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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의 말투

창원=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20년 이상을 함께한 아들이 얼마 전 기자에게 제대로 발끈했다. 기자가 자신에게 취재원 대하듯 훈수조로 말한다는 것이다.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야?"라며 쏘아붙였더니 “지금 말씀하는 모습도 그렇잖아요" 한다. 사람 습성이 이렇게 무섭다. 지난 24일 오전 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출입 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기자들에게 툭 던진 성희롱 발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당시 최 회장은 식당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무학의 술을 권했다. 석류·블루베리·레몬맛 탄산 소주가 나오자 “(석류맛 탄산 소주) 이거는 여자 술이야"라며 오찬에 참석한 여기자에게 전달하라고 했다. 이어 “여자는 석류 아니냐. 석류를 먹어야 가슴이 나오지. 석류 많이 먹으면 남자들 가슴이 커진다니까"라고 했다. 이 부적절한 행태가 세계가 주목하는 기계·방위산업 거점 도시의 경제단체를 이끄는 수장의 수준이라는 데 한숨이 나온다는 지적이 파다하다. 하지만 최 회장은 여성단체와 언론계 등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해명 없이 지난 25일 부산지역 한 일간지가 마련한 강연에서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말했다. 과연 그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이미 세간에는 최 회장이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대화를 독차지하고, 다른 이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경남울산기자협회는 지난 26일 낸 성명을 통해 “최 회장은 그동안 향토기업 2세 경영인으로서 많은 구설에 올랐다"며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라고 했다. 이제 창원지역 경제인들 사이에 취임한 지 불과 1년도 안된 최 회장이 권위주의로 퇴행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취임 당시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강조했다. 희생과 봉사 정신으로 지역사회를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은 훨씬 크게 다가왔다.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지난 26일 오후 창원상공회의소 앞 기자회견에서 '성인지 감수성 없는 기관장은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의 공적인 자리 성희롱 발언 사건은 본인의 공적 책무의 무게감과 영향력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창원지역 한 기업인도 “민심을 얻기는 어려워도 잃는 건 순간"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2세 경영인으로, 1985년 무학에 입사해 1994년 대표이사와 2008년 무학그룹 회장에 올랐다. 30년 동안 전문 경영인의 외길 인생을 걷다가 지역 경제단체 수장으로 직행했다. 그 바탕에 남들이 뭐라 하건 개의치 않고 스스로 옳다고 믿는 소신만 바라보는 강한 자기중심성이 존재한다는 평이 자자하다. 하지만 이제 그 스스로가 지역 경제 권력의 중심이 되면서 거친 말투가 사회 문제로 귀결된 것이다. 경남울산기자협회도 “당시 식사 자리에 참석했던 기자들의 말에 따르면 최 회장 앞 자리에 있던 한 남성 기자가 최 회장의 발언에 놀라, 몸짓으로 그만할 것을 만류했는데도 불구하고 최 회장은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고 지적할 정도다. 경남울산기자협회는 “경남 경제의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이어가기 이전에, 경남 경제계를 대표하는 기관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퇴하라"며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본지는 최 회장에게 발언 경위를 전화와 문자로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lee6654@ekn.kr

경남여성단체연합회 “최재호 회장 여기자 성희롱은 자격 미달 수준”

