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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정치 칼럼]한동훈이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하는 이유

“(어대한) 그것은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다)." '찐윤' 이철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친윤 진영이 그만큼 한동훈 전 위원장을 견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런 이철규 의원의 언급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용어는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 현재 여론조사에서 증명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6월 14일과 15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선호도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29%, 한동훈 전 위원장이 27%, 안철수 의원이 10%, 나경원 의원이 9%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만으로 좁혀 지지율을 살펴보면, 한동훈 전 위원장이 59%로 압도적인 1위였다. 상황이 이러니, '어대한'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 해당 용어를 두고 '모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오히려 여론을 무시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둔 인물일수록 전체 국민 여론에서는 유리한 입지를 점한다는 점이다. '반윤 이미지'가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됐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이철규 의원은 본의 아니게 한동훈 전 위원장을 돕고 있는 셈이 된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어대한'이든 아니든, 한동훈 전 위원장 본인의 출마 결심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그다지 합리적인 선택은 아닐 수 있다. '이미지'도 소모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총선 기간 내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될 경우, 또다시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에 이미지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일단 출마하지 않는 것이 본인을 위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는 이런 일반적인 경우를 따라 하지 말아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한 전 위원장이 검사 출신이라는데 있다. 만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다면, 검사 출신이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아직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자체 여론조사(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6%였다. 검사 출신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렇게 낮으면, 한 전 위원장에게 검사 출신이라는 것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은 '검사 출신'이라는 '약점'에서 벗어날 시간이 필요하다. 즉, 대중에게 '정치인 한동훈'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기간 정치인으로 노출된 검사 출신 인사들을 두고, '검사 출신'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정치권에서도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해 유상범 의원 등이 검사 출신인데, 이들을 '검사 출신'이라고 의식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한 전 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만일 본인이 '큰 꿈'을 가지고 있다면, 당내에서 '자신의 뿌리'를 좀 더 튼튼히 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번 공천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했으니, '친한계'가 당내에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정치판을 보면, 공천 때 신세진 것을 기억하는 정치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속성을 생각한다면, 이들 정치인들이 한 전 위원장을 필요로 하게끔 뭔가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야만, 당내 뿌리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를 위해서도 이번 전당대회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특정 인사가 당권에 도전하는 것을 두고,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에 달려있다. 한 전 위원장의 판단이 어떨지 지켜볼 일이다. 신율

