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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정권 운명의 날…총선 결과에 日엔화 환율 등 영향은?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을 계기로 이달 새로 출범한 일본 이시바 시게루 정권의 앞날에 관심이 쏠린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에 이어 집권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이시바 총리는 취임 8일 만에 하원인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단기간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이다. 이번 선거는 출범 한 달가량 된 이시바 내각의 신임을 묻는 성격을 띠고 있으며 자민당의 파벌 '비자금 스캔들'과 고물가 등으로 국민 불만이 커진 상황 속에 치러졌다. 그럼에도 총선을 서두른 이유는 새 내각 출범으로 국민 기대가 큰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지지율이 낮은 여당에 그나마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조기 총선을 통해 국정 운영 주도권을 쥐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말 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일정한 의석 감소를 각오하고 중의원을 해산했지만, 선거전이 중반 이후로 진행될수록 여당 과반 의석이 붕괴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위기에 몰렸다. 이시바 총리는 비자금 문제에 연루된 의원 12명을 공천에서 배제했지만, 국민 다수는 이런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받아들였다.이에 더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넘는 고물가가 계속되고 실질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으면서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이 접전 지역구에서 막판 부동층 지지를 얻어 승리한다면 자민당 내 비주류인 이시바 총리의 정권 기반은 이번 선거로 견고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가 이번 선거 승패 기준으로 내세운 여당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하면 자민당 내에서 총리 책임론이 제기되고 주류 세력의 '이시바 끌어내리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 정권을 되찾은 2012년 중의원 선거 이후 5번째 선거 만에 처음이다. 이시바 총리가 추진해왔던 주요 정책에도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총선에서 부진한 성표를 받을 경우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자금마련, 방위비 지출 확대를 위한 세금 인상 등을 포함한 정책들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세금 인상, 복지 지출 확대 등 포퓰리즘 정책들이 더 나올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경기부양책이 작년보다 규모가 클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해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발행을 통해 13조엔의 추가 예산을 조달한 바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에도 영향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 금융정책에 매파적인 이시바 총리가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자민당 내부에서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을 견제하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 컨설팅업체 디프매크로의 제프 영 창립자는 “다카이치 사나에 등을 포함해 자민당 내부에서 일본은행 정책에 대해 강한 입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선 패배는) 큰 의미가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전국 289개 소선거구(지역구)와 11개 권역의 비례대표(176석)를 합쳐 중의원 전체 465석의 주인을 새로 뽑는다. 지난 15일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출마자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총 1344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직전 선거보다 후보자가 293명 늘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초접전 지지율’ 美 대선…“해리스 경합주 4곳·트럼프 3곳서 우세”

미국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7개 경합주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소폭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차범위 이내지만 만약 해리스 부통령이 실제 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 내용대로 경합주를 차지할 경우 대선에서도 이기게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과 모닝컨설트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경합주 7곳에서 5308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23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경합주 7곳 단위(오차범위 ±1% 포인트(p))로 해리스 부통령은 49.1%의 지지율을 기록, 48.5%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0.5%포인트 앞섰다. 각 경합주별로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0.4%p 우위·오차범위 ±3%p) ▲미시간(+3.1%p·오차범위 ±4%p) ▲네바다(+0.5%p·오차범위 ±5%p) ▲펜실베니아(+1.7%p·오차범위 ±3%p)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오차범위 내 우위에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1.5%p·오차범위 ±3%p) ▲노스캐롤라이나(+1.2%p·오차범위 ±4%p) ▲위스콘신(+0.3%p·오차범위 ±4%p)에서 해리스 부통령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이 4승 3패로 앞서고 있지만 경합주 7곳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 내여서 승부의 향방을 예상하기엔 여전히 어려운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인 경제 문제에 대해서 전체의 5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 대응할 것으로 봤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는 45%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 당시에 비해선 좋은 결과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를 깎아 내리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금리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47%)이 해리스 부통령보다 5%p 우위에 있었으며 기름값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50%)은 9%p의 격차로 해리스 부통령을 앞섰다.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8%로 해리스 부통령(46%)을 소폭 앞질렀다. 해리스 부통령이 그동안 우위를 보였던 분야에서도 격차가 좁혀졌다. 