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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지방 부동산, 수도권과 분리해 규제 대폭 풀어야”

“정부가 서울만 보면서 방관하는 동안 지방 부동산은 죽어가고 있다. 사람이 몰려드는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규제를 인구가 감소해 소멸 위기에 있는 지방에도 똑같이 적용하는게 문제다. 다주택 보유를 오히려 장려하고 토지나 건물을 쉽게 거래하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원화된 정책 시세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최근 만난 주택업계 한 관계자의 지적이다.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만 관심의 초점을 두면서 지방은 인구 감소·고령화의 직격탄을 맞아 부동산 시장이 '소멸' 지경이다.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가장 치명적인 위협으로 등장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수도권 과밀화 해속·지역 균형 발전이 시급한데, 지금처럼 단일화된 규제 시스템이 아니라 이원화된 정책을 통해 지방 부동산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올해 정부가 내놓고 있는 부동산 대책은 대부분 수도권 주택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운용됐던 기업구조조정(CR)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활용해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 해소 방안도 일부 등장하긴 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특히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을 조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하면서 지방 주택 시장과 건설사들은 초토화 직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태다. 반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은 상승 폭이 둔화됐을 뿐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오르며 32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도권 전체 상승률도 0.05% 기록하며 상승세를 계속 보이고 있다. 이같은 수도권-지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6일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수도권은 강보합, 비수도권은 하락세로 양극화 심화를 예상했다. 전문가·지방건설업계에선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미분양 해소를 위해 지방에 한해 다주택 소유자의 양도소득세 감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지방 건설업계 관계자는 “악성 미분양 주택이 계속해서 쌓이면서 지방 건설사들은 줄도산 우려가 상당하다"며 “양도세 완화는 시장 침체 상황에서 추가 재정 투입 없이 시장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영준 건산연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현재 건설산업은 건설경기 침체와 건설물가 상승에 따른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방의 영세 중소 건설사일수록 더 심각하다"며 “지역건설사를 지원하고 건설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부동산 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지역 맞춤형 산업 육성과 인프라 확충을 통해 인구 유입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 개선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지방 주택 대출 규제 완화, 빈집 리모델링 허가 간소화 및 세계 혜택, 지방 주택 공급 규제 완화 및 공공개발 지원 확대, 지방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강화 및 임대 등록 요건 완화 등이 필요한 대책으로 꼽힌다. 또 △ 지방 상업용 부동산 개발 용적률 상향 △ 농지 전용 규제 완화 △기업 유치시 부동산 세제 및 금융 지원 강화, △지방 기반 부동산 투자 펀드 활성화 및 법적 지원 강화 △ 지방 신규 주택 거주자 세제 혜택 부여 등도 과제로 거론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부동산 시장 양극화의 주요 원인은 인구 감소 및 수도권 집중"이라며 “지역 맞춤형 산업 육성과 인프라 확충을 통해 침체한 지역에 사람을 유입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베일 벗은 LGU+ ‘익시오’…“실시간 보이스피싱 잡는다”

LG유플러스가 자체 인공지능(AI) 통화 비서 '익시오(ixi-O)'를 선보이며 통신업계의 시장 경쟁이 본격화됐다. 회사는 2028년까지 AI 사업에 총 2~3조원을 투입, 퍼스널 AI 에이전트(PAA)를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분야와 연결한 '홈 에이전트'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7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AX 컴퍼니 성장 전략과 함께 '익시오'를 공개했다. 핵심은 △고객중심 △AI 최적 조합이다. 국내외 빅테크를 모두 고객으로 보유한 AI 데이터센터(DC) 사업과 익시젠 기반 AI 토털 솔루션 '익시 엔터프라이즈'를 앞세워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한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 전략으로는 익시오 중심 PAA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다만 수익화 시점이나 글로벌 진출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당장 수익 창출에 나서기보단 서비스 품질과 고객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취지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B2C 수익화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B2B는 상황이 다르다"며 “AI 컨택센터(AICC) 등 각종 에이전트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며, AI DC·그래픽처리장치 클라우드 서비스(GPUaaS)에서의 수익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고객들이 없어선 안 될 서비스라고 인식하게 되는 시점에서 프리미엄 버전 출시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제대로 된 품질로 구현한 후 단계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께 공개한 AI 통화 비서 '익시오'는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등을 제공한다. 