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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인 탐사선, 달 착륙때 넘어진듯”…시간외 주가 폭락

달에 착륙한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가 착륙 과정에서 측면으로 착륙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티브 알테무스 인튜이티브 머신스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오디세우스가 착륙 지점에서 발이 걸려 부드럽게 넘어졌을 수 있다"며 “이 착륙선의 방향이 (달) 표면 쪽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디세우스를 본뜬 작은 모형을 가져와 추정되는 착륙 상황을 시연하면서 우주선이 속도를 줄이고 사선 방향으로 착지하는 과정에서 표면에 튀어나온 암석에 한쪽 발이 걸리며 쓰러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회사는 전날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공지에서 “비행 관제사들이 오디세우스가 수직으로(upright) 서 있고 데이터를 전송하기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우주선의 현 상태에 대한 설명을 번복하면서 계획한 대로 완벽한 연착륙에 성공하지는 못했음을 시인한 셈이다. 알테무스 CEO는 우주선의 연료 탱크에 있는 잔여물의 위치를 통해 기체의 방향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전날에는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체가 안정적이고, 우리가 의도한 착륙 지점(달 남극 인근 분화구 '말라퍼트 A') 또는 그 근처에 있다"며 태양광 충전이 잘 이뤄져 100% 충전 상태라고 강조했다. 또 “(우주선이) 비록 넘어져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상당한 운영 능력을 갖고 있다"며 “그것은 우리에게 정말 흥분되는 일이며, 그 결과 우리는 계속 (달) 표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일부 안테나가 달 표면을 향하고 있어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사용될 수 없는 상태라며 “우리가 임무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을 수 없게 돼 이것이 가장 훼손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주선에 탑재된 NASA의 과학 장비 6개의 가동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NASA의 조엘 컨스 부국장은 “새로운 (지표면) 방향 때문에 어려울 수 있는 측정이 있는지 평가 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관해 알테무스 CEO는 “다행히도 대부분의 탑재물은 바깥쪽으로 노출돼 있다"며 “아래쪽에 있는 패널 위에는 탑재물이 단 하나만 있고, 그것은 원래 작동되는 탑재물이 아니라 정적인 탑재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디세우스의 달 착륙 시간을 미 중부시간 기준 전날 오후 5시 24분(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24분)으로 정정했다. 앞서 NASA는 그보다 1분 빠른 전날 오후 5시 23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알테무스 CEO는 “모두가 (달) 표면 사진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진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 중 사진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이날 오전 “우리는 우주선의 구체적인 정보(위도·경도)와 전반적인 상태, 자세(방향)에 대해 계속 더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도 구체적인 위치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컨스 NASA 부국장은 오디세우스의 이번 달 착륙으로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미국이 반 세기 만에 달에 도달했다는 점과 이를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 최초로 이뤘다는 점, 착륙 지점이 역사상 달 남극에 가장 가깝다는 점이 주요 성과라고 평가했다. 컨스 부국장은 특히 “앞으로 '아르테미스' 유인 달 탐사 임무의 초점이 될 (달) 남극이라는 이례적인 지역에 착륙한 것은 엄청난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임무는 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CLPS는 NASA가 민간 기업을 활용해 무인 달 탐사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NASA는 오디세우스에 탑재된 과학 장비들이 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2026년 하반기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보내는 유인 달 탐사 임무에 활용할 계획이다. 나스닥 상장기업인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이날 한때 전장보다 40% 넘게 치솟았다가 상승 폭을 줄여 전장보다 15.82% 오른 9.59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정규 증시 마감 후 기자회견에서 완벽한 성공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31% 넘게 하락해 주당 6.55달러 수준이 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EU, 전쟁 2주년 대규모 대러 제재…러시아 “내정 간섭”

우크라이나 전쟁이 2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서방이 최근 의문의 죽임을 당한 러시아 반정부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는 이에 반발하며 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자국민 억압과 인권 침해,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500개가 넘는 대상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제재"라고 설명했다. 제재는 러시아의 전쟁 능력에 타격을 주기 위해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에너지 산업과 군산복합체 등을 겨냥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데 관여한 기업들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국무부는 북한이 2023년 9월 이후 1만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탄약과 관련 물자를 러시아에 보냈다면서 이 가운데 컨테이너 7400개 이상이 거쳐 간 러시아 보스토치니 항구의 터미널을 운영하는 러시아 기업을 제재했다. 국무부는 북한산 탄약 이전에 관여한 두나이 해군기지도 제재했으며, 재무부는 북한산 탄약과 무기를 전장으로 실어 나른 러시아 운송회사를 제재했다. 러시아가 이란산 드론을 조달·생산하는 데 관여한 기업 등도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은 또 러시아를 국제금융체계에서 더 고립시키기 위해 러시아의 '미르' 결제 시스템 운영사, 은행, 투자회사, 핀테크 기업 등 금융 기업을 대거 제재 대상에 올렸다.