[이슈&인사이트] 저출산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지난해 정부는 다자녀 기준을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다자녀 가정이 되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마트에서도 “다둥이" 가정은 물건을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일부 주차장에는 다자녀 가정을 위한 전용 주차구역도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배려는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이는 저출산 문제가 더 이상 막연한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신속히 대응해야 할 위기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실제로 유로지역이 2008년 이후 고작 6% 성장에 그친 이유가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고령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제성장이론에서도 저출산은 경제성장 동력을 파괴하는 무서운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다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적 노력이 주로 경제적 측면에 치우쳐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옛날에는 “아이들은 알아서 큰다"라는 말들을 자주 하였지만, 사실 아이들은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 예전에 아이들이 알아서 컸던 이유는 농경사회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 동네가 커뮤니티를 이루고 아이들은 이 집 저 집을 드나들며 어울렸다. 형제자매가 많아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돌보는 상황도 흔했다. 그래서 부모가 하루종일 논밭에서 일이 바빠도 누군가는 항상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정말 아이들이 알아서 클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출산을 했다면 그러한 기대는 재앙으로 변할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맞벌이 가정의 자녀가 유행성 독감에라도 걸렸다면, 자녀를 돌봐줄 사람부터 급히 찾아야 한다. 가까운 곳에 형제자매가 있더라도 그곳 역시 맞벌이 가정이라면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멀리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을 모셔올 수 있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물론 부모 중 한 명이 급히 휴가를 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것도 빈번하다면 쉬운 일이 아니다. 한편, 부모 중 한 명이 지속적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다고 해도,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매일 자녀를 돌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다섯, 여섯 명씩 길러낸 어머니도 있는데 달랑 한 명 키우는 게 뭐가 힘드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는 현재의 육아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실제로 커뮤니티가 잘 조성된 농촌 동네에서 여러 명의 아이를 키우는 것에 비해, 도시에서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도 이러한 상황인데, 코로나19가 유행하던 당시에는 어떠하였을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코로나19 초기에는 학교에 확진자가 한 명만 나와도 전교생을 즉시 하교시키는 일이 잦았다. 이는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던 부모에게도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방역 정책에 따라 즉시 하교 조치가 이루어지면 누군가는 학교로 달려가야 했고, 이후 1~2주 동안 격리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비대면 수업이 일상이 되면서 자녀를 돌봐줄 부모도 집에 머물러야 했기에, 코로나19 초기에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도 소득수준에 따라 차이가 발생했다. 소득수준이 높은 가정은 돌봄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었지만, 소득수준이 낮은 가정은 돌봄서비스 시간당 비용이 부모의 시간당 임금과 같거나 오히려 높아 서비스를 활용할 유인이 낮았다. 따라서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소득활동을 멈춰야 하는 경우가 더욱 빈번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2년 2월, BBC는 시간 빈곤(time poverty)에 관한 기사를 다뤘다. 기사에서는 미성년 자녀를 직접 돌봐야 하는 저소득 부모의 경우 만성적 시간 부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며, 이를 “시간의 불평등“이라 정의했다. 또한 이 시간 불평등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악화되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에서는 자녀를 기르는 일이 부모의 경제생활, 시간, 소득수준, 불평등 등 많은 요인들과 얽히며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된다. 한국노동패널은 코로나19 전후로 시간 활용과 삶의 질 변화에 대해 2020년과 2021년 두 번에 걸쳐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자녀가 있는 가정과 없는 가정 사이에는 행복을 느끼는 빈도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경우 소득이 높을수록 행복을 느끼는 빈도가 다소 증가하였다. 이론적으로 가계의 후생은 소비와 여가수준에 의해 결정되므로, 자녀 유무에 관계없이 소비가 일정하다면 후생을 결정짓는 요인은 여가에 달려있다. 실제로 한국노동패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 소비 수준은 자녀가 없는 경우 소폭 감소했으나, 자녀가 있는 경우 소폭 증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있는 가정의 행복지수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이는 소비와 여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전후의 가계 후생이 자녀가 없는 가정에서는 소득 수준(1~5분위)과 관계없이 증가했지만,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소비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가가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적으로 자녀 돌봄 시간의 증가로 인한 여가시간 감소에 기인한다. 이러한 설문과 분석 결과는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자 하는 출산율 제고 정책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현행 정책은 소비 재원을 증가시키거나 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양육비 측면에서 자녀가 있는 가정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자녀는 "빵“만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시간이 자녀양육에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에도 자녀가 있는 부모의 여가는 자녀가 없는 부모에 비해 일평균 약 1시간 정도 적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이 격차는 3시간까지 확대되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자녀가 있는 부모의 여가는 약 1,000시간 이상 감소하게 된다. 그런데 자녀를 1년만 키울 것인가? 자녀가 돌봄이 필요 없을 때까지 부모 한 명당 20여 년간 약 2만 시간을 희생해야 한다면, 부부 합산 4만 시간을 희생하는 셈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어느 부부가 쉽게 자녀를 갖겠다고 마음먹겠는가? 물론 이는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 상황을 고려한 시나리오이다. 향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을 뿐더러, 재난 상황이 아니더라도 부모의 상당한 여가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출산율 제고 정책은 단순히 경제적 지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시간과 여가를 고려한 보다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부모가 자녀 양육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회적 인프라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유연근무제 도입 확대, 돌봄 서비스 강화, 육아휴직 기간의 유연성 확대 등이 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이 뒷받침될 때, 부모들은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 많은 가정이 자녀를 갖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김수현

[이슈&인사이트]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 확대 신중해야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팀장 최근 기업의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발표가 있었다. 얼마 전 경제부총리는 현행 상법을 개정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상속세 인하, 종부세 폐지 등의 당근책도 같이 내놓았지만 경제계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였다. 이사의 충실의무란 이사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회사의 이익을 위해 선의로 행동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현행 상법 제382조의3에서는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경영자는 딴짓하지 말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정부는 상법을 개정해 이사의 충실의무의 범위를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에게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기업이 특정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손해를 입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사가 투자자인 주주를 위해 성실히 일해야 하는 다는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리 간단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먼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주주라면 어떤 주주를 의미하는 것인지, 만일 주주간 이해가 다르면 이사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이다. 대주주, 기관투자자, 행동주의펀드, 개미투자자 등 그 성격과 요구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주주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이익을 유보해 투자에 나서기를 원하고 행동주의 펀드, 개미 등은 당장에 자사주를 소각하고 많은 배당을 해주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가 어느 한쪽 편을 들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주주가 이사에게 손해배상책임 소송을 제기하고 배임죄로 고발도 가능하다. 또한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이 충돌하면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사가 회사를 위한 결정을 하면 주주에서 소송을 당하고, 주주를 위한 결정을 하면 회사로부터 배임으로 고발을 당할 우려가 있다. 이사가 어떤 경영판단도 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출되면 회사와 계약을 맺고 직무를 수행한다. 보수도 회사로부터 받는다. 회사와의 계약을 맺은 이사는 회사의 대리인으로서 성실하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반면, 주주와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다. 즉 주주와 직접적인 법률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만일 법을 개정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추가되면 기존의 민법, 상법상 대리에 대한 법 원리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 지경에 이를 것이다. 셋째, 글로벌 스탠다드와 맞지 않는다. 미국모범회사법과 영국, 일본, 독일, 캐나다 등 주요국의 회사법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은 회사에 한정된다고 명시했다. 일부에서 美델라웨어주 회사법(제102조(b)(7))이 '이사의 충실의무(Duty of Loyalty)' 대상에 주주가 포함된 근거로 제시하나, 이는 회사 이익이 곧 주주 이익이라는 일반론적 문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결코 이사가 회사 이익과 별개로 주주 이익에 충실해야 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넷째,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밸류업 프로그램과에도 맞지 않는다. 기업밸류업의 기본 원칙은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을 통한 단기적 주가부양 목적이 아니다. 만일 이사의 충실의무가 주주까지 확대되면 행동주의 펀드 등이 단기적 이익 추구를 위해 기업을 괴롭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회사의 이익, 성격이 다른 주주들의 이해를 모두 고려해 경영판단을 해야하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 기업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 없다. 일부 기업의 잘못된 행태가 있다면 그 잘못된 행태에 비례하여 대응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이사의 충실의무라는 우리 회사법의 기본원칙까지 건드리면 우리 회사법 체계가 흔들리고 전체 기업의 경영이 심각하게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이사로 확대하는 정책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유정주

