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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역대 최고가 경신…34년전 거품경제 넘었다

일본 증시가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2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전 일보다 2.19% 오른 3만9098로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지수가 3만9000선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며, '버블 경제'의 절정 시기인 1989년 12월 29일에 기록한 종전 사상 최고치인 3만8957.44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로써 닛케이지수는 약 34년 2개월 만에 새로운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이날 상승에는 미국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가 영향이 컸다.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에 서버용 인공지능(AI) 칩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65% 급증한 221억 달러(29조5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그 결과 도쿄일렉트론(+4.52%)과 어드반테스트(+5.07%)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닛케이지수는 올해 들어 16%가량 상승하는 등 강세 흐름을 보여왔다.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잇는 가운데 일본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영향으로 전개된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영향이 컸다. 이에 힘입어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도 일본 증시에 유입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주요 매수 세력이 됐다. 여기에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확대 등 당국의 주주 중시 경영 유도와 올해 개편된 일본의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등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연말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40,000으로 종전보다 5%가량 올렸다. 씨티그룹은 전망치를 3만9000에서 4만5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해외 투자자들의 주간 순매수는 3820억엔(약 3조 3830억원)으로, 7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日자동차 업체들 역대급 임금인상…디플레 벗어나나

일본의 봄철 임금협상인 '춘투'(春鬪)가 시작된 가운데 자동차 업체들은 노조와 사상 최고 수준의 임김 인상에 잇달아 합의했다. 22일 연합뉴스가 인용한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노조의 임금 인상과 보너스 요구에 전날 모두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혼다는 기본급 인상과 정기 승급분을 합쳐 월 2만1500엔(약 19만원)을 올리기로 했다. 노조의 인상 요구(2만엔)보다 1500엔(약 1만3000원)을 사측에서 더 올려줬다. 1500엔은 과거 노사 협상에서 결정된 자기 계발비를 추가로 기본급 인상에 적용한 것이다. 혼다의 임금 인상률은 5.6%로 1990년(6.2%) 이후 가장 높았다. 마쓰다도 같은 날 노조의 월 1만6000엔(약 14만2000원) 인상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마쓰다의 임금 인상액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도요타자동차는 노조의 역대 최고 수준 임금 인상 요구에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도요타자동차 노조는 임금 인상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본급 인상과 정기 승급분을 합쳐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의 인상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보급 등으로 환경이 급변하면서 인재 쟁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마이니치는 “고물가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 대형 업체들이 앞장서면서 중소기업에 파급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앞서 유통 대기업 이온도 파트타임 직원 등 40만명의 시급을 평균 7%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장기간 지속된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피를 위해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상승을 강조하고 있다. 대기업을 회원사로 둔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지난달 중순 임금을 4% 이상 올려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도 3% 이상의 기본급 인상에 정기 승급분을 포함해 5%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포커스] 테슬라도 뛰어들었다…전기차 무선충전 시대 올까

물리적 접촉 없이 주차만으로 전기자동차 충전이 가능한 무선충전 시대가 다가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규모와 기술력 등을 감안하면 전기차 무선충전은 아직 시범 단계에 불과하지만 테슬라를 포함해 다양한 업체들이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이 머지않아 대중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전기차 무선충전 시대가 현실화되는 날이 한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제목으로 무선충전 기술의 현재 단계와 주요 장애물,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전기차 무선충전이란 선 연결 없이 전기차를 충전 패드에 주차하는 것만으로도 충전이 되는 기술을 말한다. 단지 충전 패드에 올려놓기만 하면 알아서 충전하니 일일이 케이블에 연결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충전 단자를 따질 필요도 없다. 충전 패드 코일에서 만들어진 자기장이 전기차 코일로 옮겨가면서 충전되는 원리로 스마트폰 무선충전과 유사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간격이 최대 10인치(25㎝) 벌어져도 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충전 속도가 느린 점이 단점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개발된 대부분의 무선충전은 레벨2 충전기에 해당된다. 레벨2 충전기는 전기차 완충까지 약 5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또한 무선충전과 호환돼야 한다는 점도 또다른 걸림돌로 지목된다. 무선충전이 가능하도록 기존에 구매했던 전기차를 개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는 배터리 보증을 무효시킬 수 있다고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는 지적했다. 