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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중 관계 진전 이뤄져…올바른 방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관계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샌타클래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린 현재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블링컨 장관)는 대단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또 양국 관계 진전을 느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알다시피 진전이 이뤄졌다"며 "그런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과 통화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간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안보 등을 두고 미중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관계개선에 일부라도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카운터파트인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물론 시진핑 국가주석,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잇따라 만나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둘러싼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이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두 정상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난 후 한번도 대화를 주고받지 않았다. 양측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고위급 대화 등 소통 라인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했지만 이를 위한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 문제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평화적인 해결 방안의 중요성을 전달했고,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중국은 자국 권익을 해쳐선 안 된다면서 대만 문제에 대해선 타협이나 양보의 여지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또한 시 주석과의 만남에선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대만 관련 내용이 주요 안건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받는 등 블링컨 장관의 방중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했다며 "대통령은 블링컨이 귀국하면 상세히 브리핑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장-피에르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 결과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며 특히 "시 주석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눈 것은 좋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그는 "블링컨 장관은 오판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모든 다양한 이슈에 대해 열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우리는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게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갈등이 아니라 경쟁이란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블링컨 장관이 중국과의 협력 분야는 물론 우려 사항을 제기하기 위해 지속적인 외교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장-피에르 대변인은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향후 만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친강 외교부장의 방미에 미중 양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만큼, 정상 간 만남 역시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베이징서 악수하는 시진핑과 블링컨(사진=AFP/연합)

전쟁 중 벨라루스 핵무기, 푸틴 ‘포스트 우크라이나’ 한 수일까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가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배치에 정해진 기한이 없다고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대반격 시작 뒤 전쟁이 ‘절정’을 지나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핵무기 총구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겨누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알렉세이 폴리슈크 러시아 외교부 독립국가연합(CIS) 2국장은 18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 영토 내 러시아 전술 무기 배치 기간에 대해 양국의 협약은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이들 무기를 철수할 만한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미국과 나토가 더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영토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 정부가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배치를 결정한 것은 "주로 미국과 NATO의 공격적 정책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며 "물론 미국이 유럽에서 모든 핵무기를 철수하고 그 기반 시설을 없앤다면 러시아는 선제적으로 벨라루스에 배치한 핵무기를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슈크 국장은 이어 "NATO는 여러 해 동안 파괴적인 ‘합동 핵 작전’을 벌여왔고,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정권을 지지하면서 우리의 안보 문제와 관련된 정당한 요구를 외면했기 때문에 부득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합당한 대응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벨라루스에 배치한 핵무기 통제권을 러시아가 갖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 배치가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모든 국제적 의무와 상충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또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핵탄두와 달리 우리의 핵무기는 벨라루스 영토 내에서도 러시아의 방어 구역에서 가까운 곳에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그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푸틴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인사들은 이미 핵전쟁을 수시로 거론해왔다. 이는 서방 개입 억제를 위해 ‘최악 시나리오’를 거듭 위협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폴리슈크 국장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미국·나토에도 ‘무기한 배치’를 위협한 것이다.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 대해서도 ‘포석’을 깔아둔 바 있다. 