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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 최초의 머그샷…‘대선뒤집기’ 트럼프, 4번째 검찰 출두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오후 조지아주 검찰에 출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 클럽을 출발해 개인 전용기로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한 뒤 차를 이용해 이날 오후 7시30분께 구치소에 도착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패배하자 2021년 1월 초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 등 13개 중범죄 혐의로 지난 14일 조지아주 검찰에 퇴임 후 네 번째로 기소됐다.기소에는 특히 마피아 등 조직 범죄를 강력 처벌하기 위한 ‘리코’(RICO)법이 적용됐으며, 본인을 비롯해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측근들에도 같은 혐의가 적용됐다.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흰색 셔츠와 빨간 넥타이 차림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용기 계단을 내려오면서 손을 흔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구치소에 도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체포 절차’를 밟은 뒤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감자 번호는 ‘P01135809’로 부여됐다. 키는 6피트3인치(190㎝), 몸무게는 215파운드(97.5㎏)로 기록됐다. 머리카락 색은 딸기(Strawberry) 또는 금발로 남았다. 이어 변호인단이 이미 검찰과 합의한 데 따라 보석금 20만달러를 지불한 뒤 20여분 만에 곧바로 석방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구치소에 일시 수감되는 형식을 밟으면서 다른 용의자들처럼 범인 식별 사진을 뜻하는 이른바 ‘머그샷’을 촬영했다.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 대통령이 머그샷을 촬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이 석방된 지 1시간여 뒤 풀턴 카운티 구치소 운영을 책임지는 보안관 사무실 측은 역대 전직 대통령의 첫 머그샷을 공개했다. 머그샷에는 화가난 듯 눈을 치켜뜨고 올려다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 표정이 담겼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 세 번의 기소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인정받아 수감 및 머그샷 촬영 등 절차를 피해 갔다.하지만 구치소 보안관 사무실 측은 앞서 "모든 사람은 똑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밝히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머그샷을 촬영할 것임을 밝혔다. 전날 자진 출두한 뒤 역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줄리아니 전 시장 등도 모두 머그샷을 촬영했고, 뒤이어 머그샷이 공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나오면서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향해 차 안에서 창문을 내리지 않은 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일시 수감됐던 풀턴 카운티 구치소는 벌레가 들끓는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환경에다가 각종 폭력까지 난무해 악명높은 구치소다.지난해에만 15명의 수감자가 사망했고 최근 5주 동안에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이 곳을 다녀간 것 자체로 큰 수모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한 뒤 전용기에 오르기 전 취재진에게 자신에 대한 기소는 "정의를 희화화한 것(a travesty of justice)"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는 미국에 매우 슬픈 일이고, 선거개입"이라면서 "우리는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와의 성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4일 뉴욕지방법원에 출석했고,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 보관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 6월14일 마이애미 연방법원 법정에 섰다. 또 지난 8월 3일엔 1·6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및 투표권 침해, 선거 진행 방해, 선거사기 유포 등의 혐의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두했었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머그샷(사진=AP/연합)

"긴축 끝? 중립금리 상향?"…잭슨홀 회의, 파월의 선택은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의 잭슨홀 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연준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5일 오전 10시 5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11시 5분)부터 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하는 국제 경제심포지엄이다. 올해는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란 주제로 열린다. 파월 의장의 이번 연설이 더욱 주목을 끄는 이유는 지난해 잭슨홀 회의의 후폭풍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가 작년 3월부터 가파른 속도로 인상된 만큼,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었고 미국 증시는 그 기대담 속에 ‘섬머 랠리’를 이어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이례적으로 짧은 기조연설을 통해 경기 침체를 감수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 결과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10월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다. 