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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증시, 1월 PCE 안도…메타·MS·알파벳·엔비디아 등 주가↑

2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7.37p(0.12%) 오른 3만 8996.39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6.51p(0.52%) 뛴 5096.27로, 나스닥지수는 144.18p(0.90%) 상승한 1만 6091.92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021년 11월 19일 기록한 1만 6057.44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 소식으로 안도했다. 올해 1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올라 전월 0.1% 상승을 웃돌았다. 이는 1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이지만, 시장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었다. 전년 대비 수치는 2.8% 상승으로 전달 2.9% 상승보다 둔화해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1월 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3% 오르고, 전년 대비 2.4% 올라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달에는 각각 0.1% 오르고, 2.6% 상승했었다. 전년 대비 수치가 전달보다 둔화했는데 전월 대비 수치 상승이 가속화된 모습은 물가 둔화세가 고르지 않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는 1월 계절적 요인 등과 연초 기업들 가격 인상 등이 맞물려 나온 이례적 상황이라는 점에서 물가 둔화 추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시장은 이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이런 상황을 예상해왔다는 점에서 다소 안도했다. 미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은 6월 연준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필요할 경우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경제 상황이 강한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음을 시사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월 인플레이션이 반등했으나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장기적으로 매우 큰 진전을 이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원이 일부 정부 업무를 일시적 중단하는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도 나왔다. 기존 임시예산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하원은 농업, 보훈, 교통 등 6개 부문에 대한 예산안을 3월 8일까지로, 3월 8일이 시한인 국방, 국토안보, 노동, 보건복지부 등 나머지 6개 부문 임시예산은 3월 2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는 헬스와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기술과 통신 관련주가 1% 이상 오르고, 부동산, 자재 관련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스노플레이크 주가가 실망스러운 가이던스와 최고경영자(CEO) 퇴임 소식에 18% 가량 하락했다. 베스트바이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1.5%가량 올랐다. AMC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고 손실은 예상보다 작았다는 소식에도 올해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10% 이상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메타가 1.2%, 마이크로소프트(MS)가 1.4%, 알파벳이 1.5%, 엔비디아가 1.8%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지표가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정체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시장은 이를 무시하는 모습이라고 봤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PCE 물가는 내려가지 않고 가속화됐다"면서도 “시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는 연착륙 시나리오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진전이 정체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연준이 미래에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며, 이는 결국 완만한 침체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4.3%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1p(3.68%) 내린 13.33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S&P의 경고 “반도체 업계 물 부족 위험…TSMC 등 가격 올릴수도”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물 부족 위협에 직면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를 비롯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감) 미 CNBC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공정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물 부족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 기계를 냉각하고 웨이퍼 시트에 있는 먼지나 일물질 등을 세척하기 위해 반도체 업계는 상당한 양의 물을 소비한다. 보고서는 “물 사용과 칩의 정교함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며 “각 공정에서 웨이퍼를 세척하는데 극한의 순도로 가공된 담수인 초순수(ultrapure water)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의 물 소비량은 이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S&P에 따르면 2015년 TSMC의 제조공정 기술이 16 나노미터(nm)급으로 발전하자 물 소비량이 35% 이상 증가했다. 기술 발전으로 제조공정이 더 많아져 물 소비량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S&P는 “첨단 반도체 업계에서 TSMC가 지닌 지배력을 감안할 때 물 부족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은 글로벌 첨단 기술 공급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TSMC는 시장 지배력으로 언제든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의 수요가 있는 만큼 가격 상승으로 판매량 감소를 만회할 수 있다고 S&P는 분석했다. TSMC가 기술력 측면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생산량 변동에도 사업과 수익성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물 공급이 제한적일 때 수익성이 낮은 저성능 반도체보다 첨단 반도체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S&P는 설명했다. 현재 TSMC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 칩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S&P는 반도체 산업의 물 소비가 생산 규모 확장과 첨단공정 기술 발전으로 인해 매년 5∼10% 정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현재 인구 750만명이 사는 홍콩의 물소비량만큼의 물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S&P는 “수자원 확보가 반도체 업계에서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날씨와 잦은 가뭄, 강수량의 변동성 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안정적인 생산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어느새 6만2000달러…한국 시세는 이미 최고가 경신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7개월 만에 6만 달러선을 돌파했다. 한때 6만4000달러의 문턱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와의 간격을 크게 좁혔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9일 한국시간 오후 3시 1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0% 가량 오른 6만2932.06 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7거래일 동안 20% 가량 급등한 비트코인은 올 들어 40% 넘게 치솟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역사적 고점이었던 2021년 11월의 6만9000달러선 가시권에 두게 됐다. 