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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이어 연준 인사들도 매파 발언…“금리인하 서두를 필요 없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이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도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잇달아 일축하고 있다.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파월 의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6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을 이룬다면 연준이 “올해 중" 금리 인하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보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메스터 총재는 이어 지난주 공개된 미 노동부의 1월 고용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이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지표에서는 “일부 완화"를 가리키고 있어 고용 호조로 인해 정책 전환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준 인사들 사이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다면 반드시 SEP가 예측하는 일정에 맞춰 금리 인하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투표권을 가진 메스터 총재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제출된 경제전망요약(SEP) 내용대로 올해 3차례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메스터 총재는 지난달에도 3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같은 날 미네소타주 맨케이토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크게 개선된 것은 축하할만한 일이지만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과 6개월 인플레이션이 “기본적으로" 2%라고 지적하면서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목표치 2%로 가는 경로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미국이 탄탄한 노동시장에 힘입어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했으나 여전히 전 세계와 미국 경제에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미니애폴리스 연은 웹사이트에 5일 공개한 자신의 에세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에 따른 중립 금리의 상승으로 연준이 금리인하 시작 전에 발표되는 지표들을 평가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연은 총재들의 이러한 발언은 파월 의장이 '3월 금리인하'를 일축한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최근 CBS 간판 프로그램인 '60분'에 출연해 금리인하에 신중히 접근하고 인하 폭 또한 시장 예상보다 작고 느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연준이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연이어 부정하자 선물시장에서도 3월 금리인하 베팅을 줄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 7일 오전 11시 17분 기준,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금리가 3월에 인하될 가능성을 20%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64%에 달했다. 5월에 금리가 동결될 확률도 35.2%로 나타나는 등 연초(4.9%)에 크게 올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올해는 ‘형보다 아우’?…“국제금값보다 은 가격이 더 크게 오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전망과 이에 따른 달러 약세로 올해 국제금값 시세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귀금속인 은(銀) 가격도 덩달아 뛸 것으로 예측됐다.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금과 달리 그동안 박스권 장세를 보이던 은값이 올해 기지개를 켜고 금보다 크게 뛸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7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조니 테브스 귀금속 전략가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에 금과 은 가격이 모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음에도 올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게 될 것이고 이는 금값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연말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2200달러로 내다봤다. 테브스 전략가는 이어 “거시경제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난무하는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금에 대한 할당을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물 금 선물가격이 온스당 2051.4달러에 거래를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7% 가량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금은 달러로 거래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수요가 오르는 데다 이자를 내지 않기 때문에 금리인하기에 투자매력도가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가운데 테브스 전략가는 은 가격 전망과 관련해 “매우 매우 빛날 것"이라며 낙관했다. 은도 안전자산에 분류되긴 하지만 지정학적 불안에는 금에 비해 피난처로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덜 받는다. 지난 몇 년 동안 은값 시세가 횡보세를 이어왔던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테브스 전략가는 설명했다. 또한 은은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귀금속이면서 산업재로서의 수요도 높아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테브스 전략가는 “연준이 완화하는 시나리오에선 은이 금의 상승률을 뛰어 넘을 수 있다"며 “그동안 은은 금에 비해 많이 뒤쳐졌기 때문에 앞으로 금을 따라잡을 것이고 상승폭 또한 극적으로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은협회도 최근 보고서를 내고 올해 은 수요가 12억온스에 달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 금리인하에 이어 은식기, 장신구, 전자 제품 등에서 수요가 크게 올라 은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마이클 디리엔조 협회장은 “수요 측면에서 올해 은이 뛰어난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은 가격이 온스당 30달러까치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 은은 금보다 더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은 선물가격은 온스당 22.48달러에 거래를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33% 가량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셈이다. 위턴 프레셔스 메탈의 랜디 스몰우드 최고경영자(CEO)는 금과 은이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점을 지목하면서 “은 가격은 금값과 동조화를 보이지만 뒤늦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이어 “금이 먼저 오르고 그 다음에 은이 빠르게 치소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은이 오르는 시기는 늦지만 상승률은 항상 금을 뛰어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제금값이 먼저 온스당 2200달러선을 돌파하면 은 가격이 5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신중한 증시, 메타·엔비디아·테슬라 등 주가 제각각

