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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케이, 외형 확장 속 완전 자본 잠식…DAP 자금 지원 언제까지?

청주국제공항을 근거지로 둔 에어로케이항공이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사세 확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고정비 지출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뒷배인 대명화학그룹 덕에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지주사인 디에이피(DAP)의 현금 보유량 역시 전년 대비 대폭 줄어 어느 시점까지 자금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3일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로케이항공의 작년 자본 총계는 -805억1854만원이고 부채 총계는 2133억6410만원으로 파악됐다. 2023년에도 이미 324억5144만원 자본 잠식 상태였고 부채 총계는 1161억1126만원이었는데 적자가 쌓여 더욱 악화된 것으로, 재무 건전성이 우려된다. 이 같은 이유로 자본금을 모두 까먹어 부채 비율 조차 산정할 수 없는 상황다. 작년 매출은 1422억4118만원으로 전년 대비 3.01배 가량 확대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36억9592만원으로 1.39배 불어나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다. 이는 항공기 도입 대수와 운항편수가 늘어나며 리스 비용·인건비·정비비 등 고정비가 급격히 증가한 데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에어로케이항공은 2020년 2월 첫 기재를 들여와 2021년 4월 1대로 청주-제주 노선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이어 2023년에 항공기 5대를 추가 도입해 청주발 △오사카 ▷도쿄 △타이베이 △클라크 등 다양한 노선에 취항했고, 올 2월 8호기까지 꾸준히 보유 기재 수를 늘려가고 있다. 연내 A320-200 단일 기종으로 10대의 기단을 꾸리는 게 목표이나 당분간 비용 부담이 느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특성상 리스·정비 비용 등은 달러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환율 시대에 영업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이 외에도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리스 회사인 에어젠 에어크래프트 원 리미티드가 제기한 82억6562만원 규모의 항공기 인도 청구 소송 1심에서 일부 패소해 대전고등법원에 항소하는 등 법정 다툼도 이어가는 중이다. DAP 관계자는 “법원은 항소심 진행을 위해 120억원의 공탁을 지시했다"며 “이에 에어로케이항공은 60억원은 서울서부공탁소에 공탁했고 60억원은 서울보증보험에 냈다"고 설명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이 에어로케이홀딩스로부부터 연 이자율 4.60%에서 7.00%에 빌려온 단기 차입금도 2023년 97억1279만원에서 2024년 240억7635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아울러 DAP는 4차례에 걸쳐 에어로케이항공에 200억7435만원을 대여해줬고 60억원에 이르는 채무 보증도 서줬다고 공시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이 재무 압박을 받는 가운데서도 버틸 수 있는 배경이다. 한편 별도 재무제표 기준 DAP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93억원596만원으로 연초 대비 25.42% 감소해 지속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매각 돌입하는 현대힘스, 조선업 호황이 ‘양날의 칼’

선박 블록 기자재업체 현대힘스가 경영권 매각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조선업 호황을 등에 엎고 최근 6개월 동안 기업 가치가 2배 가까이 늘어난 덕에 매각이 마무리될 경우 대주주인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가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조선업 호황이 매각에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HD현대가 현대힘스 인수 우선협상권을 포기한 것처럼 원매자들이 조선업 호황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한 몸값에 부담을 느껴 협상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제이앤PE는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 절차를 본격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힘스는 지난 2008년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이 설립한 국내 1위 선박 블록업체다. 기관실 블록, 중앙부 블록, 구상선수, LPG 탱크의 선박 기자재 등을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사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힘스는 지난 2019년 제이앤PE에 매각됐다. 당시 제이앤PE는 새마을금고중앙회 등과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한 후 특수목적법인(SPC)인 허큘리스홀딩스를 세워 현대힘스 지분을 매입했다. 이후 지난해 1월 현대힘스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제이앤PE는 현대힘스 상장 당시 설정한 1년 동안의 보호예수 기간이 해제됐으며 인수에 활용한 펀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매각 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펀드는 이달 만기가 다가왔으나 1년 추가 연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 가치를 보더라도 지금이 매각 적기로 분석된다. 지난해 1월 상장 첫날 2만9200원을 기록했던 현대힘스 주가는 차츰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11월 초 958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과 협력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조선산업의 호황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최근 6개월 동안 급등하기 시작했다. 최저점에서 지난 22일 종가인 1만7700원으로 84.76% 급등한 셈이다. 대주주가 보유한 현대힘스 지분이 1871만7000주(지분율 52.88%)임을 감안하면 22일 종가 기준 가치가 331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하면 3500억원 이상의 가격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원매자들은 6개월 만에 주가가 급등한 탓에 현대힘스를 당장 매입하기보다는 주가 하락을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6개월 이전만 하더라도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사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진입 장벽이 높은 조선산업의 특성상 원매자 풀이 한정돼 있고 이들이 과다지출을 꺼리는 경향이 크다. 