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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시장 경력직 대세···신입 갈수록 ‘좁은 문’

우리나라 채용 시장에서 경력직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며 신입사원들의 설 자리가 계속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 사이에서 경력 선호 현상이 계속해서 뚜렷해지고 있다. 대졸 청년 구직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졸 청년 취업인식조사와 민간 채용 플랫폼의 채용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구직자가 많이 찾는 한 민간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상반기 채용공고는 현재까지 14만4181건으로 나타났다. 경력 채용만을 원하는 기업은 전체의 82.0%, 신입 또는 경력을 원하는 기업은 15.4%였다. 순수하게 신입직원만을 채용하는 기업은 전체의 2.6% 수준이었다. 대졸 청년 구직자의 53.9% 역시 취업진입장벽으로 '경력 중심의 채용'을 지목했다. 33.5%는 '인사적체로 신규채용여력의 감소'를 꼽았다. '인공지능(AI) 등 자동화로 인한 고용규모 축소'라는 응답도 26.5%였다. 기업은 실전에 바로 투입할 인력을 원하는데, 대졸 청년 구직자들은 직무를 쌓을 기회가 적다고 입을 모은다. 청년 구직자의 53.2%는 '대학 재학 중 직무경험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구직자-구인기업간 '연봉 미스매치' 문제도 드러났다. 상반기 대졸 청년 구직자의 희망 연봉수준은 평균 402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입을 원하는 구인기업 채용공고상 평균 연봉수준인 3708만원보다 315만원 높은 수준이다. 신규 구직시장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더 큰 기업 일자리에 대한 선호는 여전했다. 이들의 62.2%는 '중견기업(33.8%)과 대기업(28.4%) 취업을 희망한다'고 답한 반면 '중소기업(11.4%)이나 벤처 스타트업(3.5%) 취업을 원한다'는 응답은 14.9%에 불과했다. 청년들의 비수도권 취업에 대한 인식 변화 조짐도 보였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거주 신규 구직자의 63.4%는 '좋은 일자리가 전제된다면 비수도권에서도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비수도권 취업을 위한 조건으로 '높은 급여 수준'(78.9%)이 가장 많았다. '양질의 복지제도'(57.1%), '워라밸 실현'(55.8%), '고용 안정'(42.5%), '커리어·직무역량 개발'(29.1%)등이 뒤를 이었다.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청년들의 비수도권 취업의향은 수도권 취업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지방취업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기업을 끌어들일 파격적인 규제혁신, 과감한 인센티브, 글로벌 정주여건, AI 인프라 등을 조성해 기업을 유인하고 민간주도형 글로벌 도시에서 청년들이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터전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통신 3사, ‘퀀텀 코리아’서 양자암호기술 경쟁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국내 최대 양자 분야 박람회에 총출동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각자의 기술을 뽐내는 한편, 글로벌 양자산업 주도권 확보에 나선단 계획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오는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리는 '퀀텀코리아 2025'에 부스를 꾸리고 핵심 기술을 선보인다. 퀀텀코리아 2025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며, 양자과학기술의 최신 동향과 산업 적용 가능성을 조망하는 행사다. 먼저, SKT는 양자 연합체인 '엑스퀀텀' 멤버사들과 함께 양자 기술과 제품들을 소개한다. 엑스퀀텀은 지난해 SKT가 양자 분야 핵심 기술과 부품을 보유한 기업들과 설립한 연합체다. 이번 행사에선 'Q-SDP' 솔루션을 처음 공개한다. 제로 트러스트 기반 차세대 가상 사설망(VPN) 보안 제품인 소프트웨어 정의 경계(SDP) 솔루션과 SKT의 양자내성암호(PQC)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원격 접속 보안 기술이다. 이를 통해 기존 VPN 장비보다 보안성을 한층 높였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아울러 양자키분배(QKD) 장비에 자체 개발한 PQC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솔루션과 차세대 양자암호 원칩 솔루션 'Q-HSM'도 선보인다. Q-HSM은 현대 암호 기술과 양자 난수생성기(QRNG) 등을 반도체 한 개 칩에 담아 무전기와 같은 소형 장비에도 탑재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KT는 '양자가 여는 새로운 시대, KT가 연결한다'를 주제로 부스를 꾸렸다. 관람객들이 양자 통신장비의 동작을 한눈에 보며 양자암호의 특성을 쉽게 이해하고, 해킹 등 위협이 발생했을 때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양자암호통신망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이브리드 양자암호 전용회선·양자 VPN 등 보유 기술을 선보인다. 국내외 14개 파트너사와 협업해 개발한 다양한 양자암호통신 장비도 전시한다. 이외에도 △상용 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공군 양자암호 사업 △서울-부산간 이기종 양자암호통신 연동 실증 △신한은행 하이브리드 양자 보안망 △국립암센터 AI 의료데이터 양자암호화 등 공공·국방·산업·금융·의료 분야 양자암호통신 적용 사례도 소개할 계획이다. LGU+는 사무실과 원격근무지를 각각 표현한 양면 구성으로 부스를 설계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한 업무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올해 초 출시한 클라우드 기반 통합 계정관리 서비스 '알파키(AlphaKey)'와 통합 보안 플랫폼 'U+SASE'를 중심으로 양자컴퓨팅 환경에 대응 가능한 미래형 보안 인프라를 소개한다. PQC 기반 보안 장비 총 5종의 실물 장비도 전시한다. 해당 장비는 현재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상용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으며, 전시관 중앙에 마련된 'PQC 네트워크존'에서는 장비 간의 보안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이버보안 매시 아키텍처(CSMA) 기반 확장 전략과 기술 로드맵도 함께 소개한다. LGU+는 앞으로 △U+SASE 플랫폼 기반 산업별 맞춤형 보안 서비스 확대 △양자보안·인공지능(AI) 기반 탐지 기술 접목 △개발·보안·운영(DevSecOps) 서비스 추가 등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형암호·영지식증명 등 양자컴퓨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암호 기술의 서비스화 로드맵도 수립할 예정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전기차·자율주행차 R&D 확대·국내생산 촉진세 절실”

