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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야 정쟁 속 출구 안보이는 22대 국회…이제는 타협할 때

22대 국회가 시작하자마자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공전하면서 야당만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수행하는 '반쪽 국회'가 3주 째 이어지고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의석 수를 앞세워 국회를 장악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에 이어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특별위원회를 가동하며 국회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하고 나섰다. 시작부터 여야 사이 협상과 타협이 아예 실종되면서 22대 국회의 앞날은 21대 국회보다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확보하면서 입법 폭주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은 벌써부터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방송3법 등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던 법안을 재발의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비한 '거부권 거부법'까지 발의한 상태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 재발의한 쟁점 법안들이 처리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다면 브레이크를 걸 수 있었던 합법적인 장치들이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이런 형국이라면 민주당의 입법 독주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무한 반복될 소지가 다분하다. 민주당은 입법 폭주에 대한 역풍이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도 '총선 민의'를 내세우며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 남아있는 7개 몫의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할 분위기다. 여야의 이러한 극단 대치가 이어지면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민생 법안도 통과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21대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고준위방사선폐기물법, 반도체법(K칩스법), 모성보호 3법 등은 아직까지 뒷전이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피로감은 길어지고 있다. 다수결을 밀어붙이며 입법 독주를 하고 있는 야당이나, 국회 활동을 하지 않고 입법권이 없는 특위에서 민생을 챙기겠다고 하는 여당이나 국민들 눈에는 국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여야의 고집이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면 서로가 공멸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뿐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이상호 칼럼] 북한 오물 풍선은 한국에 대한 생화학 무기 공격

북한은 지난 5월 28일과 6월 1일 그리고 6월 8일 등 총 3회에 걸쳐 한국 전역에 오물 풍선 폭탄을 뿌렸다. 이 풍선 폭탄의 내용물은 폐전선, 거름, 쓰레기(폐지, 담배꽁초), 분뇨, 중국산 폐건전지 등이었다. 말이 오물 폭탄이지 사실 똥과 잡쓰레기를 섞은 혐오 물질을 한국 전역에 무차별 살포한 것이다. 이들 오물 풍선이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나 각종 맹독성 물질에 오염된 쓰레기로 채워졌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그랬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만약 북한이 쓰레기로 위장한 생물·화학 물질을 한국 민간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살포했다면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이다. 비록 쓰레기 풍선으로 위장했지만, 이는 한국에 대한 명백한 생물·화학 무기 공격과 다름없다.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 능력 대응에 주력해 왔다. 북한의 한국에 대한 핵 위협은 이미 실현되었고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지속하며 한국과 우방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오물 풍선 공격은 한국이 미처 예상치 못했던 방법으로 핵 위협과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도전이다. 오물 풍선 폭탄은 한국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도발이기 때문에 한국의 군사적 보복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전쟁을 시작한다면 당장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봐야 한다. 반면 한국군의 방어 능력을 빠르게 파괴하고 역공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군 전력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생화학 무기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북한은 미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대규모의 화학 무기를 보유한 세계 3위 국가이며 살상력이 강력한 신경 작용제인 VX를 포함하여 최소한 2,500~5,000톤의 화학 무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보유한 대부분의 대구경 대포나 로켓, 미사일에 화학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북한의 화학 무기 공격 대상은 주로 한국군 공군이나 해군 기지 등 북한의 제한된 재래식 전력으로 큰 피해를 주기 어려운 대형 기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반대로 생물학 무기 공격은 한국 민간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화학 무기는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군사 목표 공격에 유용하지만, 생물학 무기는 사용 후 효과 발생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민간 대상 용도로 효용이 더 높다. 