이 중 주목할 만한 기능은 세계 최초로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한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다. AI가 통화 내용을 문장 단위로 분석해 보이스피싱 위험이 있을 경우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경고한다. 오타율은 0%에 가깝고, 정확도는 98~99%로 나타나 정교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향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가짜 음성을 탐지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할 계획이다.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가짜 음성 안엔 특유의 노이즈 성분이 들어가는데, 이걸 AI에 학습시키면 즉시 탐지할 수 있다"며 “고객이 사용하려면 실시간으로 빨리 처리해야 되는데, 아직은 서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 해당 기술을 단말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통화 녹음·요약 기능의 경우, 타사와의 서비스 차별점으로 높은 보안성을 꼽았다. 실제 음성 데이터가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정보 유출 우려를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경량화된 AI 모델과 양자보안 등 기술, 보이스피싱 데이터를 통해 성능을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자사의 내재화된 인력을 통해 STT(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NLP(자연어 처리 기술)을 만들어 조합한 기술을 익시오에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기술은 향후 기업 버티컬 서비스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출시 초기 단계인 만큼 아이폰 14 이후 모델을 사용하는 LG유플러스 요금제 가입자로 한정돼 초기 이용자 확보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비스 완성도를 높인 후 타사 이용자에게 익시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전용 앱은 내년 삼성전자의 새 갤럭시 시리즈 출시 시기에 맞춰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황 대표는 “현재 익시오를 사용할 수 있는 기종의 고객들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1년 안에 최소 100만명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아이폰14 이전 모델에 익시오를 적용하려면 추가적인 모델 경량화 작업이 필요하다. 구형 모델의 칩들은 아직 AI 성능을 충분히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궁극적으로 가전에 적용되는 미디어 에이전트·싱스(Things) 에이전트까지 연결하는 '홈 에이전트'를 완성한다는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구글 등 빅테크와의 협업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은 “회사가 독자 보유한 기술과 구글의 AI 역량이 접목되면 파급력이 클 것이란 데 양사가 공감했다"며 “구글의 AI 기술와 우리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해 나가는 것까지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가 익시오를 출시하며 통신업계의 AI 통화 비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애플이 최근 아이폰에 통화녹음 기능을 적용했지만, 사용자가 통화 녹음을 시작하면 상대방에게 “이 통화는 녹음됩니다"란 메시지가 전달돼 실제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통신 3사의 AI 비서 수요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AI 비서 에이닷을 서비스 중이며,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 관계를 맺은 KT는 내년 중 AI 비서 개발을 논의 중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주요 기능이 아직은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차별화가 관건이 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트럼프2.0] 국내 증시도 美대선 맞혔다…K방산·원전·금융·조선株 ‘활짝’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압도적인 우세로 당선됐다.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에 베팅한 국내 증시는 방산과 원전, 금융, 조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종목별 편차가 심화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수혜가 예상되는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월 7일부터 11월 6일까지 10.24% 상승했다. 전날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되면서 급등, 전날에만 7.04% 상승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와 현대로템, LIG넥스원도 한달 새 각각 13.70%, 5.92%, 3.11% 올랐다. 이들 종목은 국내 대표적인 방산 종목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우선주의 강화를 예고한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공약에도 재임 기간 때보다 더 강경한 외교와 방위 비용을 늘리겠다고 했다. 원전 관련 종목인 두산에너빌리티도 10월 4일부터 11월 6일까지 18.23%나 급등했다. 글로벌 원전 관련주에 투자하는 'RISE 글로벌원자력' 상장지수펀드(ETF)도 3개월 수익률 35.55%를 기록 중이다. 앞서 트럼프는 원자력 규제위원회를 개혁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중심으로 재차 원전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는 미국 인프레이션감축법(IRA)에 비판적인 만큼, 재생에너지의 지원과 혜택을 축소하고 화석연료와 원전 생산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주와 조선주도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한 달새 각각 7.34%, 2.88% 상승했다. 'SOL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도 한 달간 8.21% 상승했다. 미국 금융 관련 국내 ETF도 오름세다. 'KODEX 미국S&P50금융' ETF의 1개월 수익률은 6.29%다. 해당 ETF는 미국 S&P500지수에 속한 금융 산업에 투자한다. 'RISE 200금융' ETF와 'TIGER 200금융' ETF의 1개월 수익률도 각각 4.15%, 4.10%를 기록 중이다. 트럼프는 금융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조선주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HD현대미포, 삼성중공업도 전날 상승세에 이어 이날은 두 자릿수 급등했다. 