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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뉴욕증시 간신히 혼조…기술주가 끌었다

1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시장 전반에 확산했지만, 기술주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혼조 수준으로 마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2.63p(0.23%) 밀린 4만 736.9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4.47p(0.45%) 뛴 5495.52,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41.28p(0.84%) 오른 1만 7025.88에 마쳤다. S&P500지수는 한 때 -0.54%까지 낙폭을 확대했고 나스닥지수도 –0.49%까지 밀렸다. 국제 유가 폭락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도 매도 우위로 돌아섰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96달러(4.31%) 폭락한 배럴당 65.75달러에 마쳤다. 이는 지난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주요국 원유 수요 전망치를 두 달 만에 다시 낮추면서 투매 심리를 자극했다. OPEC은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중국 성장 둔화 등을 반영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 전망치를 기존 하루 211만 배럴에서 203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기술주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상승세, 다우지수 또한 약보합으로 마쳤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 중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2% 넘게 올랐고 테슬라는 4.58%, 엔비디아는 1.53% 상승했다. 브로드컴은 5.25% 뛰며 최근 급락분을 일부 만회했고 AMD도 3.39% 상승하는 등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도 강세였다. 오라클은 예상을 넘는 실적과 개선된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11.44% 급등했다. 반면 일부 은행주는 큰 폭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5.19% 급락해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JP모건이 업계 콘퍼런스에서 내년 순이자 마진에 신중한 전망을 내놓자 실망감에 투매가 발생했다. 골드만삭스도 주가가 4.39% 급락했다. 카드 사업과 대출 포트폴리오를 매각함에 따라 3분기 세전 손실이 4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여파다. 앨리파이낸셜은 주가가 17% 폭락하면서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이 회사의 러셀 허친슨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생활비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면서 대출자들 신용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밝힌 점이 주가를 압박했다. 유가 폭락에 정유주도 유탄을 맞았다. 엑손모빌은 3.64%, 셰브런도 1.48% 하락했다. MRB파트너스의 필립 콜마 글로벌 전략가는 “오늘 방어적 순환매가 약간 지나친 것 같다"며 “사람들이 여름휴가에서 돌아오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날 오후 9시로 예정된 미국 대선 후보 TV 토론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지지율이 초박빙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첫 TV 토론이 승부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토론 결과에 따라 각 후보 경제 정책이 미칠 영향을 예상하며 증시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11일로 예정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도 시장이 주시하는 지표다. 이번 CPI 결과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내릴지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븐스리포트리서치의 톰 에세이 설립자도 8월 CPI가 연준의 이달 금리인하 폭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반적으로 수치가 약하면 연준은 50bp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 크고 증시에도 더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기관투자자협회(CII) 주최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이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가 됐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금융을 빼고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임의소비재와 부동산, 기술 업종은 1% 이상 올랐다. 반면 에너지는 1.92% 급락했고 금융 업종도 1%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 25bp 인하 확률을 69%로 반영했다. 50bp 인하 확률은 31%로 전날보다 소폭 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7p(1.90%) 내린 19.08이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삼성전자는 애플에, HD현대중공업은 中CSSC에…한국, 밀렸다

한국 기업이 지난해 주요 산업 세계 상품·서비스에서 1위를 차지한 분야가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라는 분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0일 2023년 주요 상품·서비스 시장점유율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조사에서 한국 기업은 71개 분야 가운데 D램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낸드플래시 반도체, 초박형 TV 4개 품목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다. 4개 품목 모두 삼성전자가 2022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국 1위 품목은 2022년 조사 때 6개에서 2개 줄면서 국가별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이 기간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애플에, 조선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중국선박집단유한공사(CSSC)에 밀려 2위로 내려갔다. 미국은 지난해 전체 조사 분야 3분의 1이 넘는 26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이 17개로 2위, 일본은 10개로 3위에 각각 올랐다. 