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튀르크예서 주목받는 구조견 ‘부상 투혼’…"장하다" VS "동물학대" 의견 갈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수만 명이 깔린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구조 임무를 수행하다 하늘로 떠나거나 부상을 입은 채 활약 중인 구조견들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멕시코가 파견한 구조견 16마리 중 1마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사망했고 한국 구조견인 ‘토백이’는 발에 붕대를 감은 채 잔해더미를 누비고 있다. 멕시칸뉴스에 따르면 멕시코 국방부는 이날 SNS에 셰퍼드종인 구조견 ‘프로테오’의 부고를 전하며 "그대는 우리의 튀르키예 형제들을 구조하기 위한 멕시코 파견대의 일원으로서 임무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프로테오의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진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다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프로테오와 함께 인명 구조 활동을 벌이던 비예다 이병은 프로테오가 "강하고 열심히 일하며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며 애통해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너는 나와 함께 귀국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너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멕시코인 모두가 너를 절대로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긴급구조대와 함께 튀르키예에 투입된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6세 토백이는 앞발에 붕대를 감은 채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토백이는 며칠 전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다 날카로운 물체에 찔렸지만 응급처치를 받고 다시 현장에 투입됐다. 위험한 곳에서는 한국 구조대가 토백이를 직접 들어 옮겨주고 있다. 이들 외에도 중국과 대만, 카자흐스탄, 인도, 미국 등지에서 파견된 구조견들도 더 있을 지 모를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온라인상에서 "너무 장하다", "영웅견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등 응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가죽신발이랑 방검조끼 입혀야 한다. 이건 동물학대다", "구조견들도 보호장비 좀 챙겨야" 등의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붕대 감은 구조견 '토백이' 10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에서 전날 구조작업 중 부상을 입은 구조견 ‘토백이’가 발에 붕대를 감고 구조작업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

튀르키예 지진 영향…"90% 가능성으로 중국서 3년내 규모 7이상 강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강진 영향으로 3년 내 중국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환구시보 등 현지 매체는 전날 중국 국가지진국이 ‘유라시아 지진대 지진 활동 증강과 중국 본토 내 규모 7 이상 지진 발생의 관계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이 3년 내 중국에 규모 7∼8의 강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국가 지진 연구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지진’에 게재된 논문 내용을 인용한 이 논문은 "유라시아 지역의 연간 지진 방출 에너지 비율이 50%를 넘고, 규모 8 이상의 지진을 동반할 경우 향후 3년 내 중국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여러 차례 발생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이런 결과가 틀릴 가능성은 10%"라며 "정확할 가능성이 90%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튀르키예 지진은 향후 3년 내 중국에서 규모 7∼8급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90%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경보"라며 "정확한 발생 시기와 지점은 알 수 없지만, 이런 경보는 진귀하고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일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 사망자가 이날 현재 3만 3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 논문 관련 해시태그가 주요 소셜미디어(SNS)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불안이 확산하자 관영 매체들은 "과도한 공포에 휩싸일 필요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중국 지진대망 쑨스훙 연구원은 환구시보에 "지난 100년간 중국 본토에서 평균 3년에 두 차례의 규모 7 이상 지진이 발생했다"며 "튀르키예를 비롯해 세계 어느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는지와 관계없이 중국에서 3년 내 규모 7 이상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논문의 내용은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이 초래하는 위해성은 상당히 복잡한 문제로, 규모가 큰 강진이더라도 인명 피해가 없는 경우가 있으며, 지진 발생 시기와 위치 등 종합적인 요인에 의해 피해가 결정된다"며 "튀르키예 지진 피해가 큰 이유 중 하나는 인구 조밀 지역에 타격을 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익명의 지구물리학자도 "이 논문은 학술적인 연구 결과일 뿐 정설은 아니다"라며 "과거와 미래의 데이터를 비교하는 것은 통계적 개념에 불과해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 지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규모 3 이상 지진은 726회 발생했고, 이 중 규모 6∼6.9 지진은 10회였다. 