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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세계 에너지경제학 석학들이 지적하는 에너지 이슈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의 제45회 국제학술대회는 에너지의 지정학적 이슈에 대한 세션으로 시작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미국, 프랑스, 아제르바이잔 에너지기업 대표들인 연설자와 토론자들은 모두 작금의 에너지 이슈들이 지정학적인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10여 년 만에 다시금 지정학적 이슈가 에너지기업의 경영에서 주요 이슈로 주목받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학회가 열린 튀르키예는 20세기는 물론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제적 분쟁의 중앙에 놓인 나라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인 보스포루스해협 위쪽으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시발점인 크림반도가 있는 흑해가 있으며, 아래쪽으로는 에게해와 지중해가 있다. 동쪽으로는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이란 및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카스피해가 있으며 그 아래는 바로 이스라엘과 요르단이다. 주변으로 유럽과 중동/CIS 국가들을 잇는 가스파이프라인이 여럿 지나가고 있으며 보스포루스해협은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무역 통로이다. 20세기 말부터 수십 년간 이어진 카스피해의 분쟁은 우리나라 중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된 바 있다. 에너지자원과 영해를 둘러싼 분쟁이 그야말로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지역에서 지정학 이슈가 강조된 것이다. IAEE(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Energy Economics)는 에너지경제학 분야의 세계 최대 학술단체이다. 미국에 본부가 있으며 80여 개국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국제학술대회는 대학과 연구기관의 학술적인 발표뿐만 아니라 에너지기업과 정책분석기관, 그리고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적인 형태로 개최되고 있다. 한국의 참여도 활발한 편이다. IPCC의 의장을 역임한 이회성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학회장을 맡은 바 있으며, 박희천, 강승진, 장영호, 허은녕 교수 등이 부회장 및 학회이사회 멤버로 활동하였다. 2013년 6월에 제34회 국제학술대회를 한국에 유치한 바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한 한국 학자들을 놀라게 한 것은 전 세계 국가들 공통으로 에너지 정책의 수립 과정에 있어서 사회 문제의 중요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1970~80년대의 1, 2차 석유 위기로 촉발된 에너지 정책에서의 지정학 이슈는 이후 기후변화협약으로 인하여 새로인 기술의 개발과 경제학적 제도 개선 문제로 넘어갔으며, 선진국들은 물론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서 경제와 기술 두 가지를 중심에 놓고 논의를 가져왔다. 그러나 최근 전쟁들과 여러 국가에서 진행 중인 선거들은 공통으로 지정학과 더불어 빈곤, 복지, 접근성, 지속가능성 등 사회적인 문제들을 에너지 정책에 깊숙이 투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첨단기술과 경제성 논의 보다는 복지와 접근성, 에너지원 간 기득권 등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선진국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학술대회를 마무리 하는 최종 토론 세션에 참석한 미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등 국제 석학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협약을 꼽았다. 특히 기후변화협약이 경제나 기술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 전체가 변화하여야 하는 문제임을 지적하였다. 즉,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 노력이 기술과 경제의 경계를 넘어서서 정치, 사회학적 논의를 함께 이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석학들은 이어 보다 세밀한 경제정책을 준비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기존의 단순 시장경제 중심 정책에서 더 시야를 넓혀 사회의 변화를 포함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전쟁과 선거, 공급망 이슈 등 지정학적인 요인들을 고려하는 전략과 방안을 마련하여야 함을 강조하였다. 석학들은 또한 이러한 변화들은 에너지 정책이나 기후변화협약 대응책이 선진국의 것들을 따라 하지 말고 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다르게 만들어져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한국의 경우에도 곧바로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보인다. 국내 전력원믹스라는 주제에 함몰되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사정과 사뭇 다른 국제학술대회의 모습에 한국 참가자들은 다시 한번 에너지가 국제적이고 지정학적이고 사회적인 이슈이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90% 이상의 에너지와 전략광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임을 그저 외면하고 살아왔음을 뼈저리게 반성하게 한 국제학술대회였다. 허은녕

2년 연속 ‘세수펑크’ 기정사실화…최소 10조원 넘을 듯