실제 HD현대가 현대힘스 재인수를 포기한 것도 너무 높은 몸값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현대힘스의 2대 주주(지분율 20.97%)이자 매각 당시 인수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내부 논의 끝에 현대힘스 우선협상권을 활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이앤PE는 펀드 만기라는 시간 제한이 있는 만큼 원매자들과의 협상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 자칫 매각 협상이 지연될 경우 유한책임투자자(LP)들의 엑시트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원매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조선산업 호황이 양날의 칼로 작용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힘스는 매각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야할 상황이나 원매자들은 주가 하락을 바라고 좀 더 시간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길 원할 것"이라며 “다만 제이앤PE가 이미 현대힘스로 이익을 많이 본 상황이라서 매각가를 다소 낮추고 신속하게 매각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손경식 “저출산 대응 위해 일·생활 조화 필요···노동계와 협력할 것”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저출산 대응을 위해 노사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일과 생활이 조화를 이루는 근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저출생 대응을 위한 노사협력 방안 모색 공동토론회' 개회사에서 “경영계는 저출생 대응을 위한 책임 있는 사회 주체로 가족 친화적인 기업문화 확산 같은 실천가능한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경총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주최했다. 손 회장은 “'저출생 대응을 위한 노사협력 방안'은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 공동협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도이자, 실천적 대안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노동계와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고용률 제고와 저출생 대응을 위해 근로시간 형태의 다양화와 유연근무제 확대가 핵심 전략"이며 “이를 위해 노사 양측의 실질적인 참여와 제도적 정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유럽 주요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다양한 형태의 근로시간 활용이 활발하며 이러한 유연성이 높은 제도 활용이 출산율과 여성고용률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모든 근로자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근로자의 생애주기와 사업장 특성에 맞는 제도 확산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고용연구본부장은 발제를 통해 “공공·민간, 대기업·중소기업, 교대제 근무형태, 원청 및 협력업체 관계 등의 다양한 유형을 고려해 6개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노사협력이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한계 모두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과 근무조건이 열악했던 사업장에 노조가 설립되면서 단체교섭을 통해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사용이 활성화된 사례는 노사협력의 실행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육아휴직 외에도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이나 유연근무제 등 근로자 생애주기 및 사업장별 특성에 맞는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노사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은 홍석철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윤자영 충남대 교수, 이지만 연세대 교수, 허윤정 한국노총 실장,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 박정현 고용부 과장이 함께했다. 윤 교수는 “일·생활 균형은 개별 근로자의 선택이나 기업의 복지정책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구조적 조건"이라며 “제도의 실효성 보장을 위해 직종별 맞춤형 정책 설계, 실질적 인센티브 체계 마련 등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저출생 추세의 반전을 위해서는 개인적 비용과 사회 전체 편익 간의 격차 해소에 힘을 쏟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우리도 선진국처럼 노사가 자율적으로 일·육아 병행 방법을 설계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조성하고, 대체인력 채용이나 동료 업무 과중 등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노사협력은 일·생활 균형 문화 확산에 핵심적인 요소로, 기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 지원과 노사간 장기적 파트너십 유지가 중요하다"며 “현장의 수용성을 고려해 제도의 무분별한 확대보다는 현행 제도의 실질적 안착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실장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 여성의 경력단절과 여성에게 집중된 돌봄 책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고용·임금이 안정된 일자리, 근로시간 단축, 성별 격차 해소를 통해 일‧생활 균형이 가능한 노동시장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中 딥시크가 美 규제 피해 ‘삼성전자 HBM’을 활용한 비밀 경로는?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통제를 피해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확보해온 경로와 방식이 해외 반도체 분석기관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공급망의 핵심은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우회하는 정교한 구조를 설계하고, 삼성전자는 직접 거래를 피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협조를 통해 출고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최근까지도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출 통제는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대결의 중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전문기관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HBM2E 제품이 화웨이에 도달하는 구체적인 우회 경로를 제시했다. 