한국 거래소에선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 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881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후 8300만원 선을 돌파한 국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오후 3시께 8842만 6000원까지 치솟았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1월 9일의 8270만원으로, 약 2년 3개월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이처럼 비트코인 시세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는 상승랠리의 핵심에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단순한 원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지난달 11일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비트코인 수요가 매물로 나온 물량을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속 제임스 세이파트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10개 비트코인 ETF에 대한 28일 하루 거래대금이 76억 9000만달러로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직전 최고치는 ETF 출시 당일인 지난달 11일의 46억 6000만달러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추이가 지속될 경우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ETF에 대한 자금유입으로 업계에서는 공급부족 가능성에 경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6개월동안 비트코인 공급 중 80% 가량은 손바뀜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비트코인이 새로 유통되는 비율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반감기가 오는 4월로 예정됐다. 반감기가 오면 비트코인의 희소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 상장된 9개의 ETF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30만 코인 이상으로, 지난달 11일 이후 새로 채굴된 코인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암호화폐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 FOMO(소외될 것 같은 두려움) 심리, 숏 스퀴즈(공매도 청산) 등도 비트코인 상승세를 부채질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플릿 캐피털의 자히어 엡티카 창립자는 “꽤 명확한 FOMO 종류의 랠리를 보기 시작했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매수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AnB 인베스트먼트의 제이미 바에자 창립자는 “시세 상승세는 매우 가파르고 레버리지 또한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20% 이상의 조정이 나와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상승세가 지금 흐름대로 움직일 경우 공매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러·우 전쟁 뒤흔든 마크롱의 ‘급발진’, 이미 시동 걸린 전황이었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우크라이나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관측이 대체적인 가운데,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돌파구 마련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영토 탈환을 위한 대반격 작전에 실패한 뒤 최전선인 동부에서 전략 요충지를 하나씩 잃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방의 군사 지원 차질 때문에 그간 굳건한 요새로 삼아온 전략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러시아군에 내줬다. 지원 차질 주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장악한 공화당이 지원안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급박하게 '발로 뛰는' 외교를 이어가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남동부 유럽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탄약 공급 문제가 전장 상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쟁 이후 처음으로 발칸반도를 찾아 문을 두드렸다. 발칸반도 국가들 중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반도 내 최대 군사 강국인 세르비아는 러시아의 오랜 우방으로 대러시아 제재를 거부해왔다. 친러시아 국가가 낀 정상회의에서까지 러시아에 맞설 무기 지원을 호소할 만큼 우크라이나 사정이 다급해진 셈이다. 러시아 위협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유럽에서도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예상보다 지체되는 데다 전황마저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그간 '레드라인'으로 여기던 대책까지 공론화하고 있다. 앞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나토 및 유럽연합(EU)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불거진 '직접 파병설'이 대표적이다. 특히 '파병설'은 유럽 중추국 일원인 프랑스가 가능성을 일부 열어두면서 무게 급격히 실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6일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 뒤 회견에서 관련 주장에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후 러시아·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라트비아 역시 이날 나토 동맹국 간 합의를 전제로 우크라이나 파병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물론 미국이나 독일, 영국 등 여타 주요국들은 이런 주장을 명확하게 일축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우크라이나 지원 부담을 오롯이 유럽이 감당해야 한다는 우려는 다각도에서 관측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이제는 러시아 동결자산의 초과 이익금을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장비 공동구매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EU는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배당금 등 수익금을 민간 분야 재건에 활용하자는 안엔 어렵사리 합의했다. 역내 예치된 제3국 자산이나 파생 수익을 사실상 '임의로' 활용하는 것이 거의 전례가 없고 법적으로도 쉽지 않다는 반론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러시아 돈으로 우크라이나 무기를 사겠다는 구상까지 언급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EU는 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여력이 한계에 이르자 '메이드 인 유럽'이라는 원칙도 결국 꺾는 분위기다. EU는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기금인 유럽평화기금(EPF) 사용처와 관련, 유럽 바깥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용 탄약을 구매해도 기금 지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당초 프랑스를 필두로 다수 국가가 EU 기금을 역외 탄약 구매에 사용하는 데 반대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탄약 100만발 전달이 크게 지연되면서 역외 구매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는 기조가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으로서는 늦어도 미국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는 교착된 전황에 눈에 띄는 변화가 절실하다. 반대로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점령지를 그대로 장악한 채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보고 장기전을 반기는 모습도 역력하다. 이렇게 러시아가 승전하면 주권국 영토 강탈이 정당성을 얻어 기존 세계질서가 바뀌고 특히 유럽이 안보 지형이 급변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박스권 국제금값, 기후위기로 시세 변할까…“안전자산 수요 부추겨”

