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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기후변화는 최대 사기극” “나라 망한다”…트럼프 ‘독설’ 사실일까

6년만에 유엔 총회 연단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약 한 시간 가까이 국제사회를 향해 독설을 퍼부어 주목받았다. 통상 이 자리는 다자외교, 국제기구, 기후, 분쟁, 인권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입장과 해결 의지를 천명하는 무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비판했다. 그는 취임 후 자신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한편, 자신의 고립주의적 정책의 우월성을 부각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이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가 “최대 사기극"이라며 유엔이 주도해온 글로벌 탄소저감 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보다 더욱 강경해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연설은 1기 집권 당시보다 훨씬 공격적이며 세계 경제 질서를 크게 흔드는 2기 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그는 1기 때도 유엔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제는 유엔의 존재론적 위기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세계 분쟁, 기근, 박해로 인한 고통을 줄이고 탄소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를 해결하려는 유엔의 가치를 질책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엔과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실패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의"이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 말대로 하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중남미 출신의 한 관계자는 “가장 성공적인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다른 최고경영자들에게 훈계하는 듯했다"며 “이번 메시지는 '모두를 위한 새로운 국제적 틀을 만들겠다'보다 '당신에게 달려 있다'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여러 국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3년 동안 미국과 세계가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우려가 더 깊어졌다고 입을 모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이 세계적 합의와 점점 동떨어져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세계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대부분을 무시하고 기후와 무역에 관한 어젠다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연설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한 시간 가까이 유엔을 비판했지만 연설 직후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창과 만나 “때로는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유엔은 평화를 이룰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서로 모순되는 견해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미끼를 덥석 물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보여줬다"이라고 짚었다. 월가에서는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트레이드'가 신조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CNN, ABC방송, NYT 등 일부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쳤다고 지적하자 연설 발언의 진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팩트체크 형식으로 정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 지난해 글로벌 발전 증가분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발전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으며, 미국에서도 태양광·풍력 발전 비중(16%)이 석탄을 추월했다. IEA는 2027년까지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분의 95%가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충족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 또한 하락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지난 7월 발표한 '2024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과 육상풍력은 가장 저렴한 화석연료보다 평균적으로 각각 41%, 53%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상풍력 발전단가는 kWh(키로와트시)당 0.034달러, 태양광 발전단가는 kWh당 0.043달러로 집계됐다. IRENA는 또 “지난해 새로 가동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중 91%는 화석연료보다 비용 효율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다만 “구조적인 문제로 유럽과 북미에서는 더 높은 비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선 비용이 현저히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해 촉발됐으며 경제적·사회적 위협을 가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풍부하다. ABC 방송은 “대통령의 주장은 기후 분석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세계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독립적으로 참여하는 미국 국가기후평가(NCA)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전했다. IPCC는 “주로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인간 활동은 지구온난화를 명백히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미 NCA는 “전 세계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더 많이 줄이고 이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하지 않으면 미국에 대한 심각한 기후 위기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립과학원(NAS)은 최근 진행한 연구를 통해 “인긴이 유발한 온실가스 배출이 인간의 건강과 복지를 위협한다는 미 환경보호청(EPA)의 2009년 연구 결과가 정확하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으며 더 강력한 증거에 의해 더욱 뒷받침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NAS는 이어 “인간이 유발한 온실가스 배출과 이에 따른 기후변화는 미국 국민의 건강에 해를 끼친다"며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적 논쟁을 넘어선다"고 덧붙였다. CNN은 “기후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란 용어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구온난화는 지구 온도 상승의 장기적인 추세를 의미하고, 기후변화는 이러한 추세로 인해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수많은 영향"이라고 짚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공식 홈페이지에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를 포괄하지만 지구에 일어나고 있는 더 넓은 범위의 변화를 의미한다"며 “해수면 상승, 산악 빙하 감소, 그린란드·남극·북극의 해빙 가속화, 꽃과 식물의 개화 시기 변화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적었다. 