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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부의 ‘외눈박이’ 마약·도박 정책

대표적 사회악인 마약과 도박을 근절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지난 2년간 국내에 반입되는 마약 적발과 마약사범 단속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도박 역시 홀덤펍 내 불법행위 등 불법도박 근절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기관은 물론 강원랜드,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도 힘을 합쳐 범정부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마약과 도박은 중독성이 강하고, 특히 청소년에 노출을 엄격히 막아야 하는 만큼 정부의 강경한 태도는 매우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마약·도박을 단속·근절의 대상으로만 보는 정부의 태도는 반쪽짜리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마약·도박과 같은 사회악은 억누를수록 음성화될 뿐 아니라 '산업적 잠재력'을 실현할 기회까지 허공에 날리는 꼴이기 때문이다. 마약(마리화나) 제조에 쓰이는 식물인 대마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류'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재배지의 경우 섬유·식품에 사용하는 줄기·씨앗·뿌리를 제외하고 환각성분이 들어있는 꽃·잎 부분은 감독관 입회 하에 전량 소각한다. '의료용 대마'로 불리는 대마 품종인 '헴프'는 품종 개량을 통해 꽃 부분에도 환각성분이 거의 없는 동시에 꽃 부분에 뇌전증·치매 등 치료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최근 유엔, 미국, 유럽 등 세계적으로 '헴프' 종을 대마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추세다. 의료용 대마의 글로벌 시장은 60조원 규모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여전히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류'이고, 경북 안동 등에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가 있지만 이곳에서도 연구·실증만 할 수 있어 헴프종의 치료제 성분을 활용한 의약품·화장품의 제조·판매·수출 등 상업화는 국내에선 일절 할 수 없다. 일본이 최근 마약성 대마 규제는 강화하면서 동시에 헴프종 대마로 만드는 의약품·화장품의 제조·판매·수출입은 전면 허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도박 역시 내국인 카지노의 영업장 실내 크기 규제, 경마의 온라인 마권 발매 매출 비율 규제 등 도박 중독 예방이나 청소년 접근 차단과 크게 상관없는 불필요한 규제가 여전히 남아있어 불법도박 이용자가 합법 사행산업으로 넘어오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마약·도박은 무조건 나쁘다'는 단순한 국민 감정이나 시민단체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의료용 대마의 양성화, 카지노·경마의 불필요한 규제 철폐로 산업적 가치를 선별해 키울 수 있는 정부의 개방적이고 거시적인 정책 마인드가 필요할 때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이슈&인사이트]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 확대 신중해야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팀장 최근 기업의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발표가 있었다. 얼마 전 경제부총리는 현행 상법을 개정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상속세 인하, 종부세 폐지 등의 당근책도 같이 내놓았지만 경제계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였다. 이사의 충실의무란 이사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회사의 이익을 위해 선의로 행동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현행 상법 제382조의3에서는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경영자는 딴짓하지 말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정부는 상법을 개정해 이사의 충실의무의 범위를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에게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기업이 특정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손해를 입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사가 투자자인 주주를 위해 성실히 일해야 하는 다는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리 간단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먼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주주라면 어떤 주주를 의미하는 것인지, 만일 주주간 이해가 다르면 이사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이다. 대주주, 기관투자자, 행동주의펀드, 개미투자자 등 그 성격과 요구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주주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이익을 유보해 투자에 나서기를 원하고 행동주의 펀드, 개미 등은 당장에 자사주를 소각하고 많은 배당을 해주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가 어느 한쪽 편을 들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주주가 이사에게 손해배상책임 소송을 제기하고 배임죄로 고발도 가능하다. 