전기차 제조사 입장에서도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하길 꺼려하는 분위기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물론 무선충전소 규모가 소비자들이 매력적으로 여길 정도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무선충전 기업인 와이트리시티의 알렉스 그루젠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무선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를 구매하려면 최소 2500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에너지부 소속 마이클 와이스밀러 프로그램 매니저는 “내가 자동차 제조사였다면 무선충전소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전기차에 기능을 탑재하는 것을 꺼릴 것"이라며 “무선충전 인프라와 전기차가 동시에 확대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무선충전 기술은 시범 단계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술 상용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기차 무선충전이 대중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관련 분야에 뛰어든 점이 전기차 무선충전 시대를 향한 핵심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 테슬라의 수석 디자이너인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은 지난해 12월 자동차 전문 유튜브 채널 '제이 레노스 가라지'의 방송에 출연해 “충전기를 꼽을 필요가 없는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충전패드 위에 주차만 하면 바로 충전된다"고 말했다. 충전기 스타트업 헤보의 제레미 맥쿨 CEO는 이와 관련해 “중대한 경종"이라며 “그 일(테슬라의 소식)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무선충전 기술은 변방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 여름에는 KG모빌리티 협력사인 와이트리시티가 무선으로 충전되는 이지고의 저속전기차(LSV)와 골프카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KG모빌리티는 지난달 CES2024에서 와이트리시티의 기술력이 적용된 토레스 EVX를 선보인 바 있다. 와이트리시티는 무선충전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포드의 머스탱 마하E 전기차를 CES2024에 선보이기도 했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디애나폴리스 등 주요 도시에서는 무선충전 기술로 전기버스를 충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인프라에 대한 대부분의 투자는 여전히 전통 충전을 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등 자동차 기술의 미래 발전으로 무선 충전에 힘이 실릴 것으로 주장한다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고정된 패드를 통해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것을 넘어 주행과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무선충전도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앞서 미시간주 당국은 이스라엘의 일렉트레온과 협력해 지난해 11월 디트로이트에서 4분의 1마일(약 400m) 길이의 무선충전 도로를 시범 운영했다. 스텔란티스는 2028년에 생산될 크라이슬러 헬시온 콘셉트 전기차는 무선충전도로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고 이달 발표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테라·루나 폭락’ 권도형, 미국으로 송환 결정…“징역 100년 가능”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21일(현지시간)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이날 보도했다. 권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됐다. 법원은 “권도형이 금융 운영 분야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그를 기소한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권씨의 송환 결정이 나온 것은 그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지 11개월 만이다. 도피 기간으로 따지면 22개월 만이다. 앞서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8일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 권씨를 한국과 미국 중 어느 곳으로 인도할지 직접 결정하라고 명령했다. 일반적인 범죄인 인도 절차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송환국 결정 주체가 돼야 하지만 권씨가 범죄인 인도와 관련한 약식 절차에 동의한 이상 법원이 결정 주체라고 판단한 것이다. 권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도 법률적인 근거를 들어 송환국을 결정하는 주체는 법무부 장관이 아닌 법원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 폈다. 로디치 변호사는 그러면서 권씨가 법적으론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판단이 아닌 법원이 순수하게 법률에 근거해 송환국을 결정한다면 권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 결정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법원 대변인은 권씨가 3일 내에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권씨 송환국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히는 등 미국행에 무게를 둬왔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권씨가 미국에 인도된다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검찰은 가상자산에 증권성이 있다는 판단을 적용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SEC는 2022년 2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수백만달러의 암호화 자산 증권 사기를 조직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뉴욕 연방 검찰은 한 달 뒤 사기·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SEC 소송 재판은 오는 3월 25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될 예정이라서 권씨가 미국으로 인도되면 출석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미국 연방법원에서 기소돼 지난달 유죄평결을 받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올해 3월 선고공판에서 사실상 종신형인 100년형 이상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권씨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당시 함께 검거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리 빨리 내리면 위험”…연준 1월 FOMC 의사록서 신중론 재확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경우에 대한 위험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참석 위원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향해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향후 정책 전망에 수반되는 위험 관리를 고려함에 있어서 고용 목표와 물가 관리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위험이 균형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아직은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게 연준 위원들의 판단이라고 의사록은 전했다. 