국제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대에서 3개월 넘게 박스권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이 기후위기 속에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9일 글로벌 투자은행 HSB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임스 스틸 수석 귀금속 애널리스트 등은 커지는 기후위기 문제가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HSBC의 이같은 관측은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기후변화가 올해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된 지 한달 뒤 제기됐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국제금값이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온스당 2000달러 위에 유지되고 있는 배경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갈등과 이에 따른 중동지역 불안 등이 안전자산 수요를 증가시킨 영향도 있다. 여기에 기후위기 문제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요동치케 만드는 요인으로 주목받으면서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게 HSBC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말라위와 모잠비크에 발생한 사이클론 프레디(2023년 3월), 미얀마와 파키스탄을 강타한 사이클론 모카(5월), 캐나다 산불(6월), 마우이 산불(8월) 등을 포함한 자연 재해는 핵심 인프라의 취약점을 노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에너지 및 교통 시스템이 기후변화를 견디기 위해 얼마나 준비가 안됐는지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전 세계가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약속했는데 이러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경제와 사회에 불안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SBC는 또 기후위기가 경제에 영향을 끼쳐 금이 주목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경기 수축은 금투자 수익율을 올리는데 기후변화는 성장을 둔화시킨다"며 “최신 경제 모델링을 살펴보면 2050년까지 지구 온도가 2.2도 오를 경우 세계 GDP(국내총생산)이 최대 20% 감소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기후변화로 글로벌 식량생산 감소, 경제적 혼란, 이주,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불안 등이 일어나는 것도 안전자산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단일성 자연재해보다 세계 기온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이상기후보단 이상기후의 발생빈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금 수요와 금값 상승세를 유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 포트폴리오에 금을 보유할 경우 투자자들의 ESG 평가가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너지 집약적인 광산업 섹터에 상당한 온실가스가 배출되지만 금은 탄소발자국이 작으며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될 수 있다. HSBC는 세계금협회(WGC)의 분석을 인용해 “포트폴리오에 금을 편입함으로써 전체 탄소발자국이 감소될 수 있다"며 “금에 대한 중장기 투자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S&P500 지수에 대한 유사한 규모의 투자와 관련된 배출량보다 적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금값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슨 원자재 전략 총괄은 올해 국제금값이 온스당 23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반면,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올해 금값 전망치를 직전 대비 50달러 하향 조정한 2100달러로 제시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가격은 2042.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잠시 후퇴…엔비디아·알파벳·테슬라 등 주가 엇갈려

2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39p(0.06%) 내린 3만 8949.02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42p(0.17%) 떨어진 5069.76으로, 나스닥지수는 87.56p(0.55%) 밀린 1만 5947.74로 마감했다. 시장은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와 비트코인 급등세 등을 주시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작년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연율 3.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와 앞서 발표된 속보치인 3.3%를 밑도는 수치다. 미국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4.9%에서 4분기 3.2%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3%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음날 나오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자료는 관망세를 강화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시장은 다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정책으로 관심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현재 연준이 올해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는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세 번의 인하가 (금리 인하 논의에서) “합리적인 출발선"이라고 언급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지속적이고 광범위해져야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내" 금리 인하 시작이 적절할 것이라는 동료들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올해 금리 전망치와 관련해 “내 기준선도 비슷하다"고 언급해 연내 3회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저금리 환경 대체 자산으로 부각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6만 4000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역대 최고치는 2021년 11월에 기록한 6만 8982.20달러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관련 ETF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데다 오는 4월에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상승 기대감을 흡수하고 있다. 채굴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이른바 반감기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관련주인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 주가가 2% 이상, 마이크로스트래터지 주가도 10% 이상 상승했다. 코인베이스는 장중 6% 이상 올랐다가 거래 오류 소식에 1%가량 상승 마감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코인베이스 일부 고객 계좌 잔고가 '0'으로 표시되고, 트래픽 증가로 로그인, 전송, 수신, 일부 결제 방법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S&P500지수 내 부동산, 금융, 임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주가 오르고, 통신, 기술, 헬스 관련주는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 비욘드미트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30% 이상 올랐다. 이익률이 올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과 쇼트 스퀴즈에 따른 매수가 랠리를 부추겼다. 