[이슈&인사이트] 집권 후반기 부동산정책 어디로 가나?

“지금 2주택인데 1채를 더 구입하면 이제 세금부담은 크지 않겠죠?" 부동산을 취득할 때는 취득세를 내야 하는데 1주택은 1~3% 세율이지만 2주택은 8%, 3주택부터는 12%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많은 분들이 취득세 중과세율이 완화된 줄 알지만 취득세 중과 완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여전히 중과세율 적용을 받는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여러 부동산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취득세 중과처럼 발표만 하고 국회 문턱에 막혀 처리되지 못한 규제법안들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만 더 커졌다. 지난달 9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부동산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재건축 규제 완화, 징벌적 과세완화, 재건축 시행 사업자와 매수자에 대한 대출완화 등을 제시했다.출범 이후 강조한 규제완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 확인한 것이다.하지만 정부가 하겠다고 해서 규제완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앞서 언급했듯이 주요 부동산규제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22대 국회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가진 야당의 협조가 없다면 규제완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집권 후반기 시장의 기대는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4.10 총선 전까지 꾸준히 회복을 하던 매매상승률은 4.10 총선 이후 회복세가 멈추면서 보합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세상승률은 반대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규제완화 주요법안들이 22대 국회에서도 원만히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 다수의 국민들이 동의를 해주어야 반대하는 야당을 설득하는 명분이 생기는데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법안들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완화는 보합흐름을 유지하는 지금 부동산시장 분위기에서 더욱 어렵다. 정부도 야당설득이 가능한 법안을 선별해 선택과 집중을 할 가능성이 높다. 2+2 계약갱신 관련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공시가격현실화 폐지의 부동산공시법 등 야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것은 피하고 3년 유예로 한숨 돌린 실거주의무 폐지의 주택법이나 주택공급확대를 위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 시행령으로 이미 유명무실해진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소득세법 개정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집값은 전국적으로는 보합세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고 금리인하 기대감 역시 당초 예상보다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2021년까지 급등한 집값인플레이션 거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아 큰 폭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하지만 신생아특례대출로 일부 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을 하고 있으며 공급부족, 전세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 역시 존재하고 있어서 집값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큰 폭으로 하락하지도 않을 것 같다. 미분양이 상대적으로 적고 입주물량도 부족한 서울의 일부단지는 강세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전세는 입주물량이 부족한 서울의 중심으로 강세전환이 되고 있다. 집값 매매수요가 전세로 전환되고 있고 깡통전세, 전세사기 우려로 비 아파트 전세수요까지 아파트 전세시장으로 유입이 되고 있다. 입주물량이라도 충분해야 하는데 2022년부터 PF발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계가 공격적으로 공급물량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주택공급부족은 향후 3-5년간 더 이어질 수도 있다. 전형적인 수요증가, 공급감소의 상승흐름이 형성되었는데 설상가상 2020년 7월 시행한 2+2 계약갱신 만료의 청구서까지 나오면서 전세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270만호 주택공급, 50만호 공공주택 공급 계획도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 역대 어느 정부도 주택공급 계획을 달성하지는 못했으며 현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주택공급의 의지의 표현 정도로 이해를 하면 된다. 그럼에도 집권 후반기 추진하던 공급계획은 계속 진행하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면서 입지가 좋은 3기 신도시 등 뉴:홈 공공분양이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이 되어 저렴한 분양가로 나오는 아파트 청약의 문은 계속 두들겨보기 바란다. 김인만