세금 관련 문제는 두 후보가 46% 지지를 받았는데 지난달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1%p 앞서고 있었다. 집값 문제와 관련해서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48%로 직전과 동일했지만 트럼프 전 태통령의 경우 지나달 조사 대비 1%p 오른 43%로 나타났다. 의료비용에 대해선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직전(52%) 대비 1%p 하락한 51%를 기록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41%에서 1%p 오른 42%의 지지를 받았다. 또 여성 유권자 사아이에서도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소폭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유권자 50%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혀 지난달 조사와 동일하게 나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6%로 전달(45%) 대비 1%p 올랐다. 한편, 미국 선거분석 사이트 270투윈에 따르면 현재 해리스 부통령은 226명,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9명의 선거인단을 사실상 확보한 상태로 분석됐다.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텃밭인 주(州)의 경우 각 당 후보의 선거인단 확보가 사실상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선은 경합주 7곳의 선건인단을 누가 차지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데 이번 여론조사 결과처럼 해리스 부통령이 애리조나(11명), 미시간(15명), 네바다(6명), 펜실베니아(19명)에서 모두 승리하면 과반(270명)이 넘는 27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보] 블룸버그 “경합주 지지율…“해리스 49.1% vs 트럼프 48.5%”

미국 대통령선거가 2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경합주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과 모닝컨설트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경합주 7곳에서 5308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23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오차범위 ±1% 포인트)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49.1%의 지지율을 기록, 48.5%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0.5%포인트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니아에서 각각 0.4%포인트, 3.1%포인트, 0.5%포인트, 1.7%포인트의 우위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에서 각각 1.5%포인트, 1.2%포인트, 0.3%포인트 앞섰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276석 확보해 대선 승리”…英 이코노미스트 예측 뒤집혀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1일(현지시간) 자체적으로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모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6명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6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54%,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은 45%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의 선거 예측 모델은 미국 컬럼비아대와 함께 개발됐다. 각 주(州) 단위의 여론조사에 해당 지역의 경제 통계와 과거 선거 결과, 인구 특성 등 외부 요인을 추가해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이코노미스트의 예측 모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해리스 부통령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지난 8월 초 이후 2개월 만이다. 이처럼 결과가 뒤집힌 배경엔 경합주가 결정적이었다. 지난 19일 기준 이코노미스트가 집계한 전국 여론조사의 평균은 해리스 부통령이 49%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앞섰다. 그러나 선거 예측 모델 결과 초박빙 구도가 이어지는 7개 경합주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배정된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위스콘신과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제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애리조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확률은 66%로 계산됐고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할 확률은 각각 63%를 나타냈다. 또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확률은 58%, 위스콘신의 승리 확률은 55%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과 네바다에서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앞섰다. 다만 미시간의 승리 확률은 51%, 네바다의 승리 확률은 52%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경합주 중에서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펜실베이니아의 중요성은 다시 한번 수치로 입증됐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내줄 경우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13%에 불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펜실베이니아에서 패배한다면 대선 승리 확률은 10%로 급감했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는 “대선 승리 확률이 여전히 반반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향으로 약간의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나 떨고 있니?”…트럼프 관세부과 공약에 美보다 유럽 더 우려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부과 공약에 대해 미국 기업들보다 유럽 기업들이 더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세금 인상 공약은 상대적으로 유럽 기업들이 반기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월 기업들의 실적 관련 전화회의에서 '관세'에 대한 언급은 유럽 기업들에서 미국 기업 대비 5 대 2의 비율로 많이 나왔다. 관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볼보 자동차의 최고경영자(CEO)는 관세가 기업의 수익성 전망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재집권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럽 기업들의 대미 수출이 제한돼 유럽 증시에 최악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도 트럼프의 관세 인상은 물가상승률을 높이고 특히 무역 상대국들이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 경제 성장도 억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건 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관세 부과 시 향후 12개월 동안 물가상승률이 0.9%포인트 상승하고, 몇 분기 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포인트 타격받게 된다. 