특히 생물학 무기 공격으로 민간에 전염병이 발생하면 전 국민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한국 국민의 저항 의지에 심각한 심리적 타격을 초래할 수 있다. 과거 코로나바이러스 때 공포보다 1,000배, 10,000배는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사실 이번의 북한 오물 폭탄 공격은 현실감이 결여된 엉뚱한 발상이며 유아적인 행동이다. 일부 소식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오물 풍선 공격 소식을 알고 있고 이를 창피하게 여긴다고 한다. 이번 공격이 최근 북한 군대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사고 때문에 불만이 고조된 군의 관심을 한국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런 북한의 유치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엄중하다. 북한이 한국을 “적대적 교전국"이라고 지칭한 이후 각종 도발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미국 전쟁연구소(ISW)가 실시한 워게임 결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 전에 “한일 등 주변국이 대만 이슈에 신경 쓰지 못하도록 북한의 핵실험 및 국지 도발 등을 유도할 수 있다"라는 분석이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기 전에 북한이 한국을 먼저 공격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평가다.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력'은 북한의 한국에 대한 핵 공격에 유효하다. 그러나 북한이 핵과 동일한 살상력을 가진 '대량살상무기'이지만 생화학 무기 공격을 감행할 경우 한미연합군이 핵 보복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오물 풍선 공격은 개전 초기 북한이 빠른 보복을 초래할 수 있는 핵 공격은 자제하지만, 이에 못지않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생화학 공격을 현실적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 봐야 한다. 대만 문제와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따른 환경 변화로 최근 북한의 핵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잠재적 핵 능력 확보 또는 핵 독자 보유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언젠가는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핵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현재의 핵 보유 논란 와중에 오히려 전방위로 진화하고 있는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은 부족하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면 핵보다는 생물·화학 무기, 미사일과 로켓, 사이버 공격 등 각종 비대칭적 수단을 우선 동원할 것이고 이 중 생화학 공격은 핵 공격 못지않게 한국에 파멸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가공할 무기이다. 한국이 각고의 노력으로 핵 억제력을 확보하더라도 북한의 생화학 공격을 과연 핵무기로 억제 가능한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상호

[EE칼럼] 전기본 실무안은 왜 공개했을까?

산업통상자원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일색이다. 물론 원자력을 늘렸다는 생색내기도 포함되어 있다. 생색내기라고 폄하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재생에너지를 97 기가와트(GW) 늘리고 신규원전은 4.9 GW를 늘린다. 1/20 수준이다. 또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했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신규원전 건설이 아니라 계속운전을 통해서 가동원전 기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전부품 생태계가 살아나기 어렵다. 그러려고 산업부는 생태계 살리기에 여러 가지 지원을 했던 모양이다. 신규원전 건설을 하면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살아날 것인데 말이다. 2038년 전력수요를 적게 예측함으로써 원전 비중이 30%를 초과하도록 통계 수치를 만들어낸 느낌도 든다. 앞으로 탄소중립을 한다면 화력연료를 사용하던 것이 전력수요로 바뀔 것이다. 또 수소나 암모니아를 생산하는데에도 전기가 필요할 것이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앞으로 전력수요가 폭증할 일은 차고 넘친다. 그런데 전력수요예측은 지난 전기본의 예측방식의 연장선에 있을 뿐이다. 이런 전기본의 문제는 무엇일까? 첫째 한전의 적자는 해결될 길이 보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라는 값비싼 전원을 그렇게 늘려서는 답이 없다. 연료비 때문에 적자라는 것은 핑계다. 세계정세는 언제나 변화하고 연료비가 올라갈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가격을 유지하려고 만드는 것이 에너지정책인데 에너지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료비와 전기요금이 연동된다면 그건 정책을 잘못 수립한 것이다. 둘째, 한전의 적자는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못하게 할 것이다. 지금도 발전소가 있어도 전력망이 없어서 세워두는 발전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전력망 투자는 적극적이지 않다. 돈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전력망은 더 많은 재원을 요구한다. 전력망을 연결하는 것 뿐만 아니라 들쭉날쭉 생산되는 전력을 안정화하는데도 별도의 돈이 들어가야 한다. 셋째 가장 큰 문제는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수급계획은 이른바 수요를 공급하는 계획이다. 그런데 공급계획이 너무나 부실하다. 지난 전기본에서도 재생에너지는 늘릴 용량만 잡아놨지 사업자나 부지가 결정되지 않았다. 다른 발전소는 '영흥1,2호기' 이런 식으로 사업자와 부지가 결정되어야 전기본상의 공급원이 된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는 '신재생 250메가와트' 이런 식으로 용량만 잡아놓은 것이다. 산업부가 편의대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전기본은 '비구속적 행정계획'이다. 즉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발전소도 지어도 되고 포함된 발전소도 짓지 않아도 된다. 물론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앞의 말과는 상충되는 주장도 한다. 