그는 "만약 미국에 다른 행정부가 들어섰더라면 평화로운 사태 해결 방안을 따를 수 있었을 것임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 행정부와 대화 준비가 돼 있으나 현재는 거의 접촉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전쟁이 양측 어느 한쪽의 완전한 승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인 가운데, 종전 협상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달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터에서 가능한 한 많이 전진해 협상 테이블에서 될 수 있는 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앉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hg3to8@ekn.krFlag raising ceremony in St Petersburg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대역전 전황까진 어려우면 종전 어떻게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당장 뚜렷한 전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빼앗긴 영토를 전부 탈환하는 ‘완승’ 기대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향후 작전 전술 재평가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반격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ISW는 일부 전문가 및 매체들의 분석이 최근 ISW 자체적으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대반격 상황을 관찰한 결과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에스토니아 방위군 정보센터 수장인 마고 그로스버그 대령은 지난 16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대반격 현황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7일간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7일 초반 공세에 어려움을 겪은 우크라이나군 사령부가 전술 재평가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며칠간 대부분 진격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예상보다 강한 러시아 방어에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반격 진전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것이다. ISW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최소 4곳 전선에서 대반격 작전을 지속하면서 제한된 영토를 탈환했다. 다만 ISW는 "작전 중단은 주요 공격 수행의 일반적인 특징이며, 중단이 우크라이나 대반격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ISW는 우크라이나군이 아직 대반격에 주요 병력을 투입하지 않는 등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하지 않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미샤 그레니 오스트리아 인문과학연구소 소장 역시 이날 더타임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대반격의 ‘불투명한 미래’를 전망했다. 그는 양국 교착이 지속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면서 장기 소모전이 지속되면 서방에는 패배처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미국은 안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선호하는 선택지가 종전과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레니 소장은 서방이 우크라이나 승리 선언까지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서방 지원에 한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 목표는 러시아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러시아와 평화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달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터에서 가능한 한 많이 전진해 협상 테이블에서 될 수 있는 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앉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위해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에 싸늘해지는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이반 크레스테프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은 "푸틴의 전략은 분명하다"며 "서방이 인내심을 잃을 것이며 모든 상황이 미국 대선과 함께 바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가 교착 상황에 몰리면 점령지 내 러시아 영향력을 최대한 약화하고 푸틴 정권을 흔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레니 소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명백한 책략이 남부전선에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 대반격에서 남부 점령지 일부를 빼앗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육로를 차단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작년에 강행한 것처럼 나중에 케르치 해협을 가로질러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까지 파괴하면 고립 작전은 성공한다. 그레니 소장은 "크림반도는 러시아 민간인들의 감정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지역"이라며 "러시아 정부가 크림반도에 대한 장악력을 잃으면 심각한 신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g3to8@ekn.krUKRAINE RUSSIA CONFLICT 우크라이나군 군인 모습.EPA/연합뉴스

블링컨 만난 시진핑…"국가간 상호 존중하고 성의로 대해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9일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이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쳐 국가주석 3연임 임기를 시작한 이후 만난 미국 정부 최고위 인사다. 이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관영 중앙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 간의 교류는 상호 존중하고 성의로 대해야 한다"며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이 "중미 관계 안정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이 18∼19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잇달아 긴 시간 솔직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중국 측은 우리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이번 협의에서 양국 정상이 (작년 11월) 발리에서의 회담에서 합의한 것을 이행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일부 구체적인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고 합의를 달성했다면서 "이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 주석은 두 개의 긴 테이블 한쪽에 블링컨 장관 일행, 다른 한쪽에 왕이 위원과 친강 부장 등 중국 측 인사들이 각각 앉은 상태에서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형태로 회동을 진행했다. 시 주석이 타국 외교장관과 일대일로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는 2018년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과도 만났지만, 그때보다 미중 관계가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이날 블링컨 장관을 만난 것은 그 자체로 대미 관계 개선 의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과의 회동에서 관계 개선과 미중 충돌 방지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수개월 안에 시 주석과 만날 희망을 거론한 가운데, 블링컨 장관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한다는 뜻을 시 주석에게 전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전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한 데 이어 이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났다.CHINA-USA/BLINKEN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연합)