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나발니가 사망 당시 수감됐던 교도소의 소장 등 나발니 사망과 관련된 러시아 정부 당국자 3명도 포함됐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를 지원한 제3 국가 소재 기업과 개인도 겨냥했다. 중국, 세르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리히텐슈타인, 독일, 아일랜드, 에스토니아 등 11개 국가 소재 26개 기업과 개인이 제재 대상이다.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러시아로 강제로 데려가는 데 관여한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비자 발급도 금지할 계획이다.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지난 2년간 4000개가 넘는 기업과 개인을 제재했다.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은 제재 대상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이와 함께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도 이날 중국, 인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한국, 터키, UAE 등에 소재한 93개 기업을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대성국제무역(Daesung International Trade)이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됐다. BIS는 이 기업 등이 러시아 사용자를 위해 미국산 공작기계, 전자 시험장비, 공작기계 부품 등을 BIS의 허가 없이 구해 러시아의 산업 부문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대성국제무역은 한국에 등록된 법인이지만 대표가 파키스탄 사람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기업은 수출통제 명단에 있는 기업에는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을 판매할 수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 제재는 반드시 푸틴이 해외에서의 침략과 국내에서의 억압에 대해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이 시작되고 2년 동안 우크라이나 국민은 엄청난 용기를 가지고 싸우고 있다. 그러나 탄약이 부족하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이란과 북한의 무기와 탄약으로 무장한 러시아의 끊임없는 공격에 맞서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북한이 무기와 탄약을 공급함으로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돕고 있다고 명시적으로 지적했다. 유럽연합(EU)도 미국과 보조를 맞춰 이날 제13차 대러시아 제재를 시행했다. 특히 EU는 강순남 북한 국방상과 북한 미사일총국을 대(對)러시아 미사일 지원과 관련해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EU의 대러시아 제재 명단에 북한 국적자와 북한 단체가 오른 건 처음이다. 평양에서 러시아 항구까지 북한제 무기를 운송하는 데 관여한 러시아 기업 5곳과 개인 6명도 제재 대상이 됐다. 북한 외에 이번 제재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연루된 개인 총 106명, 법인 및 기관 88곳 등 총 194건이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에 “불법",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하며 대응에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도입된 EU의 제13차 대러시아 제재가 “불법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국제법적 특권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에 대응해 러시아 입국이 금지되는 유럽 기관·개인 명단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에 확대된 '블랙리스트'에 유럽의 법 집행기관과 상업 단체 구성원,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민간인과 러시아 관리를 박해하고 러시아 국가 자산 몰수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국 금지 명단에 오른 개인의 이름이나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미국의 대러 제재와 관련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성명에서 “새로운 불법 제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러시아 사회를 분열시키고 국익 수호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려는 노골적이고 냉소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 혐오'를 부추기기 위해 특별군사작전 기념일과 나발니의 죽음을 빌미로 제재를 발표할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엔비디아 흥분’ 꺼진 증시, 애플·테슬라 등 주가↓

2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엔비디아 흥분이 다소 진정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2.42p(0.16%) 오른 3만 9131.53으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7p(0.03%) 뛴 5088.80으로, 나스닥지수는 44.80p(0.28%) 내린 1만 5996.82로 마감했다. 다우와 S&P500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13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마감가 기준으로는 2021년 11월 19일 기록한 1만 6057.44를 넘어서지 못했다. 전날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호조에 급등세를 보이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시장 전반에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엔비디아는 전날 16% 이상 오른 데 이어 이날은 0.4%가량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장중 2조달러를 넘어섰으나 마감가 기준으로는 1조 9700억달러에 그쳤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다음으로 미국에서 시총이 큰 기업으로 단숨에 성장했다. 시총 1조달러 돌파에서 2조달러 돌파까지 2배로 성장하는 데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애플이 1%, 테슬라가 2.7% 이상 내렸다. 다른 기업들 실적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 업체 워너 브로스 디스커버리가 예상보다 손실 폭이 컸다는 소식에 주가는 10%가량 하락했다. 스퀘어 모기업 블록은 깜짝 분기 순익을 달성하고 총이익 가이던스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가 16% 이상 올랐다. 카바나 주가는 분기 손실이 크게 줄어들고 연간으로 첫 순익 달성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32% 이상 올랐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연준 당국자들 신중 발언이 늘면서 점차 약화하고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전날 마감 후 연설에서 현 통화정책이 제약적이라고 했다. 