아무튼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이 사업자에게는 임의대로 하면 되겠지만 전력수급에에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사업 주체와 부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목표만 제시된 것을 전기본의 공급계획이라고 한다면 불안한 공급계획이다. 언제든 지켜지지 않을 수 있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작을 때는 이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젠 문제가 될 것이다. 조만간 산업부는 전기절약운동을 애국적으로(!) 펼칠 것이다. 책임을 지는 대신 에너지 절약이니 뭐니 하면서 전력수급의 실패를 덮고 넘어가려고 할 것이다. 넷째, 전기본에서 펑크가 나면 LNG(액화천연가스)가 그 공백을 메우게 될 것이다. 급히 LNG발전소를 건설해서 펑크를 메우다보면 우리나라에는 전력요금이 비싼 발전소가 늘어난다. 산업부의 낙하산 자리도 덤으로 늘어날 것이다. 다섯째, 산업부는 기막힌 행정적 스킬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전기본을 확정하기 전에 몇가지 절차가 남아있다. 제8차 전기본의 경우에는 12월 27일 국회보고, 28일 공청회, 29일 오전에 전력정책심의회를 통과 시켰다. 제9차의 경우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국회보고 26일 공청회 그리고 그 다음 근무일에 통과시켰다. 행정절차를 적법하게 거쳤지만 법의 취지는 모두 우회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산업부가 전에도 전기본 실무안을 공개한 적이 있는지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에 왜 실무안을 공개했을까? 소위 '간보기'를 하려는 것일 것이다. 국회보고, 공청회도 있는데 왜 간보기를 했어야 했나? 도모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꺼림직한 일일 것이다. 정범진

[기자의 눈]발전 없는 수해 예방,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한해의 절반이 지난 시점인 지금, 올해도 장마철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다. 기상학에서 장마는 여름철 정체전선이 일정 기간 동안 머물면서 내리는 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장마철 강수량은 우리나라 연 강수량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상기후로 인해 장마철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난해 전국 평균 장마 강수량은 660.2㎜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3번째로 많았다. 특히 남부지방 평균은 712.3㎜에 달해 51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특정한 시점에 일부 장소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는 집중호우도 잦아지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름철 시간당 30㎜ 이상 집중호우 빈도는 최근 20년 사이 이전에 비해 20%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장마 강수량은 역대 3위에 오를 정도로 많았지만, 장마철 중 실제 비가 내린 날은 22.1일로 10위에 불과했다. 이는 집중호우가 심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장마강수량을 강수일로 나눈 값은 30.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집중호우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수해 대책은 몇 년 전부터 발전이 없어 피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7월, 충북 청주시 오송읍 한 지하차도에서는 부실하게 쌓아놓은 임시 제방이 폭우에 유실되면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022년 8월에는 서울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안타까운 침수사고가 발생하며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매년 장마철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와 서울시의 수해 대책에는 발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매입임대주택 및 침수방지시설 설치를 통해 장마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제 공급·설치된 주택수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서울 내 침수 우려 주택 물막이판 설치 비율 또한 여전히 60.4%에 그치고 있다. 서울시도 2022년 말부터 지상층으로 이주하는 반지하 가구에 최장 2년간 월 20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실효성이 없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현실적이지 못한 수해 대책이 계속된다면 다가오는 장마철에도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 뻔하다. 장마철이 오기 전 짧은 기간 동안 인명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장마철에는 예년보다 더 많은 비가 예상되고 있다. 부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 정부가 실효성 있는 수해 대책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해주길 바라본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신율의 정치 칼럼]한동훈이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하는 이유