창원=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최재호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이 여성 기자를 향해 성희롱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26일 “최 회장은 '성인지 감수성'을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발언했다. 이는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의 자격 미달 수준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이날 오후 창원상공회의소 앞 기자회견에서 '성인지 감수성 없는 기관장은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의 공적인 자리 성희롱 발언 사건은 본인의 공적 책무의 무게감과 영향력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2002년 설립된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경남여성회 등 12개 여성단체가 소속된 단체다.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최 회장은 막중한 책무를 가진 조직의 수장으로서 성인지 감수성이 아예 없는 언행을 해 그 파급력에 책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라며 “가부장적인 조직문화가 성차별, 성불평 등 조직문화를 재생산하고 노동환경을 헤치는 환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모두가 나서서 바꿔내야 함을 외치는 시대에 최 회장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할 사람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 회장의 이번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차원의 조직 재점검과 소속된 회원들이 속한 기업에서도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제대로 만들고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최 회장은 성희롱 예방 교육을 철저히 받아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지난 24일 오전 창원상공회의소 9월 정례브리핑을 가진 후 창원상공회의소 출입 기자들과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았다. 당시 식사 자리에는 최 회장과 창원상의 직원 2명, 출입 기자 9명 등 12명이 참석했다. 창원상의 나머지 직원들은 다른 방에서 따로 식사했다. 최 회장은 식당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무학의 술을 권했다. 석류·블루베리·레몬맛 탄산 소주가 나오자 “(석류맛 탄산 소주) 이거는 여자 술이야"라며 오찬에 참석한 여기자에게 전달하라고 했다. 이어 “여자는 석류 아니냐. 석류를 먹어야 가슴이 나오지. 석류 많이 먹으면 남자들 가슴이 커진다니까“라고 했다. 최 회장의 발언을 들은 여성 기자는 “자리를 파할 때까지 아무 말도 듣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지만 마음이 계속 복잡했다"며 “굉장히 무례하고 불쾌하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이후 여성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점심 먹으면서 말을 잘못해서 당황하게 해서 죄송하다. 석류가 여자들에게 좋아서 그랬다. 자녀가 석류를 많이 먹다가 가슴 부위가 커졌다"면서 “그래서 남자한테 석류를 먹지 말라고 한다. 오해가 있다면 사과드리겠다. 다음부터 주의하겠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는 최 회장에게 발언 경위를 전화와 문자로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lee6654@ekn.kr

[기자의 눈] 창원문화복합타운의 새모습 기대해도 될까

창원 K컬처의 중심지 창원문화복합타운이 운영인력 공모에 새로 나서면서 창원 시민은 물론 경남도민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창원시민의 문화적 자부심이 될 곳이다. 최근 창원시는 경영 본부장과 총괄 감독 등 핵심 운영 인력 공모계획을 발표했다. 한류 문화는 한국적 정서와 문화가 담긴 콘텐츠를 제작해 K컬처라는 세계적 문화 흐름을 만들었다. 창원문화복합타운도 특화된 창원형 문화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한류 문화에 관심이 큰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창원시의 운영 계획으론 수준 높은 문화공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은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단순 판매 공간의 개념을 넘어 쇼핑을 즐기는 것은 물론 문화를 체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나아가야 한다. 즉, 예술·디자인·문화·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져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주는 동시에 고객들을 스토어와 호텔로 연결해줘야 한다. 투숙객들이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아트 호캉스'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현재 창원시의 구상은 3~6층의 문화공간을 문화 콘텐츠 전문가가 운영하고, 7~8층 호텔·컨벤션과 지하 1층~2층 스토어를 임대 형식으로 경영 전문가가 관리하도록 돼 있다. 이렇게 분리된 2원적 관리 체계를 가지고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흔히 K팝 팬덤을 대중, 라이트 팬덤, 로열 팬덤으로 구분한다. 그중 로열 팬덤은 기존의 수동적인 팬 역할에서 벗어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인 프로슈머(prosumer)로, 이들은 사진과 굿즈 등 콘텐츠를 직접 생산한다. K팝 시장에서는 '홈마'로 불린다. 이들은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이들과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해 유통·판매 네트워크 시스템을 운용해야 하는데, 경영 전문가가 이런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처럼 창원시 계획은 플랫폼 운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 산업의 경쟁력은 자본에 있다. 그러나 현재의 창원문화복합타운은 임대료와 창원시·정부의 공모사업 재정에 의존할수 밖에 없는 구조다. 창원문화복합타운이 문화의 꽃을 피우려면 글로벌 컬처 기업 수준의 자본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올 여름 매주 전국에서 열린 '페스티벌 파티' 사례를 보면, 원유니버스페스티벌의 메인 스폰서는 아디다스였다. 워터밤은 스프라이트였고,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KB 국민카드였다. 이처럼 메인 스폰서를 잡는 데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와 광고 기업 간 소통을 이어줄 마케팅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창원시가 내놓은 자료에선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제자리에 앉거나 선 채로 무대를 바라보는 수동적인 형태의 공연·전시보다 몰입형 또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공연·전시 산업의 미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관객 참여를 이끌어내며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은 이 방향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이런 다(多)감각적 관람 형태는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기존의 수동적인 전시 관람 형태를 더 참여적이고 몰입적인 경험으로 변화시킨다. 오늘 문화 콘텐츠 전문가 채용을 위한 PT 면접 전형이 진행된다. 심사위원들이 지원자의 능력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컬처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다양한 콘텐츠를 창원문화복합타운이 창작·유통할 수 있는 계획으로 만드는 일이야말로 '창원형 문화 플랫폼'의 초석이다. 쇼핑을 즐기며 문화를 체험하고, 호텔 투숙객들이 문화 예술을 즐기는 창원문화복합타운이 제대로 문 열어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lee6654@ekn.kr

