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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혜국 대우’ 물건너가나…美 의약품 관세, 日·EU만 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의약품 100% 관세가 이미 미국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한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백악관 관계자는 EU는 미국과 타결한 무역 협상에 따라 의약품 관세율이 최대 15%로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수입된 의약품도 마찬가지로 EU와 동일한 관세율이 적용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영국은 미국과 가장 먼저 무역협상을 타결했지만 의약품 부분에선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100%의 관세가 그대로 매겨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기업들의 의약품 제조 시설이 미국에 “건설 중“일 경우 관세는 예외된다고 밝힌 바 있다. EU와 일본 측은 의약품 관세가 15% 수준에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EU산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된 것처럼 미국이 약속한 내용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도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EU와 미국의 공동성명에선 “EU산 의약품, 반도체, 목재에 부과되는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따른 관세를 합산한 (최종) 관세율이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신속히 보장"한다는 내용이 있다. 일본 역시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가장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도록 보장하는 내용이 공동 성명에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뒤에야 지난 4일 미일 무역 합의를 공식적으로 이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 관세가 지난 16일부터 기존 27.5%에서 15%로 인하됐다. 한국의 경우 지난 7월 30일 무역협상을 통해 의약품과 반도체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나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규모를 두고 입장차가 있어 최종 문안 합의 및 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3500억달러를 두고 “그것은 선불(up front)"라고 강조하했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이 투자액을 더 늘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통화스와프 등 안전장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어 한미 간 무역 협상이 더욱 난항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당분간 한국산 의약품의 미국 수출에 100% 관세 적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 관세의 경우 미국과 무역협상을 끝낸 일본과 EU는 관세율이 15%로 확정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25%를 적용받고 있다. 다만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의약품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나 철강에 비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 2월 유엔 무역통계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 의약품 최대 수입국인 미국의 지난해 수입액(2126억달러) 중 한국산(40억달러)의 비중은 약 1.9%였다. 한국의 전체 대미 상품 수출액(1316억달러)에 견주면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자동차에 이어 또 하나의 품목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경쟁국 대비 불리한 환경에 놓이게 됐다. 특히 한국의 주력 대미 수출품인 반도체에 대한 관세도 곧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는데 반도체에 대한 조사도 같은 시기에 착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 결과에 따라 특정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이른바 '품목별 관세'를 부가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코스피 고점인가요?”…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이것’ 확인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등으로 한국 코스피 지수가 26일 급락하자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45% 내린 3386.05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 연속 하락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0.89% 내린 3440.39로 출발했으나 낙폭을 키우면서 3400선마저 무너졌다. 종가 기준 지수가 3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2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한때 3365.73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낙폭은 정부의 세제개편안 실망감에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달 1일(-3.88%)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2.03% 내린 835.19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추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에서 1410원대를 넘은 것은 지난 5월 15일(장 중 고가 1412.1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24일부터 사흘째 상승하고 있으며, 전날에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400원마저 돌파했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큰 폭으로 개선되자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하고, 한미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7일 96.212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날 98대로 올라섰다. 