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로 30일 오전 9시 기준 사망자가 151명으로 늘어나는 등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파악 중이지만 비좁고 경사진 골목에 많은 인파가 한 번에 몰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3년 만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핼러윈을 즐길 수 있었던 만큼 핼러윈의 상징과도 같은 곳인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밀집됐다.참사가 발생한 장소는 해밀톤 호텔 뒤편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는 대로로 내려막길의 좁은 골목길이다. 이 골목은 폭 5m 수준의 성인 4~5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다. 인파 대비 공간이 좁아 몸을 움직이기조차 어려울 만큼 밀집도가 높아졌다. 번화가와 대로변을 잇는 골목으로 삼거리 형태를 이루고 있다 보니 동시에 세 방향으로 가려는 이들의 동선이 겹쳐 더 움직이기 힘들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 명이 넘어지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넘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사고 직후 출동한 소방대원들 역시 많은 인파에 구조 현장에 진입하기도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관들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여기저기 쓰러진 사람을 하나씩 구조해 큰 도로로 옮긴 뒤 사활을 다해 심폐소생술(CPR)을 했다.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 직원을 비상 소집하고 경비·교통·형사 등 인력 100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습했다. 경찰은 30일 오전 1시부터 참사 현장 주변의 술집, 음식점의 영업을 종료시켰다. 일대 업소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사탕이 돌았다는 소문도 나왔지만 경찰은 참사와 관련한 마약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적인 사고 원인을 수사할 계획이다.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최초 사고 경위가 불명확한 만큼 신고자나 목격자, 주변 업소 관계자의 진술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사고의 발단이 무엇인지 파악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할 지자체가 사전에 사고 예방 조치를 충실히 했는지도 따질 계획이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20분 용산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를 통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비통해 할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며 "정부는 오늘부터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국정 최우선 순위를 사고 수습과 후속조치에 두겠다"고 발표했다.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네덜란드에서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길에 올랐으며 이날 오후 4시경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며 곧장 현장이나 병원 등으로 직행할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시는 현재 장례절차 등 사망자 유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 50개 병원에 유족에 대한 안내를 전담할 시 지원 약 60여명을 배치했으며 추후 모든 병원에 확대 배치할 예정이다. 또한 사망자 중 타 지자체 주민들은 해당 지자체에 통보해 유족의 뜻에 따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 시점은 사고 수습에 최대한 집중해야 할 시기이며 유족들에 대한 지원은 유족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 추후 충분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실종자 신고는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서 받고 있으며 120 다산콜센터와 총 20개 긴급회선을 통해 전화 접수도 가능하다. 이날 오전 8시40분 기준 한남동 주민센터에는 현재 총 355건(방문 44건, 전화 311건)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사망자는 151명(외국인 19명), 부상자는 82명으로 집계됐다. 오전 6시 소방당국의 발표보다 사망자는 2명, 부상자는 3명 늘었으며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는 19명, 경상자가 63명으로 파악됐다. giryeong@ekn.kr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30일 오전 용산구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유류품 등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