또한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이 충돌하면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사가 회사를 위한 결정을 하면 주주에서 소송을 당하고, 주주를 위한 결정을 하면 회사로부터 배임으로 고발을 당할 우려가 있다. 이사가 어떤 경영판단도 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출되면 회사와 계약을 맺고 직무를 수행한다. 보수도 회사로부터 받는다. 회사와의 계약을 맺은 이사는 회사의 대리인으로서 성실하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반면, 주주와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다. 즉 주주와 직접적인 법률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만일 법을 개정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추가되면 기존의 민법, 상법상 대리에 대한 법 원리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 지경에 이를 것이다. 셋째, 글로벌 스탠다드와 맞지 않는다. 미국모범회사법과 영국, 일본, 독일, 캐나다 등 주요국의 회사법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은 회사에 한정된다고 명시했다. 일부에서 美델라웨어주 회사법(제102조(b)(7))이 '이사의 충실의무(Duty of Loyalty)' 대상에 주주가 포함된 근거로 제시하나, 이는 회사 이익이 곧 주주 이익이라는 일반론적 문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결코 이사가 회사 이익과 별개로 주주 이익에 충실해야 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넷째,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밸류업 프로그램과에도 맞지 않는다. 기업밸류업의 기본 원칙은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을 통한 단기적 주가부양 목적이 아니다. 만일 이사의 충실의무가 주주까지 확대되면 행동주의 펀드 등이 단기적 이익 추구를 위해 기업을 괴롭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회사의 이익, 성격이 다른 주주들의 이해를 모두 고려해 경영판단을 해야하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 기업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 없다. 일부 기업의 잘못된 행태가 있다면 그 잘못된 행태에 비례하여 대응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이사의 충실의무라는 우리 회사법의 기본원칙까지 건드리면 우리 회사법 체계가 흔들리고 전체 기업의 경영이 심각하게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이사로 확대하는 정책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유정주

[EE칼럼] 동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노다지인가?

본격적인 여름이다. 최고기온이 섭씨 30도가 넘는다.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로 시작되는 송창식의 노래 '고래 사냥'이 생각난다. 공교롭게도 지난 6월 4일 동해 심해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통해 최대 140억 배럴 석유-가스 자원 부존 가능성 찾았다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였다.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천연가스 존재 가능성을 확인했단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오랜 자원 빈국의 설움을 떨치는 일이다. 동남해안 지역에서는 한국판 중동 꿈꾼단다. 관련 정치권이 더 앞장선다니 걱정이다. 과연 그럴까? 따져보자. 생각해 보면 이번이 대통령 등 고위정치권이 연계된 세 번째 석유발견 선언인 것 같다. 그 첫 번째는 박정희 전(前) 대통령 1976년 연두 기자회견서의 포항 원유발견 발표이었다. 검은 액체 병을 보이면서 우리 미래 희망을 강조하였다. 10월 유신 이후 정치해결 도구인 중앙정보부를 통해 막대한 자금과 보안이 필요한 석유탐사를 비밀리 추진하였다. 각가지 오해는 당연하다. 육지 시추공에 스며든 경유를 원유를 오인해 벌어진 소동이라고도 한다. 기자회견 전에 알고도 발표를 강행했다고도 한다. 정치적 목적이 가미된 포항 육지탐사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90년대 포항 영일만 일대 지역에서 해상석유 시추의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그것이 바로 1998년 7월 탐사 시추에 성공하여 2021년 말까지 우리나라 최초 상업적 가스공급을 가능하게 한 동해 가스전 사업이었다. 2005년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사업에 대한 한국철도공사 참여사업에 대한 두 번째 정치권 개입 논란이다.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의 국내 도입을 위해 북한 경유 방안 일환으로 사할린 유전투자가 내밀하게 검토되었다. 참여정부 시대 남북 화해 열풍과 이념 정치 기조에 비추어 고위층의 정치적 개입 여부는 유추될 수 있다. 계약금(620만달러)을 떼일 위험 논란으로 정치문제가 되었다. 그 후 특검 조사 등을 거쳐 하릴없이 종결되었다. 에너지개발 부문 정치실패일 수 있다. 우리나라 육지와 해저 대부분이 중생대 이전에 형성된 변성암·화산암 지질구조이다. 당연히 신석기 시대에 주로 형성된 화석연료 자원 부존이 거의 없다. 다만 포항·울산 지역 젊은 지층에서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부존 가능성이 있다. 다양한 탐사와 개발 시도가 지속 되었다. 실패가 더 많았다. 유일한 성공사례는 동해 1·2 가스전이다. 2021년 폐쇄할 때까지 17년 동안 약 4500만 배럴의 천연가스를 생산하여 2조6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생산설비 투자비용은 약 1조2000억 원이었으니, 적지 않은 이익을 챙긴 셈이다. 그러나 인위적 투자가 없이도 천문학적 독점적 수익(地代; Rent)이 보장되는 통상적 천연 에너지 개발사업의 특성에 비추어 큰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에게 익숙한 '노다지'라는 말의 어원을 생각하는 것도 흥미롭다. 