여기에 간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금액이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대미 투자 금액인 3500억달러를 소폭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부터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구체적으로 의약품 100%, 대형 트럭 25%, 주방 및 욕실 가구 50%, 소파 등 천이나 가죽이 씌워진 가구 30%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코스피 하락 여파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이날 각각 3.25%, 5.61% 급락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날 종가가 10일 이동평균선마저 하회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소멸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개리 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국 반도체 주식에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낙관론의 궁극적인 원동력은 미국에서 구축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디램(DRAM)과 낸드(NAND)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AI 열풍에 수익성이 좋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분야로 전환하자 내년부터 DRAM과 NAND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최근 발간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란 보고서에서 “HBM을 둘러싼 기회가 업계 성장률을 앞서고 있고 AI 서버와 모바일 디램 수요 덕분에 일반 메모리칩의 가격 변동률이 다시 가속하고 있다"며 “메모리 산업의 역학이 바뀌면서 모든 곳에서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램 공급 과잉 문제는 나아질 것이며 낸드는 AI eSSD(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수요가 내년 갑절로 치솟으면서 공급 부족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달 들어 크게 올랐음에도 여전히 저평가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이달 24% 올랐음에도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14배이며, 33% 오른 SK하이닉스의 경우 7배에 불과하다"며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이 26배인 것과 비교된다"고 전했다. 피보나치 자산운용의 윤정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보다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LSA증권의 산지브 라나 애널리스트는 “삼성에 대한 외국인 보유율은 기존 고점인 58%보다 7%포인트 낮은 상황"이라며 “삼성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기존 메모리 제품의 수요와 가격 상승이 AI 수요와 맞물려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보유 비중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은 메모리 반도체이며, 한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수혜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노무라홀딩스를 비롯한 20개 기관은 삼성전자 주가가 2021년 1월 11일 기록된 역대 최고가인 9만1000원을 12개월 이내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 개선 전망에 따라 목표가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줄악재에 아시아 증시 ‘휘청’…코스피 3400선 붕괴·원화 환율 1410원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아시아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증시에 하방 압박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 38분 기준,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전장 대비 0.75% 하락한 218.83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한국 코스피 지수가 아시아 주요 지수 중 하락폭이 가장 크다. 현재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45% 하락한 3385.99를 기록 중이다. 지수가 장중 34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5일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0.89% 내린 3440.39로 출발한 이후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다음으로 크게 하락한 지수는 대만 가권지수로, 현재 1.69% 하락한 2만5581.36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64%), 중국 선전지수(-0.62%), 홍콩 항셍지수(-0.4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날 MSCI 신흥국 지수는 1% 넘게 하락하면서 지난달 20일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1일부터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아시아 제약 관련주들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기업들의 의약품 제조 시설이 미국에 “건설 중“일 경우 관세는 예외된다고 밝혔다. 대표 종목별로는 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2.15%)·SK바이오팜(-3.52%), 일본 다이이치산쿄(-2.31%)·주가이제약(-3.80%)·스미토모파머(-5.21%), 홍콩 알리바바 헬스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2.92%) 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간밤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는 3.8%로 한달 전 잠정치(3.3%)는 물론 시장 예상치(3.3%)조차 크게 웃돌았다. 콘베라의 시어 리 림 외환 및 거시경제 전략 총괄은 “신흥국 증시는 광범위한 달러 강세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관세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시장은 연준의 단기적 금리 인하에 대해 덜 낙관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 기준금리가 현재 4.00~4.25%에서 연말 3.50~3.75%로 인하될 가능성이 62.0%로 반영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73.3%였다. 연말까지 금리가 한 차례만 인하될 가능성은 하루만에 25.1%에서 34.4%로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97선에서 거래되다가 지난 17일 96.212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날 98대로 올라섰다. 특히 한국의 경우 한미 관세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 하락)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13.67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8월부터 1380∼1400원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으나 지난 24일부터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 투자 금액이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대미 투자 금액인 3500억달러를 소폭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불안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3500억달러는 선불” 러트닉 “韓 증액해야”…한미 무역협상 먹구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달러 규모의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강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이 투자액을 더 늘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국 정부는 통화스와프 등 안전장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어 한미 간 무역 협상이 더욱 난항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합의와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에 “우리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결코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잘하고 있다. 