다만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한다는 데 더 큰 자신감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전날 늦게 강한 지표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금리 인하 시작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연준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매파적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연준 내 신중론이 매파들에게도 공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올해 내 어느 시점에 연준이 제약적 정책을 되돌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전날 언급한 연내 금리 인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1월 수치는 이례적 수치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계속 내려오고 있고,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가 6월에 이뤄지고 올해 총 4회 인하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5월부터 인하를 시작해 올해 5회 인하에 나설 것이라던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S&P500 지수 내 에너지, 임의소비재, 기술 관련주가 하락하고, 유틸리티, 자재, 산업, 헬스, 금융 관련주가 올랐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미국 민간 무인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를 달 착륙시킨 민간업체 인튜이티브 머신스 주가가 15% 이상 올랐다. 리비안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 매도 보고서가 잇따르면서 12% 이상 떨어졌다. JP모건 주가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주식 80만주를 전날 매각했다고 공시한 가운데 0.5%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점은 주가를 떠받칠 것이라고 말했다. UBS는 이날 올해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200p 상향한 5,200으로 수정하면서 “최근 엇갈린 경제 지표에도 탄탄한 경제 성장세와 인플레 완화, 금리인하로 선회할 연준, AI 투자 급증 등에 힘입어 주식이 여전히 지지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도 올해 6월 첫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연내 총 3회 인하를 전망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지금까지 “경제가 정말로 그렇게 많이 둔화하지 않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경제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업 이익에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과 비슷한 67.4%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9p(5.43%) 내린 13.75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같은 AI 관련주 아닌가”…엔비디아發 글로벌 증시 랠리에 한국만 소외

인공지능(AI) 대장주인 미국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발표로 글로벌 증시가 반도체주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지만 정작 한국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0.09% 내린 3884.25로 거래를 마감했다. KRX보험(2.87%), KRX헬스케어(2.28%), KRX은행(1.76%)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0.13%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부진하다. 유가증권시장 업종지수를 보더라도 반도체 종목을 포함한 전기·전자가 0.16% 상승에 그쳐 보험(2.90%), 금융(1.61%), 의료정밀(2.85%) 등에 못 미쳤다.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3.07% 상승에 그쳤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7만2900원으로 전날보다 0.27% 내렸고, DB하이텍은 1.22% 내린 4만8750원을 기록했다. 다른 반도체 종목들도 대부분 보합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이 같은 모습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반도체와 빅테크 랠리가 본격화한 미국, 일본, 대만, 유럽 증시와 대조적이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오름세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던 증권가의 예상과도 빗나간 결과이기도 하다. 앞서 뉴욕 증시는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 이튿날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평균지수가 1.18%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1% 오른 5087.0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2.96% 상승한 1만6057.44로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만6000을 넘겼다. 엔비디아가 16%, AMD가 10% 이상 오른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 등이 2~3%씩 올랐다. 같은날 유럽 증시에서도 광범위한 기업을 포괄하는 스톡스 600 지수를 비롯해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 등이 고점을 새로 썼다. 스톡스 기술주 지수는 올해 들어 12.4% 올랐으며 2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엔비디아 덕분에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전날 2.19% 오른 3만9098로 장을 마감해 '거품 경제' 시기인 1989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본 증시는 이날 '일왕 생일'로 휴장했다. 엔비디아 협력사이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가 위치한 대만 자취안지수는 2거래일 연속 역사적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장중엔 1만9012.39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증시의 훈풍과 별개로 국내 증시가 미·일과 중국 사이에 낀 상태를 유지해 영향이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AI(인공지능) 랠리, 수출 경기 개선으로 상승 국면을 타고 있지만 강도는 미·일보다 미진하다"며 “중화권 증시는 부양책 기대감으로 반등 국면에 있지만 불확실성이 크다. 증시 레벨 부담과 매크로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증시의 상승 사이클이 유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도체주의 향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낙관론은 여전하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기대되는 정책 모멘텀을 고려할 때 반도체를 주목해야 한다"며 “정부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추진을 발표했을 때 코스피가 주간 하락한 데 비해 반도체는 상승했다. 