가마 자산 관리의 라지브 드 멜로 최고 투자 책임자는 “관세 부과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유럽 국가들도 보복관세로 대응한다면 1930년대에 대공황을 악화시킨 스무트-할리 관세법의 망령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유럽 증시에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내세우는 세금 인상 공약은 유럽 증시에 상대적 우위를 제공할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담을 줘 투자 매력도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문디 투자 연구소의 가이 스티어 선진국 시장 전략 책임자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미국 소형주를 매수하고, 소비재 수출에 의존하는 유럽 기업 주식은 매도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유럽 기업들은 지난 3~6개월 동안 실적이 부진했고 앞으로도 계속 부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의 토빈 하쇼 컬럼니스트도 트럼프가 자신의 관세부과 공약을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포장했지만 아무리 홍보를 해도 이것이 좋게 보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의 글을 인용, “미국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많은 동맹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미국에 있는 외국기업들은 해외로 제품을 판매할 때 불리해지기 때문에 캐나다 등에 공장을 두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미국 내수 시장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와 전쟁 중인 러시아서 브릭스 정상회의…회원국 더 확대되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2일(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러시아 카잔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열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브릭스 의장국이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번 행사를 통해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되지 않았음을 과시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군을 지원할 병력 파병을 결정했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가 나온 상태지만 러시아는 자국에서 열리는 역대 최대 규모 외교정책 행사인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경제국의 모임으로 창설된 브릭스는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합류와 지난해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에 대한 가입 승인으로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도 가입 승인을 받았지만, 아르헨티나는 가입을 철회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공식 가입을 선언하지 않았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브릭스가 확대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 32개국이 초대에 응했고, 그 가운데 24개국은 정상급의 참석을 확정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로 만나며 '중러 밀착'을 재확인한다. 지난해 10월 중국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포함하면 1년 사이 네 차례나 만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지난 7월 모스크바 회담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다만 중국과 인도의 국경 갈등으로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브릭스에서 별도 양자회담을 할지는 미지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브릭스 정상회의 틀에서 17번의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양국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대립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브릭스 가입을 희망하는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번 행사에 참석,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브릭스의 추가 확장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튀르키예 외에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이 브릭스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30개국이 브릭스에 가입하거나 협력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브릭스는 사무국 등이 따로 없는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지만 회원국이 증가하면서 영향력도 키우고 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브릭스 회원국이 지구 면적의 30% 이상, 세계 인구의 약 4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연설에서 지난해 기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브릭스 국가들의 비중이 37.4%로 선진국 모임인 주요 7개국(G7)의 29.3%를 제쳤다고 강조했다. 브릭스가 다자주의와 다극세계를 중시하더라도 회원국이 계속 증가하면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목소리를 단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부작용이 있다. 이에 따라 브릭스 내부에서는 새 회원국 가입 등 추가 확장을 보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브릭스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외교 정책을 조율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뿐 아니라 중동 상황을 논의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초대됐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미국 달러 우위를 낮추기 위해 회원국간 상호 결제에 자국통화와 디지털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잔인하다” vs “바이든만큼 못해”…해리스·트럼프, 주말 경합주서 격돌