일본은 2022년 조사에서는 한국과 함께 6개로 공동 3위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위 분야를 4개 늘리며 단독 3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새로 조사 품목에 포함된 반도체 재료 5개 중 포토레지스트(감광제) 등 3개 품목에서 1위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전기차(테슬라)와 스마트폰·태블릿PC(애플), 생성형 인공지능(AI)(오픈AI)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전기차 필수 부품인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CATL)와 이동통신 인프라(화웨이), 냉장고·세탁기(하이얼) 등이 1위였다. 일본 기업은 자동차(도요타자동차)와 CMOS 이미지 센서(소니) 등에서 1위를 가져갔다. 닛케이는 “중국 기업의 공급망 지배가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기 등 재생에너지 분야로 확산하고 전기차 분야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이 크다"고 짚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이 중국에 대해 관세 면제 조치 종료 등으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애플 보란듯…화웨이, ‘두 번 접는’ 폴더블폰 메이트XT 출시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두 번 접는(트리플 폴드)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가격은 1만9999위안(약 377만원)부터 시작한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오후 출시 행사를 통해 트리플 폴드폰인 메이트 XT 공개했다. 화면 중 하나는 안쪽으로 접히고 다른 하나는 바깥으로 접히게 설계돼 알파벳 'Z'자형으로 접힌다. 화면을 모두 펼쳤을 때 두께는 3.6mm로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6(5.6mm)보다 2mm 더 얇다. 모두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10.2인치로 태블릿 PC와 형태가 비슷하다. 화웨이의 자체 하모니 OS를 장착했다.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책임자인 리차드 유는 이날 행사에서 “이를 위해 5년 동안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색상은 붉은색, 검은색 등 2종류로 판매되며 메모리는 256GB(기가바이트)와 512GB, 1TB(테라바이트) 세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관심을 모았던 제품 가격은 가장 저렴한 256GB 버전이 1만9999위안으로 책정됐다. 512GB 버전은 2만1999위안(약 415만원), 1TB 버전은 2만3999위안(약 453만원)으로 정해졌다. 화웨이는 지난 7일 낮 12시 8분부터 공식 온라인몰에서 메이트 XT에 대한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사흘 뒤인 이날 오후 현재 선주문량은 360만건에 달해 대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메이트 XT는 애플이 미국 본사에서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한 지 몇 시간 만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선주문 물량을 포함한 메이트 XT의 공식 판매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8분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아이폰16이 중국이 정식 출시되는 일정과 같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최소 중국 내에서 혁신의 왕관을 차지하겠다는 것과 애플이 신제품 출시 후 겪는 허니문 기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다만 고가의 트리플 폴드폰인 메이트 XT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영향력을 얼마나 펼칠지는 미지수다. IDC의 아서 궈 애널리스트는 “높은 기술 요구사항, 낮은 수익률, 높은 가격, 제한된 소비자 등을 고려할 때 트리플 폴드 스마트폰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다른 제조사들은 폴더블 분야에 투자를 줄이는 추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기업, D램·OLED 등 4개 분야서 세계 1위…전체는 4위

한국 기업이 지난해 주요 산업의 상품 및 서비스에서 1위를 차지한 분야가 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전체 4위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주요 상품·서비스 시장점유율 조사 결과에서 한국 기업은 71개 조사 분야 가운데 D램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낸드플래시 반도체, 초박형 TV 4개 품목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다. 4개 품목 모두 삼성전자가 2022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한국 1위 품목은 2022년 조사 때 6개에서 2개 줄면서 국가별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이 기간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애플에, 조선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중국선박집단유한공사(CSSC)에 각각 밀려 2위로 내려갔다. 미국은 지난해 전체 조사 분야의 3분의 1이 넘는 26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이 17개로 2위, 일본은 10개로 3위에 각각 올랐다. 일본은 2022년 조사에서는 한국과 함께 6개로 공동 3위였으나 지난해에는 1위 분야를 4개 늘리며 단독 3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새로 조사 품목에 포함된 반도체 재료 5개 중 포토레지스트(감광제) 등 3개 품목에서 1위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전기차(테슬라)와 스마트폰·태블릿PC(애플), 생성형 인공지능(AI)(오픈AI)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전기차 필수 부품인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CATL)와 이동통신 인프라(화웨이), 냉장고·세탁기(하이얼), 일본 기업은 자동차(도요타자동차)와 CMOS 이미지 센서(소니) 등이 1위였다. 닛케이는 “중국 기업의 공급망 지배가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기 등 재생에너지 분야로 확산하고 전기차 분야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이 크다"면서 “미국과 유럽이 중국에 대해 관세 면제 조치 종료 등으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디플레이션, 내년까지 이어진다”…일본식 침체에 빠지나