특히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오를 위험은 감소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장기목표(2%) 수준을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는 데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은 “물가 안정을 향한 진전이 멈출 위험이 있다"며 총수요가 강화되거나 공급 측면의 회복이 예상보다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의사록은 “대부분 참석자는 정책 기조를 너무 빨리 완화할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는지 판단할 때 향후 경제 데이터를 신중하게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복수의 위원은 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과 관련한 경기 하방 위험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화정책 향방과 관련해 참석자들은 정책금리가 이번 긴축사이클에서 정점에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이날 발표된 1월 FOMC 의사록은 금리 인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회견 내용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1월 FOMC 후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작다고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지난 4일 방송 인터뷰에선 “경제가 튼튼한 만큼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시장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혼조’ 증시, 엔비디아 주가도 마감 전후 분위기 ‘급반전’

2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8.44p(0.13%) 오른 3만 8612.24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29p(0.13%) 오른 4981.80으로, 나스닥지수는 49.91p(0.32%) 내린 1만 5580.87로 마감했다. 3대 지수는 개장 초부터 하락세였으나 장 막판 40여분 전부터 빠르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에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상승 전환에 성공했고, 나스닥지수는 낙폭을 크게 줄였다. 나스닥지수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너무 빠른 금리인하를 경계하고 신중히 판단할 것을 시사했다. 연준은 “대다수 참석자들은 너무 빨리 정책 기조를 완화하는 데 대한 위험과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2%로 향해 하락하는지 판단하는 데 있어 입수되는 지표를 신중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또 “정책 금리가 이번 긴축 주기에서 정점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참석자들이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 금리 목표치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너무 빠르면 안 되고, 신중해야 하며, 더 큰 확신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언급 등은 금리 인하가 임박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이미 시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에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6월로 미룬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회의에서 3월 회의까지는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하 수준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 의사록은 이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해준 셈이다. 연준 위원들은 3월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한 심층 논의에 들어갈 것을 시사했다. 일부 위원들은 축소 속도를 늦추는 것이 준비금 전환을 원활하게 해주거나 더 오래 축소를 지속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는 금리인하 시작 이후에도 대차대조표 축소를 한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연준의 신중한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경제 상황을 살피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보고 싶다며 “경제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자신감을 얻을 시간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 과정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지표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확실히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한 인터뷰에서 “최근 데이터가 확실히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물가 압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이날 장 마감 후 나오는 엔비디아 실적도 미리부터 주시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해온 장본인인 데다 지수를 끌어올린 기술주 7대 종목인 '매그니피센트7'에 포함되는 종목이다. 이에 시장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4% 이상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2% 이상 하락했다. 장 마감 후에 발표된 실적은 조정 주당순이익과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매출은 1년 전보다 265% 증가, 순이익은 700% 이상 증가했다. 이런 소식에 주가는 마감 후 거래에서 6% 이상 오르고 있다. 장기물 금리는 이날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 결과가 부진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10년물 금리는 4.32%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금리도 4.49%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태양광업체 솔라에지 테크놀로지 주가는 혼재된 실적에 매출 가이던스가 애널리스트들 예상치를 밑돌면서 12% 이상 하락했다. 온라인 헬스케어 업체 텔라독 주가는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현 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예상치를 밑돌면서 23% 이상 하락했다. 