미 대선이 2주 조금 넘게 남은 가운데 주말에 주요 경합주를 방문한 민주·공화 양당 후보가 상대방을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잔인하다"며 “트럼프는 자신이 초래한 고통에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은 2022년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으로 보수 우위가 된 연방대법원에 의해 폐기되고, 조지아주에서 낙태 금지법이 시행되자 인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낙태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조지아주 여성 앰버 니콜 서먼(당시 28세)이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폭스뉴스의 타운홀미팅에 출연한 자리에서 진행자로부터 서먼 가족의 기자회견 소식을 전해 듣고서 “시청률은 이게(타운홀) 더 잘 나올 것"이라고 말한 것도 맹비난했다. 그는 “그는 사람들의 슬픔을 경시하고 자신과 자신의 텔레비전 시청률에 관한 것으로 만든다. 잔인하다"고 했다. 이어 서먼의 가족이 유세장에 함께했다고 알리면서 “의회가 전국적으로 여성 생식권 자유를 회복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자랑스럽게 서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틀랜타에서도 대선 사전투표 독려에 나섰다. 그는 “지금이 바로 투표계획을 세울 때"라며 “조지아 출신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100번째 생일 며칠 후 사전투표를 했다. 지미 카터가 할 수 있으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소도시 래트로브에서 열린 유세에서 “바이든이 손대는 모든 것이 인플레이션, 아프가니스탄으로 변했다"며 “만약 바이든이 한 것과 정반대로만 했다면 당신은 역사상 최고의 외교 정책을 편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최근 사살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을 암시하며 “이스라엘은 3개월 전보다 훨씬 강한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별칭)가 오늘 나에게 전화해서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라고 말했다"며 “만약 그가 바이든의 조언을 들었다면 이스라엘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쟁 임무 완수를 고수한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하마스와의 휴전을 압박하고 확전을 반대한 바이든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바이든이 똑똑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카멀라 해리스는 바이든만큼도 똑똑하지 못하다"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리케인으로 통신망이 끊긴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재민들에게 스타링크 인터넷 기기를 빠르게 제공했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게 머스크를 잘 아느냐면서 스타링크가 필요한데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면서 “일론에게 전화를 걸자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게 스타링크가 제공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일대 철강노조 관계자들이 연단에 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여러분의 철강 공장을 파괴했고, 석탄 일자리를 줄였고, 석유·가스 일자리를 공격하고, 제조업 일자리를 중국과 전 세계의 다른 나라에 팔아넘겼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의 것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추진과 관련해 US스틸의 외국 기업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초박빙 美 대선] 해리스, 경합주 ‘이곳’ 가져가면 승률 91%

미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분석하는 업체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했던 지난 7월말 이후 15일(현지시간)까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p)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를 두고 미 CNN은 “60년 만에 가장 치열한 경쟁"이라며 “1960년 이후 미국 대선에서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최소 3주 동안 5%p 이상 앞섰던 적이 있었다"고 짚었다. 미국 대선의 승패는 '스윙 스테이트'라 불리는 경합주에서 결정난다. 경합주가 승부처로 떠오르는 이유는 미국의 선거 방식은 한국과 달리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별 유권자들이 선거일인 11월 5일에 선거인단을 뽑는데 한 표라도 더 많이 얻는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메인·네브래스카주 제외)다. 11월 선거일을 통해 선출된 선거인단은 12월에 모여 대통령을 최종 선출한다. 미국에서 전체 선건인단이 538명이라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당선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각 지역별로 정치색이 정해져 있다. 전통적으로 불리는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주)와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주)에선 표심이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이런 판세를 반영해 현재 미국 선거분석 사이트 270투윈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인단 226명,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9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압도적인 지지세가 없는 경합주의 선거인단을 누가 확보하는지가 결국 관건이다. 어디가 경합주인지는 매 선거마다 다르지만 이번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7곳이다. 이중 조지아가 이번 대선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6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하고 있어 중요도 차원에선 펜실베이니아(19명)에 살짝 밀리지만 그 어느 경합주보다 가장 초박빙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초 조지아는 레드 스테이트 중 하나로 꼽혔다. 1992년 대선에선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그 이후엔 공화당이 모두 조지아 선거인단을 확보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36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압승을 거뒀던 2008년 대선에도 공화당은 조지아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에서 0.2%p 차이(1만1779표)로 이겼다. 이 격차는 2020년 대선 당시 경합주 중에서 가장 좁았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번 대선에서도 조지아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자개표대신 수작업으로 개표를 하기로 지난달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수개표를 진행하는 곳은 조지아가 유일하다. 