트럼프 당선인은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에 대한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증권가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전통 에너지 중심 정책이 국내 조선업체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미군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로 미국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의 당선으로 국내 이차전지와 친환경 종목은 물론 배터리와 자동차, 반도체 종목도 비상등이 켜졌다. 보편 관세 부과와 기존 IRA 및 반도체 보조금의 변경 가능성 등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실제 이차전지 관련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 POSCO홀딩스, LG화학, 삼성SDI,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대형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동반 급락했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 종목인 씨에스윈드와 한화솔루션도 낙폭이 큰 상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공약을 중심으로 한 종목에 거래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100석 중 52석을 차지하며 다수당 지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기존에 트럼프가 실행하기로 했던 공약의 실현이 가능해졌단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계(인프라 투자 기조), 방산(지정학적 갈등 확대 및 방산 수요 증가), 바이오(생물보안법, 약가 인하), 조선(화석연료 투자 확대) 등은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정책 민감도가 높은 업종보다는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적은 업종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트럼프 2.0] K-배터리, 올해만 1조3787억원 보조금 삭감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컴백'에 따라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우선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만 1조3787억원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있어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이 심각해진다면 국내 배터리사의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중국이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중국산 배터리의 입지가 위축된다면 그 빈자리의 상당 부분을 국내 배터리 사가 차지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7일 배터리 업계는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도전 공약집 '어젠다 47'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하며 전기차 전환 및 배터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축소를 주장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힘입어 실적을 높인 것은 물론 미국 현지에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국내 배터리 3사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트럼프는 전기차를 포함한 에너지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고 매우 비싸고 무거워 자동차를 100% 전기차로 전환할 수 없다"며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엄청난 양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당선은 특히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배터리 3사에 악재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은 그동안 북미를 '기회의 땅'으로 간주하고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왔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목표한 생산 능력을 합산하면 북미 지역에만 연 600GWh(기가와트시) 이상으로 집계된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현대차를 비롯해 GM, 스텔란티스, 혼다, 포드 등과의 합작법인(JV) 설립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IRA 시행으로 인한 수혜가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3사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로 올해 1~3분기까지 합계 1조3787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수령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1조1027억원으로 가장 큰 혜택을 봤고, SK온도 2111억원, 삼성SDI도 649억원에 이른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보조금이 없었다면 국내 배터리 3사 대부분이 올해 흑자를 유지하지 못하고 적자로 전환됐을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미국에서 IRA의 '전면 폐지'는 어려워도 보조금 예산 축소 등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 경우 내년 4조원 규모로 예상됐던 국내 배터리 3사의 보조금 수령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집권 1기와 마찬가지로 '자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상대국에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모든 수입품에 이전에 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배터리를 넘어 국내 산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산 배터리의 입지 위축으로 국내 배터리 3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각해진다면 중국산 배터리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한국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점유율 합계는 전년 대비 3.4%포인트(p) 줄어든 20.8%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이 12.1%(점유율 3위), SK온이 4.8%(5위), 삼성SDI가 4%(7위)였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확대했다. CATL은 전년 대비 점유율을 0.9% 늘리며 36.7%로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BYD도 0.5% 점유율을 늘리며 16.4%로 2위를 지켰다. 