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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시진핑과 대화할 준비 됐다…우크라에 초청"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 주석을 우크라이나에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AP 통신과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시진핑)를 여기서 만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그는 "나는 그와 대화하길 원한다. 나는 (작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면전이 벌어지기 전 그와 접촉한 적이 있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지난 23일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측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달 20~22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화상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푸틴 대통령은 자국을 찾은 시 주석을 극진히 환대했으나,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 지원은 공식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수일 뒤인 이달 25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등과 국경을 맞댄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확약을 받아내지 못했다는 사실로부터 눈길을 돌릴 목적으로 깜짝 발표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했다.그는 "그게 무슨 의미이겠느냐"면서 "그건 그 방문이 러시아에 좋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FP/연합)

日초등교과서 ‘강제징병’ 희석…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초등학생이 내년도부터 사용할 사회 교과서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징병’에 관한 기술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독도에 대해서는 ‘일본 고유의 영토’, ‘한국이 불법 점거’라는 내용을 추가해 영유권 주장에 관한 기술이 강화됐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8일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어 초등학교에서 2024년도부터 쓰일 교과서 149종이 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중 초등학교 3∼6학년이 사용할 사회 교과서 12종과 3∼6학년이 함께 보는 지도 교과서 2종을 분석한 결과, 징병 관련 기술에서 ‘지원’을 추가해 강제성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징병’은 국가가 병역 의무자를 강제적으로 징집해 복무시키는 제도다.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점유율 1위인 도쿄서적은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의 병사로서 징병됐다"는 기존의 표현을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에 병사로 참가하게 되고, 후에 징병제가 취해졌다"로 변경했다. 해당 문구가 있는 칼럼 옆 사진의 설명은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에서 ‘지원해서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로 바꿨다. 점유율 2위인 교육출판의 6학년 사회 교과서도 "일본군 병사로 징병해 전쟁터에 내보냈다"는 기술에서 ‘징병해’를 삭제해 "일본군 병사로서 전쟁터에 내보냈다"로 단순화했다. 도쿄서적과 교육출판은 새 교과서에서 징병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거나 일부 시기에만 이뤄졌다는 식으로 기술을 변경하고 ‘지원’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위안부에 관한 내용이 애초에 없고, 징용과 관련된 기술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쿄서적은 "다수의 조선인과 중국인이 강제적으로 끌려왔다"는 표현에서 ‘끌려왔다’를 ‘동원됐다’로 교체했다. 또 사회·지도 교과서에선 독도가 일본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이 더욱 공고해졌다. 이번 검정 과정에서 한국사·독도 관련 기술 중 사실상 유일하게 지적받은 내용은 일본문교출판의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일본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를 "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로 고치라는 것이었다. 검정심의회는 대부분의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가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기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영토’라는 표현만으로는 아동에게 오해를 줄 우려가 있으므로 영유권 주장에 관한 표현을 더욱 명확히 하라고 지시했다. 도쿄서적은 지도 교과서에서 독도 관련 기술 중 "한국에 점거돼 일본은 항의를 하고 있다"를 "한국에 불법으로 점거돼 일본은 항의를 하고 있다"로 교체했다. 아울러 이 출판사는 5학년 사회 교과서에서도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는 문구를 "70년 정도 전부터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로 바꿨다. 