조지아에서 두 후보간 치열한 경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한 결과 15일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3%의 지지율로 해리스 부통령(47.3%)을 1.0%p 앞서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유색 유권자들의 표심이 해리스 부통령에게서 멀어지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ABC방송이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달간 조지아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비중이 82%로 집계됐다. 2020년 대선당시 CNN 출구조사에서 조지아의 흑인 유권자 90%가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조지아는 경합주 7곳 중 흑인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민주당 입장에서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조지아 인구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3.2%로 나타났다. ABC방송은 “해리스는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흑인뿐만 아니라 조지아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점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악재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카멀라 해리스는 이 핵심 인구층(한국계 미국인)으로부터 지지를 잃고 있어 조지아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러한 판세를 반영하듯,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해리스 부통령이 조지아에서 승리할 경우 대통령으로 최종 당선될 가능성을 91%로 반영했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다른 경합주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 업체가 제시하는 확률 중 가장 높다.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당선 확률은 87%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 선거인단을 확보할 경우 당선될 확률은 75%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 있어서 조지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에게 더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주요 변수로는 최근 들어 인구수가 증가하고 있는 히스패닉계 유권자가 될 수 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최근 조지아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다. 허리케인 피해로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조지아가 수개표를 진행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공화당이 다수파인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 방식을 변경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트럼프 측의 결과 발표 지연 및 불복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소송을 내서 양측의 갈등이 첨예해진 상황이다. 한편, 이날부터 조지아에서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CNN에 따르면 사전투표가 시작된 첫날부터 32만8000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20년 대선 당시 사전투표 첫날(13만6000표) 기록의 두 배 이상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한국은 머니머신”…방위비 9배 인상 시사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부르며 자신이 재임하고 있다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으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시카고 소재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블룸버그통신 존 미클스웨이트 편집국장과 진행한 대담에서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그들(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며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한국은 머니 머신"이라고 말했다. 미 대선을 앞두고 한미는 이달 초, 2026년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위비 분담금 협정 문안을 타결한 바 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론한 연간 100억 달러는 한국이 2026년 지불할 액수의 9배 가까운 액수다. 결국 이날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임했을 때 한국에 50억 달러의 연간 방위비 분담금을 처음에 요구했으나 한국이 난색을 표해서 일단 20억 달러를 내게 하고 그다음 해에 다시 50억 달러로 만들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자신이 논의한 것을 다 뒤집었다면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한국을 사랑하고, 그들은 멋진 사람들이며 극도로 야심 찬 사람들"이라고 말한 뒤 “우리는 그들을 북한으로부터 보호한다"며 “북한은 핵무력이 상당한데, 나는 그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잘 지냈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그는 “그들(한국)은 아무것도 내지 않았다"며 “이것은 미친 일"이라고 말한 뒤 재임 시절 한국산 트럭에 대한 관세 부과 사실을 거론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한 한국과의 논의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규모를 재차 '4만명'으로 거론하면서 주한미군이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한국에 '미안하다. 당신들은 당신들 군대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 군인 4만 명이 거기 있다. 당신들은 비용을 내야 할 것이다. 당신들은 매우 부유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트럼프는 “그들은 '안된다. 우리는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전쟁 이래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했고, 나는 '안된다. 당신들은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가이드라인인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는 GDP 대비 2.5%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고, 주한미군 주둔비용도 한미가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부담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돈을 내지 않는다는 트럼프 주장은 과장을 넘어 '왜곡'에 가까운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못 언급한 주한미군 규모와, 한국이 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은 대선을 앞두고 자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의도된 과장의 측면이 없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국이 국민 세금으로 군인들을 위험한 곳에 파견해 부유한 한국을 보호해주고 있으며, 한국은 안보에서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식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이날 경의선 및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의 일부 구간을 폭파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국가간 도로 교통의 측면에서) 한국이 지금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여러 곳으로부터 단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간 도로를 통한 중국, 러시아와의 육로 왕래는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절의 목표였을 