조선 말기 개화 초기에 외국인들의 주된 관심 투자처는 금(金) 광산이었다. 미국 서부개척의 시발점인 '골드 러시: Gold Rush)'이래 괄목할 단일 금 광산이 평안도 운산(雲山) 등지에서 발견되었다 한다. 이에 투자자인 외국인들이 자연산 황금을 다른 사람들이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로 '노-터치(No Touch)를 연발하였고 이 말이 구전(口傳) 과정에서 “노다지"로 바뀌었단다. '노다지'라는 비속어는 성공 확률이 낮은 자원 개발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과장하는 광산개발자(山師: 야마시)들의 무책임한 행동에서 유발된 것이다. 고위험ㆍ고수익이라는 특성상 석유-가스산업의 투자전략은 장기 수요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 구현이 필수적이다. 기술혁신 효과를 반영한 위험회피 조치도 강구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질학과 자원공학, 그리고 에너지 경제학 간의 과학적 검증의 차이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인간이 활용 가능한 지구 부존량 전체를 칭하는 자원량(Resources)과 그리고 경제성이 있고, 그 부존 상태가 알려진 매장량(Reserves)간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대왕고래 지역은 아직 미발견 상태이지만 이론적 추론이 가능한 가상적/투기적 자원의 범주에 있는 것 같다. 이런 미확인 자원을 시추와 경제성 평가로 매장량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이에 자원량을 결정하는 지질학적 논리를 넘어 경제성 있는 매장량을 구획하는 에너지 경제학 영역으로 승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관련 정부 기관의 정책 영역이다. 무턱대고 시추만 하는 것은 비(非)과학적이다. 최근 우리 정부 및 관련 기관 발표는 실력 부족을 자백하는 수준이다. 언론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런 점에서 실패하면 안 갚아도 되고 성공하면 도리어 갚아야 하는 '성공불(成功拂) 융자'제도 역시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 돈으로 부족한 실력 부족을 메꿀 수는 없다. 고위정치권 관심이 모든 것을 합리화할 수는 더욱 없다. 지금 우리 에너지 자원 개발 주체와 관련 전문가들이 생각해야 할 경구(警句)들이다. 최기련

[기자의 눈] 기후위기와 함께 커지는 정치양극화

정치양극화는 상대방 정치 진영을 악마화하는 데서 확대된다 한다. 기후위기가 정치양극화를 키우기 좋은 소재다. 진보는 보수를 기후위기로 멸종위기인 인류를 방치한다 보고, 보수는 진보를 기후위기에 정신 팔려 경제를 파괴한다고 공격한다. 기후위기로 나타난 정치양극화의 서늘함은 공무원들이 제대로 느끼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 했던 기후에너지 정책이 혹시 정권 교체 이후 문제 되지 않을까 걱정이란다. 윤 정부 지지율은 오를 기미를 안 보이는데 국회를 절반 이상 차지한 야당은 정부를 '기후 범죄자'와 '태양광 살인마'로 보고 있다. 기후에너지 정책은 이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끄네 마네' 하던 '탈원전 감사'와는 규모 자체가 달라졌다. 환경부에서 수립 중인 2035 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모든 기후 관련 정책을 이끄는 상위 정책이다. NDC는 환경부의 탄소배출권, 전기차 충전소 정책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 국토교통부의 제로에너지건축물 제도 등을 수립하는 기반이 된다. 기후에너지 정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보니 공무원들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시민단체가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기후소송은 정부가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소송이다. 기후소송의 목적과 승소 가능성을 떠나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정책은 정치적으로 더 위험하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야심차게 발표한 동해안 석유·가스전 개발사업은 실제 성공 여부를 떠나 정권이 교체되면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캐고 있다며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벌써 야당은 동해안 석유·가스전 개발사업에서 문제점을 찾아내려고 혈안이다. 2035 NDC 또는 원전이나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을 포함하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같이 굵직한 기후에너지 정책도 윤 정부 계획대로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감사'의 희생자가 어디서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사실 윤 정부도 문 정부 때 계획한 NDC와 전기본을 뒤집었다. 태양광 관련 주요 정책을 폐지했고, 국무조정실을 동원해 문 정부에서 추진한 태양광 사업을 전수조사했다. 야당과 재생에너지 업계는 이 일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보수 정부의 등장으로 기후에너지 정책이 바뀔 수 있다 하니 우리나라 일만은 아닌 듯하다. 확실한 건 언론이 기후위기로 나타나는 정치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욱원(비즈월드뉴스 대표이사·향년 59세)씨 별세, 정복순씨 남편상, 김명규·김동규씨 부친상, 김명숙·김욱성(블루관광여행 대표)씨·김명자씨 형제상, 김용운·이내응(전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씨 처남상 = 12일 오후 1시, 빈소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호실(조문은 14일 12시부터 가능), 발인 16일 오전 7시, 장지 함백산추모공원. 02-3410-3151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이슈&인사이트] 집권 후반기 부동산정책 어디로 가나?

