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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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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축복’, 루쉰 원작의 강렬한 사회비판… 인형과 배우가 엮어낸 ‘특별한 의식’ 7월 무대에 오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24 17:08
연극 축복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루쉰의 단편소설 '축복'이 새로운 감각의 하이브리드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공연창작소 숨'이 주최·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공연예술창작주체 지원사업 선정작 '축복'이 오는 7월 2일부터 6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작품은 인형극과 배우의 연극을 결합한 독창적 형식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한 여인의 몰락을 통해 사회의 외면과 편견, 침묵의 공범자들을 고발하며 “타인의 비극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샹린댁'은 시대의 혼란과 봉건사회의 굴레 속에서 점점 삶의 가장자리로 내몰리는 인물이다. 남편의 죽음, 아들의 비극적 상실, 사회의 손가락질과 멸시는 그녀를 끝없는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다. 그녀가 끝내 맞이하는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사회적 방관과 무관심이 빚어낸 집단적 책임을 상징한다.


극중에는 “다들 왜 보고만 계셨나요?"라는 물음이 반복되며, 관객 스스로가 비극의 주변인이 아닌 연루자임을 자각하게 만든다. 공연은 단순한 연극을 넘어 '하나의 의식'으로 기획되었으며, 이를 통해 샹린댁과 같은 존재가 더 이상 외면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진심 어린 기원이 담겼다.


이번 무대는 정욱현 연출, 이주영 각색을 비롯해 조명, 무대, 안무, 음악, 인형제작 등 다방면의 전문 제작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인형제작지도와 움직임지도를 통해 극적 감정의 전달뿐만 아니라 시각 예술로서의 매력도 극대화했다.




작품은 루쉰의 원작이 가진 사회 비판적 시선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도 반복되는 차별과 방관, 외면의 구조를 통렬히 비추며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공연 관계자는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관객 여러분이 각자의 자리에서 '샹린댁'의 웃음과 눈물을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복'은 7월 2일(수)부터 6일(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에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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