주목할 점은 연준 통화정책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부분에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작년 3월 제로금리 수준에서 현재 5.25∼5.5%로 5%포인트 넘게 올랐고, 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대폭 둔화됐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꺾였지만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이어가자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동시에 미국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된 만큼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게될 영향을 일단 지켜보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 내부에서의 의견차가 아직까지도 확인되고 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24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금리를 일정 기간 동안 유지시킬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 시점에선 고점이 어딘지 논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점에) 도달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를 조금만 더 올릴 필요가 있을 곳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 위원이었던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의 재가속은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박을 넣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현재 목격되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약화돼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같은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린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해 (긴축을) 충분히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평가될 때까지 추가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중립금리를 언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중립금리보다 위로 올린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중립금리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어떠한 힌트가 나온다면 글로벌 시장에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를 언급할 경우 미 국채가 추가로 하락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이비워의 샐리 올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중립금리가 연준이 현재 보고있는 수준인 2.5%보다 높을 것이란 점이 시사된다는 것은 통화정책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만큼 제약적이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며 "연준이 내년 말까지 금리를 100bp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은 결국 틀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신화/연합)

[미국주식] 반도체주, 엔비디아만 간신히...애플·MS·아마존·알파벳·테슬라·메타 등 전부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연합뉴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3.56p(1.08%) 하락한 3만 4099.42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9.70p(1.35%) 밀린 4376.3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57.06p(1.87%) 내린 1만 3463.97로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8월 2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다우지수는 5월 2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실적과 다음날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잭슨홀 연설, 연준 당국자 발언, 국채금리 움직임 등이 주목 받았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오른 데 힘입어 개장 전 7% 이상 올랐다. 다만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 폭이 0.1%에 그치면서 시장을 받치는 데 실패했다. 반도체 관련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AMD 주가는 7%가량 하락하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도 2% 이상 떨어졌다. 인텔도 4% 이상 하락했다. 이날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 중에서 엔비디아만 강보합세로 마쳤다.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테슬라, 메타 등이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이날 저녁 잭슨홀 심포지엄이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가운데, 파월 의장은 미 동부시간 다음 날 오전 10시 5분에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5%를 넘어섰다. 10년물 국채금리도 4bp가량 올라 4.23%까지 상승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히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잭슨홀에서 CNBC와 인터뷰를 갖고 "현재로서는 우리가 아마도 충분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커 총재는 앞서 9월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올해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갖는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잭슨홀에서 마켓워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은 "중간쯤 어딘가에 있다"며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테이블에서 절대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는 연준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시간을 가질 권리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더 갖는다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에 덜 전념하고, 추가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올해 한 번 더 금리를 올리는 것을 선호하는 다수에 속해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연준 점도표에 따르면, 18명 위원 중 9명이 올해 말 금리를 5.5%~5.75%로 예상했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25~5.5%이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세가 앞으로 수개월간 더 가속화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경제 가속화가 인플레이션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억제, 연준 정책 변경 계획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7월 전미활동지수는 플러스(+) 0.12를 기록해 3개월 만에 플러스대로 돌아섰다. 이 지수는 지난 6월에는 -0.33을 기록했다. 지수가 플러스이면 경기가 장기 평균 성장세를 웃돈다는 의미이며, 마이너스(-)이면 장기 평균 성장세를 밑돈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가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3주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1만명 줄어든 23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24만 명을 밑돌았다. 