“지금 2주택인데 1채를 더 구입하면 이제 세금부담은 크지 않겠죠?" 부동산을 취득할 때는 취득세를 내야 하는데 1주택은 1~3% 세율이지만 2주택은 8%, 3주택부터는 12%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많은 분들이 취득세 중과세율이 완화된 줄 알지만 취득세 중과 완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여전히 중과세율 적용을 받는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여러 부동산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취득세 중과처럼 발표만 하고 국회 문턱에 막혀 처리되지 못한 규제법안들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만 더 커졌다. 지난달 9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부동산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재건축 규제 완화, 징벌적 과세완화, 재건축 시행 사업자와 매수자에 대한 대출완화 등을 제시했다.출범 이후 강조한 규제완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 확인한 것이다.하지만 정부가 하겠다고 해서 규제완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앞서 언급했듯이 주요 부동산규제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22대 국회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가진 야당의 협조가 없다면 규제완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집권 후반기 시장의 기대는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4.10 총선 전까지 꾸준히 회복을 하던 매매상승률은 4.10 총선 이후 회복세가 멈추면서 보합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세상승률은 반대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규제완화 주요법안들이 22대 국회에서도 원만히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 다수의 국민들이 동의를 해주어야 반대하는 야당을 설득하는 명분이 생기는데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법안들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완화는 보합흐름을 유지하는 지금 부동산시장 분위기에서 더욱 어렵다. 정부도 야당설득이 가능한 법안을 선별해 선택과 집중을 할 가능성이 높다. 2+2 계약갱신 관련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공시가격현실화 폐지의 부동산공시법 등 야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것은 피하고 3년 유예로 한숨 돌린 실거주의무 폐지의 주택법이나 주택공급확대를 위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 시행령으로 이미 유명무실해진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소득세법 개정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집값은 전국적으로는 보합세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고 금리인하 기대감 역시 당초 예상보다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2021년까지 급등한 집값인플레이션 거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아 큰 폭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하지만 신생아특례대출로 일부 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을 하고 있으며 공급부족, 전세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 역시 존재하고 있어서 집값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큰 폭으로 하락하지도 않을 것 같다. 미분양이 상대적으로 적고 입주물량도 부족한 서울의 일부단지는 강세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전세는 입주물량이 부족한 서울의 중심으로 강세전환이 되고 있다. 집값 매매수요가 전세로 전환되고 있고 깡통전세, 전세사기 우려로 비 아파트 전세수요까지 아파트 전세시장으로 유입이 되고 있다. 입주물량이라도 충분해야 하는데 2022년부터 PF발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계가 공격적으로 공급물량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주택공급부족은 향후 3-5년간 더 이어질 수도 있다. 전형적인 수요증가, 공급감소의 상승흐름이 형성되었는데 설상가상 2020년 7월 시행한 2+2 계약갱신 만료의 청구서까지 나오면서 전세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270만호 주택공급, 50만호 공공주택 공급 계획도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 역대 어느 정부도 주택공급 계획을 달성하지는 못했으며 현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주택공급의 의지의 표현 정도로 이해를 하면 된다. 그럼에도 집권 후반기 추진하던 공급계획은 계속 진행하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면서 입지가 좋은 3기 신도시 등 뉴:홈 공공분양이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이 되어 저렴한 분양가로 나오는 아파트 청약의 문은 계속 두들겨보기 바란다. 김인만

[EE칼럼] 양수 발전의 재발견: 배터리를 압도하는 경제성·환경·성능 측면