[이슈&인사이트] 내수진작을 위한 카드수수료 제도 개편 필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G20의 경제성장률 3.1%에 못 미치는 수치이다. 우리의 낮은 경제성장률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의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 둔화가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고물가로 인해 가계의 지갑 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출금리 상승에 기인한 이자 비용 증가로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한 상황에서 후불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는 매우 요긴한 결제수단이다. 또한, 신용카드는 할부결제를 통한 소비의 시차배분(intertemporal substitution)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 효용을 높인다. 신용카드는 잠재소비를 유효소비로 전환시켜, 소비와 기업생산의 증가도 가져온다. 그런데, 최근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보다 카드론·현금서비스와 같은 현금성 대출업의 비중을 늘려왔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높은 기대수익이 가능한 현금성 대출업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금리 여파로 최근 카드론·현금서비스의 부실률이 상승세이다. 최근 일시불·할부거래의 고정이하여신(non-performing loan: NPL)비율은 0.4~0.8%에 머무르고 있지만, 카드론·현금서비스의 NPL 비율은 2.2~2.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일부 카드사는 일시불·할부거래 위주의 신용판매업 비중을 확대 중이지만, 신용판매 수익률이 높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최근 카드사들의 카드채 발행을 통한 조달비용은 평균 3.8%이다. 하지만, 신용판매 수익률(가맹점 수수료 수익 ÷ 카드이용실적 × 100)은 0.5%에 머물고 있다. 높은 조달비용을 감안시, 신용판매업 비중을 높일 경우 오히려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는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주력하며, 신용판매업의 비중을 축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1.3%에 달하던 신용판매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것은 적격비용 제도의 도입과 무관치 않다. 적격비용은 신용카드 가맹점이 합당하게 부담하는 비용으로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3년마다 이를 산출한다. 적격비용에는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VAN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이 포함되고, 카드사 마진율이 반영되어 가맹점 수수료율(카드수수료율)이 결정된다. 소상공인이 경영하는 가맹점 수수료율의 합리적 산정을 위해 도입된 동 제도는 지난 12년간 한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 오히려 수수료율이 꾸준히 내려 현재 평균 2% 수준이다. 하지만, 우대수수료율은 더욱 낮아졌다. 연매출액 30억원 이하까지 확대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1.5%, 연매출액 3억원 이하의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0.5%이다. 전체 가맹점 중에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비중은 무려 96%에 달한다. 적격비용 제도는 우대수수료율 제도로 혜택받는 비율이 96%라는 비정상적 구조를 가져왔고, 이로 인해 신용판매 수익률이 크게 줄어든 카드사들은 고위험 사업인 대출성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고금리 여파로 인한 카드사의 조달비용 증가, 대출채권 부실로 인한 대손 발생 등 위험관리비용 증가로 인해 소비자에 대한 할인·캐시백 등 부가혜택도 크게 줄고 있다. 무이자 할부거래 축소와 함께 소비자에 대한 각종 부가 혜택 감소는 카드이용 증가율의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카드이용실적(결제+대출)은 전년동기대비 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2022년중 카드매출성장률인 12.2%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민간소비세 둔화가 카드이용 증가율 둔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결국, 내수진작을 위해서라도 소비자의 주요 결제수단인 신용카드의 신용판매기능이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 신용판매 수익률이 시장 상황에 부합한 정상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어야 소비자에 대한 각종 부가혜택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소상공인의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가맹점 수수료율의 지나친 상승은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가 개입하는 적격비용 제도의 폐지를 신중히 검토하고, 새로운 대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 신용카드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카드의무수납제'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영업 자율성을 저해한다. 소액결제에도 불구하고, 카드수수료 발생은 가맹점의 수익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결제액에 한해 신용카드 수납을 의무화하는 '부분적 의무수납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아울러, 신용카드 회원의 연회비율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동시켜 가맹점 수수료율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 1인 1개 카드로 모든 가맹점에서 후불 결제가 가능한 카드회원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에 카드사는 연회비 인상에 신중할 것이고,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동시킬 경우 정부개입 없이도 안정된 수준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이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정부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직접 결정하는 시장 개입에서 벗어나 최대 27%까지 상승한 배달앱의 중개수수료율 인하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때이다. 서지용