이밖에도 CALB, 고션, EVE, 신왕다 등의 중국 업체가 점유율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이 같이 거센 기세로 성장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가 위축되고 국내 3사도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트럼프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만큼 중국의 빈자리 전부를 국내 배터리 3사가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배터리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첨단 기술에 대해 지원을 축소하거나 우리 기업의 해외 수출에 제동을 걸 우려가 있다"며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것에 대비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 거점을 다양화하는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트럼프 2.0] 흔들리는 칩스법…삼성·SK ‘반도체 투자전략 수정’ 불가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우리나라의 향후 산업 등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산업계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 정책 변화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투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 이익 중심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에 성공한 트럼프 당선인은 6일(현지시간) “모든 것을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에 두겠다"고 밝혔다. 모든 정책에 있어 미국의 국익을 우선시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재집권 이후 '반도체 칩과 과학법(칩스법)' 축소 또는 수정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칩스법은 기업이 미국 현지에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지으면, 생산 보조금 390억달러와 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총 527억달러(약 74조원)를 향후 5년 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칩스법과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지급을 비판해 온 만큼 관련법에 따른 정책 추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 인터뷰에서 “칩스법과 관련한 거래는 정말 나쁘다"고 비판하며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대통령의 행정 권한에 따라 미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지원 비중을 더 높이거나 동맹국을 대상으로 가드레일 조항 및 보조금 지원을 위한 제반 요구 조건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칩스법의 축소 혹은 수정이 현실화될 경우 지원금 규모가 줄거나 현지 투자에 대한 요구 조건 강화 등으로 생산설비 투자자금과 운영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근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 시설 투자에 4억5000만달러(약 6283억원)의 직접 보조금과 5억달러(약 6982억원)의 대출, 최대 25% 세제혜택을 지원받기로 결정됐다. 지난 4월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4037억원)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패키징 생산시설과 R&D 센터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칩스법에 따라 반도체 보조금 64억달러(약 9조원)를 받기로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반도체 파운드리 1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2공장, 첨단 패키징 공장과 R&D 센터도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액은 기존 170억달러(약 24조원)에서 400억달러(약 56조원)로 대폭 늘어났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칩스법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 반도체 지원법이 일부 수정되거나 보조금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전략이 수정될 지 주목된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을지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보조금을 안 준다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선 반도체를 둘러싼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칩스법을 전면 수정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법무법인 율촌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책과 국내 통상·산업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칩스법 개정 또는 행정명령을 통해 반도체 관련 보조금과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축소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칩스법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준비됐다는 점에서 현실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尹 “체코 원전 24조 수주 헐값이라 한다면 무식한 얘기”