작년부터 이어졌던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이 악순환에 빠져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중국의 디플레이션 스파이럴(악순환) 이제 위험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의 물가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경제 전반의 물가를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인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지난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이는 1999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통계 발표가 시작된 1993년 이후 최장 기간이 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와 BNP파리바는 GDP 디플레이터가 내년까지 마이너스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고 ANZ는 향후 6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GDP 디플레이터가 0.5%포인트 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고 BCA리서치는 이런 추세가 최소 12개월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0.6% 올라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시장 전망치(0.7%)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0.3%에 불과했다. 이는 3년여 만에 최저였다.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시중 자금이 채권시장에 몰리면서 중국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하락 등을 근거로 “우리는 분명 디플레이션 상태에 있으며 디플레이션의 2번째 단계를 거치고 있을지 모른다"며 “일본의 전례에서 알 수 있듯 디플레이션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부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이 더 심해지는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했다. 물가가 정체되거나 내릴 것으로 판단되면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거나 늦추게 된다. 이럴 경우 기업들은 매출 감소 속에 투자를 줄이고 임금 삭감이나 해고에 나설 수 있다. 실업자가 증가하거나 임금이 깎인 소비자들이 많아지면 소비 중단이 심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민간 지표들을 보면 이런 현상이 이미 발생하기 싲가했다. 차이신인사이트그룹 등의 자료를 보면 전기차 제조업체나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의 지난달 기준 직원 초봉은 2022년 고점 대비 10%가량 줄어들었다. 창장상학원이 300개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인건비 증가세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약했고, 취업 정보 사이트 자오핀 자료를 보면 38개 주요 도시의 2분기 평균 채용 급여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의 '잃어버린 수십 년' 시기에 볼 수 있었던 사이클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이 수십년간 겪었던 장기 침체로 이어질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디플레이션에 대한 공개 논의를 제한하는 가운데 이강 전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 행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지금은 디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향후 몇 분기 내에 GDP 디플레이터를 플러스로 전환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8월 수출이 깜짝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8.7% 증가한 3086억4730만 달러(약 415조1000억원)로 2022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의 시장 전망치(6.5% 증가)와 전월(7월) 수출 증가율 7.0%를 모두 웃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유럽연합(EU), 인도, 브라질에 대한 중국의 수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고 중국의 대미수출 또한 5.1% 증가해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8월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늘어난 2176억2570만 달러(약 292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수입은 로이터의 시장 전망치(2% 증가)와 전월(7월) 수입 증가율(7.2%)에 모두 못 미쳤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 속에서 중국의 수출이 희소식"이라면서도 “저가 공세로 미국, 남미, 유럽에서 반발이 거세지는 만큼 중국 정부의 수출 전략에 대한 지속가능성이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이폰16 출시일·가격·색상 공개 됐지만...“실망스럽다”

애플이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할 수 있는 자사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한 가운데 시장 반응은 '냉담한'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 '이제 새롭게 빛나다'(It's Glowtime)를 열었다. 애플은 이 자리에서 아이폰16 시리즈 등을 비롯한 최신 제품군을 선보였다. 아이폰16 시리즈는 6.1인치형(15.4㎝) 기본 모델과 6.7인치형(17.0㎝) 플러스, 고급 모델인 6.3인치형(15.9cm) 프로와 6.9인치형(17.4cm) 프로맥스로 구성됐다. 기본 모델과 플러스 사이즈는 지난해와 같지만, 프로와 프로맥스는 디스플레이가 더 커졌다. 베젤(테두리)을 줄여 기기 전체 크기는 늘어나지 않았다. 가격은 달러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아이폰 기본 모델은 799달러(128GB), 플러스는 899달러(128GB), 프로는 999달러(128GB), 프로맥스는 1199달러(256GB)부터 시작한다. 특히 이번 아이폰에는 애플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아이폰16 시리즈는 처음부터 AI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애플이 자체 개발한 최신 칩인 A18과 A18 프로도 장착됐다. 애플은 이들 칩이 전작 대비 최대 2배 빠른 속도로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할 수 있고, 전력은 30%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이용자가 급하게 날려 쓴 메모를 AI가 다듬어 세련된 초대장으로 만들어주고,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해주고 독창적인 이미지도 만들어 준다. 