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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
반란을 일으켰던 프리고진 사망 배후에 자신이 있다는 의심을 반박하면서. 프리고진의 사후 이미지마저 깎아내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P 통신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프리고진 전용기 추락 사건의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해당 사건 조사위원장에게 보고를 받았다면서 "수류탄 파편들이 추락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은 없었다"며 "이는 러시아 조사위원회의 조사로 확립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숨진 탑승자들이 술이나 마약에 취해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사망자들의 혈액에 알코올이나 약물류가 있었는지를 밝힐 검사는 진행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모두 그 사건(무장반란) 이후 연방보안국(FSB)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바그너그룹) 본사에서 100억 루블과 함께 5㎏의 코카인을 발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6월 프리고진 반란 직후 러시아 보안당국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바그너그룹 본사와 프리고진의 자택 등을 잇따라 압수수색해 대량의 무기와 금괴, 현금, 마약 등을 찾아냈는데, 이를 언급한 것이다.
결국 프리고진이나 그 일행이 기내에서 마약을 한 뒤 수류탄을 터뜨렸기 때문에 전용기가 갑작스레 추락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전용기를 떨어뜨려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지도부를 한꺼번에 제거했다는 서방 의심을 우회적으로 부인하면서, 프리고진과 측근들의 도덕성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프리고진은 용병들을 이끌고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했다가 극적으로 반란을 멈춘 뒤 두 달여 만에 사망했다.
그는 바그너그룹 고위 임원들과 전용기를 타고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하던 중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
해당 비행기에는 승무원 3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타고 있었으며 생존자는 없었다.
러시아 정부는 반란 종식 이후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까지 뻗어 있는 바그너그룹의 자산과 영향력을 흡수하는 동시에 프리고진에게 ‘부패한 거짓말쟁이’란 이미지를 덧씌워 대중적 영향력을 약화하려 시도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 용병들 수천명이 국방부와 계약했으며, 전투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