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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어렵네"…저성장기 진입한 테슬라, 내년 수익 감소할듯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전기차 열풍을 주도한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올해 차량 인도량이 연초 세운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야심차게 제시했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선 수요 둔화 등의 여파로 테슬라의 내년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LSEG가 애널리스트 14명의 평균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 테슬라는 4분기 인도량 약 47만 3000대를 포함해 연간 182만대의 차량을 인도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보다 약 37% 증가한 수치로, 테슬라가 올해 초 밝힌 연간 인도량 목표 약 180만대에 부합한다.다만 로이터는 머스크가 올해 1월 연간 200만대를 달성할 잠재력이 있다고 언급한 점과 지난 수년간 "연평균 50%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여러 차례 밝힌 점을 들어 올해 인도량이 머스크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테슬라의 연간 인도량 실적은 내년 1월 2일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월가에서는 테슬라가 내년에도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우선 미국과 독일에서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점이 문제로 꼽힌다.이에 따라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추가로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렇게 되면 판매 이익률(마진)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다이와 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자이람 네이선은 테슬라의 내년 인도량 추정치를 종전 214만대에서 204만대로 하향 조정했으며, 차량 판매 1대당 평균 수익이 전년보다 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금융투자 분석업체 비저블알파의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내년 인도량을 평균 220만대로 예상하면서 새로 출시된 픽업트럭 ‘사이버트럭’과 모델3의 새로운 버전만으로는 수요를 늘리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이매뉴얼 로스너는 테슬라의 기업설명(IR) 책임자인 마틴 비에차와의 대화 내용을 인용해 "테슬라는 자사가 현재 저성장기에 접어들었음을 솔직하게 인정했다"고 밝혔다.투자자들은 테슬라가 계속 사이버트럭 생산량을 늘리고 더 저렴한 자동차 출시를 준비하면서 마진에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RBC 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톰 나라얀은 관련 보고서에서 사이버트럭이 내년 테슬라 전체 판매량의 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후광" 제품에 가깝다고 말했다.한편,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261.4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초 100달러대에 머물렀던 테슬라 주가는 이날까지 올 한해 약 140% 급등했지만 역대 최고가와 비교하면 35% 가량 하락한 상태다.(사진=로이터/연합)

우크라 전쟁 최대 수혜자로 오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주가도 고공행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방산기업들의 수주량이 역대급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방산 업계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자 이를 계기로 K-방산이 향후에도 승승장구할지 관심이 쏠린다.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한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해 세계 주요 방산기업 15개의 총 수주잔고가 2020년 7012억달러(약 905조원)에서 지난해 7776억달러(약 1004조원)로 10% 넘게 증가했다. 세계 각국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안보 불안 속 군비 지출을 대폭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군비 지출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2조 2240억달러(약 2868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의 경우 30년래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면서 고갈된 물량을 보충하기 위해 다시 사들인 영향이 컸다. FT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FT에 따르면 글로벌 방산 기업들의 수주잔고가 올 상반기에 7640억달러(약 985조원)로 집계됐다. 지난 1년 동안 기록한 수주잔고를 6개월만에 거의 달성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 잔고가 2020년 24억달러(약 3조 888억원)에서 작년 말 152억달러(약 19조 5624억원)로 불러나는 등 방산 기업들 중에서 신규 주문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으로 꼽혔다. FT는 "K-9 자주포 탱크를 생산하는 한국 최대 방산기업이 특히 폴란드로부터 대량의 주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동유럽 국가들의 무기 주문이 증가하자 세계에서 한국의 무기 판매 순위가 지난 2년간 큰 폭으로 뛰었다. SIPRI에 따르면 2000년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31위에 불과했지만 작년 말 9위까지 올라왔다. 독일 탱크 제조업체인 라인메탈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의 또 다른 수혜기업으로 거론된다. 라인메탈의 수주잔고는 2020년 148억달러(약 19조 476억원)에서 지난해 279억달러(약 35조 9017억원)로 급증했고 올 상반기엔 325억달러(약 41조 8210억원)에 달한다. 세계 각국이 방산지출을 늘리자 투자자들도 해당 섹터에 긍정적으로 바라고보고 있다. MSCI 월드 항공우주 및 국방 지수는 지난 12개월간 25% 올랐고 유럽의 Stoxx 항공우주 및 국방 지수는 무려 50% 뛰었다. 이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165% 폭등했다. 주가가 가장 크게 뛴 방산 기업은 튀르키예의 아셀산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FT는 "주가 상승세는 방위비 지출 추이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투자자들의 확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각국 방산 지출이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관된 것이 아니다.