[이슈&인사이트] 오물 풍선 살포 계기로 대북한 비대칭 전략 적극 전개해야

북한이 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인 5월 28일 밤부터 '오물 풍선'을 살포하였다. 경기도·강원도 접경 지역은 물론 우리 군의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경남 거창에서까지 발견되는 등 국토 전역을 뒤덮었다. 지름 2~3m 크기의 풍선에는 가축 분비물이 들어간 거름, 담배꽁초, 폐지, 천조각, 비닐 등 오물이 든 봉투가 달려 있었다. 북한은 5월 29일 새벽에는 서해 지역에서 남측을 향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실시했다. 정부는 북한의 일련의 도발에 유감을 표시하고, 멈추지 않는다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검토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북한은 몇 시간 후에 오물 풍선 살포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한국이 다시 삐라 살포를 재개할 경우 집중살포하며 대응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정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도발에 대한 맞대응으로 9·19 군사합의 효력 전면 정지 방안을 꺼내들었다. 국가안보실은 6월 3일 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하고 국무회의에 상정하였다. 4일 오전 개최된 국무회의는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의결안을 즉각 재가했다. 9·19 군사합의 효력이 전면 정지됨에 따라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 사건을 북한의 짜증나는 장난으로 여기고 있다"고 보도한 것처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나쁜 이미지만 각인시켰다. 오히려 한국으로서는 아래와 같은 비대칭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정당성과 기회를 확보하게 되었다. 첫째, 대북 확성기는 북한 주민들의 내부 동요를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대북 심리전 무기다. 방송 내용은 북한 실상을 다룬 뉴스, 기상 정보, 가요 등이다. 스피커를 통해 20∼30km 전방으로 퍼지기 때문에 북한군 병사들은 물론이고 접경지역 주민들도 듣게 되고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2017년 6월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북한군 귀순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이 귀순 결심에 영향을 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둘째, 대북 전단지 살포도 효과적인 수단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 북한의 압력에 굴복하여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소위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2023년 9월 헌법재판소는 위헌이라고 결정했고, 이후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해 접근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대북 전단지를 발견하는 즉시 수거·소각토록 하고 있으나, 1 달러 지폐, 건빵, 드라마 USB 등이 들어있어 오히려 북한 주민들이 반기고 있다고 한다. 셋째, 한류 등을 통한 외부 정보 유입은 북한 주민들이 실상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사회를 동경하게 되어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북한은 한류를 체제를 위협하는 악성 바이러스로 경계하여 '반동사상 문화배격법'까지 제정해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넷째,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의 핵심에 해당하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주로 양자차원에서 모색해 온 중국 등의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 해결이 한계에 봉착해 있음을 감안하여 UN 등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맞대응 차원에서 6월 6일에 탈북민단체가 북한 상공으로 애드벌룬 10개를 이용해 대북 전단 20만장을 살포하자 북한은 8일 밤부터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했다. 이에 정부는 9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날 중으로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두려워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하였다. 정부와 군은 북한의 여사한 도발에 철저하게 대응하면서 대북 확성기 재가동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강국

[이슈&인사이트] 통제되지 않은 AI는 핵폭탄만큼 위험하다

워런 버핏은 2023년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총에서 “AI가 원자탄만큼 위험하다."라고 언급했다. AI가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 기술이지만 통제되지 않으면 핵폭탄으로 변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통제되면 핵발전소와 같이 인류의 복지에 공헌할 수 있지만 핵폭탄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함을 경고한 말이다. 이러한 AI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일찍이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도 인공지능이 극도로 발전한 초지능 상태를 우려했다. 테슬라를 창업한 머스크는 최근의 MIT 대 강연에서 “인공지능 연구는 악마를 불러오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앞서 스티븐 호킹 전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인공지능을 장착한 기계는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경고가 세계 곳곳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이미 예견된 바와 같이 AI가 국경도 없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걸쳐 다방면으로 거짓을 전파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누구나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AI가 보편화되면서 유명인은 물론 일반인도 딥페이크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이 합성된 음란물이 X(옛 트위터)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USA투데이는“스위프트 사건은 딥페이크 위협의 빙산 일각"이라고 전했다. 급기야는 미국의 대선에서 선거 조작에 활용된 예도 있다. 2024년 1월 미국 뉴햄프셔주 대선 후보 예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당원들이 받은 바이든의 전화 메시지는 진짜가 아니고 미국 정치 고문 스티브 크레이머가 AI로 만든 가짜였다. FCC(미연방 통신위원회)는 스티브 크레이머에게 한화 82억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을 최종 승인한 것은 만시지탄의 평가를 받는다. AI 규제법은 올해 6월부터 EU 27개 회원국 역내에서 정식 발효되지만, 전면 시행 시점은 2026년 중반 이후다. 세계 최초의 포괄적 성격의 AI 규제법이라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AI 규제 모델 구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법을 통해 유럽은 신기술을 다룰 때 신뢰, 투명성,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유럽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다. 유럽 이외의 미·일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AI 생성 콘텐츠에 라벨 부착, 개인정보보호 규정 준수 등 기준이 발효된 상황이나 구체적인 AI 규제법이 발효된 예는 없다. 한국도 제21대 국회에서 10여 개 AI 법안이 발의됐지만 계류 상태다. AI 법안의 제정은 근본적으로 규제의 지침을 줌으로써 안정적 산업 발전을 위한 법적 울타리를 구축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미래 사회 혁신의 핵심기술인 AI 산업 발전을 위한 신속한 논의가 요구된다. AI가 처음 등장한 것은 70년 전인 1955년 존 매카시가 이 용어를 사용하면서부터다. AI의 정의는 인간의 지능이 가지는 4가지 즉, 학습, 추론, 지각, 자연어처리 등의 능력을 갖춘 전산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정보 처리 능력의 한계와 정보량의 부족 등으로 1970년대 1차 AI 겨울, 1990년대의 2차 AI 겨울을 맞게 된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딥러닝 방식을 대중화했으며 대표적으로 이세돌과의 세계적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의 무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22년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챗GPT 개발을 통해서 AI 신시대를 예고했다. 여기서 샘 올트먼이 챗GPT를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유한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2차 세계 중 원자탄 개발계획이다. 원자탄은 2차 대전을 조기에 종식한 선량한 무기였지만 현재는 인류의 위협이 되고 있다. 관리 여하에 따라 AI는 원전과 핵탄두의 갈림길에 있다. 한국에서 AI 관리 방안의 법제화는 아무리 빨라도 지나치지 않다. 윤덕균

