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윤 정치평론가
▲이강윤 정치평론가
다주택자의 주택 매매 양도세 문제로 수 개월 째 논란이다. 문두에 미리 밝히고 들어갈 게 있다. 양도세 '중과'가 아니고 '정상화'다.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마치 없던 세목을 새로 만들거나, 세율을 대폭 올리는 것처럼 “중과"라고 공격하는 건 사실에 맞지 않는 왜곡이자 호도다. 다주택자 양도세율을 올리도록 돼있었는데 이전 정부 때 일시 유예한 것이고, 유예하면서 정한 시한을 지켜 오는 5월 9일부터 원 계획대로 실시하는 것이니 중과라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 하기로 한 것을 하는 건데 왜 중과인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1가구 1주택 장기 실거주자'에 관한 것이다. 지금 청와대 부동산정책 라인이나 국토교통부, 재경부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핀셋'이다. 노련한 집도의에게 요긴하게 필요한 바로 그 정밀 핀셋. 부동산정책 입안 과정에서 1가구 1주택 장기 실거주자의 부담을 늘리는 것은 조세정의나 형평에 맞지 않는다. 문제는 장기의 기준일 것이다. 어감상으로나 심정적으로야 30~40년은 돼야 장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살다보면 전직이나 이사, 분가 등이 생기기 마련이므로 30~40년은 너무 길어서 정책현실성이 떨어진다. 필자는 20년 정도, 최소 15년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주지하다시피 약 20년 동안 부동산가격 폭등이 두어 차례 있었다. 해당 기간 내 동일 세대원의 부동산거래가 없거나, 있더라도 예외적 거래(예를 들면 부모/친족의 사망 등으로 인한 상속주택의 처분 등)만 1가구 1주택 장기 실거주자로 인정하고, 나머지 경우는 부동산거래내역과 납세실적 등을 엄밀하고 정교하게 구분해 세율 등 새 정책을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
집 사고팔기를 여러 번 했거나 여러 채를 소유했다가 공교롭게도 현재는 서류상 1가구 1주택인 경우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들과, 이사도 다니지 않고 오로지 집 한 채에서만 몇 십 년 간 거주한 사람들은 구분되는 게 맞다. 현 시점 상 1주택자이지만 일정 기간 내 여러 채를 소유하며 투자건 투기건 매매를 반복한 경우는 실거주 1주택자로 볼 수 없다. 투자냐 투기냐는 심중의 영역이므로 모든 매매의 성격을 검증하고 판정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정주 상황과 무관하게 여기저기 집을 사놓고 차익을 노려 매매해온 경우는 주택을 경제적 재화로 여기고 영리활동을 한 것이므로 차익에 대해 과세하거나, 그들이 악용한 정책 허점을 없애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 구분 작업에 정교한 핀셋을 발휘하라는 얘기다. 최소 15년내지 20년 정도 1가구 1주택으로 실제 거주한 사람들은 주택시장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또는 않았다). 이들의 세 부담을 늘리는 것은 조세정의나 형평에 맞지 않다. 갭투자나 빈번한 매매를 통해 차익을 거둔 사람들과 장기 실거주자가 구분되지 않은 채 새 정책이 적용될 경우 정책신뢰도는 훼손이 불가피하다.
부동산실명제 이후 부동산매매내역과 납세 등 관련 정보는 이미 관련 기관이 확보하고 있고, 기관 간 정보 교차 확인을 통해 파악된다. 의지만 있으면 정교한 핀셋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 작업에 품은 좀 들겠지만 새 정책이 성공하려면 그 정도의 품은 들여 정책엄밀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건 의지의 문제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간단한 명제를 현실에서 구현하자. 이 해묵은 문제에 제발 이번에는 종지부를 찍자. 투기혐의자는 물론이고 투자수단으로 삼는 것도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확실히 세우자.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통과의례처럼 부동산 문제로 홍역을 앓아서는 안된다. 집이 우표수집인가, 사모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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