우리가 이토록 잘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와 무역 합의 덕분에 한 사례에서는 9500억 달러를 확보하게 됐는데, 이전에는 전혀 지불하지 않던 금액"이라며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5500억달러, 한국에서는 3500억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9500억달러는 유럽연합(EU)의 사례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간 무역 협상의 핵심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이행 방법 등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을 한국에서 받아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이익도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등의 '일본식'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선불'로 거론한 것은 한국 관세 인하의 전제 조건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할 경우 외환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투자 약속은 우리나라 외환보유고의 70%에 달한다“며 “미국과 통화 스와프 없이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협상팀뿐만 아니라 대중 사이에서도 그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며 추가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미간)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인출해 모두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대미 투자 금액인 3500억달러를 소폭 증액해 일본의 5500억달러와 근접할 것을 요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그는 또 비공개 자리에서 한국 관계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투자 자금 중 대출이 아닌 현금으로 제공되는 비율이 더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어 한국의 대미 투자 금액이 일본 측과 상당히 근접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과 유사한 조건들을 한국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에 전혀 다른 형태의 합의 구조를 제시할 경우 미일 무역합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WSJ에 미국이 한국과의 무역합의에 미세조정을 진행중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 사항 중 이미 합의된 내용에서 “드라마틱하게 벗어난 것"는 없다고 말했다. WSJ는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불안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10월 1일부터 또 ‘관세 폭탄’…“의약품 100%·주방수납장 등 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외국에서 수입되는 의약품, 대형 트럭 등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의약품 100%, 대형 트럭 25%, 주방 및 욕실 가구 50%, 소파 등 천이나 가죽이 씌워진 가구 30% 등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기업들의 의약품 제조 시설이 미국에 “건설 중"일 경우 관세는 예외된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 중은 시설이 착공되거나 현재 지어지고 있는 상황을 뜻한다"며 “건설이 시작되면 이들 회사의 의약품엔 관세가 없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의약품 관세 부과를 앞두고 대미 투자를 잇따라 발표한 바 있다. 영국 제약회사 GSK는 지난 16일, 5년간 미국 내 연구개발(R&D)과 공급망 인프라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도 같은 날 미국 버지니아주에 50억달러를 들여 제조시설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존슨앤드존슨과 아스트라제네카도 각각 550억달러, 500억달러르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물에서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주방 수납장, 욕실 세면대 및 관련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겉천이 쓰워진 가구에 대해서도 3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겉천이 씌워진 가구는 천이나 가죽으로 씌워진 소파 등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 이유는 다른 해외 국가들이 이러한 제품을 미국에 대량으로 쏟아냈기 때문"이라며 “이는 매우 불공정한 관행이지만 국가 안보 및 기타 이유로 우리의 제조 과정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의 위대한 대형트럭 제조사들을 불공정한 외부 경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2025년 10월 1일부터 외국산 대형 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피터빌트, 켄워스, 프라이트라이너, 맥 트럭스, 다른 업체들 등 우리의 위대한 대형트럭 제조회사들은 외부 방해의 맹공으로부터 보호받게 될 것"이라며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의 트럭 운전사들이 재정적으로 건실하고 강건할 필요가 있지만, 다른 무엇보다 국가 안보 목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미(對美) 수출을 하고 있는 한국의 관련 업계에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관세 부과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부과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대통령에게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부여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시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의약품, 중·대형 트럭과 그 부품 등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착수했다. 수입 가구에 대한 조사는 지난 8월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철강 및 알루미늄,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구리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목재, 반도체, 의약품, 트럭, 핵심 광물, 상업용 항공기 및 제트 엔진, 무인항공시스템, 폴리실리콘, 풍력 터빈에 대해서도 부과하겠다고 예고해왔다. 그는 이달 초 반도체와 관련해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도체에 대한 조사도 지난 4월 시작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세가 곧 발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 7월 무역협상을 통해 의약품과 반도체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나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규모를 두고 입장차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러트닉 장관의 이러한 약속이 지켜질지 미지수다. 특히 자동차 관세의 경우 일본과 유럽연합(EU)은 관세율이 15%로 인하됐지만 한국은 여전히 25%가 적용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인니 광산 ‘불가항력 선언’에 구리값 껑충…가격 전망도 상향

