 외국회사가 우리나라 주변을 탐사했는데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탐사하고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질자원연구원의 탐해 3호 등을 소개하며 “고해상도로 심부 지하자원을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자원개발에 초입부터 발을 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북극항로 세미나] “부산·울산·광양 등 남동부권, 아시아 에너지 허브로 도약시킬 기회”

북극항로가 열리면 한반도가 북극 및 알래스카에서 개발된 주요 자원을 전 세계에 공급하는 새로운 아시아 에너지 허브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통해 부산·울산·경남 지역뿐 아니라 전남 여수·광양까지를 포함하는 '남부권 제2수도'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언주·문대림 국회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사·한국석유공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해양진흥공사 주관, 해양수산부 후원으로 '북극항로와 자원안보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가 열렸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통해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 항로를 말한다. 부산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잇는 기존 인도양 항로(2만2000㎞)를 북극항로로 이용할 경우 1만4000㎞로 약 36%(8000㎞) 단축시킬 수 있다. 운송 기간은 기존 30일에서 20일로, 연료비도 3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우회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1발제를 맡은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은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이 길은 단순한 해상 물류 루트가 아니라 아시아·유럽·북미·러시아·북한을 모두 연결하는 정치·경제·안보의 '대혈관'이자, 대한민국이 다시 '길을 여는 나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거대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최근 에너지 지정학이 'Heartland(러시아·중국·인도)'와 'Rimland(미국·유럽·아시아 동맹국)'의 대립 구도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가 북극항로를 통해 'Rimland'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2발제를 맡은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참여의 강점은 부산·여수·광양·울산·포항 등 남동부권을 북극항로와 연계해 아시아 에너지 허브로 도약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에서도 북극항로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류지호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 사무관은 “내년부터 내빙선을 건조하는 선사에게 최대 110억원의 선박 건조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지원금이 들어가면 배는 약 3~4년의 건조기간을 거친다. 2030년 전후로 정부 지원으로 5척을 건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북극항로 운항 선박에는 항만 사용료를 50% 감면하고, 항만공사와 협의해 감면 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며 “북극항로를 제2수도권 남부권역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키우겠다는 정책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는 울산 남신항을 중심으로 에너지 인프라 건설을 강조했다. 김일태 석유공사 에너지인프라사업처장는 “북극항로는 일반화물 물류항로보다 에너지 물류항로로 개발하는 것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한국을 에너지 물류 환적 및 트레이딩 터미널로 조성해 부극항로 물류 허브 역할을 선점해야 한다. 특히 가장 적합한 울산 남신항 지역을 석유공사 주도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극항로 운항 선박의 친환경 연료 사용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정영두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상공급망기획단장은 “북극항로 운항 선박은 친환경 연료 선박이 될 것"이라며 “암모니아, 수소, 메탄올 등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에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도 전기처럼”…여야·전문가들, 국회서 ‘중립적 가스시장 감독기구 설치’ 한 목소리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에 따른 원전 축소, 재생에너지 확대와 맞물려 가스발전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독립적인 가스시장 규제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15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가스산업 발전을 위한 가스시장 중립감독기구 필요성'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가스 시장의 현행 거버넌스 체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독립적인 규제 기구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개회사에서 “전기 분야는 이미 2001년 전기위원회를 설치해 전문적 규제·정책 조정 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가스산업은 여전히 독립적 거버넌스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통신, 