6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소폭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1.24p(0.37%) 오른 3만 8521.36으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42p(0.23%) 뛴 4954.2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32p(0.07%) 오른 1만 5609.00으로 마감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내 금리 인하 시기와 폭, 기업들 실적 발표,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최근 연준 첫 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전망은 기존보다 후퇴한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떨어뜨린 발언을 내놓고,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겠다고 밝히면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고, 시기 적절한 경로에 있다는 충분한 증거 없이 금리를 너무 일찍, 너무 빨리 낮추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스터 총재는 첫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너무 이르고 빠른 금리 인하에 대한 경계 발언은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춘다. 아울러 메스터 총재는 올해 3회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시장은 연내 5~6회 가량 금리 인하를 예상해왔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오름폭을 낮춰 4.09%까지 떨어졌다. 3년물 국채 발행 수요가 탄탄한 것이 확인되면서 금리 하락세가 유지됐다. 10년물 금리는 최근 들어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들면서 4%를 넘어선 바 있다. 시장은 기업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주시했다. 팔란티어 주가는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매출을 발표해 30% 이상 올랐다. 일라이 릴리 주가는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반도체 기업 NXP 세미컨덕터스 주가는 예상보다 개선된 실적을 내놓으면서 1% 가량 올랐다. 장 마감 후에는 스냅이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을 발표하면서 마감 후 거래에서 30%가량 폭락 중이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기술과 통신을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자재와 부동산, 헬스 관련주가 1% 이상 올랐다. 전자결제업체 도큐사인 주가는 400명 이상 직원을 감원하겠다고 밝히면서 2%가량 하락했다.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한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 주가는 22% 이상 하락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우려하고 있고, 이 문제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부 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낙폭을 확대한 것이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메타가 1%, 엔비디아가 1.6% 이상 하락하고 테슬라가 2.2% 오르는 등 혼조세였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는 마켓워치에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 당국자들의 조심스러운 경계 심리는 월가의 상승을 다시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19.5%를 기록했다.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4%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61p(4.46%) 내린 13.06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테일러 스위프트는 승승장구하는데…음악 업계는 해고·AI로 울상

미국 최고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을 4차례 수상하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정작 대중음악 산업은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유명 가수의 목소리와 음악을 흉내 내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부상과 정리 해고 칼바람 등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스위프트의 상업적, 문화적 성과 이면에 있는 음악업계의 이런 현실이 있다고 보도했다. 스위프트는 전날 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66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앨범 '미드나이츠'(Midnights)로 최고상인 '올해의 앨범'을 4번째 수상했다. 역대 최초의 4회 수상자다. 지난해 미국 음악산업 매출에서 스위프트의 비중은 2%로, 재즈나 클래식 음악의 전체 매출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 스위프트는 미 빌보드가 선정하는 음악업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도 올랐다. 스위프트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은 몇 주안에 수백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다. 음반 부문 직원들이 주로 감축 대상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한 대형 음반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몇 년간 불같이 타오른 성장에 취한 이후 나타난 후과"라고 음악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2천명 이상을 해고했다. 미 워너뮤직은 작년 3월 직원 4%(270명)를 줄였고, 음반회사 BMG는 같은 해 10월 약 4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여기에는 기존 사업 방식의 한계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저작권 갈등 등으로 음악업계가 겪는 어려움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버설뮤직의 지난해 1~9월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로, 2022년 같은 기간 24%보다 크게 둔화했다. 다른 음악그룹도 비슷한 상황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가수의 목소리와 음악을 모방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음악업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가짜 노래'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4월 유명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와 힙합 스타 드레이크의 신곡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았던 '허트 온 마이 슬리브'라는 노래는 실제로는 이들의 목소리를 'AI 버전'으로 합성해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은 당시 “우리 아티스트의 음악을 이용한 생성형 AI의 학습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유니버설뮤직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은 콘텐츠 사용료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은 최근 라이선스 협상이 결렬되자 틱톡에서 자사 콘텐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틱톡에서 스위프트를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라나 델 레이 등의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됐다.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뉴 아티스트'(Best New Artist·신인상) 후보에 오른 싱어송라이터 노아 카한은 “틱톡에서 더는 내 음악을 홍보할 수 없게 됐는데 아마 괜찮겠죠?"라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번진 스위프트의 '음란 딥페이크'가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의 일종의 재미를 위한 '챌린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최악의 상황 끝…“글로벌 반도체 업계 올해 반등”