독일에 위치한 비영리단체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풍력발전 용량 120만 메가와트(MW)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56만 MW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산됐다. 또 캘리포니아 소재 비영리단체인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는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풍력발전소 1만7000개 중 약 3분의 1인 5400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 역시 “중국은 풍력발전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이며 육상·해상에 대규모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풍력발전 용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에너지부(DOE)는 “석탄화력 발전은 그 어느 때보다 청정해졌다. 오염물질 저감 기능을 갖춘 신규 석탄발전소에선 질소 산화물이 83%, 이산화황이 98%, 미세먼지이 99.8% 감축된다는 미 에너지기술연구소(NETL) 연구결과도 있다"는 글을 과거에 게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석탄은 연소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화석연료라는 점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미국의 전체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9%와 발전 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55%가 석탄 연소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전기료는 전년 동월대비 6.2%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던 1월 당시 전기료 상승률보다 4.9%포인트 오른 수치이기도 하다. CNN은 “미국 전기 요금은 전체 가격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거리가 멀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17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가격인 갤런당 3.207달러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일인 1월 20일(3.12달러), 1개월 전 가격(3.149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오른 수치다. 한편, 미 CNN, NYT 등은 기후 분야를 제외하고 경제, 이민, 국제 분쟁 등 다른 분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유엔총회 연설서 유엔 비판…“기후변화는 최대의 사기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을 향해 강력 비판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가 “최대의 사기극"이라며 재생에너지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총회 기조연설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는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었다"며 “하지만 집권 8개월 만에 오늘날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나라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어떤 대통령이나 총리도, 어떤 다른 국가도 그런 일을 해낸 적이 없다. 나는 불과 7개월 만에 (7건의 전쟁 종식을) 해냈다"면서도 “유엔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해야 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언급한 7개의 전쟁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르완다, 이스라엘-이란, 인도-파키스탄, 캄보디아-태국, 세르비아-코소보, 에티오피아-이집트 간의 분쟁이다. 그는 “슬프게도 모든 사례에서 유엔은 어떤 도움도 주려 하지 않았다"며 “나는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고 분쟁 당사국들의 지도자들과 협상했지만, 협상 타결을 돕겠다는 유엔의 전화 한 통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유엔으로부터 받은 건 형편없는 에스컬레이터와 고장 난 텔레프롬프터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이날 오전 총회장으로 올라오면서 에스컬레이터가 중간에 멈춘 것과, 연설 도중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설을 시작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유엔의 목적은 무엇인가.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유엔이 하는 일 대부분은 강경한 어조의 서한을 보내는 것뿐인데 후속조치는 전혀 없는 공허한 말뿐"이라며 “공허한 말은 전쟁을 해결할 수 없다. 전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말에 수반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유엔 비판은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UNESCO) 등 국제기구 탈퇴와 유엔 분담금 중단 등 기존 행보와 맥을 같이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유엔에 대한 분담금 납부를 사실상 중단했으며, 유엔에 따르면 2024년분 미납액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유럽연합(EU)를 향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인도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대선 공약이었던 불법이민 단속에 대한 성과도 강조했다. 그는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다면 당신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1982년 당시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2000년까지 기후변화로 세계적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89년 유엔의 한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10년 안에 지도에서 국가들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지구한랭화가 유행이었다"며 “1920년대와 1930년대를 되돌아보면, 그들은 지구한랭화로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고 했다. 그는 또 “그들은 이젠 지구온난화로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기온이 다시 낮아지자 기후변화로 명칭을 바꿨다. 