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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8000달러까지 돌파한 비트코인 시세…올 6월에 백만 달러 간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여파로 글로벌 금융권에서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비트코인 시세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트코인이 조만간 백만 달러를 찍을 것이란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일 비트코인 시세는 한국시간 오전 1시 45분께 2만 8000달러선을 돌파했다. 비트코인이 2만 8000달러선까지 다시 오른 적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오전 10시 28분에는 2만 7838.61달러까지 내려오는 등 시세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상황이다. 비트코인 상승은 다른 암호화폐 시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이더리움은 1782.05달러에 거래되는 등 작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밖에 바이낸스(+0.29%·24시간 전 대비), 리플(+2.97%), 카르다노(+0.49%), 도지코인(+0.91%), 솔라나(+2.99%) 등 시총 상위 알트코인들도 상승세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고공행진하는 배경을 두고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렉스의 일란 솔롯 디지털 자산 공동 총괄은 "비트코인은 유동성 및 실질 금리와 연관성이 있다"며 "실질금리는 떨어지고 있고 유동성 환경은 확장하고 있어 새로운 체제로 진입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더 많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이달 들어 디지털 자산과 S&P 500 지수와의 연관성이 소멸됐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디지털 자산 브로커업체 팔콘 엑스의 데이비드 마틴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찾는 것을 확실히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비트코인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자 시세가 조만간 백만 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에서 최고 기술책임자(CTO)로 지냈던 발라지 스리니바산은 글로벌 금융권 위기로 비트코인이 6월 17일까지 백만 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 금융권 위기로 달러화 가치가 급락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것이란 분석이다. 스리니바산 전 CTO는 이런 전망이 현실화된다는 것에 트위터 유저인 제임스 메드록과 2백만 달러를 걸었다고 코인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는 점을 지목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며 "연준이 서로 상반되는 신호에 어떻게 대응할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비트코인(사진=로이터/연합)

美 연준·ECB 등 6개 중앙은행 "달러 유동성 공급 강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6개 중앙은행이 글로벌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 강화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개 중앙은행은 19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달러 유동성 스와프와 관련해 "7일 만기의 운용 빈도를 주 단위에서 일 단위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6개 중앙은행은 연준, ECB에 이어 영국, 캐나다, 일본, 스위스 중앙은행이다. 미국 달러 자금을 제공하는 스와프 라인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이번 조치는 20일부터 시작돼 최소 4월 말까지 계속된다고 이들 은행은 밝혔다.이들 은행은 "중앙은행간의 스와프 라인 네트워크는 글로벌 자금 조달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는 중요한 유동성 안전장치(backstop)으로 역할을 한다"면서 "이는 (시장의) 긴장이 가계와 사업에 신용을 공급하는 데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연준은 통상 달러 가용성에 어려움이 있을 때 이런 조치를 취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는 미국의 은행 두 곳이 파산한 뒤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주 시장에서 압력을 받는 등 대서양 양쪽의 최근 금융 시스템 혼란에 대한 중앙은행들이 갖는 우려의 깊이를 보여준다"고 밝혔다.연준 본관 건물(사진=AFP/연합)

UBS, 위기설 크레디트스위스 인수키로…美 정부 "환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여파로 위기설에 올랐던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를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가 인수하기로 했다. 세계 금융시장의 ‘블랙먼데이’ 사태를 피하기 위해 스위스 정부가 1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스위스 연방 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SNB)의 지원 덕분에 UBS가 오늘 CS 인수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SNB는 이번 인수 지원을 위해 최대 1000억 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로 하며 "실질적인 유동성 제공을 통해 두 은행 모두 필요한 유동성에 접근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부는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 추가적 유동성 지원을 통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방 의회 역시 이 같은 조처가 CS와 스위스 금융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가장 적절한 해법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이그나지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도 "UBS의 CS 인수가 스위스 금융 시장에 신뢰를 제공하는 최고의 해법"이라고 평가했다.FINMA는 이번 인수 타결 이후로 두 은행의 모든 사업 활동은 차질 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거래 및 기존에 시행된 조처들이 은행 고객과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카린 켈러 서터 재무장관은 "CS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인수는) 다른 어떤 시나리오보다 국가와 납세자, 세계 금융 안정성에 있어서 위험이 작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조처는 구제금융이 아니라 상업적 해법"이라며 "세계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파산은 세계 금융 시장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금융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스위스 당국의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인수 총액은 32억 3000만 달러로,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CS의 주당 가격은 1.86 스위스 프랑이었다. 