“(어대한) 그것은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다)." '찐윤' 이철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친윤 진영이 그만큼 한동훈 전 위원장을 견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런 이철규 의원의 언급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용어는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 현재 여론조사에서 증명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6월 14일과 15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선호도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29%, 한동훈 전 위원장이 27%, 안철수 의원이 10%, 나경원 의원이 9%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만으로 좁혀 지지율을 살펴보면, 한동훈 전 위원장이 59%로 압도적인 1위였다. 상황이 이러니, '어대한'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 해당 용어를 두고 '모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오히려 여론을 무시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둔 인물일수록 전체 국민 여론에서는 유리한 입지를 점한다는 점이다. '반윤 이미지'가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됐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이철규 의원은 본의 아니게 한동훈 전 위원장을 돕고 있는 셈이 된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어대한'이든 아니든, 한동훈 전 위원장 본인의 출마 결심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그다지 합리적인 선택은 아닐 수 있다. '이미지'도 소모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총선 기간 내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될 경우, 또다시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에 이미지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일단 출마하지 않는 것이 본인을 위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는 이런 일반적인 경우를 따라 하지 말아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한 전 위원장이 검사 출신이라는데 있다. 만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다면, 검사 출신이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아직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자체 여론조사(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6%였다. 검사 출신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렇게 낮으면, 한 전 위원장에게 검사 출신이라는 것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은 '검사 출신'이라는 '약점'에서 벗어날 시간이 필요하다. 즉, 대중에게 '정치인 한동훈'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기간 정치인으로 노출된 검사 출신 인사들을 두고, '검사 출신'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정치권에서도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해 유상범 의원 등이 검사 출신인데, 이들을 '검사 출신'이라고 의식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한 전 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만일 본인이 '큰 꿈'을 가지고 있다면, 당내에서 '자신의 뿌리'를 좀 더 튼튼히 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번 공천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했으니, '친한계'가 당내에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정치판을 보면, 공천 때 신세진 것을 기억하는 정치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속성을 생각한다면, 이들 정치인들이 한 전 위원장을 필요로 하게끔 뭔가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야만, 당내 뿌리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를 위해서도 이번 전당대회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특정 인사가 당권에 도전하는 것을 두고,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에 달려있다. 한 전 위원장의 판단이 어떨지 지켜볼 일이다. 신율

[EE칼럼] 기후위기 대응의 콘트롤타워가 절실하다

백년만의 폭염, 기상관측 사상 최대의 홍수, 가뭄 등 연일 뉴스에서는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연 재해에 대해 심각하게 보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은 기후변화때문이라고 말하고, 우리가 기후변화를 막지못한다면 21세기 인류의 생존이 위협된다고 한다. 이러한 글로벌 기후위기 문제는 190개국가 이상이 참여하는 역사상 최대의 국제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을 이끌어냈다. 전 세계는 이미 10년전 지구 온도상승을 산업혁명이전 1.5℃ 이내로 막아야 한다는 합의를 했지만, 이미 올해 1.5℃ 이상 상승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우리의 대응 속도보다 앞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내일이 오늘보다 가옥하게 우리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기후변화는 당장 우리의 먹거리에서부터 사회 및 경제, 보건, 안보 등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2022년 개최된 세계 경제분야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에서는 향후 10년간 가장 큰 10대 경제리스크 중 1위를 기후변화 대응실패로 꼽았으며, 10대 리스크 중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가 5개를 차지할 정도로 기후변화를 현존하는 경제분야의 가장 큰 리스크로 평가하였다. 유럽연합 등은 배출권거래제, 탄소세 등을 통해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넘어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을 통해 국가간 무역부문의 저탄소제품 규제를 시작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IPCC)에서 발간한 6차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대비 54% 이상 증가하였다고 한다. 또한, 2050년 지구 평균 기온은 2.8도 상승 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그로인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최대 33억 명 가량이 홍수와 식량·수자원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21세기 전 세계 최대의 아젠다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은 이산화탄소 배출하는 국가이며, 글로벌 평균 온도 상승폭 대비 1.5배 이상 빠르게 온도가 상승하고 있는 기후위기의 중심에 있는 국가이다. 