철도, 물관리 등 여타 공공 인프라에는 이미 독립규제기구가 도입돼 있는데,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더 중요할 수 있는 가스산업에만 여전히 내부 자문기구 수준의 통제체계에 머무르고 있다"며 “21대에 이어 22대에서도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오늘 세미나를 계기로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의원은 “에너지 전환과 함께 정부 조직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가스산업에 대한 구조적 논의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는 안보와 직결되므로 포트폴리오적 균형과 구조 개편이 함께 가야 한다"며, “국회 산자위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입법적·정책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백철우 덕성여대 교수는 발제에서 가스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세 가지 핵심 이슈로 정리했다. 백 교수는 “배관망 중립성 부재로 배관 이용 기준이 '설비 능력'이라 명시돼 있으나 정의·검증 기준이 불분명해, 가스공사의 자의적 판단 여지가 크다"며 “이용심의위도 가스공사 내부 자문기구 수준으로 중립성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매요금은 산업부 산하 위원회가 심의하나 외부 공증·자료공개 절차가 없다"며 “민간 직수입자는 비용 구조·원가 정보 접근이 불가해 요금 산정의 불투명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간은 위약금·배상 책임 크고, 가스공사는 책임 회피가 가능하다"며 “선수와 심판을 겸하는 구조에서 이해 상충이 불가피한 불공정 약관 구조"라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해외 사례를 들어 “미국, 영국, 일본, EU 대부분이 독립규제기구를 통해 요금·접속권·정보공개를 감시하고 있다"며, “한국도 최소한 물적 분할 통한 배관망 중립화와 함께, 에너지 규제기구 설립을 단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정기위원회가 해상풍력 접속 갈등이나 민간과 한전 간 충돌을 수개월간 심의해 조정한 것처럼, 가스 분야도 중립적인 제3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스공사 역시 억울한 일이 있으면 제3의 위원회를 통해 해명하고 조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정부조직 개편과 별개로 시장에서 필요성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일본도 법적 언번들링을 했지만, 규제기관이 약해 TPA(제3자접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정연제 서울과기대 교수는 “법적 분할 자체보다 중립적 규제와 정보 공개 구조가 우선"이라며, “규제기구가 실질적 권한을 갖고 민간과 공기업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가스산업과장은 “전기와 달리 가스는 독립적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고, 거버넌스 격차가 크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중립규제기구 신설은 산업 구조 개편과 맞물린 사안"이라며, “지금은 배관망 정보공개, 심의위 법적 지위 강화 등의 실현 가능한 개선부터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배관망 이용심의위원회는 현재 코가스 내부 자문기구 수준에 불과하며, 법적 위상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해 배관압력 등 주요 정보의 실시간 공개는 국회 발의된 법안을 중심으로 정부도 동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원 의원은 세미나를 마치며 “가스 위원회 신설을 중장기 과제로 미루면 안 된다"며, “정부조직 개편과 무관하게 가스가 산업부에 남는다면, 반드시 가스 위원회는 설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가스·열을 통합한 규제기구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며 “지금이 에너지안보를 제도화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REC 현물거래액 전년比 14%↑…전기요금 인상 부담 커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 거래액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일부 태양광 발전사업이 비교적 높은 전력판매가격을 정산받고 있다는 의미다. REC 현물거래액은 한전이 부담하기 때문에 현물거래액이 늘어날수록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신재생원스톱사업정보통합포털의 'REC 거래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8월 REC 현물시장 총 거래액은 8223억9655만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7191억9080만원 대비 14.4%(1032억57만원) 증가했다. 지난 2023년 동기의 6496억9202만과 비교하면 26.6% 증가했다. REC란 대규모 발전사가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했음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설비용량 500메가와트(MW) 이상급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들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에 따라 발전량의 일부 비율만큼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 올해 RPS 의무공급비율은 14.0%, 지난해는 13.5%였다. 