지구 기온이 오르든 내리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기후변화가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는 세상에서 일어난 가장 거대한 사기극"이라며 “주로 나쁜 이유로 유엔 등이 예측했던 모든 것들은 틀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나라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어리석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며 유엔 총회에 참석한 각국 정상을 향해 “이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당신의 나라는 망할 것"이라고 했다. 또 “탄소 발자국도 악의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꾸며낸 사기이며, 그들은 완전한 파멸의 길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다가 원자력발전과 화석연료로 회귀한 독일을 극찬하며 “모든 녹색 정책은 파산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이민자들의 이주와 재생에너지를 “자유 세계의 상당 부분을 파괴하는 힘"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57분 동안 이어졌다. 각 정상에 주어진 연설 기간은 15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 않고 1시간 가까이 연설을 이어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엔과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실패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연"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정말일까?] 트럼프 “임신 중 먹지마”…타이레놀-자폐증 논란 도마위

전세계에서 널리 복용되는 해열·진통제 테이레놀과 자폐증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타이레놀 복용은 좋지 않다"며 임산부들에게 타이레놀 사용을 자제하고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이어 “그들(FDA·미 식품의약국)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며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고열"을 들었다. 이어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 하겠지만, 조금만 복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FDA는 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관련한 위험성을 알리는 서한을 의료진에 발생했다. FDA는 “자폐증과 아세트아미노펜의 인과 관계가 확립되지 않았다"면서도 “의료진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가벼운 발열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적었다. FDA는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복용할 경우 자폐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는 내용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의 라벨을 바꿀 예정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의 통증이나 발열에 대해 의사들이 처방해 온 약물인 만큼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임신부의 타이레놀 복용이 오히려 자폐아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발표는 '백신 음모론자'로 불리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토대로 임산부의 타이레놀 사용과 관련한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타이레놀과 자폐증의 연관성에 대해 어떤 연구결과가 있나. ▲타이레놀과 자폐증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리고 있다. 2008년 한 연구에서는 열이 있는 12~18개월 아기에게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했을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연구진은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9년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연구에서는 산전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이 태아의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타이레놀 복용이 직접적으로 해당 질환을 유발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스웨덴에서 태어난 250만명의 자녀들의 자료를 25년간 분석한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증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작년에 발표됐다. 또 올해 초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학장 안드레아 바카렐리 교수를 포함한 연구진은 기존 46건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산전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이 신경발달장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는 성명을 내고 “독립적이고 건전한 과학은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 자폐증 진단율은 증가했나. ▲지난해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 사례는 지난 10년간 175% 급증했다. 이는 다만 단순히 환자 수가 늘어난 결과라기보다는 진단 기준 확대 등에 따른 영향이 크다. 특히 1994년 개정된 미국 정신질환 진단 통계편람(DSM)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이 포함되면서 진단 범위가 확대됐다. 또한 과거에는 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단이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청년층까지 검사 범위가 확장된 것도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8세 아동 31명 가운데 1명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진단됐다. 또한 남아가 여아보다 진단될 확률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임산부에게 권고되는 사항은. ▲통상 임산부에게는 통증이나 발열 시 아세트아미노펜을 최소한의 용량으로, 가능한 짧은 기간 복용할 것이 권고된다. 이부프로펜·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권장되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는 지난 2021년 성명을 내고 아세트아미노펜이 임산부에게 사실상 유일하게 안전한 진통제라며 불필요한 두려움으로 복용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도 이날 성명을 통해 아세트아미노펜의 복용은 안전하며, 자녀의 자폐증과 연관된다는 근거는 없다고 재확인했다. --임산부가 자폐증 우려로 발열을 방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기 힘들 때만 타이레놀을 복용하라"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발열 자체를 방치하는 것이 더 큰 위험이라고 경고한다. 