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의 경우 잠수함, 호위함, 전투기 등 주력하는 분야에서 새로 주문이 들어와 수주잔고가 지난해 708억달러(약 91조 2612억원)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엔 842억달러(약 108조 5338억원)로 신기록을 경신했다. 에이전시 파트너스의 닉 커닝험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수주잔고가 늘어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신규 주문 증가에도 다수의 유럽과 미국의 방산업체들은 공급망 차질과 인력 부족으로 생산 능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IPRI가 1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방산 기업들의 실질 매출은 전년 대비 3.5% 하락한 5970억 달러로 집계됐다. 각종 차질로 수요를 전부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금·공무원 월급도 못 낼 판", "재정 좋아"…우크라이나·러시아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벌어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양측의 ‘주머니 사정’도 엇갈리고 있다. 자국 영토가 전쟁터로 변한 우크라이나는 자력 보다는 서방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2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자국 재정적자가 ‘선방’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내 여론전을 피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재무장관이 보고했듯 우리 적자는 이전에 언급했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보다 더 적을 가능성이 크며, 1.5%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당초 재무부가 예상한 재정적자가 GDP 2%인 약 2조 9000억루블(약 41조원)이었으나, 실제 적자 규모는 그 절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내년 3월 대선에서 5선 도전을 공식화한 푸틴 대통령은 전쟁과 서방 제재 속에서도 ‘선방’한 경제 성적표를 치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이 유가 상한제 등으로 경제 제재에 나서자 원유 수출선을 유럽에서 중국 및 인도로 우회하는 것으로 대응하며 충격을 줄여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국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하고 서방 기업 자산을 저가에 매입하는 등 방안을 추진해왔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서방 재정 지원을 신속히 받지 못할 경우 연금 등 지급을 연기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 장관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동맹국의 지원은 매우 중요하며, 우리에게 매우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 50만명, 교사 140만명과 연금 수령자 1000만명이 돈을 제때 못 받게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럽연합(EU) 자금 지원이 내년 2월에는 승인돼 3월에 지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U는 이달 중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총 500억 유로(약 71조원)를 지급하는 장기 지원 패키지에 합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친러시아 성향 헝가리가 제동을 걸고 있는 상태다. 미국에서도 야당인 공화당이 자국 남부 국경 통제 강화와 이스라엘 지원을 우선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예산안이 의회에 계류돼 있다. 전쟁을 주시하는 미국 정부의 초점도 ‘완전한 승리’에서 ‘종전 협상서 유리한 위치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과 EU 관계자들은 군(軍)을 반격 위치에서 동부 러시아군에 대한 방어 위치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우리는 협상을 통해서만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는 그 상황이 왔을 때 우크라이나가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침공) 2년이 다 되어가는 오늘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강하고 자유롭다는 것은 이미 엄청난 승리"라면서 "푸틴은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폴리티코는 일부 전문가들을 인용, 우크라이나가 이미 부분적 승리를 한 것이며, 휴전 내지 정전 전략을 찾으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지원 움직임도 협상 시 우크라이나를 최상의 위치에 놓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다만 "이 협상은 우크라이나의 일부를 러시아에 내주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hg3to8@ekn.krUSA UKRAINE DIPLOMACY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미국주식] 아직은 오른 뉴욕증시, 테슬라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소폭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1.19p(0.30%) 오른 3만 7656.52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83p(0.14%) 상승한 4781.58로, 나스닥지수는 24.60p(0.16%) 뛴 1만 5099.18로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올랐고 이번 주까지 상승세를 보이면 9주 연속 상승이다. 올해 들어 다우지수는 13%, S&P500지수는 24% 이상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44% 상승했다. 이 가운데 시장은 종가 기준 S&P500지수가 지난해 1월 3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4796.56에 도달할지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내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가도 랠리를 보여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3월에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3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0%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준이 예상보다 더 늦게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날 국채금리가 강한 입찰 수요를 확인한 후 큰 폭 하락한 점도 증시 지지에 일조했다. 국채금리는 미국 재무부의 580억달러 규모 5년물 국채 입찰 이후 하락 폭을 확대했다. 