규모 7 이상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 작년 9월 5일 쓰촨성 간쯔장족자치주 루딩현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93명이 숨지고, 24명이 실종됐다. 지난달 30일에는 신장자치구 아커쑤지구 사야현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 지난 11일 광둥성 허위안시 위안청구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 한때 이 일대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12일에는 베이징 팡산구에서 규모 2.8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인명·재산 피해는 없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TURKEY EARTHQUAKE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사진=EPA/연합)

튀르키예·지진 사망자 3만 3000명 넘어…159시간 ‘기적의 구조’ 소식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이 강타한지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두 나라에서 사망자 수가 3만 3000명을 넘어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사망자 수가 2만 9605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최소 3574명이 숨지고, 5276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국가를 합친 총 사망자는 3만 3179명으로 2003년 이란 대지진(사망자 3만 1000명)의 피해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시리아의 경우에는 내전으로 정확한 통계 작성이 어려워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에서 실제 사망자가 현재까지 9300명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유엔(UN)은 앞으로 사망자가 지금과 비교해서 두 배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이번 강진의 최초 진앙인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 17세 소녀가건물 잔해에 갇힌 지 159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 통신이 보도했다.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는 153시간 만에 두 자매가 구조됐다고 현지 하베르투르크방송이 전했다. 파렌틴 코카 튀르키예 보건부 장관은 어린 소녀가 구조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직접 올렸다. 코카 장관은 "어린 소녀가 150시간 만에 구조됐다"며 "언제나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또한 35세 튀르키예 남성이 149시간 만에 생환하는 등 72시간으로 알려진 생존자 ‘골든 타임’을 훌쩍 뛰어넘는 구조 사례가 이어졌다. 튀르키예에 급파된 우리나라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지난 9일 구조 활동을 시작한 이후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지난 6일 새벽 4시 17분께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불안을 더한다. 별도의 지진인지에 관해 논란이 있지만, 첫 지진 9시간 뒤 규모 7.5의 강진이 뒤따랐고 전날까지 크고 작은 여진이 2000회 이상 발생했다고 튀르키예 재난관리국은 전했다. 무라트 쿠룸 환경도시계획 및 기후변화부 장관은 "지금까지 튀르키예 10개 주(州)에 있는 건물 약 17만 2000채를 점검한 결과 2만 5000채가 심각한 손상을 입었거나 철거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존자들도 추위와 전염병 같은 2차 재난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물 잔해에 갇힌 시신들이 식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민 캠프의 경우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이 거의 없어 위생 문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약탈행위마저 기승을 부려 생존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하타이주 등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약탈범 수십 명이 체포됐고 안전 문제로 구조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전날 오스트리아와 독일 구호팀이 활동을 중단한 데 이어 이날 이스라엘 구조팀이 안전상의 이유로 철수를 결정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대학 기숙사에 이재민이 지낼 수 있도록 대학교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했다. 지진 피해 10개 주의 학교 개학은 3월 1일로 연기됐다. 다른 71개 주는 오는 20일에 정상적으로 개학한다. 튀르키예와 수십 년간 갈등을 빚어온 그리스는 니코스 덴디아스 외교장관이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해 ‘지진 외교’ 물꼬를 텄다. 덴디아스 외교장관은 자국 구조대가 수색·구조 작업 중인 하타이주 안타키아를 찾아 튀르키예 정부와 추가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강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의 하나인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에 대한 구호는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했다. 반군 장악 지역에는 지난 9일에서야 첫 유엔 구호 물품이 전달됐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는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 구호 물품의 전달을 승인했지만, 반군이 이를 거부했다. 