윤석열 대통령은 체코 원자력 발전소 수출과 관련 “원전 두 기를 24조원에 수주한 것을 헐값이라고 한다면 그건 너무 무식한 얘기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체코 원전 관련 헐값 수주 논란 질의에 대해 “우리가 이전이나 현재 진행 중인 원전이나 UAE 바라카원전 등을 보면 원전 2기에 24조원이 헐값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이기 때문에 가격과 조건 등 모든 것은 내년 3월까지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한국이 체코에 금융지원을 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금융지원 얼마 하기로 약속한 것도 없다"며 “체코가 자기네 경제 사이즈에 무리하게 추진하는 게 아니다. 고정비용은 많이 들어가지만 원전을 지어서 에너지를 생산할 건지, 아니면 석유 가스 등을 사올 건지를 정하는 거기 때문에 과도한 금융지원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협상을 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본계약 체결 전망에 대해 “본계약은 잘 되거라고 본다. 밖에서는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을 앞세워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하지만 원전 수출은 보유국 승인 있어야 한다. 미국와 우리 정부간의 합의도 잘 진행되고, MOU 가서명도 했다. 가서명은 한전, 한수원, 웨스팅하우스 이사회가 오케이하면 가서명이 서명된다"며 “체코는 우리를 원하고 있다. 체코가 미국한테 한국이 제대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본계약은) 잘 될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가장 확률적으로 높은 데에 시추공을 뚫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되기만 하면 수천조 (경제적 효과)가 나오는 것"이라며 “앞서 전 세계의 해상 유전, 가스전 사례를 보고받았는데 한 번에 (자원이) 나오는 사례는 거의 없고, 여러 차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시추에) 나온다는 건 보장하기 어렵지만, 이게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에 또 많은 영향을 줄 것이고, 잘만 활용하면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한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서울 아파트값 33주 연속↑…상승세는 3주째 주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3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상승폭은 3주 연속 감소해 주춤하는 모습이 계속됐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7% 상승해 3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은 지난주(0.08%)보다 소폭 줄었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0.18%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송파구(0.06%), 서초구(0.14%) 등 강남권에서도 강세가 계속됐다. 마포구와 용산구도 각각 0.09%, 0.11 올랐다. 성동구 또한 0.14% 오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기도(0.04%)는 전주 대비 상승폭이 줄었고 수도권(0.05%)은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일부 재건축 단지와 지역 내 선호단지 위주로 거래되는 등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대출규제로 인한 매수자 관망세로 매물이 적체되는 등 상승폭이 지난주 대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수도권 전세가격은 각각 0.06%·0.07% 오르며 전주에 비해 상승폭이 모두 줄었고 경기 또한 0.06% 상승하며 상승폭이 축소됐다. 전국 전세가격은 0.04% 상승했고 지방의 경우 0.01% 오르며 상승전환했다. 서울 내 지역별로는 종로·용산·중구 등이 있는 도심권(0.08%)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중구(0.09%)는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구의 경우 0.14% 오르며 서울 내 지역구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역세권 및 학군지 등 선호단지의 매물부족 현상 이어지고 임차수요가 꾸준해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일부지역은 신규 입주 영향 및 전세대출 규제 영향으로 전주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0.06% 오르며 전주(0.08%)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성남 분당구(-0.11%)는 야탑·이매동 구축 위주로, 이천시(-0.09%)는 공급물량 영향 등으로 부발읍 및 증포동 위주로 하락했다. 구리시(0.30%)는 갈매·인창동 준신축 위주로, 남양주시(0.22%)는 교통여건 양호한 별내·다산동 위주로, 안산 상록구(0.16%)는 건건·본오동 역세권 위주로 상승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트럼프2.0] 금융투자업계 “내년 미국 증시 상승 기대감 고조”

미국은 금리 인하 국면 속에서 '아메리칸 퍼스트'를 외치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또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 '레드 스윕'을 달성하며 정책 드라이브를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 같은 환경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 증권시장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7일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 기(2017.01~2021.02) 동안 미국 증시는 S&P500 41.0%, 나스닥 58.7%, 다우 36.4%, 러셀 2000 37.43% 상승하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대감은 미국 증시의 강한 상승세로 이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 마감 기준 전일 대비 1508.05포인트 상승한 4만3729.93을 기록하며 3.57%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다우지수의 1000포인트 이상 상승은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S&P500 지수 역시 전일 대비 146.28포인트(2.53%) 상승한 5929.04로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44.29포인트(2.95%) 오른 1만8983.47을 기록했다.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갱신한 가운데, 재정 확대와 규제 완화 기대감에 금융주들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는 각각 11.54%, 13.11% 상승했으며, 골드만삭스 역시 13%를 웃도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지지자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주식은 14.75%나 급등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당일 주가 상승은 복합적인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우선, 미국의 재정 확대 기대감이 있다. NH투자증권은 'NH 글로벌 투자전략 10월호'에서 트럼프 당선시 향후 950억 달러의 적자를 예상했다. 