올해 대규모 발전사들의 REC 의무공급량은 8765만1003REC로 전년 8546만4956REC 대비 2.6%(218만6047REC) 증가하게 된다. REC 현물거래액 증가율(14.4%)이 REC 의무공급 증가율(2.6%)을 크게 웃돈 이유는, 고정가격계약 단가보다 현물시장 단가가 더 높게 형성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물량이 현물시장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1REC당 단가는 2023년 1월 6만1000원대에서 최근에는 7만1000원대로 거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전력도매가격(SMP)과 REC 현물시장 가격을 합쳐 1MWh당 19만2039원에 거래됐다. 이는 정부가 올해 상반기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상한가를 1MWh당 15만5742원으로 설정한 것보다 23.3%나 높은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물량의 현물시장 쏠림으로 올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은 모집 1000MW 중 46MW만 낙찰됐다. 지난 2021년 태양광 고정가격계약의 낙찰물량 4250MW과 비교하면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고정가격계약이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20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생산한 전력과 REC를 판매하는 제도다. 반면, REC 현물시장은 일주일에 두 번 열리며 그날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대규모 발전사들의 REC 구매비용은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에서 기후환경비용으로 거둬, 충당하기 때문에 전기요금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윤석열 정부는 REC 현물거래액 확대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커지자 지난해 6월 RPS를 폐지하고 경매제도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매시장에서는 현물시장은 사라지고 경쟁 입찰을 통한 장기간 계약만이 활성화된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RPS 폐지 및 경매제도 전환 방침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RPS 운영 전담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다음달 1일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넘어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것에 중점을 두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보급에 유리한 RPS제도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산업부에서는 전기요금에 영향을 주는 걸 가장 우려해 RPS 고정가격계약에서 상한가로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을 누르는데 바쁘고 RPS를 폐지하려고 했다"며 “가격이 올라야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되면 RPS 폐지 방향을 바꿔 RPS에 우호적으로 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대한 우려

정부는 9월 7일 조직개편안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 분야를 환경부가 흡수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했다. 정부는 에너지 전환과 기후 위기 대응은 환경부가 맡고, 자원과 수출은 산업부가 담당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재생에너지 일방향 정책에 속칭 '올인'하겠다는 의도를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탈원전에 대한 언급이 없으니 탈원전이 아니란 주장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국가 에너지믹스를 재생에너지 위주로 만들기 원하는 입장에서는 원전을 비롯한 다른 에너지원에 들어가는 정부 지원은 독극물과 같다. 스웨덴 국영기업 바텐폴은 400메가와트 갈렌 해상풍력 투자 결정을 연기한 이유로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꼽았다. 유럽 에너지 언론 몬텔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양립할 수 없다'라는 내용의 기사에서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기저, 중간, 피크부하 발전의 변화가 아니라 재생에너지가 대부분의 에너지를 충족하며 역할을 마친 후 남은 역할을 수행하는 '잔여 부하'로의 변화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국내 에너지원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위해 전력 부문의 원전은 진흥이 아닌 억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국내 에너지산업 정책과 해외 원전 수출이 이원화된 이유다. IEA는 2050년 에너지 믹스에서 66%가 재생에너지이며 원전은 11%, 석유 등 화석연료는 22%에 불과하다는 넷제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복잡하고 할 일은 많지만 정책 집행 효능감은 떨어지는 화석연료 자원산업 같은 '잔여 업무'는 산업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스웨덴 대정전 같은 사례에서 배운 것이 없을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의 과잉 공급으로 발생한 정전 역시 재생에너지 우호적인 백업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하고 보조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관성과 안정적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기존 발전소 대신 아직 상용화도 되지 않은 그리드 포밍 인버터, 플라이휠로 관성을 제공하고 보조 서비스 시장에 진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은 2022년 이후 보조 서비스 시장 가격이 15배나 올랐으며, 영국 리버풀에 설치된 플라이휠 1대 가격은 470억, 영국 재생에너지 100%에 필요한 플라이휠 동기조상기 설치엔 9조 4천억 원이 넘게 들어간다. 물론 이를 운영하는 보조 서비스 시장 비용은 별도다. 