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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식 초토화냐, 40만 대공세냐...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위기감 팽팽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1년 넘게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상대에 대한 위기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를 점령하기 위해 공습과 포격을 총동원한 초토화 작전에 나섰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바흐무트 상황이) 여전히 어렵지만 통제 가능하다"면서 "적은 시리아에서처럼 소위 초토화 전술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공습과 포격을 통해 건물과 진지를 파괴하고 있다"고 전했다. ‘초토화’는 러시아가 2016년 시리아 내전에 정부군을 지원하기 위해 개입했던 당시 사용한 전략이다. 이때 러시아는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 동부 지역에 전략 폭격기와 지상군을 동원한 무차별 폭격을 퍼부어 반군의 저항 의지를 꺾은 바 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아울러 바흐무트 공격을 주도해온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 병력이 소진을 앞두자, 러시아가 특수부대와 공수부대를 투입해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와그너그룹 용병단은 지난 8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도시인 바흐무트를 점령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여왔다.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최근 와그너 용병 부대가 바흐무트 70%를 장악했으며, 시청 등 행정부 건물도 점령한 상태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레 즈다노우도 러시아가 바흐무트 중심부를 장악했으며, 현재는 철도역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전력을 아끼면서 방어전에 집중하다 봄철 대반격에 나설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전장에 투입할 장병 20만명을 준비했고,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그 수는 최대 40만명에 이른다.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우크라이나군 공세 준비 상황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향후 전투 계획 수립에도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할 신병 모집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말까지 3만 5000명 이상이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외신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분석가를 인용해 향후 6개월이 우크라이나전 향방을 가를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반격은 동부 루한스크와 자포리자 방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을 통해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 간 육상 통로를 차단하려 한다고 전했다. hg3to8@ekn.krRussia Putin 서류 정리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美 러시아 문건에 엿보인 우크라이나의 ‘전쟁 시계’? 전황에 재뿌릴까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미국 측 첩보 문서가 유출되면서 우크라이나가 장기전을 이끌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미 합동참모본부가 미 정부 정보기관들 보고서를 취합·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100쪽 분량 문건이 최근 온라인에서 유출됐다. 이 문건에는 미 국가안보국(NSA)·중앙정보국(CIA)·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이 작성한 보고서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러시아군 내부 동향과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반격 계획은 물론, 민감한 각국 내부 정보가 포함됐다. 이 문건에는 특히 우크라이나 핵심 대공 방어 전력이 사실상 고갈 직전에 몰렸다는 분석도 담겼다. NYT는 우크라이나군 대공 방어망이 붕괴할 경우 압도적 공군력을 가진 러시아에 전쟁 흐름이 급 쏠릴 우려가 커진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공중 공격이 주로 최전방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대공방어망 역시 주로 최전방 부대를 방어하도록 배치돼 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탄약 고갈로 최전방 부대 담당 대공방어망은 다음 달 23일 "완전히 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는 러시아 침공 이후 대공방어망은 우크라이나 국토방어 핵심 역할을 해왔기에 특히 우려되는 지점이다. 러시아는 전투기 900대, 폭격기 120대 등으로 세계에서 손꼽는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전에서는 그 위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공방어망을 제압하지 못해 제공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태에서 아까운 전투기만 잃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일 유출 문서대로 조만간 우크라이나 대공방어망이 붕괴하고, 러시아 공군이 ‘안전’을 확신한다면 공군력 대거 투입 가능성이 커진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도 최근 MSNBC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러시아 공군만은 그렇지 않다"며 러시아 공군 위력을 경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탄약 부족 상황을 부인하지 않지만, 서방 지원 물량이 관건이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NYT에 보낸 문자에서 "서방 지원으로 새로운 방어체계가 전달돼 이미 사용된 무기를 대체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숫자다. 그들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무기가 상당수 들어와야 한다"며 전폭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중전 외에도 정보전에서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요인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정보 지원이 이번에 유출된 기밀 때문에 더 지속될 수 없거나 대거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NYT는 "이번 기밀유출로 미국이 러시아의 어떤 기관들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지 알려질 것"이라며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군사작전이 실질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유출을 계기로 이미 일부 군사작전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유출의 충격을 파악하기 위해 부처간 협의에 착수했다. 