발행 금리가 이전보다 낮아지고 응찰률은 이전보다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나온 2년물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이번 입찰도 수요가 강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1bp 떨어진 3.78% 근방에서 움직였고, 2년물 국채금리는 13bp 가량 밀린 4.22% 근방에서 거래됐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에너지, 통신, 유틸리티 관련주가 하락하고, 부동산, 헬스, 필수소비재 관련주가 올랐다. 애플 주가는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애플워치의 수입 금지 조치를 일시적으로 보류시켰다는 소식에도 전날과 거의 같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상하이 공장에서 모델Y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2% 가까이 올랐다. 넷이즈 주가는 중국이 온라인 게임업체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음에도 5%가량 내렸다. 심혈관 바이오 제약업체 사이토키네틱스 주가는 회사가 비후성 심근증(HCM) 치료제인 아피캄텐 3상 임상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내놓으면서 82%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랜스버그 베넷 프라이빗 웰스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랜즈버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주식시장이 내년 예상되는 금리 인하 폭에 대해 너무 낙관하고 있다"며 "(자사는) 시장이 현재 예상하는 만큼 많은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연말 랠리가 계속될수록 이는 내년 이익 일부를 당겨쓰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내년 7월부터 총 3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며 "경제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그보다 이른 금리 인하는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90.2%를 기록했다. 0.25%p 인하 가능성은 73.9%, 0.50%p 인하 가능성은 16.4%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6p(4.31%) 내린 12.43을 기록했다. hg3to8@ekn.krTESLA-CHINA/ 테슬라 회사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침체 온다" VS "안온다"…불확실한 美 경제, 증시 전망도 냉온탕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내년 미국 증시 전망을 둘러싼 미 월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올해 연말 주식과 채권, 금, 가상화폐 등 사실상 모든 투자수단에 돈을 넣었다.우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인 SPDR S&P 500 ETF 트러스트에는 이달에만 400억달러(약 51조8200억원)가 유입돼 1993년 이후 월간 기준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 24% 급등한 S&P500지수가 2017년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장기간 상승 행진을 기록했기 때문이다.안전하면서 수익률도 지난 2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인 약 5.2%에 달하자 머니마켓펀드(MMF)의 자산도 6조달러 이상으로 늘었다.높은 수익률에 따라 미국인들이 MMF 현금 보관을 통해 거둔 이자만 약 3000달러에 달했다. 지난 10년간 이자 총합보다도 많다.이는 올해 미국인들의 소비를 늘리는 힘이 됐지만,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로 수익률이 떨어지면 불로소득이 줄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양도성예금증서(CD)와 미 국채에 대한 투자 규모도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한 비트코인 가격은 투자자들이 얼마나 투자 위험을 떠안으려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내년 증시 전망과 관련해서는 월가는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양분돼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 증시가 활기를 잃을 것으로 당초 예견했던 도이체방크의 빙키 차다 주식 전략가도 강세장을 예상했다.차다 전략가는 올해 이코노미스트들이 경제 성장 정도를 과소평가했다면서 "증시를 더 밀어 올리는 깜짝 성장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투자 전문 업체 펀드스트랫의 톰 리 공동창업자 겸 수석 애널리스트도 경기 침체 징후가 없다면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그는 연준이 내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가 없더라도 떨어지는 인플레이션과 역사적으로 높은 임금 상승률이 소비를 부추겨 기업 이익을 한층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반면에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심각한 경기 침체가 없었다고 해서 이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금리의 여파가 경제 전반에 걸쳐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비관론자들은 더 많은 미국인이 구직 시장에 나오면서 실업률이 소폭 상승하고 있고, 신용카드 및 자동차 대출 연체자가 증가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JP모건의 제이슨 헌터 주식 전략가는 "시장이 내년 예상되는 성장 둔화를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매우 장밋빛 전망에 맞춰 증시의 가격이 책정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한편,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내년 가장 상승 여력이 많은 것으로 꼽힌 종목은 엔비디아라고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전했다.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이 조사한 전문가 가운데 94%가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고 잠재적 주가 상승 여력은 37%로 분석됐다.퍼스트솔라(매수 추천 비중 83%, 잠재 상승 여력 36%)와 할리버튼(87%, 34%), 번지글로벌(77%, 33%) 등도 기대주로 지목됐다.(사진=로이터/연합)