국내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이 일제히 우리나라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세제 지원 등 생태계 육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신정부에 바라는 자동차산업 정책과제'를 주제로 제 42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포럼을 열고 이같은 자동차산업계의 의견을 제언했다. 포럼은 대외 여건 악화와 내수 불안 등 복합적인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남훈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장은 개회사에서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산업으로, 약 150만명에 이르는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며 우리 경제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며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곧 국가 제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발표 주제는 미래차 개발과 미국 관세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제는 △R&D 지원 확대를 통한 한국 미래차 생태계 강화전략 △자동차산업 정책과제 △자동차부품산업 정책과제 및 美 관세에 따른 수출기업 영향 조사로 진행됐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R&D 지원 확대를 통한 한국 미래차 생태계 강화 전략' 발표에서 미래차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라 자동차산업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은 전기차 중심에서 하이브리드·플러그인·EREV 등으로 수요가 다변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동력원 기술개발을 위한 전방위적인 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의 진화가 가속화되면서 자동차의 소프트웨어화(SDV)와 인공지능 기술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생태계 조성과 부품업계의 기술 전환 대응력 제고가 정책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 위원은 말했다. 아울러 중국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미래차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관련 지원을 확대해 자율주행 3단계 진입까지 이뤄냈다"고 소개했다. 조 위원은 국내에도 미래차 부품산업 전환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실제 예산 반영이 미흡해 정책 실효성이 낮은 현실을 언급한 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전체 R&D 예산이 늘었지만 자동차산업 R&D 예산은 여전히 2023년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기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무도 '위기극복을 위한 자동차산업 발전 방안'이란 주제로 산업 현황을 진단하면서 역시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김 상무는 △국내생산 촉진세제 신설, 노후차 개소세 감면 연장 △전기차 보조금 확대, 수소화물차 보조금 전액 국비 편성 등 '세제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김준기 상무는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전기차 수요 둔화, 미국 고율관세 등 복합 위기로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민간의 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세제 및 제도적 지원 강화가 절실하다"며 “신정부는 자동차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내수와 고용에 기여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기반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훈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실장은 '자동차부품산업 정책과제 및 미국 관세에 따른 수출기업 영향 조사' 발표를 통해 부품업계 생존과 경쟁력 유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특히 “미래차 전환을 위한 중소·중견 부품기업의 투자 역량과 인력 확보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장기 저리 금융, R&D 투자 확대, 고용보조금 신설 등 맞춤형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화 투자 확대와 제도적 인프라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대명소노, 티웨이항공 이사회 장악 ‘M&A 완료’