2년 연속 '세수펑크'가 기정사실화 되는 가운데 올해 결손 규모가 최소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대로 추정된다. 경기 침체에 따라 삼성·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영업 손실로 인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하반기 세수 여건에 따라선 20조원대로 불어날 수도 있어 지난해 50조원대 결손에 이어 국가 재정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5월까지의 세수 진도 흐름이 올해와 가장 비슷한 지난 2020년과 2014년, 2013년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세수결손 규모를 계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했던 지난 2020년에는 국세가 본예산 전망보다는 적게 걷혔으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수정한 전망치보다는 5조8000억원 더 걷혔다. 자산시장 활황으로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의 세수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는 세수결손이 발생했는데 당시 최종 국세수입의 진도율은 96.0%, 94.9% 수준이었다. 비슷한 정도로 올해 말까지 걷힌다고 가정하고 올해 세입예산 367조3000억원에 대입하면 14조∼19조원가량 부족하게 된다. 하반기 변동성에 따라 결손 규모 범위를 최대 20조원대까지 열어놔야 하는 셈이다. 올해 1~5월 국세는 151조원 걷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9조1000억원 적은 규모다. 세제당국도 시나리오별로 결손 범위를 추정하되 규모를 예단하지는 않은 분위기다. 통상 5월이면 연간 세입규모가 추정되지만 올해는 유독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8월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 내수 회복 추이 등 하반기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역시나 법인세가 주범이다. 올해 1∼5월 법인세 수입은 28조3000억원에 그쳐 작년보다 15조3000억원 급감했다. 법인세의 예산 대비 진도율은 36.5%다. 법인세 납부의 달인 3∼5월이 모두 지났지만 한해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한 법인세의 36%가량만 걷었다는 의미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납부 실적이 고루 좋지 않다. 작년 기업실적 악화로 12월 결산법인이 법인세를 내는 3월부터 법인세는 5조원대 급감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은 영업손실을 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했다. 4월 들어 금융지주회사의 법인세 실적도 감소해 감소 폭은 두 배 이상으로 커졌고 5월에는 중소기업의 분납실적마저 저조했다. 오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이 세수 흐름을 뒤집을 마지막 '변수'다. 중간예납은 올해분 세액 일부를 미리 내는 제도다. 올해 상반기 기업 실적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업은 작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거나 올해 상반기 가결산으로 추정한 세액 중 선택해 낼 수 있다. 기업의 중간예납 선택지에 따라선 반드시 더 걷힌다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과 안정적인 부가가치세 수입은 세수에는 긍정적이다. 5월까지 부가가치세는 38조8000억원 걷혀 작년 동기 대비 5조4000억원(16.1%) 늘었다. 작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6조원대의 '세수펑크'가 발생했다. 세제당국은 올해도 5월을 기점으로 국세수입 진도율이 과거 5년 평균보다 5%포인트(p) 이상 벌어져 조기경보를 울렸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통신업계, 스트림플레이션 빈틈 공략…구독상품 확대·차별화 온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터넷TV(IPTV) 등 미디어 콘텐츠 구독 결합 상품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잠재 고객을 확보하면서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새 구독 상품 '우주패스 넷플릭스'와 '유플레이'를 출시했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 4월 스타벅스와 OTT를 결합한 구독 상품을 선보였다. '우주패스 넷플릭스'는 SKT의 구독 서비스 플랫폼 'T우주'에서 국내외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웨이브를 한 번에 제공한다. △광고형 스탠다드 △스탠다드 △프리미엄 중 어떤 요금제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넷플릭스 구독료를 최대 1만35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이는 SKT와 SK브로드밴드(SKB), 넷플릭스가 지난해 9월 망 사용료 소송을 끝내고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성과다. SKB는 지난달 넷플릭스 결합 요금제 4종을 출시했다. KT는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과 카페 상품을 결합한 OTT 구독팩 3종을 선보였다. 광고로 인한 끊김 없이 유튜브 시청이 가능한 '유튜브 프리미엄'과 매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Tall 사이즈 1잔을 기프티쇼로 제공한다. 아울러 5세대 이동통신(5G) 중가 요금제 이용 고객에게는 '티빙 광고형 스탠다드'를 무료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LG유플러스도 국내외 인기 콘텐츠를 제공하는 IPTV 구독 상품 '유플레이'를 출시했다.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인기작을 포함해 영화부터 해외 드라마, 애니까지 전 장르의 콘텐츠 7만여 편을 시청할 수 있는 U+tv 구독 상품이다. 유플레이는 △인기 영화·해외 드라마 등을 시청할 수 있는 '베이직' △최신 영화를 보다 빠르게 시청할 수 있는 '프리미엄' 2종으로 구성됐다. 프리미엄 서비스 1년 약정 상품 가입 시 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통신 3사가 미디어 콘텐츠 결합 상품을 강화하는 것은 고객의 이탈을 막으면서 구독 시장을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함이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심화로 이용자 부담이 커지자 통신 상품에 다양한 혜택을 추가할 수 있는 통신사의 이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통신사로선 서비스 외연을 확장할 수 있고, 고객은 상품 선택 폭이 확대돼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2020년 40조1000억원으로 54.8%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으며, 내년까지 100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주요 OTT 서비스가 구독료를 일제히 인상하면서 원가가 오르자 통신사들도 일부 결합상품 가격을 높이는 추세다. 