이에 따라 2050년 탄소중립의 목표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40%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국제사회에 발표하였다. 또한,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배출권거래제, 목표관리제 등 다수의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21세기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안정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가장 핵심 아젠다 임에 틀림없다. 이에 영국 등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국가의 기후위기 정책을 담당하는 콘트롤타워 조직을 구축하였다. 이러한 콘트롤타워는 강력한 권한과 예산을 기반으로 국가 전체적인 기후변화 현상을 모니터링하고, 정책간의 상호연계성을 고려한 사회 전 분야의 대응 체계와 성과를 종합점검함과 더불어 일원화된 대응체계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또한 부처별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때 사전에 해당 사업이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의 긍정성과 적절성을 콘트롤타워에게 검토를 받게함으로서 국가 사업의 기후위기 이슈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통력직속의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구축되어 과거 어느때보다 활발하게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국가 전반의 기후위기 대응 계획을 심의하는 역할로서 국가 전체를 고려한 최적화된 정책을 개발하고, 이행하기 위한 행정적 조직으로의 한계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모든 부처가 공동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한다고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기후변화는 모든 정부조직의 최우선 아젠다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부처별 철학에 따라 누군가는 “성장"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규제"를 이야하기 하는 정책적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행정적 예산 낭비와 정책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기후위기에 대한 범국민적 집중도가 낮아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기후위기는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전세계의 지속가능성에 중요한 이슈임에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국가 전반의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책을 일원화하여 총괄 추진 할 수 있는 강력한 행정조직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기후 관련 전문가 들은 십여년전부터 기후변화 전담 부처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매번 타 이슈에 밀려 실현되지 못한 경험이 있다. 이에 더는 늦춰서는 안된다. 기후 위기는 모든 국민의 안전과 생명 그리고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감내 할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올 것임에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기후위기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정부의 일원화된 대응체계 구축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기후위기를 알리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저탄소사회로의 전환 체계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이충국

[김상호 칼럼] 하남 자부심, 구술채록집 ‘기억, 역사’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6월13일 하남시 미사도서관 4층 미사홀에서 2024년 제4회 하남기록단 아카이브(저장소)- 호국영웅 및 가족 구술채록집 출판기념회가 진행됐습니다. 하남시와 시민은 2021년부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32만 시민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구술채록집을 발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록으로 남길 때, 그 이야기는 오래 기억돼 후대에 이어지고, 결국 역사가 될 것이란 믿음 때문입니다. 이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2020년 6.25 참전용사단체와 간담회 중 “16살 중학생으로 강원도 학도병으로 6.25 전쟁에 스스로 참전했다"고 하신 하남시 보훈영웅 김기엽 여사님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입니다. “무엇이 16살 소녀를 참전하게 했을까? 한 개인의 경험으로 남겨두기에는 너무 소중한 삶의 기록, 격동의 시대 그와 함께했던 가족과 이웃의 아픔이 담겨있구나! 이분들이 우리 곁을 떠나시기 전에 구술채록을 통해 책으로 만들어, 하남시민과 함께하도록 지혜를 모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지역 향토역사와 소원해질 수 있는 청소년, 미래세대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역사를 함께 기억하고, 스스로 잇도록 공감하자는 의지와 뜻도 구술채록집 발간에 주요 배경이 되었습니다. 2020년 차미화 전 도서관장님과 공직자들과 상의한 뒤 시민 구술채록단을 공개모집하고 전문가를 모셔 구술채록(口述採錄, Oral History)을 위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초대 구술기록가인 김보람, 이덕주, 표창진, 이현오, 이혜민, 기윤덕, 김미혜, 장후남, 고순례, 권오주, 박성옥, 김미현, 안경희, 이태영, 임효진 등 열 다섯 분 열정을 지금도 또렷이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사진촬영 봉사를 맟아준 라미현 작가님은 2017년부터 미국-영국 등 참전국을 방문해 지금까지 1700명 참전용사를 기록했습니다. 구술채록으로, 사진촬영으로 호국-보훈 영웅들 희생을 기록으로 남겨주셨습니다. 