사이버 보안업체 팰로 알토 네트웍스 주가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 전망에 28% 이상 내렸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주가는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1% 가량 올랐다. 아마존 주가는 26일부터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를 대체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는 소식에 1%가량 올랐다. 반면 월그린스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S&P500 지수 내 기술주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에너지와 유틸리티 관련주가 1% 이상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인하에 좀 더 시간을 둘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근 기술주 조정은 좀 더 광범위한 랠리로 가기 위한 정상적 조정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롭 스완크는 보고서에서 “단기 인플레 기대가 연준의 일을 힘들게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연준에게는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지켜볼 몇 번의 회의가 더 있다"고 짚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츠의 제이 우즈 글로벌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대형기술주의 최근 하락은 수 주 간 랠리 이후 투자자들이 한숨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신호이자 대형기술주 7종목이 이끈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는 강한 강세장에서 나오는 정상적인 후퇴와 조정이라며 주도 주가 약간 밀려나고, 다른 소형종목들이 이를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27.1%, 6월 인하 가능성은 70.8%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8p(0.52%) 내린 15.34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호텔스닷컴, ‘AI 신기능 장착’ 한국시장 재도전

글로벌 여행기업 익스피디아(Expedia)그룹이 운영하는 '호텔스닷컴'이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를 계기로 한국시장 재공략을 선언했다. 호텔스닷컴은 올해 한국 진출 20년을 맞아 20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간담회를 열고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시킨 호텔스닷컴 신규기능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호텔스닷컴은 지난 2004년 국내 서비스 출시 이래 한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항공 가격 예측·호텔 비교 서비스·여행 가이드 등의 신규 기능 출시를 계기로 마케팅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구상을 천명한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피터 컨 익스피디아그룹 CEO(최고경영자)는 “익스피디아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동업업계에서 경쟁력을 자신했다. 피터 컨 CEO는 “AI를 활용해 개인화된 경험을 모든 고객에게 제공하고, 항공과 호텔 등 맞춤화된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한 호텔스닷컴 신규 기능은 △기존 데이터로 일정 기간의 항공권 가격을 예측해 예약할 시점을 알려주는 항공 가격 예측 △가격·평점·편의시설·위치 정보·VIP 액세스(VIP Access) 지원 여부 등을 호텔별 정보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스마트 쇼핑 서비스 △특정한 여행지에서 즐길 수 있는 주변 지역 콘텐츠를 선별해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 등이다. 이밖에 호텔스닷컴은 익스피디아 그룹 브랜드 통합 로열티 프로그램인 '원키'(One Key)를 올해 국내 도입하는 등 국내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호텔스닷컴에 따르면, 서울은 도쿄·시드니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여행객이 가장 선호하는 상위 3대 여행지 중 하나로, 해외 여행객들의 한국 관광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호텔스닷컴은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마케팅과 파트너 투자를 늘려 국내 및 해외 여행객을 함께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피터 컨 CEO는 “한국 및 글로벌 여행자들의 여행 패턴을 학습한 AI로 한국의 독특한 부분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익스피디아 그룹은 300만 개 이상의 호텔 및 공유 숙박 업소와 500여 개의 항공사 등의 교통 수단을 제공하는 여행 플랫폼이다. 호텔 예약을 지원하는 호텔스닷컴은 전 세계 7000만 회 이상 다운로드 된 모바일 앱(APP)과 2500만개 이상의 실제 사용자 이용 후기를 보유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탈중국 자금에 일본·인도 증시 초호황…도쿄시총 세계 4위

경제 성장 둔화로 중국 증시를 떠난 자금이 일본과 인도로 향하고 있다. 반사이익을 누린 일본과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이 각각 세계 4위, 6위로 올라섰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1일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주식의 총 시총은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웃돌며 2020년 6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 도쿄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은 미 뉴욕증권거래소, 미 나스닥 증권거래소, 범유럽 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에 이어 세계 4위였다. 지난달 말 시점 도쿄증시 상장 주식의 총 시총은 6조3400억달러(약 8500조원)로 상하이증시 시총(6조433억달러)보다 2967억달러(약 397조원) 많았다. 인도 국립증권거래소도 1월 말 시점에 총 시총에서 중국 선전증권거래소(7위)나 홍콩증권거래소(8위)를 제치고 세계 6위로 올라섰다. 2022년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약 1년 동안 도쿄증시 시총은 18%, 인도 국립증권거래소는 34% 각각 늘었지만, 상하이증시 시총은 10%나 줄었다. 이렇게 순위가 역전된 이유는 중국 증시에서 빠진 자금이 인도와 일본 증시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분석했다. 인도는 세계 제1의 인구 대국으로 중산층 증가에 따른 내수 성장이 기대된다. 일본은 장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서 벗어나면서 기업이 다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16일 3만8487로 장을 마감하며 '거품(버블) 경제' 이후 3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대형은행도 상업용부동산 리스크…부실대출, 충당금 넘어섰다