[이슈&인사이트] 내륙국 몽골의 해운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Jean Monnet EU센터 공동소장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국인 몽골은 동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이면서 천연자원이 많은 국가이다. 몽골은 국내 산업을 발전시키고 생산성과 국민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물류와 운송 분야의 사회시설을 확충하고 개선해야 하는데, 중국과 러시아로 둘러싸여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기 때문에 직접 항구를 활용할 수 없다는 어려움을 낳는다. 몽골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운송수단을 개발하고 있는데,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물류에 관한 기본 시설과 설비들을 강화하고 경제적 발전과 국제 교역을 촉진하려고 한다. 몽골 철도는 사회주의 시절이던 1940년대부터 구소련의 도움으로 대규모 건설이 시작되었고, 2000년대에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광물을 운송하는 주요 수단이 되었다. 몽골은 1998년 '도로법' 등을 제정하여 도로운송에 관한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였다. 2005년에는 '항공운송법'의 개정으로 국제기준에 맞는 국내 기준을 마련하였는데, 항공운송 분야는 내륙국이라는 몽골의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실제로 몽골에서 항공운송 수요는 획기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일본의 차관으로 2021년 COVID-19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 완공된 새로운 징기스칸 국제공항이 대부분의 국제선 수요를 처리한다. 내륙국인 몽골 정부는 해양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몽골은 1996년 'UN해양법협약'(UNCLOS)에 가입하고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의 회원이 되었다. 몽골은 UN해양법협약의 의무를 이행하려고 30여 주요 해사 협약에 가입하였고, 1999년 해운과 선박관리 및 해상운송에 관한 통합법규인 '해법'을 제정하였다. 몽골이 해운국 정책을 취하였다는 점은, 아시아의 내륙국이자 개발도상국인 국가들이 해운에 적극적이지 못한 점과 큰 차이를 보인다. 2007년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몽골의 운송인프라 개선을 위한 보고서'에서 해법의 개정을 조언하였고, 몽골 정부는 2022년 이 법을 개정하며 규정을 확대하였다. 2003년 몽골 정부는 도로교통개발부 아래에 해상운송, 어업, 선박등록 업무를 담당하는 '해사청'을 설치하였는데, 이 부서는 특히 '편의치적'이라고 하는 선박등록에 관한 행정업무를 담당한다. 편의치적이란 '실제 선박소유자가 사회 조건, 행정상 규제와 감독에서 자유롭게 해운기업을 경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선박의 운항에 관한 기업이 소재하는 국가와는 별도의 국가에 형식적으로 법인을 설립하여 그 명의로 선박을 등록하는 것이다. 몽골은 1996년 울란바토르를 선적항으로 지정하여 선박등록 절차를 시작하고, 2003년 싱가포르와 합작회사인 '몽골선박등록사업소'를 만들어 편의치적을 위한 선박등록 업무를 수행했다가, 현재는 해사청에서 이 업무를 전담한다. 북한은 외국에 자신들의 선박을 등록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몽골이 편의치적 활용에 적합한 국가였다고 판단하여 몽골을 많이 활용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UN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결의되면서 몽골 정부가 북한 선박에 대한 편의치적 허용을 취소하였다. 2023년에는 몽골에 198척의 선박이 새롭게 등록하였으며, 152척의 선박 등록증이 갱신되었다. 2024년 5월에는 몽골에 등록한 선박이 53척이며, 54건의 선박등록이 갱신되었다. 몽골은 자국의 해운업도 강화하고자 하는데, 원자재 수출이 가능한 자원 부국으로 운송까지 해운이 담당하도록 하고 몽골 국적 선원을 증가시켜 해운 분야에서 다양한 이익을 창출하고자 한다. 이 부분에서 내륙국이라는 몽골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도 확대할 수 있다. 한국과 몽골 정부는 국제 운송 및 물류 분야에서 협력하다가, 2010년과 2015년에 차관급 및 장관급 회의로 이전보다 발전된 형태의 해운물류 합작회사 지원, 물류 인프라 투자기업 지원, 선원훈련 및 전문가 교류, 해운 및 물류 분야의 기술 및 경험 공유, 선박금융과 항만운영에 관한 협력, 해상운송과 철도를 결합한 물류네트워크 구축 등에 합의하였다. 이러한 양국의 협력에는 몽골인 해기사를 공동으로 양성하는 노력도 포함되었는데, 2010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2명의 해양 전문가를 몽골 정부에 파견하여 국제물류, 해운, 항만, 수산 분야에 관한 자문을 하였고, 2011년에 합작 해운회사 설립에 합의하여 2014년에 구체적인 합의로 이어졌다. 이러한 인력양성 프로젝트는 꾸준히 2023년에도 진행되었다. 몽골의 해운 관리는 국제사회의 해운 분야에 진출하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점도 명확하다. 최근 한국은 ODA 활동 등으로 아시아 국가에 대한 법률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므로, 한국과 몽골의 법제 협력의 일부로 몽골의 운송법 개선 작업을 이러한 한국의 법률지원 활동에 포함하는 것을 제안할 수 있다. 이는 양국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며, 해운 분야에서의 협력 또는 국제사회에서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운송법의 국제 조화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동아시아 지역의 운송법 조화를 위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는 가운데, 한중일 해법의 비교연구활동 그리고 북극 지역 관련 협력에 몽골을 참여시키는 것도 제안할 수 있다. 김봉철