다만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과 주로 이용하는 혜택을 적절히 선택하면 OTT 서비스를 개별 단위로 이용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예컨대 KT의 '유튜브 프리미엄+스타벅스' 결합상품은 월 1만7400원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월 1만4900원)과 스타벅스 아메리카노(4500원)를 각각 이용할 때보다 2000원 가량 절약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본업인 통신사업의 정체기가 길어지고 있다 보니 수익 안정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과정에서 구독 서비스도 늘리고 있는 것"이라며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중심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OTT 구독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혜택을 지속 발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프로야구‧농구 섭렵…티빙, 공룡 넷플릭스 추격 속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에 이어 프로농구까지 품에 안았다. 업계에선 티빙이 최근 OTT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아진 스포츠 콘텐츠를 앞세워 '공룡' 넷플릭스 추격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30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27일 한국프로농구연맹(KBL)과 프로농구 방송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CJ ENM은 오는 10월 개막하는 2024~2025 시즌부터 향후 4년 간 프로농구 주관방송사로서 KBL 주관 대회 중계방송권 등에 대한 전반적인 권리를 확보했다. 티빙을 통한 독점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한다. 앞으로 프로농구 팬들은 티빙 유료 구독권을 구입해 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티빙은 스포츠 중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따낸 게 대표적이다. 여기에 유럽과 남미 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유로 2024', '2024 코파아메리카' 뿐만 아니라 미국 이종 격투기 대회인 'UFC' 종목 생중계까지 진행하며 스포츠팬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에선 티빙의 이 같은 행보가 신규 가입자를 늘리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포츠 중계가 갖는 가치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OTT의 스포츠 중계는 모바일로 시청이 가능해 이용자에게 유용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을 OTT로 유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티빙이 국내 양대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중계권을 따낸 점에 주목하고 있다. KBO리그는 지난달 말 기준 555만명이 넘는 관중을 끌어 모으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사상 첫 1000만명의 누적 관중 기록도 가능한 분위기다. KBL리그 역시 코로나19 이후 3시즌 동안 관중 동원과 입장 수입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티빙은 이미 프로야구 중계를 통해 한 차례 도약한 바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KBO리그가 공식 개막한 지난 3월 이용자들의 티빙 앱 신규 설치 건수는 71만건으로 전월 대비 51%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티빙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측면에서 넷플릭스를 빠른 속도로 따라잡았다. 올 초 600만명이 넘던 티빙과 넷플릭스의 MAU 격차는 지난 5월 기준 387만명까지 좁혀졌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로, OTT 성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시장에선 '프로야구 중계를 통해 성장'이라는 성공방정식이 프로농구까지 이어지며 티빙이 그동안 OTT 시장 최강자로 군림하던 넷플릭스의 아성을 뛰어넘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수급하고 있는 점도 티빙의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최근 독점 제공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가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는 티빙이 독점 제공한 역대 tvN 드라마 가운데 유료가입 기여자수 2위를 기록했다. 앞서 올 1분기 공개된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LTNS' 등과 프랜차이즈 예능 '환승연애3' 등도 인기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결국 볼게 많은 OTT에 더 머무를 수밖에 없다"며 “대표 흥행작이 많은 OTT일수록 이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원희 기자의 기후兵法] 에너지절약인 100만시대, 아마추어에서 프로되기 가이드