서준혁 회장과 측근들이 티웨이항공 이사회에 대거 입성함에 따라 대명소노그룹의 항공 사업 진출이 본격화됐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 출신 인사들이 포진한 신임 경영진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낼 것으로 봄과 동시에 티웨이항공의 재무 건전성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24일 티웨이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자사 항공훈련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홍근 대표이사(사장)은 의장 자격으로 주주 총회를 진행했다. 임시 주총 출석 주주는 위임한 경우를 포함해 138명이었고, 의결권 있는 주식 수는 1억3250만6732주로 총 발행 주식의 61.58%로 집계됐다. 출석률은 보통 결의와 특별 결의를 모두 충족했다. 현장에서는 기타 비상무 이사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사내이사 이상윤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 TF 총괄임원 등 대명소노그룹 측이 추천한 이사 9명 선임하는 안건이 원안 가결됐다. 또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2인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이로써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이사회를 완전 장악했고, 신임 대표이사 선임만 남겨둔 상태여서 사실상 인수·합병(M&A)이 끝난 상태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상윤 사내이사와 서 회장의 사촌인 안우진 소노인터내셔널 세일즈마케팅 총괄임원, 서동빈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 TF 담당 임원 등 3인 중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고, 현직 대명소노그룹 지주회사 소노인터내셔널에 적을 두고 있다. 이 총괄은 대한항공에서 기체 정비·MRO 사업 수주·인사 관리·미주 지역 관리·본사 정책 기획을 맡은 바 있다. 안 총괄은 국내선 심사·기내식·여객사업본부 RM팀·태국 방콕 지점 여객팀장·본사 노선 기획 등을 역임했다. 서 총괄은 스카이팀 협의체 관리·여객 마케팅부 홈페이지 회원·보안 관리·LA 여객 지점 판매 관리·아마데우스 코리아 시니어 매니저 등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7일 티웨이항공은 별도의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사명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항공 운송 사업 면허 변경 승인 등 주요 인허가 절차를 마친 다음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사명 후보군으로는 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등록한 △소노항공 △소노에어 △소노에어라인 등이 꼽힌다. 티웨이항공 M&A는 서 회장이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였던 2011년부터 꿈꿔왔던 '마스터 플랜'으로, 이를 이룩하기까지 14년이 소요됐다. 이와 관련,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6월 티웨이항공 지분 매수에 나서 지난 2월 종래 최대 주주였던 예림당·오너 일가가 보유했던 티웨이홀딩스 주식 전량 총 5234만주(지분율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지난 10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소노인터내셔널-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 간 기업 결합을 승인을 얻었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티웨이항공 경영을 본격화하고,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 항공을 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레저·항공 등 사업 부문의 강점을 결합하고 레저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특히, 서 회장은 티웨이항공을 스타얼라이언스 등 글로벌 항공 동맹체에 가입시킴으로써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를 확보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뛰어들며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작년 말 부채 비율은 1798.89%였으나 올해 1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4352.95%로 3개월 새 약 2.42배 확대됐다. 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신용 등급과 자본 조달 시 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무 관리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구체적인 재무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韓기업, ‘러시아 재진출’ 골든타임 빨라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 재진출 태세를 보이고 있다. 서방의 경제제재 이전 가전·자동차 등 소비재 분야에서 한국 제품의 높은 점유율을 확인했던 만큼 정세 변화에 따른 재진출을 수익성 확대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에서 비롯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러시아 현지에서 음반·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제품 및 사업 마케팅 활동에 접목시킬 경우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다만, 우리 기업들이 경제 제재로 자리를 비운 사이 러시아 시장을 치고들어온 중국기업과 '정면승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수년간 중단했던 러시아 내 광고·마케팅 활동을 올해 들어 조심스럽게 전개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칼루가주 공장 운영을 중단했지만 일부 판매 매장은 병행수입 제품 등을 활용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러-우크라 종전 시기가 빨라질 수록 삼성전자의 마케팅 활동 수위도 가속화되고, 중단된 공장 운영 재개, 판매매장 활성화 및 확대가 뒤따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LG전자는 지난 3월부터 모스크바주 루자에 있는 가전공장 일부를 재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2022년 생산시설을 멈춰 세웠는데 이번 재가동 조치는 설비 노후화 방지와 함께 러시아 시장 정상화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루자 가전공장에서 보유 재고를 활용해 세탁기·냉장고 등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계는 지식재산권 보호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에 ix10, ix40, ix50 등 3개 상표를 등록했다. 