[이슈&인사이트] 제22대 국회, 일 좀 합시다

여당 108석, 야당 192석의 크게 기울어진 구조를 가진 제22대 국회가 2028년 5월 29일까지를 임기로 개원했다. 보통 새로운 시작을 맞으면 축하와 덕담을 건네는 것이 관례지만, 이번 국회는 첫날부터 여야 간 막말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도 버리면서 채상병 특검을 비롯해 21대 국회 마지막 날 통과시킨 법안들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비난했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까지 극도로 관용이 없는 국회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은 헌법상 대통령에게 인정된 권리다. 민주당은 숫적 우세를 바탕으로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을 대통령이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뻔히 알면서도 똑같은 일을 무한 반복하고 있는 민주당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비난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래서 제22대 국회는 시쳇말로 싹수가 노랗고, 4년 후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자신만 옳다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서로 싸움만 계속한다면 강대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 나라는 어디로 갈 것인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동북아 세력균형의 구조와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하고 미사일과 핵 위협을 감행하고 있다. 0.6명 대의 초저출생으로 나라 자체의 소멸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HBM에 뒤진 삼성전자의 위기로 대한민국의 첨단산업 경쟁력도 흔들리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들에게 묻는다. 이토록 엄중한 시기에 채상병 특검, 도이치 모터스 특검만 외치고 있으면 도대체 어쩌자는 것이냐. 그래서 제안한다. 해병대 채상병 사건은 지금 공수처에서 한참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민주당이 고집해서 만든 수사기관 아닌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수처를 만들고도 그 기관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을 당장 특검에 맡기자는 것은 민주당의 자기부정이다. 지금은 공수처의 시간이다. 수사 결과가 국민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그때 특검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인 이성윤 당시 중앙지검장이 2년 동안 수사를 하고도 김건희 여사를 기소하지 못했던 사건이다. 자신이 검찰에서 2년을 수사하고도 기소조차 하지 못했던 사건을 국회의원이 되자마자 특검하자고 나서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더욱이 특검은 최소 3개월 이상 200억 원이 넘는 시간과 예산이 들어가는 '비싼' 사법행정 서비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대통령의 부인 연루 여부는 국민적 의혹의 대상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대통령은 특검을 수용하되 특검이 중립적 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 예컨대 1차 특검 추천권을 학계와 법조계를 비롯한 중립적 주체에게 맡기고 야당이 그중 2~3명을 선택해 추천하며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 특검 진행 과정에서 매일 진행 상황을 발표하게 하는 것도 정쟁과 논란을 유발할 뿐 국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중립적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한두 차례 중간보고와 최종 수사 결과 발표로 제한할 것을 제안한다. 도이치 모터스 사건이 아무리 중요해도 대한민국의 미래보다 중요하겠는가. 상임위원장 배분은 국회의 관행에 따라 합의할 것을 권고한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동일 정당에서 맡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려면 법사위를 거쳐야 하지만 의장의 직접 상정도 가능하다. 법안 상정권을 동일 정당이 독점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문제를 가지고 개원부터 서로 싸워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어린이에게 장래 희망을 물었더니 그 아이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그 아이가 하는 말, “국회의원은 맨날 놀기만 하고도 잘 먹고 잘 살면서 권력도 누리잖아요?" 이 말을 듣는 의원님들, 부끄럽지 않은가. 홍성걸