“석류 먹어야 가슴 나오지”…최재호 창원상의 회장 성희롱 논란

창원=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이 성희롱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2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 회장은 24일 오전 창원상공회의소 9월 정례브리핑을 가진 후 창원상의 출입 기자들과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았다. 당시 식사 자리에는 최 회장과 창원상공회의소 직원 2명, 출입 기자 9명 등 12명이 참석했다. 창원상의 나머지 직원들은 다른 방에서 따로 식사했다. 최 회장은 식당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무학의 술을 권했다. 석류·블루베리·레몬맛 탄산 소주가 나오자 “(석류맛 탄산 소주) 이거는 여자 술이야"라며 오찬에 참석한 여기자에게 전달하라고 했다. 이어 “여자는 석류 아니냐. 석류를 먹어야 가슴이 나오지. 석류 많이 먹으면 남자들 가슴이 커진다니까"라고 했다. 최 회장의 발언을 들은 여성 기자는 “자리를 파할 때까지 아무 말도 듣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지만 마음이 계속 복잡했다"며 “굉장히 무례하고 불쾌하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이후 여성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점심 먹으면서 말을 잘못해서 당황하게 해서 죄송하다. 석류가 여자들에게 좋아서 그랬다. 자녀가 석류를 많이 먹다가 가슴 부위가 커졌다"면서 “그래서 남자한테 석류를 먹지 말라고 한다. 오해가 있다면 사과드리겠다. 다음부터 주의하겠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는 최 회장에게 발언 경위를 전화와 문자로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무학의 최재호 회장은 2023년 12월 19일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됐고, 임기는 2026년 12월 19일까지다. 이와 관련 경남여성단체연합회는 오는 26일 창원 성산구 중앙대로 창원상의 앞에서 연대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lee6654@ekn.kr

전창수 울산교육감 “교육예산 축소는 공교육 질 악화로 이어져”

울산=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전창수 울산교육감은 25일“교육재정의 위기는 곧 교육의 위기"라고 밝혔다. 전창수 교육감은 이날 교육재정 안정화 관련 입장문을 내고 “교육예산 축소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증가와 공교육의 질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6일 정부가 공개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고교 무상교육 중앙정부 예산은 52억 6700만원으로, 올해 9439억원에서 99.4% 줄어들었다. 일부 편성 예산도 2023년도 정산분으로 고등학교 무상교육 관련 예산은 사실상 전액 삭감됐다. 전 교육감은 현재 교육재정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어 교육의 공공성 후퇴와 교육여건 악화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교 무상교육 경비 일몰은 물론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일몰 등이 현실화하면 2조6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줄어들게 된다"면서“이에 따라 울산만 해도 당장 626억원의 교육예산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나마 기존에 확보하고 있던 재정안정화기금과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을 활용해 급한 불을 껐으나, 올해가 지나면 기금도 바닥을 드러내 교육재정의 위기는 예고돼 있다"고 했다. 전 교육감은 교육재정 위기 상황에서 국가정책으로 추진되는 유보통합,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도입,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늘봄학교 전면 도입 등으로 교육예산 수요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웃돌고 있다"며 “교육예산 축소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더욱 키우고, 교육환경개선과 맞춤형 교육지원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교육활동에 차질을 빚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일몰 예정 법안에 대해 유효기간을 삭제하는 등 신속한 개정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lee6654@ekn.kr

조각비엔날레·K-POP 페스티벌·국화축제…올가을도 ‘창원은 축제 한마당’