7월 무더운 여름, 본격적인 에너지 절약 시즌이 시작됐다. 기후위기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너지절약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 수가 100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막상 에너지를 절약하려 해도 무엇을 해야 효과적일지 잘 가늠이 안된다. 불을 끄고 에어컨 온도를 낮추는 게 에너지 절약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정작 잘 와닿지 않는다. 에너지절약에서 프로가 될 수 있는 가이드를 소개한다. 에너지절약 프로가 되기 위해서 에너지 단위, 에너지를 줄이는 '타이밍', 발전소를 소유할 방법까지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여름철에 난방을 하지는 않으니 에너지 절약을 하는 건 곧 전기를 절약하겠다는 뜻이다. 에너지절약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전기사용량을 표현하는 전력단위부터 이해해야 한다.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한번 이해하고 넘어가면 에어컨 소비량부터 태양광 발전소 발전량까지 에너지절약 관련한 모든 내용에 적용할 수 있다. 보통 사용하는 전력기본 단위는 와트(W)에서 시작된다. 1000W는 1킬로와트(kW)이고 1000kW는 1메가와트(MW), 1000MW는 1기가와트(GW)다. W는 속도를 전력으로 표현한 것이다. W는 1시간동안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을 말한다. 100km/h 속도로 3시간을 달리면 300km를 갈 수 있듯이 소비전력 100W 가전제품을 3시간 사용하면 300Wh의 전력량을 쓰게 된다. kW, MW, GW 규모만 다를 뿐 원리는 W와 모두 똑같다. 개념을 이해했다면 실제로 적용이 필요하다. 형광등 소비전력이 15W라면 5시간 동안 키면 75Wh의 전력량을 소비한 거다. 에어컨 소비전력 1kW를 5시간 돌리면 5kWh의 전력량을 사용한다. 에어컨 전력소비량을 Wh로 바꾸면 5000Wh다. 같은 시간을 사용했지만 에어컨이 형광등보다 전력량을 66배나 더 쓴 셈이다. 같은 개념으로 1GW의 원자력 발전소를 5시간 가동하면 5G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조금씩 개념 적용 범위를 넓혀보자. 우리나라 전체 전력사용량 중 가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는 않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우리나라 전체 전력사용량은 5479억kWh다. 이중 주택에서 사용하는 전력사용량은 15%(809억9600만kWh)를 차지한다. 절반 이상인 54%(2960억3600만kWh)는 산업용에서 쓰인다. 즉 가정에서 아무리 전기를 열심히 절약해도 국내 전체 전력사용량의 15% 안에서 줄이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4인 가구의 한 달 평균 전력사용량은 약 300kWh다. 그럼에도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추진하는 단체들은 국민들이 캠페인에 동참하는 게 의미있다고 전한다. 국민들이 에너지절약에 관심이 많을수록 기업에게도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지난해 21회째 에너지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매년 8월 22일 실내온도 26도~28도 지키기와 21시부터 5분간 소등하는 행사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 공동주택 등 129만여명 시민이 동참해 총 전력을 51만kWh를 절감했고 온실가스 23만kg을 줄였다"고 밝혔다. 에너지 절약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이 있다. 요즘은 태양광 발전소가 전력시장에 들어왔다. 해가 쨍쨍한 정오, 태양광 발전량이 극대화하는 시점에 전력을 좀 쓰고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전력 소비를 줄여가는 게 좋다. 28일 기준으로 전력거래소 실시간 전력수급 그래프를 살펴보면, 12시 직전에 전력수요 그래프가 밑으로 꺾여 들어가는 걸 볼 수 있다. 12시 전력수요는 6만5507MW이다. 이 시간대 전력수급을 보면 태양광이 6053MW, 석탄발전 1만5872MW, 가스발전 1만9498MW를 차지한다. 12시에 순간 가스발전기가 1만9498MW 규모로 가동했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양수발전이 1784MW의 전력공급을 하는 게 아니라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수발전은 수력발전의 한 종류다. 발전량이 많을 때 전력을 소비해 물을 댐 위로 올리고, 발전량이 부족할 때는 물을 댐 아래로 내려보내, 그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태양광 발전량이 넘치다 보니 양수발전으로 전력을 소비해야 할 정도다. 이러한 양수발전의 기능을 에너지저장장치(ESS)라 한다. 태양광 발전량이 점점 줄어든 17시의 전력수급 그래프를 살펴보면, 17시에 전력수요는 7만4558MW까지 올라간다. 대신, 전력수급에서 태양광은 3158MW로 12시와 비교할 때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반면, 석탄은 1만7129MW, 가스는 2만6070MW로 늘어난다. 각각 12시때보다 9%, 34%나 증가했다. 특히, 가스발전 가동 규모가 30% 이상이나 늘어난 걸 확인할 수 있다. 석탄과 가스는 발전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원이다. 이때 전력소비를 줄여야 가스발전량을 줄일 수 있다. 17시에는 양수발전이 전력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전력 생산에 돌입한다. 양수발전은 해당 시간대에 612MW의 전력수요를 채우고 있다. 우리도 에너지 소비를 양수발전, 즉 ESS처럼 할 수 있다. 해가 쨍쨍한 12시쯤에 전기차, 대용량 배터리,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충전하고 해가 지기 시작하는 15시쯤부터는 충전을 멈추고 전력소비를 줄여가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 계산하면서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전국에 비가 오는 날이면 태양광이 활약하지 못해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전력당국이 전력을 줄여야 할 시점을 알려주고 줄인 만큼 돈까지 주는 사업이 있다. 바로 전력거래소의 '에너지쉼표'라 불리는 국민 수요관리(DR) 사업이다. 국민 DR에 신청하면 문자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력거래소로부터 전력감축 요청을 받는다. 계량기도 설치해 전력소비량과 줄인 양도 확인 가능해진다. 에너지쉼표는 kWh당 1000원 정도 전력을 절약한 만큼 보상해준다. 큰 돈은 아니지만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이왕이면 돈도 벌면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국민 DR에 참여한 가구 수는 지난달 기준으로 3만9485가구다. 