세계 2위 규모의 구리 광산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구리 시장의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하자 국제 구리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은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재난 등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계약자가 의무를 면할 수 있는 조치를 의미한다. 앞서 지난 8일 80만톤에 달하는 진흙더미가 그라스버그 광산을 덮치면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구조 작업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프리포트 맥모란은 이번 사고로 단기적으로 상당한 생산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2027년에나 이전 운영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은 글로벌 구리 공급의 3% 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2위 광산이다. 프리포트 맥모란 전체 구리 생산 중 30%가 그라스버그 광산에서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의 알버트 매켄지는 “그라스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구리 광산 중 하나"라며 “이 정도 규모의 공급 차질은 글로벌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뉴욕 증시에서 프리포트 맥모란 주가는 17% 급락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또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3.6% 급등한 톤당 1만336.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이자 2024년 5월에 기록된 역대 신고가인 1만1104달러에 근접한 수치다. 나티시스의 버나드 다다 애널리스트는 “프리포트 맥모란 역사상 이같은 규모의 사고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청정에너지 전환, 인공지능(AI) 붐 등으로 구리 수요가 앞으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다. 앞서 지난 5월 콩고민주공화국 카모아-카쿨라 광산에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칠레의 경우 지난 7월 엘테니엔테 광산에서는 터널 붕괴로 6명이 숨지면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칠레 구리공사(코델코)는 엘테니엔테 광산 사고 여파로 올해 생산량이 기존 예상보다 약 11% 줄어든 30만t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 매켄지의 찰스 쿠퍼 구리 리서치 총괄은 이들 세 광산의 생산 차질로 올해 글로벌 구리 생산의 6%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광산 3곳이 가동을 멈추면 이미 빠듯한 공급에 큰 압박이 가해진다"며 “현재 구리 가격이 이같은 사고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핵심 구리 생산국인 페루에서는 소규모광업연맹이 도로 곳곳을 점거하는 시위가 장기화하자 광산 기업 허드베이 미네랄스는 페루에서 광산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25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그라스버그 광산 사고를 반영해 올 하반기와 내년 구리 생산량 전망치를 각각 16만톤, 20만톤 하향 조정했다. 또 올해 구리 시장이 당초 10만5000톤 공급 과잉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5만5500톤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그러면서 올해말 가격 전망치를 기존 톤당 9700달러에서 1만200~1만500달러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헬렌 아모스 애널리스트는 “구리 공급 수급이 이미 빡빡한 와중에 사고가 겹쳤다"며 “다른 요인이 동일하다면 구리 시장은 이전보다 더 높은 가격 체제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저탄소가 시대적 트렌드”…‘기후변화 사기극’ 트럼프 빈자리 노리는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사회 무대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하며,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는 화석연료로 돌아가야 “다시 위대해진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돼, 미·중 대립 구도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 화상연설을 통해 2035년까지 자국 경제 전반에 걸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점 대비 7~1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설치 용량을 2020년 수준 대비 6배 확대하고 에너지 믹스에서 비(非)화석연료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또 산림 축적량(나무 전체의 부피)을 240억㎥ 이상 달성하고 신규 자동차 판매에서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가 주류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이처럼 수치화된 감축 목표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과거 2020년 9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탄소 중립 실현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산하 '지구 대기 연구를 위한 배출 데이터베이스'(EDGAR)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30.1%로 집계됐다. 미국(11.3%), 인도(7.8%), 유럽연합(EU·6.1%) 등이 뒤를 이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이 목표들은 파리기후협악의 요구에 부응하는 중국의 최선의 노력을 보여준다"며 “이를 달성하려면 중국의 고된 노력과 더불어 지원적이고 개방적인 국제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녹색 및 저탄소 전환은 시대적 트렌드"라며 “일부 국가들은 추세에 역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올바른 길을 가야 하고, 변함없는 신뢰를 유지하며, 흔들림 없는 행동과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후변화를 '사기극'이라고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물러서면서 중국이 '녹색 리더십'으로 국제사회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를 두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간접적인 잽을 날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이같은 목표가 야심차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에너지·청정대기 연구센터(CERA)의 로리 밀리비르타 수석 애널리스트는 “30% 미만의 배출 감축 목표는 '1.5도 목표'와 맞지 않는다"며 “지구 기온 상승폭을 1.5도, 혹은 2도 이하로 제한하려면 중국은 2035년까지 훨씬 더 큰 폭의 감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NEF도 최근 보고서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까지 배출량을 2005년 대비 최소 43%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공동 설립한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트레이스'는 지난 6월 중국의 배출량이 반등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총 100GW 규모의 신규 석탄화력발전 건설을 시작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 칭화대학교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발전 연구소의 후빈 부교수는 중국이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10~15% 감축을 달성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대내외적 요인"으로 감축 목표치를 3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국제 기후단체인 '350.org'의 정책캠페인 부국장 안드레아스 지버는 “중국은 덜 약속한 후 초과 달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목표치를 낮게 설정했다는 것이다. BBC는 “중국이 기후 약속을 초과 달성한 사례가 과거에 있다는 점이 일부에 희망을 준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은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했던 풍력·태양광 발전 설비용량 목표(1200GW)를 6년 앞당긴 지난해 달성했다. 