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미국 포틀랜드주립대학 겸임교수 과거에는 양수 발전소의 짝꿍은 원자력 발전소였다. 원자력 발전소는 안정적으로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지만, 출력 조절이 어렵고 빠르게 반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요가 부족한 야간에는 잉여 발전량이 생기기 때문이다. 양수 발전소는 수요가 낮을 때 잉여 전력을 사용해 수량을 높은 곳으로 펌핑하고, 수요가 높을 때 방출하여 터빈을 돌린다. 이를 통해 전력 수요의 변동을 조절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전통적이며 대표적인 유연성 자원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급증하는 재생에너지로 인해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의 필요성이 부각되어 왔다. 원자력과 함께 출력 조절이 어려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피크를 찍는 낮시간에는, LNG와 석탄발전소까지 출력제어를 실시해야 할 정도로 과잉공급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실례로 지난 6년간 양수발전 용량은 큰 변화가 없음에도 주간시간 펌핑기동 횟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봄철 전력수요는 해마다 최저 수치를 갱신하고 있는데 반해, 태양광 설비용량은 금년도 5월말 기준 25.1GW를 기록하며 원자력 수준까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2021년 멕킨지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넷제로에 현재 대비 10배 이상의 장주기 저장장치가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3.1)에 따르면, 국내 재생에너지의 발전비중은 11.4%에서 30.6%로 약 3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나, 에너지스토리지 산업 발전전략('23.10)을 통하여 2036년 기준 26.26GW를 필요량으로 제시함으로써 저장장치의 규모 확대는 이를 훨씬 뛰어 넘어야 함을 예고하고 있다. 즉, 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성으로 인한 전력수급 불안정은 유연성 자원의 압도적인 확보 없이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 들어서 지역적으로 편중된 전력수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송전선로 용량 부족 문제는 지역별 에너지 자립과 분산전원의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은, 그간 많은 정책적 지원을 받아온 ESS로서 배터리에 비해 경시되어 왔던, 전통적이고 물리적 저장장치 로서의 양수발전소를 다시금 돌이켜보게 한다. 양수 발전소는 대규모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다. 수백 메가와트(MW)에서 기가와트(GW)급의 전력을 저장하고 방출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배터리 기술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따라서 대규모 전력 시스템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양수 발전소는 물리적 원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신뢰성이 높다. 배터리는 과열, 화재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대규모 설치 시 안전 관리가 중요하다. 게다가 제조, 사용, 폐기 과정에서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배터리와 달리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 오염 위험이 적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제성 여부도 사실은, 배터리를 압도한다. 양수 발전소는 초기 건설 비용이 높지만,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이 낮고 긴 수명을 갖는다. 스위스 Engeweiher의 1.5메가 발전소는 1907년 가동 개시되어 2052년까지 운전 예정이다. 사실 인프라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발전기만 계속 교체하면 되는 것이다. 반면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과 높은 교체 비용이 있다. 우리가 흔히 2년마다 바꾸는 휴대폰을 생각해보면 된다. 따라서 장기적인 경제성을 고려할 때 양수 발전소가 단연 더 유리하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대한민국은 산지가 많고 고도가 높은 지역이 많아 양수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상하부 저수지 설치에 유리한 곳이 많다는 것이다. 즉 지형적 고저차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물을 저장하고 방출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환경영향평가 기준에만 부합할 경우, 예산만 확보되면 바로 착공할 수 있는 후보지가 여럿 존재하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양수발전을 심지어 송배전 설비로 분류하여 자체적인 경제성조차 따지지 않고 있다. 전세계 신규 양수 발전시설의 80%가 중국 내 발주량이다. 이것이 중국으로 하여금 급격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을 가능케 한 배경으로 추정된다. 뜬구름 잡는 재생에너지 목표량을 두고 정쟁을 할 시간에, 정작 서둘러야 할 것은 따로 있어 보인다. 유종민

[이슈&인사이트] 내수진작을 위한 카드수수료 제도 개편 필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G20의 경제성장률 3.1%에 못 미치는 수치이다. 우리의 낮은 경제성장률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의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 둔화가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고물가로 인해 가계의 지갑 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출금리 상승에 기인한 이자 비용 증가로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한 상황에서 후불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는 매우 요긴한 결제수단이다. 또한, 신용카드는 할부결제를 통한 소비의 시차배분(intertemporal substitution)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 효용을 높인다. 신용카드는 잠재소비를 유효소비로 전환시켜, 소비와 기업생산의 증가도 가져온다. 