기아도 기아 '기아 에디션 플러스' 등 신규 상표를 최근 신고하는 등 재진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등 자산을 아트파이낸스에 1만루블(당시 약 14만원)에 팔았지만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걸어 놓은 점도 재진출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종전 상황 진전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로 규정된 해당 옵션을 현대차가 행사할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기아는 올해 회사 중장기 판매 목표를 업데이트하면서 러시아 시장 몫을 부활시켰다. 지난 4월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30년 판매 목표를 419만대로 하향 조정하면서 러시아 실적 5만대를 포함한 것이다. 이밖에 KG모비리티는 'KGM' 특허를 출원하고, 현지 판매망 구축 방안을 고민 중이다.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 복귀를 준비하는 배경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이전 현지에서 한국기업의 영향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온라인 마켓 인텔리전스'(OMI)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소비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글로벌 브랜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021년 기준 러시아 법인의 매출액은 4조4000억원이다. 현대차·기아 역시 자동차 시장 '톱3'에 드는 인기 브랜드였다. LG전자 현지 법인의 2021년 매출액도 1조원에 달한다. 러시아 매체들도 우리 기업들 동향을 살피고 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지난 3월 “아마 LG전자가 러시아에 공식 복귀하는 첫 해외 대형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타스통신 등도 현대차·기아가 예상보다 일찍 제품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국내 기업의 재진출 움직임을 고무시키는 현지 호재로 '한류 열풍'을 꼽을 수 있다. 코트라(KOTRA) 모스크바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러시아의 한국산 음반 수입액은 약 139만달러(약 19억원)다. 국가별로는 독일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서방의 제재에도 K-POP 그룹 공연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W24'를 포함한 5개 팀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7회 이상 관객들과 만났다. K-콘텐츠 파워도 상당하다. 2004년부터 2019년까지 러시아 내 개봉된 한국 영화는 총 21편에 불과했으나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23년부터 평균 한 달에 2편씩 한국영화가 소개됐다. 지난해 러시아애서 개봉한 한국영화 수는 총 23편에 이른다. 식품·화장품도 이미 한류 수혜를 입고 있다. K-뷰티는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2020년부터 줄곧 러시아 수입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트라는 “한국산 라면, 김 등 식품도 지난해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으며 앞으로 품목이 더욱 다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재진출 앞길에 변수로 떠오르는 것은 현지에서 존재감을 부쩍 키우고 있는 중국 브랜드들이다. 시장조사기관 오토스탯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현지 브랜드 '라다로'(28%)를 제외하고는 2~8위까지 하발, 체리, 지리, 장안, 오모다, 엑시드, 제투어 등 중국 브랜드들이 휩쓸고 있다. 가전 시장에서도 중국을 위시해 튀르키예, 벨라루스 기업 점유율이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장] 주주와 고성 오간 티웨이항공 임시주총…대명소노 임원은 없었다

“주주가 회사의 주인이라면서 왜 우리는 밖에 세워두고, 새 경영진은 얼굴조차 비추지 않습니까?" 24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티웨이항공 항공훈련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 현장은 고성과 원성이 뒤섞인 아수라장이었다. 주총장 입구부터 내부까지 곳곳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보안 요원과 용역 직원들이 배치돼있었다. 주주들은 주총장 입장부터 대기 과정, 회사 측의 소극적인 응대, 그리고 새로 선임된 경영진 전원의 불참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주총이 본격 시작되기에 앞서 일부 주주들은 의장인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에게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티웨이 임원이 나서 “보안 구역인 주총장 내에서는 녹화가 이뤄지고 있고, 사진 촬영 등은 삼가해 주시기 바란다"며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참석자에 대해서는 경고·퇴장을 명할 수 있고, 고성 욕설·신체 접촉·기물 파손 등 폭력적인 언행은 법령에 따라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고, 이 경우 즉시 퇴장 조치하고 필요 시 형사상 조치도 병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모습은 오히려 “주주 발언에 티웨이항공은 공갈·협박하듯 한다"며 주주들을 더욱 격앙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실제로 주총장에서 한 주주가 벌떡 일어나 정 대표에게 다가가며 크게 항의하자 현장요원이 제지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고령의 소액주주들은 “멀리서 일부러 왔는데 밖에서 한 시간 넘게 서 있었다.