국제유가 전망, 내년엔 100달러 찍을 수 있을까…"가능성 희박"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정학적 긴장감으로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5.57달러에 거래를 마감, 지난달 30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WTI 가격은 지난주에 3% 상승하면서 주간으로는 지난 10월 이후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내년 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81.07달러를 기록, 지난달 30일 이후 80달러선을 재돌파했다. 홍해에서 예멘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인해 운송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최근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나포하거나 공격하고 있다.후티 반군은 이날 홍해에서 컨테이너선을 공격한 것이나 이스라엘을 드론으로 공격하려 한 시도가 자신들이 한 일이라며 추가 공격을 다짐했다.이처럼 지정학적 긴장감이 지속되면서 유가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2024년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찍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산유국 카르텔인 OPEC 플러스(+)의 비(非) 회원국들로 꼽히는 미국, 브라질,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서 원유 생산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P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트에 따르면 OPEC+을 제외한 산유국들의 공급이 내년에 하루 270만 배럴로 늘어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치(160만 배럴)를 모두 상쇄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미국에서는 하루 원유 생산량이 코로나19 팬데믹 전 수준을 이미 뛰어 넘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이달과 지난달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각각 하루 1330만배럴, 1320만배럴을 기록하면서 이전 신기록(2020년 2월·1310만배럴)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가 아닌 미국이 글로벌 원유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스윙 프로듀서’ 지위로 다시 올랐다고 미즈호 증권 미국법인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 선물 이사는 주장했다. 마켓인사이더 역시 미국이 러시아와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유가 부양을 위한 OPEC+의 영향이 제한적이란 관측에도 힘이 점점 실리고 있다. OPEC+는 지난달 말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유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산유국 감산 결정과 지정학적 갈등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거뜬히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과거에 지배적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OPEC+이 감산 정책을 내년에도 지속할지 역시 미지수다. 최근엔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가 감선 정책에 대한 반발로 OPEC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피단 에너지 그룹은 OPEC+이 유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막으려면 감산을 앞으로 5년 더 지속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의 맥스 레이턴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총괄은 OPEC+이 내년 3월 이후 감산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 유가가 30∼50%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글로벌 경제 둔화로 원유 수요가 위축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미국 등에서 예상되는 금리 인하는 원유시장에 호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어개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전반적인 경제 전망에 역풍이 불고 있다"며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내년에 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경제 전망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내년 원유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원유 시추기(사진=로이터/연합)지난 3개월간 WTI 가격 추이(사진=네이버금융)

‘엔화 강세’ 전망에 탑승했다가 큰 코 다친다?…"환율 반전될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내년에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트레이더들을 향한 경고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브래드 벳첼 외환 전략가는 최근 자산운용사들의 엔화 포지션이 순매수로 전환된 것과 관련해 "과거 기록을 봤을 때 이러한 포지셔닝 변화는 엔화 가치 상승랠리가 거의 끝났음을 시사한다"며 "시장은 엔화 강세 전망을 믿으려고 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내년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정책 기조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본 엔화 통화가치가 11월 저점 대비 6% 가량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엔화 강세론을 펼칠 경우 가치가 오히려 하락한다는 지적이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주간 엔화 포지션이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벳첼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 하락세(엔화 가치 상승)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지난 1월과 3월에 목격된 흐름에 가까워지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초부터 급락세를 보이던 엔/달러 환율이 1월 중순엔 달러당 127엔대까지 떨어지자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약세론에서 강세론으로 전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엔/달러 환율은 3월 초 137엔대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환율은 3월 중순께 다시 하락 전환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4월 초부터 폭등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엔화가 올해부터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은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예측가들은 내년 엔화 랠리를 또 다시 점치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고 시사한 상태지만 피벗(정책 전환)에 대한 정확한 타이밍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벳첼 전략가는 "엔화 롱 포지션을 홀딩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기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엔화 강세가 예상될 경우 엔화 대비 스위스 프랑화에 대한 숏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을 권장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7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2.71엔을 보이고 있다. 