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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안 먹히네…뚝뚝 떨어지는 중국 집값·대형주 지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얼어붙은 부동산과 주식 시장을 살리기 위한 중국 당국의 각종 부양책에도 투자심리는 모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4일 중국경제주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전국 주택 평균 거래가격이 ㎡당 1만484위안(약 193만원)으로, 최고치였던 지난 4월 1만2469위안(약 229만원)보다 16%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9월 70대 주요 도시 가운데 신규주택과 기존주택 가격이 오른 곳이 최근 4개월 중 가장 적었다. 이들 도시 가운데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오른 곳은 15곳에 그친 반면, 내린 곳은 54곳에 달했다.방역 완화 직후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2월 64곳이 전월 대비 가격이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음을 확연히 보여준다.가격이 내린 54곳 가운데 41곳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장쑤성 난징과 윈난성 쿤밍의 신규주택 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했다.기존주택 상황은 더욱 나빠 70대 도시 가운데 전월보다 가격이 오른 곳은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 스자좡 등 4곳에 그쳤고, 57곳은 3개월 연속 내림세였다.코로나19 확산과 방역 통제가 엄격했던 작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신규주택 가격이 오른 곳은 25개였던 반면, 내린 곳은 44곳에 달해 더 많았다.또 45곳의 기존주택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으며, 특히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의 다롄, 창춘, 무단장은 하락 폭이 4.3∼4.8%에 달했다.허난성 정저우는 지난 8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15개의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신규주택과 기존주택 가격이 지난 5월부터 내리기 시작해 9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각각 1.3%, 5.2% 급락했다.중국 당국은 투기 과열을 잡기 위해 2020년 엄격한 규제에 나섰다. 하지만 경제 침체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GDP의 25%를 차지하고, 중국인 재산의 80%에 달하는 부동산의 침체 장기화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자 작년 말부터 규제 완화에 나섰다.이어 올해 들어서는 첫 납입금 비율과 주택담보 대출 금리 우대 혜택을 주는 생애 첫 주택 자격 요건을 이전에 집을 샀지만, 처분한 사람에게도 적용했다. 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더욱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놨고 일부 도시는 모든 규제를 해제했다.그러나 방역 완화 이후에도 경제 회복이 더디고, 헝다에 이어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하면서 부동산발 경제 위기론까지 거론되면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전날 1.04% 하락한 3474.24로 장을 마감, 2019년 2월 21일(3442.71) 이후 종가 기준 처음으로 3500선 아래로 내려왔다.현 주가 수준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3월과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던 지난해 10월 말보다도 더 낮은 것이다. 2019년 36.07%, 2020년 27.21% 올랐던 CSI 300지수는 2021년 5.2%, 2022년 21.63% 떨어진 데 이어 올해 들어 10%가량 빠지며 3년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중국 당국은 최근까지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주식 거래세 인하, 신규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 대주주의 주식 매도 제한 등의 조처를 내놨지만 투자 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상태다.최근에는 국유기업인 중양후이진투자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4대 시중은행 지분을 매입했지만, 매입 규모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싱가포르 투자업체 라이언글로벌인베스터스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최근 증시 부양책에 대해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면서 "훨씬 일찍 더 강력히 대응했다면 시장이 지금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사진=로이터/연합)

경기침체 온다더니…월가, 美 경제성장률 줄줄이 상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월가가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던 연초 관측과 대조적이다. 다만 4분기 이후에도 성장이 지속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26일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를 전망치를 3.7%에서 4.0%로 올렸다. 경제 자문업체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는 3분기 성장 전망을 4.4%에서 4.6%로, 4분기 성장 전망을 1.0%에서 1.2%로 각각 조정했다.블룸버그통신이 진행한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조사에서 3분기 성장률 전망 중간값은 4.3%였다.이러한 수치는 올해 1분기(2.2%)와 2분기(2.1%) 성장률을 1%포인트 넘게 웃도는 것이다.고금리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학자금 대출 상환 등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리는 것은 미국의 견조한 경제 지표에 따른 것이다.실제 미국의 9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33만6000 개 증가,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7만 개)의 2배 수준이었다. 이는 7월(23만6000 개)과 8월(22만7000 개) 증가분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고용시장이 여전히 식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또 지난해 6월 9.1%를 찍었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월 3.7%로 내려온 상태다. 고용 증가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등은 실물 경제에 중요한 소비 확대로 이어졌다. 9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해 시장 전망치(0.2%)를 상회했다.