미국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전달보다 5.2% 줄어 2020년 4월 이후 가장 가파르게 감소했다. 이는 제조업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4.1% 감소보다 더 많이 준 것이다. 내구재 수주는 5개월 만 감소세로 돌아섰다. S&P500지수 내에선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기술과 통신,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2% 이상 하락해 약세를 주도했다. 저가 제품 판매업체 달러 트리 주가는 실망스러운 3분기 가이던스에 13%가량 하락했다. 보잉은 737맥스에 또다시 결함이 발견돼 여객기 인도가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5%가량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제가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실질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기술주에는 압박이 되지만, 경기 민감주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슨그룹의 소누 바르게스 이사 겸 전략가는 CNBC에 "기술주 이야기가 돌아오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질 금리 상승할 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의 상승은) "밸류에이션이 타격을 받고,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수록 더 나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회사가 기술주와 함께 중소형 산업 및 에너지주와 같은 경기 민감주 간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지금은 꽤 회복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RB 파트너스의 필립 콜마 전략가는 CNBC에 "시장의 관심이 매우 좁아진 상태다"라며 몇 개 종목만으로 전체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배경이 더 개선되고 채권 금리가 오르면 이는 자연스럽게 시장의 확대에 도움이 된다"며 "최근 몇 주간 일부 그러한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기술주가 크게 오른 것을 고려할 때 관련 비중을 줄일 것이라며 "테마주는 때때로 가격 움직임에서 선두에 서며, (다른 종목들이) 이를 따라잡는 데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80.5%, 0.25%p 인상 가능성은 19.5%에 달했다. 11월 회의까지 금리를 0.25%p 이상 인상할 가능성은 45%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2p(7.63%) 오른 17.20을 기록했다. hg3to8@ekn.krFILES-US-WORLD-MARKET-ECONOMY 미국 기술 기업 엔비디아. AFP/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이슈, ‘프리고진 out 미제 전투기 in’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 반란군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죽음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전투기 지원이 양국 전쟁 관련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먼저 프리고진의 ‘의문사’는 결과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훼손된 권위에 대한 재확립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관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블룸버그에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대한 모든 비판을 제거하는 한편 자신이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 연설비서관이었던 아바스 갈리야모프도 로이터에 "푸틴에 대항할 수 없다는 가정이 확고해졌다, 푸틴은 복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말했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선임연구원은 텔레그램에서 "비행기 추락의 원인이 무엇이든 모든 사람은 이를 크렘린의 복수로 볼 것"이라며 "푸틴뿐만 아니라 군부의 관점에서도 프리고진의 죽음은 모든 (프리고진의) 잠재적 추종자에게 교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 당국이 바그너그룹을 제거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프리고진과 동료들을 제거하려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달 전 프리고진 반란 당시 푸틴 대통령은 이를 "반역"이자 "등에 칼을 꽂은 격"이라고 비난하며 주동자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자 하루도 안 돼 반란 중단을 조건으로 그의 처벌을 포기하면서 체면을 구겨야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을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이후에도 프리고진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지를 수시로 활보했다. 게다가 프리고진이 진격 과정에서 자신들을 공격하거나 추적하던 군용기 여러 대를 격추하면서 러시아 군부 내에서 프리고진에 대한 악감정이 크게 고조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미국이 자국산 F-16를 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인도하는 것을 허용한 이후 전투기 수급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이날은 노르웨이가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노르웨이 민영 방송사인 TV2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노르웨이 당국이 F-16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는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몇 대를 기증할 예정인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노르웨이 외교부도 관련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스퇴레 총리도 이에 앞서 IRIS-T 등 대공 미사일과 지뢰 제거 장비 등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F-16 전투기 지원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만일 F-16 지원 공식 발표가 나올 경우 덴마크, 네덜란드에 이어 세 번째 지원 결정국이 된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 안보를 특히 위협 받는 국가다. 이날까지도 러시아 전투기가 노르웨이 군용기와 이틀 연속 대치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바렌츠해 상공에서 러시아 영공에 접근하는 노르웨이 군용기를 저지하기 위해 미그-31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노르웨이 군용기가 러시아 전투기의 접근 이후 러시아 영공 방향으로부터 기수를 되돌렸다고 덧붙였다. 