녹음과 번역은 물론, 수많은 사진 가운데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모르는 사진을 찾을 때 기억나는 묘사를 타이핑하면 사진을 찾아준다. 메일 편지함을 빠르게 읽고 요약본을 제공하고, 임박한 약속 등 중요한 내용은 가장 상단에 표시해준다.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내달 베타(시험) 버전으로 영어로 우선 제공된다. 애플은 내년에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더 많은 언어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어 제공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한국은 새 아이폰 1차 출시 국가에 최초로 포함돼 13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고 20일부터 매장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이번 출시에 뒤따르는 시장 반응은 냉담한 상태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04% 오른 220.91달러(29만 6461원)에 그쳤다. 이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1.16% 오른 것을 감안하면 시가총액 1위 종목 상승폭 치고는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애플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며 “이는 AI 중심 제품에 대한 시장의 회의적인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지난 6월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 이미 AI 기능을 발표해 주가가 선반영된 부분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날 행사에서 그 이상의 '깜짝' 발표가 없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부분의 새로운 기능은 미리 알려진 것으로, 이날 발표에서 놀라운 일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아이폰16은 예년 기기들과 달리 AI 기능에 관심이 모였다. 이전 모델들이 디자인이나 새로운 기능 등 하드웨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올해는 AI 기능을 가능하게 할 소프트웨어가 주목받은 것이다. 그러나 아이폰16에 AI 기능이 온전히 탑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아이폰16 판매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의 AI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애플 인텔리전스는 수많은 지연에 직면해 있고 많은 주요 기능은 내년이 돼서야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마케터 애널리스트 가드호 세비야는 “베타 테스트로 출시된다는 것은 많은 기능이 여전히 출시를 위해 미세 조정되고 있으며 프라임타임을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 스마트폰이 대박 조짐을 보이는 것도 애플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화웨이는 지난 7일부터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인 두메이트(Mate) XT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해 24시간 만에 선주문이 200만건을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분기(4∼6월) 중국에서 아이폰 할인 판매에 나섰지만, 출하량은 작년보다 6.7% 감소했다. 그러나 애플은 올해 하반기 아이폰 16 출하량을 지난해 동기보다 10% 증가한 9000만대를 목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뉴욕증시 3대 지수↑ S&P500 편입 종목 등 상승세

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급반등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4.18p(1.20%) 뛴 4만 829.5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2.63p(1.16%) 오른 5471.05, 나스닥종합지수는 193.77p(1.16%) 상승한 1만 6884.60에 마쳤다. 지난주 주요 주가지수는 올해 최악 주간을 보낸 바 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에 5.77% 급락해 2022년 1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 또한 4.3% 밀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증시가 흔들렸던 2023년 3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률을 찍었다. 이날 시장은 고용 불안보다는 큰 폭 조정된 주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만큼 통화완화 기대감을 안고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바이탈놀리지 투자분석가 애덤 크리사풀리는 지난 금요일 이후에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만한 별도의 뉴스가 나온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과매도 상태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저가 매수를 유도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상승은 기술 업종의 성장주와 우량주가 골고루 이끌었다. 엔비디아가 3.54% 뛰었고 아마존도 2.34% 올라 나스닥지수를 밀어 올렸다. 테슬라와 브로드컴, 코스트코도 2%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넷플릭스도 1.45% 올랐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6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러나 크게 새로운 것은 없다는 인식 속에 시장 반응이 미미했고 강보합으로 마쳤다. 알파벳은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강세에 힘을 보탰다. TSMC는 3.80% 오르고 AMD(2.83%), 퀄컴(1.63%), Arm(7.03%)도 동반 강세였다. 이날 세계 최대 항공우주기업 보잉은 생산현장 노조와 사측의 근로계약 협상이 합의에 도달한 소식이 전해져 주가가 3% 넘게 상승했다. S&P500 편입 결정 소식이 난 팔란티어는 14% 이상, 델은 3% 이상 크게 올랐다. 팔란티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연방수사국(FBI) 등 굵직굵직한 정부 정보기관들을 고객으로 둔 빅데이터 프로세싱 기업이고, 델은 대형 컴퓨터 시스템 제공업체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서밋 테라퓨틱스는 현재 개발 중인 폐암 항암 약물 임상 3상 시험 결과가 대형 제약사 머크의 대표적 항암제 키트루다 효능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는 주가가 장 중 75%까지 올랐고 마감가도 56% 폭등한 채 마쳤다. 반면 세계적 생명공학기업 머크는 주가가 2% 하락했다. 이날 머크는 다우존스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가장 낙폭이 컸다. 더글라스 C.