정부 지출 증가는 내년 미국 GDP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또한 법인세 인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에 법인세를 인하했는데, 이는 모든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이후, 현지시간(11 월 7 일) 기준 IT 섹터는 법인세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1%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비트코인 역시 1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트럼프 효과는 2025년에 집중될 전망이다. 민간소비 촉진 및 투자 정책, 감세정책 등이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은 2025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증권과 NH투자증권은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각각 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 증시가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PS가 증가한다는 의미는 순이익의 상승과 함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S&P500지수 EPS 증가율 전망치가 15%라는 점을 감안 시 해당 수치가 지수 기대 수익률"이라면서 “S&P500지수 내 시총 비중이 가장 큰 테크 섹터는 2025년 EPS 증가율 전망치가 27%로 가장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과거 사례로 접근하더라도, 대통령 임기 첫해 지수 성장이 두드러졌다. 최보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대통령 임기 첫 해에는 S&P500 지수의 수익률이 2년, 4년 차 대비 높았다"면서 “1930년, 1980년, 2000년대 이후의 수익률을 비교해도 동일한 양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대표적인 정책이 구체화되고 대선 마무리 직전 지연된 투자가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전방위적 체력 키워낸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지주 내 입지도 ‘쑥’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3분기 실적에서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하나금융지주 내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를 키워가고 있다. 이 대표는 '트래블로그' 성장을 통한 시장 내 인지도와 고객 수 확대 등으로 카드업계에서도 중위권 도약을 이뤄내고 있다는 평가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18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4.8%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60.7%의 증가세를 보이며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가장 큰 성장폭을 나타냈다. 하나카드는 3분기까지 누적 이익 확대로 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증권이 부동산PF 여파로 실적이 주춤한 영향에 더한 결과다. 3분기 하나캐피탈은 순이익 1212억원을, 하나증권은 181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내 인지도와 고객 모집 확대의 공신 중 하나는 '트래블로그'다. 이 대표는 국내 금융지주가 모두 뛰어든 트래블카드 시장 경쟁에서도 굳건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8월 가입자 수 6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 1~7월 기준 카드사 중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49.9%를 기록하며 19개월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도 신규 기능과 이벤트를 강화를 지속하면서 충성고객층 이탈 방지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트래블로그의 전 세계 58종 통화에 대한 무료 환전 혜택을 내년 말까지 연장함하기로 결정함과 함께 최근 타행 계좌의 트래블로그 연결을 30초만에 가능해지도록 기능을 고도화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4월 트래블로그의 연결계좌를 전 은행으로 확대했지만 이전까지 하나페이앱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가입하고 계좌를 등록한 손님만 이용 할 수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하나페이 앱 설치 없이 하나머니앱에서 빠르게 계좌를 연결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조달비용 증가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에서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취했다. 실제로 트래블로그의 성장 외에도 기업금융(법인카드) 중심 공격적 영업과 프리미엄 브랜드 '제이드' 판매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가파르게 키워냈다. 지난 7월 기준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국내 일시불 이용액은 9조9878억원으로 업계서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8조7305억원) 대비 1.4% 늘어난 액수다. 연회비 수익이 포함되는 수수료수익의 경우 3분기 누적 기준 256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저가 프리미엄카드' 대중화 전략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하나카드의 실질적인 체력을 길러내면서 카드업계 내에서도 중위권 업체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쟁상대로 거론됐던 우리카드 대비 현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까지 전년보다 19.7% 증가한 1402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양사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442억원에 달했다. 분기별로는 하나카드가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203.6% 급증한 535억원을 시현하면서 290억원을 기록한 우리카드를 크게 제쳤다. 실적격차는 2분기와 3분기를 거치면서 폭이 줄었지만 우리카드의 2, 3분기 호실적은 조달비용 효율화 등에서 기인한 만큼 본질적인 체력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현재 트래블로그를 발판삼아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하나카드는 카카오페이와 해외 체크카드 결합 신상품 개발을 위한 제휴 협약을 맺고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지급결제 계좌를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는 상품을 고안 중이다. 이같은 사업 확장을 통해 이 대표가 업계 내 지각변동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앞서 업황 악화 지속에도 연회비 수익과 해외체크 점유율 확대 등을 이뤄낸 만큼 국내 신용판매액 증가와 카드발급수 변동을 키워내는 게 관건이다. 이 대표 취임 첫해 하나카드의 총 매출액은 일년새 10.7% 성장했고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은 14.6% 증가했다. 올해 연간 실적 개선세가 이보다 커졌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시장점유율이 낮은점은 여전한 과제다. 해외체크 점유율 1위 타이틀 등 매출 성장세가 여전하다고 하더라도 국내 매출부분을 중위권 이상 카드사 규모로 늘려가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트럼프 2.0] 한국 산업계 대격변…전방위 관세폭탄 현실화