일본문교출판은 5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독도가 포함된 일본 지도에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영해를 추가로 표시해 시각적으로 독도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했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지난 수십년 동안 이어온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히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제동원 관련 표현 및 서술이 강제성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혀온 과거사 관련 사죄와 반성의 정신을 진정성있게 실천해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미래를 짊어져 나갈 세대의 올바른 역사인식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 세대의 교육에 있어 보다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일본 초등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 강화 일본 정부가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한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체험관을 찾은 시민이 독도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 20230328027752_PYH2022032919300001300_P2[1]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일본 고교 교과서(사진=연합)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승부처’ 전황 오나..."몇주 내 대반격", "크림반도 탈환 노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근시일 내 러시아군에 대한 대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전해졌다. 중국 개입 및 벨라루스 핵무기 배치 등 우크라이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변수들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해진 관측이라 특히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은 서방으로부터 신형무기를 전달받은 우크라이나군이 수주 내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실제 대반격에 나설 경우 향후 전황과 평화협상의 향배까지 결정할 수 있는 고위험 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 지원 싱크탱크인 국가전략연구소의 미콜라 빌리스코우 연구원은 현재 동부전선 바흐무트에서 전투가 길어져 러시아군 자원이 고갈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공세에 나설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인터뷰에서 "이것은 매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러시아인의 큰 잠재력과 야수적 힘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공세 중추 역할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무기 제공과 훈련 지원이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수개월 동안 서유럽과 미국에서 현대적 장비를 이용해 전장 대규모 작전을 훈련해왔다. 대신 전략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에서 제공한 로켓, 대포 같은 지상 기반 정밀 장사정 무기를 동원해 큰 공격이나 소규모 공격을 여러 차례 감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옛소련 시절 탱크를 몇 백대 갖고 있다. 이들 탱크 다수는 야간 투시경, 표적 컴퓨터 등 현대적 장비로 어느 정도 업그레이드됐다. 작전 시 이들 탱크에 뒤이어 프랑스 AMX-10 경전차, 영국 브래들리 전투장갑차 등이 뒤따를 전망이다. 미국 싱크탱크 매디슨 정책포럼의 존 스펜서 시가전 전문가는 앞서 우크라이나가 남부 헤르손 지역을 공격할 것이라고 수개월간 연막작전을 편 후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을 공격해 수천㎢ 영토를 수복하는 ‘성동격서’ 전술을 성공적으로 쓴 바 있다고 짚었다. 하늘의 경우, 우크라이나군이나 러시아군 양측 다 현재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해 대규모 전투가 예상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예비역 중령인 존 네이글 미 육군전쟁대학 조교수는 우크라이나군이 제한된 수의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면 공격으로 대기 중인 러시아군에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이 지난 2014년 러시아에 점령당한 ‘푸틴의 성지’ 크림반도 탈환 기회를 노리는 듯한 모습도 나온다. 올렉시 네이주파파 해군 중장은 이날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면적인 침공 이래 우리는 해안 방어에 집중해왔지만, 이제는 러시아가 장악한 해안을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때는 비현실적으로 여겨졌지만, 오늘에 와서는 매우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7년 전 크림반도를 장악할 당시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대부분의 함정을 탈취해갔다. 네이주파파 제독은 지난해 아조우해의 베르스크항과 마리우폴항을 빼앗길 때도 우크라이나 해군은 추가 타격을 입었지만, 흑해 함정 대부분은 기지가 공격당하기 전 대피하면서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전쟁이 발발한) 작년 2월 24일 이전에는 러시아군 대비 우리 함대의 전력은 12대 1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대 1로 3배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58척의 경비정을 지원하는가 하면, 영국과 튀르키예도 군사훈련과 헬리콥터, 대잠 초계정 등을 제공하는 등 서방의 도움으로 해군력이 크게 보완됐다는 설명이다. 러시아군 크림반도 활용을 무력화해야만 러시아 흑해함대에서 발사되는 칼리브르 순항미사일로 인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및 인프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개 네이주파파 제독 시각이다. 이런 우크라이나 군의 활발한 활동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러로 러시아에 대한 중국 지원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의 벨라루스 핵무기 배치 위협마저 고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벨라루스 요청에 따라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7월1일까지 전술핵무기 저장고를 완공하겠다는 계획까지 제시했다. 