블링컨 베이징 도착…미국 국무장관 5년만의 방중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5년만에 중국을 방문했다.로이터 통신은 블링컨 장관을 태운 미국 공군기가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미중간의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 갈등으로 연기됐다가 4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방중은 블링컨 개인의 장관 부임 후 첫 중국행이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2021년 1월) 이후 미국 외교 수장의 첫 방중이다.또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의 방문 이후 미국 현직 국무장관으로는 5년 만에 중국을 찾은 것이다.19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이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미중간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하고,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다.방중 기간 블링컨 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지도 관심을 모은다.블링컨은 중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16일(현지시간)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방중 의미를 설명했다.그는 "개방적이고 권한이 부여된 소통 채널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오해를 해소하고 오판을 피하면서 도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등 양국이 책임 있게 관계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1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연합)

러우 종전 뒤는...키신저 "우크라에 유리하면 푸틴 실각, 中 전쟁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른바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린 냉전 시기 미국 외교를 진두지휘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 장관(100)이 러시아·중국 등 신 냉전 세력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마무리가 우크라이나에 유리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권할 것이라고 봤다.러시아가 군사 공격을 중단하고 평화 협정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전쟁이 끝날 경우 푸틴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그는 푸틴 대통령에 "양가감정과 충족되지 못하는 열망에 사로잡힌 도스토옙스키 유형의 인물"이라며 지도자로서 권력을 휘두르는 데 능숙하다고 평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관계에서는 이를 "과도하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이던 1990년대부터 교류해왔다고도 했다. 그는 "푸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 같은 주요 도시에 유럽의 군사력이 쉽게 도달하게 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으므로 (유럽의 팽창에) 비합리적인 수준으로 반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러시아가 유럽을 정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유럽과 세계는 더 안정될 것이지만, 러시아는 다른 국가들처럼 합의에 따라 유럽의 일부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해체되거나 울분에 찬 무기력 상태로 추락하는 상황"은 또 다른 긴장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동시에 우크라이나에는 전쟁을 통해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로 부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과 관련해선 "현재 관계 추세로 보면 얼마간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것 같다"며 "현재의 관계 추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 대치 상황도 "벼랑 꼭대기에 있다"면서 여기서 물러나는 것은 양국 모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또한 현재 양국 관계가 "각자의 가장 큰 위협이 상대국인, 즉 중국의 가장 큰 위협이 미국이고 반대로 미국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독특한 상황"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그동안 내가 제안해온 종류의 대화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어" 양국 긴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두 초강대국 간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면서 "이기게 되더라도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후임 제럴드 포드 대통령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을 지내며 냉전 시대 미국 외교를 이끈 인물이다. 그는 1971년 ‘극비리 방중’ 등 물밑 외교를 펼쳐 이듬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 방중을 성사시키고 1979년 미·중 수교 산파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행정부를 떠난 이후에도 2011년 저서 ‘중국론(On China)’을 폈다.한편, 키신저 전 장관은 전반적인 유럽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그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이 프랑스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고 봤다.그는 영국이 유럽과 미국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며 "이는 영국이 미국과 같은 방향의 정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문제는 미국과의 관계가 아니라 유럽과의 관계"라고 짚었다. 또 독일과 관련해서는 독일로 움직이는 유럽의 정치적 무게중심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이 직면한 난관이 ‘어떻게 하면 커지는 힘을 잘 발휘하고 동시에 이웃 국가를 소외시키지 않을 수 있느냐’라고 제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그러면서 유럽에서 "선도 국가는 모든 당사국 이해관계를 맞추는 데 있어 절제와 지혜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키신저는 19세기 말 오토 폰 비스마르크 독일제국 초대 수상 사임 이후의 상황과 현재 독일이 유사하다고도 했다. 당시 독일제국은 통일에 따른 변화된 양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수십 년 뒤 두 차례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지금 독일도 비슷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것이다.그는 "우리는 지금의 현실을 바탕으로 유럽에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순간에 있다. 이는 현세대가 마주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hg3to8@ekn.kr美 외교 원로 헨리 키신저 100세 생일 모습.AFP/연합뉴스