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게 하고, 직원들은 주주를 하대했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주주가 회사의 주인이라는데, 이렇게 홀대받는 건 처음"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이렇게 중요한 날에 새로운 이사진 중 단 한 명도 안 나왔는데, 이건 주주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곳곳에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추천한 이사 9명과 감사위원 2명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하지만 새 경영진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경영진이 바뀌든 안 바뀌든 주주에게 경영 방침을 설명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티웨이항공 임시 주총은 이날 56분 만에 마무리됐지만, 현장에 남은 것은 주주들의 깊은 불신과 실망감이었다. 한 주주는 “임원들이 나와서 미안하다고 인사라도 하고, 회사 사정을 직접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 회사는 주주가 주인임을 잊지 말라"고 일갈했다. 총회 진행 과정에서 티웨이항공의 절차상 미숙함과 불통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주들은 “감사위원 선임에 3% 의결권 제한이 제대로 적용됐는지, 전자 투표는 왜 실시하지 않았는지, 감사 보고는 왜 대표가 대신 읽는지 설명하라"며 항의했다. 표결 과정에서도 “재청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 “주주 의견을 무시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일부 주주들은 “이런 식이면 주총은 들러리일 뿐"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티웨이항공이 취한 대응은 “법과 정관에 따라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 답변과 반발하는 주주들이 퇴장하자 황급히 A330-300 여객기 모형을 증정하며 주주 달래기가 전부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연극 ‘축복’, 루쉰 원작의 강렬한 사회비판… 인형과 배우가 엮어낸 ‘특별한 의식’ 7월 무대에 오른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루쉰의 단편소설 '축복'이 새로운 감각의 하이브리드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공연창작소 숨'이 주최·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공연예술창작주체 지원사업 선정작 '축복'이 오는 7월 2일부터 6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작품은 인형극과 배우의 연극을 결합한 독창적 형식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한 여인의 몰락을 통해 사회의 외면과 편견, 침묵의 공범자들을 고발하며 “타인의 비극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샹린댁'은 시대의 혼란과 봉건사회의 굴레 속에서 점점 삶의 가장자리로 내몰리는 인물이다. 남편의 죽음, 아들의 비극적 상실, 사회의 손가락질과 멸시는 그녀를 끝없는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다. 그녀가 끝내 맞이하는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사회적 방관과 무관심이 빚어낸 집단적 책임을 상징한다. 극중에는 “다들 왜 보고만 계셨나요?"라는 물음이 반복되며, 관객 스스로가 비극의 주변인이 아닌 연루자임을 자각하게 만든다. 공연은 단순한 연극을 넘어 '하나의 의식'으로 기획되었으며, 이를 통해 샹린댁과 같은 존재가 더 이상 외면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진심 어린 기원이 담겼다. 이번 무대는 정욱현 연출, 이주영 각색을 비롯해 조명, 무대, 안무, 음악, 인형제작 등 다방면의 전문 제작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인형제작지도와 움직임지도를 통해 극적 감정의 전달뿐만 아니라 시각 예술로서의 매력도 극대화했다. 작품은 루쉰의 원작이 가진 사회 비판적 시선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도 반복되는 차별과 방관, 외면의 구조를 통렬히 비추며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공연 관계자는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관객 여러분이 각자의 자리에서 '샹린댁'의 웃음과 눈물을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복'은 7월 2일(수)부터 6일(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에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한국IT전문학교, 검정고시 합격생 대상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비실기·면접전형 중심

한국IT전문학교가 2026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며, 검정고시 합격생을 포함한 다양한 전형 대상자들을 위한 입학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모집은 수능 및 내신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면접 중심 전형으로, 검정고시 합격자들에게 보다 폭넓은 진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게임학과, 인공지능학과, 컴퓨터공학과, 시각디자인학과 등 실무와 취업이 연계된 인기 학과들을 중심으로 지원이 활발하다. 학교 관계자는 “한아전은 졸업과 동시에 4년제 학사학위를 수여하며, 대학원 진학이나 학사편입, 취업 등 다양한 진로 선택이 가능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졸업생들은 게임기획자, 화이트해커, IT전문가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시각디자인학과는 현재 비실기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 중이며, 입학 후 편집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영상제작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하다. 