엔화 환율은 지난달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들어 약 8% 오른 상황이다.엔화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뉴욕증시 ‘산타 랠리’ 시동일까…테슬라·인텔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6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상승세로 올해 마지막 주 첫날을 시작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9.36p(0.43%) 오른 3만 7545.33으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12p(0.42%) 상승한 4774.75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1.60p(0.54%) 뛴 1만 5074.57로 마감했다. 지난주까지 S&P500지수는 8주 연속 상승해 2017년 11월 이후 최장기간 올랐다.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1월 기록한 4796.56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시장은 이날부터 내년 초 2거래일간 주가가 상승하는 산타 랠리가 현실화할지 주시하고 있다. 1950년 이후 산타 랠리 기간 S&P500지수는 평균 1.3%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이전부터 주가가 크게 올라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 둔화로 내년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에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로버트 카플란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이 침체를 피하기 위해 곧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플란은 "우리가 인플레이션 문제에 빠진 이유 중 하나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연준이 너무 오랫동안 완화적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며, 나는 연준이 너무 제약적인 상태에서 다른 쪽으로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은 반대쪽으로도 실수를 저지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강한 모습을 보여 연준 금리 인하에 의문을 달았다.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집계한 10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 상승했다. 이는 전달 4% 상승률보다 높아진 것으로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택가격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0대 도시 주택 가격도 5.7% 상승해 전달 4.8% 상승보다 높아졌고, 20대 도시 주택 가격도 4.9% 올라 전달 3.9% 상승에서 다시 가팔라졌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집계하는 미국 지난 11월 전미활동지수(NAI)는 0.03을 기록해 플러스로 전환됐다. 전미활동지수가 플러스이면 경기가 장기 평균 성장세를 웃돈다는 의미다. 반대로 마이너스면 장기 평균 성장세를 밑돈다는 의미이다. 직전월인 10월 수치는 -0.66, 지난 9월은 0.02를 기록했다.S&P500지수 내에서는 11개 업종이 모두 상승했다. 애플 주가는 0.3%가량 하락했다. 애플은 애플워치 특허권 침해 분쟁과 관련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한 이후 해당 결정에 불복해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한 상태다.테슬라 주가는 도어 안전 문제로 12만 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1.6% 이상 올랐다.반도체 기업 인텔은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250억달러를 투자해 새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5% 이상 올랐다. 미국 제약업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 업체인 레이즈바이오를 4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 이상 하락했다. 반대로 레이즈바이오 주가는 100% 이상 상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가는 영국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가 지분 25%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모멘텀 지속이 투자자들 관심사라면서도 연말 이익실현용 매도세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S&P500지수가 9주 연속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봤다. 다만 "이제 관심은 시장이 새해까지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 지이며 이는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둘러싼 좋은 분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나벨리에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 창립자는 "올해 S&P500지수가 8주 연속 오르는 등 시장이 올해 너무 많이 올랐음에도 조정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내년 3월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82.9%를 기록했다. 0.25%p 인하 가능성은 71.3%, 0.50%p 인하 가능성은 11.6%였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4p(0.31%) 내린 12.99를 기록했다.hg3to8@ekn.kr미 전기차 회사 테슬라 로고.로이터/연합뉴스