창원=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올 가을 창원이 축제의 장이 된다. 이달 말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축제와 행사를 눈여겨볼 일이다.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와 제19회 문화 다양성 축제 MAMF, 2024 창원 K-POP 월드 페스티벌, 제24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먼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가을을 풍성하게 채워줄 비엔날레가 있다. 오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성산아트홀과 성산패총,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문신미술관 등 창원 각지에서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가 개최된다. 조각을 주제로 한 국내 유일 비엔날레다. 주제 '큰 사과가 소리 없이'는 김혜순 시인의 《잘 익은 사과》에서 빌려온 문장이다. 창원시는 사과껍질이 깎이며 스스로 나선형의 길을 만들어 낸다는 시인의 상상력처럼 전시 장소 4곳의 공간을 큰 사과이자 큰 도면 삼아 그 위에 조각을 바라볼 시점으로 배치했다. 돌로로사 시나가와 김익현, 정서영 등 총 16개국 작가 70여 명(62팀)이 참가해 다양한 미술품을 선보인다. 지역 대표 조각품도 만날 수 있는데, 문신과 김종영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올해는 창원국가산업단지 50주년을 맞아 창원의 과거와 미래가 주목받는 해인 만큼 창원시는 도시의 시간성과 조각의 개념을 함께 조명할 수 있는 전시 장소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창원시 관계자는 “거장들의 최고 명작이 모인 전시를 감상하고, 야외 조각 공원을 거닐면서 편안하게 거장들의 조각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이어 문화 다양성 분야 국내 최대 축제인 MAMF가 기다린다. 내달 11일부터 13일까지 용지문화공원과 성산아트홀 대강당, 중앙대로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MAMF는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필리핀이 주빈국으로 선정됐다. 역대 최다 21개국, 전국 15개 대학의 유학생,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등이 참여한다. 'Together to Gather'를 주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푸드 스트리트와 국가별 홍보 체험 부스, 각국 전통 물품 장터, 프리마켓 등을 축제 기간 중 언제나 관람·체험할 수 있다. 특히 13일에는 마이그런츠 아리랑과 거리 퍼레이드, 월드 뮤직 콘서트 등 특색있는 행사들이 펼쳐진다. 글로벌 한류 축제 2024 창원 K-POP 월드 페스티벌은 기대주로 꼽힌다. 내달 24일부터 25일까지 창원종합운동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세계 64개 지역에서 예선을 거친 K-POP을 사랑하는 참가자들이 창원 본선 무대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퍼포먼스 실력을 겨룬다. 특히 올해는 행사가 이틀로 늘었다. 첫날에는 글로벌 예선을 통과한 싱가포르, 미국, 영국 등 8개국을 대표하는 8팀 26명이 참여해 커버댄스 경연을 펼친다. 이튿날에는 전날 경연 우승팀과 국내 최정상급 K-POP 가수의 공연이 이어진다. 이날 공연은 KBS 2TV와 KBS 월드의 음악프로 뮤직뱅크를 통해 국내와 전 세계에 생방송될 예정이다. 꽃 구경도 놓칠 수 없다. 창원의 전통적인 꽃 축제 제24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10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3·15해양누리공원과 합포수변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축제장을 오가다 보면 세계기네스북에 등재된 다륜대작(多輪大作) 등 10개 테마 16만5000본의 국화를 하나의 작품처럼 감상할 수 있다. 1억2000여 송이의 국화꽃이 행사 기간에 맞춰 활짝 피면서 포토존으로 떠오른다. 창원시는 주 전시장인 3·15해양누리공원 외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제2전시장인 합포수변공원을 확대 조성해 '축제 손님'들을 맞는다. 특히 주 전시장과 제2전시장을 연계해 오색 국화꽃과 다양한 볼거리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축제 시즌에 창원을 찾는다면 창원시가 코레일과 손잡고 출시한 특별 관광상품 '2024 창원시티투어 패키지'를 이용해볼 만하다. 패키지는 예술과 문화, 축제를 연계한 상품이다. KTX와 창원시티투어, 돝섬 유람선 승선권 등으로 구성돼 관광객들의 체험장으로 인기. 이 상품은 11월 6일까지 판매된다. 가격은 서울역 KTX 왕복 평일 기준 최대 37% 할인된 7만5700원부터 시작한다. 일정과 요일 열차 선택에 따라 금액은 달라진다. 패키지를 이용하면 2층 오픈형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마산부터 진해 도심까지 창원의 주요 관광지들을 자유롭게 돌아보며 가을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상품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레츠코레일 누리집(여행상품→국내패키지→경상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창원의 가을 축제들이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참신하고 내실 있는 콘텐츠 기획에 집중했다"며 “관광객께서 축제를 즐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교통 편의를 비롯한 쾌적한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ee6654@ekn.kr