반군 최대 파벌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측은 로이터에 "우리(반군)를 돕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알아사드 정권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튀르키예 국경 ‘바브 알하와’ 육로로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 10대가 시리아 북부로 들어갔다. 이 경로는 국제사회가 서북부 시리아로 구호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까지 총 62대 항공기가 구호물품을 싣고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집계했다. 댄 스토에네스쿠 유럽연합(EU) 시리아 특사는 시리아 정부가 강진 피해 구호 활동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튀르키예·시리아 국경을 찾은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우리는 시리아 북서부 주민을 실망시켰고, 그들은 버림받았다고 느낄 것"이라면서 "가능한 이 실패를 빨리 바로잡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강조했다.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돕자' 12일 오후 인천 한 물류센터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튀르키예 지진 구호품이 쌓여있다.(사진=연합) TURKEY EARTHQUAKE (사진=EPA/연합)) TURKEY-EARTHQUAKE (AFP) (사진=AFP/연합

韓 긴급구호대, 튀르키예 지진 피해현장서 2명 추가 구조…총 8명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대한민국 긴급구호대가 11일(현지시간) 저녁 튀르키예 강진 피해 지역에서 생존자 2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외교부는 "튀르키예 안타키아 지역에서 탐색·구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 긴급구호대는 11일 저녁 7시 18분과 8시 18분에 각각 생존자 1명씩을 추가로 구조했다"고 12일 밝혔다. 생존자들은 17세 남성과 51세 여성으로 같은 건물에서 구조됐다. 구조된 남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여성은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지난 6일 오전 4시 튀르키예 지진이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약 72시간으로 알려진 생존자 구조 골든타임을 훌쩍 뛰어넘어 구조된 것이다. 한국 긴급구호대는 이날 낮에도 65세 여성을 구조한 바 있다. 이로써 한국 긴급구호대는 지난 9일 구조활동을 시작한 이래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활동 첫날 70대 중반 남성, 40세 남성, 2세 여아, 35세 여성, 10세 여아 등 5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한국 긴급구호대는 앞으로도 생존자 유력구역을 중심으로 고강도 탐색 및 구조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한국 긴급구호대, 현지 구조팀과 합동 구조활동 대한민국 긴급구호대가 11일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현지 구조팀과 합동으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

우크라 전쟁 언제까지?…러 용병그룹 와그너 수장 "2년 이상 더 끌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와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앞으로 2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사 블로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전체를 점령하는 데 길게는 2년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러시아가 이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으로 전쟁의 초점을 옮겼다고 설명하며, 이를 달성하는 데 1년 반에서 2년 정도 더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그러면서 그는 "만일 러시아가 드니프로 강 동안을 전부 점령하는 것을 목표로 잡는다면 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프리고진의 이례적인 발언은 러시아의 일부 인사들이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전쟁 1주년인 이달 24일 전에 러시아가 대규모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러시아군이 작년에 수도 키이우 기습을 시도했다가 대패한 경험이 있기에 키이우 등 북부를 다시 공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프리고진의 발언을 바탕으로 볼 때 우크라이나 북쪽과 남쪽에 있는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를 지키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기 위해 동쪽으로 진격해 올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이를 위해 러시아 전차 부대가 북동부 도시 수미와 폴타바를 향해 밀고 들어가는 동시에 자포리자주 남부 지역에서도 진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프리고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한 2014년 와그너 그룹을 창설했다. 그는 이 사실을 줄곧 부인하다가 작년 9월 그룹 창설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그는 러시아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는 요식업체를 소유하고 있어 ‘푸틴의 요리사’라고도 불린다.와그너 그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암살을 위해 용병들을 키이우에 침투시키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부터 깊숙이 개입해왔다. 이들은 현재 격전지인 바흐무트 장악을 위한 공세 작전에 투입됐다.