바렌츠해 상공에서는 전날도 노르웨이 공군 소속 P-8 포세이돈 정찰기에 대응해 러시아 미그-29 전투기가 출격하는 등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4일을 비롯해 이날까지 이달 들어 3번째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hg3to8@ekn.krRussia Prigozhin Video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 생전 모습.AP/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개시…日어민·중국 등 반발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24일 개시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일본 언론들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일본 정부의 지난 22일 방류 결정에 따라 이날 사전 작업을 거쳐 수조에 보관하던 오염수를 오후 1시께부터 방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출했다. ALPS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62종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트리튬)와 미량이기는 하지만 탄소14 등의 핵종도 남는다. 도쿄전력은 ALPS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ℓ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만들어 내보내기로 했다.도쿄전력은 이미 지난 22일 오후 오염수 약 1t을 희석 설비로 보낸 뒤 바닷물과 혼합해 대형 수조에 담았다. 도쿄전력은 수조에서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를 확인한 결과 기준치인 ℓ당 1500㏃을 훨씬 밑돌았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방류 이후 원전 인근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를 정기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방류 직후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 측정 결과는 이르면 27일 공개된다.도쿄전력은 하루에 약 460t의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17일간 진행해 일차적으로 오염수 7800t을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다만 도쿄전력은 이날은 오후에 방류가 개시된 만큼 하루 방류량이 200∼210t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내년 3월까지 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염수 양은 3만 1200t으로, 이는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의 2.3% 수준이다.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이미 약 134만t의 오염수가 1000여개의 대형 탱크에 들어 있으며, 현재도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인해 오염수는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이에 따라 오염수 방류가 대체로 30년가량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향후 방류 기간을 확언하기는 어렵다.일본 정부는 사고 원자로를 2041∼2051년까지 폐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폐쇄 작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이 역시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다.방류 안전성을 점검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IAEA 직원들이 방류 첫날부터 현장에서 배출되는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감시·평가하고 감시 자료를 실시간 공개한다.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IAEA가 현지에 머무르며 계속 검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어민과 중국 등 주변국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일본 정부가 방류일을 결정한 지난 22일 "어업인과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는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60㎞ 떨어진 후쿠시마현 대표 도시 중 한 곳인 이와키시에서 만난 어민과 소비자들도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후쿠시마현 주민과 변호인 등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인가 취소와 방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다음 달 8일 후쿠시마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낼 것이라고 밝혔다.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이날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개시된 뒤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식품 안전에 가져다줄 방사성 오염 위험을 방지하고, 중국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며, 수입 식품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늘을 기해 일본이 원산지인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중국은 그간 일본을 향해 오염수 방류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발신해왔다.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소 내 물을 희석하고 방출하는 설비.(사진=연합)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출 설비 스위치.(사진=연합)

집값 잡으려다 붕괴 위기?…"중국 부동산 디폴트 리스크는 정부가 자초"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 부동산 업계가 붕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현 상황은 여러 측면에서 중국 정부가 자초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앞서 중국 정부가 1990년대 부동산을 민영화하면서 거대한 부의 이전이 일어났고, 기업가들은 대규모 은행 대출을 일으켜 건설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활황 당시 부동산업계는 직간접적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가량을 차지했고, 가계 자산의 80% 가까이가 부동산에 몰려 있었다.2019년 기준 신규·기존주택 및 재고를 포함한 부동산업계 규모가 52조 달러(약 6경8000조원)로 미국 부동산 시장의 2배라는 추정치도 있다.하지만 부동산개발업체 헝다의 유동성 우려로 정부가 2020년 말 공격적으로 규제에 나섰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속에 2021년 말 헝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서 부동산업계 문제가 본격 수면 위로 부상했다.공동부유를 국정기조로 내세운 시진핑 국가 주석으로서는 치솟는 집값을 잡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킬 유인도 있었다.이후 다른 부동산업체들의 디폴트가 이어졌고, 최근에는 한때 매출 기준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였던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중소도시의 주택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이 투자자들에게 신탁상품에 대한 지급 의무를 못하는 등 그림자금융 부실 문제도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관측이 나온다.