임신 중 발열은 척추갈림증 등 치명적인 선천성 기형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유산 위험 역시 증가시킬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자폐증을 연구하는 역학자 데이비드 맨델 교수는 “자폐증 원인을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돌릴 경우 임산부 건강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임산부들이 열을 치료하지 않을까 봐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들이 12세가 될 때까지 B형간염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B형간염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된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에게 굳이 B형간염 백신을 맞힐 이유가 없다"며 “아기가 12살이 되고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백신을 맞게 하면 긍정적인 의미에서 완전히 다른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 입장이 아니라 내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느낌'에 따른 접종 일정 제안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도 “절대적으로 적절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B형간염에 걸린 산모는 출산 과정에서 아이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으며, 출생 직후 감염된 영아의 약 90%가 만성 B형간염으로 발전한다고 정치매체 더힐은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이폰17 효과?…애플 주가 연 수익률도 ‘플러스 전환’

애플 주가가 자사의 최신 아이폰17 시리즈 초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장 대비 4.31% 오른 256.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26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259.02)에 근접 중이다. 이날 애플 주가 상승으로 올해 주가 상승률이 2%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됐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애플은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 마이크로스프트·테슬라·아마존·알파벳·애플·메타·엔비디아) 중 마지막으로 연 상승률이 플로스로 전환한 주식"이라고 전했다. 시가총액도 3조800억달러로 불어나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3조8490억달러)와 격차도 좁혔다. 이날 주가 상승은 지난 9일 출시한 새 아이폰 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판매를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17 시리즈는 지난 12일 사전 주문을 시작으로 지난 19일부터 미국과 한국 등에서 본격 출시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투자노트를 내고 “애플 자체 홈페이지와 다양한 통신사 홈페이지를 추적한 결과, 9월 22일을 기준으로 현재 아이폰17의 배송 기간(18일)이 작년의 아이폰16의 배송 기간(10일)에 비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전예약 횟수를 보니 애플의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도 수요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매수', 270달러로 제시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도 “수요 추이에 긍정적으로 놀랐다"며 “아이폰17의 수요가 작년 아이폰16보다 10∼15%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아시아 공급망 점검 결과 이미 기본 모델과 프로 모델의 생산량을 약 20%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장 고급 모델인 아이폰17 프로 맥스는 여러 지역에서 배송 날짜가 몇 주씩 밀리면서 가장 구하기 어려운 모델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4년 동안 3억1500만개의 아이폰이 교체되지 않았다며 이번 아이폰 교체 주기가 “훌륭하지는 않더라도 괜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목표 주가를 당초 270달러에서 3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아이브스는 또 현재 애플 주가에 인공지능(AI) 관련 내용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이 AI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면 주가가 75~100달러 더 오를 수 있다"며 “현재 가격으로는 AI 프리미엄이 애플에 하나도 반영되지 않아 2026년까지 보유하기 매력적인 빅테크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소비자들이 그동안 아이폰을 교체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목표주가를 280달러로 제시했다. 약 157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며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글렌뷰 트러스트 컴퍼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스톤은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견고하게 나타났다"며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현재 수요는 기분 좋은 놀라움이며, 긍정적인 소식은 언제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역대급 청산” vs “신고가 경신”…美 금리인하에도 엇갈리는 비트코인·금 시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의 시작을 알렸지만, 수혜가 예상되는 주요 자산들의 흐름은 엇갈리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경기 불황과 불확실성 고조 속에 주목받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가를 연달아 경신하고 있는 반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에 대한 매수(롱)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면서 향후 시세 전망에 대한 신중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한국시간 11시 3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90% 하락한 11만2142달러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11만50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후 3시쯤 11만4000달러대에서 11만2000달러 수준으로 단숨에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연준의 금리인하 영향으로 지난 19일 11만8000달러선 돌파를 시도했으나 곧 하락 전환한 뒤 지금까지 낙폭을 키우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같은 시각 3.01% 하락한 416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전날 오전 4400달러대에서 4300달러대로 하락한 후 오후 3세쯤 4100달러대로 무너졌다. 