러시아의 국외 전술 핵무기 배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처음이다. 1991년 옛 소련 붕괴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 신생 독립 4개국에 핵무기가 배치됐는데, 이듬해 각국이 러시아로 핵탄두를 옮기는 데에 동의함에 따라 1996년 이전이 완료된 바 있다. 이에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자신의 트위터 글을 통해 "푸틴은 자신이 지는 것이 두렵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푸틴이 (이 국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결국 전술무기로 겁을 주는 것뿐임을 시인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hg3to8@ekn.krRussia Ukraine War 우크라이나 군인들 모습.AP/연합뉴스

"저거 포르노네", 美 교장 날린 꽃미남 조각상에 이탈리아 ‘발끈’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미국 한 학교에서 르네상스 거장 미켈란젤로의 걸작 조각상을 수업 때 보여줬다가 일부 학부모 "포르노" 항의로 교장이 물러나는 일이 벌어졌다.이에 미켈란젤로 출생지이자 르네상스의 고장 이탈리아 측에서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연합뉴스에 따르면, AP 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클래식 스쿨’이 학교 교장 호프 캐러스킬라에게 사임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사임 사유에는 지난주 6학년 미술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보여준 미켈란젤로 ‘다비드’ 상 사진이 포함됐다. 이는 일부 학부모들이 이 작품을 수업에 사용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항의한 데 이은 조치였다. 캐러스킬라 교장은 이들이 나체 조각상인 다비드 상을 ‘포르노’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1504년에 완성된 다비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조각가이자 화가 미켈란젤로(1475∼1564)의 대표작이다. 약 5m 높이인 이 대형 대리석 조각상은 구약성서 속 소년 영웅 다비드(다윗)가 돌팔매로 블레셋 거인 장수 골리앗을 물리치기 직전 모습을 담아냈다. 이 작품은 나체로 표현된 다비드의 다부진 체격, 긴장과 결의에 찬 표정, 물 흐르듯 균형 있는 자세 등으로 당대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아울러 피에타(1499년)와 함께 젊은 미켈란젤로를 거장 반열에 올린 작품으로 평가된다.학교 이사진은 학생들에게 보여준 다비드 사진이 캐러스킬라 교장 사임 압박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미국에서 ‘나체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 사건은 ‘다비드 보유국’ 이탈리아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로마에 있는 아메리칸 아카데미 인문학 연구 책임자 마를라 스토네는 다비드 상이 사전에 경고해야 할 만큼 논쟁적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이 미국 내 ‘문화 전쟁’의 또 다른 사례로 "역사에 대한 무지를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다비드상의 성기 부분을 미국을 상징하는 ‘엉클 샘’ 캐릭터로 가린 뒤 ‘망신(vergogna)’이라고 적은 만평을 26일자 신문 1면에 싣기도 했다.이에 AP통신은 르네상스 시기 걸작이 나체로 표현됐어도 유럽에서는 일반적으로 논란 대상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런 미국 문화 전쟁을 두고 이탈리아인들이 어처구니없어 한다고 설명이다. 급기야는 다비드를 소장한 미술관과 미술관이 있는 피렌체시까지 나섰다.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캐러스킬라 교장에게 도시를 방문해 달라는 초대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술과 포르노를 혼동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다비드를 전시하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의 세실리 홀베르그 관장도 이번 논란에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문제의 학교 이사회와 학부모, 학생회를 초대해 작품의 ‘순수함’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홀베그르 관장은 "다비드가 포르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경의 내용과 서양 문화는 물론 르네상스 예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이탈리아 피렌체 베키오 궁전 앞 광장에 있는 다비드상 모형. 연합뉴스

태국여행 중 친구 성화에 뛴 번지점프, 줄이 툭..."치료비 빼곤 못 줘"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태국에서 번지점프를 하던 남성 관광객이 발에 연결한 줄이 끊어지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CNN 방송은 23일(현지시간) 이 남성이 다행히 물 위로 떨어져 살아남았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 온 이 39세 관광객은 자신을 ‘마이크’라고만 언급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1월 태국 휴양 도시 파타야 북서쪽에 있는 ‘창타이 타프라야 사파리 어드벤쳐 파크’에서 건물 10층 높이의 번지점프대에서 뛰어내렸다. 그러나 번지로프(발과 번지점프대 위를 연결한 줄)가 끊어지는 바람에 그대로 추락했다. 마이크는 천만 다행으로 번지점프가 물 위에서 이뤄진 덕에 목숨을 건졌다. 물에 빠진 그는 두 발이 번지로프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 가까스로 헤엄쳐 물 위로 올라왔다. 마이크는 "점프대가 너무 높아 눈을 감고 있다가 반동으로 몸이 다시 튀어 오를 때 뜰 생각이었다"며 "눈을 뜨는 순간 줄이 끊어지면서 몸이 물속에 처박혔다"고 말했다. 