아시아소사이티정책연구소(ASPI) 중국 기후 허브 소장인 리슈오는 시 주석이 이날 약속한 배출 감축 목표치와 관련해 “천장이 아닌, 바닥으로 인식돼야 한다"며 “중국의 급속한 청정 기술 성장은 향후 10년 동안 훨씬 더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둘러싼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반대 행보가 미·중 패권 경쟁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역시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기후 문제에 한해서는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강한 국경과 전통적 에너지원이 있어야 다시 위대해질 수 있다"며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세계 각국의 동참을 권고했다. 그는 실제로 관세 전쟁을 통해 중국을 포함한 미국의 적대국과 협력하는 국가들에 언제든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대표적 사례가 인도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기존 25% 관세에 더해 25%의 징벌적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요 교역상대국들을 상대로 무역 협상을 벌이면서 “브릭스(BRICS)의 반미정책을 따르는 국가들은 추가 10% 관세를 부과받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씨티그룹 “철광석 가격 반등 멀었다…공급부족은 이미 반영”

국제 철광석 가격이 6월 저점대비 15% 가까이 오른 가운데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24일 인베스팅닷컴,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철광석 선물 가격은 현재 톤당 105.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월 톤당 93달러 수준까지 밀렸지만 그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주요 산업의 '출혈경쟁'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철광석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철강석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5개 부처는 최근 '철강업종 안정성장 업무방안 2025∼2026'을 발표해 향후 2년간 철강산업 성장률을 연평균 4%로 설정하고 신규 생산능력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번 업무방안은 중국 당국이 앞서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철강 생산 감축을 예고한 데 대한 후속 조치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16일 발행된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소모적인 출혈경쟁을 의미하는 신조어인 '내권(內卷)'을 직접 언급하며 “기업 간 저가 경쟁과 무질서한 경쟁이라는 혼란스러운 현상을 바로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의 웬유 야오 등 애널리스트들은 투자노트에서 이같은 공급축소 요인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생산 감축 정책이 철광석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철강 생산능력 정책을 강화하여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계획은 먼 훗날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외 철광석 공급이 너및는 상황 속에서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없을 경우 철광석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기술적 부분에서도 철광석 가격 반등이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호주 투자자문사 디스커버리 얼러트는 “패닉에 따른 가격 급락이 아닌, 시장 펀더멘털의 점진적 악화로 몇 분기 동안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며 “이러한 패턴은 투기적보다 구조적 조정을 시사하며 이는 회복기간이 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회복 패턴을 봤을 때 심각한 공급차질이나 예상치 못한 경기부양책 등 명확한 촉매제가 나타나지 않는 한, 가격 상승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며 “기술적 지지선과 저항선은 각각 90~95달러, 110~115달러 범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유엔총회 연설서 유엔 비판…“기후변화는 최대의 사기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을 향해 강력 비판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가 “최대의 사기극"이라며 재생에너지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총회 기조연설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는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었다"며 “하지만 집권 8개월 만에 오늘날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나라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어떤 대통령이나 총리도, 어떤 다른 국가도 그런 일을 해낸 적이 없다. 나는 불과 7개월 만에 (7건의 전쟁 종식을) 해냈다"면서도 “유엔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해야 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언급한 7개의 전쟁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르완다, 이스라엘-이란, 인도-파키스탄, 캄보디아-태국, 세르비아-코소보, 에티오피아-이집트 간의 분쟁이다. 그는 “슬프게도 모든 사례에서 유엔은 어떤 도움도 주려 하지 않았다"며 “나는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고 분쟁 당사국들의 지도자들과 협상했지만, 협상 타결을 돕겠다는 유엔의 전화 한 통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유엔으로부터 받은 건 형편없는 에스컬레이터와 고장 난 텔레프롬프터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이날 오전 총회장으로 올라오면서 에스컬레이터가 중간에 멈춘 것과, 연설 도중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설을 시작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유엔의 목적은 무엇인가.