국민 DR 참여 가구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203가구에서 두 배 넘게 늘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4월까지 올해 28번의 국민 DR을 실시했고 약 29MWh의 전력소비량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제주도에서만 운영 중인 플러스 DR도 점차 육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플러스 DR은 국민 DR과 달리 전력거래소가 참여자에게 전기를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게 아닌, 오히려 더 사용해달라고 요청하는 사업이다. 해가 쨍쨍한 정오, 태양광 발전량이 넘칠 때 플러스 DR이 발동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에너지 절약을 아무리해도 사람이 최소한 소비해야 할 전력량은 정해져 있다. 에너지 절약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다면 재생에너지 발전소 일부를 가져보는 것이다. 전력을 많이 쓰더라도 그만큼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가지고 있다면 장부상으로는 전력사용량은 '0'이 되는 효과다. 앞서 언급한 실시간 전력수급 그래프가 12시 전에 꺾여들어간 원인이 가정용 태양광이 전력수요를 일부 상쇄해서 나타난 결과다. 그렇다면 태양광 발전소를 얼마나 가지면 한달 전력소비량을 상쇄할 수 있을까. 4인 가구의 평균 한달 전력소비량은 300kWh 수준이다. 한달 전력소비량이 300kWh면 하루 전력소비량은 10kWh다. 태양광 발전소의 하루 평균 발전가능한 시간은 약 3.5시간으로 알려져있다. 하루 전력소비량에서 하루 평균 발전가능한 시간을 나눠 계산해보면 설비용량 3kW 정도 태양광이 딱 맞다. 실제로 가정용 태양광 기준을 보통 3kW로 잡는다. 3kW 규모 태양광은 가로·세로 길이 약 2m 내외로 가정에서도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에 산다면 설치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직접 설치가 어렵다면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태양광 발전소 지분을 일부 소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컨대 설비용량 3000kW 규모 태양광이 있다고 해보자. 3000kW 규모 태양광의 0.1% 지분을 얻는다면 3kW 규모 태양광을 가진 것과 똑같은 효과다. 3000kW 규모 태양광의 총 투자비용이 5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500만원을 투자하면 된다는 의미다. 발전소 지분을 확보하면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해 얻은 수익을 지분만큼 얻게 된다. 협동조합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 있다. 협동조합에 가입하면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태양광 일부를 가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전국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가 있다. 현재 협동조합연합회에서 운영 중인 총 태양광 발전설비 규모는 2만3638kW, 조합원 수는 1만7301명에 이른다. 요즘 스타트업으로 재생에너지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생겨났다. 스타트업 중에서는 에이치에너지가 협동조합 방식을 활용한다. 루트에너지, 솔라브릿지도 모두 재생에너지 발전소 투자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고금리시대에 재생에너지 투자 수익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효과를 거두면서 돈도 벌고 싶다면 추천할 만하다. 여기서 좀 더 심화하면 도시나 산업단지에 있는 태양광에 투자하는 게 더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정부에서는 분산에너지라고 부른다. 분산에너지는 전력 소비지역에 발전소를 설치하는 방식을 말한다. 분산에너지는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서울로 옮기기 위해 대규모 송전탑을 건설하는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태양광의 장점 중 하나는 어디에나 쉽게 설치 가능하다는 점이다. 태양광을 지방 먼 곳에 잔뜩 설치하는 건 태양광의 장점 중 하나를 버리는 셈이다. 여기까지 다 이해했다면 에너지 특히, 전기절약에서만큼은 프로영역에 들어왔다고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SK온, 전기차 캐즘·자금 압박 2중고 시달려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구간에 접어들면서 SK온과 SK그룹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차량 전동화 전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수익성 부진에 따른 재무 부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의 누적 적자는 2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3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 보다 북미 공장의 판매 회복이 더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포드의 F-150 라이트닝의 최근 판매량이 부진한 탓이다. 그는 “이로 인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 세액공제(AMPC)도 기존 예상 보다 더딘 회복세를 시현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SK온이 최근 미국 자회사(SK배터리아메리카)가 이날까지 상환해야하는 2조837억원에 대한 기한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했다. 다음달 15일부로 5500억원 규모의 자금도 추가 대여한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조지아를 비롯한 곳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중으로, 지난해말 기준 부채가 6조원을 넘겼다. 포드와 50대 50 비율로 설립한 합작사(JV) 블루오벌SK가 진행하는 7779억원 상당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헝가리 등 유럽 지역 내 생산력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도 거론된다. SK온이 영구채 5000억원 발행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채권의 조달금리는 연 6.424%로 한국투자증권·KB증권·SK증권 등이 인수한다. 