이를 달러로 전환한 시가 총액은 약 80억 달러다.UBS는 인수 이후 CS의 투자 은행 부문을 축소하되 CS 인력 감축에 대해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통합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랄프 해머스 현 UBS CEO가 계속해서 맡을 예정이다.UBS는 협상 당사자 모두가 인수 조건 충족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가능하다면 연내에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다.악셀 레만 CS 이사회 의장은 "오늘은 CS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 시장에 매우 슬픈 날이다. 미국 은행의 최근 사태가 불행한 때 발생했다"며 "UBS와의 합병이 안정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CS는 167년 역사를 지닌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하나로,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에 재무구조가 악화한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CS의 규모는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틈새시장에서 영업해온 SVB 등 중소은행보다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크다. CNBC에 따르면 CS는 금융위기 당시 무너졌던 리먼브라더스보다 총 자산이 두 배나 크며 더 많은 해외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CS의 붕괴에 따른 세계 경제의 충격파에 우려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 당국도 이번 인수 협상 타결을 위해 스위스 당국과 협력했다.이번 합의로 오는 20일 아시아 증시 개장 시 CS발 위기가 세계 금융 시장으로 확산하는 ‘블랙먼데이’ 사태는 모면하게 됐다. 스위스 정부는 이날 중 인수 협상이 불발될 경우 CS의 부분 또는 완전 국유화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위기 타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사진=EPA/연합)

SVB 파산에 비트코인 시세 고공행진…얼마나 더 오를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계기로 미국 은행들의 잇따른 파산 우려가 고조되면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시세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사세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9일 한국시간 오후 12시 30분 기준, 현재 비트코인은 2만 7169 달러에 거래 중이다. 암호화폐 거래 은행인 실버게이트의 지난 8일 청산 발표 여파로 비트코인은 한때 1만 9600달러대까지 추락한 바 있다. 그러나 SVB가 이틀 뒤인 10일 파산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시세가 오히려 급등했다. 실제로 지난 7일 동안 비트코인 시세 상승률은 31%에 육박하며 올 들어 60% 넘게 급등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암호화폐 2인자로 불리는 이더리움은 지난 7일 동안 20% 넘게 올랐으며 바이낸스(+19.74%), 리플(+2.96%), 카르다도(+11.31%), 폴리곤(+12.26%), 도지코인(+12.17%), 솔라나(+18.97%) 등 시총상위 알트코인들도 상승세다. CNBC는 시세 상승 원인을 두고 “투자자들은 대체 가능한 은행 시스템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매력을 재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미국 은행들의 잇따른 파산에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조기 피벗(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암호화폐 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5월에 미국 금리가 4.75∼5.00%에 고점을 찍은 후 6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서 12월 금리가 3.75∼4.00%에 떨어질 가능성을 가장 높은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현실화할 경우 이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마지막으로 인상되는 셈이다. 기술적으로 봐도 비트코인 시세의 추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암호화폐 서비스 업체 메트릭스포트의 마커스 씨엘렌 리서치 총괄은 “비트코인은 다음 기술적 지표인 2만 80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큰 폭의 반등 속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1만 6000달러, 2만 달러, 2만 4000달러 등 4000달러 단위로 움직였고 이를 시험해왔다”며 “이에 현재는 2만 8000달러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이 같은 비트코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디지털 자산에 노출된 ETF 등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암호화폐와 관련된 ETF에서 5주 연속 자금 순유출이 있었고 지난 한 주에는 유출규모가 2억 5500만 달러로 집꼐됐다. 이는 주간 단위로 최대 규모라고 배런스는 전했다. 특히 비트코인과 관련된 ETF에서 유출 규모가 2억 440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로이터/연합)