올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광범위한 수요에 힘입어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6000억 달러(약 799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SIA는 지난해에는 매출이 8.2% 감소한 5268억 달러에 그쳤지만, 하반기 업황이 개선되면서 낙폭이 줄었다고 전했다. 존 뉴퍼 SIA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부진했지만, 하반기 강하게 반등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많은 제품에서 반도체 칩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중요해지면서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업계 성장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호황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인공지능 가속기에 힘입어 지난해 침체를 피한 엔비디아가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로 끝난 2024 회계연도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한 600억 달러(약 8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1월까지인 2025 회계연도에는 매출이 900억 달러(약 120조 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업계 일부 대기업들은 지난해 고객사들이 재고 소진을 위해 주문을 줄이면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이와 관련해 인텔과 퀄컴 등은 시장이 정상적인 구매패턴으로 복귀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감소는 전자업계가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전례 없는 수요 대란을 겪었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의 여파였다고 뉴퍼 회장은 지적했다. 당시 고객사들이 과도하게 많은 주문을 했으나 경제가 정상화된 이후 PC 등의 구매가 둔화해 공급과잉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지역별로는 유럽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면서 매출이 4% 증가한데 비해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연합뉴스

“내년 말까지 원유 공급부족 현실화…국제유가는 올해 뛸 것”

미국의 대표적 셰일 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을 이끄는 비키 홀럽 최고경영자(CEO)가 석유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홀럽 CEO는 5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세계가 현재 원유 매장량을 빠르게 대체하지 못해 글로벌 원유시장이 2025년 말까지 공급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생산되는 원유 중 97%는 20세기에 발견된 매장"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생산지가 대체된 수준이 50%에도 못 미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몇 년 이내 원유 공급이 매우 부족해지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홀럽 CEO는 현재 중동지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하락 추이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시장이 과잉공급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경기침체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 브라질, 캐나다, 가이아나 등에선 원유 생산량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내년 말까지 원유시장의 수요 공급이 역전될 것이란 게 홀럽 CEO의 주장이다. 그는 “지금 시장 균형이 맞지 않는 이유는 단기적 수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론 공급문제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홀럽 CEO는 또 국제유가 전망과 관련해 올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평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런 전망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견해와 일치한다. 골드만삭스는 원유 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내년엔 중국 경제가 회복하면서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180만배럴 늘어 비OPEC의 생산량인 130만배럴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전망은 OPEC이 증산에 다시 나서지 않는 한 시장이 공급부족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CNBC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기료 저렴하고 충전소도 많은데…한국, 전기차 판매량 지지부진 이유는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기준으로 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전기차 충전시설이 풍부하고 전기료 또한 저렴하지만 정작 전기차 시장은 지지부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은 전기차 혁명의 선두주자로 올라올 만한 모든 재료를 가지고 있지만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수입차 포함)은 15만7823대로 집계, 2022년 15만7906대보다 0.1%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비싼 가격과 고금리 환경이 수요를 둔화시키는 데 일조했지만 안전성 우려와 부족한 급속 충전기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전환을 가로막는 최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11월 전기차 운전자 2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 운전자들은 운행 시 걱정 요소로 '충돌 후 화재'(29.3%), '충전 중 화재'(21.1%) 등 '차량 화재'를 가장 많이 꼽았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화재 우려를 부추겼던 주요 사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과거 2022년 2월 부산 동래구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충전을 마치고 주차해 둔 전기차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2020년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가 벽과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해 한 명이 숨졌다. 