돈바스 점령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바흐무트에서는 작년 5월부터 와그너 그룹 용병과 우크라이나군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수천 명의 희생자가 나왔다.프리고진은 인터뷰에서 와그너 그룹이 바흐무트에서 점진적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다면서도 바흐무트 일부 격전지를 장악하지는 못했다고 인정했다.그는 "우리가 거의 다 왔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훈련을 잘 받았다. 다른 대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바흐무트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서방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와그너 용병 5만 명이 투입됐으며, 이중 러시아 교도소에서 모집한 죄수들이 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와그너 그룹은 지난 10일 더는 교도소에서 용병을 징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러 그룹 수장(사진=AP/연합)

중국 정찰풍선 이후 캐나다·미국 영공서 미확인 비행물체…일주일새 세번째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의 정찰풍선에 이어 북미 대륙 상공에서 미확인 물체가 잇달아 발견되면서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 영공을 침범한 미확인 물체의 격추를 명령했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캐나다 북부) 유콘에서 이 물체를 격추했다"라고 밝혔다.캐나다와 미국의 전투기들이 이 미확인 비행물체를 쫓았고, 미국의 F-22 전투기가 성공적으로 격추 임무를 완수했다고 트뤼도 총리는 설명했다.트뤼도 총리의 발표에 앞서 NORAD는 성명을 내고 고고도 비행물체가 캐나다 북부에서 발견됐다며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에서 출발한 양국군 전투기들이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번 격추는 미 전투기가 전날 알래스카주 북동부 해안 상공에서 고고도 물체를 발견해 격추한 것과 판박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앞서 미 본토에 침입한 중국 정찰풍선이 지난 4일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된 것까지 포함하면 일주일 사이 벌써 세 번째 유사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이날 캐나다 유콘에서 격추된 미확인 물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트뤼도 총리는 두 번째 트윗을 통해 "오늘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했다"면서 "캐나다군이 이제 이 물체의 잔해를 수거해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하루 전 알래스카에서 격추된 미확인 고고도 비행물체도 아직 수거되지 않고 있다.미군 북부사령부와 알래스카주 방위군, 미 연방수사국(FBI), 지역 법집행당국이 알래스카주 데드호스 일대에서 합동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해빙과 강추위, 강풍 등으로 인해 진행 속도가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NORAD는 이날 성명에서 "찬 바람과 눈, 제한된 태양광 등을 포함한 북극의 기상 상태에 수거 작전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 물체의 기원, 목적, 능력 등에 대해 추가로 공개할 내용은 없다고 발표했다.다만 이 비행물체에는 지난 4일 격추된 정찰풍선과 달리 감시 장비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한 당국자가 밝힌 바 있다.미국은 중국이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 정보 수집을 위한 정찰풍선을 보냈다며 중국군이 그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이와 관련해 미 상무부는 중국의 정찰풍선 개발과 관련된 5개 기업과 1개 연구소를 수출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대서양 상공에서 격추되는 중국 정찰풍선(사진=로이터/연합)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2만 5000명 돌파…‘생환 소식’ 계속

[에너제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이 강타한지 엿새째로 접어들면서 두 나라에서 사망자가 2만 5000명을 돌파했다. 생존자 구조에 결정적인 ‘72시간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지만 현장 구조 인력들은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고, 이는 기적 같은 생환 소식으로 이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흐라만마라슈 주의 도시 엘비스탄에서 11일(현지시간) 20대 여성이 매몰 132시간 만에 구조됐다.가지안테프주(州)의 작은 도시 이슬라히예에서는 3세 여아가 131시간 만에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고, 하타이주(州) 항구도시 이스켄데룬에서는 건물 잔해 속에 있던 두 살배기 아기가 128시간 만에 구조됐다.가지안테프주 도시 누르다으에서는 매몰됐었던 일가족 다섯 명이 한꺼번에 구조돼 주변에 감동을 줬다.카흐라만마라슈의 무너진 아파트 건물에서 70세 여성이 122시간 만에 구조됐다.안타키아에선 세 형제가 나란히 무너진 5층짜리 아파트 건물 잔해에서 구조됐다. 구조대는 9시간 이상 아파트 잔해를 파 내려가 형제들을 차례로 꺼냈다.구조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실정이다. 장비 부족과 영하권의 날씨 등은 구조 작업은 더디게 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이날 진앙과 가까운 도시 카라만마라슈를 찾은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취재진에 "이번 지진은 100년 만의 최악의 참사"라고 말했다.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이날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2만 2327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측 집계를 합한 양국의 지진 사망자는 2만 5880명에 이른다.