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그간 ‘인간’ 본연의 의미를 강조하며 여야 타협을 이끌어냈던 정치권 ‘단식 카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는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 대표 단식에 정부·여당이 싸늘한 반응을 보일 뿐 아니라 이 대표 본인도 정부에 비난을 퍼부으면서다. 이 대표는 7일 국회 단식 현장을 찾은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에게 "악의를 가진 사람들 소수가 마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처럼 세상 물을 많이 흐린다"며 "그중에는 인간이 아닌 사람도 있다"고 강조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표현은 가치가 낮은 화폐가 더 고가치 화폐를 몰아낸다는 의미다. 만일 금화(양화)와 은화(악화)로 ‘100원’을 만든다면 더 비싼 금화는 소비자 가정에 쌓이고 은화 100원만 시장에서 사용된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을 양화, 정부·여당을 악화로 표현하며 자신의 단식에 대한 비판론자들을 ‘인간이 아닌 사람’으로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현 정권을 겨냥해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밖에 민주당 의원들도 발언이 거칠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박영순 민주당 의원은 전날 탈북민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대정부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의 거친 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태 의원은 이날 이 대표 단식 농성장을 찾아 "어떻게 이런 말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며 박 의원 제명과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태 의원을 내쫓으려는 민주당 의원들이 얽혀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역시 과거 야당 대표 단식 때 관행과 달리 이 대표 단식에 비난을 쏟아 붓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금융경쟁력 간담회’를 마친 뒤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권유하러 갈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에 "지금 단식하고 계신가? 잘 모르겠다"고 냉소했다. 김 대표 언급은 당뇨가 있는 이 대표가 이날까지 8일째 실제 식음 전폐 단식 중인지 의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성태 전 의원도 전날 BBS 라디오에 나와 "(단식) 3일만 지나면 오장육부가 다 틀어지고, 오만상이 다 찌그러지게 돼 있다. 그러고 4∼5일 되면 거의 몽롱하고, 저 같은 경우는 7∼8일 되니까 숨이 가쁘고 별도 보였다"며 "국회 168석을 가진 이재명 대표가 뭐가 모자라서 저렇게 출퇴근 단식을 하나"라고 반문했다. 김 전 의원은 2018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시절 당시 여당인 민주당에 ‘드루킹 특검’ 수용을 요구하면서 국회 앞 단식농성한 바 있다. 김 전 의원 단식은 병원 이송으로 9일 만에 중단됐다. 안병길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단식의) 출구 전략을 하나 드리겠다"며 당 우리바다지키기검증 태스크포스(TF)가 오는 8일 국회에서 진행하는 수산물 판촉 행사 방문을 이 대표에게 권했다. 안 의원은 "행사에 들러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우리 고등어와 전복 드시길 바란다. 민망해할 것도 없다"고 비꼬았다. hg3to8@ekn.kr대정부 질문 참석한 이재명 대표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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