미 의회조사국 "한미FTA, 美 최근 입장 충족 못 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의 현재 입장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해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의회조사국(CRS)은 18일(현지시간) ‘한미FTA와 양자 무역 관계’ 보고서에서 "한미FTA는 미국·캐나다·멕시코 협정(USMCA)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미국의 FTA"라며 "협정 자체는 광범위하지만 디지털 무역과 같은 부문의 경우 최근 무역 협정과 비교해 제한적이며, 일부 당사자들의 개선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보고서는 이어 바이든 행정부 들어 추진 중인 다자간 경제 협력 구상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거론, "IPEF가 한미 경제 관계를 현재 한미FTA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증진하는 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한미 무역 갈등이 동맹을 중요시하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완화했음에도, 한국에서는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조항 등을 거론하며 한국 기업에 피해를 준다고 주장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이어 "지난 11년간 한미FTA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면서 "일각에서는 FTA로 양국 교역 및 투자가 확대됐고 미국의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했다고 보는 반면, 반대론자들은 미국의 무역적자 심화를 이유로 협정의 효과는 실망스럽다고 비판한다"고 설명했다.항목별로는 농업 부문이 미국이 FTA로 이익을 본 핵심 항목으로 지목됐다. 자동차의 경우 양국이 대표적으로 경쟁하는 품목이었지만 최종적으로 미국의 완성차업체가 FTA를 받아들이며 협상이 타결, FTA 발효 이전인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이 3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같은 기간 한국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은 76% 상승했다.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무역법 2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부과한 세탁기 및 태양광 패널,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및 쿼터 제한을 별도로 다루며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와 25% 철강 관세 대신 쿼터 협정을 체결한 첫 국가 중 하나였지만, 바이든 행정부 들어 유럽연합 및 일본과 제한적 조치가 없는 협상을 체결하자 협정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고 기술했다.보고서는 관련한 의회의 과제로는 "한미FTA는 특정 분야에서 미국의 최근 협상 방침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협정 개정으로 FTA가 혜택을 볼 수 있다면 이를 어떻게 달성할지, IPEF가 이 문제를 어느 정도까지 효과적으로 다룰지에 대해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서 미국의 정책 목표와 양자 협력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사진=연합)

[글로벌 증시전망] ‘베이비스텝 vs 금리동결’…3월 FOMC 결과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21∼22일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와 금융안정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뉴욕증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9% 떨어졌다. S&P500지수는 1.1%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0.74%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한 주 동안 흐름을 보면 다우지수의 하락 폭은 0.15%에 불과했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43%, 4.4%씩 오르기도 했다. 은행주의 불안에 비해 시장 전체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미 연방 당국 등이 시장 안정을 위해 발 빠르게 개입해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 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SVB가 파산하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과열된 노동시장, 예상보다 더딘 인플레이션 둔화 등의 이유로 이번 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예상했었다. 파월 의장도 이달 초 최종금리가 기존 전망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빅스텝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물론,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마저 부풀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5월에 미국 금리가 4.75∼5.00%에 고점을 찍은 후 6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서 12월 금리가 3.75∼4.00%에 떨어질 가능성을 가장 높은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또 이번 달에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3월 FOMC에서 통화정책을 둘러싼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결을 선택하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울 수 있고,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면 은행 위험을 외면한 것이냐는 반발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FOMC 결과에서 공개되는 ‘점도표’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과의 대응으로 다시 눈길을 돌릴 것"이라며 "이는 정책금리를 더 올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과 SVB발 금융권 위기는 별개의 문제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 금융 안정이라는 2개의 다른 문제는 2개의 다른 수단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이달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촉구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SVB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을 깬 빅스텝을 단행한 원인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융시장 긴장 상태를 모니터링 중이며, 유로존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물가와 금융안정은 상호 상충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물가상승률과 단호히 싸워나갈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줄어들었을 때 물가상승기조가 유지된다면 우리는 추가로(인상)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반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들(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실수로 간주된다"며 "금리를 추가로 올린 시점에서 경기침체 리스크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또