38명 산사태 우려 대피…창원 곳곳서 하루 최대 강수량 기록

창원=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경남 창원시는 “산사태 우려 지역 128세대 242명 중 28세대 38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어 “마산합포구 덕동동은 529.5㎜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고, 진북면은 시간당 95.5㎜의 비가 내렸다"고 했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후 7시까지 내린 총 누적 강수량은 의창구 326.1㎜, 성산구 426.9㎜, 마산합포구 426㎜, 마산회원구 327.2㎜, 진해구 418㎜다. 21일 하루 누적 강수량은 진해구가 306.2㎜로 최다였다. 이어 성산구 293.8㎜, 마산합포구 286.3㎜다. 이날 창원에서 역대 9월 강수량 신기록이 나왔다. 현재까지 이번 비로 인한 창원지역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로 침수 47건, 건물 침수가 24건 발생했다. 토사 유출 29건, 배수 불량도 32건 일어났다. 농업 시설 피해도 1건 발생했다. 창원시는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하천 산책로 15곳과 둔치 주차장 1곳, 계곡 입구 3곳, 세월교 8곳을 출입 통제하고 있다. 특히 의창구 팔용동 내동천과 의창구 북면 지개천 수위 상승에 대비해 시민 대피를 권고했다. 창원시는 “21일 밤 10시까지 많은 호우가 예보돼 있다"며 “상황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피해 지역을 신속하게 복구하겠다"고 했다. lee6654@ekn.kr

명칭 논란 일었던 창원시 민주주의전당, ‘한국민주주의전당’으로

창원=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경남 창원시는 창원시 민주주의전당(가칭)으로 건립 중인 시설의 공식 명칭을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한국민주주의전당'으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창원시는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한국민주주의전당'은 2006년 공모 당시 명칭 및 2019년 건립 시부터 민주주의전당으로 사용해 시민들에게 익숙하고, 지역에 한정하기보다 한국을 대표하는 민주주의전당으로 계승·발전시키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데 전 국민이 함께할 수 있는 친숙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더 의미를 두고 명칭을 결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말 창원시는 민주주의 전당 건립 추진위원회가 제안한 명칭 4개를 놓고 선호도 조사를 하겠다 했다가 실효성이 없다며 공청회로 대신했다. 이후 지난 10일 창원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박선애 창원시의원이 가칭 민주주의 전당에 '자유'를 넣자고 제안했다. 그는 “민주주의 전당 앞에 자유를 붙여 달라는 의견이 많이 제기되고 있고, 이 자유가 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에 홍남표 창원시장이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자유"라며 “그래서 자유 가치를 여러 가지 민주화에 넘어서 (명칭에) 붙이는 것은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괜찮지 않느냐는 생각이다"고 답했다. 이러면서 내년에 개관하는 가칭 '민주주의 전당'의 명칭을 두고 때아닌 논란이 생긴 적 있다. lee6654@ekn.kr