분석에 따르면 삼성은 자사의 중화권 유통 채널인 코아시아일렉트로닉스(CoAsia Electronics)를 통해 HBM2E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 물량은 대만의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파라디테크놀로지(Faraday Technology)를 거쳐 패키징 전문 업체 실리콘프라임인터내셔널(SPIL·Siliconware Precision Industries Ltd.)에서 재가공된다. 이후 이른바 '패키지 형태'로 중국으로 수출된 뒤, 현지에서 HBM만 분리해 사용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기술적 장치는 저성능 16nm급 로직 다이와의 약한 결합이다. 로직 다이는 연산 기능이 거의 없는 반도체로, 규제 회피를 위한 형식적 조합으로 해석된다. SPIL은 이 HBM과 로직 다이를 결합하면서도 '저온 솔더링' 방식으로 부착해 중국 내에서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보인다. 저온 솔더링은 낮은 온도에서 접합이 분해되는 기술로, 이러한 설계를 통해 중국은 HBM을 추출해 자체 AI 칩에 재활용하고 있다. HBM의 최종 사용처는 화웨이의 인공지능(AI) 가속기 칩 'Ascend 910C'다. 이 칩은 대규모 연산 시스템 'CloudMatrix 384'의 핵심 부품으로 쓰이며, 총 384개의 Ascend 칩이 병렬로 연결된 구조다. 시스템 전체는 49.2TB의 HBM 용량과 1229TB/s의 대역폭을 갖춰, 총량 기준으로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서버인 'GB200 NVL72'를 능가한다. 이 CloudMatrix 384 시스템은 최근 공개된 중국의 초거대 언어모델 '딥시크(DeepSeek)'의 학습 인프라로 사용됐다. 딥시크는 2조 개 이상의 파라미터(parameter)를 가진 모델로, GPT-4에 근접한 성능을 보이며 전 세계 AI 업계에 충격을 줬다. 이 모델의 성공은 HBM 확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화웨이의 우회 전략의 효과를 뚜렷이 보여준다. 현재 미국은 중국으로 향하는 HBM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중이다. 미국 수출관리규정(EAR)과 그 하위 조항인 외국직접산물규칙(FDPR)이 규제를 위해 작동한다. EAR은 본래 미국산 물품의 수출을 통제하는 규정이지만, 두 가지 조건에서 비(非)미국산 제품까지 규제할 수 있다. 첫째는 최소 함유 규칙(De minimis rule)'으로, 해당 제품에 미국 기술이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될 경우이고, 둘째는 'FDPR'로, 미국 기술이나 미국 장비로 만든 제품은 미국의 통제를 받는다는 원칙이다. 삼성의 HBM은 케이던스·시놉시스 등 미국산 EDA 소프트웨어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램리서치 등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통해 생산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FDPR 규정상 미국의 사전 허가 없이는 제재 대상인 화웨이로의 수출이 금지된다. 미 상무부는 2020년부터 화웨이를 FDPR의 구제 대상으로 지정하고, 화웨이가 '거래 당사자'로 포함되는 순간 해당 제품은 무조건 BIS(미국 산업안보국) 승인 없이는 공급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후 2022~2024년에 걸친 고성능 AI 반도체 규제 강화 조치로 HBM 자체가 규제 대상이 되었고, 2024년 12월에는 미국 장비로 만든 고사양 HBM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규정이 추가됐다. 이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공식적으로는 규제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중국 AI 생태계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구조가 필요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화웨이에 제품을 납품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HBM이 중국에 전달되는 구조가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 대부분이 엔비디아·AMD 등 미국 기업에 이미 배정된 상황에서, 삼성만이 화웨이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다는 점도 이런 구조가 만들어지는 이유로 분석된다. 실제로 CoAsia의 실적은 미국의 통상 압력 이후 급증했다. 대만 증권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CoAsia의 매출은 2024년 12월 2985억대만달러에서 2025년 1월 4871억대만달러로 63% 급증했다. 2월에도 4794억대만달러를 기록해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이 급등이 수출 통제 직후에 발생한 점에 주목하며, 우회 공급망을 통한 HBM 출고와 연관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반도체 수출 통제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 화웨이·SMIC 등을 '엔티티 리스트'에 올려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본격화한 장본인으로,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중국의 AI 역량을 미국 기술로 키우게 둘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이번 화웨이·삼성 간 우회 공급망 사례는 미국 내에서 “FDPR 규정의 구멍"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패키징 제품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거나, 한국·대만 등 동맹국 기업에 대한 사전허가 요건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회색지대 공급망은 향후 미국의 규제 확대로 인해 직접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미국이 패키징 제품까지 규제 범위를 확장할 경우, 지금의 공급망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통신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 되풀이…보안 투자 비중은 ‘1% 미만’