스페인은 현재 전력시장을 강화 모드 – 재생에너지를 대폭 축소하고 가스 발전을 대거 늘려 운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스페인은 2026년까지 이 강화 모드를 지속할 예정이다. 문제는 우리보다 앞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추구했던 유럽과 서방세계가 전기요금 인하정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체코 전 총리 바비스가 이끄는 최대 야당 ANO는 에너지 가격 상한제와 EU 탄소배출권 거부로 저렴한 에너지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독일 메르츠 정권은 연간 100억 유로를 들여 전력망 요금과 전력세 인하를 위한 법안을 승인했다. 체코는 한국의 원전을 도입하기로 했고 독일은 2031년까지 탈석탄을 금지시켰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값 전기요금'을 공약했고 중국 상하이 등 지방정부는 올해 초 기업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메가와트시 당 최대 16%의 전기요금을 인하했다. 일본은 물가 상승 부담으로 재생에너지 부과금을 폐지하겠다는 정당까지 등장했다. 이런 전 세계의 흐름에서 역행하는 건 한국이 유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전기요금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럽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요금으로 제조업이 말 그대로 녹아내리고 있다. 앤트워프 선언으로 뒤늦게 제조업 경쟁력확보를 도모하고 있지만 제조업 이탈을 막지 못하고 있다. 한국 역시 2022년 이후 70% 이상 오른 '전력 인플레이션'으로 탈한전은 물론이고 제조업 탈한국을 앞두고 있다. 이미 한국은 수출경쟁을 해야 할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보다 전기요금이 40% 가까이 높다. 가야 할 길은 무작정 가는 길이 아니다. 이미 유럽이라는 훌륭한 반면교사가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사고] ‘인천미래에너지포럼’ 9월 16일 개최

인천시가 주최하고 에너지경제신문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는 '2025인천미래에너지포럼'이 오는 9월 16일 개최됩니다. 금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며 인천테크노파크, 인천연구원,한국남동발전,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 인천대학교(혁신연구센터)등이 주관사로 참여합니다. 포럼은 '글로벌 수소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를 주제로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소.부.장 기업의 기술 연계를 통한 수소전문 육성, 대규모 풍력단지 조성 및 탄소포집형 수소생산 기기 구축, 신재생에너지 발굴과 보급 촉진 등을 통한 지속가능한 청정수소 생태계 등을 조기에 조성하고자 열렸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산업 중심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민간의 비즈니스 사업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개최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 행사개요 □ 일 시: 2025. 09. 16. 10:00~16:00 □ 장 소: 송도 홀리데이인 호텔 □ 주 최: 인천광역시 □ 주 관: 에너지경제신문, 인천연구원,인천테크노파크, 한국남동발전,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 인천대학교(혁신연구센터) □ 후원: 산업통상자원부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이차전지 산업, 다시 일으켜야 한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세계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기대되던 이차전지 산업이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적자와 가동률 저하로 추락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차전기 산업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2025년 상반기 기준 16.6%에 그치면서 작년 대비 5.4% 포인트 하락했다. 배터리 세계 10대 기업을 살펴보면 1위 CATL( 중국, 37.9%), 2위 BYD(중국, 17.8%), 3위 LG에너지솔루센(한국, 9.4%), 4위 CALB(중국, 4.3%), 5위 SK온(한국, 3.9%, 6위 파나소닉(일본, 3.7%), 7위 고타온(중국, 3.6%), 8위 삼성SDI(한국, 3.2%), 9위 EVE(중국, 2.7%), 10위 SVOLT(중국, 2.6%) 이다. 세계 1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이 6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한국은 3곳에 불과하다.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은 크게 전기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 ESS)로 나뉜다. 시장 규모는 아직은 배터리가 68%로 앞서지만 최근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장하면서 ESS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SS는 잦은 충전과 방전을 견뎌야 하며,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관리돼야 하는 특성이 있다. 또한 대규모로 설치돼야 하기 때문에 낮은 비용이 중요하다. 한국의 이차전지 산업은 대부분 제조업 형태에서 시작 되었다. 성능은 낮지만 비용은 휠씬 저렴한 제품을 빨리 만들어 내는 것이 한국 제조업의 특징이다. 그래서 생산비가 낮은 지역에 대규모 플랜트를 건설했고. 이차전지 산업도 제조업 성장 방정식이었다. 우리나라는 2003년 김대중 정부때 10대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 전략을 발표하면서 이차전지를 포함 시키고 육성에 나섰다. 