미국의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기밀 유출이 우크라이나 전황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기 나온다. 서방의 정보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에 속한 국가의 한 관리는 CNN 인터뷰에서 동부 전황에 대한 미군의 평가를 문제로 삼았다. 이 유출 정보에는 "돈바스(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은 2023년 내내 교착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역량에 대한 문제점이 적시됐다. 이 관리는 "우크라이나가 전투에서 이겨가는 게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도 한 해 내내 교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미국의 비공개 평가가 공개적으로 알려지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hg3to8@ekn.krUKRAINE-CRISIS/EAST 격전지 바흐무트를 주파하는 무장 군용 차량.로이터/연합뉴스

차이잉원-매카시 회동에 격분한 中…"불에 타 죽을 것"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회동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이례적으로 외교부와 국방부 등 5개 조직발로 비판과 성명을 쏟아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6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과 대만이 유착해 행한 엄중하게 잘못된 행동을 겨냥해 중국 측은 앞으로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담화는 미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규정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중국 측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엄중하게 해쳤으며,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엄중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며, 강렬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대만에 대해서는 "차이잉원은 취임 이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승인하길 거부하고, 섬(대만) 안에서 각종 대만 독립·분열 언행을 방임·지지·추동하며, 명목을 바꿔 ‘점진적 대만 독립’을 추진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심각한 어려움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중·미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대만 독립은 양안의 평화·안정과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으며, 또한 막다른 길"이라고 규정했다. 중국 국방부도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은 직책과 사명을 준수할 것"이라며 "시시각각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은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차이·매카시 회동을 "민진당 당국이 대만과 미국의 결탁을 추동하고,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는 또 하나의 도발 행위"라고 규정한 뒤 "우리는 이를 강렬하게 규탄하며, 결연한 조치를 취해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 그 행동을 징계하고, 국가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외사위원회도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결연한 반대"와 "강렬한 규탄"을 표명했다. 성명은 "미국 정부 ‘3호 정치인물(3인자)’인 매카시 하원의장의 행동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 측의 약속을 심각하게 어기고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이는 "역사적 사실과 정의를 짓밟고 국제 법치를 파괴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어하려 도모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당시와 같은 초강력 대응에 나설지 관심을 모은다. 당시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설정한 구역에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고강도 훈련을 실시했고, 그 시점부터 상시적으로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군용기와 군함을 파견하고 있다. 또 미·중 간 전구(戰區) 사령관 전화 통화 일정을 잡지 않을 것이며, 국방부 실무회담과 해상 군사안보 협의체 회의를 각각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와 더불어 불법 이민자 송환 협력, 형사사법 협력, 다국적 범죄 퇴치 협력, 마약 퇴치 협력, 기후변화 협상 등의 중단을 천명했다. 아울러 대만에 대해서는 일부 품목의 수출입을 중단하는 등의 경제 보복 조치를 취했다.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사진=AFP/연합)

나토 "핀란드에 전투부대 배치 계획 아직 없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새 회원국인 핀란드에 당장 나토 전투부대를 배치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토 관계자는"현재 나토 전투부대를 핀란드에 배치할 계획은 없다"면서 "나토 연합군최고사령관이 지속적으로 (외부) 위협을 평가하고 있으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부대 파견을 권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미국의 한 고위 관리도 "핀란드로의 전투부대 파견을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핀란드도 그런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카볼리 나토 유럽연합군최고사령관은 현재 지역 방어 계획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동맹국들을 방어하기 위해 어디에 병력을 배치해야 할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이 계획은 조만간 동맹국들에 송부될 예정이다. 