최근 4년 동안 통신 3사의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1%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 경영의 우선순위를 선별하는 이중 중대성 평가 순위에서도 보안 이슈가 밀리거나 축소되는 등 관련 투자에 소극적이란 지적이다. 통신업계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고객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해킹 수법이 고도화하고 있어 보안에 대한 적극 대응이 요구된다. 2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4년 동안 이들의 연간매출 중 정보보호 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 0.33%에서 최대 0.46%로 파악된다. SKT는 2021년 0.33%에서 2022년 0.36%로 늘었다가 2023년 0.31%로 급감했다. 이 기간 정보보호 투자액은 627억원에서 550억원으로 12.28% 줄었다. 지난해 550억원으로 다시 늘리며 매출액 차지 비중도 0.33%로 회복했지만, 통신 3사 중 투자 규모가 가장 낮다. KT와 LGU+는 SKT와 달리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과거 해킹 공격으로 수십만 건 이상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전적이 있는 탓이다. KT는 2012년 830만명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LG유플러스는 2023년 약 3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양사의 투자 비중은 연간매출의 1%를 밑돌았다. LGU+는 2021년 0.16%에서 2024년 0.43%로 2배 이상 늘었다. 재발 방지를 위해 투자 규모를 공격적으로 기존 대비 3배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KT는 0.39%에서 0.46%로 상승했다.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1228억원으로 3사 중 가장 높다. 다만 KISA의 정보보호 공시는 유·무선 사업의 분리 여부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유선사업을 담당하는 SK브로드밴드(SKB)에 대한 정보보호 투자액을 합치면 △2020년 753억원 △2021년 861억원 △2022년 787억원 △2023년 867억원으로 투자 규모는 3사 중 두 번째가 된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KT·LGU+는 유·무선 사업을 모두 담당하지만, SKT는 무선사업만 담당하고 있다"며 “유선사업인 SKB에 대한 정보보호 투자액을 합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신 3사의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1%대를 밑도는 건 신사업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보안 이슈가 이중 중대성 평가 순위에서 밀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중 중대성 평가는 기업 활동으로 발생한 이슈가 사회·환경뿐 아니라 재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포괄적으로 살펴 그 해 경영에 가장 중요한 주제를 선정하는 작업이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 이슈의 경우 고객 피해로 직결되는 만큼 중대 사안으로 꼽힌다. 통신 3사의 2020년~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LGU+를 제외하고 보안 이슈가 후순위로 밀리거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SKT의 경우 2022년까지 보안 이슈를 △개인정보 보호 △개인정보 관리 강화 등 별도 항목으로 3순위에 올려 왔으나, 2023년엔 신규 편입된 '서비스 품질 관리 및 책임'에 통합한 모습이다. 이는 △시스템 안정성 확보 △재난·안전사고 예방 시스템 구축 △유무선 네트워크 서비스 품질 제고 등을 포괄한다. 이 기간 함께 편입된 신규 이슈로는 △AI 기반 기술 및 서비스 혁신 △지배구조 건전성 및 투명성 강화 △자원순환 체계 강화 △상생협력 활동 강화 △네트워크 퀄리티 향상 등이 있다. AI 사업의 본격화와 함께 기후 온난화 대응 체계 구축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졌고, 동시에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져옴에 따라 우선순위로 배치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KT는 보안 관련 이슈를 2020년 2순위에서 2021년 4순위, 2022년 10순위, 2023년 8순위로 배치했다. SKT와 유사하게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디지털 플랫폼 기업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 △미래 기술 기반 기업 경쟁력 강화 △AI 혁신을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 △기후변화 대응 등이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LGU+는 2022년 보안 이슈를 5순위에 배치했다가 사고 이후인 2023년에는 2순위로 올렸다. 결론적으로 지난 19일 발생한 SKT의 고객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는 정보보호 투자 규모를 축소해온 데 따른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10년 동안 해킹 공격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안일함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유심은 모바일 기기에 꽂아 쓰는 작은 칩으로, 통신 가입자를 네트워크에서 식별·인증하는 역할을 한다. 휴대전화번호 및 통신 서비스 이용 권한 등 정보를 담고 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개인정보 악용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탈취자가 가입자의 유심을 무단 복제하거나 바꿔치기한 뒤 가상자산 등을 털어가는 '심 스와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T는 이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도록 '유심보호서비스' 안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엔 AI·클라우드 등 기술 발전에 따라 고도화된 해킹 수법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관련 투자 확대 및 위험 관리 체계 정교성 향상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는 보안 수준이 높은 축에 속하는데, 이를 뚫었다는 점에서 고도화된 기술이 악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사고 발생 후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선제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려 최신 동향에 지속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반환점’ 돈 주요 정당 경선…대선 후보 선출 D-10일

