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이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도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잇달아 일축하고 있다.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파월 의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6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을 이룬다면 연준이 “올해 중" 금리 인하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보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메스터 총재는 이어 지난주 공개된 미 노동부의 1월 고용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이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지표에서는 “일부 완화"를 가리키고 있어 고용 호조로 인해 정책 전환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준 인사들 사이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다면 반드시 SEP가 예측하는 일정에 맞춰 금리 인하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투표권을 가진 메스터 총재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제출된 경제전망요약(SEP) 내용대로 올해 3차례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메스터 총재는 지난달에도 3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같은 날 미네소타주 맨케이토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크게 개선된 것은 축하할만한 일이지만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과 6개월 인플레이션이 “기본적으로" 2%라고 지적하면서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목표치 2%로 가는 경로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미국이 탄탄한 노동시장에 힘입어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했으나 여전히 전 세계와 미국 경제에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미니애폴리스 연은 웹사이트에 5일 공개한 자신의 에세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에 따른 중립 금리의 상승으로 연준이 금리인하 시작 전에 발표되는 지표들을 평가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연은 총재들의 이러한 발언은 파월 의장이 '3월 금리인하'를 일축한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최근 CBS 간판 프로그램인 '60분'에 출연해 금리인하에 신중히 접근하고 인하 폭 또한 시장 예상보다 작고 느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연준이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연이어 부정하자 선물시장에서도 3월 금리인하 베팅을 줄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 7일 오전 11시 17분 기준,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금리가 3월에 인하될 가능성을 20%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64%에 달했다. 5월에 금리가 동결될 확률도 35.2%로 나타나는 등 연초(4.9%)에 크게 올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