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던 제조업 지표도 반등하면서 9월 공업생산은 8월 0.1% 감소를 딛고 0.4% 상승으로 전환했고,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 대형은행 관계자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경제 전망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안팎에서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 신호가 없는 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는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주 "(금리 결정을) 신중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이런 가운데 앞으로 경제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최근의 흐름이 ‘반짝’ 회복세에 그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시간당 임금이 증가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실질 주급은 전년 동기 대비 0.2% 빠져 5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는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가계 소비 등이 하락할 수 있다.두 번째로 경제가 계속 뜨겁고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하는 경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경기 둔화로 침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세 번째는 미국 경제가 강력한 성장세를 유지하되 인플레이션도 잡으면서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도 없는 만큼 최선의 상황일 수 있다.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벤 헤르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그 방향으로 간다면 노동시장 상황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렇게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금리 환경과 더불어 미국 경기 전망에 대한 월가 거물 인사들의 경고성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경제는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라고 말했고,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도 "4분기에는 침체를 예상한다"라고 밝혔다.(사진=로이터/연합)

"심정지 상태로 바닥에 쓰러져"…푸틴 ‘건강 이상설’ 루머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된 가운데 이번엔 심정지로 바닥에 쓰려졌다고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러시아 전직 육군 중장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채널인 ‘제너럴 SVR’은 지난 22일 저녁 관저에서 근무 중이던 보안 요원들이 대통령의 침실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채널은 "곧바로 침실로 들어간 2명의 요원들은 바닥에 쓰러진 푸틴 대통령을 발견했고 그 옆에는 테이블이 넘어져 음식과 음료가 엎질러진 장면도 목격했다"며 "당시 푸틴 대통령은 눈이 뒤집힌 채 아치 형태로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각 호출된 의료진은 심정지로 진단해 푸틴 대통령을 관저 내 특별 중환자실로 이송했다"며 "의료진은 집중 치료를 진행해 푸틴 대통령을 소생시켰다"고 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이번 심정지 사건이 독자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와중에 나왔다고 전했다. 이번 루머와 관련해 크렘린궁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푸틴 대통령의 심정지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에는 푸틴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쓰러졌었다는 루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졌으며, 그가 바닥을 짚고 쓰러지는 가짜 이미지가 함께 나돌기도 했다.한편, ‘제너럴SVR’ 채널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갖가지 루머를 올리면서도 근거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채널은 앞서 푸틴 대통령의 암 수술설, 초기 파킨슨병 진단설, 계단 실족 후 대변 실수설을 제기한 적이 있다.또 공식 행사, 해외 방문 등에도 푸틴 대통령의 대역이었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고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전했다. 이 채널은 최근 중국에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것도 푸틴 대통령의 대역이었다고 주장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美 국채금리 5% 찍고 뚝, 고점 찍었나…"침체온다" VS "6%도 가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장중 5%를 넘은 후 하락 전환했다. 헤지펀드 왕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을 포함한 월가 거물급 인사들이 경기침체를 경고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것이 국채금리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미 국채금리가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지만 일각에선 더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주요 저항선인 5%선을 다시 돌파한 후 19bp(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5% 선을 터치하고 4.9%대로 다시 내려온 후 이날 5%를 재돌파했다. 또 30년물 금리는 이날 연 5.18%까지 오른 후 약 21bp 떨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월가 주요 인사들이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 국채금리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애크먼 회장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채권 숏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며 "현재의 장기 금리 수준에서 숏 포지션을 유지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크먼 회장은 그동안 미 국채금리가 앞으로 더 뛸 것이란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에 이날 공매도 청산이 더욱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8월 초 당시 엑스에 올린 글에서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빠른 시일 내 5.5%까지 오를 수 있다"며 헷지(위험회피) 등 차원에서 장기채를 공매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월가에서 한때 ‘채권왕’으로 불렸던 유명 투자자 빌 그로스도 국채금리와 관련해 고점을 찍었다는 전망을 보탰다. 