인공지능학과 역시 AI 및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신입생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IT전문학교는 재단법인 한국IT교육재단 산하 교육기관으로, 실무 경험이 풍부한 교수진과 프로젝트 중심의 커리큘럼을 통해 학생들의 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학교 측은 “수시 및 정시 전형과 무관하게 면접 중심의 선발을 진행 중"이라며, 진로 목표가 뚜렷한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오겜3’ 27일 방영…넷플릭스 ‘OTT 독주’ 굳히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한층 더 확대될 전망이다. K-콘텐츠를 대표하는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마지막 시즌이 공개를 앞두면서다. 대작 콘텐츠의 귀환은 넷플릭스의 가입자 확대와 국내 시장 주도권 강화를 뒷받침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24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3'(이하 오겜3)는 오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오겜3는 과거의 기억을 안고 다시 게임에 참여한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무대에 복귀한 '프론트맨',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시리즈의 피날레에 걸맞게 인물 간 얽힌 서사가 강하게 전개되며 높은 몰입감을 예고하고 있다. 앞선 두 시즌이 거둔 글로벌 성과도 기대감을 키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즌1은 역대 시청 순위 1위, 시즌2는 3위를 기록하며 총 6억뷰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최근 뉴욕 시사회에서 먼저 공개된 시즌3의 1화는 상영 직후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다는 현지 반응도 전해졌다. 작년 말부터 넷플릭스는 기대작을 내놓을 때마다 가입자 수를 꾸준히 끌어올려왔다. 오겜3 또한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시즌2 방영 직후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39만명이 증가했고, 올해 3월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공개 후에도 64만명이 늘었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실제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로, OTT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이 같은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MAU는 약 1450만명으로, 티빙(약 716만명), 쿠팡플레이(약 715만명) 등 주요 경쟁사를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업계는 오겜3의 흥행 성과에 따라 이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경쟁 OTT들도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전환점을 만들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티빙은 웨이브와의 통합을 추진 중이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양사의 합병이 가시화됐다. 두 플랫폼의 지난달 합산 MAU는 약 1129만명으로, 수치상으로는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다소 좁혀진다. 하지만 단순 합산만으로는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 중복 가입자 존재 가능성 외에도, 양 플랫폼 간 콘텐츠 중복으로 인한 실질적 시너지 창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다양성이나 오리지널 제작 역량 측면에선 여전히 넷플릭스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스포츠 콘텐츠 시청을 위해 OTT를 구독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유료 이용자의 약 15%에 그쳤다. 오히려 이용자들은 '볼거리 많은 플랫폼'을 OTT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2024 사용자 경험(UX) 리포트'에 따르면, OTT를 추천하는 주요 이유로 '다양한 콘텐츠', '재미있는 자체 제작 콘텐츠' 등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 보고서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독창성이 중립 고객을 추천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점에서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올해에만 40편 이상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를 예고했다. 반면 티빙이나 쿠팡플레이 등은 각기 10편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오겜3 외에도 하반기 '다 이루어질지니', '대홍수', '사마귀' 등 장르와 소재를 다변화한 K-오리지널 신작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콘텐츠 드라이브가 당분간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독주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의 진짜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며 “볼 게 많은 콘텐츠를 지닌 플랫폼이 시장을 선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증인 없는 김민석 청문회…재산·자녀·정치자금 전방위 공방