[기자의 눈] 시민이 창원시 제2부시장의 ‘해외 출장비 논란’ 책임 물어야

지난달 터진 조명래 경남 창원시 제2부시장의 검찰 송치 사건은 제법 큰 뉴스거리였다. 그가 지난 2022년 홍남표 창원시장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면서 캠프 관계자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 오피스텔 임대료 등을 받은 혐의의 사건이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창원에서는 그보다 그의 해외 출장비 문제가 더 큰 관심거리다. 조 부시장과 진형익 창원시의원은 지난 10일 해외 출장비 과다 지출 이슈를 놓고 종일 '가짜 뉴스' 공방을 벌였다. 진 시의원은 당시 열린 제137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제2부시장의 해외 출장 소요 예산을 보면 민선 8기의 조명래 부시장의 해외 출장비가 민선 7기보다 5배 가까이 많았으며, 민선 6기에 비해 6배 많았다"고 했다. 진 시의원은 “조 부시장은 최근 2년간 4차례에 걸쳐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1억2600여 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면서 “전임 부시장들이 2000만원대의 예산을 사용한 것을 감안하면 1억원가량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고 했다. 진 시의원은 △민선 6기 김충관 부시장 5차례, 1917만3000원 △민선 6기 유원석 부시장 2차례, 2169만6000원 △민선 7기 이현규 부시장 5차례, 2644만4000원 △조 부시장 4차례 1억2654만4000원의 역대 창원시 부시장 출장비 자료를 공개했다. 그러자 조 부시장은 그 자리에서 “(저는) 4건의 출장으로 2228만750원을 썼다"며 “의회가 가짜 뉴스 생산하는 곳이냐. (저한테) 확인 안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조 부시장의 해외 출장을 관리한 창원시 투자유치단도 해명자료를 내고 “조 부시장의 출장예산 1억2654만4000원은 출장을 떠난 총인원 22명이 함께 쓴 금액"이라며 “개인으로는 2253만5750원이었다"고 반박했다. 투자유치단은 “진 시의원은 공개적 자리에서 마치 조 부시장 개인이 출장예산을 모두 쓴 것처럼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주장했다"고 밝혔다. 진 시의원은 이튿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조 부시장의 1인 해외 출장비는 역대 부시장의 수행단을 포함한 해외 출장비와 맞먹는다며 “2253만원에 불과하다는 주장 역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응수했다. 두 사람의 말은 모두 진실이지만, 이런 논란이 벌어진 배경에는 유리한 방식으로 출장비를 설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진 시의원이 언급한 '해외 출장비 1억2600여 만원' 은 마치 조 부시장 혼자 사용한 출장비로 오인할 만한 인상을 줬다. 조 부시장이 말한 '개인 출장비 2228만750원' 역시 전임 부시장들이 수행원과 함께 쓴 출장비를 자신의 개인 출장비와 동일 선상에 올려놓은 것이다. 조 부시장의 경우 수행원 비용을 포함한 해외 출장비는 1억2654만4000원이 맞다. 이러니 시민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드러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보편 언어인 숫자가 문제였다. 정치인들은 어느 숫자가 특별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납득시키고 싶을 때 가장 먼저 그 숫자를 관련된 맥락 속에 넣어 더 많은 의미를 지닌 진실로 바꾸기도 한다. 그들은 숫자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또는 작게 보이게 조정하는 데 아주 능하다. 이번 경우처럼 해외 출장비를 '창의적으로' 바꿔서 말하는 이유는 아마도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일 것이다. 요즘 시대에 공무원 해외 출장이 무슨 이슈겠나? 출장비 집행 과정이 투명하고, 평소 언행에 배치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일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경제적 비용을 실제보다 더 크게 혹은 더 작게 보이게 만들어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면 반드시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 lee6654@ekn.kr

대법서 조례안 무효 확정했는데…울산시민 89%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 ‘만족’

울산=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정당 현수막을 아무 데나 걸 수 없도록 규제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안이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에 어긋나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최근 나온 가운데, 울산시가 울산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울산시가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 운영 성과를 측정한 결과, 시민들이 전용 게시대 운영에 만족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울산시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8일까지 시민에게 울산시 대표 누리집을 통해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후, 조사에 참여한 울산시민 3690명의 응답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시민 응답자의 89%가 울산시의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 운영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2021명(55%)이 '매우 만족', 1273명(34%) '만족'으로 답했다. 반면 '보통' 319명(9%), '불만' 42명(1%), '매우 불만' 35명(1%) 등은 11%에 그쳤다. 운영 효과를 묻는 항목(복수선택)에서는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이 1929명(30%)으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차량 및 보행자 안전사고 위험 개선'이 1787명(27%), '가로등·가로수 등 게시로 인한 공공시설물 및 수목훼손 방지' 1457명(22%), '여러 정당의 정책을 한 번에 비교 가능' 1309명(20%) 등 응답도 있었다. 정당 현수막 게시장소에 관한 질문에는 3243명(88%)이 '시민의 안전과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전용 게시대 이용이 필요하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421명(11%)은 '정당의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장소 제한 없이 허용이 필요하다'라고 답변했다. 기타 답변으로는 정당 현수막 자체에 대한 반대와 무분별한 게시에 대한 피로감 호소 등이 있었다.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 및 현수막 게시와 관련해 안전사고 우려나 도시미관 등을 고려한 응답자의 개선요청 사항도 접수됐다. 울산시는 이번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과 정당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 운영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134곳에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를 설치하고, 일부 전용 게시대는 게시 면수를 기존 4면에서 6면으로 늘려 정당 현수막 게시에 문제가 없도록 할 예정이다. 울산시의 이런 방침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법원은 행정안전부가 “정당 현수막의 게시 위치와 내용, 개수 등을 제한한 조례안은 무효"라며 인천·광주·울산·부산시의회를 상대로 낸 소송 4건에서 모두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당 현수막의 난립을 막으려 도입한 지방자치단체 조례안이 무효라는 판단이다. 원래 정당들은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2022년 12월부터 장소 제한 없이 현수막을 15일간 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수막 난립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 운영에 대한 시민 호응도가 매우 높은 만큼 전용 게시대 유지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계속 정당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lee66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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