1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밀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4.57포인트(1.19%) 내린 3만 1861.98로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3.64p(1.10%) 밀린 3916.6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6.76p(0.74%) 내린 1만 1630.51로 마감했다.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금융주가 3% 이상 떨어지며 약세를 주도했다.시장에서는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은행권 우려가 지속하는 모습이다.전날 대형 은행들 지원으로 반등한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가 다시 32%가량 하락했다. 회사 주가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폐쇄된 10일부터 80% 이상 하락했다.퍼스트 리퍼블릭은 전날 11개 미국 대형은행으로부터 300억달러를 지원받았다. 그러나 장 마감 후 회사가 배당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불안이 고조됐다.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은 이번 은행들 개입이 전이 위험을 확산하는 역할만 할 것이라며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퍼스트 리퍼블릭 등급과 관련해 '부정적 관찰 대상' 상태를 유지한다며 수일 내 은행에 대한 신용평가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실리콘밸리은행(SVB) 모기업이었던 SVB 파이낸셜은 이날 뉴욕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SVB 폐쇄 1주일 만이다.아울러 회사는 파산보호 신청 직후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SVB 파이낸셜 주식은 10일 개장 전부터 거래 중단된 상태였다.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주가도 이날 스위스 거래소에서 8% 하락했다. 회사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위험이 커져 보험료 성격 수수료가 높아졌다는 의미다.월가나 유럽 은행들이 CS와 거래를 축소하거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확인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골드만삭스의 주가가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SPDR 지역 은행 상장지수펀드(ETF)도 6% 이상 하락했다. US뱅코프와 코메리카, 트루이스트 파이낸셜의 주가도 각각 8~9% 이상 떨어졌다.은행권 우려는 21~22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나타나 위축 심리를 더욱 키웠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도 줄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에 연준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0.25%p가 64.2%, 동결이 35.8%였다. 안전 자산 선호에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970달러를 돌파해 11개월 만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66달러대까지 하락했다.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유가는 은행권 우려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에 이번 주에만 13%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에 국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크게 하락했다.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7bp 이상 하락한 3.41%를, 2년물 국채금리는 35bp 이상 하락한 3.82%를 나타냈다.미시간대학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67.0에서 하락한 63.4로 부진한 모습이었다.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 4.1%보다 내려 3.8%를 기록했다.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 2.9%에서 2.8%로 떨어졌다.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가 매우 취약하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브룩스 맥도날드의 에드워드 박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심리가 매우 취약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다음은 누구인가? '라는 분위기가 있고, (호재에도) 아무도 빨리 흥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폴 크리스토퍼 투자 전략 대표는 마켓워치에 "시장이 오르락내리락하며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은행 시스템에 압박이 경제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투자자들은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둔화할지, 은행권의 문제가 성장 둔화를 (얼마나) 가속할지에 대한 감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다"라고 말했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52p(10.96%) 오른 25.51을 나타냈다. hg3to8@ekn.kr미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지점.연합뉴스

美 은행들, 지난주 연준서 215조원 빌려…금융위기 이후 최대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붕괴 이후 미국 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부터 215조원 이상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은행들이 9∼15일 1주간 연준 재할인창구를 통해 1528억 5000만 달러(약 200조원)를 차입했다고 보도했다.이는 직전 주(약 458억 8000만 달러, 약 60조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110억 달러(약 145조원)의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은행들은 지난 12일 시작된 연준의 유동성 지원책인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통해서도 119억 달러(약 15조 5000억원)를 빌렸다. 최근 1주간 은행권이 연준에서 차입한 금액은 총 1648억 달러(약 216조원)에 이른 셈이다. 