그로스는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지방은행의 대학살과 오토론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은 미국 경제가 유의미하게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4분기 침체를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higher for longer)는 어제의 주문(mantra)에 불과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5년 3월에 만기하는 단기 지표금리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 선물을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미 국채금리가 앞으로 더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씨티그룹은 투자노트를 통해 올 연말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 4.5%로 떨어지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채권 매도세가 이어지는 ‘약세 시나리오’에는 10년물 금기라 5.1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프라빈 코라파티 최고 금리 전략가는 "국채금리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며 "채권 소유와 관련해 현재의 수익률은 이미 주목받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비샬 칸두자는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돌파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좋은 진입 시점이라고 최근 블룸버그에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국채금리가 더 뛸 가능성도 제기됐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6%의 국채금리는 논외가 아니다"라며 국채금리가 오르는 것은 구조적인 변화가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높은 재정 지출 경향 때문에 금리는 더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장기 중립금리와 기간 프리이엄 상승,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강등,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폐지 가능성 등을 국채금리 상승의 또 다른 요인들로 지목했다. 지금은 사라진 투자은행 뱅커스트러스트에서 일했던 앨런 로저스는 "6%나 7% 아래에서 투자를 위해 10년물을 사지 않을 것"이라며 "펀더멘털적으로 미 국채는 오랜 기간 동안 가격이 높았다"고 주장했다.Fed Chairman Speech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뭉치는 유럽...스웨덴 나토 가입 관문, 헝가리만 남아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한 길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스웨덴 나토 가입에 관한 의정서에 서명하고,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웨덴이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지 17개월 만이다. 수십 년 간 군사 비동맹 정책을 유지하던 스웨덴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해 5월 이웃 국가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핀란드는 기존 30개 나토 회원국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 지난 4월 31번째 나토 회원국이 됐다. 그러나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지지를 얻지 못해 가입이 지연되고 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쿠르드노동자당(PKK) 등 반(反)튀르키예 무장단체에 강경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을 미뤄왔다. 그러나 지난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는 가입 반대 입장을 철회하는 데 동의했다.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회가 10월 개회하면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 동의안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은 PKK 등 튀르키예가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단체를 지원하지 않고,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지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제출된 동의안은 튀르키예 의회 외교위원회 검토를 거쳐 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비준 투표가 언제 열릴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스웨덴과 나토는 일제히 환영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환영한다"면서 "(튀르키예) 의회 절차가 이제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튀르키예 의회의) 비준을 위한 신속한 표결과 이른 시일 내에 스웨덴을 정식 회원국으로 맞이하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시선은 헝가리로 쏠릴 전망이다. 나토는 튀르키예가 움직이면 헝가리도 자연스레 최종 동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침 이날 나토가 내달 28∼29일 양일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한다고 전격 공지하면서 그전까지 스웨덴 가입 절차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통상 기존 회원국 전체가 각국 의회에서 신규 회원국 가입 동의안을 비준하면, 신규 회원국은 가입문서를 나토 조약 가입서 수탁국인 미국에 전달한다. 사실상 ‘정식 가입 선포’에 해당하는 최종 절차로, 핀란드의 경우 지난 4월 나토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가입문서 전달식을 연 바 있다. 다만 헝가리가 계속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헝가리는 자국이 가입 비준안을 가결하는 ‘마지막 국가’가 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천명했다. 그러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달 의회 가을 회기 개회 연설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승인하는 비준안 처리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hg3to8@ekn.krFILES-LITHUANIA-NATO-TURKEY-SWEDEN-DEFENCE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AFP/연합뉴스

中왕이 26~28일 방미…내달 APEC서 미중 정상회담 열리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금주 미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달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토니 블링컨 장관이 오는 26~28일 워싱턴에서 왕 부장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미중 외교장관은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하고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이 노력의 일환으로 양자 및 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무부는 밝혔다.국무부는 "미국은 외교를 통해 국익과 가치를 증진하고 이견이 있는 이슈는 해결하며 초국가적인 공동 과제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왕 부장의 미국 방문은 미중간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의제 등에 대해 실질적인 협의를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왕 부장은 지난 9월에는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틀간 만나 모두 12시간 동안 양국 관계 현안 및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왕 부장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부총리도 미국을 방문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허 부총리의 방미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APEC 기간에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이 매체는 부연했다.