향후 AI 수요 증가와 함께 반도체 업종의 상승 견인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거품 경제’ 뛰어넘은 일본 증시, 실감 안난다?…“외인이 상승장 주도”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거품 경제 시절 찍은 역대 최고치를 34년여만에 넘어섰지만 정작 일본 국민들은 환호하지 않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다르면 23일 요미우리신문은 지수는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고물가는 이어지고 임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으면서 시민들로부터 “실감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고 전했다. 이런 반응은 일본 증시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제한적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본 사회에서는 최근 증시의 강세 행진에도 한국이나 미국 증시를 뜨겁게 달군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 붐이 일지 않았다. '영끌'과 같은 용어는커녕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상승장에서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일컫는 '포모'(Fear Of Missing Out)조차 일본 신문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전체 주식의 약 28%를 보유했던 개인투자자 비중이 2022년에는 18%로 줄어든 상황이다. 대신 강세장을 이끈 세력은 외국인 투자자다. 일본 증시가 거품 붕괴로 바닥을 치고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힘입어 서서히 반등하는 과정에서 장을 주도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1985년 7%에서 2022년 30% 수준으로 늘었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산케이신문은 최고치 경신의 핵심 요인으로 “해외 자금이 원동력"이라고 평가하면서 지난 16일까지 7주 연속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보였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에는 엔화 약세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가 매입이 가능해진 환경이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당국의 주주가치 중심 경영 유도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일본 기업들의 매력이 상승한 측면도 있다. 예를 들면 닛케이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최근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배율)은 16배 수준으로 34년 전의 46배보다 뚜렷이 개선됐다. 하지만 일본의 실물 경제는 닛케이지수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가장 최근에 발표된 실질임금은 작년 12월까지 2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상승한 데 따른 고물가 영향으로 개인소비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개인들에게 주가 상승 혜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증시와 실물 경제의 괴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비디아가 돈 찍어낸다는데…테슬라 주목한 ‘돈나무 언니’는 울상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긍정적인 주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엔비디아를 넣지 않아 주가 상승에 따른 이득을 놓쳤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최소 17개 증권사가 엔비디아의 주가 목표를 상향했다. 이 가운데 로젠블랫증권은 기존 목표가 1100달러를 1400달러로 상향, 시가총액이 3조5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21일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글로벌 증시 랠리에 불을 붙인 바 있다. 엔비디아는 2023년 회계연도 4분기(11∼1월)에 전년 동기 대비 265% 급증한 221억 달러(29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내놓은 이번 분기 매출 전망치 240억 달러(32조원)는 시장 예측치 219억 달러(29조2000억원)보다 8% 높다. 엔비디아 주가는 22일 하루 16.40% 급등한 785.38달러로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이 1조9600억 달러(약 2조604조원)에 근접해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아마존을 제치고 시총 3위로 올라섰다. 올 들어 63% 가량 급등했다. 엔비디아 시총은 이날 2770억 달러(약 367조원) 늘어나 하루 기준 시총 증가 신기록도 새로 썼다. 이는 이달 초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의 하루 증가분 1970억 달러(약 261조원)를 넘어선 것이며, 코카콜라 시총(2650억 달러)보다 큰 것이다. 이날 하루 엔비디아 주식 거래액은 650억 달러로 전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거래액의 5분의 1에 근접했다. 자산운용사 샌퍼드번스틴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현시점에서는 엔비디아가 돈을 찍어내는 상황"이라면서 “추가 상승 전망이 여전히 탄탄하다"고 봤고, 모건스탠리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AI 수요 강세는 계속 주목할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AJ벨의 러스 몰드는 “1800년대 중반 골드러시 때 가장 많이 돈을 번 사람은 금을 찾던 이들이 아니라 곡괭이를 팔던 이들"이라면서 “엔비디아가 오늘날 테그 혁명에서 사실상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적 발표 전 기준으로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0 정도로 1년 전 49 수준보다 내려온 상태라는 평가도 있다. 이와 달리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로 매출 성장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엔비디아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는 신중론도 있다. UBS는 매출 증가세 둔화 가능성을 들어 목표 주가를 850달러에서 800달러로 하향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드 CEO는 최근 몇 년간 AI 발달로 경제성장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대담한 주장을 펴왔지만 정작 그가 설립한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엔비디아에 투자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아크인베스트의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8% 가까이 하락한 상태라면서, 해당 ETF가 지난해 초 이후 엔비디아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규모가 작은 아크인베스트의 다른 ETF들도 엔비디아 보유 비중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우드 CEO는 엔비디아에 대해 고평가 상태라고 봐왔으며, 대신 소프트웨어업체 유아이패스·트윌리오 등을 주목한 바 있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코인베이스와 테슬라 등이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올해 9% 가까이 오른 반면 테슬라는 20% 가량 급락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반세기만에 달착륙 성공…민간 우주탐사 시대 열렸다