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 (1만 8500명)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AFAD는 구조 인력 12만 1128명과 굴착기, 불도저 등 차량 1만 2244대, 항공기 150대, 선박 22척, 심리치료사 1606명이 지진 피해 지역에 투입됐다고 밝혔다.한국 긴급구호대는 이날 안타키아 지역에서 60대 여성을 추가로 구조했다. 현재까지 한국 구호대가 구조한 인원은 6명이다.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지만, 일부 구조팀은 불안한 현지 치안 상황으로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오스트리아 군 당국은 이날 현지 세력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해 구조팀 82명을 철수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독일 국적 2개의 구조팀도 안전상의 이유로 이날부터 구조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독일 구호팀 관계자는 "슬픔이 서서히 분노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튀르키예 당국이 안전을 확보할 때까지 활동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튀르키예에서는 빈집을 털거나 상점 문을 깨고 들어가 물품을 훔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방송 보도가 나왔다. 건물에서 훔친 물품을 들고 나가는 사람을 포착한 영상이 온라인 공간에 퍼지기도 했다.경찰은 지진 피해를 본 8개 주에서 약탈범 48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지진 피해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약탈이나 납치 등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은 국가가 등 뒤에서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범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사진=AP/연합)10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 건물들이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있다. (사진=연합)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2만 3000명 넘어…필사의 구조 계속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이 강타한 지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두 나라에서 사망자가 2만 3000명을 돌파했다. 생존자 구조에 결정적인 ‘72시간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지만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은 계속 이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10일(현지시간)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1만 9875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가 3377명으로 늘어났다. 두 나라를 합친 사망자는 2만 3252명으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1만 8500명)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튀르키예 강진이 21세기 들어 7번째로 많은 희생자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여전히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어 2003년 3만1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란 대지진 피해 규모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지진 과학자인 오브군 아흐메트는 붕괴한 건물 아래에 갇혀 있는 사람이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사망자가 끝없이 나오면서 관련 기관의 사망자 예측 수치도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새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확률을 24%로 추정했다. 이틀 전 14%에 비해 10%포인트나 뛰었다. 지진 직후 최초 보고서에서는 10만명 이상 확률이 0%였다. 사망자가 1만∼10만명일 확률도 30%에서 35%로 올려 잡았다. 이와 함께 USGS는 이번 지진에 따른 튀르키예의 경제적 손실 추정 규모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6%에서 10%로 상향 조정했다. 통상 72시간이라고 여겨지는 생존자 구조에 결정적인 ‘골든타임’이 지나갔지만 구조대는 한 명이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시간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튀르키예 남부 항구도시 이스켄데룬에서 지진 발생 후 무너진 건물 아래 깔려 있던 6명이 101시간 만에 구조되면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역시 최대 피해 지역인 가지안테프에선 이 지역의 무너진 건물 지하실에서 17세인 아드난 무함메드 코르쿳이 구조됐다. 그는 지난 6일 지진 발생 이후 이곳에서 자신의 소변을 받아 마시며 94시간을 버텨왔다고 밝혔다. 