이처럼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잇따른 파산에 은행들이 앞다퉈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에 대비하는 것은 여러 긴급 조치에도 미국 은행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준다고 외신은 진단했다.앞서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 초고속 붕괴 사태에 대응해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에 예금보험 한도를 넘는 예금도 전액 보호하기로 했다. 또 은행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준에 BTFP를 마련했다.부도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는 미국 대형은행 11곳이 총 300억 달러(약 39조원)를 예치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연준의 재할인창구는 은행들이 지급준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연준에서 자금을 공급받는 제도다.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재할인창구 이용을 피하려 하는데, 특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인식돼있기 때문에 이용한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재할인창구를 통한 차입은 비밀로 유지되며 2년간 이를 이용한 은행 이름이 공개되지 않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를 통한 차입이 거의 없었다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몇몇 대형 은행이 공개적으로 대출을 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었다.은행과 금융업계에 대한 불안감은 일반 기업들에서도 퍼지고 있다.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트업부터 상장기업까지 여러 미국 기업 경영진이 잠재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 다른 대출기관이나 MMF(머니마켓펀드)로 옮기거나 미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이들은 FDIC 보호 한도 이상 금액을 은행에 예금해 두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예금을 다른 은행 등으로 분산시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등의 대형 은행들은 최근 수십억 달러의 예금을 빨아들였다.금융시장 정보업체 크레인데이터에 따르면 국채와 기업어음(CP) 등 단기 채무증권에 투자하는 MMF에는 지난 10∼16일 1082억 달러(약 141조 2000억원)가 유입, 전체 설정잔액이 역대 최대인 5조 3800억 달러(약 7021조원)로 불어났다.골드만삭스는 최근 1주간 MMF에 자금 유입이 가속하고 있으며 이는 자금이 은행 예금에서 이동한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이 밖에도 1개월 만기 미국 초단기 국채에도 은행 예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몰리면서 금리가 4%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은행 예금 외의 다른 대안도 완벽하게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피터 크레인 크레인데이터 회장은 만약 미국 의회가 부채 한도를 몇개월 안에 상환하지 못하면 초단기 국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지점(사진=연합)

석유시장 지배하는 OPEC…글로벌 ‘그린 수소’ 패권까지 넘본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중동 산유국들이 그린 수소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조량이 많은 중동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을 대폭 늘려 그린 수소에 대한 원가경쟁력을 강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중동 산유국들이 오랫동안 세계 석유시장을 지배해오듯, 글로벌 그린 수소 시장 패권도 이들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7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13.43%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중동 지역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에 걸쳐 40기가와트(GW)로 늘어났는데 그 규모가 내년까지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2030년까지 중동 지역 발전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5%까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러한 성장은 태양광 발전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수다이르 지역에 1500 메가와트(GW)급 첫 번째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알 슈와이바 지역에 2060MW급 태양광 발전단지 구축에 착수했다. 사우디 민간발전업체 ACWA 파워는 수다이르 태양광 발전비용이 키토와트시(kwh)당 1.239센트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OPEC의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도 태양광 발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도 아부다비에서 진행 중인 2000MW급 알 드프라 태양광 프로젝트는 올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완공 예정이다. 최대 도시 두바이에선 700MW급 집중형 태양광(CSP)과 250MW급 일반 태양광을 합친 950MW급 누어 에너지1 프로젝트, 핫타 풍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UAE는 2050년까지 청정에너지 사용 비중을 7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처럼 중동 산유국들이 재생에너지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배경엔 세계 그린 수소 시장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그린 수소를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한 중동 국가들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수전해) 만들어낸 수소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지멘스 에너지는 중동 지역에서 실행 가능한 그린 수소 프로젝트가 총 46개로 그 규모가 총 920억 달러에 이른다고 지난해 8월 추산했다. 실제로 UAE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저탄소 수소 시장의 25%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UAE는 지난 2021년 중동 지역에서 처음으로 산업용 그린 수소 생산시설을 가동했고 일본, 한국, 독일, 인도 등을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 삼고 있다. 한국은 2027년부터 UAE에서 20만톤의 그린 수소를 수입할 예정이라고 수소산업매체 퓨얼셀웍스가 지난 1월 보도했다. 