그런데, 최근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보다 카드론·현금서비스와 같은 현금성 대출업의 비중을 늘려왔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높은 기대수익이 가능한 현금성 대출업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금리 여파로 최근 카드론·현금서비스의 부실률이 상승세이다. 최근 일시불·할부거래의 고정이하여신(non-performing loan: NPL)비율은 0.4~0.8%에 머무르고 있지만, 카드론·현금서비스의 NPL 비율은 2.2~2.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일부 카드사는 일시불·할부거래 위주의 신용판매업 비중을 확대 중이지만, 신용판매 수익률이 높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최근 카드사들의 카드채 발행을 통한 조달비용은 평균 3.8%이다. 하지만, 신용판매 수익률(가맹점 수수료 수익 ÷ 카드이용실적 × 100)은 0.5%에 머물고 있다. 높은 조달비용을 감안시, 신용판매업 비중을 높일 경우 오히려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는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주력하며, 신용판매업의 비중을 축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1.3%에 달하던 신용판매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것은 적격비용 제도의 도입과 무관치 않다. 적격비용은 신용카드 가맹점이 합당하게 부담하는 비용으로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3년마다 이를 산출한다. 적격비용에는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VAN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이 포함되고, 카드사 마진율이 반영되어 가맹점 수수료율(카드수수료율)이 결정된다. 소상공인이 경영하는 가맹점 수수료율의 합리적 산정을 위해 도입된 동 제도는 지난 12년간 한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 오히려 수수료율이 꾸준히 내려 현재 평균 2% 수준이다. 하지만, 우대수수료율은 더욱 낮아졌다. 연매출액 30억원 이하까지 확대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1.5%, 연매출액 3억원 이하의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0.5%이다. 전체 가맹점 중에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비중은 무려 96%에 달한다. 적격비용 제도는 우대수수료율 제도로 혜택받는 비율이 96%라는 비정상적 구조를 가져왔고, 이로 인해 신용판매 수익률이 크게 줄어든 카드사들은 고위험 사업인 대출성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고금리 여파로 인한 카드사의 조달비용 증가, 대출채권 부실로 인한 대손 발생 등 위험관리비용 증가로 인해 소비자에 대한 할인·캐시백 등 부가혜택도 크게 줄고 있다. 무이자 할부거래 축소와 함께 소비자에 대한 각종 부가 혜택 감소는 카드이용 증가율의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카드이용실적(결제+대출)은 전년동기대비 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2022년중 카드매출성장률인 12.2%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민간소비세 둔화가 카드이용 증가율 둔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결국, 내수진작을 위해서라도 소비자의 주요 결제수단인 신용카드의 신용판매기능이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 신용판매 수익률이 시장 상황에 부합한 정상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어야 소비자에 대한 각종 부가혜택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소상공인의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가맹점 수수료율의 지나친 상승은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가 개입하는 적격비용 제도의 폐지를 신중히 검토하고, 새로운 대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 신용카드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카드의무수납제'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영업 자율성을 저해한다. 소액결제에도 불구하고, 카드수수료 발생은 가맹점의 수익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결제액에 한해 신용카드 수납을 의무화하는 '부분적 의무수납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아울러, 신용카드 회원의 연회비율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동시켜 가맹점 수수료율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 1인 1개 카드로 모든 가맹점에서 후불 결제가 가능한 카드회원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에 카드사는 연회비 인상에 신중할 것이고,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동시킬 경우 정부개입 없이도 안정된 수준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이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정부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직접 결정하는 시장 개입에서 벗어나 최대 27%까지 상승한 배달앱의 중개수수료율 인하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때이다. 서지용