이재명 정부의 첫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24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다. 증인 없이 진행되는 초유의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 속에서 여야가 김민석 총리 후보자의 재산 형성과 불법 정치자금 전력, 자녀 특혜 및 학위 논란 등을 둘러싸고 거센 설전을 벌였다. 이번 청문회는 여야 간 증인 채택 불발로 후보자 본인만 출석한 채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임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전처 및 불법 정치자금 사건 연루자를 증인으로 요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청문회 자료 제출도 지연되면서 여야는 일정 연장 여부를 두고도 갈등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검증 없는 청문회는 국회 권한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송언석 이날 원내대표는 “증인도, 자료도 없이 강행되는 깜깜이 청문회는 헌정사상 초유"라며 “김 후보자는 이미 총리 자격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를 통해 김 후보자의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 출판기념회 수입 미신고, 자녀 유학자금 및 아들 예금 출처, 칭화대 학위 진위 등을 전방위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 쟁점은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이다. 국민의힘은 국회 청문위원인 주진우 의원을 필두로 최근 5년간 약 5억 원의 세비 수입에 비해 13억 원 이상을 지출한 점을 지적하며, 약 8억 원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출판기념회 2회, 경조사 수입, 장모의 생활비 지원 등을 통해 일부 현금이 유입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회 통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의 수입이었다"며 “연도별로 분산되어 현금이 사용된 만큼 부적절한 사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녀 관련 의혹도 집중 추궁됐다. 특히 김 후보자의 아들이 유학 당시 1억 원이 넘는 예금을 보유했던 점, 대입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전처가 대부분의 유학비를 지원했다"며 “신용불량 상태였던 나와는 별개로 자녀에게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칭화대 석사학위의 실질적 이수 여부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실제 체류한 날이 한 달도 안 되며, 수업 출석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주 1회 항공편으로 오가며 수업에 출석했고, 정당한 이수 절차를 거쳐 학위를 받았다"고 일축했다. 총리직 수행 태도와 겸직 문제도 논의됐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묻자 김 후보자는 “이번 총리직이 제 정치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답했다. 국회의원직 겸직 여부에 대해선 “법적 틀을 준수하되 보좌진 활용을 절제하고 총리직에 전념하겠다"만 말했다. 의원직 사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감한 이슈였던 내란 관련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내란의 뿌리는 철저히 척결하되, 과도한 확산으로 인해 무고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질서 있고 정밀하게 정리돼야 한다는 게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이라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국정이 운영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쿠데타 저지에 기여한 일부 군 간부에 대해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점도 주목받았다. 청문회 후반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NATO) 정상회의 불참 결정과 김 후보자의 과거 반미 시위 전력 등을 둘러싼 외교·안보관 검증도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나토 불참을 두고 “중·러 눈치 보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한미동맹은 진보와 보수를 초월해 대한민국 외교의 기본 축"이라며 “현 상황은 한미동맹을 더욱 정립·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나토 불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한 참석 여부, 초청국 발언 기회 축소, 중동 정세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 고려한 결정"이라며 “반미 또는 친중 외교 우려는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자신의 1980년대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 실형 전력에 대해서도 “당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없었고, 광주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문제 제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바람직한 한미동맹 형성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공세를 '국정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청문회 이후 곧바로 본회의 인준 절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청문회에 앞서 열린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위기 대응에 필요한 리더십을 갖춘 최적임자"라며 “검찰이 정치 개입에 나선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동의 없이도 인준안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질 경우,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 및 범여권은 오는 주말 또는 내주 초 본회의에서 인준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청문회 후에도 고발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며 김 후보자 낙마를 위한 추가 여론전에 나설 전망이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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