하타이주 사만다그에서는 지진으로 폐허가 된 건물에서 태어난 지 10일 된 신생아와 함께 이 아기의 엄마가 지진 발생 9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돼 전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튀르키예에서 최소 9명의 어린이와 몇 명의 성인이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시리아에서도 부족한 인력과 장비 속에서 6살 소년이 잔해에 갇힌 지 닷새 만에 구조돼 비탄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구조 장면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무사 흐메이디라는 이름의 이 소년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손뼉을 쳤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이날 기준 구조 인력 12만 1128명과 굴착기, 불도저 등 차량 1만 2244대, 항공기 150대, 선박 22척, 심리치료사 1606명이 지진 피해 지역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외교부는 전 세계 95개국이 원조에 나섰고, 이미 60개국에서 온 약 7000명의 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무라트 쿠룸 도시화 장관은 튀르키예에서 약 1만 2000채의 건물이 붕괴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록 지진이 강력하긴 했지만 잘 지어진 건물들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었다며 건축 내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탓에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알렉산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비상계획 교수는 "이번 재난은 부실 공사로 인한 것이지 지진 탓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생존 위기를 겪고 있다. 집도 가족도 잃은 이재민들은 거리를 배회하며 추위와 배고픔, 절망과 싸우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해 신속한 구호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 탓에 현지에선 살아남은 이들 중 상당수가 2차 피해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지진 대응 담당자인 로버트 홀든은 "많은 생존자가 끔찍하게 악화하는 상황 속에 야외에 머물고 있다"면서 "물과 연료·전력·통신 등 생활의 기본이 되는 것들의 공급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최초 재해보다 더 많은 사람을 해칠 수 있는 2차 재해가 발생할 실질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강진 발생 후 구조 작업 지연 등 초동 대처 실패와 ‘지진세’의 불분명한 용처, 부실공사 책임론, 이재민 발생에 따른 후속 조치 미흡 등 정부의 총체적인 부실 대응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비난 여론이 우세해짐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당국의 대응이 신속하지 않았다며 강진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정부 잘못을 인정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도 지진 발생 닷새째인 이날에서야 처음으로 피해 지역을 방문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대치하고 있어 구조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던 시리아 서북부 지역에는 전날 6대에 이어 이날도 유엔의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 14대가 바브 알하와 육로를 통해 들어갔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가뜩이나 늦은 지원마저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튀르키예와 인접한 바브 알하와 육로는 국제사회가 시리아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으로 구호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시리아 서북부 지역에 도움을 주기 위해 더 많은 길을 열어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요구가 이어지자 시리아 정부는 이날 반군과의 최전선을 통한 인도주의적 구호물자의 전달을 승인했다. 다만 시리아 정부는 구호물자 전달이 언제부터 가능한지는 밝히지 않았다. 유엔은 이번 강진으로 시리아에서 최대 53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머물 곳을 잃은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유럽으로 향할 경우 2015년과 같은 시리아발 난민 사태가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망했다그대로 넘어간 건물 10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 건물이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있다. (사진=연합) 삶의 터전 잃은 시민들 10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시민들이 길거리에 앉아있다. (사진=연합) TURKEY-QUAKE/HATAY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사진=로이터/연합)

美, 중국 정찰풍선 개발 연관 6개 기관 제재…첨단기술 수출 제한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의 정찰풍선 개발과 연관된 기업을 대상으로 제재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10일(현지시간) 중국의 정찰 풍선 개발과 관련된 5개 기업과 1개 연구소를 수출 제재 명단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들 기관이 "인민해방군의 정찰 풍선 및 비행체 개발을 비롯한 군 현대화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제재 기관에는 베이징 난장 우주 기술을 비롯해 차이나 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 그룹 등이 포함됐다. 상무부의 ‘블랙리스트’ 제재 명단에 포함된 개인이나 기관에 대해선 미국의 첨단 기술을 수출할 때 제한이 가해진다.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모두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중국의 첨단 기술 개발에 제동을 걸어왔다. 앞서 미 국방부는 미국의 영공을 진입한 중국 정찰 풍선을 지난 4일 해상에서 격추, 잔해를 수거해 본격적인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정찰 풍선 침입은 미국 주권에 대한 분명한 침해 행위라고 규탄하며 강력한 제재 방침을 거듭 확인해 왔다. 