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11월 11~17일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미중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무대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대화를 재개하면서 긴장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그러나 연초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국 본토 상공을 침범했다가 격추된 이른바 ‘정찰풍선 사태’가 터지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했고, 지난 6월 블링컨 장관을 시작으로 상무·재무부 장관 등이 잇따라 방중하면서 고위급 대화가 재개됐다. 이런 차원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미국에서 개최된다면 바이든 대통령과시 주석의 만남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WSJ에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어떤 합의를 할 수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면서도 "회의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이와 관련, 시 주석이 미국을 찾은 것은 2017년 4월이 마지막이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을 방문한 적이 아직 없다고 WSJ는 전했다.이어 신문은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유화 공세(charm offensive)에 나서는 듯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신문은 미중 비정부 대표들이 지난 19일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화상회의를 통해 대화를 가졌고,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동했던 야오밍 선수가 오는 24일 미중 관계 국가위원회의 행사에 참여하는 점 등을 언급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와 관련, 시 주석도 지난 9일 중국을 방문한 미국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일행을 만나 "중미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면서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가 1천 가지가 있지만 양국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다만, 미중 양국이 전략적 경쟁자로 대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돼도 양국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긴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 전망이다.미국은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 표현 대신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른바 ‘담장은 높게, 마당은 좁게’ 전략에 따라 첨단 기술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가속하고 있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력도 강화하고 있다.중국도 8월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 관련 품목의 수출을 통제한 데 이어 전기차용 배터리 등에 쓰이는 흑연 수출 통제 방침도 밝히며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대만을 놓고 대립하는 양국은 다른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다른 대응을 하고 있다.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각각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반면에 시 주석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중국은 러시아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 중국은 러시아와 연대해 ‘두 국가 방안’을 앞세워서 친(親) 팔레스타인 정서를 가진 아랍권 국가들의 지지 확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사진=AFP/연합)

천장 때리는 비트코인 시세, ‘급등 전망’ 키우는 호재는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연이틀 상승세로 3만 달러(4053만원)에 안착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미 동부시간 기준 23일(현지시간) 오후 2시 20분(서부시간 오전 11시 20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24시간 전보다 3.88% 상승한 3만 1052달러(4195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 오후 3만 달러 선에 안착하며 약 3개월 동안의 2만 5000달러∼3만 달러 박스권을 뚫은 데 이은 상승세다. 한 달 전 2만 600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것에 비해서는 약 20% 급등했다. 시가총액도 6075억 달러를 기록해 6000억 달러(810조원)를 넘어섰다.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에 대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계속해서 호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연말 전후로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ETF를 신청한 일부 기업이 지난 몇 주간 SEC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신청서를 수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이를 SEC가 해당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현물 ETF 승인 시 비트코인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 투자사 스카이브릿지 앤서니 스크라무치 CEO는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ETF가 승인받으면 비트코인 가치가 11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주요 금융기관의 ETF가 SEC 승인을 받으면 상당한 자본이 유입될 것"이라며 "1000억 달러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된다면 그 규모가 얼마나 클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지난 21일 자신의 엑스(X) 계정에 "비트코인이 3만 달러 구간을 돌파하면 그다음은 13만 5000달러를 테스트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달러를 ‘가짜 화폐’라고 비판하며, 투자자들이 달러 대신 비트코인과 함께 금, 은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반감기와 현물 ETF 승인이 암호화폐 강세장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암호화폐 겨울의 끝을 알리고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을 의미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반감기는 과거 강세장을 촉발하는 역할을 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내다봤다. 4년마다 발생하는 비트코인 반감기는 채굴되는 비트코인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는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높이고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 모건스탠리는 또 SEC의 현물 ETF 승인이 암호화폐 시장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hg3to8@ekn.krclip20210902113634 암호화폐 비트코인 이미지.