미국의 민간 기업이 개발한 무인 달 탐사선이 반세기 만에 달 착륙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엔 민간 업체가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민간 우주탐사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자사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미 중부시간 기준 22일(현지시간) 오후 5시 23분(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23분)께 달 남극 근처의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알테무스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한 방송에서 “이것이 어려운 일이었다는 알지만, 우리는 달 표면에 있고, (신호를) 송신 중"이라며 “달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moon)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착륙선의 정확한 상태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회사는 착륙선이 달과 접촉했다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이날 착륙 예정 시간 이후 한동안 탐사선과의 교신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이다가 10분여 뒤에 “오디세우스 안테나로부터 희미한 신호가 잡혔다"고 밝혔다. 이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통신 문제를 해결한 데 이어 비행 관제사들이 오디세우스가 수직으로 선 채 자료를 전송하기 시작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온라인 중계 방송에서 “오늘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달로 돌아갔다"며 “오늘은 NASA의 상업적 파트너십의 힘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날이다. 이 위대하고 대담한 임무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오디세우스는 지난 15일 플로리다주의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계획대로 우주를 순항해 지난 21일 오전 달 궤도에 진입했다. 이어 발사 후 약 일주일 만에 달 착륙에 성공했다. 자율 항법 시스템으로 작동되는 이 우주선은 착륙 목표 지점 부근을 탐색해 가장 안전한 지점을 찾아 하강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으며,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착륙 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1분가량 앞당겨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이날 달 탐사선의 착륙 과정 생중계 영상에는 회사 관제센터 내의 모습만 담겼으며, 우주선이 직접 촬영한 달 영상이나 사진 등 실제 이미지는 비춰지지 않았다. 회사 측이 달 착륙 성공을 발표하면서 미국은 지난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약 52년 만에 자국의 우주선이 달에 도달하게 됐다. 또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달에 연착륙하는 성공 기록을 쓰게 됐다. 오디세우스의 이번 임무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CLPS는 NASA가 여러 민간 기업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무인 달 탐사를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NASA와 CLPS 계약을 맺은 기업들 중 애스트로보틱이 지난달 처음으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우주로 발사했다가 실패로 끝났다. 오디세우스에는 NASA의 관측·탐사 장비 6개가 탑재됐다. 이를 수송하는 대가로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NASA에서 1억1800만달러(약 1573억원)를 받는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NASA 존슨 우주센터 부소장으로 재직한 스티븐 알테무스(현 CEO) 등이 2012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뒀으며,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한편,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옛 소련, 중국, 인도, 일본까지 5개국이다. 1966년 옛 소련의 루나 9호가 세계 최초 달 착륙 기록을 세웠으며,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시작으로 1972년 아폴로 17호까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은 2014년 창어 3호를, 인도는 지난해 8월 찬드라얀 3호를, 일본은 지난달 20일 슬림을 달에 착륙시켰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으로 달 탐사 경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민간 기업들의 시도도 잇따랐지만, 그동안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무인 우주선이 지난해 4월 달 착륙에 실패했고, 이스라엘 기업 스페이스아이엘(SpaceIL)의 무인 우주선도 2019년 달 착륙을 시도했다가 기술적 결함으로 달 표면에 추락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잃어버린 30년’ 탈출시킨 日 기업 밸류업…한국 코스피도 최고치 돌파할까