그는 물에 빠질 때 충격으로 다치기는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마이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몸 옆으로 떨어져 한쪽에 멍이 심하게 들었다"며 "누구한테 두들겨 맞은 것 같다"고 전했다. CNN은 이 무시무시한 경험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아찔했던 당시 영상도 널리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떨어진 이 공원은 집라인부터 실탄 사격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이크는 처음에 사격장으로 가려고 했으나 친구들이 부추기는 통에 번지점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원 측이 번지점프 비용과 태국 병원에서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 등을 받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공원 설립자인 니팃 인팀 씨는 번지로프가 끊어지는 사고는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마이크가 번지점프를 하기 전에 회사 면책 조항에 동의했다면서, 무슨 사고가 날 경우 회사 측이 치료비는 지급하겠지만 그 외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hg3to8@ekn.krbungee-jumping-619139_1920 번지점프 모습.(기사내용과 무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땅 찾고 종전’ 과연...中 개입 전 ‘대공세 전황’ 오나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서방 우려를 낳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봄 대공세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면서, 우크라이나가 잃은 땅 대부분을 되찾은 채로 종전 협상에 돌입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민간용병그룹 ‘와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군이 8만명이상 대규모 병력을 동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주변에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특히 서방 무기 지원으로 전력을 비축해온 우크라이나군이 조만간 대대적 봄철 공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집결시킨 병력을 이용해 바흐무트 공격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 방향으로 첫 공세를 시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북서부 스바토베에서 서부 크레민나로 이어지는 ‘스바토베-크레민나’ 전선도 우크라이나군 공격 방향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국경 도시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주요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뱐스크로 진격할 수 있는 전술적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프리고진이 이끄는 와그너 그룹 용병들 주도 하에 계속해서 이곳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도시를 남·북·동쪽 방향에서 포위하는 데 성공했으나 완강한 저항에 포위망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11월에도 지속된 공세로 전력을 소모한 러시아에 맞서 남부 거점 헤르손을 극적으로 탈환한 바 있다. 당장 우크라이나는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거듭 서방에 무기 추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 정상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에서 "유럽이 (무기 지원을) 미룬다면 ‘악마’(러시아)는 수년간 지속될 전쟁을 재조직하고 준비할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를 막는 건 당신들의 힘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는 전쟁에 목소리를 키우는 중국과의 대화가 난국에 다다른 가운데 나온 메시지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대화 추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 중국이 아직 자체적으로 새 정치적 입지를 정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미국도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등을 지원할 경우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하원 세출위원회의 국방소위 청문회에서 "시진핑이 푸틴을 방문해 며칠 있는 것은 (푸틴에 대한) ‘지원 메시지’이자 (미국에) 우려스러운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대러시아 무기 공급 가능성 관련 "어떤 지원도 제공했다고 보지는 않지만, 매우 주의해서 보고 있다"면서 "만약 시진핑이 물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단한다면 그것은 전쟁을 길어지게 할 것이며 전쟁을 국제적으로 확대할 것이기 때문에 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유럽권에서는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전날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가 우크라이나전의 전개에 있어서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위원장 출신인 그는 "우리는 전쟁 피로감과 그것이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서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에는 미국에 선거가 있고, 미국 유권자들의 관심은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의 경우 중국과 힘겨루기 정도에 머물 것"이라며 "유럽 국가들만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현재 규모의 지원을 지속하는 게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내년에는 거대하고 많은 돈이 드는 작전을 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g3to8@ekn.krRussia Ukraine War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 군인들.AP/연합뉴스