지역은행에서 시작된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위기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던 미국 대형은행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를 인용해 6개 미국 주요 은행의 평균 충당금은 최소 30일간 연체한 상업용 부동산 채무 1달러당 이전 1.60달러에서 90센트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6개 은행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웰스파고,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다. 이런 충당금 축소는 지난해 발생한 것으로, 이 기간 이들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는 93억달러(12조4천억원)로 거의 3배로 증가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융감독 부문 부의장인 마이클 바는 지난 16일 은행권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위험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범위를 넓혀 미국 은행 부문의 사무실과 쇼핑몰, 아파트 등과 관련된 연체 대출 규모는 지난해 243억달러(32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112억달러(15조원)에서 배 이상 증가했다. FDIC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은 현재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 1달러당 1.40달러의 충당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1년 전에는 2.20달러였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그데이터(BankRegData)의 빌 모어랜드는 업계 전반에 걸쳐 대출 손실과 관련한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며 “6개월 전에는 괜찮아 보였던 은행이 다음 분기에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충당금은 1년 전에는 필요 이상으로 높았다며, 현재 연체가 증가하면서 줄어들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가격 하락 건물과 관련된 상업용 부동산 부채가 50억달러(6조7000억원)라며 자사가 지난해 거의 300억달러(40조원)를 벌고 자산이 3조2000억달러(4276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아주 작은 수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BofA는 이번 달 FDIC 제출 서류에서 사무실, 아파트, 기타 비주거용 건물과 관련된 대출 연체액이 지난해 4분기에 21억달러(2조8000억원)로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앞으로 신용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의 집계를 보면 올해에만 약 9290억달러(1241조원)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만기가 돌아온다. 대출자들은 훨씬 높은 금리로 다시 대출받거나 큰 손실을 감수하고 부동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최대 신용 공급원이 소규모 은행과 지역은행이라는 점이 경계심을 부추기고 있고, 이 은행들이 미결제 부채의 약 80%를 갖고 있다. 이달 초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크(NYCB)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해 수억 달러의 손실 가능성을 공개한 후 증시에서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잃고 시장 전반에 경고음을 울린 바 있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인 CBRE의 리처드 바크햄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5년 안에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손실이 현재 대손충당금(310억 달러)의 두 배에 해당되는 6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은, 2월도 기준금리 동결할듯”…금리인하는 언제?

한국은행이 오는 22일에도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이 19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전원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대봤다. 한은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3.5%로 8회 연속 동결해왔다. 금통위원들은 특히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향후 3개월간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황건일 신임 금통위원이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한다면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는 것을 또 다시 나타내 통화 완화를 위한 길을 여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중도에서 매파 성향인 두 금통위원이 오는 4월 임기를 마치기 때문에 더욱 해당된다"고 전했다. 조윤제·서영경 위원은 매파로 분류되는 만큼 전반적인 금통위 성향이 완화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4월 이후 금통위가 변화되더라도 금리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씨티리서치 이코노미스트들은 “금통위가 비둘기파 성향으로 구성될 수 있겠지만 올 상반기 한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도 지난달 간담회에서 “6개월 내 금리 인하 쉽지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인플레이션과 가계대출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점이 한은의 조기 금리인하를 막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가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월까지 10개월째 계속 불어나고 있다. 특히 1월에만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55조3000억원)이 4조9000억원 늘었는데, 1월 기준으로는 2021년 1월(+5조원) 다음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이에 따라 이코노미스트들은 한은의 첫 인하 시점을 올 3분기로 지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첫 2개 분기에 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것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권구훈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한은이 새로운 매파적 기조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5월에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총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4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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