일본 증시가 34년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배경엔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와 비슷한 움직임에 나서는 한국에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정부는 오는 26일 저평가 해소 대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이 스스로 기업가치를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공개된 방안은 ▲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ROE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공시 ▲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이 있다. 정부는 대책 발표 시 세제 지원 방안과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된 상법 개정에 대한 방향도 함께 밝히겠다는 구상이다. 저평가 해소를 위한 일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만큼 이참에 한국 정부도 일본을 '롤 모델'로 삼아 수십 년간 한국증시를 짓누르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뿌리 뽑겠다는 계획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서 처음 거론됐다. 앞서 도교증권거래소는 지난해 3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인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이후 지난해 말 기준 프라임시장 상장사의 40%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공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일본 상장기업이 수립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3조2596억엔(약 30조2500억원)으로 종전 최대 기록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22일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선을 돌파, '거품 경제' 붕괴 후 34년여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작년에만 28% 급등한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 17% 더 올랐는데 이 같은 상승엔 일본의 기업개혁이 핵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로이터통신은 22일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계기로 증시 체질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2022년 5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며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11조3000억원, 10조2000억원어치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이달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6조7000억원에 이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과 달리 한국의 경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에도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럴 애널리스트들은 “좀 더 큰 확신을 갖고 한국이 재평가될 가능성이 올랐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선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들에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2012년 아베노믹스의 시작으로 주주친화 등을 골자로 한 증시 부양 노력을 10년 넘게 이어온 것과 달리 한국 정부의 이번 대책은 급조됐다는 분석이다. 또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따른 증시 상승세가 4월 총선 이후에도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나올 차익실현에 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가 상승하기 위해선 프로그램 발표 이후 확실한 후속조치가 이어져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기업 변화를 단순히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후속조치가 없을 경우 코스피는 차익실현 등으로 박스권 내 하락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의 한지영 애널리스트는 “정부는 잘 그려진 청사진을 가졌으니 기업개혁이 실제 이뤄질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을 꺼내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 개혁의 주요 장애물로는 높은 상속세와 재벌 중심 기업 지배구조 등이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한국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의견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한국 증시가 일본보다 더 큰 상승폭을 보일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급등? 폭등도 부족…‘아시아 리더십’ 엔비디아 주가, 세계 뒤흔들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전 세계 주식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당초 고평가 논란 속에 실적 발표 전 주가가 큰 폭 내렸지만, 종전 가격을 단숨에 돌파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16.4% 폭등한 785.38달러(약 104만원)에 마감했다. 전날 종가(674.72달러)보다 무려 111달러 상승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전날 1조 6670억 달러에서 1조 9390억 달러로 껑충 뛰며 하루 만에 2720억 달러(약 361조원)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는 이달 초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스 하루 증가분(1970억 달러)을 능가한 역대 가장 큰 '시총 점프'다. 이에 따라 아마존(1조 8130억 달러)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 7970억 달러)을 제치고 시총 순위 3위 자리를 탈환하며, 시총 2조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전 세계 AI 칩 시장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023년 회계연도 4분기(11∼1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고,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5%, 총이익은 769% 급증했다. 특히, 또 올해 1분기 매출도 월가 전망치를 8% 이상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를 내놓으면서 시장 주목을 받았다. 관련주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주가도 최근 하락세를 보였지만, 엔비디아 폭등에 힘입어 32.8% 치솟았다. 이런 열풍은 대서양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엔비디아 덕분에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전날 2.19% 오른 3만 9098로 마감했다. 이에 '거품 경제' 시기인 1989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날 코스피에서도 삼성전자(0.14%), SK하이닉스(5.03%), 한미반도체(6.70%) 등 반도체주가 덩달아 상승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국내 증시가 '엔비디아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해 파급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편, 엔비디아는 동양계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기업이다. 