나토 내에선 만만찮은 군사력을 갖춘 핀란드의 회원국 가입으로 나토의 방위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토 관계자는 "핀란드는 러시아에 대한 높은 수준의 군사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며, 나토 동맹국들이 강화해야 할 포병과 탄약 등의 분야에도 투자해 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1340㎞에 달하는 긴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그간 군사 중립 노선을 표방하면서도 방위비를 삭감하지 않고 오히려 자체적인 군사력 증강에 힘써 왔다. 징병제 덕분에 전시에 28만 명의 병력을 배치할 수 있으며, 군대는 오랫동안 외부 공격으로부터 영토를 방어하는 훈련을 해왔다. 이 때문에 핀란드가 오히려 다른 나토 회원국에 군대를 파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나토 관계자는 전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전날 나토 가입 기념식에서 "우리는 수년간 나토와의 호환성을 발전시켜 왔다"면서 그렇지만 "핀란드의 국방력을 나토 공동방위 체계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아직 상당한 작업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부터 3개월 만인 작년 5월 나토 가입 신청을 한 핀란드는 이달 4일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념식을 갖고 나토의 공식 회원국이 됐다.‘나토 동진 저지’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로써 나토와의 국경선 길이가 2배로 늘어나는 정반대의 결과를 맞게 됐다.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린 러시아는 핀란드의 나토 합류에 대한 대응을 경고했다.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 안보와 국익에 대한 침해"라며 "러시아는 안보 보장을 위해 전략적·전술적 대응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도 "적절한 때에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할지 공표할 것"이라면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북유럽 국가들의 안보는 강화되기보다 오히려 약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핀란드가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했다. 사진은 4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 열린 핀란드기 게양식(사진=연합)

"포르노 배우 성관계에 혼외자식, 불륜녀 입막음" 트럼프에 겨눈 미국 檢 칼날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수사하는 미국 검찰이 그가 7년 전 선거를 앞두고 돈을 뿌린 성추문 입막음이 3건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방검사장은 4일(현지시간) 뉴욕시 형사법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그는 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기간 불리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숨기는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를 감추기 위해 기업 문건을 반복적으로 위조했다"고 주장했다.브래그 검사장은 기존에 알려진 ‘입막음 돈 의혹’에 2건을 더한 사례를 제시했다.당초 이번 기소 핵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지난 2006년 혼외 성관계 발설을 막으려고 대선 직전 13만달러를 지급한 의혹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더해 ‘트럼프에게 혼외 자식이 있다’고 주장하던 뉴욕 트럼프타워 도어맨에게 3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도 법원에 제출한 범죄 사실 자료에 담았다.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친구가 경영하던 타블로이드지를 통해 한때 불륜 관계였던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15만달러를 지급한 것 역시 인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타블로이드지 내셔널인콰이어러 모회사 AMI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친구로 그를 도왔다. 페커는 자신이 소유한 잡지를 통해 그에게 돈을 주고 혼외 자식에 관한 이야기를 독점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권리를 사들임으로써 사실상 입을 막았다. 이후 AMI는 트럼프월드의 청소부와 트럼프 사이에 자식이 있다는 도어맨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발설금지 계약을 해지하려 했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트럼프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페커에게 '대선 때까지는 도어맨을 풀어주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때 불륜 관계였던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15만달러를 지급한 것 역시 페커를 통한 사례로 인용됐다. 검찰은 트럼프에게 불리한 가십 스토리를 사들여 이를 공개하지 않는 AMI 사례들이 '캐치 앤드 킬'(catch and kill) 수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런 공로를 인정한 트럼프는 당선 후 페커와 만나 감사를 표하고 2017년 여름 백악관 만찬에 초청해 "대선 기간 도움을 준 데 대해 고마워했다"고 검찰 문건에 기재됐다. 다만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 혐의는 코언을 통해 대니얼스에게 지급한 13만달러 성격을 숨기려고 34건 문건을 위조한 의혹 만 다루고 있다. 따라서 도어맨과 맥두걸에 대한 입막음 돈 지급 사실은 기소 사실들을 입증하는 사례 정도로 재판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브래그 지검장은 "뉴욕주 법에 따라 다른 범죄를 숨기고 속이려는 의도로 기업 문건을 위조하는 것은 중범죄"라며 "(트럼프는) 다른 범죄를 숨기기 위해 34건의 허위 자료를 만들었다. 당신이 누구든 간에 우리는 심각한 범죄 행위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문건 위조 자체는 경범죄에 불과하다. 그러나 검찰은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도전에 방해되는 불리한 정보를 감추기 위한 의도로 행한 불법 행위인 만큼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이와 관련해 브래그 지검장은 "불법적인 수단으로 선거 후보를 띄우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은 뉴욕주 선거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라며 "허구의 법률 서비스를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브래그 지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 돈에 대한 ‘법률 수수료’ 허위 기재 문건 34건을 9개월 째 손에 쥐고 있었다고 전했다.