푸틴 "곧 고갈"했지만 이스라엘은 "덕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날개 단 ‘50살 전차’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무기 수출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권 무기 수요 증가에 50년 전 전차까지 수출 길을 모색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은 15일(현지시간) 당국이 이스라엘 주력 전차인 ‘메르카바’(전차를 뜻하는 히브리어)의 첫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이르 쿨라스 이스라엘 방산수출국(SIBAT) 국장은 이날 "메르카바 전차 판매를 위해 2개 국가와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협상 대상 국가명을 밝힐 수 없지만, 1개 국가는 유럽에 있다"고 말했다. 메르카바 전차는 1973년 4차 중동전쟁 격전지인 수에즈에서 이집트에 참패를 경험한 이스라엘이 해외기술을 도입해 이듬해 처음으로 개발한 무기다. 이스라엘군은 이 전차를 1979년에 처음으로 공식 도입했다. 첫 생산, 도입으로부터 ‘반세기’나 지난 전차도 전쟁 특수로 팔리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방산수출국(SIBAT)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체 무기 수출액 역시 지난해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114억달러(14조 5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125억달러(약 16조원) 무기를 팔아치운 것이다. 이스라엘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따른 유럽의 전략 지정학적 변화가 이스라엘산 무기 수요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쿨라스 국장도 "유럽 국가들이 소련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나서 부족한 무기를 채워 넣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무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덕에 우리는 이전 세대의 전차인 메르카바를 비롯해 기존에 팔리지 않던 무기까지 판매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무기 수출액에서 유럽이 차지한 비중은 29% 정도로, 아시아·태평양 지역(30%)과 쌍벽을 이뤘다. 특히 무기 수출량을 늘리는 이스라엘 행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놓았던 재고 전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지난 13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반격 작전 중 서방이 제공한 장비 최대 30%를 손실했다면서 서방이 "재고 고갈"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한국·이스라엘을 콕 집어 "그나마 재고가 남아있는 한국과 이스라엘도 곧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이스라엘과 한국이 올 들어 태도 변화를 보이는 점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됐다. hg3to8@ekn.krISRAEL-REMEMBRANCE 펄럭이는 이스라엘 국기 . AFP/연합뉴스

미국, 이란과 물밑 협상…한국 석유자금 동결 해제도 논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이 이란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조용히 재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작년 12월 미국 뉴욕에서 양국 고위급 논의가 시작됐으며, 이후 백악관 관계자들이 추가 접촉을 위해 최소 3번 오만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오만 당국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대화 재개와 맞물려 최근 미국 당국은 이라크 정부가 이란에서 수입한 전기와 가스에 대한 대금 25억유로(약 3조4590억원)의 지급을 승인했다. 해당 자금은 앞서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로 동결된 상태였다.다만 미 당국자들은 "이번 자금 이전은 일상적인 것으로, 핵프로그램 등 논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취임할 당시 지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폐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작년 11월 관련 협상에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린 바 있다.WSJ는 미국의 대이란 외교 시도 재개가 긴박한 국제·중동 정세와 맞물려있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하고 우라늄 농축을 강행하는 데 이어 원유 운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에서 파나마 유조선을 나포했다. 이란은 미국인 수감자 석방 및 자국 핵 프로그램 동결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해외에 발이 묶여있는 에너지 수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 중이다.특히 이같은 상황을 한국 우리은행에 동결돼있는 석유 수출대금 약 70억달러(약 8조9411억원) 및 이라크에 있는 수십억달러에 연결짓고 있다.이와 관련, WSJ는 "이 문제를 잘 아는 한국의 전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이 인도주의적 목적에 따른 자금 동결 해제를 놓고 논의를 지속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이런 상황은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적 지형과도 무관하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는 야당인 공화당이 이란 핵합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만큼, 이 의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상하는 것을 피하고자 보다 비공식적인 테이블에서 대이란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짚었다.소식통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는 작업을 지속 중인 것과 관련, 서방이 농축 관련 설비인 첨단 원심분리기 운용 중단을 이란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은 고농축 우라늄이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란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이란의 특정 행동이 우리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긴장 고조에 따른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런 점에서 우리가 수개월간 이란에 긴장 완화를 요구해왔다는 것도 비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핵합의 복원 못지않게 미국인 포로 석방도 중요한 의제다. 최근 카타르는 양국 사이에서 수감자 석방 논의를 중재해왔다고 WSJ는 설명했다.미 싱크탱크 워싱턴연구소의 헨리 롬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이전에도 비슷한 자금이전 승인 결정을 내렸지만, 이번의 경우 이란과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흐름에서 떼어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최근 들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긴장 완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11일 "이란의 원자력 산업 인프라가 유지된다면 서방과의 핵합의도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미국도 공개적으론 대이란 제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란의 석유 수출량이 지난달에만 하루 155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대외 석유 판매도 늘고 있는 추세다.(사진=로이터/연합)

"마을 뺏었다" vs "무기 부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전황, 일단 힘 보단 말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내쫓기 위한 ‘대반격’에 나선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난 가운데 양측이 서로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고 나섰다. 둘 모두 초반에 승부수를 걸지는 않고 있지만, 먼저 기세를 가져오려 목소리를 키우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지난 일주일간 우크라이나군 진격 거리가 약 6.4㎞(4마일)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아직 발톱을 드러내지 않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주로 남부와 동부 전선을 따라 공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벨리카, 노보실카, 네스쿠치네, 스토로제베, 블라호다트네, 마카리우카, 노보다리우카 등 러시아로부터 7개 마을을 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해당 지역에 국기를 꽂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진격은 일부 지점에서만 이뤄졌다. 지난 수개월간 러시아가 구축한 방어선에 가까이 접근하지 못한 상태다.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은 때때로 러시아에 격퇴당하기도 했다. 