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유엔이 하는 일 대부분은 강경한 어조의 서한을 보내는 것뿐인데 후속조치는 전혀 없는 공허한 말뿐"이라며 “공허한 말은 전쟁을 해결할 수 없다. 전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말에 수반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유엔 비판은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UNESCO) 등 국제기구 탈퇴와 유엔 분담금 중단 등 기존 행보와 맥을 같이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유엔에 대한 분담금 납부를 사실상 중단했으며, 유엔에 따르면 2024년분 미납액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유럽연합(EU)를 향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인도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대선 공약이었던 불법이민 단속에 대한 성과도 강조했다. 그는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다면 당신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1982년 당시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2000년까지 기후변화로 세계적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89년 유엔의 한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10년 안에 지도에서 국가들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지구한랭화가 유행이었다"며 “1920년대와 1930년대를 되돌아보면, 그들은 지구한랭화로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고 했다. 그는 또 “그들은 이젠 지구온난화로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기온이 다시 낮아지자 기후변화로 명칭을 바꿨다. 지구 기온이 오르든 내리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기후변화가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는 세상에서 일어난 가장 거대한 사기극"이라며 “주로 나쁜 이유로 유엔 등이 예측했던 모든 것들은 틀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나라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어리석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며 유엔 총회에 참석한 각국 정상을 향해 “이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당신의 나라는 망할 것"이라고 했다. 또 “탄소 발자국도 악의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꾸며낸 사기이며, 그들은 완전한 파멸의 길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다가 원자력발전과 화석연료로 회귀한 독일을 극찬하며 “모든 녹색 정책은 파산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이민자들의 이주와 재생에너지를 “자유 세계의 상당 부분을 파괴하는 힘"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57분 동안 이어졌다. 각 정상에 주어진 연설 기간은 15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 않고 1시간 가까이 연설을 이어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엔과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실패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연"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이폰17 효과?…애플 주가 연 수익률도 ‘플러스 전환’

애플 주가가 자사의 최신 아이폰17 시리즈 초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장 대비 4.31% 오른 256.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26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259.02)에 근접 중이다. 이날 애플 주가 상승으로 올해 주가 상승률이 2%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됐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애플은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 마이크로스프트·테슬라·아마존·알파벳·애플·메타·엔비디아) 중 마지막으로 연 상승률이 플로스로 전환한 주식"이라고 전했다. 시가총액도 3조800억달러로 불어나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3조8490억달러)와 격차도 좁혔다. 이날 주가 상승은 지난 9일 출시한 새 아이폰 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판매를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17 시리즈는 지난 12일 사전 주문을 시작으로 지난 19일부터 미국과 한국 등에서 본격 출시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투자노트를 내고 “애플 자체 홈페이지와 다양한 통신사 홈페이지를 추적한 결과, 9월 22일을 기준으로 현재 아이폰17의 배송 기간(18일)이 작년의 아이폰16의 배송 기간(10일)에 비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전예약 횟수를 보니 애플의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도 수요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매수', 270달러로 제시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도 “수요 추이에 긍정적으로 놀랐다"며 “아이폰17의 수요가 작년 아이폰16보다 10∼15%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아시아 공급망 점검 결과 이미 기본 모델과 프로 모델의 생산량을 약 20%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장 고급 모델인 아이폰17 프로 맥스는 여러 지역에서 배송 날짜가 몇 주씩 밀리면서 가장 구하기 어려운 모델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4년 동안 3억1500만개의 아이폰이 교체되지 않았다며 이번 아이폰 교체 주기가 “훌륭하지는 않더라도 괜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목표 주가를 당초 270달러에서 3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아이브스는 또 현재 애플 주가에 인공지능(AI) 관련 내용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이 AI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면 주가가 75~100달러 더 오를 수 있다"며 “현재 가격으로는 AI 프리미엄이 애플에 하나도 반영되지 않아 2026년까지 보유하기 매력적인 빅테크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소비자들이 그동안 아이폰을 교체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목표주가를 280달러로 제시했다. 약 157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며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글렌뷰 트러스트 컴퍼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스톤은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견고하게 나타났다"며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현재 수요는 기분 좋은 놀라움이며, 긍정적인 소식은 언제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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