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AP/연합뉴스 |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 웨스트팜 비치 집회에서 연설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국방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네타냐후가 우리를 실망시킨 것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 2020년 미국이 드론 폭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한 일을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우리와 작전을 함께 하기로 돼 있었고, 수개월간 계획과 작업이 이뤄졌다"면서 "우리는 모든 것이 준비돼 있었는데 작전 바로 전날 밤 이스라엘로부터 공격에 불참한다는 전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일로 매우 실망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완벽한 정확도로 그 일을 스스로 해냈는데,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약칭)는 그 공을 챙기려 했다"고 비판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역내 세력 확장을 이끈 군부 실권자였다.
그는 2020년 1월 3일 이라크를 극비에 방문했다가 바그다드 공항 근처에서 무장 무인기를 활용한 미국 표적 공습에 사망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임박한 위협에 맞서 방어 차원에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에 기반을 둔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칭찬했다.
그는 "이틀 전 바이든 정부의 안보 담당자들이 ‘헤즈볼라가 북쪽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길 희망한다. 그곳은 가장 취약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을 봤다"면서 "헤즈볼라는 매우 똑똑하다. 그들은 모두 매우 똑똑하다(very smart)"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을 "멍청이(jerk)"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지지에는 흔들림이 없다"면서 "이스라엘 파괴를 기도하는 테러리스트를 칭찬하기에 좋은 때는 결코 없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앤드루 베이츠 언론 담당 부보좌관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이 "위험하고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이스라엘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순수한 악에 맞서 싸울 때"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내년 대선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 나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역시 "일반인은 물론이거니와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지금 우리의 친구이자 동맹인 이스라엘을 때리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썼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헤즈볼라는 똑똑한 게 아니라 사악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캠프는 "똑똑하다는 것이 착하단 말은 아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격 취약점을 밝힌 바이든 정부가 얼마나 무능한지 분명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