이후 2011년 이명박 정부는 미래 핵심 산업은 전기차이며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원료 확보부터 나섰다. 리튬을 포함 배터리 소재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전구체 원료 화보에 주력했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어떤 원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기차의 성능이 결정된다. 전구체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원재료가 필요하다. 특히 원료 중 니켈은 에너지 밀도를 죄우한다.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1회 충전시 주행 가능한 거리도 늘어난다. 2018년부터 전기차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배터리 시장이 커졌다. 한국은 그 때만해도 이차전지 시장은 우리것이 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불과 몇 년만에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했다. 가격 경쟁력, 상품의 다양성, 기술력 등에서 중국은 한국을 압도했다. 한국은 배터리의 중요한 소재인 양극재 부문에서 고성능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사용해 보니 삼원계가 들어간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높고 특히 타제품과 가격 경쟁에서 뒤쳐졌다. 그 사이 중국은 인산철(리튬-철-인, LFP) 배터리를 개발했다. LFP는 처음엔 저가, 저성능이였지만 기술개발을 통해 성능이 급속히 향상됐다. 뿐만아니라 중국은 LFP를 앞세워 ESS 시장도 장악했다. 이제 중국은 더 저렴하고 화재 위험이 없는 나트륨 배터리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이 중국의 배터리 기술을 따라 잡을려면 우선 기술개발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어서 정부의 체계적이고도 예측 가능한 전략이 수반 돼야 한다. 지금처럼 정부 지원이 중구난방이면 안된다. 매년 발표되는 미래 기술 선정은 지원도 분산되고 체계적 관리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이차전지 산업은 우리보다 체계적이며 일관된 정책과 기업간의 치열한 경쟁이 결합되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는 이차전지 산업에 필요한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도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은 리튬 이외에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광산개발에 나서 원료 광물부터 채굴, 정련, 생산, 판매 등 사실상 전 분야를 내재화 했고,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이차전지 경쟁력은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은 정부와 기업이 다시금 힘을 합쳐야 한다. 우선 인력 확보를 위한 효과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제대로 된 연구를 해야 한다. 또한 시장을 보호하면서 이차전지 산업을 육성할 정책을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중소기업이지만 과감히 필리핀 니켈 광산개발에 뛰어든 제이스코홀딩스 같은 기업에 정부의 각별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의 이차전지 산업 기반은 여전히 세계적이고 충분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강천구

폐기물 시멘트 정보공개 개정안 두고 업계·시민사회 갈등 커져

주택건설업자가 폐기물로 제조한 시멘트로 주택을 건설하는 경우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자원순환업계와 시민단체는 폐기물 시멘트가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정보 공개를 촉구하고 있고, 주택건설업자는 과잉규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황운하 조국혁신당 국회의원과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 주최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폐기물 사용 시멘트 정보공개 주택법 개정안 쟁점 토론회'가 열렸다. 문 의원과 황 의원은 폐기물을 사용해 주택을 건설하는 경우 해당 시멘트의 성분과 사용량 등을 사용검사권자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주택법 일부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박남화 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는 “폐기물 사용 시멘트의 문제점들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나,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며 “대다수 국민은 발암물질과 중금속 등이 가득한 각종 폐기물을 투입해 생산된 시멘트로 지어진 집에서 생활하지만, 폐기물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멘트에 사용된 폐기물 성분을 공개토록 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데 이어, 주택건설업자에게도 폐기물 시멘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석 환경자원순환업 생존대책위원회 사무처장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사 9개 공장의 폐기물 혼합 비율은 올해 2분기 기준 21.4%다. 시멘트 총 생산량 976만톤 중 폐기물 사용량은 206만톤에 이른다. 