게다가 고강도 방역 해제 이후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더디고 수출·물가·소매판매·산업생산·실업률 등 중국의 7월 경제지표도 줄줄이 부진하게 나온 상태다.중국 부동산업계에 유동성을 공급했던 글로벌자금들이 금리를 비롯한 대출비용을 올리면서, 한때 2000억 달러(약 264조원)에 달했던 부동산 회사채 시장은 거의 붕괴한 상태다.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개발사들이 발행한 달러채권 498건 가운데 3분의 1 가까이가 디폴트 상태이고, 채권운용사 핌코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받지 못한 돈이 600억 달러(약 79조원)에 이르고 있다.정부가 비구이위안 등 경영난에 처한 개발사들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영 부동산 상장회사 38곳 가운데 거의 절반이 올해 상반기 손실을 기록했다는 잠정실적을 내놓았다.부동산 문제가 중국의 대형 상업은행들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는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해 대비 3배가 될 경우 10대 채권은행의 부동산 부실 채권 규모가 내년에는 1200억 달러(약 158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더 큰 문제는 중국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신규주택 가격(전년 동기 대비)은 코로나19 통제기간 하락하다 연초 반등했지만, 6월(-0.06%)과 7월(-0.23%) 다시 내려가고 있다.부동산 가격 하락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그동안의 부동산 상승기에 빚을 내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경우 가격 하락기에 대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주택 구매 제한을 풀어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민영기업들의 도산으로 향후 몇년간 부동산업계의 지형이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중국 전문가인 조지 마그누스는 "운이 좋다면 탄탄한 정책을 통해 향후 몇십년간 중국이 부동산에 덜 의존적인 경제로 바뀔 수 있겠지만, 금융불안정과 경제사회적 혼란 등을 동반한 매우 골치아픈 과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 로고(사진=로이터/연합)

"갈수록 어렵네"…현대·기아차, ‘중국 딜레마’ 딛고 글로벌 재편 박차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현대·기아차가 ‘중국 딜레마’에 벗어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현대·기아차가 쉽게 포기할 수 없지만 중국 내 판매 부진이 5년 넘게 지속되고 있어 사업 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른 국가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만큼 ‘시장 다변화’ 전략이 통할지 주목된다. 24일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CATRC)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내리막길을 이어온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실적이 올해 1∼7월에는 15년만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차 부분에서도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부진하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현대·기아차 신에너지차(NEV)가 약 300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BYD와 테슬라가 각각 180만대, 43만 9000대를 판매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본격화됐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전성기였던 2009년 10%에서 현재 2% 미만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대·기아차 전체 실적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자 중국 사업 운영과 관련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현대·기아차는 당장 중국 시장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블룸버그에게 "중국 시장에 전념하고 있으며, 판매 모멘텀과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인기 SUV 모델인 팔리세이드부터 고급차 제네시스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중국 고객들에게 ‘현대 EV’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현대차가 중국을 떠날 경우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컨설팅업체 오토모티브 포어사이트의 예일 장 이사는 "전기차 경쟁에서 패배했다는 낙인이 전 세계로 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힘을 빼고 있는 동시에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실제 베이징현대는 최근 충칭 공장의 토지 사용권, 장비, 기타 시설 등을 36억 8435만 위안(약 6757억원)에 매물로 내놓는 등 중국 사업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현대차는 중국에서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 등 5곳을 운영했으나, 베이징 1공장은 2021년 매각했고 창저우 공장도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칭 공장 매각이 성사되면 중국 내 생산공장은 2곳으로 줄어들게 됐다.현대차는 또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13종의 라인업을 고급차 위주의 8종으로 축소, 수익성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중국의 도움 없이 지난 2분기까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점도 시장 다변화를 이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유럽에선 아이오닉5가, 미국에선 투싼SUV가 호실적을 견인하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선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유럽에 공급을 줄여야 한다"며 "이들이 미국·유럽 시장에서 나오는 높은 마진을 포기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대차는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글로벌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미국, 인도, 한국, 인도네시아에서 공장 증설을 동시에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2026년 현대차의 글로벌 차량 판매 대수는 중국 없이 500만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이어 현대차 영업이익은 2025년에는 분기당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현대차기아 본사 전경.