발행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로, SK온이 영구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말 기준 부채(50조7592억원)가 2020년 대비 27조7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SK이노베이션과 SK E&S, SK온과 SK엔무브 합병을 비롯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의 기업공개(IPO) 및 글로벌 생산력 확대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SK온은 올해도 7조원 이상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 전용라인이었던 조지아 2공장도 현대차 라인으로 전환한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판매량이 축소됐으나, 페이스리프트 이후 판매량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외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4월 비중국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이 177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성장에 머물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같은 기간 SK온 배터리 사용량은 10.4GWh에서 10.3GWh로 소폭 줄었다. CATL·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상위 10개 업체 중 사용량이 감소한 것은 SK온과 파나소닉 뿐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67%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든 것도 악재로 꼽힌다. 공화당 행정부가 돌아오면 IRA 폐지 또는 축소가 우려된다. 이 경우 SK온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도 줄어들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내 중국기업의 입지가 갈수록 강화되는 것도 고민거리"라며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 값이 일제히 하락세인 것도 향후 배터리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청정수소인증제, 헌재서 ‘그린워싱’ 판단 받는다

청정수소 인증제가 헌법재판소에서 친환경성을 판단받는다. 환경단체들은 청정수소 인증제가 화석연료 기반으로 생산한 블루수소를 '청정'으로 분류해 위장환경주의(그린워싱)라 보고 위헌소송을 지난 3일 제기했다. 30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제2024-39호(청정수소 인증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에 관한 위헌소송이 기각이나 각하되지 않고 헌재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본격 심리에 돌입했다. 그린피스, 기후에너지전환보령행동, 청년기후긴급행동 등은 지난 3일 '청정수소 인증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청정수소 인증제는 취지와 달리 기후위기를 가속해 국민의 행복추구권,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의 블루수소를 생산하는데 이산화탄소 약 15.4㎏가 발생한다는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발표 등을 제시하며 청정수소 인증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가 위험인을 확인해달라고 헌재에 요청했다. 헌재가 블루수소를 청정수소 인증제에 포함한 걸 위헌이라 판단한다면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된다. 청정수소 인증제에서 블루수소가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이용해서 만드는 그린수소는 블루수소보다 비싸 활성화되는데 블루수소보다 느릴 수밖에 없다고 평가받는다. 블루수소를 활용한 시장이 열리지 못하면 수소경제 정책 활성화에 제동이 걸린다고 전망된다. 청정수소 인증제란 수소의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정해주는 제도로 지난 3월부터 시행됐다. 청정수소로 인정받은 수소는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참여할 수 있는 자격 등을 얻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애국심 vs 치적”…광화문 초대형 태극기 논란 재점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초대형 태극기 계양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예산 낭비, 주변 경관 훼손, 안전 우려 등 논란이 뜨겁다. 일각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치적 쌓기용' 수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는 지난 25일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광화문 광장에 오는 2026년까지 100m 높이 국기 게양대와 영원한 애국과 불멸을 상징하며 꺼지지 않는 불인 '꺼지지 않는 불꽃'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의 '워싱턴 모뉴먼트(워싱턴 기념탑)',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에투알 개선문', 아일랜드 더블린 오코넬 거리의 '더블린 스파이어'처럼 역사·문화·시대적 가치를 모두 갖춘 국가상징 조형물을 만는다는 것이다. 광화문광장을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국가상징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국기 게양대의 높이는 100m로 주변에서 가장 높은 외교부 청사(92m)보다 높다. 태극기 크기는 가로 21m, 세로 14m이며, 게양대 아래엔 15m 높이의 전광판과 영원한 애국과 불멸을 상징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도 설치할 예정이다. 올해 8∼11월 통합설계 공모를 거쳐 2025년 4월까지 기본·실시 설계를 진행한다. 