2021년 첫 구술채록집 는 6.25 참전용사 열 분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독립유공자 후손 등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호국영웅들 역사도 포함돼 계속 발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가 주관하는 '보훈 컨텐츠 발굴' 모범사례로 선정된, 이 민-관 협치사업은 하남시 9개 보훈단체(6.25참전유공자회, 무공수훈자회, 고엽제전우회, 월남전참전자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어머니회, 전몰군경유족회, 광복회, 특수임무유공자회)와 구술채록을 담당하는 시민과 공직자가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출판기념행사는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구술채록은 시민이 직접 용사들을 찾아뵙고 경청하며 기록합니다. 둘째, 호국과 보훈 역사현장 전시회에 하남청소년 대표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구술채록 결과물은 미사도서관 2층 향토기록관에 영원히 보관된다는 점이 마지막입니다. 설령 구술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됩니다. 도서관에서 교육받은 시민 구술채록단원들이 보배 같은 시민역사를 한 땀 한 땀 엮어내는 '기억으로 쓰는 역사'는 평범한 하남시민이 만들어내는 지역기록물이라 우리 하남역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구술채록집이 하남 독립운동과 보훈 역사 기록에 이어 민주화시대 역사도 시민과 함께 기억-기록-교육하도록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직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의 억울한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특검법을 통해 진실이 규명되기를 간정히 소망합니다.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곧 도시 자부심이 됩니다!" 김상호 전 하남시장 kkjoo0912@ekn.kr

[기자의 눈] 밸류업 시대, 상장사 소통 개선은 언제

언론은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통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기자들은 다양한 관계자에 대한 취재를 통해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보도를 하려고 각자 노력하고 있다. 단 취재 대상에 대해 입장을 들어보려 해도 연락이 거부되거나 아예 창구가 존재하질 않는 경우가 많다. 정치·사회 등 다른 분야에서도 비일비재하겠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중소~중견 규모 상장사들이 그렇다. 이 일부 상장사들은 공시에 표시된 IR 담당자 내선 번호로 전화해도 연락이 닿질 않는다. 닿더라도 담당 임원이 아닌 다른 직원이 받아 나중에 회신하겠다는 식으로 답변하곤 한다. 이때 회신이 오는 경우는 체감상 10% 정도에 그친다. 마감 시간도 있고, 답변이 올 때까지 마냥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럴 땐 당사자 멘트 없이 기사를 내기 마련이다. 어찌 보면 취재 과정에서 마찰을 빚거나 기사 방향을 굳이 수정할 필요가 없으니 편하다고 볼 수 있지만, 기자로서는 마음 한구석에 찜찜함이 떠나지 않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기사가 나가고 나서 웬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올 때다. 그렇게 찾을 때는 연락도 되질 않다가, 기자가 잘 몰라 틀린 부분이 있거나 마음에 안 드는 방향으로 기사가 나가면 부랴부랴 전화가 와서 수정 요청을 하는 것이다. 기자 입장에서는 이미 나간 기사를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고, 마감 때문에 바쁜데 데스크에 경위를 보고해야 하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기자 입장에서야 이렇지만, 해당 상장사에 자기 돈 걸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더욱 속을 썩이고 있을 것이다. 악재일 것 같은 공시나 보도가 나왔는데 회사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연락을 하려고 해도 마땅한 창구가 없거나 별다른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취재를 진행한 한 상장사 소액주주의 경우는 IR 담당자로부터 진상 고객 취급을 받고 답변을 거부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중소~중견 규모 상장사는 비용 문제가 있어 따로 IR 대행사를 두거나, 내부 경영지원실에서 언론 대응 업무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홍보팀이 있더라도 한두 명에 그친다. 이들의 업무가 언론 혹은 주주 대응에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바쁜 사정이 있는 것은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 홍보 부분에 조금만 더 투자해 주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 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최근 진행되는 밸류업 프로그램도 수십년간 관습처럼 굳어진 개인 주주에 대한 차별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있는 만큼, 지금부터 주주에 대한 소통 노력이 향후 상장사의 주가 향방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EE칼럼] 재난의 경제학

벌써부터 폭염이다. 2018년인가? 한국은 사상 최악의 폭염을 경험한바 있는데 약 160명 정도의 인명 손실이 있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은 2003년에 유럽에서 발생한 것으로 사망자만 5만에서 7 만명이라고 한다. 올해 태국이나 인도는 체감온도가 50도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일이 국내ㅔ외적으로 발생한다는 게 문제다. 최근 모 경제지를 보면 섭씨 1도 오르면 세계 GDP가 최대 12%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고 한다. 하바드 대학과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가 참여하여 전미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인데 “가후변화 거시경제 영향"이라는 논문이다. 기존 분석과 다른 점은 전 지구를 대상으로 120년 동안 173개국에서 나타난 온도와 풍속 및 강수 등의 종합적인 데이터를 근거하여 지구온도가 1도 상승하면 영향은 6년 뒤에 나타나고 이런 현상이 10년이상 지속된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에는 1 - 3 퍼센트 정도 총생산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는데 6배나 많으니 충격적이다. 