주요 정당들의 6·3 조기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 레이스가 반환점을 돌았다. 국민의힘은 23일부터 8명에서 4명으로 압축, 2차 경선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2차 TV를 개최하는가 하면 지지층 표심의 '바로미터'인 호남 지역 순회 경선에 돌입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늦어도 10일 후인 다음달 3일까지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2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참여하는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오는 24∼25일 일대일 토론, 26일 4인 전체 토론회를 거쳐 27~28일 당원 투표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후보 1명을 선출. 29일 발표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대사으로 오는 30일 토론회·다음달 1~2일 당원 50%+국민 50% 여론조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1~22일 일반 국민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1차 경선을 실시해 나경원, 유정복, 이철우, 양향자 후보 등 4명을 탈락시켰다. 이변은 나경원 후보의 탈락이었다. 지지층+무당파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안철수 후보와 4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됐지만 뜻밖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 안팎에선 '친윤·반탄'을 내세웠던 나경원 후보가 떨어지고 '반윤·찬탄'을 표방했던 안철수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한 것은 지지층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상징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안철수 후보가 4강에 오른 것은 반윤·찬탄 기조가 강해졌다는 의미로, 결과적으로 같은 기조로 선두권에 있는 한동훈 후보가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친윤계가 내세우고 있는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1~2위를 차지해 결선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세론' 속에서 경선 레이스 후반전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차 대선 경선 후보 유튜브 방송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이재명·김경수·김동연 후보는 약 90분간 정치, 경제, 외교·안보, 사회 분야 등의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며 정책 경쟁을 벌였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3일간 호남 지역 순회 경선에도 돌입했다. 앞서 충청·영남권 지역 순회경선 투표에선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면서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김경수 후보는 지난 22일 호남행에 올라 전북 전주, 광주 양동시장을 찾은 뒤 당원들과 만나는 등 지역 표심 공략에 나섰다. 김동연 후보는 전날 호남권 동서 횡단 교통망 구축 등 지역 공약을 내놓은 데 이어 이날부터 2박 3일 동안 호남 지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재명 후보도 오는 24일께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고, 조만간 호남 맞춤형 정책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민주당) 호남 투표율이 대선 경선을 하면서 계속 떨어지고 있는 만큼 경선의 남은 관전 포인트는 호남 투표율과 이재명 득표율이 어느 정도 나올 것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재벌 지배구조에 메스를 든 이재명…재계 ‘초긴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업의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면서 재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총수 일가의 자사주 방어막까지 손대겠다는 공약도 선보인 상태다. 상법 개정에 이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제시한 이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대기업들은 '지배구조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며, △상법 개정 재추진 △자사주 원칙적 소각 의무화 △분할상장 시 일반주주 신주 우선배정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기업 지배구조 개혁 공약을 꺼냈다. 재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다.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하면 의결권이 부활한다. 이 때문에 자사주는 총수일가가 필요할 때 '우호지분'으로 전환해 경영권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해왔다. 또 자사주는 인수합병(M&A), 교환사채(EB) 발행, 임직원 성과급 지급 등 다양한 전략적 도구로 쓰이며 기업의 유동성과 사업 확장에도 실질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자사주를 통한 경영권 방어는 결국, 모든 주주의 것인 회사 자산으로 특정 주주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구조적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자사주 소각은 경영권 방어뿐 아니라 자금 조달과 사업 전개의 유연성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현장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 재계의 입장이다. 특히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낮은 재벌 구조에서 자사주는 유사시 '비상용 지분'으로 기능해왔다. 자사주를 일정 수량 보유하고 있다가, 적대적 M&A 위협 시 이를 우호 세력에 넘기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례는 자사주가 총수 지배력 강화에 활용된 대표적 사례다. 2015년 7월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안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삼성물산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5.76% 전량을 우호 세력인 KCC에 매각했다. KCC는 이 지분을 바탕으로 합병 찬성표를 행사했고, 이는 근소한 차이로 합병안이 가결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5년 SK C&C와 SK㈜의 합병 과정에서도 자사주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합병 전 SK㈜는 상당량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합병 과정에서 의결권 없는 이 자사주에도 합병 신주(통합 SK㈜ 주식)가 배정되었다. 이렇게 배정된 신주는 합병 후 통합 SK㈜의 자사주가 되었다. 이 방식은 회사의 자금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활용해 합병 법인의 자사주 비율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간접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를 낸다. 