노바백스 주가는 실적 실망에 26%가량 하락했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1.3%, 알파벳이 1.8% 이상 내렸고 테슬라가 1.1%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1월 PCE 지표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길 수 있으나 이는 일회성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2월 물가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S&P글로벌의 사팀 판데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3%의 경로에 있다는 더 많은 확신을 갖기 위해 더 많은 자료를 보고 싶다고 계속 언급해왔다"며 한 달 치 자료로는 추세를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1월은 길 앞에 놓인 돌 모퉁이에 불과하며 올해 상반기 근원 PCE가 2.5%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물가 상승은 계속 둔화할 것이라며 2월 지표가 “1월 가속화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회성인지 연준이 더 걱정해야 하는 것의 시작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오는 6월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과 비슷한 63.6%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1p(3.05%) 오른 13.84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심슨의 애플카 실패 예언?...“그냥 컴퓨터 사업만 하지”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10년간 추진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의 9년 전 에피소드에 애플카가 등장해 관심이 쏠린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애플카 개발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애플카를 야심차게 추진해왔다. 당초 리무진형 인테리어와 음성 가이드 내비게이션을 갖춘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 5' 전기차로, 또 한 번의 혁신이 기대됐다. 이런 가운데 2015년 12월 심슨 가족 에피소드에서 애플카가 등장했다. 여행 준비를 마친 마지 심슨이 리사 심슨과 대화 도중 “택시 왔다, 저게 새 애플카구나"라고 말했다. 화면에 등장한 애플카는 사과 모양의 내연기관차로, 시커먼 매연을 내뿜으며 털털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힘없이 집앞에 도착했다. 운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자율주행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전기차가 아니며 최첨단 차량일 것이란 인식과 상당히 거리가 멀다. 이를 지켜본 마지는 “그냥 컴퓨터 사업만 하지"라며 다소 실망한 반응을 보였다. 애플카가 실패할 것이란 전망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심슨 가족은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예측해 관심을 끌어왔다. 도널드 트럼프의 2017년 미국 대통령 당선과 2024년 재선 출마 공식화, 월트디즈니와 폭스사의 합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머스크는 2022년 11월 26일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심슨의 시즌 26 에피소드 12에서 내가 트위터를 살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적은 바 있다. 2015년 1월에 방영된 이 에피소드에선 머스크가 실제로 만화에 등장해 호머 심슨과 친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트럼프, 경합주 미시간서 경선 나란히 압승…리턴매치 확실시

2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민주당 및 공화당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압승했다. 이변이 없는 한 11월 본선은 '바이든 대 트럼프'의 리턴매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10분(미국 동부시간) 현재 12% 개표 상황에서 78.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쟁자인 민주당 딘 필립스 하원의원과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2.7%, 2.6%에 그쳤다.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관심을 모았던 '지지 후보 없음'은 15.8%를 기록했다. 미시간주는 대선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경합주로, 바이든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층인 아랍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이들은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지원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지지후보 없음' 투표 운동을 벌여왔고, 상당수 유권자가 이에 호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9% 개표 현재 65.5%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일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30.2%이며 '지지후보 없음'은 2.2%로 집계됐다. 아직 최종치는 아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간 지지율 격차는 당초 예상치보다는 적은 것이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의 여론조사 종합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 48.7%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추정됐다. AP 통신 등은 이날 오후 9시 미시간주 모든 지역에서 투표가 종료되자마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화당의 경우 이날 프라이머리에 더해 다음 달 2일 미시간주에서 코커스(당원대회)도 개최한다. 전체 55명의 대의원 가운데 프라이머리 결과에서 16명, 코커스 결과에서 39명을 각각 배분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미시간주에 이어 다음 달 5일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0여개 주에서 프라이머리 및 코커스를 각각 진행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달 중하순께 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충분한 대의원을 확보, 사실상 각 당의 후보로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분석] 애플카 개발 포기는 예견된 일?…테슬라는 ‘방긋’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10년 동안 공들여왔던 전기차 애플카를 포기하기로 한 것은 아무리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라도 전기차 시장 진입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이번 결정은 애플이 앞으로 인공지능(AI)에 몰두하겠다는 의미로, 빅테크간 AI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전기차 개발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이같이 결정했으며 애플카를 개발하는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에 속한 약 2000명의 직원들은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른 부서로 전환될 예정이다. 애플의 이런 발표가 예견된 일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자율주행 전기차의 개발을 추진해왔지만 개발에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애플카 시제품 단계에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고 지난달 지적했다. 그 결과 애플카 출시일이 두 차례 밀리고 성능 또한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 5'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레벨 2+' 단계로 낮아졌다. 이에 애플은 기대치를 확 낮춘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프로젝트를 아예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는 단계까지 왔다고 블룸버그는 지난달 밝혔는데, 결국엔 애플카 개발 계획이 폐기됐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 진입에 대한 난이도를 애플이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한다. 컨설팅 업체 글로벌데이터의 제프 슈스터 자동차 리서치 부회장은 “애플은 '우리는 스마트폰을 제조하며 관련 기술력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어려울 게 뭐가 있겠냐'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10번 중 9번은 테크 업체들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도전적이고 역동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급성장했던 전기차 시장이 최근에 위축되고 있는 점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가 여전히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점이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카 가격은 약 10만 달러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고작 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년간 연평균 65%씩 성장해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업황 둔화에 전기차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리비안은 지난 21일 올해 전기차 생산량 전망치를 5만7000대로 제시해 8만대 이상 생산을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리비안은 또 인력 10%를 감축하겠다는 소식도 발표하자 주가는 21일 당일에만 최대 26% 급락해 2021년 상장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또 다른 테슬라 대항마로 주목받던 루시드도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소폭 늘어난 9000대로 제시했다. 