이후 5월에 착공해 2026년 2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예산은 약 110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주변 경관을 해치고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미 광화문광장에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이 있고 주변에도 경복궁, 정부서울청사, 세종문화회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청와대 등 국가 정체성을 상징하는 기념물이 차고 넘치는 만큼 수백억원을 들여 국가상징 조형물을 또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광화문 광장을 이용하고 있는 한 40대 시민은 “불경기의 수백억원을 들여 국가조형물을 만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차라리 그 예산을 청년들의 일자리나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야 할 곳에 국가주의적 조형물을 조성하는 것이 광장의 민의의 기능을 축소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일각에선 “대형 깃대는 전체주의와 국가주의를 상징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이 있다. 실제 대형 게양대를 가진 나라의 경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중인 2023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세계 2위인 높이 175m 게양대를 세웠고,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파키스탄, 북한 등 독재·왕정 국가들이 많다. 안전성 우려도 있다. 100m가 넘는 높은 기둥에 거대한 태극기가 펄럭이면 헬리콥터나 무인기,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 등의 운행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도 바로 옆 정부서울청사 옥상에 긴급시 요인들이 이용하는 헬기 이착륙장이 설치돼 있다. 또 추후 청와대가 다시 대통령 집무실로 쓰일 경우 대통령이 탄 '공군 1호 헬기'가 이착륙시 방해받을 게 뻔하다. 국가안보·군사적 위협도 된다. 적국의 원거리 폭격시 정확한 목표물이 되기 때문이다. 미관상 문제도 제기된다. 광화문광장 전체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최고의 국가 문화재인 경복궁 등 종로 일대의 경관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건축물이 아니라서 고도제한을 받지 않고 관련 규정 등을 검토했는데 특별히 저촉되는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내걸자는 제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5년 당시 국가보훈처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시가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지난달 서울시의회가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게 하는 조례를 통과시키자 시민단체인 문화연대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내년 착공, 2026년 완공 등 일정을 감안할 때 2027년 대선 출마를 꿈꾸는 오 시장이 보수 진영 대표 주자로서 자리잡기 위한 애국심 마케팅에 나섰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오 시장이 광화문 광장에 수백억원을 들여 태극기 게양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행보로 해석된다"며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태극기 세력 등 강성 보수까지 껴안으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태극기 사랑과 애국심 고양에 대한 긍정적 여론도 있는 만큼 다양한 견해를 수렴해 신중이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담은 국가상징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여러 논란이 있는 만큼 공론화 작업을 거치고 국민 의견을 경청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민원식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고 전자투표 제도도 있다"며 “공청회 대상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그런 형식을 빌려 시민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현장 찾는 재계 총수들···키워드는 ‘내실 다지기’

재계 주요 기업 총수들이 '현장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소 등 미래 사업 역량 강화를 직접 챙기는가 하면 미국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이어 만나며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 발굴을 위해 우군을 확보하는 '내실 다지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온 이후 젊은 인재 양성 과정까지 둘러보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가 교육기회 균등 제공을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에게도 문호를 연 것도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SSAFY 광주 캠퍼스(2022년 10월), 부울경 캠퍼스(2022년 11월), 대전 캠퍼스(작년 2월)를 연이어 방문해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교육생들을 격려했다. 2021년 9월에는 SSAFY 서울 캠퍼스를, 2019년 8월에는 SSAFY 광주 캠퍼스를 찾기도 했다. 해외 출장 일정도 다수 소화하고 있다. 5월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 직후 출국한 이 회장은 2주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자택에서 단독 미팅을 가졌다. 이후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CEO를 만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미국 동부 뉴욕·워싱턴DC 일정을 마친 뒤 서부로 이동, 글로벌 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이번 출장에서 삼성의 스마트폰, TV, 가전, 네트워크, 메모리, 파운드리 부문의 기존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하면서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결합해 윈윈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는 메시지도 남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종횡무진 국내외를 누비고 있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빅테크 리더들과 잇따라 만났다. 