10시간 주 4일제, 라마단 32.5시간제도 있는데 한국은...외신도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세계 각국에서 노동자들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움직임이 이는 가운데, 한국 근로 시간 연장 논의가 외신들 조명을 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NBC 방송은 2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주당 근로시간 상한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이 젊은 노동자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NBC는 한국에서는 초과근무가 일상화됐고, 일을 끝내도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기 힘든 데다 퇴근 후엔 회식까지 참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NBC는 그러면서 최근 직장인을 위한 ‘낮잠카페’가 한국에서 성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서술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자살률이 10만명당 26명으로 선진국 중 가장 높고,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작년 기준 0.78명으로 세계 최저인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중독이 공중보건 측면에서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NBC는 또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의 일중독 문화’가 있는 한국의 경우 과도한 노동과 관련한 우려가 유달리 심각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CNN 방송도 지난 20일 한국 노동시간 조정 문제를 다루며 한국에서 ‘과로사’로 매년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젊은이들이 근로시간 상한 확대에 반대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 근로자 연평균 노동시간은 2021년 기준 1915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네 번째다. 이에 비해 미국은 1791시간, 프랑스는 1490시간이다. 이에 반해 미국에서는 최근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나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등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조용한 사직은 미국에선 맡은 일만 최소한으로 소화하는 직장인을, 대퇴사는 자발적 퇴직이 급증하는 추세를 의미한다. NBC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더 짧은 근무시간이나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많은 노동자가 임금을 벌기 위한 노동에 지배되는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의향이 있는지 재고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노동 시간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남미대륙에서는 칠레가 근로 시간을 주당 45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는 제도 시행을 눈앞에 뒀다. 법안이 시행되면 하루 최대 10시간 근무를 허용하는 규정에 따라 ‘4일 근무·3일 휴무’가 가능해진다. 현지에서는 ‘4×3’이라고 표기한다. 고용주와의 합의를 전제로 12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 또는 보호자의 출·퇴근 시간 조정과 초과 근무 보상 가능성도 열었다. 가사도우미와 객실 승무원 등 그간 법으로 노동 시간을 보장받기 어려웠던 직종의 정규직화 길 역시 열렸다. 개인주택 경비 근로자와 선원은 주당 40시간 근무제를 보장받는다. 초과근무 수당 개편, 최대 닷새간 시간 외 근무 휴일 인정, 호텔 근무자 주당 60시간 근무제 폐지도 담았다. 다니엘 누녜즈 칠레 상원의원은 이에 "무엇보다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근무 시간 단축은 우리나라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동남 아시아권인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시작될 때 공무원들 근무 시간도 대폭 줄어든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다.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행정개혁부는 이날부터 라마단이 끝나는 4월 21일까지는 기존 주 40시간 근무에서 주 32.5시간 근무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 6일을 근무하는 공무원은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근무하고, 주5일 근무하는 경우는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한다. 또 근무 중간에 매일 30분, 금요일은 1시간 동안 기도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소방서나 경찰서, 병원 등 24시간 근무해야 하는 공무원들도 교대로 근무 시간을 조정해 낮에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근무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오세아니아 대륙 호주에서는 처음으로 민간 구호단체인 ‘옥스팜 오스트레일리아’(옥스팜)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 5일제 급여를 유지한 채 주4일제를 6개월간 공식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6개월간 옥스팜에서 주5일·35시간 일하는 정규직원은 보수 삭감 없이 주4일·30시간 근무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ASU 빅토리아 지부의 이모젠 스터니 대표는 "고용주가 생산성은 다양한 형태로 확보할 수 있으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정신·신체 건강에 필수라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현대 노동 현장에는 돌봄 책임이 있는 노동자가 늘어난 만큼 경직된 월~금 주5일제는 과거의 유물"이라고 평했다. 