‘매그니피센트 7’ 빅테크 열풍, IT버블과 유사…"분산투자 해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올해 뉴욕증시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는 ‘매그니피센트 7’ 열풍이 1990년대 후반 ‘IT 버블’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에만 주목해 다른 중요한 변수들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소형주, 경기순환주 등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7개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 미국 증시를 이끌었지만, 내년 나머지 종목들에도 훈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2일 기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닷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는 올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26% 상승하는 데 58% 기여했다.하지만, 이들 매그니피센트 7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올해 S&P500지수를 뛰어넘은 주식의 비중은 30% 아래로 1990년 이후 평균 49%를 크게 밑돌았다.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40%를 넘었지만, 경기순환주가 많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8% 오르는 데 그쳤다.랠리가 일부 종목에 치우치면서 경기 전망에 대한 확신이 커지는 가운데 일반적으로 한층 폭넓게 상승하는 초기 강세장과는 다른 특징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자신의 이름을 내건 투자자문사를 세운 리처드 번스타인 전 메릴린치 수석 투자 전략가는 1990년대 후반 ‘IT 버블’과 유사점을 찾고 있다.당시 기술의 진보는 경제를 바꿀 정도의 위력을 나타냈지만, 나스닥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만회하고 본전에 이르는 데는 14년이나 걸렸다.문제는 현재 투자자들이 AI의 경제 혁신 잠재력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공급망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등 다른 중요한 변화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번스타인 전 전략가는 "AI가 경제를 변화시키는 기술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문제는 투자 기회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랠리 하는 종목들이 늘어날 초기 징후가 보인다면서 소형주와 경기순환주, 산업재, 미국 이외 해외 주식 등을 추천했다.종목 다변화를 피하고 일부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을 짜야 했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여러 종목에 최대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 투자 전략가도 일부 종목에 국한됐던 투자 열기가 내년 다른 종목으로도 퍼질 수 있다는 견해에는 동의했지만 결은 달랐다.7개 빅테크를 포함한 메가캡(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팔고 다른 주식을 사는 투자 전략에 대한 전망을 낮게 평가한 것이다.고든 전략가는 "내년 주택 부문 같은 경제의 문제가 있는 부분이 회복되면서 투자자들은 증시의 나머지 종목들이 따라잡는 시나리오를 분명히 볼 수 있지만, 굳이 급등 종목을 희생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빅테크(사진=로이터/연합)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 ‘마이너스 금리 종료’ 가능성 시사…임금상승이 관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주최 행사에서 일본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2%) 달성 가능성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면서 이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충분히 많아질 경우 정책 변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임금·물가 상승을 더욱 받아들이는 가운데, 내년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과 물가 간의 선순환이 강해지고 지속적·안정적인 물가 목표의 달성 가능성이 충분히 높아질 경우 우리는 정책 변화를 고려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임금과 물가 상승 간의 선순환이 이뤄지면 노동 분배의 효율성이 올라가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명목 금리 상승 시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 여력이 생길 것으로 봤다. 경기하강 시 기준금리 인하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본은 10월 말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고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지만, 단기금리는 여전히 -0.1%로 동결해 초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우에다 총재는 이날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일본은행이 정책 변화 시점을 정한 것은 아니라면서 "경제 진전, 기업의 임금·물가 책정 행태를 주의 깊게 검토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날 우에다 총재의 발언에 대해 정책 수정 가능성을 밝힌 가장 분명한 신호라면서, 현 정책을 인내심 있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던 기존 발언과는 조금 달라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13일 152엔에 육박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달 14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140.97엔을 기록, 7월 말 이후 최저로 떨어진 바 있다. 엔/달러 환율은 현재 달러당 142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도 통화정책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달 이코노미스트 등 시장 관계자 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BOJ가 내년 4월까지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 견해는 77%에 이르렀다. 특히 내년 3월 일본 노사 임금협상 이후 4월 긴축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는 견해는 54%였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자산관리자들의 엔화 관련 순포지션은 5월 중순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19일 플러스로 전환, 엔화 강세에 대한 전망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모건스탠리와 미쓰비시 UFJ(MUFG)의 합작사인 모건스탠리 MUFG 증권 알베르토 다무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BOJ의 장기 국채 금리 정책 수정 덕분에 채권 시장에 활기가 돌았다면서 이번 회계연도 일본 시장 매출이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향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없어지면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GLOBAL-MARKETS/VIEW-ASIA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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