지난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달 초 웨이저자 TSMC 이사회 의장(회장)과 회동하며 'AI 파트너십'을 모색한 것의 연장선이다. 최 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며 “모두에게 역사적인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라고 적었다. SK그룹이 6월 28∼29일 개최한 경영전략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자리에서 최 회장은 AI와 반도체 분야 집중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6월27일 제주시 구좌읍 수소 수전해 실증단지 내 '탄소없는 섬'(CFI) 에너지미래관에서 진행된 '소방관 회복지원 수소버스 전달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모두 '안전한 사회를 만든다'는 같은 가치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만드는 영웅들이 지지치 않고 본연의 임무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같은 날 개막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산업 동향도 둘러봤다. 이날 최초로 공개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살펴보고, 수소에너지의 순환과 모빌리티의 기능과 역할을 설명하는 상설 미니 쇼케이스를 관람했다. 특히 부산에 근거지를 둔 기업들의 전시관도 일일이 찾아 미래차 관련 기술을 파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최근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주요 리더들과 회동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LG 사업장 외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AI 스타트업을 찾아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폈다. 구 회장은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와 만나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찾아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원'의 구동을 살펴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주요 기업 총수들이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한동안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대선, 글로벌 관세 전쟁 등 경영 관련 각종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그룹 내실을 다지고 해외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작업이 중요한 시기기 때문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년 연속 ‘세수펑크’…법인세 감소에 올해 최소 10조대 결손 전망

올해도 국세가 작년에 비해 덜 걷혀 2년 연속 세수펑크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세수 결손 규모가 10조원대로 추정되는데 하반기 세수 여건에 따라 20조원대로 불어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세제당국은 내부적으로 세수를 다시 추계하는 한편, 오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과 앞으로의 소비 회복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걷힌 국세수입은 151조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조 1000억원(5.7%) 감소한 규모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41.1%로 지난해 결산안(46.6%) 대비 5.5%포인트(p) 내렸다. 작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6조원대의 '세수펑크'가 발생했다. 최근 5년 평균 진도율 47%에 비해 5.9%p 낮아져 3년 연속 '조기경보'가 발령됐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세수결손이 발생했는데 당시 최종 국세수입의 진도율은 96.0%, 94.9% 수준이었다. 비슷한 정도로 올해 말까지 걷힌다고 가정하고 올해 세입예산 367조3000억원에 대입하면 14조∼19조원가량 부족하게 된다. 역시나 법인세가 주범이다. 올해 1∼5월 법인세 수입은 28조3000억원에 그쳐 작년보다 15조3000억원 급감했다. 법인세의 예산 대비 진도율은 36.5%다. 법인세 납부의 달인 3∼5월이 모두 지났지만 한해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한 법인세의 36%가량만 걷었다는 의미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납부 실적이 고루 좋지 않다. 작년 기업실적 악화로 12월 결산법인이 법인세를 내는 3월부터 법인세는 5조원대 급감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은 영업손실을 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했다. 4월 들어 금융지주회사의 법인세 실적도 감소해 감소 폭은 두 배 이상으로 커졌고, 5월에는 중소기업의 분납실적마저 저조했다. 하반기 변동성에 따라 결손 규모 범위를 최대 20조원대까지 열어놔야 하는 셈이다. 세제당국도 시나리오별로 결손 범위를 추정하되, 규모를 예단하지는 않은 분위기다. 통상 5월이면 연간 세입규모가 추정되지만 올해는 유독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8월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 내수 회복 추이 등 하반기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업 실적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업은 작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거나 올해 상반기 가결산으로 추정한 세액 중 선택해 낼 수 있다. 기업의 중간예납 선택지에 따라선 반드시 더 걷힌다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과 안정적인 부가가치세 수입은 세수에는 긍정적이다. 5월까지 부가가치세는 38조8000억원 걷혀 작년 동기 대비 5조4000억원(16.1%) 늘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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