[미국주식] 혼조 뉴욕증시, 엔비디아·메타·아마존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0.87p(0.58%) 하락한 3만 2936.41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12p(0.17%) 내린 4217.0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4.52p(0.27%) 오른 1만 3018.33으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국채 금리 경계 속에 주요 기업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이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더 오랜 기간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는 최근 경제 지표 강세로 더욱 커졌다. 이에 국채 가격은 매도세에 시달리고 있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개장 전 10년물 기준 5%를 돌파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심리적 저항선 5%를 돌파한 데 따른 기술적 조정에 금리는 다시 아래쪽으로 떨어졌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8bp가량 하락한 4.83%를, 2년물 수익률은 5bp가량 밀린 5.06%를, 30년물 수익률은 9bp가량 떨어진 5.00%를 나타냈다. 가파른 금리 상승세는 미래 기업 수익을 할인해 성장주와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기업들 부채 부담을 늘리고,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에도 부담이 된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대형 기술 기업들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에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17%가량이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73%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했다. 이는 5년 평균인 77%를 밑도는 수준이다. 3분기 기업들 EPS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0.3% 증가할 것이라던 직전 주 전망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번 주 대거 내오는 기술(IT) 기업들 3분기 EPS는 지난 6월 말 예상치 0.4%에서 크게 올라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들어 경기 둔화 위험이 줄어든 데다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기 때문이다. 4분기 IT 부문 EPS 전망치도 작년 대비 13.4% 증가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 채권운용사 핌코를 공동 설립하고 한때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털 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4분기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경제가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30년 만기 국채 매도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며 지금 장기 금리에서 채권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기에는 위험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9월 전미활동지수(NAI)는 전월보다 개선됐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은 9월 전미활동지수가 0.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월인 8월 마이너스(-) 0.22에서 플러스로 전환된 것이다. 전미활동지수가 플러스면 경기가 장기 평균 성장세를 웃돈다는 의미다. 반대로 마이너스면 장기 평균 성장세를 밑돈다는 의미이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통신, 기술, 임의소비재 관련주만 오르고, 나머지 8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에너지와 자재 관련주는 1% 이상 떨어졌다. 셰브런 주가는 원유 탐사 및 생산업체 헤스를 전액 주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3% 이상 하락했다. 헤스 주가도 1% 이상 하락했다. 제약업체 월그린스 주가는 JP모건이 투자의견을 상향했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온라인 보안업체 옥타 주가는 해커 침입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에 8% 이상 떨어졌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년간 생산된 모델X 5만 5500대가량에 대한 자발적 리콜 소식과 법무부의 조사 소식 등이 나왔으나 0.04% 올랐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엔비디아가 3.8%, 메타가 1.7%, 아마존이 1.1%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가파른 금리 상승은 결국 경제를 다시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상승에도 기업 수익 개선이 주가를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캐나코드 제뉴이티 그룹의 토니 듀이어 수석 전략가는 빠른 수익률 상승이 "높은 금리 뒤에 가려진 가뜩이나 약화하는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레프코위트 미국 주식 담당 팀장은 가파른 장기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식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탄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주식 밸류에이션에 있어 금리가 등식의 한 부분에 불과한 동시에 더 강한 경제로 인해 기업 수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11월 기준 금리 동결 가능성은 98.4%까지 상승했다. 12월 회의까지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4.6%, 금리를 0.25%p 이상 인상할 가능성은 24.2%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34p(6.17%) 내린 20.37을 기록했다. hg3to8@ekn.krUSA-STOCKS/SEMICONDUCTORS 미국 기술 기업 엔비디아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종횡무진 韓 기업 ‘포스트 차이나’ 찾아 전세계 누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 주요 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를 찾아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인구·자원 부국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가 하면 ‘오일머니’가 있는 기회의 땅 중동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반제품조립(CKD) 합작공장을 건설하며 중동 지역 내 첫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연산 5만대 규모 공장 건설을 위해 사우디 국부펀드와 5억달러(약 6700억원)를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지분은 현대차가 30%를 가진다. CKD는 투자에 대한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시장에서 제품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이다. 현대차·기아는 앞서 중동에서 2030년까지 55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작년에는 28만1097대를 팔았다. 