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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증시가 새해 첫 주부터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될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증시 향방을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주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59%, 1.52%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3.25% 떨어지면서 3대 지수가 10주 만에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반영되기 시작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고조된 것이 조정장세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발표된 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이 명확해질 때까지 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에 유지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인플레이션 추세가 연준의 목표치로 떨어진다는 확신이 들어야 연준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주 발표된 노동부의 12월 비농업 고용이 21만6000명으로 예상치 20만명을 웃돈 데다, 임금 상승률이 4.1%로 반등했다. 고용시장이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고 있어 연준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1일 오후 10시 30분) 발표될 12월 CPI가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미국 기준금리가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3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올해 12월에 기준 금리를 3.75%~4.00%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금리가 5.25∼5.5%인 점을 고려하면 0.25%씩 6회 인하해야 해당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반면 연준은 최근 점도표를 통해 올해 3회 금리인하를 시사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2월 헤드라인 CPI가 전년 동기대비 3.2%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11월 CPI 상승률인 3.1%에 비해 오름폭이 강화된 것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8%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실화되면 근원 CPI 상승률은 전달의 4.0%에서 둔화하는 것은 물론 202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보이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연준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지 않을 경우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치를 낮춰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증시 조정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4%를 돌파하는 등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채권시장은 이미 큰 폭의 금리 인하 기대를 일부 되돌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채금리 상승은 특히 기술주에 큰 압박을 가한다.
연초 매도 보고서에 하락세를 보인 애플은 새해 첫 주에 6%가량 하락했다. 아마존과 테슬라는 4% 이상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의 주가도 2% 이상 떨어졌다.
한편, 오는 12일엔 은행들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 시작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3분기의 4.9% 증가보다 둔화한 것이지만, 실적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