미국 델라웨어 대학은 23년에만 세계 GDP의 1.8%가 감소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동남아 지역은 무려 14.1%, 남아프리카도 11.2% 감소했다는 것이다. 많은 기관에서 기상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발표하고 있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하다. 뉴질랜드 은행과 빅토리아대의 세계 재난통계를 보면 2000년부터 2019년 의 20년 동안 피해액은 연간 192조 5,600억 원이고 총액은 3,860조원 정도이며 피해자는 12억명 정도라는 것이다. 이를 시간당 피해액으로 보면 무려 215억원이다. 세계기상기구는 1970년대 이후 피해액이 7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유엔 재난위험경감국은 2030년까지 3700 만명에서 최대 1억700만명이 극심한 빈곤에 처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최대 재보험사인 스위스 재보험사 의 23년 보고서를 보면 자연재해 피해 보상에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액수는 총 1,080억 달러인데 이는 최근 5년 평균(2018 - 2022년)인 1,050억 달러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액이 장기적으로 5내지 7퍼센트 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니 재난에 대한 대비가 실로 중요한 문제다. 이런 이유로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상에서 2022년 두바이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에 유래없이 빠른 속도로 합의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 일단 합의한 것은 약 1조 정도 기금을 만들고 추후에 더 햡상힐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독일, 아랍에미레이트는 1300억, 영국 985억, 미국 230억, 일본 130억 지불을 약속했으나 한국의 지원은 아직 없다. 한편 경제학자들의 관심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물가 당국은 기후변화로 인해서 가격변동이 높아지고, 생산성이나 고용에도 영향을 주어 결국 물가안정에 악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금리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고있다. 모건 스탠리는 질병발생 증가, 자연재해 증가 등이 노동력과 자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세계경제의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후변화를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본다. 이제 기후변화 문제를 보는 시각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자연현상의 변화만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경제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흔히 들어왔던 지구의 역습이니 기후의 역습이니 정도에서 멈출 것이 아니다. 인류에 대한 절체 절명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인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헤서 생산하고 친환경 기업경영하고 에너지 전환한다고 해도 재난은 단 한번으로 많은 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경험을 우리는무수히 많이 보아왔다. 그러니 사회의 모든 주체들은 경각심을 갖고 조속히 모든 노력을 다하여 기후변화를 바꾸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김정인

[이슈&인사이트] 저출산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지난해 정부는 다자녀 기준을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다자녀 가정이 되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마트에서도 “다둥이" 가정은 물건을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일부 주차장에는 다자녀 가정을 위한 전용 주차구역도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배려는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이는 저출산 문제가 더 이상 막연한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신속히 대응해야 할 위기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실제로 유로지역이 2008년 이후 고작 6% 성장에 그친 이유가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고령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제성장이론에서도 저출산은 경제성장 동력을 파괴하는 무서운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다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적 노력이 주로 경제적 측면에 치우쳐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옛날에는 “아이들은 알아서 큰다"라는 말들을 자주 하였지만, 사실 아이들은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 예전에 아이들이 알아서 컸던 이유는 농경사회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 동네가 커뮤니티를 이루고 아이들은 이 집 저 집을 드나들며 어울렸다. 형제자매가 많아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돌보는 상황도 흔했다. 그래서 부모가 하루종일 논밭에서 일이 바빠도 누군가는 항상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정말 아이들이 알아서 클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출산을 했다면 그러한 기대는 재앙으로 변할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맞벌이 가정의 자녀가 유행성 독감에라도 걸렸다면, 자녀를 돌봐줄 사람부터 급히 찾아야 한다. 가까운 곳에 형제자매가 있더라도 그곳 역시 맞벌이 가정이라면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멀리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을 모셔올 수 있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물론 부모 중 한 명이 급히 휴가를 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것도 빈번하다면 쉬운 일이 아니다. 