그는 2021년 11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시멘트 제품의 6가크롬 관리체계 선진화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국내 폐기물 사용 시멘트의 6가크롬 수치가 유럽 관리기준(2mg/kg)을 대폭 초과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험법에서는 관리기준(20mg/kg)이 높아 기준을 초과하지 않지만, 최고 16.2mg/kg으로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6가크롬은 폐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장 사무처장은 이어 “국립환경과학원 연구 결과, 폐기물 사용 여부에 따라 시멘트 제품 내 중금속 함량에 차이가 난다"며 “6가크롬은 폐기물 미사용 시멘트에 비해 최대 13배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주택업계가 '시멘트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과잉규제를 주장하는 데 대해 그는 “주택건설 현장에 2~3개의 레미콘사가 투입되고, 이들 레미콘사가 각각 두 곳의 시멘트 제품을 납품받는다고 해도 해당 현장에 투입되는 시멘트 제품은 최대 4~6개"라며 “시멘트사들은 분기마다 폐기물 사용 정보를 공개하므로, 폐기물 시멘트 정보 공개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개정안이 여전히 과한 규제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시멘트는 모래·자갈과 섞인 채 공급받는데, 같은 제조사 제품이라도 생산 시점이 다르면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며 “어제 생산된 시멘트와 오늘 생산된 시멘트의 폐기물 사용 비율이나 용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최종 소비자인 건설사가 특정 아파트에 사용된 콘크리트 속 시멘트의 정확한 성분과 이력을 추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시멘트 제조사가 이미 정보를 공개하고 있어, 이를 다시 건설사가 산정·제출하는 것은 중복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멘트에 폐기물을 사용하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정부와 시멘트업계가 유연탄 대신 폐합성수지나 수소 열원을 대체연료로 활용해 시멘트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에 대한 직접 규제를 강화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를 우회하는 규제로 주택건설업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건 맞지 않다는 해석도 나왔다. 김영아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시멘트 자체에 대한 환경규제나 품질 관리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멘트 자체에 대한 규제의 미비로 그에 따른 이익을 얻는 집단이 있다. 그러나 주택법 개정안은 새롭게 비용을 부담할 다른 집단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산업부는 천연가스 직수입제 효과 제대로 따져본적 있나”

국회입법조사처가 올해 산자위 국감의 주요 이슈로 민간 석탄발전 폐지 여부와 천연가스 직수입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2025 국정감사 이슈 분석: 정부가 답해야 할 국민의 질문'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에는 각 상임위에서 국감 대상 부처와 기관별로 주요 이슈에 대한 질의를 선정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첫 이슈로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민간 석탄발전소는 사적 재산으로 현행법 체계상 운영 정지나 폐지를 강제하기 어렵다"며 “민간 사업자가 정부의 2040년 탈석탄,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반발할 경우, 정부는 NDC 목표 달성이 가능한지, 이에 대한 방안은 무엇인지"를 국감에서 따져봐야 한다고 봤다. 우리나라에는 61기의 대형 석탄발전소가 있다. 이 가운데 약 80%는 발전공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MW 이하의 비중앙급전 석탄화력발전소도 있다. 발전공기업이 운영하는 석탄발전소는 정부의 관리가 가능하지만, 민간이 운영하는 석탄발전소는 정부가 강제로 폐쇄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2040년 탈석탄과 2030년 NDC 달성,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공약했다. 하지만 정부가 민간 석탄발전을 강제로 폐쇄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탈석탄, NDC,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겠냐, 어떻게 달성하겠냐에 대해 답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는 천연가스 직수입제도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직수입제도는 원칙적으로 한국가스공사가 수입·공급하던 천연가스를, 일반 기업이 자체 사용분에 한해 직접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전체 수입 물량 중 가스공사가 80%, 직수입이 20%를 차지하며, 직수입 물량의 대부분은 민간 발전사 몫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LNG 평균 도입가격이 그동안 일본보다 낮았으나 2022~2023년에는 오히려 높게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 원인이 직수입제도가 도입된 과정에 있다고 봤다. 직수입 단가는 가스공사 단가보다 낮게 형성돼 단순 계산으로는 평균 도입단가가 더 낮아져야 한다. 그럼에도 일본보다 높아졌다면, 직수입 단가는 낮았지만 가스공사 단가는 크게 상승했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2022년을 전후로 가스공사의 현물 도입 비중은 얼마이고, 가스공사의 월별 재고량은 얼마였는가?'라 질의했다. 전체 수입 물량에서 직수입 비중이 늘고 가스공사 비중은 줄어드는 가운데, 가스공사는 도입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장기계약보다 현물(스팟) 도입을 늘려야 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현물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평균 도입단가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천연가스는 가스발전 연료로 사용되는데, 발전단가가 가장 높다보니 천연가스 도입단가가 곧 국내 전기요금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가스와 전력 정책을 관장하는 산업부를 직격했다. 