뿐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일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치 한국이 육로로 중·러와 왕래하고 있었던 것처럼 말한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북한이 막 철로(실제로는 도로)를 폭파했다"면서 “이것은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한 뒤 “오직 트럼프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담에서 자신이 집권할 경우 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재차 거론하면서 관세가 미국 경제에 “엄청난 효과,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업무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발언할 권리가 내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의 독립성 침해 가능성에 대한 논란에 재차 불을 지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해리스-트럼프,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동시 출격…유세 총력전

미국 대통령 선거를 22일 앞둔 14일(현지시간)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막판 표심잡기에 총력전을 벌였다.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주는 승부를 결정지을 7개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격전지로 꼽힌다. 할당된 선거인단 수(19명)가 경합주 중 가장 많은 데다, 그간의 여론조사에서 1∼2% 포인트 안팎 차이로 우열이 엇갈리면서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이리카운티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문제삼으며 그의 재집권이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당일 급진 좌파의 소요가 있을 경우 주방위군이나 군을 동원해야 할 수도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그는 자기를 지지하지 않고, 자기 의지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을 국가의 적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그들(반트럼프 인사들)을 추적하기 위해 군을 동원하겠다고 하는데, 그가 누구를 타깃으로 삼는지 생각해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집권 2기'가 미국에 리스크가 될 것이며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있다"고 말한 뒤 “그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위해 출마했고, 그것이 그가 추구하는 바"라며 “그는 미국 시민을 쫓기 위해 군대를 보내길 원한다"고 재차 거론했다. 그런 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인들은 자유가 위기에 처하면 항상 부름에 응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다시 부름에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교외의 오크스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현지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화석에너지원 개발 확대 공약과 불법 이민 강경 대응 등 자신이 '득표' 전략으로 삼는 두 이슈를 집중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러시아보다,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액체 금(석유)을 갖고 있다"며 운을 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취임 첫날 시추할 것이다. 시추해서 에너지 가격을 낮출 것"이라며 “첫해에 에너지 비용을 50%로, 내년 1월부터 1년 동안 전국의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에 풍부한 셰일가스가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점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활고를 겪는 유권자 표심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된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감옥과 교도소, 정신병원에서 들어왔다. 흑인 가정과 히스패닉 가정, 모든 사람에게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는 국경을 매우 엄격하게 닫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불법 이민자가) 학교, 병원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면 인구 5만명인 그곳에서 3만2천명이 추가됐다. 우리는 그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사망자는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많다. 바이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1년 넘게 푸틴과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며 “백악관을 인수하기도 전에 당선인으로서 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대선 상대인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우리에게는 최악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있다. 그리고 부통령이 더 나쁘다"며 “사실 그녀(해리스)는 더 위험해 보이지만, 그(바이든)가 그녀보다 더 똑똑하다"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14일(현지시간)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가 지난 11~13일 전국의 등록 유권자 31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조기 투표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48%의 지지를 얻어 해리스 부통령(47%)에게 1%포인트 앞섰다. 미국에서는 통상 조기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층 참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공화당은 본투표에 집중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를 감안했을 때 이번 결과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적신호가 들어온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경합주 전체 적극 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49%의 지지를 기록, 해리스 부통령(47%)에게 2%포인트 앞섰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적으로 49.2%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7.4%)에게 박빙 우위를 지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국 단위 여론 조사를 자체 평균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50%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에게 소폭 앞선 상황이다. 그러나 경합주에서는 호각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 ABC 방송의 최근 7개 경합주 조사 결과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9%로 동률이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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