그는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다"면서 "그가 가진 돈의 액수, 힘의 크기가 이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hg3to8@ekn.kr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대통령 청년 지지율 올리려 30대 ‘금수저’ 장관 임명, 한국 아닌 인도네시아 이야기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32세 ‘금수저’ 출신 청년 정치인이 현직 장관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카르타 포스트 등은 4일(현지시간) 연립여당인 골카르당 청년조직 수장 출신 디토 아리오테조가 전날 체육청소년부 장관에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 정부에서 최연소 장관으로, 전임자인 자이누딘 아말리 전 장관과는 28살 차이다. 그는 장관 임명 직후 인터뷰에서 "올해 열리는 동남아시안 게임과 아시안 게임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토 장관은 국영 광산회사 아네카 탐방(안탐) 일가다. 그는 아리에 프라보우 아리오테조 안탐 전 회장 아들로, 성인이 된 후 골카르당에 입당했다. 이후 청년 조직인 인도네시아 개혁청년단(AMPI)에서 활동했고, 2017~2022년까지 위원장을 맡았다. 2018년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청소년 올림픽 인도네시아 선수단 단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란스 스포츠(RANS sports)라는 스포츠 전문 회사를 설립, 란스 누산타라 축구클럽과 란스 픽 농구팀을 만들기도 했다. 두 팀 모두 인도네시아 1부 리그 팀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인도네시아의 정치·사회변화 부서장 아리아 페르난데스는 디토 장관 임명을 선거를 앞두고 젊은 세대 마음을 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했다. 그는 "내년 선거에서는 40세 미만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젊은이들이 정치에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조코위 대통령이 알고 있어 내각에서 청년을 대표하도록 디토 장관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페르난데스 부서장은 스포츠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연륜이 부족한 디토 장관이 각종 개혁 과제를 완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당한 바 있다. hg3to8@ekn.krclip20230404112838 디토 아리오테조 신임 체육청소년부 장관.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연합뉴스

포르노배우 성관계 입막음했더니 오히려 호재? 트럼프 지지율 공화당 내 ‘압도적 1위’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포르노 배우 성관계 입막음 의혹 등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 레이스를 주도하며 오히려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의혹을 반박하는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법원에 출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소인부절차는 피고인에게 기소 내용을 고지하고 재판부가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측 조 타코피나 변호사는 그의 무죄를 주장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NBC 방송은 구체적 혐의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약 30개 정도 혐의(charges)가 적용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 가운데 중범죄(felony) 혐의가 최소 1개 포함됐다고 전했다. 특히 관심을 받는 의혹은 단연 포르노 배우 성관계 입막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달러를 지급한 의혹을 받는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절차에 앞서 맨해튼 지검에 출석해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 촬영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위해 3일 뉴욕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이 범죄자 식별 사진을 찍는 초유의 사태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히려 기소부인절차 직후인 4일 밤 플로리다 자택에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박해’ 주장과 선거 조작을 위한 사법 시스템 정치적 무기화 주장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전부터 공개적으로 체포설을 제기하고 "거짓에 근거한 기소가 초래할 수 있는 죽음과 파괴가 우리나라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거칠게 공격해왔다. 그는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내린 뒤에도 "정치적 박해", "마녀사냥" 등의 표현을 쓰면서 반발했다. 이런 주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반감을 가진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 경쟁자들 사이에서 대선 지지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후 뉴스와 유고브가 지난달 30~31일 미국 성인 10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 후보 선호도에서 52% 지지율을 기록해 압도적 1위였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보다 31%p나 뒤쳐진 21%로 뒤를 이었다. 이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5%),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3%) 등 순이었다. 실제 기소에 대한 여론도 첨예하게 엇갈렸다. 미국 ABC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전국 59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2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45%는 성관계 입막음 의혹과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돼야 한다고 답했다. ‘기소 돼선 안 된다’는 답변은 32%, ‘모르겠다’는 응답은 23%를 기록했다. 다만 전체 47%가 이번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답해, 정치적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은 32% 보다 많았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 6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 돼선 안 된다’, 79%는 ‘이번 사건은 정치 수사’라고 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우호적이었다. 