통합 SK㈜는 이후 추가 매입을 통해 25%에 달하는 막대한 자사주를 보유하게 되었는데, 이는 잠재적으로 경영권 방어 등에 활용될 수 있다. 2022년에는 KT와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사주를 교환하여 상호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사례도 있었다. 양사는 약 7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바꾸며 서로의 주요 주주가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내세웠지만, 소유분산기업인 KT에게는 경영권 안정화 수단이, 지배구조 개편 과제가 있는 현대차그룹에게는 우호 지분 확보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 거래로 평가된다. 이 전 대표는 이러한 자사주 구조가 한국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초래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기업의 순이익 대비 배당성향이 낮고, 자사주가 주가 부양용으로만 쓰이거나 오히려 총수의 지배력 유지에 활용되면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상법 개정은 그동안 이 전 대표가 꾸준히 당론으로 내세운 공약으로 재계도 이를 충분히 예상했던 바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현행 상법은 이사가 '회사'에 대해만 충실의무를 지지만, 이를 '회사 및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조항이 도입되면 경영진이 다수 주주의 이익을 무시한 채 최대주주의 지시에만 따를 경우, 소액주주들이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실제로 2020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과의 조건부 계약으로 인해 기존 주주의 가치는 희석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일부 소액주주는 이사회가 대주주와 정책금융기관의 이해관계에 편향된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지만, 현행법상 이사들의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 이 전 대표는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전자투표 의무화 등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장치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는 이사회 구성을 소수 대주주 중심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취지로, 특히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한 한국 시장에서 주주권 강화의 일환으로 주목된다. 이 밖에도 자회사 분할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신주 우선배정 제도 도입, 자회사 경영진의 위법행위에 대해 모회사 주주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은 모두 상장사 주주구조 내 '소수의견'에 제도적 권한을 부여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이러한 공약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회의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으나, 재계와 보수 진영은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에 대해 “기업 자율성 침해"라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공약 발표 이후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결국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개혁의 방향이 옳고 그르냐는 논외로 하더라도, 개혁의 강도 자체가 상당히 부담이 된다는 것은 재계 모두가 걱정하는 부분"이라며 “시장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농협금융, 고객전략 포럼…이찬우 회장 “인구문제, 위기 아닌 기회로”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인구위기 시대, 농협금융의 기회와 미래'를 주제로 2025 농협금융 고객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저출생·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구조 변화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농협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자회사 대표이사 등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인구경제학자인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강연에 이어 X세대, MZ세대를 대표하는 임직원 대표와의 토크쇼도 진행됐다. 전영수 교수는 “인구변화에 따른 정해진 미래와 새로운 질서에 대비해야 한다"며 “축소사회 속에서 비중을 확대해야 할 고객군으로 70년대생 X세대의 요즘 어른"을 제시했다. 이찬우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인구 문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는 인식의 전환과 급변하는 패러다임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혁신적 비즈니스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고객경험 혁신을 모토로 자회사에 고객 관련 인사이트를 지속 제공하고, 혁신적 아이디어와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기 위한 고객경험혁신 콘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감원, 기업은행에 “디스커버리펀드 80% 배상하라”

금융감독원이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이하 디스커버리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투자자에게 손해액의 8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2021년 5월 기업은행의 해당 펀드에 대한 손해배상을 결정했지만, 이후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추가 검사를 통해 부실자산 액면가 매입 등의 신규 사실이 확인되면서 손해배상비율을 재산정했다. 금감원이 재분쟁조정을 개최해 배상비율을 상향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은 “늦었지만 재분쟁조정 약속을 지켜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측은 법률검토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고객들에게 결과를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의 디스커버리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투자자 2명에게 각각 손해액의 80%, 59%를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2021년 5월 분조위를 개최해 기업은행의 글로벌채권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손해배상을 64%로 결정했다. 