[EE칼럼]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한-아프리카 협력의 중요성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기후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로, 특히 농업 분야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진다. 온도 상승이나 강수 패턴의 변화, 기상 이변 등은 농업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구 온난화가 농업 생산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구의 온도 상승이 2100년까지 1.6℃ 상승 수준에 머문다고 하여도 현재 농지의 8%는 경작에 적합하지 않게 되리라고 예측한 바 있다. IPCC는 '2022년 기후변화 보고서: 영향, 적응 및 취약성'에서 “기후변화가 이미 식량안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200개 가까운 나라 중에 한국은 매우 부유한 그룹에 속하지만 식량안보 상황은 녹록치 않다. 1970년에 79.5%였던 한국의 식량자급률(칼로리 기준)은 2022년에 32%까지 떨어졌다. 자급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식량안보 지수(GFSI: Global Food Security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 100점 만점에 70.2점을 받아 39위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에 21위였던 것에 비해서도 17 계단 하락한 것이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미 한국이 2050년 전에 식량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의 식량 공급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큰 만큼, 기후변화로 인한 전 지구적인 식량 생산성 감소는 한국의 식량 안보와도 연결되는 사안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부가 아프리카 국가들과 농업 부문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5일 열린 '한-아프리카 농업 컨퍼런스'에서는 고품종 벼 종자를 제공하는 K-라이스벨트에 더해 식량 원조나 농업 기술 협력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K-라이스벨트 사업은 기존 참여국인 가나, 감비아 등 10개국에 더해 이번에 마다가스카르, 말라위, 앙골라, 짐바브웨가 합류하게 되어 총 14개국으로 확대되었으며, 나이지리아 같은 국가들도 사업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구 육지 면적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에는 총 54개의 나라와 14억이 넘는 인구가 있다. 더군다나 아프리카 인구의 60% 이상은 25세의 청년이 차지하고 있어 '젊은 대륙'으로 불린다. 2050년 즈음엔 전 세계 젊은 층 인구 3명 중 1명은 아프리카인이라는 전망치도 나올 정도다. 그런데 지난 해 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아프리카 연합 위원회(AUC: African Union Commission), 유엔 아프리카 경제위원회(ECA: UN Economic Commission for Africa),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me)이 발표한 '아프리카 지역 식량안보 및 영양 개요 - 통계 및 동향 2023'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전례 없는 식량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아프리카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2억 8,200만 명가량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5,700만 명이나 증가한 수치라고 전해진다. 아프리카는 유엔이 내건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의 식량안보 및 영양 목표는 물론, 2025년까지 기아와 모든 형태의 영양실조를 종식시키겠다는 목표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이런 아프리카 대륙의 식량안보의 개선에 한국과의 농업 협력이 기여할 수 있다면 이는 결국 한국에게도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아프리카 대륙의 식량안보는 한국의 식량안보와도 연결되어 있다. 아프리카는 한국에 코코아, 커피, 기타 농산물 등의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는데, 기후변화나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인해 아프리카의 농산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한국에서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프리카 농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두 지역의 생산성과 식량안보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리라 기대된다. 식량안보는 전반적인 글로벌 보건안보와도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영양실조는 질병의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고, 특정 지역에서 보건안보의 위협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보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전 세계가 통감한 부분이다. 식량안보는 글로벌 정세와도 관련이 있다. 식량 부족으로 인한 특정 지역의 불안정은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지정학적 내지 경제사회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량 부족으로 아프리카 정세가 불안정해 지면 이는 분쟁과 대량 이주로 이어져 주변 대륙에도 안보 불안을 초래하거나 사회경제적인 리스크를 키울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식량안보는 기후변화, 무역 관계, 투자, 글로벌 시장 역학 관계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식량안보와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한국이 아프리카와의 농업 협력을 촉진하고 식량안보를 지원함으로써 이 지역의 안정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돕는다면 이는 결국 한국의 식량안보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임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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