‘핫도그→러시아 반란’ 프리고진, 결국 의문사...바이든도 대놓고 "푸틴"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에서 ‘용병 반란’을 시도한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사태 2개월 만에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보복설 등 프리고진을 둘러싸고 끊이지 않던 신변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재난 당국은 23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엠브라에르 레가시 제트기가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주변에 추락했다"며 "초기 조사 결과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한 1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쿠젠키노는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방향으로 약 300㎞ 떨어진 지역이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프리고진과 드미트리 우트킨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밝혀 프리고진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그와 함께 숨진 드미트리 우트킨은 프리고진 최측근으로서 그와 함께 바그너그룹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親)바그너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도 프리고진이 이번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앞서 그레이존은 프리고진 생존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이후 입장을 바꿨다. 특히 그레이존은 러시아군 방공망이 바그너그룹 전용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현지 매체들도 이륙 후 30분도 안 돼 해당 비행기가 방공망에 요격됐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항적 추적 데이터를 근거로 바그너그룹 소유로 등록된 비행기가 이날 저녁 모스크바에서 이륙한 지 몇 분 후에 비행 신호가 끊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추락한 비행기 사진에서 포착된 숫자와 표식 등이 과거 촬영된 바그너그룹 전용기와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현지 매체를 인용해 프리고진과 우트킨 등 일행이 사고에 앞서 모스크바에서 국방부와 회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푸틴의 칼잡이’로 불릴 만큼 푸틴에게 충성스러운 인물이었으나 반란 뒤 ‘푸틴의 적’으로 돌아선 인물이다. 이에 서방에서는 그의 죽음에 어떤 형태로든 푸틴이 연루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보고를 받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며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프리고진은 푸틴의 고향이기도 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 그곳에서 푸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1981년 강도·사기 등의 범죄로 9년간 복역한 뒤 1990년 소련이 붕괴하는 와중 출소했다. 출소 뒤에는 핫도그 장사로 밑천을 마련한 뒤 러시아 각지에 고급 레스토랑을 열었다. 프리고진은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하급 관료였던 푸틴 대통령을 손님으로 만나 친분을 쌓았다. 프리고진은 이 인연을 계기로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각종 만찬과 연회를 도맡으면서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다. 그는 2014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창설하면서 본격적으로 대통령 신임을 얻기 시작했다. 바그너그룹은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위한 전쟁과 시리아, 리비아, 수단 등 세계 곳곳의 분쟁에 러시아군 대신 개입하면서 세력을 키웠다. 오랜 기간 음지에서 활동하던 프리고진이 세상에 등장한 건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이다. 프리고진은 당시 성명을 내고 바그너그룹을 창설한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서방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바그너그룹 용병 5만명이 투입됐으며, 이중 러시아 교도소에서 모집한 죄수들이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프리고진은 전쟁 중 군부 인사들이 무능하고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수뇌부와 갈등을 일으켰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를 진압하기 위해 6월 10일 모든 비정규군에 국방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 꼴이 됐다. 재계약을 거부한 프리고진은 이후 6월 23일 무장반란을 일으키며 러시아 본토로 진격했다. 반란은 러시아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를 통해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철군하는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36시간 만에 일단락됐다. 한편, 프리고진처럼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푸틴의 적’은 이미 많았다. 2006년 6월 발생한 ‘홍차 독살 사건’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는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한 호텔에서 전 동료가 전해준 홍차를 마시고 숨진 사건이다. 문제의 찻잔에서는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방사성물질인 폴로늄이 발견됐다. 생산·유통·보관이 극도로 어려운 독성 물질이 사망 요인으로 지목됐다는 점에서 러시아 당국 연루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 같은 해 10월 7일에는 야권 지도자였던 안나 폴릿콥스카야가 자택으로 가는 아파트 계단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일은 푸틴 대통령의 생일이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군 체첸 주민 학살을 고발했던 언론인 출신이다. 2013년에 발생한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사망 사건 역시 의문사로 남아 있다. 영국으로 망명했던 베레조프스키는 런던 부촌의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자동차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해 운전사가 숨지는 등 여러 차례 암살 위기를 넘긴 적도 있다. 2015년에는 보리스 넴초프 전 총리가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인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이 모스크바 병원에서 추락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hg3to8@ekn.krRussia Ukraine Wagner Group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 생전 모습.AP/연합뉴스