사우디 ACWA파워는 현재 그린 수소 생산시설 3곳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달 초 보도했다. 현재 ACWA파워는 연간 120만톤의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85억 달러 규모의 네옴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을 개발 중이다. 사우디는 그린 수소 생산비용을 kg당 1달러로 낮출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현재 수소 생산비용은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kg당 3∼7.2달러 정도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최근 중국이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회복을 중재한 것을 계기로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도 중동 지역에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고 관측했다.태양광 태양광 패널(사진=로이터/연합)

‘위기설’ 크레디트스위스, UBS에 인수되나…"IB 사업 접을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위기설에 휩싸인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로 하면서 불안 심리가 잠재워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 만큼 어떤 방식으로 위기를 수습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크레디트스위스가 현 시스템을 고수하면서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을 비롯해 분사, 매각, 폐쇄 등의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우선 크레디트스위스가 최근 수년간 대규모 손실과 여러 스캔들 속에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고,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 3000억원)을 대출받아 유동성을 확보한 만큼 기존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울리히 쾨르너 크레디트스위스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부유층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식으로 사업을 간소화하는 ‘전략적 전환’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크레디트스위스는 또 직원들에게 보낸 고객 응대 지침을 통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전후인 8일부터 14일 사이에 큰 변화 없이 150% 수준을 유지했다며 불안심리 진정에 나섰다. LCR은 단기 유동성 지표로서 통상 100%가 넘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또 이날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 국립은행에서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 3000억원)을 대출받은 것과 관련해 은행의 생존 능력이 걸린 사건이 벌어진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다만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현상 유지는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다"라면서 "(크레디트스위스에 대한) 거래 상대방들의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크레디트스위스의 근본적인 문제는 유동성 위기가 아닌, 수익성이 없는 사업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크레디트스위스가 자금 확보를 위해 일부 사업 부문을 떼어내 매각하는 것이 다른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이미 해고를 비롯한 긴축 경영을 해온 가운데, 채권·주식 사업부를 축소하거나 IB 업무를 완전히 접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10월 위기설 당시 이미 인수 자문·레버리지 금융 사업부를 분사해 매각하는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크레디트스위스 고위층이 일부 사업 부문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며, 도이체방크 등이 자산운용 사업부에 관심이 있다는 관측 등을 전했다. 다만 일부 매각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시장 상황이 이를 기다려줄 정도로 여의치 않은 만큼, 스위스의 경쟁 IB인 UBS그룹 등에 회사를 통째로 넘기는 방안이 거론된다.스위스 당국과 크레디트스위스 간 사태 수습 관련 논의에서도 이러한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UBS가 크레디트스위스 관련 위험을 떠안는 강제 인수방식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두 회사가 이를 최후의 수단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JP모건의 키안 아부호세인 애널리스트 등도 결국 이번 사태가 UBS 등에 인수되는 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UBS가 크레디트스위스 인수를 간절히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가격대면 인수할 만하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스위스 당국으로서는 UBS가 인수할 경우 인력 감축에 따른 실업 문제나 독점 우려 등도 고려할 요소로 꼽힌다.크레디트스위스가 이대로 문을 닫을 수도 있지만, 이 경우 금융 중심지로서 스위스의 위상에 타격을 가하고 세계 경제에도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스위스 중앙은행이 크레디트스위스의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등 구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납세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이러한 가운데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번 사태 이후 첫 투자자 소송을 당했다.크레디트스위스 미국 주주 등은 크레디트스위스가 중대한 허위이자 투자자를 오도하는 발표를 했다며 뉴저지주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냈다.크레디트스위스가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2021∼2022년 회계 내부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고 밝혀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는데, 원고들은 크레디트스위스 측이 2021년 연례보고서에서 이러한 문제를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사진=로이터/연합)(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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