최근 호주에서는 워라밸을 위해 현행 주5일제를 주4일제로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 3일에는 호주 연방상원 ‘노동·돌봄 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주5일제의 급여와 생산성 수준을 100% 유지한 상태에서 노동시간을 20% 줄인 주4일제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이에 따라 4월 말부터 호주 기업 29군데를 대상으로 주4일제를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4일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앤드루 바네스 ‘포데이위크’ 대표는 "영국·미국·캐나다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80% 근무로도 100% 성과를 낼 수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노동자들의 만족도가 엄청나게 높아 꾸준히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작년 3300명이 6개월간 주4일제 시범 운영에 참여한 결과 이직과 병가는 줄어든 반면, 생산성은 떨어지지 않아 대부분 회사가 이를 계속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g3to8@ekn.kr발언하는 이정식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는 모습.연합뉴스

외신도 주목한 ‘69시간 근무제’…韓 ‘일중독·과로사’ 지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윤석열 정부의 ‘주 최대 69시간’ 근로 시간 개편안을 조명하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NBC 방송은 "한국에서 주당 근로시간 상한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이 젊은 노동자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렀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NBC는 이 과정에서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과 관련한 세대 간 논쟁도 촉발됐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의 일부라고 진단했다.미국에선 맡은 일만 최소한으로 소화하는 직장인을 가리키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나, 자발적 퇴직이 급증하는 추세를 의미하는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등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프랑스에선 퇴직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2년 늦추는 연금 개혁이 국민적 반대에 막혀 심각한 역풍을 맞고 있다. NBC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더 짧은 근무시간이나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많은 노동자가 임금을 벌기 위한 노동에 지배되는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의향이 있는지 재고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의 일중독 문화’가 있는 한국의 경우 과도한 노동과 관련한 우려가 특히나 심각한 편이라고 지적했다.실제로 한국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021년 기준 1915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많다. 미국과 프랑스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각각 1791시간과 1490시간이다.초과근무가 일상화해 있고 일을 끝내도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기 힘든 데다 퇴근 후엔 회식까지 참석해야 해 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 직장인을 위한 ‘낮잠카페’가 한국에서 성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NBC는 짚었다.NBC는 아울러 한국의 자살률이 10만명당 26명으로 선진국 중 가장 높고,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작년 기준 0.78명으로 세계 최저인 것을 언급하면서 "일중독이 공중보건 측면에서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다만, 한국에선 전체 인구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20∼30대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런 일중독 문화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결국 한국 정부는 21일 ‘주 52시간 근로제’를 유연화하되 60시간 이내로 상한선을 둬야 한다는 수준으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NBC는 덧붙였다.미국 CNN 방송도 지난 20일 한국의 노동시간 조정 문제를 다루며 한국 노동자들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과로사’로 매년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근로시간 상한 확대에 반대하는 이유를 소개했다.14일에는 호주 ABC 방송이 이와 관련한 논란을 조명하면서 기사에는 과로사를 발음 그대로 ‘kwarosa’로 표현했다.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구인 정보 게시판에 주 52시간을 기본으로 한 근로 시간이 적혀 있다(사진=연합)