이는 약 1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리플(-2.62%), 바이낸스(-4.86%), 솔라나(-6.94%), 도지코인(-3.84%), 카르다노(-4.84%) 등 시총 상위 알트코인들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가상자산 시장에서 15억달러(약 2조원) 이상의 레버리지 롱 포지션이 대거 청산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더리움의 경우 5억달러(약 6970억원) 규모의 롱 포지션 청산 여파로 시세가 한때 4075달러까지 급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같은 청산 규모는 지난 3월 27일 이후 최대다. 가상자산 매수 포지션 청산은 뉴욕증시 내 코인 관련주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020년부터 비트코인 매집을 시작한 스트래티지 주가는 2.56% 하락 마감했고 미국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주가는 각각 3.07%, 4.51% 급락했다. 이달 뉴욕증시에 상장한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제미니) 주가 역시 2.94% 떨어졌다. 같은 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에서 과도한 레버리지가 해소되는 과정으로서 이번 가상자산 시게 급락을 '건전한 조정'으로 평가하지만 신중론도 제기된다고 코인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10x리서치의 마커스 틸렌 창립자는 투자노트를 통해 “비트코인을 끌어올릴 만큼 자금 유입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RN의 토미디 미시르 리서치 총괄 역시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청산 이벤트를 소화하고 있다"며 “상장지수펀드(ETF)와 기관투자자들의 구조적인 지지는 유지되고 있지만 가상자산 가격이 단기적으로 취약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이 11만5000달러대로 회복하지 못할 경우, 더 큰 폭의 추가 하락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주목할 점은 인플레이션 헤지, 가치저장 등 측면에서 비트코인의 주요 비교 대상인 금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금 12월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87% 뛴 온스당 3775.1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9일, 202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금 ETF에 유입되면서 금 선물 가격은 3700달러선 재돌파에 성공하더니 이날까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BMO 캐피탈 마켓의 헬렌 아모스, 조지 헤펠 등 분석가들은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며 새로운 모멘텀을 형성했다"며 “금리인하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 대비 보상이 여전히 유리해 4분기에도 금값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추가로 2회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귀금속인 은값도 이날까지 3일 연속 오르면서 온스당 44.21달러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스테이블코인, 보이지 않는 돈과 새로운 재정 해법

세계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에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다. 보편적 기본소득, 디지털 뉴딜과 같은 담대한 국가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지만, 증세나 전통적인 국채 발행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 시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금융 혁신에 시선이 모인다. 한때 암호화폐 시장의 부산물 정도로 여겨졌던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은 국가의 재정적 한계를 돌파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전략적 자산'으로서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정책의 가장 큰 제약은 언제나 '재원'이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의 메커니즘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그 준비자산의 대부분은 미국 국채로 채워지고 있다. 이는 전 세계의 디지털 자본이 미국 정부의 재정 운용을 위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 되어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구조를 우리 현실에 적용할 수 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성화하고, 그 준비자산을 국채로 운용하도록 제도화한다면, 우리는 국가 정책을 위한 '마르지 않는 재정의 샘'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지금처럼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한계 상황에 내몰릴 때, 정부의 확장 재정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제공하는 거대한 국채 매입 수요는,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고 경기부양, 사회안전망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핵심 통로가 된다. 이는 민간의 고통을 덜고 경제 연착륙을 유도하는 데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순기능이다. 이러한 안정적 재원 확보가 스테이블코인의 첫 번째 효용이라면, 두 번째 효용은 경제 전체의 유동성을 증폭시키는 데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돈의 핵심 기능인 '거래의 매개'와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하지만,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본원통화나 은행의 예금통화가 아니기에 M1, M2와 같은 공식 통화량(Money Supply) 지표에는 포착되지 않는다.그러나 통계에 잡히지 않을 뿐, 경제 전체에 미치는 실질적인 효과는 완전히 다르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은 경제 내 총구매력을 사실상 이중으로 창출하는 결과를 낳는다. 예를 들어, 1억 원의 자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하면, 그 1억 원은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정부 재원으로 시중에 풀린다.동시에, 구매자의 디지털 지갑에 생성된 1억 원 가치의 스테이블코인 역시 독립적인 구매력을 가지고 소비와 투자에 사용된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자금으로 '전통 금융 시스템을 통한 구매력'과 '디지털 자산 시스템을 통한 구매력'이 동시에 창출되는 것이다. 통계상 돈의 양은 그대로지만, 경제를 순환하는 돈의 총량과 속도는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강력한 유동성 공급 효과를 가지며,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는 새로운 차원의 경기부양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물론 이러한 강력한 효과는 새로운 정책적 과제를 동반한다.