대만 출신인 그는 9살 때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했고 1984년 오리건 주립 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 학위를, 1992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최근 엔비디아 주가 폭등으로 세계 20대 갑부 반열 가입을 눈앞에 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이날 황 CEO의 자산 가치는 681억 달러(90조 5000여억원)로 하루 만에 80억 달러(10조 6000여억원) 이상 불어났다. 이에 전날 23위였던 전체 순위는 21위로 올랐다. 젠슨 황 CEO의 자산 가치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35억 달러(17조 9000여억원)로 전체 128위 정도였다. 황 CEO는 특히 최근 시장 환경에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가 임계점(tipping point·티핑 포인트)에 도달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기업,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AI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성장세를 점쳤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증시 환호, 엔비디아 ‘폭등’…메타·아마존·MS·테슬라·애플·알파벳 등도 주가↑

2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6.87p(1.18%) 오른 3만 9069.11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5.23p(2.11%) 상승한 5087.03으로, 나스닥지수는 460.75p(2.96%) 뛴 1만 6041.62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단숨에 5000을 재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나스닥지수는 4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만 6000을 웃도는 수준에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의 역대 최고치는 종가 기준 2021년 11월 19일 기록한 16,057.44이다. 사상 최고치를 10여p가량 남겨둔 셈이다. 랠리는 전날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 주가가 16% 이상 급등하면서 재개됐다. 그동안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해온 엔비디아 실적이 전체 지수 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여겨졌다는 점에서 호실적이 추격 매수를 강화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분기 매출이 265%, 분기 순이익은 7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강한 실적에 주가가 급등하자 엔비디아 시가총액도 2500억달러 증가한 1조 9400억달러가량을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 시총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들도 메타 3.8%, 아마존 3.5%, 마이크로소프트(MS) 2.3%, 테슬라 1.3%, 애플 1.1%, 알파벳 1% 등으로 모두 상승했다.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 관련주들 주가 역시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 기업 AMD는 10% 이상, AI 수혜주로 꼽혀온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30% 이상 올랐다. 마블 테크놀로지, 브로드컴이 모두 6% 이상 올랐고 ASML은 4%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기술주 상승에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6% 이상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당국자들 발언은 여전히 이어졌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올해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면서도, 당장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을 시사했다. 하커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나는 올해 금리 인하를 볼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지금 당장 이를 찾는 누구에게든 주의를 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도 “경제가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올해 후반에 정책 제약을 되돌리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으며, 경제 전망과 이를 둘러싼 위험을 평가하고, 통화정책의 적절한 미래 방향을 판단하는 데 있어 들어오는 지표를 모두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왔다.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0만 1000명으로, 직전 주보다 1만 2000명 감소했다. 이날 수치는 시장 예상치인 21만 6000명을 밑도는 것으로 5주 만에 가장 적었다. 그만큼 고용 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S&P 글로벌이 집계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5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월 제조업 PMI는 전월치인 50.7을 상회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 51.0도 웃돌았다. 2월 서비스업 PMI는 51.3으로 잠정 집계돼 전월 52.5와 예상치 52.7을 밑돌았다. 그러나 여전히 '50'을 웃돌아 확장세를 유지했다. S&P500 지수 내 유틸리티를 제외한 10개 업종은 모두 올랐다. 기술주는 4% 이상, 임의소비재 관련주도 2% 이상 상승했다. 모더나 주가는 깜짝 순이익을 달성하고 매출도 예상치를 웃돌면서 13% 이상 올랐다. 온라인 가구업체 웨이페어 주가는 손실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소식에 10%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효과가 시장 전반 분위기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나벨리에&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 창립자는 마켓워치에 “성장과 모멘텀 관련 종목들이 선두에 나선 가운데, 엔비디아가 (시장을) 실망시키지 않으면서 전체 시장이 강한 날이었다"며 “반면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에너지 관련주는 하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허틀,캘러한앤코의 브래드 콩거 부수석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 뉴스의 영향이 전 세계적이었다"며 “일본에서 유럽, 미국까지 반도체 관련주가 모두 올랐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반도체 공급망에 있는 모든 종목이 오르며 반도체 순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27.3%, 6월 인하 가능성은 65.4%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0p(5.22%) 내린 14.54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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