[미국주식] 뉴욕증시, 나스닥이 앞선 상승…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모두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4.15p(0.54%) 오른 3만 4472.98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8.46p(1.10%) 오른 4436.0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5.16p(1.59%) 뛴 1만 3721.03으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실적 기대와 25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 등이 주목 받았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올해 기술주 상승장을 이끌어온 대표 종목이다. 다만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상장지수펀드(ETF)가 전날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 실적은 순이익과 매출 모두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날 3% 이상 오른 채 마친 엔비디아 주가는 마감 후 거래에서 6% 이상 오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212%가량 올라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14.3%)을 압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25일 잭슨홀 연설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채금리는 연준 추가 긴축에 우려가 커지면서 상승세를 보여왔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4.35%를 돌파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최근 숨 고르기에 나섰다. 이날은 전날보다 10bp가량 하락한 4.18%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리 하락은 이날 발표된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가 부진한 데 영향 받았다. S&P글로벌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0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두 달 만 최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인 49도 밑돈 것이다. 서비스 PMI 예비치 역시 51.0으로 시장 예상치(52.5)를 밑돌았다. 이는 6개월 만 최저 수준이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해 비농업 고용자 수를 30만 6000명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월 신규 고용은 평균 33만 7000명에서 31만 2000명으로 수정됐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에너지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기술과 통신, 부동산, 산업, 은행 관련주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개별 종목 중 AMC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이날 예정된 주식병합 계획에 13% 이상 하락했다. 의류업체 아베크롬비앤드피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가이던스도 상향했다는 소식에 23% 급등했다. 펠로톤 주가는 분기 손실이 시장의 예상보다 컸다는 소식에 22% 이상 급락했다. 스포츠용품 소매업체 풋라커 주가는 연간 가이던스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28% 이상 폭락했다. 나이키 주가도 풋라커 주가 폭락에 2% 이상 하락했다. UPS 주가는 배송 근로자 노조가 회사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다. 콜스 주가는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5%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실적과 주가 흐름이 시장에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자금 및 시장 담당 팀장은 "엔비디아 (실적) 수치와 전망으로 변동성이 촉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자산운용의 매튜 스터키는 엔비디아의 실적 보고서에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일종의 심리 지표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센터 부문의 실적과 가이던스에서 지속적인 수요 폭발을 보고 있느냐가 관건이다"라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88.5%, 0.25%p 인상 가능성은 11.5% 수준이었다. 11월 회의까지 금리를 0.25%p 이상 인상할 가능성은 45%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99p(5.83%) 내린 15.98을 기록했다. hg3to8@ekn.krUS-MICROCHIP-MAKER-NVIDIA-REPORTS-QUARTERLY-EARNINGS 미국 기술 기업 엔비디아 로고.AFP/연합뉴스

국제금값, 美 국채수익률 급등에 추락…"그래도 오른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국채수익률이 치솟으면서 국제금값 시세가 추락하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은 앞으로 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10일부터 22일까지 12명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명은 앞으로 12개월 안에 금 투자비중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또 금에 대한 익스포져를 축소시키겠다고 답변한 투자자는 한명도 없었다. 또 금값 전망과 관련해 응답자 66% 이상은 앞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고 5명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사 결과는 2024년 금값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국제금값은 이달 들어 급락세를 이어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92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만 최저치인 지난 17일 종가(1915.20달러)보단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달 31일 가격이 2009.20달러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세가 이달에만 5% 가까이 빠진 셈이다. 이처럼 금 가격이 떨어지는 배경엔 미 국채수익률이 급등한 영향이다. 금은 기준 금리와 채권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금에는 이자가 없는 만큼 금리 인상기에는 보유 기회비용이 커지게 되는 등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게 된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5.25∼5.50%로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도 21일 4.339%로 16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여기에 최근 발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의 지속 여부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이 결정될 것으로 암시됐다.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뿐더러,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금값 전망에 호재로 작용한다. DWS 그룹의 다르웨이 컹 원자재 및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억눌린 금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금값이 온스당 225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이와 별도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앞으로 금값이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블룸버그 조사서비스인 ‘MLIV 펄스 서베이’가 지난 14∼18일 금융권 종사자 등 자사 단말기·뉴스 구독자 602명을 대상으로 향후 12개월 뒤 금값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중간값이 2021달러로 나타났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보면 앞으로 5% 가량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부동산 위기 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갈등과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금 수요를 견인할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신흥국 현물 수요 등도 금값시세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블룸버그는 단기적으론 금 시세가 암울할 수 있다며 이에 투자자들은 조만간 열릴 잭슨홀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잭슨홀 회의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휴양지 잭슨홀에서 매년 여름 3일간 열리는 경제 심포지엄이다. 올해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열리며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25일 통화정책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골드바(사진=로이터/연합)지난 3개월 금 선물 가격 추이(사진=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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