[윤석헌 칼럼] 기업 밸류업의 허와 실

지난 1월 제4차 민생 토론회에서 정부는 '기업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 도입을 공표했다. 투자자 친화적 자본시장 조성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여 상장회사 기업가치의 시장평가를 높이고 코리아디스카운트 현상을 극복한다는 취지다. 그 후 2월의 1차 세미나에서 금융위원회는 몇 가지 지원내용을 제시했다. 첫째, 정부는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공시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 둘째, 코리아밸류업 지수를 개발하고, ETF를 상장한다.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stewardship)코드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고, 투자지표들을 공표한다. 셋째, 한국거래소에 전담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이어서 지난달 2일의 2차 세미나에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고 24일에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밸류업 논의에 앞서 밸류의 개념 구분이 필요하다. 광의는 기업이 생산•판매과정에서 창출한 상품과 서비스의 총가치(자산가치)다. 협의는 총가치에서 종업원 임금, 부채 비용 및 세금 등을 지급한 후의 주주가치(주식가치)다. 구분이 필요한 이유는 자산가치는 배분의 기저로 기업내 모든 이해자그룹의 선호가 같지만, 주식가치는 이해자그룹별로 선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정책, 시장제도, 기업경영 등이 가치별로 밸류업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우선 정부정책 중에는 기후문제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정책이 가장 절실해 보인다. 최근 영국의 싱크탱크 엠버(Ember)는 지난해 기준 전세계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이 30%를 넘었으나, 한국은 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해외에서 재생에너지 투자가 확대되어 생산단가 하락 및 발전량 확대로 이어진 사이, 한국은 재생에너지와 원전 간 좌고우면 속에 경쟁력 약화가 초래됐다. 한편 지난해 녹색금융협의체(NGFS)와 IMF 등은 2050년 기준 넷제로(Net Zero) 전환시 글로벌 GDP가 현행유지시 대비 7% 순성장한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를 서둘러 기업들이 에너지비용 절감 및 수출경쟁력 강화를 통해 자산가치 밸류업의 기반을 다지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지난달 16일 뉴욕IR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산 시스템 구축 상황에 따라 (기술적, 제도적 미비점이 남아 있어도) 금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발표 직후 대통령실은 '공매도 제한 조치 해제는 전산시스템이 확실히 구축된 이후에 할 수 있다'는 기존 약속을 확인했다. 민감한 이슈에 대해 감독당국 메시지가 조율되지 않은 채로 나온 것인데, 시장의 신뢰 훼손과 주식가치 밸류업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기업을 둘러싼 이해자그룹들 간 공정한 가치 배분은 지속가능경영의 기본이다. 그런데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측에서는 주주가 기업의 다른 이해자그룹 보다 우선권을 갖는 게 당연한 듯 주장하나, 동의하기 어렵다. 최근 홍콩H지수ELS 판매로 고객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 일부 은행의 금융지주 회장들이 뉴욕IR에서 투자자들에게 10%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제시했다는데, 혹여 고객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기업 지배구조 부문에서 이사회의 역할 강화는 주식가치 밸류업의 핵심과제다. 특히 지배주주와 일반투자자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코리아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이 주목받는데, 대리인 비용 해소로 자산가치 밸류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공시 확대,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등도 유사효과가 기대된다. 기업재무론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가설은 기업 경영자는 잉여현금흐름을 불량 프로젝트에라도 투자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 예방을 위해 잉여현금흐름을 배당으로 지급하여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기회를 추구하도록 하라는 시사점을 지닌다. 결국 밸류업의 핵심은 배당 자체 보다 우량 프로젝트, 즉 자산가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세문제는 국가경제에 대한 총체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게 옳다.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도입키로 결정한 금투세 폐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야당이 내년 시행의지를 거두지 않아 폐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금투세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라는 기본원칙에 충실하며, 비록 자금이탈 우려가 있다고 해도 이것이 금융투자소득의 예외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기업에 부과하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는 환류소득 개념에서 생산활동과 무관한 배당과 토지투자를 제외하여 자산가치 밸류업 효과가 예상된다.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 경쟁력 강화 및 시장의 신뢰 제고를 이끌어 코리아디스카운트 극복에 기여하기 바란다. 윤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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