레인앤어쏘시에이츠의 사라 세티 매니징 파트너는 “지난주는 약간 과매도 상태였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 약간의 단기 반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쌓이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돈을 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시장을 좌우할 만한 지표나 이벤트는 없었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부채 상환을 제때 못할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8월 소비자기대조사(SCE) 결과에 따르면, 향후 3개월 동안 최소 부채를 상환 못 할 평균 인식 확률은 전월대비 0.3%p 상승한 13.6%였다. 이는 3개월 연속 오르면서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8월 미국 고용추세지수(ETI)는 전월 대비 상승했다. ETI는 고용시장을 보는 선행지수로 지수가 상승하면 고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미국 콘퍼런스보드는 미국 8월 ETI가 109.0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수치는 108.71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 7월 도매재고는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도매재고는 계절 특성 및 거래일 수 차이를 조정한 결과 9035억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2% 증가한 수치다. 연준 인사들은 오는 17일과 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 대선 TV 토론이 예정돼 있고 11일에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2일에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 등이 나온다. 업종별로 보면 모든 업종이 올랐다. 기술과 부동산, 산업, 금융, 임의소비재가 1% 이상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 25bp 인하 확률을 71%로 반영했다. 50bp 인하 확률은 29%로 반영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마감 무렵과 거의 같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93p(13.09%) 내린 19.45였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인류 최초 조만장자 레이스, 머스크 앞서지만...병폐 지적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만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3년 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1조달러(1339조원) 자산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에 본부를 둔 자산 분석 및 마케팅 컨설팅 업체 '인포마 커넥트 아카데미' 최근 보고서 내용을 인용 보도했다. 보고서에서 머스크 CEO 재산은 연평균 110%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와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을 설립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옛 트위터)를 소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 CEO 순자산은 2510억달러(336조원)로 세계 최대 갑부로 꼽힌다. 그런 그의 재산은 2027년까지 4배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 아다니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은 연간 자산 증가율 123%를 유지하면 머스크 CEO 뒤를 이어 두 번째로 2028년 '조만장자'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 인공지능(AI) 칩 대장주인 엔비디아 CEO 젠슨 황과 인도네시아 '에너지 재벌' 프라조고 팡에스투 바리토퍼시픽 그룹 회장도 2028년 '1조달러 클럽' 가입이 전망됐다. 2030년 조만장자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군도 있다.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다. 가디언은 '석유왕'으로 불린 미국의 존 D. 록펠러 스탠더드오일 창업자가 1916년 세계 첫 억만장자 자리에 오른 이후 누가 첫 조만장자가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러면서 사회적 병폐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지난해 말 보고서에 상위 1% 부유층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 16%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슈퍼 리치' 7700만명이 하위 66%에 해당하는 50억여명과 맞먹는 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中 물가상승률 7개월 연속 0%대…디플레 우려 심화

중국의 물가 상승률이 7개월 연속 1%대를 넘지 못하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6% 올랐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밝혔다.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전망치인 0.7%보다 0.1%포인트 낮다. 중국 CPI는 올해 2월 춘제(春節·중국의 설) 효과로 작년 동기 대비 0.7% 올라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뒤 8월까지 7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8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을 기록하면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은 “8월에는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은 날씨 등의 영향으로 CPI에 전월 대비 계절성 상승이 있었고, 전년 대비 상승 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PI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8월 PPI는 작년 동월대비 1.8% 하락해 전월(-0.8%)보다 낙폭이 확대됐고 시장 전망치(-1.5%)보다도 낮게 나왔다. 이로써 중국 PPI는 2016년 이후 최장기간인 23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은 “시장 수요 부족과 일부 국제 벌크스톡(원자재) 가격 하락 등 요인의 영향으로 PPI가 하락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강 전 중국인민은행장은 지난 6일 상하이에서 열린 회의에서 정책 입안자들을 향해 “지금 당장" 디플레이션 압력과 싸워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우리는 약한 내수, 특히 소비·투자 측면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이 전 행장의 발언을 두고 “물가 하락을 상대로 한 국가적 싸움을 저명 중국 인사가 인정한 드문 사례"라며 “소비자들이 구매를 늦추고 기업들이 임금을 삭감하면서 약화한 수요는 중국의 성장률 목표인 '5% 안팎' 달성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짚었다. 