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은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통화정책 영향력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 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긴축에 나서도, 디지털 자산 시장의 수요에 의해 움직이는 스테이블코인의 유통은 크게 위축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통화정책의 효과를 반감시켜 정책 당국에 새로운 딜레마를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통제 불가능한 위협이라기보다, 새로운 금융 환경에 맞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혁신적인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국가의 재정 능력을 극대화하고 실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잠재력만은 명확하다.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정부는 국민에게 약속한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고, 실질 구매력 증대를 통해 국민은 그 효과를 피부로 체감하게 될 것이다. 물론 투명한 감독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은 반드시 필요하다. 통화정책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과거 무분별한 통화발행으로 인해 위기를 겪었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시대가 주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디지털 금융의 날개를 달고,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며 국가 발전의 새로운 길을 열어젖힐 때임은 확실하다. 김수현

비트코인 -3%·이더리움 -6%…주요 가상화폐 시세 급락, 무슨 일?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22일 급락해 관심이 집중된다. 글로벌 자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2일 한국시간 오후 5시 1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63% 하락한 11만2687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11만5000달러대를 유지하더니 오후 3시께 11만4000달러대에서 11만2000달러 수준으로 단숨에 급락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같은 시각 6.21% 하락한 4199달러를 나타내고 있으며 리플(-6.05%), 바이낸스(-3.88%), 솔라나(-7.28%), 도지코인(-10.67%), 트론(-2.93%), 카르다노(-8.89%)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핵심 지지선인 100일 이동평균선(11만3283달러)을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비트코인이 지난 주 고점인 11만8000달러를 돌파해야 약세론 전망이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가상화폐 가격 급락과 관련해 이날 15억달러(약 2조원) 이상의 강세 베팅이 청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40만2795명의 투자자들이 청산됐고, 청산 규모가 가장 큰 자산은 이더리움(4억7900만달러·약 66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트코인은 2억7700만달러(약 3800억원)로 그 뒤를 이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달러 추락·코스피 ‘로켓장’에도…韓 원화 환율은 왜 오르나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달러 약세,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상승세(원화 약세)를 보이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의 3500억달러(49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원/달러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국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전장 대비 0.05% 오른 97.31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던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와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138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4조9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 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은 현재 수준보다 훨씬 낮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성기용 전략가는 “한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상당한 유입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60원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92.6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1490원대에 육박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달러 약세·해외 투자자 유입 흐름과는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블룸버그는 “6월 말 이후 해외 투자자들이 80억달러(약 11조원) 넘게 한국 주식을 사들였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3% 상승했다"며 “연초 강한 모습을 보였던 원화는 하반기 들어 아시아 통화 중 최악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성 전략가는 원화 강세를 상쇄하는 잠재적 요인 중 하나로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과 관련한 시장 우려"를 꼽으며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들도 최근 투자노트에서 3500억 달러가 3년에 걸쳐 미국으로 송금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원화 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달러 환전 수요가 연간 960억달러에 달할 수 잇으며 이는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를 200% 이상 웃도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DB증권의 문홍철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은 무역분쟁과 관세에 취약하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는 달러 약세가 반드시 원화 강세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미간)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를 인출해 모두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과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유로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달러당 134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평가도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연말 원화 환율 전망치는 1370원으로 나타났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이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협의가 남아 합의 내용 발효를 위한 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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