한편, 부모 중 한 명이 지속적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다고 해도,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매일 자녀를 돌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다섯, 여섯 명씩 길러낸 어머니도 있는데 달랑 한 명 키우는 게 뭐가 힘드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는 현재의 육아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실제로 커뮤니티가 잘 조성된 농촌 동네에서 여러 명의 아이를 키우는 것에 비해, 도시에서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도 이러한 상황인데, 코로나19가 유행하던 당시에는 어떠하였을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코로나19 초기에는 학교에 확진자가 한 명만 나와도 전교생을 즉시 하교시키는 일이 잦았다. 이는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던 부모에게도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방역 정책에 따라 즉시 하교 조치가 이루어지면 누군가는 학교로 달려가야 했고, 이후 1~2주 동안 격리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비대면 수업이 일상이 되면서 자녀를 돌봐줄 부모도 집에 머물러야 했기에, 코로나19 초기에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도 소득수준에 따라 차이가 발생했다. 소득수준이 높은 가정은 돌봄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었지만, 소득수준이 낮은 가정은 돌봄서비스 시간당 비용이 부모의 시간당 임금과 같거나 오히려 높아 서비스를 활용할 유인이 낮았다. 따라서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소득활동을 멈춰야 하는 경우가 더욱 빈번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2년 2월, BBC는 시간 빈곤(time poverty)에 관한 기사를 다뤘다. 기사에서는 미성년 자녀를 직접 돌봐야 하는 저소득 부모의 경우 만성적 시간 부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며, 이를 “시간의 불평등“이라 정의했다. 또한 이 시간 불평등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악화되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에서는 자녀를 기르는 일이 부모의 경제생활, 시간, 소득수준, 불평등 등 많은 요인들과 얽히며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된다. 한국노동패널은 코로나19 전후로 시간 활용과 삶의 질 변화에 대해 2020년과 2021년 두 번에 걸쳐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자녀가 있는 가정과 없는 가정 사이에는 행복을 느끼는 빈도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경우 소득이 높을수록 행복을 느끼는 빈도가 다소 증가하였다. 이론적으로 가계의 후생은 소비와 여가수준에 의해 결정되므로, 자녀 유무에 관계없이 소비가 일정하다면 후생을 결정짓는 요인은 여가에 달려있다. 실제로 한국노동패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 소비 수준은 자녀가 없는 경우 소폭 감소했으나, 자녀가 있는 경우 소폭 증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있는 가정의 행복지수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이는 소비와 여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전후의 가계 후생이 자녀가 없는 가정에서는 소득 수준(1~5분위)과 관계없이 증가했지만,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소비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가가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적으로 자녀 돌봄 시간의 증가로 인한 여가시간 감소에 기인한다. 이러한 설문과 분석 결과는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자 하는 출산율 제고 정책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현행 정책은 소비 재원을 증가시키거나 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양육비 측면에서 자녀가 있는 가정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자녀는 "빵“만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시간이 자녀양육에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에도 자녀가 있는 부모의 여가는 자녀가 없는 부모에 비해 일평균 약 1시간 정도 적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이 격차는 3시간까지 확대되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자녀가 있는 부모의 여가는 약 1,000시간 이상 감소하게 된다. 그런데 자녀를 1년만 키울 것인가? 자녀가 돌봄이 필요 없을 때까지 부모 한 명당 20여 년간 약 2만 시간을 희생해야 한다면, 부부 합산 4만 시간을 희생하는 셈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어느 부부가 쉽게 자녀를 갖겠다고 마음먹겠는가? 물론 이는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 상황을 고려한 시나리오이다. 향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을 뿐더러, 재난 상황이 아니더라도 부모의 상당한 여가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출산율 제고 정책은 단순히 경제적 지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시간과 여가를 고려한 보다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부모가 자녀 양육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회적 인프라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유연근무제 도입 확대, 돌봄 서비스 강화, 육아휴직 기간의 유연성 확대 등이 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이 뒷받침될 때, 부모들은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 많은 가정이 자녀를 갖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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