보고서는 '산업부는 전체 LNG 도입 물량 측면에서 직수입으로 전력도매가격(SMP)이 올랐는지 내렸는지 판단해 보았는가? 직수입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해 본 연구가 없다면 산업부는 제도의 사후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도 무방한가?'라고 질의했다. 즉, 직수입제도의 문제점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고 개선에도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다. 보고서는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계획이 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기요금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7차례 조정됐지만 여전히 전기요금 정상화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전기요금 조정 계획이 있는지와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면서도 AI・데이터센터의 산업경쟁력을 유지할 방안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전기요금 정상화 없이 AI·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인프라 구축이 가능한지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전력도매시장의 지역별 차등요금제 적용을 둘러싼 지역 반발과 관련해, 예상되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차등요금제로 수도권의 전력도매요금이 높아질 경우 소매요금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전력망 확충을 위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위원회' 구성 계획과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질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전력계통 영향평가 제도, 에너지복지법 개정,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정전 대처 방안 등도 주요 국감 논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수급 안정 리스크…전기요금 대폭 인상 불가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우선 정책 목표를 기후위기 대응에 두면, 에너지 수급 안정에는 리스크가 있을 것이다." 김정관 에너지미래포럼 대표(전 지식경제부 2차관)는 12일 서울 서초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에너지미래포럼 9월 조찬포럼에서 출범을 앞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두고 전기요금의 대폭 인상을 우려했다. 정부는 다음 달 1일을 목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부문을 환경부에 통합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자원산업과 원전 수출 부문은 산업부에 잔류한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규제 중심의 환경부가 에너지 정책을 다루는 데 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환경 규제가 에너지 수급 안정의 가치보다 앞서면 국내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에너지 수급 안정은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중장기적으로 늘 달성해야 하는 고위 정책 목표일 수밖에 없다"며 “수급 안정을 해치면서까지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아마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부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추구하려면 결국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규모로 해야 한다.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와 ESS 확대가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이지만, 전기요금 대폭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에너지 전담부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에너지 수급 안정을 기본으로 깔고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믹스 정책을 균형 있게 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개편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원전보다는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원자력발전소는 짓는데 최소 15년 걸린다. 소형모듈원자로(SMR)도 기술 개발이 아직 안 됐다"며 “지금 당장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그 전력을 가장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대한 여러 우려에 대해선 환경 규제와 에너지 정책이 한 부처에서 내부 토론을 하는 게 더 낫다고 해명했다. 그는 “에너지부, 에너지 차관, 환경 부서, 규제부서, 환경 담당 차관이 한 부서 안에서 막 갑론을박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하고 아예 독립 부서가 돼서 서로 말도 안 하고 이러는 거 하고 어떤 게 낫냐"며 “에너지 분야는 내부 토론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시간 절감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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