지난달 23일에는 울산에서 전기차 한 대가 교각을 들이받은 뒤 불이 나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는 점이 운전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문을 열어 탈출하는 방법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여전이 인기라고 덧붙였다. 전업주부 엄모 씨(46)는 “화재 시 수동으로 문을 열지 못해 전기차에서 사망한 운전자도 있다고 들었다"며 “전기차에 불이 났을 때 뒷자리에 앉은 10살짜리 아들이 문을 못 열면 어떡하냐"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전기료가 저렴하면서 공공 충전소 비율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충전시설 부족이 운전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전기료는 저렴해 전기차 충전비용 또한 7km당 0.2달러 수준이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3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차 한대당 공공 전기차 충전능력이 7키로와트(kW)로, 세계 평균(2.4kW)은 물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3.46kW)도 크게 상회했다. 숫자가 높을수록 충전인프라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전기차가 많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 공공 충전소 중 90%는 저속 충전기라는 점이다. 또 최근에는 화물용 전기트럭이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충전소를 점령하고 있어 일반 운전자들의 불만을 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출장을 위해 니로EV, 제네시스 GV60, EV6 등을 이용하는 권모 씨는 “특히 서울 외각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기트럭들이 충전소를 차지하고 있다"며 “더 이상 전기차를 사용하지 않아 팔려고 내놓았다"고 토로했다. 전기트럭 차주들도 낮은 주행거리로 하루에 충전을 5~6회 해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삼고 있다. 현대차의 포터2 일렉트릭, 기아차의 봉고3 일렉트릭은 주행거리가 211km에 불과하며 고속충전기로 완충하는데 약 47분이 소요된다. 이와 관련,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는 “정부는 충전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전기트럭 중심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추진했다"며 “현대차는 전기트럭을 생산하는데 옛날 플랫폼을 사용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전기차 화재 우려가 과장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6월까지 누적된 전기차 화재 발생 수는 132건으로 집계됐는데 매년 내연기관차에서 약 4000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것과 비교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서학개미들 ‘억장’ 어쩌나…최애 종목 테슬라 주가 ‘털썩’, 이유는?

국내 '서학개미'(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최고로 애정하는 종목으로 꼽혀온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거듭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오전 한때 전장대비 6.8%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줄여 3.65% 내린 181.06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5월 19일(180.14달러)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7914억 1000만달러(약 1057조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5766억 4000만달러(약 770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상장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테슬라는 통신용 반도체기업 브로드컴(5820억달러)에 밀려 10위로 떨어졌다. 이날 테슬라 주가 하락에는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테슬라 전기차를 더는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 통신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는 SAP 관계자 말을 인용해 2만 9000대 차량을 보유한 SAP가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는 테슬라 차 가격이 자주 바뀌어 구매 계획 수립이 어렵고, 테슬라가 차량 인도 일정을 제때 맞추지 않는 점을 문제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는 테슬라가 올해 작년보다 약 7% 증가한 193만대를 인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295달러에서 225달러로 낮췄다. 앞서 월가 분석가들은 평균적으로 테슬라 올해 인도량을 작년보다 약 20% 늘어난 220만대로 예상한 바 있는데, 파이퍼 샌들러 새 전망치는 이보다 훨씬 낮아진 것이다.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는 이날까지 27.12% 떨어진 상태로,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낙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는 조짐이 나타난 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못 박은 이후 한층 심화되고 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증시 또 ‘파월’…MS·메타·테슬라 등 주가↓ 엔비디아는 독주

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4.30p(0.71%) 하락한 3만 8380.12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80p(0.32%) 밀린 4942.81로, 나스닥지수는 31.28p(0.20%) 내린 1만 5597.68로 마감했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연준 당국자들 발언과 지난주 발표된 강한 미국 고용 보고서, 기업 실적 등을 소화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방송된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강한 만큼 언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해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신중함"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2%로 내려가고 있음을 지표를 통해 계속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도 “3월 FOMC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는 발언으로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3월 인하가 “가능성이 가장 크거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느리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특히 지난주 발표된 미국 1월 고용은 이런 파월 의장 발언을 뒷받침해줬다. 미국 1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보다 35만 3000명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18만 5000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강한 고용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춘다. 