건설 업계도 사업 확장 기회를 엿보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사우디 해수담수청’(SWCC)과 상호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담수화 플랜트에 소형모듈원전(SMR)을 적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호반그룹은 사우디 모하메드 알-오자이미 그룹과 MOU를 맺고 향후 건설, 제조 등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코오롱글로벌, 성신양회 등도 ‘네옴시티 사업’ 관련 현지 업체들과 연이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이밖에 SPC그룹이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에 진출한다고 이날 선언했다. KG 모빌리티는 SNAM사와 부품 공급망 구축 MOU를 맺었다.정부 역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며 ‘지원 사격’을 해주고 있다. 중동에서 최근 나온 투자·협력 계획은 대부분 21일(현지시간)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카타르 국빈 방문 일정에 맞춰 나왔다. 이번 국빈 방문에는 130여명의 경제인이 동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등이다.재계는 ‘포스트 차이나’를 찾아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일찍부터 터를 닦아왔다. 올해 기준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500곳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매년 1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18%로 1위다. 최근에는 폴더블폰 등 신제품에 대한 마케팅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현대차·기아는 매년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남부 첸나이 지역에서 제1·2공장을 가동 중이다. 기아는 중부 벵갈루루 인근 아난타푸르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자원 부국’ 인도네시아 역시 우리 기업들이 앞다퉈 달려가고 있는 시장이다.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만들었다. 올해 6월 완공됐으며,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부터 배터리셀을 양산하게 된다.LG전자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에 연구개발(R&D) 법인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회사의 첫 HE사업본부 해외 R&D 시설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개발-생산-판매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전문가들은 재계가 ‘포스트 차이나’를 소비시장에서만 찾으면 안된다고 조언한다. 최근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는 중국이 계속해서 ‘원자재 무기화’ 전략을 구사하려고 하고 있는 만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최근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yes@ekn.kr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사우디 확대회담을 가졌다.

아르헨 대선, 극우 돌풍에도 좌파여당 1위…마사·밀레이 내달 결선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에서 집권당 좌파 세르히오 마사(51) 후보가 예상 밖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40% 이상 득표에 실패한 데 이어 득표율 2위인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53)를 10% 이상 따돌리지 못해 당선을 확정 짓지는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 경제 장관인 집권여당의 마사 후보는 이날 97.98%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36.64%를 득표해 1위에 올랐다. 밀레이 후보는 30.0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누구도 당선 확정 요건은 채우지 못한 가운데 마사 후보와 밀레이 후보는 다음 달 19일 결선에서 아르헨티나 대권을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가리게 됐다.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혹은 40% 이상 득표하고 득표율에서 2위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바로 당선이 확정된다.이날 개표 결과는 그간의 여론조사 흐름을 토대로 현지 언론매체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상당 정도 벗어난 것이다.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1위에 오른 밀레이 후보는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서 당선을 확정 짓거나 1위로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19일 결선투표도 현재로서는 예측 불허의 분위기로 흘러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위기 책임론’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마사 후보는 ‘결선 진출’이라는 목표를 넘어 1위에 오르면서 강력한 지지세를 확인하는 저력을 과시한 만큼 결선투표까지 이 여세를 몰아 승리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그는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한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이념)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마사 후보는 기존 페론주의 정치인들이 내치에 무게 중심을 두려 하던 것과는 약간 결이 다르게 미국·중국·브라질 등 주요국과 쌓은 스킨십을 정치적 자산으로 홍보하고 있다. 공격적인 달러 비축량 늘리기를 통한 외환 위기 경감, 외채 협상 재조정, 일자리 창출을 통한 빈곤층 감소 등이 마사 후보의 주요 공약이다.반면,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폐쇄, 장기 매매 허용 등 다소 과격한 공약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밀레이 후보는 자신의 공약에 대한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실현 가능성을 설득하면서 다시 도전자의 입장에서 결선 투표에서 극적인 재역전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결선 투표까지 남은 4주 동안 마사 후보와 밀레이 후보는 각각 결선에 오르지 못한 다른 3명 후보 지지층을 상대로 적극적인 표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 후보에겐 뒤졌지만 23%대의 높은 득표율을 보인 3위 불리치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두 후보는 안간힘을 쓸 것으로 라나시온과 클라린 등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이최근 중남미 주요국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생긴 온건 좌파 물결(핑크타이드)이 이번 아르헨티나 대선 이후에도 이어질지 관심사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십수년간 좌파 성향 정권이 득세했다.다음달 19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리게 된 여당의 세르히오 마사(왼쪽) 후보와 극우 성향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사진=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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