이 전 행장은 또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가 향후 몇 분기 이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골드만삭스의 후이 샨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위축된 심리와 미래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셸 람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박이 점점 더 고착화되고 있다"며 “이는 임금가 물가의 하방 스파이럴을 부추길 수 있어 급진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장기화한 부동산 침체와 지속적인 실업, 부채 우려, 높아지는 무역 긴장 속에서 중국 경제가 더 많은 (부양)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압력이 커졌다"고 짚었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가전제품과 생산재의 신제품 교체 등 내수 진작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초장기 국채를 발행하기도 했으나 아직 분명한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민은행 고위 당국자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2월에 이은 추가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 여유가 있다며 유동성 공급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기차 전망, 정말 한계?...‘기회의 땅’은 미국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관련 업계 시선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동화(전기차 전환) 사업에 쏠리고 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와 배터리 업체들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 대응에 필수적으로 꼽히는 전동화 사업을 위해 미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사실 자동차 판매량만 보면 미국은 세계 1위 중국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 조사 결과, 2023년 기준으로 중국에서 총 3005만대(34.4%)에 달하는 차량이 판매됐다. 유럽은 1670만대(19.1%), 미국은 1613만대(18.5%)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차량 평균가를 감안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은 사실상 미국에 가깝다. 미국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대형 픽업트럭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가 차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미국 신차 평균 거래 가격(ATP)은 4만 8644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조사에서, 6월 기준 중국 승용차 평균 판매 가격은 약 18만 6000위안으로 확인됐다. 달러로 환산 시 2만 6000달러가량이다. 판매량과 평균 판매가를 곱해 시장 규모를 단순 비교하면 미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1047조원을 넘어선다. 중국은 1043조원 안팎 수준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자국 브랜드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점도 부담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CPCA 통계를 인용해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 점유율이 올해 7월 33%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 비율은 2022년 2월 56.6%였으나 같은 해 7월 50.2%로 감소한 데 이어 추가로 줄었다. 미국이 온실가스(GHG) 배출 규제책과 기업 평균 연비(CAFE) 규제를 시행하는 점도 전동화 사업 전망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두 규제 모두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차량 공급대수 등을 기준으로 크레딧을 계산해 업체에 부여한다. 만일 3년 내 마이너스 크레딧을 청산하지 못하면 페널티가 부과된다. 이에 해당하는 업체는 벌금을 내거나 다른 업체로부터 크레딧을 구매해야 한다. 실제로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는 실적 발표 시 '규제 크레딧' 항목을 별도 기입하고 있다. 테슬라에 따르면, 테슬라 규제 크레딧 매출은 2021년 14억 6500만달러, 2022년 17억 7600만달러, 2023년 18억 2400만달러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규제 크레딧으로만 연간 2조원이 넘는 돈을 버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완성체 업체가 이런 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연간 수억달러에서 많게는 수십억달러 크레딧을 구매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내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서더라도 전면 후퇴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이유다. 이에 최근 삼성SDI는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35억달러(약 4조 6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2027년 양산이 목표다.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들어설 합작법인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반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GM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 포드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한국 제조사들과 협력해온 배터리에 대해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양산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머스탱 마하-E 모델용 일부 배터리 생산을 폴란드 공장에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포드와 SK온 합작사 블루오벌SK의 켄터키주 1공장은 2025년 중반부터 E-트랜짓 전기 트럭과 F-150 라이트닝 전기 픽업트럭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 역시 포드와의 기술제휴 형태로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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