루시드 주가는 지난 한주에만 19%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대형 렌터카업체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기차 2만대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밝혔고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전기차 목표를 축소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30년까지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테슬라도 올해 성장률이 “눈에 띄게 낮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이 10년간 추진해온 애플카를 접으면서 AI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구글, 메타 등은 앞다퉈 생성형 AI와 이를 접목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애플은 이렇다 할 AI를 내놓지 못해 경쟁사들보다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생성형 AI를 탑재한 갤럭시폰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에야 AI 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만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 AI의 잠재적 수익창출 가능성을 고려하면 생성형 AI에 자원을 배치하는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애플의 자진 포기로 테슬라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불확실한 전기차 시장에 61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애플이 스스로 시장 탈출을 택한 것은 테슬라에겐 주요 경쟁자가 사라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애플카 개발 포기로 실직하는 인재들도 새로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수차례 가격할인에 나선 테슬라는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애플과 같은 빅테크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는 것을 우려해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마이크 램지 애널리스트는 “그들(자동차 제조업체)은 아마도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며 “애플은 시장 진입 초기에 업계를 놀라게 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테슬라는 전기차 기술을 상징한다는 면에서 큰 수혜를 받고 있다"며 “애플카도 이와 같은 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경례하는 것과 담배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을 게시하면서 애플의 철수 소식을 축하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애플, 10년 공들인 전기차 애플카 포기한다…AI에 집중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10년간 공들여 온 자율주행 전기차(EV)인 애플카 개발을 포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전기차를 연구해 온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할 예정이며, 이런 사실을 내부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약 2000명의 직원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애플 고위 임원들이 최근 몇 주간 개발 중단 결정을 내렸고, 이 결정은 프로젝트를 이끈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케빈 린치 부사장이 공유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들 임원은 직원들에게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것이고 많은 직원은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다른 조직으로 옮길 수도 있으며, 일부는 해고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다만, 정확한 해고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은 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애플은 그동안 애플카 개발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지만,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개발을 계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회사 전략 변경으로 계획이 지연돼 왔다. 당초 애플카는 2025년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2026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뒤 블룸버그는 지난달 애플카 출시가 2028년으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성능도 축소됐다. 애초 애플카에 현재까지 자동차업체들이 구현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 5'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자율주행 전기차였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만 완전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레벨 4'로 수정됐고,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레벨 2+' 시스템으로 낮아졌다. 이에 내부적으로는 애플카가 '테슬라 모방 제품'(Tesla me-too product)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애플카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들도 대거 회사를 떠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던 더그 필드 책임자가 2021년 9월 퇴사해 포드자동차로 옮겼고, 지난달에는 애플카 개발에 관여해 DJ 노보트니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퇴사했다. 또 레이더 시스템 개발 수석 엔지니어 및 배터리 시스템 그룹의 엔지니어링 매니저 등도 다른 회사로 옮겼다. 애플이 애플카를 포기한 데에는 이처럼 당초 계획했던 기술 구현이 쉽지 않고 투자 대비 이익이 크게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한때 핸들과 페달이 없는 자동차를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오래 전에 그 개념을 폐기했다고 전했다. 또 애플카 가격을 약 10만 달러로 책정했으나, 애플카가 자사의 다른 제품에서 누리는 이익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애플은 우려해 왔다. 급성장했던 전기차 시장이 최근 쪼그라들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주류 구매자들이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막으면서 최근 몇 달간 전기차 판매 성장은 활기를 잃었다.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는 전기차 수요 부진 등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선회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생산 목표와 이익 예측치 등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테슬라도 올해 성장률이 “눈에 띄게 낮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UBS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올해 47%에서 내년에는 11%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누라그 아나 애널리스트는 “AI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수익 잠재력을 고려할 때 전기차를 포기하고 자원을 AI로 전환하기로 한 애플의 결정은 좋은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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