오리히우 남쪽에서는 지난 9일 우크라이나군 공격 실패 뒤 독일제 레오파르트 전차 1대와 미국 브래들리 전투차량 4대가 버려졌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패퇴 증거라며 전차 노획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진행한 공세가 "러시아 전선의 약점을 찾기 위한 탐색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 육군 장군 출신인 벤 호지스는 우크라이나가 아직 많은 전차를 최전선에 배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서방에서 훈련받고 서방의 장비를 갖춘 우크라이나 여단 9개 중 2∼3개만 전선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서방 지원 부대가 아직 전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도 대공세가 아직 예비 단계라는 점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가 전투기 부족이라는 근본적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서방이 F-16 전투기를 제공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NYT)는 이날 우크라이나 서방 동맹들이 4억 4100만달러(약 5613억원) 규모 군사 지원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합동원정군(JEF)은 몇 달 안에 우크라이나에 1억 1600만달러(약 1477억원) 군사 원조를 추가 지원키로 했다. 영국이 주도하는 JEF에는 덴마크, 핀란드,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가 참여한다. 40번째 군사 지원에 나선 미국도 3억 2500만달러(약 4137억원) 규모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추가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군사 분야 기자와 블로거 등을 초청한 이례적 간담회를 2시간 이상 갖고, 대반격 이후 우크라이나군 피해가 더 크다며 전쟁성과를 홍보했다. 푸틴 대통령은 면서 러시아군이 전차 54대를 잃었으나, 우크라이나는 전차 160대를 손실했고 서방 지원 장비 25∼30%를 잃었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이 주장하는 성과는 온전히 신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당장 양측은 대반격이 시작됐는지 아닌지 자체에도 엇갈린 주장을 내놨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4일 대반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고, 침묵을 지키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 대반격이 진행 중임을 인정했다. 여기에는 공세에 나선 우크라이나 측이 수비에 돌입한 러시아 보다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의 경우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지난 8일부터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 발언도 러시아군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성과 홍보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휘하에서는 균열이 지속 노출되고 있다. 그간 우크라이나전 선봉에 서온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은 전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 방송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공격 잠재력이 소진되려면 아직 멀었다"며 "(평가를 위해선) 한 달 반이나 두 달 정도가 걸릴 것이고, 그때 그들(우크라이나군)이 결과를 달성했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와 국방부 간 갈등에 일단은 국방부 손을 들어주며 교통정리에 나선 모습이다. 동시에 서방으로부터 고립된 상황에서 아프리카에 돌파구를 찾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몇몇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이 조만간 러시아에 올 것"이라며 곡물 협상 등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타스 통신은 남아공, 이집트,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 세네갈, 우간다, 코모로스 등 7개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들이 빠르면 이번 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방문해 평화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hg3to8@ekn.krUKRAINE-CRISIS/OFFENSIVE-NESKUCHNE BMP-3 보병 전투차에 탑승한 우크라이나군 장병들.로이터/연합뉴스

"푸틴에 전화 1통이면 日때 3배 위력 핵무기를"...러시아 업는 벨라루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벨라루스가 러시아 전술핵무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타스 통신 등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TV 채널 ‘로시야-1’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순차적으로 받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해당 핵무기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투하한 핵폭탄보다 강력하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그곳(일본)에선 8만명이 순식간에 숨졌고, 한 발에 25만명이 숨졌다. 하지만 우리의 한발은 3배나 더 강력하다. 아마 100만명이 순식간에 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론 이 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전술핵을) 모두 다 들여오고 나면 벨라루스 전역에 분산 배치할 것"이라면서 핵무기 저장고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장고 5~6개를 이미 복원했으며 앞으로 더 복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러시아와 핵무기 사용을 조율하는 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한 통화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승인) 없이는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쟁이 시작되면 아무 때라도 곧바로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고, 타격을 조율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미 그렇게 합의가 됐다"라고 위협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이유는 벨라루스에 대한 (외부)공격 한 가지뿐"이라며 "대응은 즉각적인 것이 될 것이고 이에 대해선 여러 차례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 전쟁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억제 무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밖에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 배치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푸틴 대통령에게 배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3월 러시아 전술핵무기의 벨라루스 배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핵무기 배치를 위한 양국 준비가 진행됐다. 지난 4월 벨라루스 국방부는 러시아로 파견한 군부대가 현지에서 전술 핵무기 운용 훈련을 받고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벨라루스에는 이미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폭격기가 배치돼 있기도 하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전술 핵무기 배치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러시아 핵무기 해외 배치는 옛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진행한 해외 배치 핵무기 국내 이전 완료 시점인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hg3to8@ekn.krPresidents of Russia and Belarus meet in Sochi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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