미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트럼프의 재집권이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전망이다. 수출 주도형 성장을 근간으로 해온 한국 산업이 관세폭탄과 비관세장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70년간 이어온 한미 경제 동맹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부총리는 7일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하며 선제 대응을 지시했다.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른 구조적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정부와 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산업계에 따르면 모두가 한목소리로 우려하는 것은 관세문제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중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정책은 전방위적 관세 부과라는데에 이견이 없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우리 동맹들은 소위 '적국'보다 우리를 더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도 예외 없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작년 한국이 기록한 444억 달러의 대미 무역흑자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트럼프는 이러한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 정책이 실현될 경우 한국의 총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3년 한국 총수출액의 약 7.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와 연계해서 우려되는 것은 미중 무역갈등의 심화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중간재를 판매하는 한국의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으로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트럼프의 관세 공약이 실현되면 다른 국가들도 경쟁적으로 관세 인상에 나서면서 1930년대와 같이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산업은 직격탄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미국 국경을 넘는 모든 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등 현지 생산기지를 확대했지만, 여전히 국내 생산 물량의 30%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00%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현재의 11%에서 3% 미만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한국 경제가 직면할 위협은 관세 인상만이 아니다. 오히려 더 큰 위협은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장벽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비관세장벽이 무역제한에 미치는 영향은 관세의 2~3배에 달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와 환경, 기술표준 등을 내세워 더욱 교묘한 형태의 무역장벽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기술규제 강화다. 트럼프는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해당 분야에서 중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통관절차 강화도 큰 부담이다. 산업계에서는 통관에서 하루가 지연될 때마다 0.6~2.3%의 추가 관세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심사 강화를 내세워 통관절차를 까다롭게 할 경우, 신선식품이나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환경 관련 새로운 무역장벽도 예상된다. 트럼프는 IRA와 같은 친환경 정책에는 반대하지만,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독자적인 환경기준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의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수출산업에 새로운 부담이 될 전망이다. 공급망 재편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공급망 재편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한국 기업들의 전면적인 사업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일부 산업은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화학·정유 산업은 트럼프의 화석연료 산업 부활 정책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셰일가스와 원유 생산 확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안정은 국내 화학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은 미국 내 석유화학 설비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산업도 기회요인이 있다. 트럼프는 국방비 증액을 공약했고, 이는 한국 방산업체들의 수출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은 미군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미국 자국 중심의 방산 공급망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실제 수혜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이에 대해 한국무역협회는 “기업들이 모든 대미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글로벌 관세정책이나 공급망 블록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핵심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제언했으며, 산업연구원도 “동남아, 중남미 등 제3국 시장 개척과 함께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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