공화당 의원들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반 바이든 전선 구심점으로 삼아 총력을 모으고 있다. 하원 정보위원장인 마이크 터너 의원은 CNN에 출연해 "형사 절차가 진행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소를 강하게 규탄했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서 "이 정치 연극이 다른 중요한 문제들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hg3to8@ekn.krUSA-TRUMP/NEW YORK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연소 30대 지도자 뽑았더니...‘광란 파티’ 뒤 3위 털썩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핀란드 총선에서 30대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집권당이 결국 3위까지 내려 앉아 정권을 내줬다. 최근 사적인 파티 영상이 유출돼 논란을 일으킨 산나 마린 총리(37) 소속 사회민주당이 극우성향 핀란드인당에도 근소한 차이로 밀린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FP·AP·블룸버그 통신 등은 2일(현지시간) 개표가 99% 진행된 가운데 국민연합당은 20.8%, 핀란드인당은 20.1%, 사회민주당은 19.9%를 득표했다고 보도했다. 1위와 3위 격차가 1%p도 나지 않은 ‘초접전’을 벌인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정당은 총 200개 의석 중 48석, 46석, 43석을 차지하게 됐다. 페테리 오르포(53) 국민연합당 대표는 이에 "위대한 승리"라며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핀란드 정부를 꾸리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리카 푸라 핀란드인당 대표도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역대 최고의 선거 결과"라고 말했다. 핀란드인당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의석을 확보한 신생 정당이다. 핀란드인당은 물가 급등과 경제 둔화 등으로 작년 여름부터 지지율이 급증했다. 핀란드인당은 이웃 나라인 스웨덴 내 조직폭력 문제를 이민자들과 연결 지어 반이민 정책을 주장해왔다. 유럽연합(EU) 탈퇴를 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하다. 반면 마린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국민연합당, 핀란드인당에 축하한다"며 선거 결과가 "민주주의의 뜻"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린 총리는 2019년 세계 최연소 선출직 정상이 됐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핀란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서는 다소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경제·재정 정책 측면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집권 당시 64%에서 최근 73%까지 올랐다. 경제성장률은 둔화했고 물가는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마린 총리가 사적인 자리에서 격정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유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마린 총리가 마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다만 그는 마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파티가 업무 태만이 아니라는 공식 조사 결과도 나왔다. 신임 총리가 될 오르포 대표는 2007년 처음 입각해 재무부, 내무부, 농업삼림부 장관을 역임해왔다. 2016년부터는 국민연합당을 이끄는 등, 스타 신인이었던 마린 총리와 달리 안정적인 경력을 쌓아왔다. 그가 사회민주당과 핀란드인당 중 어느 정당과 연립정부를 꾸릴지는 분명하지 않다. AFP는 그가 두 당과 다양한 현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르포 대표는 차분하고 포용적이며 실용성을 추구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마린 총리가 핀란드 경제 안정성을 약화했다고 비판해 왔다. 총선 기간에도 마린 정부 재정정책에 날을 세웠고, 투표 직전 AFP에 "핀란드에서 국민연합당이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부채 증가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르포 대표는 핀란드인당 반이민 정책과 EU 탈퇴, 기후 정책에도 반대하고 있다. 그는 앞서 AFP에 "핀란드는 이민자의 노동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핀란드를 국제적인 국가로 열어두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2017년만 하더라도 극우 성향의 핀란드인당과는 연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핀란드인당과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hg3to8@ekn.krFINLAND-ELECTION/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이재명 리스크는 세계적? 대선 패배 ‘비운’ 2인자들, 도플갱어 행보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대선에 패배한 2인자들의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이들 모두 지난 대선 양호한 성적표를 동력으로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며 차기 대선 권토중래를 노리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의혹,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 성남 FC 의혹 등에 휩싸였다. 이 대표는 31일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과거 동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을 마주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의혹 해명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출석 길부터 이 대표에 "거짓말 좀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또 증언에서는 거듭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못 알아볼 사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당초 유 전 본부장은 의혹 초기 이 대표 대장동 사업 연루설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 후 재수사가 이뤄지자 폭로성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 출신 스테파니 클리포드에게 입막음을 조건으로 13만 달러(약 1억 7000만원)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심복이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태도를 바꿔 ‘트럼프 저격수’로 돌아섰다.