최근 연준 당국자들 발언도 강한 지표로 인해 더욱 신중해졌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통화정책이 생각만큼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장을 크게 밀어내리지 않는 수준이라 금리를 서둘러 내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지난 수개월간 미국 인플레이션 수치가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 전까지 비슷한 흐름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금리 인하를 위해 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다.시장은 기업들 실적도 주시했다. 맥도날드 주가는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을 발표하면서 3% 이상 하락했다. 반면 중장비업체 캐터필러 주가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2% 이상 올랐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지수 상장 기업 중 46%가량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72%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했다. 이는 5년 평균인 77%와 10년 평균인 74%를 모두 밑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적 발표 기업들은 예상치를 2.6% 웃도는 EPS를 발표해 4분기 EPS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주에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데서 개선된 셈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서비스업 지표는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ISM이 발표한 1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4로 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52를 웃돌았다. 이날 수치는 12월 기록한 50.5보다 2.9p 높은 수준이다. 미국 서비스업 PMI는 13개월 연속 50을 웃돌아 확장세를 유지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 헬스와 기술을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유틸리티, 자재, 부동산 관련주는 2% 이상 떨어졌다. 보잉 주가는 미인도 737맥스 여객기에 추가 결함이 발견돼 인도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1% 이상 하락했다. 스냅 주가는 전체 인력 10%가량인 500명가량을 해고한다고 밝히면서 1% 이상 하락했다.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 주가는 지난 금요일 피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10% 이상 내렸다. 타이슨푸즈 주가는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2% 이상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마약 복용설과 독일 고객사 SAP 거래 중단 소식에 3% 이상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골드만삭스가 엔비디아 목표가를 625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4% 이상 올랐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3%, 메타가 3.2%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강한 경제 지표에도 여전히 미국 경제 금리 인상 여파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애덤 헤츠 글로벌 멀티 에셋 헤드는 마켓워치에 “연착륙 얘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역사적인 수준의 금리 인상이 가져올 엄청난 영향을 완전히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3월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16.0%를 기록했다.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1.7%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8p(1.30%) 내린 13.67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이재용 재판 ‘무죄’ 선고, 외신 반응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에 1심 재판 무죄 선고를 받자, 해외 언론에서도 빠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신들은 대체로 사법 리스크 해소로 인한 삼성전자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이 회장 무죄 선고를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회장이 중요한 승리를 거뒀고, 이 억만장자를 10년 이상 괴롭혔던 징역형의 위협을 마침내 제거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무죄 선고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 분야 애플, 인공지능 분야 SK하이닉스의 거센 도전에 고생하는 세계 최대 메모리칩·디스플레이 제조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특히 이번 판결은 글로벌 스마트폰·메모리칩 침체에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고무적인 소식"이라며 삼성전자가 앞서 4분기 연속 이익 감소를 기록한 사실도 전했다. AFP 통신은 “이 회장에 대한 무죄 판결은 전 세계 메모리 칩의 약 60%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분석을 전했다. AP 통신은 “이번 판결로 전 정부를 무너뜨린 부패 스캔들에서 별도의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삼성 상속자를 둘러싼 법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부 외신은 한국 사회에 재벌에 대한 불신이 있는 상황에서 나온 유리한 판결에 주목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에서) 대부분의 재벌 스캔들은 (창업주) 일가가 다음 세대에 경영권을 물려주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며 “한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 판결에 놀랐고, 한국 시장의 공정성과 사법부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판결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한국의 정치권과 사법당국이 재벌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줬다"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번 결정을 '깜짝 판결'로 표현, 수년간 법적 문제에 휘말려온 이 회장에게 큰 안도감을 줬다며 “전문가들에게는 '뜻밖의 놀라운 소식'(surprise)으로 인식된 이번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CNN은 “완전히 충격적인 판결로, 이번 결정은 한국 법 제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 신뢰와 한국 자본시장 건전성을 저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박상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의 언급을 전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에서 가장 큰 대기업들은 여전히 창업 가문이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는데 대중은 창업 가문 관련 스캔들에 대한 분노와 그들이 나라의 경제적 성공에 많은 책임이 있다는 인식 사이에서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회사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서울중앙지법은 3년 5개월 만에 1심 무죄를 선고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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