글로벌채권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 내부통제 부실 등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결과다. 이후 2023년 해당 펀드 운용사인 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추가검사과정에서 분쟁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규 사항이 확인됨에 따라 추가적인 확인을 거쳐 분쟁조정을 적극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2023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미국 운용사 법정관리인과의 수차례 화상회의, 자료요청 등을 통해 해당 펀드 기초자산의 부실여부 규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금감원은 “검사 확보자료, 해외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부실자산을 액면가로 매입하는 한편, 부실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구조를 변경하는 등 해당 펀드 전체 기초자산에 대한 부실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후 해외당국 등에 판매시점에 디스커버리펀드 기초자산 전체의 부실여부‧규모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계속해서 요청했다"며 “그러나 올해 2~3월 자료 미보유, 보안 등의 사유로 자료 제공이 어렵다고 최종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1월 9일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하고, 환매를 중단한 혐의로 기소된 장하원 전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대표와 임직원들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은 점도 금감원의 이번 분쟁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 DLI가 운용하는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방식인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7~2019년 IBK기업은행 등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이후 환매가 중단돼 기업, 법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하지만 법원은 장 전 대표 등이 기망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수 없고,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동생이다. 이달 22일 기준 기업은행 잔여 분쟁조정 건수는 35건, 신영증권은 7건이다. 분조위 신청인은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주장했지만, 기초자산의 부실여부나 규모를 확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빙이 없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금감원은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의 대표사례 각 1건 모두 판매책임 원칙 위반에 따른 판매사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다. 금감원은 “기업은행, 신영증권 모두 투자자 성향을 먼저 확인하지 않고, 투자목적, 투자경험 등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권유했다"며 “안전한 상품이라고 강조하고 펀드 투자구조, 담보 여부, 연체율 등 중요 투자 위험정보에 대한 설명도 누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업은행과 신영증권에는 상품선정·판매시 내부통제 미흡, 투자자보호 소홀 책임 등을 고려해 공통가중비율을 각각 30%포인트(p), 25%포인트씩 공통 가산했다. 기업은행의 공통가중비율은 2021년 5월 분조위(20%) 대비 10%포인트를 올려 최대치인 30%를 적용했다. 신영증권은 피해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 등을 고려해 25%를 적용했다. 그 결과 기업은행은 80%를, 신영증권은 59%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해당 분쟁조정은 분쟁조정 신청인과 기업은행, 신영증권이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해야만 조정이 성립된다. 금감원은 나머지 조정대상에 대해서는 분조위 배상기준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기업은행에 대한 재분쟁조정 결과는 금감원 분조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늦었지만 약속을 지켜준 이복현 원장, 변호사 시절부터 사모펀드 피해자들을 위해 애써주신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기업은행은 내부 검토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고객들에게 결과를 안내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측은 “법률검토 등 내부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고객들에게 결과를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미국 방문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K-푸드 수출 활로 모색

농협중앙회는 미국 정부 출범에 따라 급변하는 환경 속에 한국 농식품의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자 현지 수출 환경을 점검하고 외교 채널과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농협중앙회는 미국 현지에서 외교적 대응을 본격화해 지난 21일(현지시간) 조현동 주미대사, 18일 서상표 주애틀랜타 총영사와 각각 간담회를 가졌고, 미국 시장 내 한국 농식품 수출 진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21일 강 회장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하나그룹 본사를 방문해 미국 동부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강 회장은 쌀, 즉석밥, 조미김 등 수출 유망 품목을 중심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물류센터를 방문해 유통환경을 점검했다. 농협은 하나그룹이 보유한 2000여개의 도·소매 거래처를 기반으로 농협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한국 농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미국 동부지역의 수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앞으로도 변화하는 글로벌 통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한국 농식품 수출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농협의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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