3살 딸 성폭행·살해 누명에 100억 받았던 美 아빠, 중앙선 넘은 차에 사망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3살배기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던 미국 남성이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20년 전 미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시카고 남성 케빈 폭스(46)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폭스는 지난 20일 오후 아칸소 주 농촌 센터빌 인근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가 중앙분리대를 넘어온 차량과 정면충돌해 숨졌다. 아칸소주 경찰은 "교통사고 당시 현장 인근 날씨는 맑고 건조했다"며 픽업트럭을 몰고 가던 폭스와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자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폭스는 시카고 교외 윌 카운티에 살던 2004년 6월 딸 라일리를 잃는 악몽을 겪었다. 자택에서 잠자던 당시 라일리가 갑자기 사라져 성폭행을 당하고 덕트 테이프로 묶인 채 근처 개울에 버려져 있었던 것이다. 이때 설상가상으로 검찰은 사건 발생 4개월 만에 딸 살해·성폭행 혐의로 폭스를 기소·수감했다. 당시 검찰은 폭스가 동영상을 통해 범행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영상은 딸이 방문에 머리를 부딪혀 숨졌고, 납치로 꾸미기 위해 시신을 유기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폭스는 "강압 수사·유도 신문으로 인해 허위 자백을 한 것"이라며 항소했다. 이후 뒤늦게 실시된 유전자(DNA) 분석 결과에서 폭스가 범인이 아닌 사실이 입증돼 8개월 만에 출소했다. 결국 검찰은 6년 만인 2010년 폭스 가족 이웃에 살던 성범죄·강도 전과자 스콧 에비(51)를 용의자로 검거,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에비는 당시 술과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폭스 가족의 집을 털기 위해 방충망을 찢고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이때 잠들어 있는 라일리를 발견, 성추행을 목적으로 납치했다는 것이다. 에비는 "라일리가 숨지기 전 ‘아빠에게 데려다 달라’는 말을 했다"고도 털어놓았다. 그는 유죄 확정 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시카고 트리뷴은 사건 발생 당시 라일리 사체를 수습한 곳 근처에서 재소자용 신발 한 켤레가 나왔고 그 안에 에비의 이름이 적혀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사 당국이 이를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폭스 변호인단은 "초동 수사 당시 DNA 검사·분석을 요구했으나 거절됐다"고 주장했다. 폭스는 2007년 윌 카운티 사법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800만 달러(약 100억 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시카고 NBC방송은 이후 폭스가 아칸소 주로 이주해 재혼해서 세 자녀를 낳고 개인사업을 운영하며 살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결국 비극적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hg3to8@ekn.krclip20230323102258 딸 살해 누명을 벗고 시카고 윌카운티 법원을 걸어나오는 케빈 폭스.시카고트리뷴/연합뉴스

인공눈물 톡, 안구적출·사망...치료법 없는 최초 녹농균에 美 공포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미국에서 특정 제약사 인공 눈물에 의해 시력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항생제 내성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달 문제의 제품을 회수하고 사용 중단을 통보한 상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4일까지 16개 주에서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VIM-GES-CRPA) 감염 사례 68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염자 중 사망자는 3명으로 지난달 대비 2명 늘었다. CDC는 감염자 중 8명은 시력을 잃었고 4명은 안구를 적출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감염자들은 모두 인도 제약사 ‘글로벌 파마 헬스케어’의 ‘에즈리케어’ 등 인공눈물이나 점안액 3종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CDC는 앞서 지난달 문제의 제품에서 녹농균이 검출된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CDC는 이 오염이 제조과정에서 발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새 제품을 분석하는 중이다. 녹농균은 토양, 물, 생활공간 어디에나 존재하는 강한 병원성 균이다. 감염되면 녹색 고름이 난다고 해서 녹농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균은 주로 오염된 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된 부위에 따라 간단한 피부질환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까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녹농균은 통상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한다. 그러나 이번 사례와 같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녹농균은 치료가 매우 어렵다. CBS 방송은 감염 확산 사실을 전하면서 이번에 검출된 카바페냄 내성 녹농균 균주가 미국에서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항생제 10여종에 대해 내성까지 갖춰 치료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나마 CBS는 미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이 이번 녹농균에 감염된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박테리오파지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기존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는 세균에 대한 감염과 증식을 억제해 ‘세균 킬러’로도 불린다. 다만 CBS는 아직 이 방법으로 치료받은 환자가 없고, 이 치료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hg3to8@ekn.krclip20230322195523 녹농균.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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