입막음 합의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코언은 이미 연방법원에서 유죄 평결 후 복역까지 했다. ‘트럼프의 집사’로 불렸던 코언은 복역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를 주장하고 있다.남미 맹주 브라질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수십억 원 상당 사치품을 불법 반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폭동 선동 혐의로도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들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정치 탄압’이라거나 패배한 선거가 ‘부정 선거’였다는 여론을 조장해 논란 한가운데 섰다. 민주당은 최근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해 ‘기소 시 당직 정지’라는 당헌 80조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귀국 후 야당 세력을 이끌면서 대선 불복 폭동을 선동했다는 비난과도 맞서 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이 미국 체류 중이던 1월 8일 그의 지지자들은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대선 불복 폭동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정치 탄압론’과 ‘부정 선거론’을 모두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이번 기소를 "한때 자유롭고 공정했던 선거에 대한 지속적 공격과 같다"고 주장했다.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저력’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47.83% 대 48.56%, 불과 0.63%p차로 석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득표율(46.1%) 보다 더 높은 득표율(46.9%)로 패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상대였던 힐러리 클링턴 전 국무장관(48.2%) 보다 높은 51.3% 득표율로 다수 주 선거인단을 되찾으면서다. 보우소나르 대통령도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 맞서 50.9% 대 49.1% 스코어를 만들었다. 두 후보 격차는 불과 1.8%p였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들은 모두 야권의 ‘강력한 차기 주자’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한국에서는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공화당 내 경쟁주자들조차 이번 기소로 ‘트럼프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 분위기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역시 이날 석달 간 미국 체류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정계 복귀를 공식적으로 천명했다.그는 "지금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룰라의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소속 정당인 자유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명예 총재로 추대한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다.hg3to8@ekn.kr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한일회담에 美 "윤석열 대통령 흔치않은 용기, 인정받아야...적절히 관여할 것"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윤석열 대통령 일제 강제징용 해결책 발표와 일본 방문 등을 긍정 평가했다. 캠벨 조정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주최 세미나에서 "윤 대통령이 일부 조치를 취하고 또 일본에 가서 독자적인(unilateral) 조치를 한 용기와 결단을 칭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이나 용기는 국제무대에서 자주 볼 수 없으며 인정받아야 한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윤 대통령을 환대했으나 우리는 한일 양국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적절하게(accordingly)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한미일 3국 협력과 관련 "현 정부에서는 실질적으로 모든 수준에서 연속적인 관여가 있다"고 말한 뒤 지난해 11월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관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5월 일본이 히로시마에서 개최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캠벨 조정관은 한미일 3국 협력 목표에 "기본적으로는 점증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한 억제력과 연대"라며 "그러나 점점 기술 표준, 역내 이슈와 도전, 무엇이 가능한지 등을 이야기하며 (목표가) 그것을 넘어 다양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미중 관계와 관련해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지난해 정상회담을 거론했다. 그는 "두 정상은 더 예측할 수 있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신중한 조치를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 조치의 일부는 예상치 못한 미국을 횡단한 정찰 풍선으로 방해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중국 간 예측할 수 있으며 건설적인 외교를 다시 구축하는 것이 가능한지 향후 수개월간 보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미국의 의도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캠벨 조정관은 "(미중 관계에서) 토대와 안전장치를 구축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며 "중국은 신뢰 구축과 관련한 대화나 위기 시 소통, 핫라인 등에 대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통 메커니즘을 갖는 것은 책임 있는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냉전 시대에 이를 구축했으며 현시점에도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통화 일정을 묻는 말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제든) 통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의 대만 문제에 "우리 접근법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평화와 안정을 보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현상 유지는 모든 당사자의 최대 이익"이라고 밝혔다. hg3to8@ekn.krSOUTHKOREA-POLITICS/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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