중국 정부는 이 풍선이 기상 관측용 민간 비행선이라고 맞서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이 이 같은 정찰 풍선을 사실상 전 세계에 날리고 있으며 배후에는 중국군이 있다고 지목하는 상황이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전날 성명에서 중국이 5개 대륙의 40개국 이상에 고고도 정찰 풍선을 보냈다며 이 프로그램과 연계된 중국 업체에 대한 제재를 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국정 연설에서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한편 국방부는 풍선 격추 엿새만인 이날도 알래스카주 상공에서 고고도 물체를 발견해 격추했다고 긴급 발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알래스카주 북동부 해안 상공에서 "고고도 물체가 발견돼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했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전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이 물체를 탐지해 24시간 동안 추적했고, 보고를 받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격추했다고 커비 조정관은 설명했다.USA-CHINA/BALLOON-INVESTMENTS (사진=로이터/연합)

‘북미 횡단’ 中 정찰풍선, 미국에서 무슨 정보 수집했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가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에 실렸던 장비가 일부 식별되면서 어떤 정보가 수집됐는지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 당국자는 9일(현지시간) 백브리핑을 통해 지난 4일 미국 동부 해상에서 격추된 풍선에 통신정보 수집이 가능한 다중 안테나가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미군 U-2 정찰기가 주변을 비행하며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명백히 정보 정찰용으로 보이는 안테나가 풍선에 실려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의 안테나와 함께 다중 능동 정보수집 센서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기에 충분히 큰 태양광 전지판도 장착돼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 같은 장치를 근거로 들어 해당 비행체가 기상관측용 민간 비행선이라는 중국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밖에 어떤 장비가 풍선에 설치돼 있었을지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미군은 격추된 풍선 잔해가 떨어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바다에서 일부 잔해를 건져 올렸지만, 감시장비 등 전자기기 대부분이 부착돼 있을 하부 구조물은 아직 인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달 28일 알래스카주에 속한 베링해 알류샨 열도 상공에서 처음 포착된 이후 이달 4일 격추되기까지 해당 비행체가 어떤 정보를 수집했을지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공화당은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곳곳의 민감시설 상공을 비행하는데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격추를 미루며 늑장 대응을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알류샨 열도에서 처음 포착됐을 때 일찌감치 쏘아 떨어뜨려야 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문제의 비행체는 이달 1일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지상 격납고가 있는 몬태나주 상공을 지난 것을 시작으로 주요 군사시설이 위치한 지역을 다수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 만큼 향후 인양될 풍선의 하부구조물에서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중국 본토로 보낸 정황이 파악될 경우 2024년 미 대선에 출마해 재선에 도전할 준비를 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다만, 미 국방 당국자들은 해당 비행체가 민감한 정보를 수집할 수 없도록 사전 조처를 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미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팀 히스 선임 연구원은 중국 풍선이 상공을 지나는 위성을 통해 중국 본토와 교신할 수 없도록 미군이 전파방해를 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인공위성을 통한 해외정보 수집을 보완할 목적으로 정찰풍선을 띄웠을 수 있다면서 "인공위성은 매우 유용하지만, 필요한 곳이 많아서 모든 곳에 사용될 수 없다. 반면 풍선은 싸고 매우 가성비가 좋아서 여기저기에 다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 지점에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더 선명한 사진을 찍거나, 인공위성으로는 잡아낼 수 없는 전파 신호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은 정찰풍선만이 지닌 장점이다. 이번에 격추된 풍선에 정보정찰용으로 보이는 안테나가 실려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집한 전파 신호로 주요 군사시설 주변의 레이더망 배치 상황을 파악하거나 통신을 감청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더힐은 중국 풍선에 실린 감시장비와 관련한 세부사항이 며칠 내에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 정부가 풍선을 날린 주체로 지목된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 기관에 대한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SPY BALLOON RECOVERY 격추된 중국 풍선의 잔해를 인양하는 미 해군 폭발물 처리 부대(사진=UPI/연합)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